불운과 친해지는 법
방현희 지음 / 답(도서출판)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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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 읽었던 김이은작가님의 「11:59PM 밤의 시간」과 같이 「다음, 작가의 발견 7인의 작가전」에 연재를 하셨던 방현희작가님의 「불운과 친해지는 법」은 앞에 읽었던 「11:59PM 밤의 시간」과는 표지부터 사뭇 다른 밝은 소설이 되지 않을 까 싶었는 데 읽어 보니 밝으면서도 제각각 사연이 있는 인물들이 형진이 세를 놓은 사과나무가 있는 집에 같이 살면서 서로에게 엮이게 되는 이야기더군요.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고 아들 형진에게 잔소리를 퍼붓던 엄마 또한 세상을 떠나며 사과나무가 있는 집을 남겨 주신 것과 동시에 친구처럼 가족처럼 지내던 장씨아저씨와의 의문을 남겨 줬는 데 그 의문을 알고 싶지도 않고 그 의문이 풀려남으로 알게 되는 진실에 대해서도 알고 싶지도 않은 형진이 혼자 있는 집에 세를 놓아 대기업에 다니는 언니 혜진과 경비행기 조종사를 꿈꾸는 동생 수진, 안정적이지 않은 계약직인 민규와 자유로운 영혼의 음악하는 정우, 그리고 수의사이지만 어딘가 안정적이지 않은 호준과 같이 딸려온 아픈 기억이 있는 고양이 3마리 슈레, 딩거, 까망이. 사실, 저는 표지에서 봤을 때 7명이길래 다 읽으면서도 조금 의아해했는 데 읽고 나서 생각해보니 알겠더군요. 호준에게 딸려온 또 하나의 존재를...
저도 지금, 호준처럼 밥과 맛있는 요리를 주지는 않지만 여러 사람과 한 곳에서 살고 있는 중인데 같이 엮이면서 위로해주고 웃겨주고 같이 있어 힘이 되고 애정이 생기는 이들이 부러웠습니다.
그리고 형진에게 찾아 온 행운의 여신이자 이들의 보금자리를 한층 더 따뜻하게 만들어 준 강지우와의 밀고 당기는 관계도 부러웠습니다. 제게도 그런 존재가 있을 지, 있으 려면 전문적인 지식이 어느 정도 있어야 할텐 데 제게는 별 다른 지식이 없는 것 같아 힘들겠습니다. 이참에, 형진처럼 요리라도 배워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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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9PM 밤의 시간 다음, 작가의 발견 7인의 작가전
김이은 지음 / 답(도서출판)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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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3월에 있었던 전남편과 새로 재혼한 남편과 시어머니를 음료수나 국에 제초제를 넣어 살인한 후 전남편의 자식까지 평생 불구로 만들고 보험에 가입하여 타낸 보험금으로 명품가방이나 옷을 사고 스키를 타러 가는 등 호화생활을 누린 매정한 어미나 여자라고 불릴 자격이 없는 사람도 아닌 것이 경찰에 잡혀 구속된 사건이 있었습니다. 구속되어 수감되기 전에 마지막으로 한 말이 ˝이제라도 잡혀 여기서 멈출 수 있어 정말 다행이다.˝ 였는 데, 어제 저녁에 읽기 시작하여 자정을 막 넘길 때 다 읽어버린 김이은작가님의 「11:59PM 밤의 시간」에 중요한 모티브가 되었고 또 작가의 말에도 피의자의 말이 언급되기도 했습니다.
「다음, 작가의 발견 7인의 작가전」에 연재도 했었던 이 소설을 밤의 시간에 읽으니 너무 무서웠습니다.
이미 결혼을 했었고 교영이라는 딸이 있던 해선이 동식과 결혼하여 아들 진영이를 낳고 시장에서 닭집을 하는 시어머니 문자와 유부남이랑 연애하는 시동생 미주와 함께 레스토랑에서 진영이의 생일파티를 하고 난 뒤 진영이가 계단에서 떨어져 죽게 되면서 사건이 커지게 되는 데 더 자세한 내용은 앞서 언급했던 사건과 비슷하기 때문에 굳이 하지 않겠습니다.
사실, 해선이라는 인물이 보험설계사인 병숙을 친언니처럼 따르고 무조건 신뢰하는 모습이나 병숙이 소개해준 잡지에디터 상현과 호텔 엑시트에 갔다 온 후나 그리고 불의의 사고로 한쪽 눈이 실명이 된 동식의 대한 감정이 어느정도는 진심이었다는 것에
완벽한 사이코패스나 소시오패스는 아니고 반반 섞여있는 것 같습니다.
어쨌든 사업이 망하자 자살을 해버린 엄마를 닮은 해선이 낳고 해선을 쏙 닮은 딸 교영의 아버지는 언급이 없어 어떤 사람일 까 궁금하네요.
그리고 이 어수선하고 힘든 사회에서 가장 소중하고 가까운 가족이라도 믿어서는 정말 안되는 것일까?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정말 돈이 최우선일까? 하는 생각을 갖게 합니다.
이 새벽의 시간이 지나갈 무렵에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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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이 뜨면 네가 보인다
전아리 지음 / 문학동네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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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새벽에 자주 오는 아저씨에게 2천원을 빌려드리면서 받은 뽀로로가 그려진 딸기맛 스틱 3개를 맛있다고 대놓고 광고하는 우유500ml에 넣고 마셨습니다. 정말 달콤했었는 데 제대로 섞지 않아 중간에 뭉쳐있는 딸기맛덩어리도 맛보기도 했어요. 다 마시고 안을 들여다보니 빨간 딸기맛덩어리가 밑에 잔뜩 붙어 있더군요.
제가 방금 다 읽은 전아리작가님의 신작 장편소설 「달이 뜨면 네가 보인다」의 사랑도 그런 것 같아요.
처음 책의 표지를 볼 때 작가님의 전작 「미인도」나 「간호사 J의 다이어리」를 읽고 난 후여서 경쾌하지만 왠지 모를 슬픈 사랑이야기가 아닐까 싶었는 데 솔직히 당혹스럽고 소설 속 인물이 이해가 되지 않고 인물에 대해 오히려 경멸을 느낄정도였어요.
제가 아직 어른들의 사랑은 커녕 순수하게 이성을 좋아해본 적도 누가 저를 좋아한 적도 없는 이른바 모태솔로여서 그런지는 모르지만 제가 생각했던 사랑을 넘어 아침드라마나 일일저녁연속극에 심심찮게 등장하는 막장을 가뿐하게 넘고 있는 「달이 뜨면 네가 보인다」의 인턴사원이자 결혼한 대학강사와 광고회사에서 일하며 밴드활동 중인 재우사이를 왔다갔다하는 그녀와 존재만으로 불안하게 하지만 보는 즉시 모두 좋아하게 만드는 마성의 소유자이나 의도치않게 죄를 짓게 되어 감옥에 갔다 오게 된 친오빠와 그 친오빠로 인해 한쪽 시력을 잃었으면서도 소름끼치게 친오빠를 사랑하고 친오빠에 집착하는 한때는 가장 친한 친구였던 이진아,
그리고 그녀가 사랑하는 그녀보다 더 이기적인 대학강사 박승안과 박승안의 존재를 알고 있으면서도 그녀와 데이트하며 그녀말고 만나는 여자가 있다던 재우등 이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일반적이지 않은 사랑과 관계가 이해가 되지 않고 읽는 내내 당혹스러웠지만 새로운 경험을 한 것 같고 이전과는 다른 전아리작가님의 작품을 읽어 본 것 같아 의미가 큽니다.
아직은 제가 어리고 사랑에 대해 잘 모르지만 소설 속 인물들의 사랑과 관계를 이해할 수 있는 그런 날이 언젠가는 올 것이라고 믿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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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개비꽃 엄마
한승원 지음 / 문학동네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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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에 잠긴 아버지」를 읽은 것이 작년 이맘 때였는 데 1년 만에 한승원작가님의 신작「달개비꽃 엄마」로 만나게 되었습니다.
1년 전에 제가 「물에 잠긴 아버지」를 읽고 리뷰를 썼던 것을 봤는 데 줄거리 위주로 썼더군요. 물론, 1년이 지난 지금도 제가 리뷰를 쓰는 방식은 크게 다른 것이 없지만서도 다시 보니 저의 미흡한 글에 조금 더 리뷰를 잘 쓰고 싶었고, 잘 쓸 수도 있었는 데 하는 아쉬움도 남더군요.
「물에 잠긴 아버지」와는 다르게 「달개비꽃 엄마」는 한승원작가님의 자전소설이어서 작가님의 어머니 박점옹(읽고 감상을 쓰는 것이기 때문에 편하게 존칭은 생략하겠습니다.)과 아버지 한웅기의 첫만남부터 결혼하고 나서의 삶을 살아갈 날이 얼마남지 않아 다른 세상으로 훨훨 날아가실 준비를 하고 계신 어머니 박점옹이 이야기를 하고 그 것을 토대로 글을 쓰는 작가님의 이야기입니다. 박점옹의 어머니 영엽과 바람처럼 어디론가 사라져버린 영엽의 어머니 덕도댁.
사실, 저는 `엄마` 나 `어머니`라는 단어를 남들에게 잘 내뱉거나 그 상대에게 불러본 적이 제 기억엔 단 한번도 없었습니다. 저도 엄연히 `엄마`나 `어머니`이자 한 남자의 `아내` 이자 한 `여자` 의 자궁에서 10개월동안 머물고 자라다 나왔지만 그 존재는 덕도댁처럼 어디론가 사라져버려 제겐 아무것도 남겨준 것이 없습니다. 목소리도, 얼굴도, 함께 했던 추억도 전혀 생각이 나지 않아요. 그래서 점옹이 숨을 거두고 염을 하고 화장하여 아버지 웅기 옆에 합장을 했을 부분을 읽을 때에는 아무런 기억조차 없는 데도 더 외롭게 느껴지긴 했어요.
아버지 한웅기가 한 번 키가 크고 장성한 것이 유일한 장점이었던 순실과 결혼을 했었다가 순실의 장점을 뺀 나머지가 마음에 들지 않아 이혼을 하고 전부인 순실 사이에서 태어난 딸 평덕도 있었는 데 일등짜리 딸 점옹의 부모가 결혼을 승낙해준 것(어머니는 처음에는 아이 딸린 이혼남이라는 이유로 반대했지만 승낙해주셨죠.)이 인상적이더군요.
한승원작가님에게도 물론 자식하나 다 소중하고 그렇겠지만 일등짜리 따님(최근 유명세 때문만은 아닙니다.) 이 있으신 걸로 알고 있는 데
일등짜리라고 늘 아버지에게 칭찬 받던 점옹을 보면서 따님을 보는 것 같아 당사자도 아닌 제가 흐뭇해지네요.
아무튼 올해가 작가님의 등단 50주년인 데 멋진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하고 앞으로 더 좋은 글 많이 쓰셔서 작가님의 작품들을 계속 보고 싶고 무엇보다도 만수무강하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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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밤의 눈 - 제6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박주영 지음 / 다산책방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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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5회 혼불문학상을 수상한 이광재작가님의 「나라 없는 나라」를 읽었던 벌써 작년이었군요.
1년이 지나 이제 6회 혼불문학상을 수상한 박주영작가님의 「고요한 밤의 눈」은 스파이가 나오는 스파이소설이지만 그렇다고 꼭 스파이에 국한되지 않고 현실의 모습과 너무 빼닮아 읽는 내내 경악을 금치못하고 소름이 돋았습니다.
제가 혼불문학상 수상작을 다 읽어본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역사와 관련 깊은 이야기들인 데 반해 이번에 읽은 「고요한 밤의 눈」이 이전의 수상작과는 다른 장르를 띄고 있는 것 같아 조금 더 손쉽게 읽어졌었고
박주영작가님의 작품을 예전에 장편소설「종이달」과 소설집 「실연의 역사」로 접해봤기 때문에 더 쉽게 읽지 않았나 싶습니다.
스무 살 이후의 기억이 사라져버린 35살의 X, X의 대학 동창이자 직업이 여러가지지만 X에겐 다큐멘터리 작가 겸 감독인 스파이 Y, Y가 몸담고 있는 스파이 보스인 B, X를 상담해주는 정신과의사의 쌍둥이 동생이자 의사인 언니가 감쪽같이 사라져 언니가 남겨놓은 표식을 찾으며 X를 상담해주는 D, 그리고 X의 친구이자 Y가 잠시 감시했던 잊혀져가는 소설가 Z. 이 다섯명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진행되는 데 현실과 너무 빼닮아서 이 것이 스파이에 관한 소설인지 스파이가 등장하지만 지금 이 사회에도 가면을 쓰며 진실을 은폐, 조작하고 거짓이나 침묵으로 일관하는 아군인지 아군인 척하는 스파이인지 너무 혼란스러웠어요. 그리고 「실연의 역사」이후 한동안 뜸하셨는 데, 극심한 슬럼프를 겪으신 동안 수많은 죽음들이 있었는 데 그 죽음들을 기억하고 살아가기 위해 이 소설을 쓰셨으며 지금도 계속되는 현실을 이 소설에 반영하였다고 작가의 말을 쓰셨는 데 정말 인상깊었습니다. 저는 비록 소설가도 아니고 글을 쓰는 일도 하지 않지만 살아가고 있는 지금 이 순간을 후회할 수도 있지만 후회만 하며 보내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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