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밀한 이방인 - 드라마 <안나> 원작 소설
정한아 지음 / 문학동네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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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에 출간된 첫 소설집「나를 위해 웃다」를 도서관에서 빌려서 본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2012년에 출간된 두번째 장편소설「리틀 시카고」와 2015년에 출간된 두번째 소설집 「애니」를 나올 당시에 읽었어요.
「리틀 시카고」에서는 미군부대가 있던 곳에 살던 인물이 등장했던 걸로 기억이 나는 데 이번에 출간된 세번째 장편소설 「친밀한 이방인」에서도 미군부대가 있는 곳에 태어나 살았던 이유미가 등장합니다.
문학동네 인터넷 카페에서 「하얀 돛 검은 밤」이라는 제목으로 약 1년전에 연재가 끝났는 데 이제서야 나오게 되는군요.
정말 뜻하지 않게 이유미가 자신도 모르게 거짓말을 하게 되고 그 거짓말을 때문에 학력을 위조하고 심지어는 성별까지 속이게 되는 것을 읽으면서는 예전에 보았던 배우 김민희님이 열연했던「화차」가 읽고나서는 우연한 사고로 재회한 첫사랑과 마음을 얻기 위해 거짓말을 하게 되는 「달콤한 거짓말」이 소설의 내용과는 크게 관계없이 생각이 나더군요.
우연히 신문에서 자신이 쓴 소설 「난파선」이 연재되었고 그 것을 본 자신이 신문사에 연락을 하게 되고 그 소설을 연재하게 한 선우진을 만나 결혼과 동시에 사라진 소설 「난파선」을 책으로 낸 이유상, 이유상이라고 속였던 이유미를 찾고 있다는 것을 알고 점점 흥미를 느끼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영화「화차」에서는 신분을 속이기 위해 사람을 죽이기까지 했고 이유미(이유상)처럼 갑자기 사라지다 마지막에 대면을 하게 되었고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는 걸로 끝이 났었죠. 또 「달콤한 거짓말」에서는 사고로 재회한 첫사랑의 마음을 얻기 위해 ‘기억상실‘이라는 소재로 거짓말을 부풀리게 되지만 결국엔 자신을 오랫동안 지켜봐왔던 친구의 마음을 알게 되는 걸로 결말이 나왔었죠.
솔직히 말해서 반전이 있기는 했는 데 사실, 그랬던 것 같아요. 자신의 목표를 위해 누군가를 결과적으로 이용했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계획을 짜고 그 것에 맞게 속였다는 게......
확실히 읽으니까 앞서 연재했던 「하얀 돛 검은 밤」보다는 이중적인 느낌인「친밀한 이방인」이라는 제목이 훨씬 와닿았다는 것을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소설 속의 이유상이었거나 이안나였을 이유미도 그렇지만 얼굴도 목소리도 추억도 남겨주지 않은 채 사라져버린 당신도 어디선가 어떤 이름으로 어떤 모습을 하며 살고 있거나 아니면 벌써 죽었을 수도 있겠지요. 아니면 어디선가 나를 지긋이 지켜보고 있지 않을 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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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개와 같은 말
임현 지음 / 현대문학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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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의 마지막을 임현작가님의 첫 소설집 「그 개와 같은 말」과 함께 하게 되네요.
총 10편이 실렸는 데 그 중 (고두)는 4월에 출간된 문학동네젊은작가 수상작품집에서 먼저 만나 봤었죠.
「그 개와 같은 말」을 읽기 전에도 가장 인상깊었지만 읽고 나서 머리를 조아리던 제자가 떠나는 선생이 손을 내밀자 ˝손 치워, 이 개새끼야.˝라고 위급한 상황에서 부모님이 해도 된다며 이야기하는 모습이 생각이 나네요.
그러고보니 (엿보는 손)에서도 최종화가 유제호에게 ‘문학과사회‘라고 사칭하며 메일을 보낼 때에도
˝개새끼야, 남의 소설 함부러 가져다 쓰지 마라.˝
라고 보냈으며 (그 개와 같은 말)에서는 연경이 고집을 피우자 ˝개 같은 소리 좀 작작해. 개 같은 소리 좀.˝이라며 한 소리를 하고 연경이 2000년 1월 1일 밀레니엄에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는 데에 가서 사람들이 서로를 밀치고 밟고 넘어지는 모습에서 입간판이 넘어지고 애인을 일으켜 세우지 못하고 떠밀린 애인이 개새끼야, 내 여자 밟지 마라라고 욕하는 것을 지켜보는 등 유난히 개(동물 포함)라는 단어가 많이 나오네요.
읽어보면서 뭐랄까, (좋은 사람)의 우재나 연경과 세주를 만났던 ‘나‘나 (거기에 있어)의 무영, (외)의 남편인 그 이가 이유는 없지만 그냥 개새끼인 거 같아요. (고두)의 윤리선생도 마찬가지고요.
아마도 타인의 대한 배려가 조금 부족하지 않았나 싶기도 하고 그렇네요.
아무튼 물음이 생기면 또 다른 질문이 떠오르게 되는 소설인 것은 확실합니다.
(사진 속 위의 책은 2017년 10월 31일 오늘 날짜로 2쇄가 나왔고 아래에 있는 책이 1쇄 본인 데 2쇄 본은 연하게 나왔네요. 위의 책은 도서관에서 빌려 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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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사소한, 지독히 아득한
임영태 지음 / 마음서재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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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하고 있는 GS25 편의점(제가 굳이 이렇게 이야기하지 않아도 제가 쓴 글이나 사진을 보셨더라면 아셨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발명가를 꿈꾸는 60대 남편과 경쟁사 CU편의점에서 근무하는 2살 연하의 아내가 등장하는 임영태작가님이 7년만에 내놓으신 「지극히 사소한, 지독히 아득한」을 아주 재밌게 읽었답니다.
원작은 보지 않았지만 2003년에 개봉했던 배우 장현성, 방은진님이 출연하신 「비디오를 보는 남자」를 도서관에서 봤었고 2010년 중앙장편문학상을 수상한 대필작가가 등장하는 「아홉 번째 집 두번 째 대문」을 역시 도서관에서 빌려 보았는 데 이번에 나온 「지극히 사소한, 지독히 아득한」이 삼부작이라고 작가님이 칭하셨던 데 세 편 모두 비슷한 느낌을 받았어요.
초반에 에쎄프라임, 메비우스같은 이름이 바뀐 담배에서 부터 비교적 최근에 나온 레종 요고나 GS25에서만 파는 바싹불고기도시락이 언급되고 60대 남편이 편의점 야간 근무를 하는 모습들이 너무 와닿아서 공감하면서 읽었던 것 같습니다.
(비교적 집필 끝내신지 1년을 넘지 않았던 것 같은....)
화장실 열쇠를 가지고 돌아오지 않는 손님이나 화장실이 없다고 할 때 어디를 가냐고 물어보시는 손님들, 2+1행사가 끝나자마자 다른 2+1행사제품을 집어오시거나 현금 얼마 카드 얼마 복합결제를 요구하시는 분들, 동전으로만 가져오시는 분들도 있어서 그런지 읽으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손님이 없을 시간에 팔굽혀펴기를 하거나 책을 읽으신다고 하는 데 저도 지금 손님이 없을 새벽에 저와 같은 GS25편의점에서 야간근무를 하는 인물이 등장하는 소설을 읽게 되니 뭔가 알 수 없이 벅차오르는 데요.
아무튼 7년만에 좋은 작품을 내주신 임영태작가님,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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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과 혀 - 제7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권정현 지음 / 다산책방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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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에 관한 어떤 오마주」를 읽은 지 2달도 채 안되서 출간된 제 7회 혼불문학상 수상작인 권정현작가님의 「칼과 혀」를 읽었습니다.
(사실 제목이 「도마」와 「붉은 혀」그리고 「칼과 혀」로 후보가 3개 있었는 데 「칼과 혀」는 앞서 은행나무출판사에서 출간된 정범종작가님의 「칼과 학」이 떠올라서 「붉은 혀」로 밀었지만 많은 분들의 선택으로 「칼과 혀」가 되었네요.)
저는 혼불문학상 수상작품을 2015년 이광재작가님의 「나라 없는 나라」부터 작년에 출간된 박주영작가님의 「고요한 밤의 눈」을 읽으며 접했는 데 2011년 혼불문학상이 제정되고 처음으로 심사위원들의 만장일치로 결정되었다고 해서 더 기대감을 가지고 읽었던 것 같아요.
1945년 만주에서 전쟁을 두려워하며 음식을 맛 보는 것을 좋아하는 일본 관동군 사령관이자 실존인물이기도 한 모리 (야마다 오토조), 그런 모리를 암살하기 위해 목숨을 걸며 요리하는 아버지의 도마를 이어받게 된 첸,영문도 모르게 위안부로 끌려왔다가 첸의 도움으로 탈출하게 되며 오빠의 망령이 시시각각 곁에서 떠나지 않는 길순.
이 세 사람의 이야기가 교차되는 「칼과 혀」를 읽으며 첸이 도마 위에서 칼질하고 불을 달구며 요리하는 음식들을 음미하고 싶어졌어요.
그 것에 독이 있어 제 혀과 몸을 마비시켜버린다고 해도 말이죠.
다 읽고 나니 제목인「칼과 혀」와 표지가 아주 적절하다고 느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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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17-10-29 17: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의 바탕도 멋진걸요?^^ 택배 박스같기도 한^^
 
당신의 신
김숨 지음 / 문학동네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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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11월에 읽으려고 했는 데 궁금해서 책을 받자 마자 읽게 된 김숨작가님의 신작 소설집 「당신의 신」.
보통 그동안 계간지에서 발표했던 작품들을 한꺼번에 묶어서 소설집을 내며 최소 6편에서 10편정도의 단편이 실리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는 데 사실 김숨작가님의 소설집이 조만간 나올 것이라는 생각을 했었으며 계간지나 문학상 수상작품집에 실린 단편들의 목록만 봐도 한권의 소설집으로 묶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는 데 올해 문학동네 계간지에서 발표되었으며 김유정문학상수상작품집에서도 실린 소설집 제목의 모티브가 되는 (이혼)과 황순원문학상 수상작품집에 실린 (읍산요금소), 그리고 미발표작이자 표지의 모티브가 된 (새의 장례식) 이렇게 세 편만 실려서 사실 의아했었습니다.
제가 이혼은 커녕 아직 결혼도 못했기에 잘 모르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이혼에 관한 세 편의 소설, 아버지의 폭력을 감내하며 끝내 아버지의 죽음으로서 벗어나는 어머니(이혼)가 두 번씩이나 가출을 하고 경제력이 없어 친권과 양육권을 포기하고 요금소 정산원일을 3년째 하고 있는 그녀(읍산요금소)나 윗집에 사는 학대당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아이를 보며 과거 남편의 폭력적인 면모를 떠오르며 심리불안정상태인 전 부인과 9년전에 진작에 끝냈으나 오늘 우연찮게 전 부인과 재혼한 남자를 만나게 된 남자(새의 장례식)의 이야기를 읽으며 ‘이혼‘을 하지 않은, 말소가 된지 20년이 넘었지만 이혼절차를 밟지 않은, 아니 밟지 못하고 있는, (이혼)의 어머니처럼 가출을 시도하고 돌아오지 않거나 못하고 있는 이미 내 머리 속에 아예 존재하지 않는 ‘당신‘이 불현듯 떠오르게 되네요.
지금 이 순간, (읍산요금소)의 그녀처럼 (이혼)의 영미선배처럼 살고 있을 지도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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