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 행성 1 - 영원의 숲
스가 히로에 지음, 정경진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3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아름다움을 모아둔 장소가 있다면 그곳을 유토피아라고 부를 수 있을까?

'어떤 것이 아름다운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 선행되어야 존재할 수 있는 공간이지 않을까?

이 책의 제목이자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박물관 행성, 아프로디테는 지구와 달 사이의 중력이 평형을 이루는 지점에 소행성을 낚아와 만든 인공 천체이다. 이곳에 푸른 숲, 넓은 바다, 변화하는 계절, 수많은 동식물 등 세상의 온갖 아름다움을 수집해놓았다.

이 곳을 관리하는 다카히로는 끊임없이 예술품을 다루는 사람들과 소통하고 관련 업무를 처리하는데, 이처럼 너무나 바쁜 학예사들의 일상 속에 신비롭고 미스터리한 이야기들이 섞이면서 아름다움과 예술의 의미에 대해 고민하게 만드는 지점이 이 책의 진정한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2000년에 1권이 출간되었다고 하는데 SF작품의 특성상 시대반영이 조금만 비껴나가도 시대착오적인 이야기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20년이 넘는 시간이 무색할 정도로 낡은 느낌을 받지 못했다.

좋아하던 예술에 둘러싸인 학예사라는 직업이 겉으로 보기에는 굉장히 낭만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어떤 직업이든 한 겹 들춰보면 지긋지긋한 일들에 둘러쌓여 있다는 점도 시대를 불문하고 모두가 공감할만한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다양한 가상공간이 점점 현실로 영역을 넓혀가는 요즘, 실물이 아닌 데이터로 존재하는 예술품이 정말로 우리 일상생활의 한 부분이 될지도 모르겠다.

중요한 것은, 어떤 형태이든 우리 삶을 풍요롭고 아름답게 만드는 '예술'이라는 끈을 쉽게 놓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라고 생각한다.

미래의 아름다움과 인간, 그리고 자연과 사랑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는 책이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