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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은 어떻게 삶이 되는가 - 삶을 질적으로 변화시키는 글쓰기의 쓸모
김종원 지음 / 서사원 / 2023년 9월
평점 :
몇 달 전에 이 책도 출간했듯이 일 년에 여러 권의 책을 출간할 정도의 글쓰기 달인입니다.
인스타, 블로그를 둘러봤는데 부모, 육아, 인문에 대한 한 글들이 많더라고요.
그래서 저서도 부모, 자녀에 대한 책들이 많은 것 같아 보입니다.
하지만 저자는 이렇게 여러 권의 책을 매년 출간할 수 있는 비결은 10개의 분야를 한 번에 집필한다는 겁니다.
글감, 영감은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수 있기에 관심 있는 분야별로 분류하는 것이죠.
그렇게 모이면 일 년에 다른 분야들로 책이 여러 권 출간될 수 있는 겁니다.
이 책은 3년간의 원고 집필 기간을 거친 글쓰기에 대한 저자의 모든 것이 담겨 있어요.
저도 글쓰기 책을 안 읽어본 건 아니라서 크게 기대를 안 했는데, 이 책은 단순히 글쓰기 방법을 알려주는 게 아니라 글쓰기에 대한 마음가짐, 태도 등 다양하게 다루고 있어요.
글쓰기에 대한 개념 자체를 새롭게 정의해 준 유용한 책입니다.
이 책은 6부로 나눠져있는데요.
저자가 15년 동안 매년 괴테의 책을 1권씩 읽으면서 괴테와의 대화를 통해 사색한 결과물이 들어있습니다.
괴테의 글쓰기에서 영감을 받은 이 책은 5가지 방법으로 꾸준히 매일 쓰면 삶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
조각가가 작품을 탄생시킬 원재료를 가지고 있듯, 누구나 자신의 운명을 바꿀 글쓰기의 소재를 가지고 있다.
다만, 그 귀한 소재를 원하는 모양으로 빚어내는 기술은 매일 공들여 배우고 계발해야 한다.
괴테의 글쓰기 조언 중에서 한 가지 발췌해 봤어요.
같은 사물을 보고도 모두 다른 생각을 하는 게 인간이죠.
그렇기에 글쓰기도 나만의 소재가 존재합니다.
그것을 어떻게 표현하느냐가 글쓰기의 기술입니다.
3가지를 기억하며 글을 쓰면 1년 안에 모든 게 달라진다.
1) 아무것도 우습게 생각하지 마라.
2) 안다고 생각한다는 건 모른다는 증거다.
3) 말하기 전에 먼저 치열하게 써보라.
10개의 분야에 글쓰기를 할 수 있는 이유도 어떤 생각이든 놓치지 않는 게 비결입니다.
일상에서 마주한 느낌, 생각, 상황에서 사색을 거치면 어떠한 것도 글로 쓸 수 있다는 것입니다.
"나는 글을 쓰기 위해 생각을 요청하는 것이 아닌, 생각이 넘쳐서 흘러내린 것을 언어로 변환해서 글로 쓴다."
저자는 자신을 글쓰기 위해 태어난 게 아니라 사색한 것을 글로 표현하기 위해 존재한다고 말합니다.
멍하니 앉아서 빈 화면을 보는 것이 아니라 생각을 충분히 한 후에 글을 쓰는 게 중요하다고 합니다.
저자는 기본적으로 3번 정도 생각을 하고 정리되면 글쓰기를 한다고 해요.
소재거리가 있더라도 먼저 질문을 하면서 다양하게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이 중요합니다.
반복해서 생각하라.
생각하지 않고 쓴 글로는, 읽는 사람을 생각하게 할 수 없으니까.
제가 이 책을 읽는 내내 어느 한 문장도 놓칠 수 없다는 느낌을 받았거든요.
보통 실용서에서 받기 힘든 느낌인데요.
저자의 책을 읽을수록 한 문장 한 문장 오랫동안 생각하고 수정하고 다시 읽고, 수정하고 했다는 게 저절로 느껴집니다.
강압적이지도, 방임도 아닌 그 균형을 잘 유지한다는 게 저자의 글쓰기 철학이 반영된 것 같아요.
"스스로 판단할 때 아무리 근사한 표현의 글이 나와도 그 글로 인해서 누군가 아파야 한다면 미련 없이 그 글을 삭제한다."
그래서인지 어느 한 부분도 거슬리는 부분 없이 3년의 원고 기간 동안 모든 노하우들을 이 책에 응축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쓰는 것 자체가 기쁜 작가는 별로 없다.
쓰기 시작해야 비로소 그 과정에서 기쁨을 발견할 수 있다.
글쓰기는 매일 쓰는 작가들도 즐거운 작업은 아닙니다.
저자는 쓰는 과정에서 기쁨을 발견한다고 하지만 시작은 쉽지 않은 건 일반인과 똑같습니다.
언젠가 글을 써야지, 은퇴하면 써야지 하는 생각을 바꿔야 합니다.
독자의 입장에선 그 분야에 종사하고 전문가의 말을 듣고 싶지 은퇴한 사람의 자서전을 읽고 싶지는 않으니깐요.
"댓글로 나쁜 감정을 분출하려는 욕망을 참고 조금만 사색에 잠기면, 얼마든지 근사한 글로 완성할 수 있다."
비난의 댓글에 대댓글로 분노를 표출하지 말고 사색을 하라고 합니다.
그것으로 자신의 글감 소재를 삼는 것이죠.
반대로 책, 다른 이의 글을 보고 동의하지 못하는 내용이 나오면 혼자서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을 찾아보고 그것을 글로 쓰는 것이 훨씬 자신에게 도움이 됩니다.
질문은 글쓰는 사람에게는 중요한 무기인 것 같아요.
당신의 생각에 자신을 가져라.
그래야 당신의 글을 가질 수 있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말고 글쓰기는 자신의 생각을 쓰는 것이니 확신을 가지고 쓰라고 합니다.
물론 생각을 100번 정도하고 단어도 신경 써서 수정하며 다른 사람에게 상처 주는 문구는 없는지 확인하는 과정은 거쳐야겠지만요.
바로 따라 할 수 있는 글쓰기 방법으로 스마트폰으로 봤을 때 한바닥에 들어갈 정도의 글을 쓰라고 합니다.
그 짧은 글에도 기승전결이 있으면 좋고요.
그렇게 글이 쌓여가면 저절로 실력도 쌓이겠죠.
이 책의 제목처럼 글이 삶이 되게 하는 방법은 사색입니다.
생각을 하고 또 하고 흘러넘치는 생각을 글로 써내면 되는 것입니다.
내 삶을 글로 쓴다는 말이 내 생각을 글로 쓴다는 말입니다.
이 책은 필사하라, 단문을 써라 이런 방법을 알려주는 책은 아닙니다.
어떤 마음으로 써야 하고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내용이어서 글쓰기의 마인드 편이라고 해도 될 것 같아요.
글쓰기를 시작하는 사람이나, 글쓰기가 힘든 사람들이 읽어보면 좋습니다.
뒷부분에 낭독, 필사라고 45개의 글도 있어서 저는 그 부분 필사부터 시작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