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의 국어력 - 말과 글에 품격을 더하는 지적 어른의 필수 교양
김범준 지음 / 포레스트북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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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해력이 우리 사회의 화두가 된 것은 3년 전쯤인 것 같다. 나도 문해력과 관련된 텔레비전 방송을 보기 전까지는 문맹률과 문해력을 같은 것으로 생각했었다. 그런데 글자를 아는 것과 글자를 이해하는 것은 달랐다. 이 책 <어른의 국어력>에서도 말하듯이, 우리나라의 문명률은 0퍼센트로 세계에서 가장 낮지만, 2018년 한국교육개발원의 조사에 의하면 문해력은 49.8퍼센트로 OECD 33개국 중 16위라고 한다. 예상 밖의 결과였다.

나도 우리 사회에 문해력에 관심을 촉구했던 EBS 방송 프로그램에서 만든 어른들을 위한 문해력 테스트를 해보고 충격을 받았다. 나 나름대로는 책을 많이 읽는다고 자부하는 편이어서 100점이 나올 줄 알았는데 70점 수준이었다. 국어가 어렵다는 것을 알았지만 나의 문해력이 이 정도인 줄은 몰랐기에 어떻게든 나의 문해력을 높이고 싶었고, 이 책도 그런 차원에서 보게 되었다.

언어에서 4가지 교육과정은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이다. 이 책에서는 어른의 국어력을 키울 수 있는 과정으로 읽기와 말하기, 쓰기를 다뤘다. 저자 김범준은 국어력을 키우려면 우선 책을 읽으라고 조언한다. 그렇다고 정독과 완독을 주장하지는 않는다. 업무와 연관된 책을 읽을 것이며 발췌독을 하라고 한다. 말하기에서는 듣는 이를 배려한 말하기를 하라며, 자기 소개 방법을 예로 들어 청중이 공감하는 말하기 방법을 안내한다. 쓰기 파트에서는 아무리 온라인의 영상 콘텐츠가 각광을 받는 시대라고 하더라고 그 밑바탕은 쓰기라며 쓰기의 중요을 강조한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글을 쓸 것이 아니라 자신을 소개하는 명함 만들기같은 짧으면서도 스스로 쓰기에 좋은 글부터 시작하여 육하원칙을 지키며 쓰는 연습을 하라고 조언한다.

 

 

독서는 저자의 어깨에 올라서서 더 넓은 세상을 바라보는 법이라 조언한다

 

저자 김범준은 여러 권의 책을 낸 저자이기는 하지만 전문적인 작가도 아니고 국문학 전공자도 아니다. 경제학 전공자이며, 대인공포증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극복하고 커뮤니케이션에 대해 강의하는 전문가가 되었고 자기계발서도 쓰게 되었으며, 또 수년간 독서모임을 해오면서 읽고 쓰기에도 관심을 가졌다고 한다.

 

이렇게 그는 자신이 읽은 것을 쓰기로 잘 연결했고 말하기 능력도 향상시켰다. 이런 그의 글을 보면서 제데로 독서하는 방법과 공감가는 말하기와 읽고 싶어지게 쓰는 방법에 대해 배웠고, 그동안 내가 얼마나 현명하지 못하게 책을 읽어왔는지를 반성했다. 특히 그가 말한 책 한 권을 선택할 때 드는 시간과 비용 모두 그 책을 통해 뽑아야한다는 이야기가 인상적이었고, 청중의 관심을 끄는 말하기 비법, 업무 보고서 제대로 쓰는 법 등 실무에 도움이 되는 글도 있어 매우 유용했다.

 

 

업무에 활용할 수 있는 말하기법, CMM을 소개하는 페이지


자신에 대한 글쓰기로 글쓰기를 시작하라고 알려준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제목의 '국어력'이라는 단어 때문에 꼭 알아야 할 우리말, 잘못 알고 있는 우리말 등 어휘에 관한 내용이 주를 이룰 줄 알았다. 그런데 이 책은 그런 어휘 지도서가 아니라 독서를 통해 업무 능력과 향상과 경제적인 성취를 돕고 좋은 인간 관계를 맺는 방법을 알려주는 훌륭한 지도서였다. 또한 자신의 독서 습관을 점검하고 국어와 연관된 부족한 능력을 돌아보고 개선할 수 있게 도움을 주는 실용서이기도 하다.

 

 *카페를 통해 포레스트북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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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이 찾아오는 브랜드는 무엇이 다른가 - 실리콘밸리 전략가가 알려주는 4단계 브랜딩 법칙
테레사 M. 리나 지음, 박세연 옮김 / 현대지성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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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 퇴직이 얼마 남지 않아 퇴직 이후의 삶에 고민이 많다. 퇴직 대비가 잘 되어 있지 않은 탓도 있지만, 그 나이가 일을 그만두어야 할 나이라고는 생각하지 않기에 어떤 자영업을 해야 하나 생각 중이다. 그리고 업종과 무관하게 어떻게 운영해야 하는지도 궁금했다. 그래서 잘 나가는 선두 기업의 경영 전략에서 배울 것이 있을 것 같아 이 책 <고객이 찾아오는 브랜드는 무엇이 다른가>를 보게 되었다.

자영업체를 포함해서 모든 기업의 희망이 고객이 찾아오게 만드는 것이고 그런 상황이 지속되게 하는 것일 것이다. 그 비법을 20년 넘게 실리콘밸리에서 브랜드 경영 전략가로 활동하고 있는 테레사 M. 리나가 <고객이 찾아오는 브랜드는 무엇이 다른가>라는 이 책으로 들려준다. 그녀는 NASA 본부가 있는 지역에서 나고 자라서 아폴로 스페이스 프로그램에 관심이 많았는데, 이 프로그램의 운영 과정이 기업의 브랜드 전략과 비슷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이렇게 만든 브랜드 전략을 기업에 적용해 봤더니 효과가 있었고, 그 결과를 담아놓은 것이 이 책이다.


아폴로 프로그램의 투고 기업 페덱스의 브랜드 스타일



냉전 시기에 미국은 우주개발 경쟁에서 소련에 뒤처져 있었다. 이런 상황에 케네디 대통령은 점진적인 발전 대신에 곧바로 인간을 달에 보내는 과감한 목표를 정했고 이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테레사 M. 리나는 목표의 실현까지에 많은 불확실성, 복잡성, 장애물이 있었지만 그런 것들을 극복한 아폴로 프로그램의 성공에 주목하고, 아폴로 우주선이 거친 발사, 점화, 항해, 가속의 4단계를 기업의 브랜드 전략에도 적용할 수 있음을 알아낸다.

아폴로 프로그램을 성공시킨 케네디 대통령


아폴로 프로그램의 성공의 4단계(발사-점화-항해-가속)를 기업에 적용하라!


그녀는 애플, 아마존, 테슬라 같은 세계 최고의 투고(to-go), 기업의 사례를 통해 브랜드 전략이 필요한 이유(1부에 소개)와 투고 기업이 되면 얻게 되는 이점(2부에 소개)을 설명하고, 3부에서는 투고의 지위를 성취하고 지속할 수 있는 브랜드 전략을 자세히 설명해 준다. 3부가 이 책의 핵심 내용인데, 1부부터 끝까지 각 장마다 핵심정리실천과제페이지를 두어서 주요 내용을 다시 한 번 파악하고 현재의 기업 상태를 점검해 볼 수 있게 한다.


기업의 적용에 도움을 주는 핵심정리과 실천과제 페이지


갈수록 기업 간의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다. 그럼에도 늘 선두기업은 존재한다. 이들이 그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것은 성공했다고 해서 안주하지 않고 늘 혁신을 지속했기 때문이다. 이 책 414쪽에도 나온다. “시장 지배를 위한 아폴로 접근 방식의 4단계 모드를 반복적으로 실행함으로써 지속적인 궤도에 머물자. 이를 통해 지속 가능한 시장 리더십을 얻고 투고 브랜드로서 건전한 가격정책을 실행하자‘. 이 말처럼 하기는 쉽지 않다. 그럼에도 이 책은 415쪽에서 브랜드 전략은 용기와 투자, 조직, 끈기를 요구하는 장기적인 프로젝트라고 말한다. 성공할 때까지 각 모드의 과제를 충실히 수행한 아폴로 프로그램처럼 기업도 그래야 할 것이다.

투고가 될 것인지, 미투(me-to. to-go를 따르는 후발기업)가 될 것인지 이 책을 통해 지혜를 얻어야겠다. 기업에 관한 이야기지만 무슨 일에건 적용할 수 있는 이야기라서 마음에 새기면서 읽었다. 발사, 점화, 항해 그리고 가속하라!

 

 

*컬처블룸 카페를 통해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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댕글댕글~ 세계의 다리를 건너다 댕글댕글 5
연경흠 지음 / 지성사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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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근처 청량산에 오르면 송도신도시와 영종도를 연결한 인천대교가 보인다내가 청량산 정상에 오르는 이유는 바로 이 인천대교를 비롯한 풍경을 보기 위해서다이렇게 다리는 바다나 강, 또는 협곡을 연결하여 연결된 두 지역에게 교통 편의도 제공하지만 그 주변 풍광이나 독특한 건축 양식으로 관광 명소가 되기도 한다특히 이 책 <댕글댕글 세계의 다리를 건너다>는 큰 판형( 230*295mm, 일반책 두 권 크기 정도)이라 그 멋진 다리의 풍경을 좀더 즐길 수 있게 되어 있어 좋다.

아프리카를 시작으로 유럽, 서아시아, 동아시아, 오세아니아, 북아메리카, 남아메리카로 나눠 43개의 다리에 대한 정보를 담아놓았는데, 그렇게 타이틀로 뽑아 놓은 다리 외에도 해당 국가에서 볼 수 있는 특색있는 다리에 대한 설명을 부기해 놓았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소개해 놓은 다리는 100개도 더 되는 것 같다.

각 다리별 설명에는 국가명, 그 나라의 국기, 다리 이름, 총길이, 경간거리, 다리의 형태와 위치한 곳을 적어 놓았으며, 독자가 여행하면서 이 다리를 보는 듯한 느낌을 가지도록 자동차 그림의 앞유리 부분에 지도로 다리가 위치한 곳을 표시해 놓아서 국기 공부, 지리 공부도 할 수 있게 해놓았다본문을 읽기 전에 반드시 목차 앞에 있는 '일러두기'의 다리의 부분별 명칭과 다리의 형태별 설명을 읽어봐야 한다.


첫번째로 소개된 다리로써, 책의 구성을 보여준다



<댕글댕글 세계의 다리를 건너다>에서 소개된 모든 다리가 흥미로웠지만, 몇 년 전에 내가 다녀온 창선-삼천포대교가 표지로 나와서 기뻤다물수제비 뜨듯이 5개 다리가 연결돼 있어 재미있었는데 표지에 나와서 기뻤다또 내가 가본 곳으로는 이탈리아 피렌체의 베키오 다리가 나와서 여행을 추억할 수 있어 좋았다내가 자주 보는 인천대교와 보지는 못했지만 잘 알고 있는 북한의 선죽교 이야기도 흥미로웠다표지의 상단을 장식한 다리는 50쪽에 실려 있는 보스니아헤르체코비아의 스타리 모스트라고 한다. 총길이 27미터인 작은 다리인데 너무나 예쁘다아랍에미리트의 셰이크 자이드 다리는 이름을 알고 있는 건축가의 작품이라 더 열심히 봤다동대문디자인플라자를 설계한 이라크 출신 건축가 자하 하디드가 디자인했다는데, 그래서인지 다리의 유연한 곡선처리가 동대문디자인플라자 같은 느낌이 든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를 건축한 자하 하디드가 설계한 셰이크 자이드 다리


이렇게 <댕글댕글 세계의 다리를 건너다>는 내가 봤던 다리는 추억을 상기할 수 있게 하고, 처음 보는 다리는 여행하는 듯한 즐거움을 주어서 좋다. 그리고 이렇게 멋진 다리를 세운 인간의 의지가 대단함도 느끼게 한다뿐만 아니라 지리 공부에도 도움을 주며 다른 나라에 대해 호기심도 갖게 한다.

나는 이전까지는 파나마운하하면 태평양과 대서양을 연결한 것으로만 생각해서 지도상에서 태평양은 파나마 왼쪽에, 대서양은 오른쪽에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208쪽의 파나마운하 위에 놓인 아메리카 대교의 설명에는 그 반대로 되어 있어 찾아보니 그 곳의 지형이 독특했기 때문이다.


지리적인 호기심을 부추긴 파나마의 아메리카대교


이렇게 <댕글댕글 세계의 다리를 건너다>는 다른 나라에 대한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멋진 풍광을 선사하는 즐거운 책이다나는 여행을 좋아해서 이 책이 정말 마음에 들었고, 그 동안 멋진 풍경으로만 봤던 다리의 구조를 알게 된 것도 좋다. 그리고 우리 주위에 대해 관심을 가질 수 있게 하는 또 하나의 계기도 될 것 같다.


*책세상맘수다 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쓴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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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설계 100문 100답 - 사회초년생 직장인들에게 해주고 싶은
김한겸 지음 / 두드림미디어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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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재테크 지식이 거의 없다. 아주 오래전에 주식투자를 조금 했지만 손해만 보고 끝났다. 그 이후 주식투자는커녕 펀드도 안 하고 오로지 은행 거래만 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니 회사생활 초년생인 내 아이들에게 재테크에 대해 조언해줄 게 없어서 미안했는데, 이렇게 좋은 책을 만나서 정말 기쁘다.

이 책은 일반적인 재테크 책들이 들려주는 종잣돈 만들기에서부터 투자 전략뿐 아니라 종잣돈을 만들기 위한 절약 생활 방법과 절세 전략, 연금이나 보험의 현명한 활용, 부동산 투자 및 월급 외 소득 만들기 등의 정보를 제공한다. 책에서 다룬 주제를 살펴보면 절약, 저축, 투자, 보험, 연금, 2소득 만드는 법, 주식투자, 부동산, 월급 외 수익 만들기, 재무설계, 재무설계 실전이라는 11개이다.

각 주제 하에는 작게는 5~6개의 질의응답을, 많게는 10개 내외의 질의응답을 통해 해당 주제에 대한 정보를 심도 있게 제공하고 있다. 질의응답형이라 재테크 전문가와 직접 상담하는 느낌이며, 이해하기 쉬운 말로 되어 있고 핵심 내용 정리도 잘 되어 있다. 예를 들면 17번째 질문은 저축으로 부자 될 수 있어요?’이다. 이에 대한 대답은 매 달 10만 원씩 저축을 해도 부자가 되긴 힘들지만 적은 돈도 복리로 장기간 저축하면 상당한 금액이 되고 또 이것을 잘 모아서 투자를 하면 더 큰 돈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해 준다. 그러면서 이자 계산 방법도 안내한다. 이렇듯 이 책은 재테크에 관련된 세세한 질문에 구체적인 답변을 해놓고 있어서 언제든 활용하기에 좋게 되어 있다.

저축이나 투자뿐 아니라 사회초년생이 되면 보험도 들고 세금도 내야 하는데 이런 것에 대한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정보도 제공하며, 그들에게는 너무 이른 감이 들겠지만 미리 준비해 두면 좋을 노후 생활과 연관된 재테크 정보도 담아 놓았다. 그래서 이 책은 사회초년생들뿐 아니라 누구라도 읽고서 자신의 재테크 전략을 점검하고 새로운 전략을 수립하는 데에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되어 있다. , 늘 곁에 두고 활용하면 좋을 재테크 백과사전이다.

그뿐만 아니라 이 책 자체가 또 하나의 재테크 수단이 되는 것 같다. 이 책 덕에 더욱 절약하는 생활을 하게 하며 적극적인 투자 마인드를 갖게 하고 월급 외 수익 창출 방법에 대해 고민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내가 진작 이 책을 만났더라면 훨씬 풍요로운 경제생활을 했을 것 같다는 생각도 했다. 아무튼 다행이다. 이제라도 만나서. 그리고 우리 아이들에게 좋은 책을 권할 수 있어 기쁘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서 쓴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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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우행 2023-08-24 14: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테크란 절약과 저축의 실천으로 시작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아침 출근시 항상 손에 드는 아이스아메리카노 컵을 사지 않는 것이 바로 재테크 아닐까 싶네요.
 
데미안 열림원 세계문학 1
헤르만 헤세 지음, 김연신 옮김 / 열림원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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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는 많이 들어서 읽은 것 같지만 읽지 않았고 앞부분만 두세 번 읽다 말아서 재도전하게 되었다표지의 노란 색상이나 헤세의 초상화가 그려져 있는 점은 너무나 마음에 든다.

이 책 278쪽에 '주인공이 성장기에 겪은 개체화 과정, 특히 새로운 자아 정체성에 이르는 성장통을 섬세하게 그려낸 청소년기 소설 및 성장소설'이라는 평이 있듯이, <데미안>은 성장소설로 자주 추천되는 책 중 하나다.

나도 청소년들에게 자주 권하지만, 정작 읽지는 않았기에 이번에 도전했다.

첫출판 당시에 헤세는 싱클레어라는 가명을 사용했고, '에밀 싱클레어의 젊은 날에 관한 이야기'라는 부제를 달았다고 한다. 이렇듯 이 책은 주인공 에밀 싱클레어가 자신의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회상하는 내용이다.

부유한 집안에서 사랑을 받으며 선한 세상에서만 살던 싱클레어는 열 살 때 골목대장 역할을 하는 크로머에게 훔치지도 않은 사과를 훔쳤다고 허세를 부리다가 크로머의 협박에 시달리게 되면서 세상에 선과 악의 세계가 있음을 알게 된다. 이후 싱클레어는 데미안, 크나우어, 알폰스 벡, 피스토리우스, 베이트리체, 에바 부인과 만나면서 자기 정체성과 세상에 대해 더 많이 고민한다.

데미안을 통해 크로머의 시달림에서 벗어난 싱클레어는 처음에는 탕자처럼 방탕한 생활도 하지만 베아트리체를 본 뒤론 그림을 그리면서 자기 마음을 다지려고 노력도 하고 오르간 연주자 피스토리우스의 인간다워지려면 끊임없이 자아 성찰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귀담아 듣는다.

싱클레어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것은 데미안인데, 데미안은 싱클레어에게

알을 깨고 나오는 새가 되어 선과 악을 함께 가진 신인 아브락사스에게 가야 한다고 말한다. 이 화두를 가지고 싱클레어는 끊임 없이 자아 정체성과 세상에 대해 고민한다.

싱클레어가 부모님의 도움을 구하지 않고 처음 경험한 악의 세계를 혼자 헤쳐 나오려고 노력했고 이후 세상에 대해 끊임 없이 탐구하는 자세가 청소년들에게 좋은 교훈이 될 것이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쉽지 않은 책이다.

"새는 힘들게 싸워 알을 깨고 나온다. 그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한 세계를 부숴야만 한다. 새는 신을 향해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아브락사스다."<데미안>에서 가장 많이 인용되는 구절이다. 이 문장을 해석한 글도 있지만, 어쨌든 이 문장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데미안>을 두세 번은 정독해야 할 것 같다. 그냥 스토리만 훅 하고 읽어나갈 책이 아니라서 독서에 시간이 꽤 걸렸기에 독서 후 성취감도 느끼게 하는 책이다.

*카페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읽고 쓴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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