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 홀리
양헌석 지음 / 문학동네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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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 홀리]라는 나무가 있는 줄은 13년만에 장편소설을 출간하신 양헌석작가님(처음에는 작가님 성함보고 살짝 놀랐어요. YGEnt의 수장이신 양현석사장님이 소설쓰신 줄 알았어요.)의 신작 [아메리칸 홀리]에서 처음 알았어요. 그리고 호랑가시나무는 들어봤지만 미국에서 자라나는 호랑가시나무가 아메리칸 홀리라고 부른다는 것도 크리스마스쯤때면 실제로 본 적은 없는 데 항상 크리스마스카드장식에 그려놓는 나뭇잎이 아메리칸 홀리라는 것을 몰랐어요. 이젠 알아도 그릴 일도 아메리칸 홀리가 그려진 크리스마스카드도 보낼 일이 없겠지만.
미국의 도시 뉴욕, 신문사의 이국장이 살고 있는 플러싱(얼마 전에 읽었던 문지혁 작가님의 [P의 도시]에서도 등장했던 바 있습니다.)이라는 제겐 너무 먼 나라의 도시처럼 느껴지는 곳에 험난한 이민사회에서 잘나가던 매력적인 뉴요커 이국장에 정체모를 괴한에게 이유도 없이 아킬레스건이 절단되고 성기까지 절단될 뻔한 이른 바 테러를 당하게 되어 그의 삶이 뒤바뀌고 몰락하게 되자 자신에게 이런 끔찍한 짓을 저지르는 자를 찾아내어 복수를 하게 되는 데 정말 무서웠어요. 정신과에 찾아가 교포출신 정신과 의사와 상담을 하는 과정에서 부하직원들이 자신에게 준사이코패스라고 험담하는 것을 들었다고 고백하는 데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이 되고 영원한 아군이 없는 이 곳에서 자신의 경쟁자가 될 수도 있는 존재를 스스럼없이 바닥으로 밀어내고 그 것도 모자라 존재 자체를 없애려고 하는 모습과 감정표현을 억지로 꾸며내는 모습을 보며 정말 격리시켜야 할 존재는 바로 이국장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감옥에 있는 경쟁자가 나오게 되는 데 내 안에 완전히 자리잡은 악마가 꿈틀거리는 모습은 정말 충격적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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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와 늑대의 시간
김경욱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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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욱 작가님의 신작 장편소설 [개와 늑대의 시간]은 제가 태어나기도 한참 전인 1982년 우순경 사건을 모티브로 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는 황순경으로 나오는 데 아버지가 순경이었고 명사수였던 것을 그대로 물려받아 순경이 되었고 정말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목표물을 명중시켜 한 방에 죽게 만들 정도로 명사수의 기질을 가지고 있는 데 갑자기 돌변하여 무고한 사람들을 55명이나 죽였다(사실 56명인데 11살 야구선수가 꿈이자 거제리 롯데제과공장에 롯데 자이언츠 어린이회원에 내일 가입하기위해 롯데칠성사이다와 각종 주전부리를 챙긴 (지금도 있습니다.)고동배는 황순경이 가지고 있던 수류탄을 던졌으나 자신에게로 돌아와 터져 그만 죽게 되었죠)는 것이 미친 게 아닐까, 혹은 싸이코패스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황순경이 무서웠어요. (그리고 실제로 일어났던 사건이며 죽인 사람들에게 총으로 쏴 죽일 정도의 악감정도 없었다는 것이 더 무서웠어요.)
읽으면서 안타까웠던 미국 아이오와에 사는 한국에 대해 잘 알고 아들이 한국전쟁에 참전했다 돌아오지 않은 수잔에게 펜팔을 보내던 지금은 사라진 직업인 궁지우체국 전화교환원 손영희(22세, 여)와 평생 사랑받지 못했던 세번째 사랑이던 황순경의 아내인 미용실에서 일하던 손미자(24세, 여)가 황순경의 총에 희생된 것이 너무 마음이 아팠어요. 물론 11살의 나이로 야구선수의 꿈을 강제로 접어야만 했던 고동배도 마음이 아프네요. 그런데 황순경 아니, 실제 우순경은 어떻게 되었는 지가 궁금하네요. 초록색 검색창에 나올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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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개를 베다
윤성희 지음 / 문학동네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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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희작가님의 작품들은 대체로 큰사건들이 없고 소소한 웃음을 주는 데 2009년에 도서관에서 빌려본 [감기]나 2012년 초에 읽은 [웃는 동안], 제겐 별 감흥이 없던 장편 [구경꾼들]이 그랬었고 이번에 출간된 6번째 소설집인 [베개를 베다] 역시 우리 일상을 다루면서 소소한 웃음까지 주는 소설이었습니다. 처음에 읽었을 때는 [웃는 동안]을 읽고 나서 윤성희작가님의 소설을 읽어본 것이 없어서 특별한 사건이나 계기가 없고 굵직한 줄거리가 아니어서 조금 실없어보이는 느낌이 들었었어요. (그래서 [구경꾼들]을 읽긴 했지만 내용이 생각이 잘 안나고 느낌을 정리하기가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고모가 운동화 한 짝을 줍다가 담벼락이 무너져 일주일째 병원신세(가볍게 하는 말)를 지고 있고 전선에 앉은 새들을 찍어 「학교종이 땡땡땡」계이름에 맞춰서 엄마에게 선물하는 딸(못생겼다고 말해줘 : 그런데 왜 제목이 못생겼다고 말해줘인지 생각을 해봤는 데 잘 모르겠어요.), 슬리퍼만 신고 다니는 남자친구와 연애한 누나가 외국에 사는 남동생에게 새벽마다 전화를 걸고(날씨 이야기) 필리핀에 어학연수하러 가는 전부인이 전남편에게 집을 부탁(베개를 베다)하고 감기에 한번도 안걸린 남자가 감기에 걸려 하루 쉬게 되었는 데 이틀을 쉬게 되고 화물트럭의 틈에서 쉬고 있던 할머니의 텃밭을 가꾸는 일을 하는 등 특별하지는 않지만 편안해지는 단편들을 읽으니 제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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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구 문학동네 시인선 73
고영민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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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동네시인선 73번째.
고영민시인의 4번째 시집인 [구구]는 모든 시들이 그렇지만 비둘기가 등장하는 표제작인 「구구」외에 다양한 대상을 시로 표현한 것이 많았어요.
버스에 굴러다니는 다마신 박카스 병 「빈 박카스 병에 대한 명상」이나 식당에서 김치찌개를 먹다 우연히 발견한 돼지의 젖꼭지 「돼지고기일 뿐이다」같은 대상들을 시에 등장시키거나 심지어 시인의 이름이 제목인 시「고영민」도 있더군요. 제가 이번에 따라 적어 본 시는 「하모니카 음악학원」입니다.
이 시를 고른 이유는 이 시에서는 화자가 지금은 이 세상에 없는 작은형에게 하모니카를 배우는 데요.
저는 형제가 없어서 하모니카를 가르쳐주는 사람 없이 고등학교 1학년 2학기 음악 실기평가에 남들이 잘 안하던 하모니카로 「터」를 불러보려고 입술을 여러번 움직였던 기억이 나네요. 비록 떨려서 다 완주하진 못했지만 하모니카의 음계는/도레미파솔라시도가 아니라/도레미파솔라도시/연속 두 번 숨을 들이마셔야 하는 곳이 있다라는 사실을 처음부터 알았다면 왼쪽에서 아홉번째 구멍이 도라는 걸/도미솔도는 불고/레파라시는 들이마신다는 걸을 알았더라면 남들이 보는 앞에서 더 능숙하게 불렀을 것이고 어쩜 이것만 알면/하모니카는 다 배운 것이겠죠. 그럼 악보를 보지 않고도/ 하모니카를 불 수 있고/작은형의 입술처럼 어떤 음도 더듬어/찾아갈 수 있겠죠. 아무튼 잊고 있던 추억을 떠올리게 되어 정말 시인에게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열심히 보고 적었는 데 좀 젖었네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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