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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상의 미소 - 불교조각 ㅣ 보림한국미술관 12
정은우 지음 / 보림 / 2008년 7월
평점 :
품절
우리나라 역사 유적으로는 유명한 절과 불상, 탑 등 불교와 관련된 것들이 굉장히 많다. 이름난 산에만 가 봐도 유명한 사찰이 한 두 곳은 있고, 그곳이 있는 건물이나 불상, 탑, 종 등에 한두 점은 국보급, 아니면 보물급의 문화재들이다. 그처럼 우리 문화 유산에서 불교 문화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아주 크다.
하지만 불교에 대해 아는 바가 거의 없으니 유명한 사찰에 가도 한 바퀴 휙 둘러보는 것으로 관람을 끝내기 마련이다. 사찰이야말로 열린 박물관이라고 할 수 있는데 유적에 대한 이름 외에는 자세히 설명이 부족해 눈여겨보게 되지도 않는다. 하다못해 불상을 봐도 절마다 그 모습이 조금씩은 다른데 왜 그런지 도무지 알 수 없어 몹시 궁금했었다.
이 책은 그런 궁금증 해결에 아주 좋은 책이다. 절에서의 건물의 배치, 불상의 종류 및 명칭, 삼국시대, 고려, 조선 등 시대별 불상 조각의 차이 등이 자세히 설명되어 있다. 특히 억불정책을 펼쳤던 조선시대 세조 때 만들었다는 상원사의 목조문수동자상은 흔히 볼 수 있지 않은 불상이어서 더욱 흥미롭게 읽었다. 세조가 온몸에 난 종기를 치료하러 오대산에 갔다가 우연히 지나던 동자승에게 등을 밀어달라고 했는데 그 뒤 병이 씻은 듯이 나아서 그 고마움의 표시로 오대산 상원사에 그 문수동자상을 만들어 봉안했다고 한다. 또 수원의 용주사는 정조가 아버지 사도세자의 원통함을 위안하기 위해 그 혼백을 모시는 사찰로 건립되었다고 한다. 정조하면 수원화성만 생각났는데 절도 축조하게 했다니 새로웠다. 이처럼 이 책에는 불상의 제작 유래에 대한 이야기도 들어있다.
현재 전해 오는 여러 가지 불상들을 중에서 서산의 마애삼존불상을 시작으로 금동반가사유상, 녹유사천왕상 벽돌, 석굴암 석가모니 불상, 판촉사 석조보살상, 부석사 소조여래상, 금강산 출토 금동관음보살상, 보명사 금동보살상, 상원사 목조문수동자상, 법주사 목조관음보살상, 용주사 대웅보전삼세불상처럼 보존 상태가 좋고 시대별 특징을 잘 보여주는 것들을 예로 들어서 불상 조각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전해준다. 그것을 통해 시대별 불교의 위상도 전해들을 수 있었다.
이러한 불상은 그리스의 알렉산더 대왕이 인도를 침공하면서 헬레니즘 미술이 인도에 전해졌고 신들을 조각하던 유럽의 전통이 불상을 제작하는 데에도 영향을 끼친 것 같다고 한다. 불상이 만들어지기 전에는 연꽃이나 부처의 발자국, 탑, 보리수, 법륜 등 부처와 연관된 상징적인 물건들이 부처를 대신했다고 한다. 이러한 불상 조각의 기원에 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어 다양한 상식을 쌓는 데 도움이 되었다.
값진 우리의 문화재를 상세한 설명과 함께 사진으로 관람하는 재미도 쏠쏠했고, 너무나 문외한이었던 불교문화에 대해 많은 지식을 얻을 수 있어 기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