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의 기쁨과 슬픔 - 장류진 소설집
장류진 지음 / 창비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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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 소설을 읽는 것도 참 오랜만이다.

도서관에서는 책이 내 손에 쉽게 들어오지 않고

모든 책을 다 사서 읽자니 경제력이 달리고...

 

이 책은 돈을 내고 산 그 사람보다 앞서 읽는 행운으로 다가왔다.

다 읽고 난 뒤의 소감도 그만큼이나 낯설다.

우리가 소설이라고 믿어왔던 것들이 낱낱이 해체되어 버린 현실이

확연히 짚어진다. 그렇다고 무의미하다거나 재미없다는 이야기는 절대 아니다.

 

그랬다면 시간 들여 리뷰 쓸 일도 없었겠지.

 

회사원끼리 서로에게 결혼 부조금을 낼 때도 법이 있다는 것이야

예나 지금이나 다를 바 없지만

그게 이토록 긴장감을 줄 줄이야...

 

요즘세대는 이전세대와는 달리 조금 더 긴밀해야

부조금을 주고받을 수 있는 사이가 되는 것 같다.

같은 부서라거나 학연, 지연으로 얽혀 있다고 해서

그 관계속으로 들어가지는 않는다.

그것보다는 더 친해야 한다.

 

그렇다면 어떤 게 친한 것일까.

 

겉으로 볼 때는 내가 그녀에게 부조하는 만큼

그녀 역시 내 결혼식에 직접 와서 사진도 찍고

부조금도 전하는 관계로 보인다.

여기에는 한 치의 마음의 껄끄러움도 없어야 한다.

물론 청첩장을 전할 때도 누가 밥을 사야하고 얼마짜리 밥을

사야 한다는 등의 철처한 계산의 논리가 서 있다. 아 놀라워라.

 

여기에서 조금 비껴난 행동을 하고, 선을 넘거나

선을 넘나드는 멘트를 치는 사람이 조성하는 긴장감이

이 소설의 살결이다. 참 뾰얀 살결이다.

 

속으로 볼 때는....사실 속살은 없다. 그게 이 소설의 매력이자

기성세대에게 던지는 충격이 아닌가 싶다.

 

한 마디로 모든 이가 자기 자리에서 갖는 자기중심성

내가 친구인 그녀에게 갖는 느낌이 ''라는

범주 안에 포함되느냐 아니냐가

부조금을 주고 받는 대상이 되느냐 마느냐를 결정한다.

 

반면에 기성세대는 자리(범주)가 그것을 결정했다. 한 직장이거나

동향이거나 동창이면 싫어도 가야지 사람 축에 들었다.

여기서의 범주가 공동체라고 요약해 말할 수 있을는지는 더 생각해보겠다.

 

나는 그냥 이번생에서는 이런 곳에서 일하라고 해도

힘들 것 같다. 금방 왕따 당할 게 뻔하다.

그러니 다시 태어나면

그때는 잘 배워서 열심히, 열씸히 한 번 해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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