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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 킬러
윤자영 지음 / 네오픽션 / 2025년 8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
“김하준을 조사해주세요.”
과거부터 논란으로 한참 떠들썩 했고, 지금도 여전히 논란의 중심이 되는 키워드 학교폭력.
몬스터 킬러는 바로 그 이야기를 하고 있다.
어느 날, 이라고등학교에서 교사가 학생을 죽이는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지고, 박근태 변호사가 살해 피의자인 학생부장 전조협의 변호를 맡게 되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피의자 전조협의 접견을 하러 간 자리에서 그는 쌩뚱맞은 이야기를 꺼낸다.
사건은 민주영, 김태수, 김하준 패거리가 학교 옥상에서 술을 마시고 있는 상황이였고, 학생부장 전조협이 그 자리에서 민주영을 칼로 찌르는 사건이 벌어졌다. 헌데 전조협은 뜬금없이 이번 일은 모두 김하준이 꾸민 일 이라며 그를 조사해 보라는 것이다.
분명 학생을 찌른 사람은 학생부장 전조협인데, 김하준이 꾸몄다는건 대체 무슨 소리란 말인가?
혹시 누명을 썼다는 소리일까?
사실 김하준은 중학교때 학교폭력을 받았던 학생이였고, 한동안 학교를 나오지 않았다가 다시 등교하면서 민주영과 어울려 다니기 시작했다. 하지만 친구들이며 담임선생님도 김하준이 일진 무리들과 다니는 것을 학교폭력 가해자가 된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평소 행실이 그렇지 않던 아이였고 본인이 걱정하지 말라고까지 했기 때문이다.
박근태는 사건 이후 학교에도 나오지 않고, 이사로 사라진 김하준이 궁금해진다.
왕따의 끝은 파멸이야.
이야기는 다시 이순근의 등장으로 바뀐다. 순근은 노숙자를 시켜 담배셔틀의 숙제를 해결하려는데, 순근의 처리를 알아본 노숙자는 갑자기 자신의 아들도 왕따였다는 말과 함께 왕따에서 벗어나는 방법으로 가해자가 되라고 조언 해준것이다. 그에게 건네받은 술로 용기를 얻은걸까, 순근은 무엇인가 크게 깨닫고 소주병을 깬다.
이제 곧 큰 일을 벌일 것 같은 순근에게 노숙자는 이 한마디를 보탠다.
그놈들에게 폭발하는 건 좋지만, 모든 책임은 본인에게 있다고.
그렇다면 이제 몬스터는 누구일까,
과거에는 정말 체벌이 심했다. 그저 드라마나 전해들은 이야기가 아니라 선생님의 말씀은 무조건 복종, 무차별한 체벌과 딱딱한 교칙도 당연히 학생으로서 받아들여야 했던 일 이였다. 게다가 나쁜 학생들의 금품갈취도 흔했고, 칠공주같은 폭력집단도 있었다. 헌데 수십년이 지난 지금도 뉴스에서 여전히 학교 폭력에 관한 소식을 듣고 있다. 게다가 수법도 더욱 잔인해지고 있으니 교사가 학생을 살해했다는 이 스토리가 막연한 상상을 기반으로 소설로 옮긴거라고 생각되지 않았다. 이만하면 학교폭력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는 인간 자체가 그렇게 태어난 것이 아닐까.
폭력을 더 큰 폭력으로 벗어 날 수 밖에 없었던 아이는 그동안 얼마나 괴로웠을까.
아직 까마득하게 어린 아이들이 교사를 제압하고 굴욕을 줄 때 교육자로서 얼마나 좌절했을까.
그리고 그것을 지켜보는 독자의 입장에서도 이 이야기는 많이 쓰리고 아프다. 아마도 이 사건을 원초적으로 되돌릴 방법이, 앞으로의 대처 방안이 전혀 보이지 않기 때문이였을것이다.
학교는 학생한테 관심 없어. 확실해.
이야기의 말미에 생각치 못한 반전이 나오지만, 나는 학교가 학생에게 관심없다는 그 문장이 더 기억에 남았다.
그냥 착한 아이.
원래 그런 아이.
그렇게 모두의 관심에서 멀어져서 이번 사건이 났다고 생각했다.
누구라도 어려움을 겪는 아이에게 무엇이 힘드냐고 물었으면, 괜찮냐고 알아봐줬으면 얼마나 좋았을까라고.
작가도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학교는 '아이들이 웃고 배우며 자라는 곳' 이라는 걸 기억해달라고.
학교의 일은 학교에 맡겨야 한다. 하지만 누구든 주변을 돌아봤을 때 부당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면 관심갖고 알려야 한다는걸 이번 책으로 절실히 느끼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