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을 다니게 되면서 세계 여러 나라의 역사와 지리적인 이야기에 관심이 생겨서 틈틈이 관련 방송이나 책을 보고 있다. 그런 지는 얼마 되지 않아서 아직은 많이 읽지는 못했고 특히 역사는 이제 막 읽기 시작한 수준인 데다 라틴 아메리카의 역사는 더더욱 아는 바가 없어서 <라틴아메리카역사 다이제스트100> 책이 너무나 궁금했다.
내게 라틴 아메리카 하면 아스텍 문명, 마야 문명, 잉카 문명을 비롯해 마추픽추, 나스카 지상화, 아마존, 이과수폭포, 갈라파고스군도, 우유니사막, 체 게바라 등 떠오르는 단어가 몇 개 되지 않는데, 이 책을 통해 라틴 아메리카에 속하는 여러 나라의 역사를 시대순으로 훑어볼 수 있어 좋았다. 이 책에서는 8장에 100개 항목으로 나눠서 설명하지만, 서문에 있듯이 라틴아메리카의 역사는 크게 원시시대부터 콜럼버스의 아메리카 도착까지, 스페인이나 포르투갈의 식민 통치기까지, 스페인으로부터 독립 후 현대까지(이 책에서는 2008년 중반까지)의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고 한다.
아주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음을 보여주는 목차
그 중 남미의 문명에 대한 이야기는 그래도 들은 것이 있어서 쉽게 읽을 수 있었지만 올멕 문명이나 차빈 문명은 처음 듣는 말이었고, 폴리네시아와 남미 문명 상관 관계 이야기도 새로웠다. 이후 유럽 국가들의 라틴 아메리카 침탈 역사는 영화나 명화를 통해 단편적으로 보기는 했지만 이렇게 체계적으로 읽어보기는 처음이어서 매우 흥미로웠다.
처음 들어본 올멕 문명 이야기
정말 모르는 것 투성이었는데, 그 중에서도 브라질이라는 나라명의 기원이 된, 붉은 염료를 제공하는 파우브라질 나무를 남벌로 더 이상 벌채할 수 없게 되자 사탕수수로 재배 작물을 바꾼 이야기, 피사로 같은 약탈자들과 독립 운동가 이야기, 한국인의 멕시코 이민 이야기 등이 기억에 남는다.
쿠바하면 체 게바라가 떠올랐는데 호세 마르티도 있었다
또한 저자의 말대로 남미가 자원 수탈, 노동력 착취, 거기다 아프리카 원주민들을 노예로 끌고 와 유럽인들이 가져간 부 등의 아픈 역사에 의해 현재의 상황에 처하게 된 것의 가장 큰 원인인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을 너무 미화해서 해석하는 경향을 반성했다. 앞으로는 주체의식을 가지고 역사를 대해야겠다는 반성도 했다.
콜럼비아공화국의 독립 이야기
어쨌든 이 책 덕분에 예전에 봤던 영화 <미션>도 생각났고 방송으로 봤던 기안84의 남미 여행도 떠올랐다. 라틴 아메리카인들의 세련되지는 않았지만 밝고 친근한 모습 때문에, 너무 멀어서 가기에는 힘든 곳이어서 라틴 아메리카가 더욱더 궁금했는데, 이 한 권으로 라틴 아메리카의 진면목을 제대로 알 수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꼭 한 번 읽어보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