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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스톤 마틴의 멋진 세계 (양장)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홍은주 옮김 / 문학동네 / 2025년 11월
평점 :
*서평단 활동으로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데이비드 스톤 마틴의 멋진 세계' 처음에는 이 책을 어떻게 마주하며 읽어가야 할지 잘 감이 오지 않았다. 그럼에도 도서를 보고 싶었던 것은 저자가 무라카미 하루키였기 때문이었다. 어쩌면 이 도서를 만나는 것은 도전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해보면 좋을 그런 도전이었다. 그리고 'DSM이 디자인한 레코드 재킷을 손에 들고 바라보는 것만으로 왠지 인생에서 조금 득을 본 듯한 기분이 든다.'라는 문구를 보며 궁금증이 생겼다. 단지 바라보는데 인생에서 득을 보는 기분이란 어떤 것일까? 어떤 의미에서의 표현일지도 궁금했다.
우선, 저자 '무라카미 하루키'는 유명하여 이름을 많이 들었지만, 그의 도서를 가지고 있고 알고 있는 것은 '1Q84' 정도였다. 왠지 이 도서는 더욱이 저자의 소개를 읽으며 저자에 대해 알아간 후 펼쳐야 할 것 같았다. 저자 무라카미 하루키는 <뉴욕 타임스> '올해의 책'에 선정되기도 했으며, 2006년 체코의 프란츠 카프카 상, 2016년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문학상 등 여러 상을 수상했었다. 그의 작품은 50여 개 이상의 언어로 출간되어 전 세계 독자들에게 사랑받고 있다고 한다.



무라카미 하루키, 저자는 재즈 팬이고 오랫동안 레코드 구입을 취미로 즐겨왔다고 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저자가 개인적으로소장하며 일상적으로 듣고 있는 LP판에 대해 소개한다. 저자는 오랫동안 레코드 구입을 취미로 즐겨오긴 했으나 결코 수집가는 아니라고 말한다. 그리고 취미나 게임의 범주를 넘지 않기 위해 레코드 한 장에 오천 엔 이상, 오십 달러 이상은 지불하지 않겠다고 규칙을 정해두었다고 한다. 그러한 이야기 가운데 저자는 'DSM이 디자인한 재킷을 주축으로 내가 재즈를 좋아하는 마음을 자유로이 이야기하는 책' 으로 여겨주면 기쁘겠다고 도서를 소개한다.
도서의 구성을 살펴보면 '찰리 파커, 조니 호지스, 일리노이 자케, 스탠 게츠, 레스터 영, 플립 필립스, 색소폰 이모저모, 아티 쇼와 버디 디프랭코, 트롬본 이모저모, 트럼펫 이모저모, 버드 파월, 아트 테이텀, 오스카 피터슨 1, 오스카 피터슨 2, 피아노 이모저모, 라이어널 햄프턴, 탤 팔로, 진 크루파, 버디 리치와 루이 벨슨, 카운트 베이시, 딕시랜드 재즈, 그 밖의 악기, 컴필레이션, 빌리 홀리데이, 보컬 이모저모, 10인치반(및 SP반) JATP, 박스세트 JAPT, 노먼 그랜츠 잼 세션, 클레프/노그랜/ 버브 외, DSM이 디자인한 재킷, 이후 DSM이 디자인한 재킷' 이렇게 구성되어있다. 저자는 수집가가 아니라 취미와 좋아하는 마음으로 표현을 했는데, 생각보다 많았고 왜 도서로 그러한 좋아하는 마음을 자유로이 이야기 하는 것이 이루어졌는지도 이해가 되었다.
공통 관심사나 좋아하는 분야 혹은 관심을 가지고 알아가고 싶은 분야라면, 더 없이 이러한 구성을 살피며 눈이 반짝일 것 같다. 그러한 분들이 이 도서를 만나 펼쳐 읽어가신다면, 좋아하는 마음을 자유로이 이야기하는 책을 읽으며 좋아하는 마음을 공감하고 그러한 이야기 주제와 과정 자체가 흥미롭게 느껴질 것 같다.
'DSM은 1977년 중증 발작을 일으켜 좌반신의 자유를 잃는다. 그럼에도 오른손으로 그림을 계속 그렸고, 오랜 지인 거스 스태티러스를 중심으로한 재즈 레이블 '프로그레시브'의 의뢰를 받아 오랜만에 일련의 재킷 디자인에 착수했다. DSM의 이전 그림에 비해 색채가 확 밝아지고, 그림 속 뮤지션의 표정도 클레프와 일하던 시기보다 한결 둥그스름하며 온화해졌다. 세월이 흐르면서 화풍이 볁화한 결과인지, 아니면 반신마비라는 핸디캡으로 심경의 변화라도 겪은 건지, 그 부분은 물론 본인만 알 일이다. 하지만 만년에 그가 여러모로 부자유한 몸으로 이만한 작업량을 착실히 소화했으며, 그 의욕적인 복귀를 우리가 이렇게 볼 수 있다는 것은 누가 뭐래도 멋진 일이다.'
이렇게 재킷에 대해 이야기하는 도서가 처음이라 여전히 신기하기도 하다. 그러한 내용을 읽어가는 게 처음이라 뭔가 이 자체가 안내서로 느껴지기도 한다. 그만큼 단순한 관심을 그냥 적었다기 보다는 잘 알고 있고, 소중히 생각하며 애정을 가진 이가 안내하듯 이야기하는 과정, 들으며 이해하며 배우는 듯 관심 소재에 대해 흥미로운 소통을 하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