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안에 갇힌 사람들 - 화면 중독의 시대, 나를 지키는 심리적 면역력 되찾기
니컬러스 카다라스 지음, 정미진 옮김 / 흐름출판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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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안에갇힌사람들

인간은 걷고, 뛰고 끊임 없이 움직이도록 설계 되어있다. 유전적으로 여전히 수렵채집인이었던 원시 상태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인간은 가만히 앉아서 손가락만 움직이는 21세기 삶에 여러모로 취약할 수 밖에 없다. 꼼짝 않고 앉아서 작은 화면 속에 과도하게 자극 받고 움직이지 않고 고립되고 사람들과 덜 어울리고 자연과 단절 되고, 의미 없는 것을 소비하고 수면 부족에 시달리는 삶은 현대인에게 우울증을 비롯한 여러 부작용을 앓게 만든다.

책에는 실제 정신건강을 위협하는 소셜미디어 플랫폼의 행태와 이에 영향 받아 새롭게 관찰되는 정신질환과 범죄, 사회현상 등을 보여준다. 극단적인 사례가 많으나, 최근 대한민국 사회에서 벌어진 칼부림 사건과 소셜미디어에 유행처럼 번지는 칼부림 예고 같은 엽기적인 일들을 보면 그리 비현실적인 일도 아니다.

이러한 플랫폼은 또한 사용자의 사고방식과 정보 처리 방식을 이분법적 구조로 단순화한다. 좋아요와 싫어요, 극우, 또는 극좌, 여성혐오, 레디컬 페미니즘 등 소셜 미디어 플랫폼으로 인해 양극화된 사고는 정치와 우리 사회에 갈등과 분열을 일으킨다. 이대남 vs 이대녀로 양분화되어 치뤄진 대통령 선거도 그 예다.

빅테크의 주인들 이른바 신테크노크라트는 지금 우리 시대의 신종 지배자이다. ‘새로운 석유’라 불리는 정보를 통제하고 정보뿐만 아니라 기술과 미디어를 통해 모든 것을 통제한다. 우리가 보는 것, 우리의 생각을 형성하며, 우리가 투표하는 방식에 영향을 끼치고, 우리의 행동을 예측하고 조작한다. 또한 우리를 지속해서 중독에 빠뜨리기 위해 SNS를 설계한다. 최신의 행동수정 기술을 확보하고 가장 진화된 예측 알고리즘을 적용하여 우리의 손가락을 계속 움직이게 만든다.

책에서 해법으로 고대 철학의 지혜를 이야기한다. 저자는 고대 그리스인의 생활 양식을 제시한다. 이는 서두에서 언급한 인간 본래의 설계대로, 원시인의 삶에 가깝게 돌아가는 것이다. 오늘 날 우리가 화면 속 미사여구나 궤변 같은 것들에 혹하여 헤매고 있다면, 스스로 판단하는 능력을 상실해간다면 이만 가상 세계에서 빠져나올 시간이다. 고대 철학자들처럼 이성에서 비롯된 비판적 사고와 논리를 통해 진리를 가려내고 스스로 성찰하는 자가 되라고 한다. 현실을 직접 감각하고 나만의 답을 찾아가는 것은 독서를 통해 길러질 것이다.

🌫️플라톤과 피타고라스가 전하는 건강의 지혜 몇가지를 소개하자면,

사색과 명상, 경외심을 품고 밤하늘(자연)을 관찰, 고정관념에 도전하고 자신의 가치관과 신념을 재검토하고 논증하기, 매일 30-40분 신체 운동, 관심 있는 주제에 대해 사람들과 토론, 절제, 창의적인 일, 멘토가 되거나 멘토링 받기 등이다.

요 몇주 별 다른 이유는 없고 단순히 인태기가 와서 인스타그램 사용량을 현저히 줄였다. 덕분에 미뤄뒀던 500쪽 가까이 되는 소설책을 완독했고 필라테스를 꼬박 나가 땀을 흘렸고 저녁이면 공원을 산책하며 늦여름을 만끽하고 있다.
내게 북스타그램은 나름 의미있는 활동이다. 책을 읽고 나만의 언어로 정리해 기록을 남기는 일은 시시콜콜한 일상을 전시하는 것보다 의미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시작했고 그 생각은 변함이 없다. 다만 언제든 소셜미디어의 부작용을 겪게 된다면 잠시 쉬어가도, 사용량을 줄여봐도 괜찮다고 말해본다. 그리고 화면 밖 현실의 세계를 더 충만히 감각하고 살도록. 유튜브를 TV에 연결하고 카우치포테이토가 되려 할 때 책에서 말한 철학자 전사를 떠올려야 겠다.

📝21세기 미국에서 휴대폰은 우리의 목발이고 애착 담요다. 우리는 지루하고, 불안하고, 혹은 무서울 때 반사적으로 휴대폰에 손을 뻗는다.

📝지금 우리는 모든 것을 기념하는 데 집착한다. 우리는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올려 모든 것을 기념한다. (중략) 지나치게 디지털화된 지금, 어떤 것에 대한 전자적 기록이 없으면 마치 그것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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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노인은 늙지 않는다 - 당신이 몰랐던 노화에 관한 오해와 진실
베른트 클라이네궁크 지음, 강영옥 옮김 / 김영사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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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노인은늙지않는다 #베른트클라이네궁크 #강영옥옮김 #김영사

당신이 몰랐던 노화에 관한 오해와 진실이라는 부제에 걸맞게 책은 항노화 의학과 뇌과학에 기반하여 노화에 관한 주요 이슈와 최신 연구결과를 다룬다. 책에는 호르몬부터 스트레스, 회복탄력성, 브레인 푸드, 후성유전학, 장수촌 생활양식, 신경가소성까지. 뇌를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노화의 속도와 노년의 행복지수가 달라짐을 의학적으로 증명한다.

특히 7장에서 다루는 후성유전학에 관한 이야기가 흥미로웠다. 후성유전학에 따르면 유전자는 확정된 설계도가 아니라 평생에 걸쳐 완성된다. 제2의 유전자 코드인 후성유전체가 있어서, 생활양식과 환경적 요인으로 유전자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최초의 후성유전학 특징은 자궁에서부터 나타난다. 이 시기의 엄마의 행동과 식생활은 성인이 되어서도 영향을 끼친다. 유전학자 데이비드 싱클레어에 따르면 노화는 단 한 가지 원인, 후성유전학적 변화로 인한 결과로 본다. 이 경우 노화는 암보다 훨씬 치료하기 쉽다고 한다. 후성유전학 표지는 ‘생물학적 연령’을 결정하는 가장 정확한 측정 값으로 보편화 되면 병원에서 진단 가능해진다. 후성유전학적 요법들은 앞으로 항노화 의학에 중요한 옵션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장수촌 이야기도 빠질 수 없다. 기대 수명이 높은 지역을 칭하는 <블루존>이라는 개념이 있다.
이 블루존의 선두주자로 일본 오키나와 섬을 꼽을 수있다. 오키나와의 비결은 무엇일까? 특별한 유전적 요인도 발견되지 않았다. 비결은 독특한 생활양식과 식사에 있다. 그들에게서 절제된 식이요법뿐만 아니라 현대사회에서는 보기 힘든 공동체 생활 양식이 두드러진다.

치매는 극복 가능할까? 노년에도 뇌를 젊게 유지하기 위해 학습, 움직임, 사회적 상호작용을 든다. 뇌는 탄력성이 있다. 힘이 가해진 후에도 원래 상태로 돌아갈 수 있는 고무 공처럼 우리 뇌도 마찬가지다. 이른바 ‘신경가소성’이라는 개념이다. 우리 뇌는 아주 변하기 쉽다. 성인이 되면 뇌의 발달이 멈추고 뇌는 서서히 감소하기 시작한다. 배운 것을 반복하면 시냅스가 강화 된다. 배움을 중단하면 시냅스가 사라지기도 한다. 우리 뇌는 끊임 끊임없이 변신하는 것이다. 책을 읽는 것만으로 더 많은 시냅스 연결이 생성되어 우리의 신경망은 더 촘촘해진다. 그 덕에 학습은 더 쉬워진다.
신경가소성의 원칙은 우리 뇌가 감퇴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지속적으로 개조하는 과정이라고. 그 개조 과정 덕분에 초고령에도 계속 배울 수 있음을 보여준다.

책의 저자는 산부인과 의사이자 독일 항노화의학협회 회장으로 안티에이징 분야에 권위자로서 다수의 저서를 집필했다. 이 책에는 과학을 근거로 한 몸과 마음의 면역을 높여주는 지식이 가득하다. 이를 통해 행복하고 건강한 노년은 그저 꿈이 아닌 스스로 만들 수 있는 미래임을 알 수 있다.

노화를 자연스럽게 받아 들이되, 건강하게 행복한 노년을 맞이하는 법을 알고 실천하는 삶은 어렵지 않다. 가능한 오래, 건강하게 살고 싶다.

📝사실 블루존에는 특별한 ‘장수 슈퍼푸드’가 없다. 대부분의 블루존은 그 나라에서 가난한 편에 속하는 지역에 있다. 나이가 많은 세대들은 궁핍하게 생활했고, 식탁이 풍성하게 차려지는 일은 극히 드물었다. 항노화 전문의나 다이어트 코치로부터 특별히 조언을 받은 것도 아니었다. 단지 더 먹을 것이 없었다는 것이 이유였다. p.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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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책 - 그레타 툰베리가 세계 지성들과 함께 쓴 기후위기 교과서
그레타 툰베리 지음, 이순희 옮김, 기후변화행동연구소 감수 / 김영사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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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의 환경 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기획한 이 책은 기후위기에 깊이 알고 전체 그림을 이해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유용한 가이드북이다. 기후학자, 지구물리학자, 해양학자, 경제학자, 수학자, 보건 전문가 등 104명의 필진이 모여 그래프와 통계 자료, 연구 결과를 망라해 이 책을 완성했다. 툰베리의 목표는 분명했다. 과학을 기반으로 전 세계에서 벌어지는 기후위기를 망라하여 다루는 가장 믿을 만한 안내서를 만들자는 것. 인류의 현 상황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과학적 사실들을 기록으로 남기고, 우리에게 아직 미래를 바꿀 기회가 열려 있다는 사실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서였다.

책의 전반부에서는 주로 기후과학을 다루고 있고 후반부에는 기후위기와 관련된 사회경제적 문제들을 다룬다. 기후위기가 타협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닌 시급한 문제임을 단언하는 과학적 근거들을 담고 있다.

극지는 기후변화 진행 정도를 알려주는 지구상에서 가장 효율적인 조기경보 시스템이나 마찬가지인데, 극지에서는 이미 급격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2020년 남극과 북극의 기온이 각각 영상 18.3도, 38도로 최고 기록을 찍었다. 글긴란드 빙상에서는 대규모의 융융이 발생하고 있고 남극에서는 최대 규모의 빙산이 떨어져 나갔다. 지구 온난화가 1.5~2도를 넘으면 남극과 그린란드 두 빙상이 티핑 포인트를 넘어설 가능성이 급격히 높아진다고 한다. 이는 해수면 상승을 의미한다. 지구상에는 해수면을 65미터 상승시킬 수 있을만큼 얼음이 있다.

영구동토는 토양과 퇴적물, 오래된 이탄, 암석, 얼음, 유기물질이 섞여 1년 내내 얼어 있는 곳인데, 특히 북극권의 영구동토는 전 세계 토양 탄소의 절반이 묻혀 있다. 이는 대기 중에 이산화탄소 상태로 있는 탄소의 약 두배, 메탄의 200배에 이르는 양으로 p.159 ’잠자는 거인‘이다. 지구 온도 상승은 이 거인의 해빙을 더욱 가속화할 수 있다. 인위적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것만이 시급한 과제다.

🌿책에서 자주 언급되는 티핑 포인트란 임계점과 같다. 티핑 포인트에 도달하면 작은 변화(이를테면 화석연료 연소에 따른 지구 온도 소폭 상승)만으로도 돌이킬 수 없는 커다란 변화(이를테면 열대우림이 건조한 사막이 되는 커다란 변화)가 일어난다. 지구 시스템의 주요 구성 요소들은 상호작용하기 때문에.

파리 협정이 제시한 최소 목표인 1.5도 또는 2도 온난화가 되면 우리 세계는 얼마나 달라질까? 극한 기상 현상의 발생 확률이 그만큼 증가한다. 폭염은 4배에서 6배, 폭우, 가뭄 또한 2배 내로 증가할 것이다. 4도 온난화가 된다면? 폭염은 9배나 증가해버린다. 이 예측대로라면 머지 않아 2300년 무렵의 지구는 그 어디에도 빙하는 남아 있지 않을 것이며 급격한 해수면 상승으로 최대 7미터까지 상승할 수 있다. 파리 협정에 따라 국가별 203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정했고 각 국제사회의 정책이 하나씩 추가되고 이 약속이 지켜진다면, 심각한 기후변화를 막을 수 있다.

기후 위기의 책임은 정부와 산업, 기업의 관행 고루에게 있다. 우리 개인과 가정의 책임도 빠질 수 없다. 개인의 행동 변화가 미치는 영향은 극히 미미해 보여 와닿지 않을 수 있다. 나 또한 그렇다. 이 책에서 말하는 대부분이 거창하게 느껴진다.
소매업체들이 부추기는 친환경 제품들을 사서 쓰는 것이 세상을 바꾸는 작은 실천일까? 그렇지 않다. 환경을 생각한다고 최신형 테슬라 전기차를 사는 것보다 이미 소유하고 있는 자동차를 계속 타는 것. 환경을 생각한다는 윤리적 패션으로 불리는 의류를 계속해서 장만하는 것보다 지금 옷장에 있는 옷을 닳을 때까지 입는 것. 한 마디로 계속해서 뭔가를 사들이는 것보다 아무것도 사지 않는 게 훨씬 효과적이다. 소비주의의 폐해를 인식하고 덜 쓰는 게 핵심이다. 소비자의 선호가 모여 산업계의 관행에 영향을 미칠테니, 개인 행동의 변화가 정부의 기후 대응 정책으로 이어질 것이다.

기후 시스템의 변화는 대부분 선형적으로 일어나지만, 그 영향과 피해는 결코 선형적으로 일어나지 않는다. 기후의 작은 변화가 파국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다. p.99

오늘 온실가스가 대기로 들어가지 않게 하는 비용은 내일 대기에서 온실 가스를 제거하는 비용보다 당연히 적게 든다. p.308

정신분석가 애덤 필립스는 “우리가 삶의 매 순간, 모든 지점에서 과도함을 보인다면, 그것은 감추어진 결핍의 표시다”라고 썼다. (중략) 소비주의와 관련해서 보면, 우리가 숨기고 싶어 하는 결핍은 다른 사람과의 관계, 지구 생태계와의 관계를 무시한 탓에 생겨난 것일 수 있다. p.424

“모두 기후 위기에 무관심해” 또는 ”아무것도 나아지는 게 없네“라고 불평해봐야 시스템 변화를 촉진하는 데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p.429

기후위기가 실존적 위기임을 직관적인 지표로 쉽게 인식하게 하고 행동방식에 변화를 촉구하는 책이다. 기후위기 관련 현실을 총체적으로 그려보고 싶다면 꼭 한 번 읽어 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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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져 가는 음식들 - 우리가 잃어버린 음식과 자연에 관한 이야기
댄 살라디노 지음, 김병화 옮김 / 김영사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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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져가는음식들 #댄살라디노 #김병화옮김 #김영사

우리는 균질화된 삶을 살고 있다. 사서 먹는 음식도 예외는 아니다. 얼핏 부모세대 보다 다양한 음식을 먹고 사는 것 같지만 전 세계에 동일한 방식으로 확산되는 똑같은 종류의 ‘다양성’ 안에 살고 있다.
과일로 예를 들어보자. 식물학자들은 배 품종 3000종, 감귤류와 바나나 각 1000종 이상, 사과의 경우 7000종으로 확인한다. 아무도 겪어 보지 못한 기록에 남은 품종이다. 공급 체계가 한 두 가지의 품종으로 제한되었기 때문이다. 단일경작 체제로 20세기 후반에는 소수의 과일 품종만이 세계의 대농장, 과수원을 지배하게 되었다. 사과는 레드 딜리셔스이고, 배는 바틀릿, 바나나는 캐번디시, 감귤류는 발렌시아와 네이블 오렌지다. 과일 육종의 관리는 민영화되어 최고의 품종 개발에만 집중된다. 그 결과 과일시장은 보다 균질화되고 다양성이 사라져버렸다.

저자 댄살라디노는 BBC기자이자 음식저널리스트로 이 책은 10년 넘게 전 세계를 다니며 취재한 결과로 획일화되는 세계에서 사라져가는 음식의 기원과 역사를 되짚으며 이를 지켜내는 일이 왜 중요한지 보여준다. 책에는 잊혀졌거나 존재조차 몰랐던 음식과 동식물들 34가지를 야생, 곡물, 채소, 육류, 해산물, 과일, 치즈, 알코올, 차, 후식 10가지 카테고리로 분화해 소개되어있다. 사라져 간 식재료의 공통된 점은 인위로 인해 급속한 변화를 겪었다는 점이다. 책의 첫 장에는 수렵채집 방식을 고수하여 바오밥나무에서 벌꿀길잡이 새와의 공조로 꿀을 채취하는 하드자족의 이야기가 나온다. 이들의 터전과 방식은 현대 시스템에 의해 빠르게 침탈 당해 사면초가 상태에 놓였다. 이 단적인 예는 전 세계 생물다양성이 소멸되어가는 과정과 같다. 저자는 믿는다. 우리와 지구에 필요한 식량 시스템은 이런 위기에 처한 음식을 존재하게 하고, 소멸 위기에 내몰지 않는 시스템이라고. 모든 종류의 다양성을 포용해야 한다고. 생물학적, 문화적, 경제적 다양성 그리고 식단의 다양성을 존중할 때 얻는 풍부한 선택지와 같은 혜택은 다시 우리에게 돌아올 것이다.

“하나의 음식을 잃는 다는 것은, 우리와 세계를 연결해주는 고리를 잃는 것이다. 하나의 음식을 구한다는 것은 하나의 세계를 구하는 것이다.”

“나는 우리가 수렵채집 상태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하는 건 아니에요. 하지만 우리는 자연과의 관계를 되찾음으로써 이익을 얻을수 있어요. (중략) 각자 나름의 방식으로 우리는 생물다양성의 전문가가 되어야 하고, 무엇을 먹을지 결정을 내릴 때 부딪히는 자연의 한계를 더 잘 감지할 필요가 있다. 이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미래 세대의 삶이 거기에 달려있다. 우리는 존재하는 다양성을 인식하는 법을 배워야하고, 그것이 존재하는 줄 알게 되면 그것을 지키는 데도 힘을 보태야 한다.” p.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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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오기 전에
김진화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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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인형 길쭉이와 함께 여행을 떠난 아이
여행지에서 늘 함께하던 애착인형 길쭉이를 잃어버린다.
호텔 청소하는 분이 길쭉이를 이불 빨래와 함께 쏙 가져가버린 것.
아이와 엄마는 길쭉이를 찾아 해매고,

세탁기 속에서 물에 흠뻑 젖은 길쭉이는 홀로 늦은 밤
물을 뚝뚝 떨어트리며 낯선 길을 걷고 또 걷는다.
그리고 아이와 길쭉이는 공항에서 극적인 재회를 한다.

<여름이 오기 전>에는 20년동안 어린이 책에 그림을 그려온 김진화 작가가 처음으로 글과 그림을 모두 창작한 작품이다. 애착인형과 잠깐의 이별을 한 애닳는 아이의 마음도, 다시 재회한 이야기도 애틋하지만, 맑은 수채화 물감의 빛깔과 투박한 색연필로 표현된 그림도 아름다운 그림책이다.

나는 이 책을 읽고 뜻 밖에도, 아이보다 길쭉이에게 감정이입한다.
길쭉이가 주인공인 한 편의 로드무비를 떠올린다.
낯선 곳에서 낯선 차에 싣고 여기저기를 떠돌다 다시금 주인에 손에 들어온 길쭉이.
내가 모르는 새 길쭉이는 어디에서 무얼 하다 돌아온거니? 무섭진 않았을까?
한 바탕 모험을 하다 돌아온 길쭉이는 어딘가 달라진 것 같다고.

어릴 때 나는 항상 잃어버린 그 인형이 지금쯤 어디를 떠돌까, 걱정에 마음이 사무치곤 했다.
용도를 다 해 자리만 차지하는 인형이 되었어도 차마 버릴 수 없는 그것.

아이가 안식처를 다시 찾아서 참 다행이다. 언젠가 길쭉이가 더는 필요 없어져도,
길쭉이가 주었던 위안과 안녕만큼은 잘 간직한 어른이 되기를.
내가 그랬던 것처럼

아름다운 그림 책과 함께해서 행복합니다. #뭉끄1기 #문학동네그림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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