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서평에 아주 흥미로운 댓글이 하나 달렸다.
내글을 보고 감정적이라며 거슬린다며 쥐어짠다고 적혀 있었다
그런데...
거슬린다는 말 자체가 감정적인 말 아닌가?
나보고 감정적이라는 본인 말 자체가 감정적인 글이 아닌가?
이건 마치 자신도 감정적이면서 나보고 감정적인 글을 쓴다고
비난하는 격이 아닌가?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적어도 상대방의 글에 대해서 비판을 하려면 상세하게 하는 것이
좋은 것이라고.
어디가 어떤 부분은 감정적이고
어디가 어떤 부분은 쥐어짜는 것처럼 보인다고 하면
그 글을 읽는 입장에서 아 '이 부분은 고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할 확률이 높다고.
그런데 그런 세부사항에 대한 지적없이
그냥 뭉뚱그려서 단정해버리는 건,
아주 평범한 인상비평에 불과해진다.
아주 평범한 인상비평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아주 평범한 인상비평은 그 평범함과
그 세밀함 없는 무신경함 때문에,
별다른 큰 의미를 주지 못한다.
그런 평범한 짧은 인상비평이 줄 수 있는 영향이란,
감정적인 영향밖에 없을 것이다.
내 기분을 나쁘게 하는.
결과적으로 글을 쓰는 이의 기분이 나빠졌기 때문에
자신의 감정을 표현한 것에 불과한 짧고 평범한 인상비평은,
댓글을 쓴 이의 비판지점에 본인 자신이 일치함을 보이는 것이 되며
자신의 비판대상과 자신의 글이 일치하는 기묘한 동일시를 이룬다.
이것은 비판하는 자와 비판받는 자의 거리를 줄이면서,
비판하는 댓글의 힘을 감소시킨다.
더 나아가 그건, 댓글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사실을 부각시킨다.
따라서, 나는 그 댓글을 무시하기로 결정했다.
어떤 세밀한 논리적 지적이나 인과관계의 오류를 밝히거나
아니면 어떤 식으로든 내 글의 문제점을 공감할 수 있게 쓴 것이 아닌 댓글이기 때문에
굳이 나의 에너지를 소비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기에.
마지막으로 나는 이 글을 씀으로서 그 댓글을 머릿속에서 지워버렸다.
내 감정도 다 날라가버렸기에.
그 댓글의 힘이 그만큼 미약했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