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ml version="1.0" encoding="utf-8"?><?xml-stylesheet href="https://blog.aladin.co.kr/blog/rss/rssUserXSL.aspx" type="text/xsl" media="screen"?><rss version="2.0"><channel><title>오렌지 주스님의 서재 (오렌지 주스 서재)</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5734164</link><language>ko-kr</language><description /><copyright /><generator>Aladdin RSS(Alss) v0.9</generator><lastBuildDate>Tue, 11 Aug 2026 04:18:35 +0900</lastBuildDate><image><title>오렌지 주스</title><url>https://image.aladin.co.kr/img/blog2/manage/profileimg.jpg</url><link>https://blog.aladin.co.kr/765734164</link><width>100</width><height>100</height><description>오렌지 주스</description></image><item><author>오렌지 주스</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무례와 무지의 포장지 속 환대 - [찌니주의보]</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5734164/17442852</link><pubDate>Mon, 10 Aug 2026 15:03: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5734164/17442852</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6439995&TPaperId=1744285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0013/75/coveroff/8936439995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6439995&TPaperId=17442852"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찌니주의보</a><br/>정지아 지음 / 창비 / 2026년 08월<br/></td></tr></table><br/>처음에는 전라도 사투리로 이어지는 대화가 익숙하지 않아 조금 버벅였다. 그런데 읽다 보니 그 말맛 때문에 자꾸 웃게 됐다. 무례한 말인데 웃기고, 웃긴데 마음이 아프고, 마음이 아픈데 또 이상하게 따뜻했다.<br/><br/>수평마을에 레즈비언 커플 혜진과 성진이 이사를 온다. <br/>일 년도 채 되지 않아 그 사실은 윤선생에게 들키고, 기독교인이지만 정작 타인의 고통에는 무감한 윤선생은 이들을 마을에서 쫓아내자며 회의를 소집한다.<br/><br/>늙은 사람들만 남은 마을은 무지하고, 그래서 무례하다. 하지만 정지아는 그들을 단순히 나쁜 사람으로 그리지 않는다. 잘 몰라서 상처 주고, 함부로 말하면서도, 어느 순간 반찬으로 마음을 보내고 자기 방식으로 편을 들어준다.<br/><br/>이 소설에서 좋았던 건 그 지점이었다.<br/><br/>차별과 혐오를 가볍게 넘기지 않으면서도, 사람을 악의 하나로만 설명하지 않는 것. 무지와 무례는 분명 아프지만, 그 안에서도 누군가는 조금씩 배우고, 조금씩 마음을 바꾸고, 결국 함께 사는 쪽으로 움직인다.<br/><br/>세상과 소통하기를 포기했던 혜진 역시 수평마을 사람들의 사정을 하나씩 알게 된다. 자신에게 상처를 준 윤선생조차 왜 그토록 악착스러운 여자가 되었는지, 그 삶의 이면을 보게 된다.<br/><br/>정지아 작가의 소설이 늘 그렇듯, 『찌니주의보』에도 미워하려고 하면 미워할 수만은 없는 사람들이 있다. 못 배웠고, 무례하고, 편견도 있지만, 그렇다고 그들을 한마디로 정리할 수는 없다. 사람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는 것을 이 소설은 사투리와 농담과 밥상과 반찬 사이에서 보여준다.<br/><br/>수평마을은 완벽하게 열린 공동체는 아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곳에서는 무리에서 밀려난 사람들이 아주 서툰 방식으로 받아들여진다. 레즈비언 커플도, 외국에서 시집온 쑤언도, 세상과 거리를 두고 살던 혜진도, 각자의 사정과 상처를 가진 노인들도.<br/><br/>누군가를 이해한다는 건 처음부터 올바른 말을 아는 일이 아니라, 때로는 무지한 자리에서라도 조금씩 마음을 옮겨가는 일인지도 모르겠다.<br/><br/>『찌니주의보』는 유쾌하게 읽히지만 가볍지 않았다.<br/>웃다가도 자꾸 마음이 걸리는 소설이었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0013/75/cover150/8936439995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00137507</link></image></item><item><author>오렌지 주스</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샘플북으로 먼저 만난 가산 카나파니의 《뜨거운 태양 아래서》 - [뜨거운 태양 아래서]</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5734164/17385398</link><pubDate>Sat, 11 Jul 2026 07:41: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5734164/17385398</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92130702&TPaperId=17385398"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725/32/coveroff/k492130702_2.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92130702&TPaperId=17385398"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뜨거운 태양 아래서</a><br/>가산 카나파니 지음, 윤희환 옮김 / 열림원(도서출판) / 2026년 07월<br/></td></tr></table><br/>수록된 두 편,<br/>「슬픈 오렌지의 땅」과 「네가 한 마리의 말이라면」을 읽었다.<br/><br/>「슬픈 오렌지의 땅」은<br/>순식간에 고향을 떠나야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였다.<br/>손에 쥔 오렌지는 고향의 상징이었지만,<br/>시간이 지날수록 그것마저 말라간다.<br/>삶의 터전을 잃는다는 것은<br/>단순히 장소를 잃는 일이 아니라<br/>자신이 누구였는지 설명해주던 세계 전체가 무너지는 일임을 느꼈다.<br/><br/>“신도 난민이 되었다”는 감각은 오래 남았다.<br/>믿을 수 있는 모든 것이 함께 떠밀려가는 세계.<br/>그 절망이 너무 선명해서 쉽게 넘길 수 없었다.<br/><br/>「네가 한 마리의 말이라면」은<br/>미신과 운명에 관한 이야기처럼 시작되지만,<br/>읽고 나면 인간이 두려움에 붙들릴 때<br/>얼마나 어리석고도 비극적인 선택을 하게 되는지 생각하게 한다.<br/><br/>두 편은 전혀 다른 이야기처럼 보이지만,<br/>결국 모두 삶의 기반이 무너진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처럼 느껴졌다.<br/>고향을 잃은 사람,<br/>믿음을 잃은 사람,<br/>두려움 때문에 사랑해야 할 존재를 온전히 바라보지 못하는 사람.<br/><br/>그래서 이 책의 나머지 이야기들이 더 궁금해졌다.<br/><br/>팔레스타인 난민의 서사를<br/>정치적 구호나 외교적 수사 이전에<br/>한 인간의 상실과 절망, 그리고 존재의 조건으로 마주하게 하는 소설.<br/><br/>복간되어 다시 읽히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br/>끝까지 읽고, 더 오래 생각해보고 싶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725/32/cover150/k492130702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7253240</link></image></item><item><author>오렌지 주스</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나이가 들어서 만져지는 시간들 - [시간의 감촉]</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5734164/17360015</link><pubDate>Sun, 28 Jun 2026 16:3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5734164/17360015</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82139749&TPaperId=17360015"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536/43/coveroff/k182139749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82139749&TPaperId=17360015"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시간의 감촉</a><br/>은희경 지음 / 문학동네 / 2026년 06월<br/></td></tr></table><br/>누군가를 오래 안다고 믿었는데,<br/>사실은 내가 보고 싶은 대로만 보고 있었다는 걸<br/>뒤늦게 알게 되는 순간이 있다.<br/><br/>알고 있던 말이지만,<br/>문득, 가슴에 사무치게 하는 책이 있다.<br/>문학동네 서평단으로 먼저 만나게 된 <br/>은희경의 신작 《시간의 감촉》이 그러했다.<br/><br/>《새의 선물》, 《빛의 과거》를 잇는<br/>은희경의 시간 3부작으로 알려진 작품이다.<br/><br/>소설의 중심에는 예순다섯 살이 된 두 자매,<br/>안나와 경선이 있다.<br/><br/>현재 그들은 어린 시절처럼 가깝지도 않고,<br/>그렇다고 서로를 미워하지도 않는 사이.<br/>그저 각자의 삶을 살며 멀어져 있던 두 사람은<br/>수술과 간병, 손녀 돌봄을 계기로<br/>다시 서로의 시간 안으로 들어간다.<br/><br/>이 소설이 흥미로운 건<br/>자매의 관계를 쉽게 화해시키지 않는다는 점이다.<br/>대신 오래된 기억이 얼마나 다르게 해석될 수 있는지,<br/>내가 안다고 믿었던 사람이<br/>사실은 얼마나 낯선 존재였는지를 천천히 보여준다.<br/><br/>그리고 시간은 지나가고,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br/>몸에 남고, 관계에 남고,<br/>어느 날 문득 다른 감촉으로 되돌아온다.<br/><br/>그때는 상처였던 일이<br/>나중에는 다른 얼굴을 하고 나타나기도 하고,<br/>그때는 몰랐던 마음이<br/>오랜 시간이 지나서<br/>다른 의미가 되어 겨우 만져지기도 한다.<br/><br/>《시간의 감촉》은<br/>나이 듦에 관한 소설이면서,<br/>오래된 관계를 다시 읽는 소설이다.<br/><br/>그리고 무엇보다<br/>아직 오지 않은 시간은<br/>나이가 들어도 여전히 ‘첫’일 수 있다는 걸<br/>조용히 말해주는 소설이었다.<br/><br/>#시간의감촉 #은희경 #문학동네 #시간3부작 #서평단이벤트]]></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536/43/cover150/k182139749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5364364</link></image></item><item><author>오렌지 주스</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구원은 밖에서 내려오지 않고, 안에서 연주된다 - [아코디언]</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5734164/17334526</link><pubDate>Sun, 14 Jun 2026 19:4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5734164/17334526</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6439960&TPaperId=1733452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553/98/coveroff/8936439960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6439960&TPaperId=17334526"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아코디언</a><br/>천명관 지음 / 창비 / 2026년 06월<br/></td></tr></table><br/>#서평단활동 #무료제공도서<br/>천명관의 《아코디언》은 전쟁으로 부모를 잃고 서울로 흘러든 아이 동이의 삶을 따라가는 소설이다.<br/>그러나 이 소설을 단순히 한 전쟁고아의 성장담으로만 읽기는 어렵다. 동이의 삶을 관통하는 것은 가난과 폭력, 시대의 격랑만이 아니라, 그 모든 것을 통과하며 한 인간이 자기 안의 소리를 어떻게 발견하는가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br/><br/>처음의 동이는 누군가의 구원을 기다리는 아이에 가깝다.<br/>헤어진 엄마를 기다리고, 기도를 붙들고, 글자를 알면 세상이 조금은 덜 수수께끼처럼 느껴질 것이라 믿는다. 그에게 글자는 “발아래 세상에서 진짜 세상으로 건너가는 통로”처럼 보인다. 하지만 정작 동이를 살게 하는 것은 글자가 아니라 아코디언의 소리다.<br/><br/>아코디언은 동이에게 단순한 악기가 아니다.<br/>그것은 잃어버린 시간의 기억이고, 엄마와 함께했던 세계의 흔적이며, 동시에 자신이 처한 현실을 견디게 하는 감각의 통로다. 동이는 글자를 통해 세계를 해석하려 하지만, 결국 아코디언을 통해 세계를 느끼고 통과한다. 소리 안에는 산 자와 죽은 자의 이야기, 슬픔과 분노, 익살과 환희, 새로운 세계에 대한 동경이 뒤섞여 있다. 그렇게 동이는 글자가 아닌 소리로 벽 너머의 세계를 더듬는다.<br/><br/>이 지점에서 《아코디언》은 구원에 대한 이야기로 읽힌다.<br/>다만 그 구원은 외부에서 내려오지 않는다. 동이의 기도는 응답받지 못하고, 아버지는 돌아오지 않으며, 엄마도 쉽게 만날 수 없다. 신의 이름을 입에 올리는 양목사는 아이들을 구원하기보다 자신의 욕망을 실현하는 데 그 이름을 사용한다. 미국, 종교, 권력, 어른들의 말은 모두 동이에게 안전한 길을 열어주지 못한다.<br/><br/>그렇다고 이 소설이 단순히 신을 부정하는 이야기처럼 느껴지지는 않았다.<br/>오히려 천명관은 묻고 있는 것 같다. 구원이 외부에서 오지 않는다면, 인간은 무엇으로 자기 삶의 벽을 넘을 수 있는가. 동이에게 그 답은 아코디언이다. 완전한 믿음도 아니고, 명확한 지식도 아니며, 성공을 보장하는 재능도 아니다. 다만 자기 안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귀 기울이고, 그 소리를 통해 자신이 선 세계의 진실을 조금씩 알아가는 일이다.<br/><br/>동이가 모든 벽을 넘었다고 말할 수는 없다.<br/>그는 여러 번 주저하고, “분수에 맞는 자리”라는 말에 붙들리며, 끝내 시대와 삶이 만든 한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가 더 이상 구원을 기다리는 사람으로만 남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는 자신이 받은 구원이 없었음에도, 자신과 함께 있던 아이들에게 길을 열어주려 한다. 자신이 온전히 건너지 못한 세계를 다음 사람에게 남기려 한다.<br/><br/>그래서 동이는 영웅이라기보다 증언자에 가깝다.<br/>그는 낮은 자리에서 살아남은 사람이고, 고통을 통과한 사람이며, 그럼에도 타인의 삶을 외면하지 않는 사람이다. 천명관이 이 소설에서 보여주는 인간다움은 지위나 성공, 선량함의 증명에 있지 않다. 오히려 그것은 자기 몫의 상처를 품고도 누군가를 향해 몸을 돌리는 순간에 있다. 가장 낮은 자리에 놓인 사람들이 때로 가장 인간다운 선택을 해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br/><br/>전쟁으로 시작된 이야기가 독재에 맞선 시위의 함성으로 이어지는 것도 의미심장하다.<br/>동이가 마주한 벽은 개인의 불운만이 아니라 시대가 만든 벽이다. 가난, 전쟁, 고아, 미군부대 주변의 현실, 권력의 폭력은 모두 한 사람의 삶을 짓누른다. 그러나 벽은 언제나 완전히 닫혀 있지만은 않다. 누군가는 넘지 못해도, 그 뒤를 이어 넘어가는 사람이 있다. 누군가는 도착하지 못해도, 다음 사람을 향해 길의 방향을 남긴다.<br/><br/>천명관은 전작 《고래》에서 민담과 신화처럼 번져가는 이야기 속에 한 여자의 일생을 담아냈다. 반면 《아코디언》에서는 노래와 소리를 따라 한 남자의 생을 들려준다. 전작이 민담과 신화의 에너지로 한 인간의 생을 거대하게 밀어붙였다면, 《아코디언》은 그 이야기꾼의 힘을 조금 더 낮고 깊은 곳으로 가져간 작품처럼 느껴졌다.<br/><br/>천명관 특유의 장광설과 생의 비극성은 여전하지만, 이번 소설에서는 한 인물의 삶을 완성된 신화로 끌어올리기보다 그가 끝내 넘지 못한 벽과 그럼에도 남겨놓은 울림을 오래 바라보게 한다. 그런 점에서 《아코디언》은 작가 세계가 더 조용하고 깊은 방향으로 확장된 작품이라 말할 수 있을 것 같다.<br/><br/>그의 이야기는 때로 우스꽝스럽고, 때로 잔혹하며, 끝내 가슴이 쓰리다. 하지만 그 낮고 험한 세계 속에서도 인간은 듣고, 기억하고, 연주하고, 다시 걷는다.<br/><br/>《아코디언》이 오래 남는 이유는 동이의 인생을 신화처럼 완성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소설은 한 사람이 마침내 모든 것을 극복했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오히려 끝내 다 넘지 못한 벽 앞에서도, 자기 안의 소리를 따라 누군가에게 작은 길을 열어주려 한 사람의 이야기다.<br/><br/>구원은 밖에서 내려오지 않는다.<br/>다만 어떤 사람은 끝내 그것을 연주한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553/98/cover150/8936439960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5539828</link></image></item><item><author>오렌지 주스</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설명하지 않음으로써 더 오래 남는 소설 - [다른 사랑]</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5734164/17319063</link><pubDate>Fri, 05 Jun 2026 21:28: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5734164/17319063</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82139317&TPaperId=1731906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481/1/coveroff/k982139317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82139317&TPaperId=17319063"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다른 사랑</a><br/>최은미 지음 / 문학동네 / 2026년 06월<br/></td></tr></table><br/>최은미의 《다른 사랑》은 쉽게 요약되지 않는 소설집이다. 일곱 편의 단편은 각기 다른 상황과 인물을 다루지만, 읽고 나면 하나의 깊은 감각으로 이어진다. 삶과 죽음의 경계, 그 경계를 함께 지나가는 타인, 그리고 다시 살아 있음의 자리로 돌아오는 감각이다.<br/><br/>특히 「그 곳」과 「이 모든」이 오래 남았다. 작품 속 인물들이 겪는 상황은 일상적이라고 말하기 어렵지만, 바로 그 낯선 상황 속에서 오히려 삶의 근본적인 감각이 선명해진다. 살아 있다는 것, 누군가와 같은 시간을 통과한다는 것, 그리고 아무렇지 않은 듯 다시 일상을 살아낸다는 것이 얼마나 위태롭고도 귀한 일인지 생각하게 한다.<br/><br/>이 소설집은 많은 것을 친절하게 설명하지 않는다. 인물의 행동, 관찰자의 시선, 주변의 환경과 공기가 천천히 이야기를 밀고 간다. 그래서 빠르게 소비하기보다 자주 멈추며 읽게 된다. 이 장면은 왜 이렇게 놓였을까, 이 인물은 무엇을 견디고 있는 걸까, 나는 무엇을 너무 쉽게 알고 있다고 믿으며 읽고 있었을까.<br/><br/>《다른 사랑》이 남긴 것은 명확한 해답이나 쉬운 위로가 아니었다. 다만 죽음의 그림자 너머에서 다시 삶을 감각하게 하는 힘, 익숙해서 잊고 있던 일상의 감각을 조용히 되돌려주는 힘이었다. 읽고 나면 다시 살아간다는 말의 무게를 오래 생각하게 되는 소설집이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481/1/cover150/k982139317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4810106</link></image></item></channel></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