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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 없는 교실은 어디 있나요? - 가해자, 피해자, 방관자의 시선으로 살펴보는 학교 폭력의 진실, 그리고 치유의 다독임
김국태 외 지음 / 팜파스 / 2017년 11월
평점 :
폭력 없는 교실은 어디 있나요?
큰 아이는 여중, 여고를 다녔다. 이제 대학진학을 여대로 하려고 한다. 요즈음처럼 남녀가 스스럼없이 사귀고 헤어지는 시대에 굳이 여학교를 고집하는 것은 얼핏 이해가 가지 않을 것이다. 왜 여대를 가려고 하느냐고 물어보면 남학생들과 함께 다니기 싫다는 것이다. 이것은 초등학교 때 겪었던 일 때문이다. 초등학교시절 반장을 할 때 남학생과 부딪힐 일이 많았다. 특히 한 아이는 굉장히 말썽꾸러기였다. 친구들과 싸움도 잦았고 우리 아이에게도 심한 장난을 치기 일쑤였다. 그래서 학교를 여중으로 선택하게 된 것이다. 사소한 것처럼 여겨지는 장난이 한 아이의 삶의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 것이다. 이로 비추어볼 때 학교폭력이 아이의 삶을 어떻게 왜곡시킬 수 있을지 짐작해 볼 수 있다. 비단 이것은 피해자뿐만 아니라 가해자, 그리고 그것을 외면한 다수의 방관자들에게도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여기 학교현장에서 이런 현장을 생생하게 지켜보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 온 선생님들의 보고서 [폭력 없는 교실은 어디 있나요?]를 소개하고자 한다.
이 책을 통해 학교폭력의 심각성을 직접 체험해 보지는 못했지만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특히 학교폭력을 가해자, 피해자, 그리고 방관자의 세 시선으로 살펴볼 수 있어 그 심각성을 더욱 실감할 수 있다.
가해자 이제껏 학교폭력은 대부분 피해자를 중심으로 이해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물론 피해자의 아픔이 가장 크기에 그것은 당연하다고 하겠다. 하지만 피해자를 중심으로 폭력을 바라보게 되면 가해자가 처한 현실을 외면해 버릴 수가 있다. 성호의 예처럼 학교에서는 가해자였지만 집으로 돌아가면 또 다른 가정폭력의 피해자였음을 생각한다면 새로운 기회를 얻지 못한 채 영원히 사회로부터 매장되어버리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더욱이 요즈음 학교폭력의 주체는 예전과 달리 공부 잘하는 중산층 가정의 자녀들임을 상기해 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단순한 폭력이 아닌 정신적 언어적 폭력이 늘어나는 것 또한 간과할 수 없다.
피해자 학교폭력의 직접적 당사자로 그 아픔을 말로 다 표현할 수는 없다. 매년 학교폭력의 피해로 자살하는 아이들의 숫자를 생각하면 마음이 너무 아프다. 왜 미리 알아차려서 그들의 고통을 함께 나누지 못했을까? 폭력의 피해자들은 대부분 자기가 못나서 이런 폭력을 당한다는 자괴감을 가지는 경우가 많다. 결코 자기의 잘못이 아님을 알고 냉정하게 일어난 사실들에 관해 부모님이나 선생님, 친구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 그리고 스스로 조금 더 강해질 필요가 있다. 이것은 폭력에 대해 폭력으로 맞서라는 것은 아니다. 그럴 때에야 이런 폭력으로부터 벗어날 수가 있지 않을까? 쉽지는 않겠지만 ......
방관자 현실상 대부분의 아이가 여기에 속하리라. 입시지옥 성적순으로 줄 세우는 대한민국에서 내 일도 아닌 남의 일에 끼어들기란 쉽지가 않다. 지독한 공부스트레스에서 잠시나마 벗어날 수 있는 기회로 여기는 것은 아닐까? 혹시 다음에 내가 될 수도 있으니 미리미리 몸을 사리는 것은 아닐까? 빨리 졸업해서 대학으로 사회로 진출하면 외면함으로써 생겼던 고통이, 절망감이 사라질까?
생생한 경험담을 들을 수 있어서 뉴스에서만 듣던 학교폭력에 대해 조금은 더 이해하게 되었다. 이 책을 통해 우리 아이들이 즐거운 학교생활이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