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오거스트의열다섯번째삶

해리 오거스트의 열다섯 번째 삶
클레어 노스 지음, 김선형 옮김 / 반타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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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끝없는 루프에 갇힌 해리 오거스트의 이야기

우리의 삶은 몇 번이나 반복될까? 우리는 우리의 이전 생애 대한 기억을 갖고 있지 않다. 불교에서 이야기하는 윤회사상에서도 생사에 대한 이야기는 있으나 그 기억에 대한 언급은 없다. 《해리 오거스트의 열다섯 번째 삶》에서의 해리 오거스트는 다르다. 자신이 기억하지 못한 생의 시간이라고는 처음 태어난 어릴 적의 기억뿐이다. 그 기억을 제외하고는 반복되는 생의 기억을 안고 살아간다. 자신의 이번 생에 대한 기억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은 어떤 기분일까? 해리 오거스트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해리 오거스트의 열다섯 번째 삶》은 반복되는 시간대에 갇힌 주인공을 다룬 타임 루프 소설이다. 작가는 주인공 해리 오거스트처럼 영원히 환생하는 초인들의 집단, 칼라차크라(우로보란)를 등장시킴으로써 이야기를 한 개인에서 세계로 확장시킨다. 마치 돌연변이처럼 인류 중 극소수만이 갖고 태어나는 환생 능력은 당사자들에게 득보다는 독이 될 가능성이 높았다. 존재 이유를 알지 못한 채 지겹게 무한 반복되는 생 속에서 존재의 의미를 잃고 무기력하게 방황하기 십상이었다. 그래서 그들은 연대 조직인 ‘크로노스 클럽’을 창설하여 서로 친목을 다지며 각자 건설적인 삶을 살도록 이끌었지만, 그들에겐 치명적인 유혹이 있었으니… 바로 (미래를 알기 때문에) 현재에 개입해 미래를 조작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타임 패러독스가 예시하는 복잡성 때문에 크로노스 클럽 지도부는 역사에 대한 어떤 개입도 불허하지만, 그중 일부는 자신의 뜻대로 역사를 바꾸려는 욕망에 몸을 맡기게 된다.

《해리 오거스트의 열다섯 번째 삶》의 긴장감을 증폭시키는 것은 바로 복잡성을 알고 역사에 어떠한 개입을 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과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불가피하게 일어날 인명피해 등을 막아 현재가 더 나은 미래로 가는 징검다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자(주류, 크로노스 클럽)와 후자(비주류, 빈센트 랜키스) 사이에서 갈등하는 해리 오거스트의 모험은 그 속에서 수많은 고민을 안겨준다.

🏷️ 우리가 살아가는 모든 생애에서, 우리는 매번 죽음을 거치지만 우리 주위의 세계는 변화하지 않습니다.(중간 생략) 생애를 거듭 살아가면서 우리가 관찰하는 한, 이것들은 상수로 존재하는 선형 역사의 사건들입니다. 유일한 변수는 우리입니다. 세계가 변화한다면 세계를 변화시키는 것은 우리들입니다." p.209

반복되는 삶 속에서 자신의 삶이 어떻게 변화해 갈지 알고 있는 해리 오거스트. 자신의 세 번째 생에서는 자신의 비밀을 털어놓았지만 그 비밀을 털어놓은 이후의 삶은 달라지고 만다. 자신을 정신병자 취급하고 정신병원에서 약을 먹으면서 치료받아야 했던 시간들. 그런 시간을 지나온 해리 오거스트는 자신의 비밀을 발설하는 것이 좋지 않은 일이었음을 한 번의 생을 겪으면 깨닫게 된다. 그가 반복해오는 삶 속에서 존재에 대한 해답을 찾으려 한다.

여러 번의 삶이 반복되고, 작은 변화들을 겪으면서 해리 오거스트는 자신의 기억력과 배우고자 하는 학구열을 불태우며 자신에게 일어나는 반복적인 삶에 대해 생각한다. 그런 해리 오거스트의 생을 읽으면서 이전의 삶에서 얻은 지식으로 달라져있는 그의 삶에서는 부러운 마음이 들었지만, 홀로 생의 기억을 안고 살아간다는 것이 좋은 것은 아님을 느끼게 되었다. 《해리 오거스트의 열다섯 번째 삶》이 영상화된다면 어떨까 하는 상상을 하면서 책을 덮었다.

출판사에서 진행한 서평단 모집을 통해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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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다읽을거야일력

2026 다 읽을 거야 일력 - 빈 책을 채우자 나의 이야기로
임진아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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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책을 채우자 나의 이야기로

매년 일력과 함께 하는 나에게 너무나도 반가운 일력 소식에 망설이지 않고 신청해서 받아보게 된 《2026 다 읽을거야 일력》. 일력의 표지에 '빈 책을 채우자 나의 이야기로'라는 문구부터 마음에 들었던 일력. 그림에도 한가득 책을 안고 있는 모습이 마치 나의 모습 같아서 나도 모르게 미소 지어졌다.

구입해둔 책을 다 읽기도 전에 서평단으로 신청해서 책을 쌓고, 그 와중에 좋아하는 작가님 책이 출간되면 또 망설이지 않고 구입하면서 책 탑을 쌓게 되는 책을 좋아하는 북친구들의 모습을 보면서 나와 같아서 더욱 공감되었었다. 책으로 향하는 매일은 나를 읽는 일상에 가까워진다는 작가님의 말씀처럼 나의 하루를 채웠던 책과 함께 하는 일상의 기록을 꾸준히 해보고 싶어진다.

🏷️ 이번 일력은 매일 책을 펼치자고 외치는 책 사랑 편지이자, 동네 속에서 반짝이는 서가를 선사하는 지역 서점들에게 건네는 책 사랑 응원입니다. 책이 있는 하루를 보내자고 말해주는 한 권의 일력과 나란히 서서 나를 읽는 일 년을 함께 보내보아요. '작가의 말'중에서

《2026 다 읽을거야 일력》은 기록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더욱 유용할 일력이다. 그날그날의 명언으로 시작하는 하루도 좋지만, 오늘 하루를 기록할 주제와 생각거리를 안겨주고 있어서 더욱 좋다. 책을 읽는 삶을 살고 있는 책 친구에게 책과 함께 하는 기록도 남겨보라고 응원하고 있는 듯하다.

그날의 기분, 그날 함께 한 책, 책과 함께 한 하루의 조각을 잊지 않게 기록하다 보면 의미 있는 하루가 쌓이게 되리라는 기대감, 그 기대감으로 벌써부터 2026년이 기다려진다.

위뷰1기로 출판사에서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책블로그 #북블로그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여기는 거북이 펜션

여기는 거북이 펜션
이광 지음 / 서랍의날씨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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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이야기, 결국 사람과 사람을 잇는 그곳

우연히 보게 된 《여기는 거북이 펜션》은 추리 소설을 좋아하는 나에게도 너무나도 만족스러운 소설이었다. 책을 읽으면서 비슷한 소설이 몇 권 떠오르기도 했지만 다른 책들보다 가독성 면에서 좋았다. 마치 내가 이야기 속의 주인공이 되어 지쳐있던 마음을 위로받는 기분이 들었다. 하루하루 살아내기 바쁜 우리에게 진정 우리의 삶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게 만들었다.

10년이라는 오랜 시간 동안 만나오면서 함께 출판사를 열고 함께 해온 주호와 선영. 이제는 두 사람의 사랑이 결실을 맺을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있던 선영. 주말에는 각자의 시간을 보내던 두 사람이지만 주호의 데이트 신청에 놀라면서도 행복했던 선영은 주호의 집을 찾았다. 그리고 주호의 집으로 들어간 순간 선영은 자신의 선택이 잘못되었음을 느꼈다. 다른 여자와 함께 있는 모습에 선영은 배신감을 느꼈고, 주호는 오해라는 말만 되풀이할 뿐이었다.

한번 무너진 신뢰를 되돌리기에는 10년이라는 시간도 무색했다. 선영은 주호를 계속 마주하기 싫어하던 일도 그만두고 고모가 있는 구례로 내려가기로 결심한다. 그와의 관계를 정리하고 하던 일도 정리하고 잠시 쉬어갈 생각으로 내려가던 기차에서 만나게 된 낯익은 인물, 그 사람은 신재하 작가였다. 선영과 함께한 두 권의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었기에 재하는 더욱 그녀가 반가웠다. 그렇게 그들의 인연은 다시 시작된다.

구례로 내려온 선영은 고모가 하시던 펜션으로 가보지만 고모는 요양원에서 재활치료 중이었다. 자신이 그동안 고모에게 무심했음을 느끼며 그곳에 머무르며 고모와의 시간을 보내기로 결심한 선영. 그렇게 선영은 그동안 짊어지고 있던 일의 무게에서 잠시 벗어나 휴식을 갖게 된다. 그곳에서의 삶은 하루하루가 행복했고, 그 행복 속에는 새롭게 시작하게 되는 거북이 펜션이 있었다. 그리고 함께하는 이들이 있었다.

《여기는 거북이 펜션》은 고모와 함께 거북이 펜션을 운영하게 되면서 변해가는 선영의 모습을 보여준다. 단순한 펜션이 아닌 북스테이를 겸하게 된 이곳에서 사람과 사람을 잇는 것은 결국 이야기였다. 그리고 이야기라는 세계는 사람의 인연의 끈을 이어 자신이 알지 못하던 세계로 이끌어 주었다. 자극적인 소재 없이도 책이라는 소재가 등장하며, 수많은 사람들을 위로하기도 하고, 희망을 안기기도 하는 책을 힘을 느끼게 해준 이야기 《여기는 거북이 펜션》. 나도 그곳으로 가서 머무르고 싶어진다.

작가님께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책블로그 #북블로그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25시 도깨비 편의점 2

25시 도깨비 편의점 2 ㅣ 특서 어린이문학 13
김용세.김병섭 지음, 글시 그림 / 특서주니어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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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 편의점을 방문하고 마음의 위로를 받는 시간

K 문화의 열풍에 발맞추어 등장한 K 도깨비, <25시 도깨비 편의점>시리즈. 발 빠르게 2권으로 찾아왔다. 이번에는 어떤 아이들이 25시 도깨비 편의점에서 위로받게 될지 궁금해졌다. 《25시 도깨비 편의점 2》는 마음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작은 사회인 학교에서 생활하는 아이들. 친구들과 즐거운 순간도 있지만 때로는 다시는 떠올리고 싶지 않은 순간들도 있다. 그런 아이들의 마음속에 어느새 상처로 자리 잡아 마치 트라우마가 되어 괴롭히는 순간들, 그 순간들을 위로해 줄 이야기가 담겨있어 아이와 함께 읽기에 유익했다. 친구와의 관계에 쉽게만 풀리지 않는 아이에게 위로를 안겨준다.

현서는 한 살 터울의 공부 잘하고 영특한 오빠 현우와 항상 비교 대상이 되었다. 현우에 대한 기대감이 현서에게는 과한 부담이 되었고, 기대감을 충족시키지 못한 상태에서 돌아오는 말들은 현서에게는 상처였다. 그런 상처를 더 이상 받고 싶지 않았던 현서는 말을 하지 않게 되었다. 대답을 하지 않고 묵묵히 듣기만 하면 더 이상 상처의 말이 돌아오지 않아서 했던 현서의 선택은 좋아하는 할머니와 마주했을 때조차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

선택적 함묵증이라는 이름의 진단을 받았지만 불편하지 않았던 현서. 하지만 현서는 외로웠다. 언제나 혼자 하는 순간이 외로웠던 현서가 받게 된 황금카드를 들고 찾아가게 된 '25시 도깨비 편의점'에서 둘이서라면을 고르게 되고, 그 신비한 효과를 알게 된다. 현서는 둘이서라면을 먹고 친구가 생길 수 있을까?

선우는 역할극에서 듣고 싶지 않았던 말을 듣게 된 이후로 자신감이 떨어졌다. 그리고 선우의 학교생활은 말수가 줄어드는 동시에 지옥과도 같은 힘든 생활로 변한다. 언덕길 모퉁이를 돌아 집으로 돌아가는 길 무언가에 부딪히는 느낌을 받았던 선우. 하지만 그게 무엇인지 알지도 못한채 여우를 따라가 닿은 곳은 역시나 '25시 도깨비 편의점'이었다. 선우는 어떤 신비로운 일을 겪게 될까?

《25시 도깨비 편의점 2》에서는 '25시 도깨비 편의점'의 점장인 비형에 관한 사연이 공개된다. 비형이 편의점의 점장이 된 이유를 보면서 마음 아팠다. 비형은 자신을 노리는 자에게서 안전할 수 있을까? 다음 이야기에서는 어떤 아이들이 등장해서 위로받게 될지 벌써 궁금해진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책블로그 #북블로그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시골집에 살고 있습니다

시골집에 살고 있습니다 - 달콤쫄깃 시골 라이프 쌩리얼 생존기
원진주 지음 / 해뜰서가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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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쫄깃 시골 라이프 쌩리얼 생존기

어릴 적부터 농사를 지으시는 부모님과 살다 보니 시골에 대한 로망이 없다. 하지만 자라고 살던 곳을 떠나 가정을 꾸리고 살면서 그 시절이 떠오르곤 한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곳이 서울과 같은 대도시는 아니지만 그 시절의 추억을 찾을 수 없는 곳이기에 그리워지곤 한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사계절의 변화를 오롯이 즐길 수 있는 것이 아닌, 그 계절에 맞추어 무언가를 심고 수확하는 삶을 살아오신 부모님의 모습이 떠올랐다. 자신의 삶에만 집중하는 시골 라이프는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졌다.

도시에서의 생활에 만족하고 살던 작가님 부부에게 시골 라이프는 계속 꿈꾸어온 것은 아니었으리라. 일에 치이면서 좋아하던 일이 즐거움이 아닌 스트레스와 무게만을 가중시키던 그 순간 떠나기로 한 결심, 누구나 그런 결심을 하고 실행에 옮길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런 결심 뒤에 찾아오는 불안감도 있었음을 책을 읽으면서 발견하기도 했다. 서울에서 해나가던 일이 시골로 이사를 가면서 끊어지면 어쩌나 하는 프리랜서의 삶의 불안감을 뒤로하고 오직 살기 위해, 더 나은 삶을 위해 내린 결정이 더욱 대단해 보였다.

마음에 드는 집을 찾기 위해 찾아다닌 시간 동안 결심이 흔들리기도 했으리라. 그런 흔들림 속에서도 남편과의 삶, 부부의 삶을 돌보기 위해 5도 2촌의 삶을 결정한 모습, 그곳에서의 생활이 녹록지 않았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바라던 통창을 한 집을 보고 시골 어르신들이 몰려와 한마디씩 하셨고, 그런 웅성거림으로 사생활이 사라지게 되자 결국 커튼을 설치할 수밖에 없었다거나 시골 땅의 목적상 전답에는 무언가를 심어야 한다는 것을 몰랐다가 심지 않으면 벌금을 내야 한다는 사실에 놀라 네일도 포기하고 무언가라도 심어야 했던 현실들. 초보 시골 라이프의 매력이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혼자 웃음이 지어졌다.

많은 인구가 살지 않아 부부를 둘러싼 알 수 없는 소문에 할머니의 걱정스러워하던 모습에서는 애정을 느낄 수 있었고, 편의를 위해 무언가를 설치하더라도 미리 문의 후에 하지 않으면 새로 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었다. 서울에서의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그곳을 비울 때 낯선 불청객의 방문객에 당황하는 것도 잠시 부부를 대신해 나타나 출입을 통제하시는 이장님의 모습까지 시골 라이프는 이런 것이지 하는 순간들도 있었다.

도시에서의 지침을 쉬어가기 위해 시작한 시골 라이프는 어느새 그들의 행복이 되어있었다. 그곳에서의 생활 속에서 작은 변화도 엿보였다.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기 시작하면서 이어진 고양이와의 인연이 집사라는 삶의 시작으로 이어진 것을 보면서 그런 애정에 공감되었다. 숙제하듯 버티면서 살아온 삶에서 오롯이 나에게 집중하면서 살 수 있는 시골에서의 삶. 때로는 불편함도 있지만 그런 불편함을 감수하고서라도 그곳에서 행복을 누릴 수 있기에 이어지고 있을 작가님의 시골 라이프. 언젠가는 나도 한번 도전해 보고 싶은 삶이었다.

서평단 모집을 통해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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