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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파리를 불태운다
브루노 야시엔스키 지음, 정보라 옮김 / 김영사 / 2025년 5월
평점 :
이 소설을 알게 된 건 정보라 작가님 번역이라는 광고에서였어요.
더욱이 소재가 파리의 흑사병이래요.
이 조합만으로도 기대감 넘칩니다.
다 읽고 나면 바이러스 소설은 아니라는 것.
오히려 자본주의에 대항하는 혁명 이야기에 더 가깝습니다.
읽으면 읽을수록 <동물농장>이 생각났어요.
흑사병이 퍼지면서 파리가 분할되고 자치국이며 공산주의로 바뀌거든요.
유대인 여기 모여, 러시아인 여기 모여, 중국인 여기 모여.. 이렇게요.
노동자들이 통치하게 되면 생각했던 대로 유토피아가 될 수 있을까요?
다양한 상황, 인물들로 살펴볼 수 있는 소설입니다.
1928년에 쓰인 소설이라 술술 읽히진 않으나 정보라 작가님이 다듬어, 문체는 어렵지 않아요.
다만 주인공이 일관되지 않아 어렵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어요.
하지만 후반부로 달려가면 몰입도도 올라가고 생각할 거리들도 튀어나옵니다.
바이러스 소설이 아니라 혁명의 소설이라는 점.
동물농장은 우화였다면 이 소설은 일반 버전이니 관심 있다면 읽어보세요.
-피에르는 반듯하게 앞에 놓인, 기름때 묻은 해고통지서를 말없이 바라보았다.
거리에 나와서 피에르는 오랫동안 무기력하게 서서 이제 어디로 가야 할지 생각했다.
-”저건 우리 연구자가 특별히 아끼는 거야 흑사병이지.
1년째 열심히 연구하고 자기가 직접 개발한 무슨 영양 성분을 먹여 키우면서 보기 드문 변종을 키웠다고 하더라고.
상상해봐, 시내를 돌아다니면서 이 시험관에 든 형제들을 전부 뿌리면 어떻게 될지.. 파리에 남은 사람이 몇이나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