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ml version="1.0" encoding="utf-8"?><?xml-stylesheet href="https://blog.aladin.co.kr/blog/rss/rssUserXSL.aspx" type="text/xsl" media="screen"?><rss version="2.0"><channel><title>오렌지 주스님의 서재 (오렌지 주스 서재)</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5734164</link><language>ko-kr</language><description /><copyright /><generator>Aladdin RSS(Alss) v0.9</generator><lastBuildDate>Wed, 28 Oct 2026 01:36:18 +0900</lastBuildDate><image><title>오렌지 주스</title><url>https://image.aladin.co.kr/img/blog2/manage/profileimg.jpg</url><link>https://blog.aladin.co.kr/765734164</link><width>100</width><height>100</height><description>오렌지 주스</description></image><item><author>오렌지 주스</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정도전이 사람보다 구조를 믿은 이유 - [정도전 - 백성을 위한 나라 만들기]</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5734164/17596598</link><pubDate>Tue, 27 Oct 2026 20:58: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5734164/17596598</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6480308&TPaperId=17596598"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4193/38/coveroff/8936480308_2.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6480308&TPaperId=17596598"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정도전 - 백성을 위한 나라 만들기</a><br/>정도전 지음, 이익주 편저 / 창비 / 2024년 07월<br/></td></tr></table><br/>정도전을 읽기 전까지 나는 그를 조선을 설계한 사람 정도로 알고 있었다.<br/>새 왕조의 기틀을 만든 사람, 이성계의 책사, 그리고 결국 이방원에게 제거된 사람.<br/><br/>역사 속 인물들은 종종 몇 개의 단어로 남는다.<br/>정도전도 그랬다.<br/><br/>그런데 책을 읽다 보니 이상하게 오래 남은 것은 그의 업적이 아니라 하나의 태도였다.<br/><br/>좋은 왕을 기다리는 대신, 좋은 왕이 아니어도 나라가 무너지지 않게 하려 했던 태도.<br/><br/>처음에는 그 생각이 조금 낯설었다.<br/>우리는 정치 이야기를 할 때 쉽게 좋은 지도자를 떠올린다. 현명하고, 도덕적이고, 백성을 생각하는 사람. 그런 사람이 권력을 잡으면 세상이 조금 나아질 것이라고 기대한다.<br/><br/>물론 나도 그렇다.<br/><br/>좋은 사람이 좋은 자리에 가면 좋겠다고 생각한다.<br/>가능하면 선한 사람이 권력을 가지기를 바란다.<br/><br/>그런데 정도전은 거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사람처럼 보였다.<br/><br/>만약 좋은 사람이 오지 않는다면?<br/><br/>왕이 무능하다면.<br/>자기 욕심이 앞선다면.<br/>권력을 마음대로 휘두른다면.<br/><br/>그때도 나라는 굴러가야 한다.<br/><br/>그래서 정도전은 사람보다 구조를 고민했던 것 같다.<br/><br/>왕 한 사람의 판단에 모든 것이 좌우되지 않도록 재상과 관료에게 역할을 나누고, 서로를 견제하게 하고, 지방을 다스리는 사람의 책임까지 세세하게 생각했다.<br/><br/>읽으면서 자꾸 현실의 여러 장면들이 떠올랐다.<br/><br/>우리는 문제가 생길 때마다 사람을 바꾸면 해결될 것처럼 말한다.<br/><br/>좋은 대표가 오면, 좋은 책임자가 오면, 좋은 리더가 오면.<br/><br/>하지만 좋은 사람이 온다고 해서 언제나 좋은 조직이 되는 것은 아니다.<br/>반대로 완벽하지 않은 사람이 있어도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면 조직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br/><br/>생각해보면 이것은 정치에만 해당하는 이야기도 아니다.<br/><br/>가정도 그렇고, 회사도 그렇고, 작은 모임도 그렇다.<br/><br/>누군가 한 사람의 희생이나 성실함에 지나치게 기대고 있는 조직은 그 사람이 지치는 순간 흔들린다.<br/>좋은 의도로 시작했어도 역할과 책임이 분명하지 않으면 결국 누군가에게 일이 몰린다.<br/><br/>그래서 어느 순간부터 정도전이 국가를 설계하고 있다는 느낌보다, 아주 큰 조직의 운영 원칙을 만들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br/><br/>사람을 믿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라,<br/>사람은 언제든 흔들릴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br/><br/>이런 생각을 하다 보니 정도전의 민본사상도 조금 다르게 보였다.<br/><br/>처음에는 ‘백성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정도로 이해했다.<br/>하지만 그의 글에서 더 흥미로웠던 것은 왕의 권력이 당연하지 않다는 생각이었다.<br/><br/>왕이라고 해서 무조건 옳은 것은 아니다.<br/>백성을 제대로 돌보지 못한다면 권력은 정당성을 잃을 수 있다.<br/><br/>물론 정도전의 시대를 오늘날의 민주주의와 같은 기준으로 볼 수는 없다.<br/>백성이 직접 정치에 참여하는 사회를 꿈꾼 것도 아니다.<br/><br/>그럼에도 600여 년 전 한 사람이 권력의 한계를 고민하고 있었다는 사실은 묘하게 마음에 남았다.<br/><br/>우리는 흔히 권력을 제한하는 정치사상의 역사를 서양의 이야기로 배운다. 영국의 의회정치나 프랑스혁명 같은 사건들을 떠올린다.<br/><br/>그런데 조선을 세우던 한 사람 역시 다른 방식으로 같은 질문을 던지고 있었다.<br/><br/>권력은 어디까지 허용되어야 하는가.<br/><br/>정도전의 답이 완벽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br/><br/>오히려 그의 삶은 아이러니하다.<br/><br/>왕권을 제한하고 재상의 역할을 강조했던 사람은 결국 왕권을 강화하려 했던 이방원에게 죽임을 당했다.<br/><br/>자신이 만든 나라에서 자신의 정치적 구상은 끝내 온전히 실현되지 못했다.<br/><br/>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래서 그의 생각이 더 오래 남는다.<br/><br/>정치사상이란 결국 완성된 정답을 내놓는 일이 아니라, 한 시대가 감당하지 못했던 질문을 남기는 일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다.<br/><br/>좋은 사람을 기다리는 것과 좋은 구조를 만드는 것.<br/><br/>둘 중 하나만 중요하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br/><br/>그럼에도 나는 정도전을 읽으며 조금 다른 질문을 품게 되었다.<br/><br/>좋은 사람이 오기를 기대하는 동안,<br/>우리는 좋은 사람이 오지 않아도 버틸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있는가.<br/><br/>어쩌면 좋은 정치란 완벽한 지도자를 만나는 행운보다,<br/>평범한 사람도 함부로 권력을 휘두를 수 없게 만드는 구조에 더 가까운 것인지도 모른다.<br/><br/>정도전을 읽고 나서야 나는 그를 조선을 만든 사람보다,<br/>사람의 선의를 믿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했던 사람으로 기억하게 되었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4193/38/cover150/8936480308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41933824</link></image></item><item><author>오렌지 주스</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무례와 무지의 포장지 속 환대 - [찌니주의보]</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5734164/17442852</link><pubDate>Mon, 10 Aug 2026 15:03: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5734164/17442852</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6439995&TPaperId=1744285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0013/75/coveroff/8936439995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6439995&TPaperId=17442852"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찌니주의보</a><br/>정지아 지음 / 창비 / 2026년 08월<br/></td></tr></table><br/>처음에는 전라도 사투리로 이어지는 대화가 익숙하지 않아 조금 버벅였다. 그런데 읽다 보니 그 말맛 때문에 자꾸 웃게 됐다. 무례한 말인데 웃기고, 웃긴데 마음이 아프고, 마음이 아픈데 또 이상하게 따뜻했다.<br/><br/>수평마을에 레즈비언 커플 혜진과 성진이 이사를 온다. <br/>일 년도 채 되지 않아 그 사실은 윤선생에게 들키고, 기독교인이지만 정작 타인의 고통에는 무감한 윤선생은 이들을 마을에서 쫓아내자며 회의를 소집한다.<br/><br/>늙은 사람들만 남은 마을은 무지하고, 그래서 무례하다. 하지만 정지아는 그들을 단순히 나쁜 사람으로 그리지 않는다. 잘 몰라서 상처 주고, 함부로 말하면서도, 어느 순간 반찬으로 마음을 보내고 자기 방식으로 편을 들어준다.<br/><br/>이 소설에서 좋았던 건 그 지점이었다.<br/><br/>차별과 혐오를 가볍게 넘기지 않으면서도, 사람을 악의 하나로만 설명하지 않는 것. 무지와 무례는 분명 아프지만, 그 안에서도 누군가는 조금씩 배우고, 조금씩 마음을 바꾸고, 결국 함께 사는 쪽으로 움직인다.<br/><br/>세상과 소통하기를 포기했던 혜진 역시 수평마을 사람들의 사정을 하나씩 알게 된다. 자신에게 상처를 준 윤선생조차 왜 그토록 악착스러운 여자가 되었는지, 그 삶의 이면을 보게 된다.<br/><br/>정지아 작가의 소설이 늘 그렇듯, 『찌니주의보』에도 미워하려고 하면 미워할 수만은 없는 사람들이 있다. 못 배웠고, 무례하고, 편견도 있지만, 그렇다고 그들을 한마디로 정리할 수는 없다. 사람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는 것을 이 소설은 사투리와 농담과 밥상과 반찬 사이에서 보여준다.<br/><br/>수평마을은 완벽하게 열린 공동체는 아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곳에서는 무리에서 밀려난 사람들이 아주 서툰 방식으로 받아들여진다. 레즈비언 커플도, 외국에서 시집온 쑤언도, 세상과 거리를 두고 살던 혜진도, 각자의 사정과 상처를 가진 노인들도.<br/><br/>누군가를 이해한다는 건 처음부터 올바른 말을 아는 일이 아니라, 때로는 무지한 자리에서라도 조금씩 마음을 옮겨가는 일인지도 모르겠다.<br/><br/>『찌니주의보』는 유쾌하게 읽히지만 가볍지 않았다.<br/>웃다가도 자꾸 마음이 걸리는 소설이었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0013/75/cover150/8936439995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00137507</link></image></item></channel></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