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들 바람청소년문고 11
클레망틴 보베 지음, 손윤지 옮김 / 천개의바람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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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자극적이다. 그렇다. 이 소설은 대놓고 돼지라며 외모를 조롱하는 세태를 비꼰다. 그리고 기죽지 않고 그래, 나 돼지다받아치는 꿋꿋한 아이들이 주인공이다. 돼지선발대회 불명예스러운 수상자가 된 세 소녀가 의기투합해 자전거 여행을 떠난다. 힘겹게 페달을 밟고 소시지를 팔며 여행을 이어가는 주인공이 되었다가, 때로는 파리에서 어떻게 목표를 이룰지 궁금해하며 지역신문과 SNS상에 중계되는 여행 과정을 쫓는 팔로워가 되기도 하면서 읽어 나갔다. 이 소설은 정말 감각적이고 트렌디하다. 실시간으로 지금을 반영하는 소설이다. 장애인, 이슬람 등 무겁고 심각한 소재들도 자연스럽게 안고 가는 데 이 책의 매력이 있다. 가볍고 경쾌한 터치로 지양하고 지향할 바를 일러준다.

 

사람들은 점점 날카로워진다. 나와 다른 것에 혐오의 날을 세운다. 약하다 여겨지는 상대방을 함부로 한다. 못났다, 못한다고.. 기준은 무엇인가. 기준이 있다 한들 미달한다고 괴롭힘이 정당화될 수 없지 않나. 이야기의 발단이 되는, 돼지선발대회는 철없는 아이의 그저 짓궂은 장난이 아니다. 돼먹지 못한 인간의 처벌받아 마땅한 폭력이다. 주최자인 말로가 여러 사람과 상황에 겹쳐지는데 한 인간의 잘못으로 넘길 일이 아니다. 그것에 같이 웃고 문제의식을 갖지 못하는 모든 이에게 책임이 있을 것이다. 몸과 아름다움에 대한 획일적 기준을 묵인하고 동조하는 세상 전체가 각성해야 한다. 나 역시 예외일 수 없다. 세뇌된 잣대로 나 자신과 다른 사람을 평가해오고 있었다.

 

자신에 대한 이해, 다른 사람에 대한 이해, 세상에 대한 이해를 고민하며 읽었다. 진정한 이해는 내가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것이 아닐 수 있음을 이해하는 것이 아닐까. 이해라고 이해하지만 기실 오해하고 있는 많은 것들이 떠오른다. 언론의 눈으로 걸러져 보는 세상은 세상을 다 담을 수 없다. 언론으로 조장된 여론도 경계해야 한다. 하찮게 여길 수 있는 아이들의 이야기에 귀기울여야 한다. 사춘기 시니컬한 사고와 말투를 나무라지만 말고 가만 들어보고 헤아려보아야 한다. 속 깊고 치열한 세상 읽기, 삶 살아내기가 그곳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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