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러시
서수진 지음 / 한겨레출판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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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살고 있는 한국보다 선진국이며 더 좋은 곳이라고 막연히 동경한 상태로 읽었던 서수진작가님의 첫 소설집 「골드러시」를 읽으며 한국이나 호주나 미국이나 다 사람살아가는 곳이고 먼 곳에서 살아도 힘들고 불편한 것은 다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외국은 커녕 제 스스로 여행가본 적은 거의 없다시피 해서 다른 나라로 가기 위해 하는 (입국심사)를 경험해보지는 못했는 데 실제로 이런 사항에 놓여진다면 전 아마 통과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캠벨타운 임대주택)뿐만 아니라 원룸에서 사는 세입자인 저또한 유튜브에서 보이는 엉망진창으로 만들어 놓고 가버리는 세입자들의 방상태를 보면서 경각심을 느꼈고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에 실려있던 (골드러시)를 다시 한 번 읽으니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호주산불로 큰 위기를 겪은 2019년에 쓰신 (졸업 여행), 홍콩의 독립을 외치는 시위와 그에 반대하는 이들의 대립이 펼쳐지는 (헬로 차이나), 가평전투를 겪은 윌리엄의 열정적인 인터뷰가 인상적이었던 (한국인의 밤), 동성 결혼이 합법화 된 호주에서 펼쳐지는 무지갯빛 퍼레이드가 자연스러운 (외출 금지)와 유일하게 외국을 배경으로 하지 않았지만 중심에서 멀어지며 위태로운 커플이 낯설지 않았던 (배영)까지 서수진작가님의 「골드러시」를 읽고 나서 한동안 막막해지지만 곧 괜찮아질 것이라는 마음을 가져보려고 합니다.
서수진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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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링 인 폴
백수린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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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2월 첫 소설집 「폴링 인 폴」이 출간되어 백수린작가님의 작품을 처음 접하기 시작한 이후「참담한 빛」, 「친애하고, 친애하는」, 「오늘 밤은 사라지지 말아요」, 「여름의 빌라」를 출간된 궤적에 따라 읽었고 아직은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등단한지 12년만에 첫 장편소설 「눈부신 안부」을 출간하며 백수린작가님은 많은 분들의 사랑을 받고 계시며 믿고 읽는 대세작가가 되셨죠.
그런 백수린작가님의 첫 소설집이 출간된지 벌써 10년이 되었고 그에 맞춰 개정판이 출간되어 읽어보았습니다.
사실 저는 주로 신간을 읽어보며 제가 읽지 않았던 작가님의 개정판이 출간되서 읽어본 적은 있었지만 이미 읽었던 책의 개정판이 나올 때에는 구매만 하고 읽어볼 생각을 안 해 보다가 이번에 「폴링 인 폴」을 다시 읽어보았는 데 2014년에 출간 되었던 구판에서는 (감자의 실종) ☞ (자전거 도둑) ☞ (폴링 인 폴) ☞ (부드럽고 그윽하게 그이가 웃음 짓네) ☞ (밤의 수족관) ☞ (까마귀들이 있는 나무) ☞ (유령이 출물할 때) ☞ (꽃 피는 밤이 오면) 이런 순서로 실려있었고 서영채평론가님의 해설이 실려있었는 데 이번 개정판에서는 2011년 작가님의 공식적인 등단작인 (거짓말 연습)이 첫번째로 실려 있었습니다.
프랑스에서 유학을 하며 남편과 이혼할 지도 모른다던, 가는 귀먹은 르브랑 부인과 힘겨운 대화를 나누며 기약없는 파업으로 인해 학교의 합격통지서를 받지 못한 채 곧 기숙사에서 떠나야 하는 그녀(거짓말 연습), 유리코와 결혼을 앞두고 있는 이제 막 20대 중반을 넘어선 폴의 한국이름인 준찬 Junchan을 마음 속으로 발음해보는 30대 중반을 향해 다가서는 한국어 강사(폴링 인 폴), 과외선생님이었던 10살 연상의 연인이 독일로 여행 오며 자신이 그동안 생각했었던 연인의 이미지가 베를린장벽처럼 무너지며 자신에게만 들려오는 바그너의 음악에 귀를 틀어막는 (부드럽고 그윽하게 그이가 웃음 짓네)의 여자, 구판에서는 제일 처음 실렸지만 다시 읽어보니 낯설었던 자신이 생각하는 감자와 모두가 생각하는 감자가 달라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받고 있는 (감자의 실종)의 성우, 모든 것을 공유하던 이들었지만 안나에게 남자친구가 사준 자전거가 더 정확히는 P가 생기면서부터 균열이 생겨버린 (자전거 도둑)의 그녀들, 유명한 스타의 숨겨진 애인이며 그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를 잃어버려 아이를 찾으려고 하지만 점점 더 혼란스러워 지는 (밤의 수족관)의 여자와 알코올중독자인 킴과 헤어져 고국으로 돌아와 고궁에서 안내 가이드를 해주는 일을 하던 중 우연히 만난 앳되어 보이는 여자를 따라가는 (까마귀들이 있는 나무)의 리, 일하던 자동차 공장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져 말을 할 수가 없게 된 (꽃 피는 밤이 오면)의 남자와 황폐화된 K구역에 아직은 온전하게 남아 있는 카페 카르페디엠을 지키고 있을 선배 J를 만나러 가는 (유령이 출몰할 때)의 고시에 낙방한 후배, 「폴링 인 폴」을 구매하면서 100원으로 같이 들여온 작가님의 진짜 첫 단편인 (셀로판 나비)의 이제 겨우 스무 두 살의 소녀와 남들보다 조금은 더디지만 기억력이 비상한 아이까지 「폴링 인 폴」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제가 어디선가 만나봤고 어쩌면 제가 일하는 편의점에서 손님으로 맞이했으며 우연히 길을 지나가다 스쳤었던 사람들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미 보석이었을 원석의 백수린작가님의 진가를 알아 주셨던 서영채작가님의 초판 해설과 10년만에 만난 서영채평론가님과 백수린작가님의 유쾌한 대담까지 백수린작가님이 다시 건네주시는 큰 선물을 뜻깊은 마음으로 받아서 매우 기뻤습니다.
백수린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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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 안의 호랑이
박문영 지음 / 창비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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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마등 임종 연구소」를 통해서 접했던 박문영작가님이 등단하시고 발표하셨던 단편들을 모은 첫 소설집인 「방 안의 호랑이」가 창비에서 출간되었고 읽어 보았습니다.
이 소설집에는 표제작 (방 안의 호랑이)를 포함하여 무려 13편의 단편(지금까지 제가 읽었던 소설집 중 많은 편수의 단편이 실려있었습니다.)이 실려있었고 순식간에 기정을 집어삼켜버려 약간은 무시무시했던 (무주지), 짧은 분량이었지만 사실 잘 가늠이 되지 않았던 (컬러 필드)와 (초록 소파), 백화점 시식코너를 휩쓸다시피 한 이들을 보며 왠지모를 대리수치를 느꼈던 (주희, 상수), 한 사람의 일생의 연대기를 그려냈던 (옥토버), 한 주제를 놓고 첨예하게 토론하며 대립하는 (수치 없는 세계), 나름 행복하게 잘 살아왔다고 여겼지만 사실은 그 것이 모두 허구였다는 (회양목 사이로), 가슴 아픈 전쟁을 실제로 참전했던 인물의 삶을 구현하는 과정에서 웃음거리나 상업적인 용도로만 쓰이는 것에 대한 분노가 담겨진 (천검 관광), 세계 최고 화가의 유명세에 가려진 추잡하고 씁쓸한 진실이 드러나는 (방 안의 호랑이), 내가 좋아하는 우상을 조금 더 느껴보고 싶은 무섭고 잔인한 욕망이 만들어낸 (패나), 읽다보니 너무 막장이어서 저도 모르게 욕이 튀어나와버린 (파경), 만약 동물들이 인간을 더 이상 신뢰, 사랑하지 않는 다고 생각만 해도 끔찍한 데 그러한 일들이 벌어지는 (누나와 보낸 여름), 전언으로 인해 점점 피폐해져가며 마침내 밝혀지는 진실과 그 이후로 걷잡을 수 없이 파국으로 치닫는 (정생)까지 「주마등 임종 연구소」에서도 경험했지만 생각할 만한 주제에 SF 장르라는 소스를 각각 작가님만의 비법으로 배합하여 만들어내신 소설들을 조금은 낯설었지만 금세 읽어나갈 수 있었습니다.
양경언 문학평론가님의 해설을 읽으며 역시 문학평론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였고 SNS를 하시지 않는 작가님의 TMI가득한 작가의 말을 읽으며 박문영작가님에 대해 조금 더 알게 된 것 같아 기쁜 마음으로 이 글을 썼습니다.
박문영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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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밑에 계시리라 위픽
배예람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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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픽 시리즈의 9번째는 느슨하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이야기를 쓰는 삶을 목표로 가지고 계신 배예람작가님의 「물 밑에 계시리라」.
YES24에서 구매 후 중고로 판매하였고 다시 알라딘 중고서점 우주점(신림점)에서 구매하였는 데 운이 좋게도 랩핑그대로 된 책이 들어왔음.
어제 영화「파묘」(아직 관람하지 않았음)가 누적관객 900만명을 돌파했다는 소식을 접하여서 그런지 이 소설을 읽어보니 스스로 이모가 생을 마감하여 이모의 유품을 정리하여 지긋지긋했던 서어리에 오게 된 회사도 친구도 연인도 떠나버린 수진이 서랍 장 속에서 쳐박혀 있던 원피스 속의 유서를 발견하고 유서를 이행하기 위해 이모가 모셔진 납골당에 갔으나 유골함에 아무 것도 없었고 사라진 이모를 찾게 되는 데 어신을 모시는 서어호에서 이모를 포함한 마을 사람들에게는 수호신이지만 믿지 않는 사람에게는 그저 험한 것일 무언가가...... 「파묘」와 비슷하진 않지만 그 영화를 보고 나서 이 소설을 읽으면 괜찮을 것 같음.
배예람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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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대전의 끝 위픽
곽재식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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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읽은 위픽 시리즈의 7번째는 「신라 공주 해적전」을 쓰셨던 곽재식작가님의 「우주 대전의 끝」.
이 책또한 YES24에서 구매 후 중고로 팔고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구매했으나 역시 띠지와 부록이 없어서 교보문고에서 구매하였고 YES24에서 출간하자마자 바로 구매(2023년 4월 13일 같이 출간된 위픽 시리즈와 함께 구매함.)하였을 때부터 서명본이 아니었음.
작가의 말까지 포함하여 총 68쪽의 분량으로 짧았으나 피곤한 상태에서 읽기도 했고 뭔가 마지막이 맺어지지 않고 끝나기도 하며 사실 SF 장르가 막연하게 느껴져 조금 낯설었는 데 아무튼 우주 골치의 지식과 기억이 지구인인 송진혁 두뇌에 들어가있고 그 것을 낱낱이 확인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희생을 해야한다는 상황에 놓여져 있는 데 그게 송진혁이 아닌 나였더라도 선뜻 결정하기 어려울 것 같음.
곽재식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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