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관측과 관련된 이야기들이 계속 이어진다.

시상視相은 대기의 안정도에 민감하다. 대기가 안정적인 곳에서는 별의 이미지가 흔들리지 않지만, 대기가 심한 교란을 겪는 곳에서는 별의 이미지도 몹시 흔들린다. 맑은 날 밤에 별빛의 깜빡거림도 대기 교란에 기인한다. - P223

아이작 뉴턴이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망원경의 제작 이론을 완전하고 상세하게 적용시켜 한 대의 망원경을 만들었다고 해도, 그 망원경으로 구현할 수 있는 것에는 어떤 한계가 여전히 존재한다. 망원경으로 별을 관측하려면 별빛이 우선 대기를 통과해야 하는데, 작은 움직임이기는 하지만 지구 대기가 끊임없이 움직이기 때문이다.... 이 문제의 유일한 해결책은 천문대 자리를 대기가 극도로 잔잔하고 조용한 곳에 잡는 것이다. 거대한 구름층 위로 솟아오른 높은 산의 정상이 바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장소일 것이다." - P223

1869년에 수에즈 운하가, 1893년에 코린트 운하가, 1914년에 파나마 운하가 완공됐다. - P227

자연의 작품인 생물처럼 사람이 만든 기계도 진화한다. - P231

화성은 지구보다 태양에서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기온이 상당히 낮다. 희박한 대기는 주로 이산화탄소로 이루어져 있지만 질소 분자와 아르곤이 좀 있고, 아주 소량의 수증기와 산소 그리고 오존이 존재한다. - P235

오늘날 화성의 지표면에서 액체 상태의 물은 기대할 수 없는데, 그 이유는 화성의 대기압이 너무 낮아서 찬물조차 급격히 증발해 버리기 때문이다. 혹시 토양의 작은 구멍이나 모세관이 액체 상태의 물을 극소량 품고 있을지 모른다. - P236

인간이 숨쉬기에는 산소의 양도 너무 부족하다. 오존의 함량도 적다 보니 살균력이 강한 태양의 자외선이 화성의 표면에까지 거침없이 도달한다. 과연 어떤 생물이 그런 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 P236

지구상의 세균 중에는 산소를 필요로 하지 않는 종류가 상당수 있다. 그 밖에도 온도가 너무 떨어지면 일시적으로 활동을 중단하는 종류, 자외선을 피해 자갈이나 얇은 모래층밑으로 숨는 종류 등도 있다. - P236

1년이나 2년에 한 번씩 최소한의 에너지로 화성이나 금성으로 우주선을 발사할 수 있는 시기가 지구에 찾아온다. 행성들의 상대 위치와 케플러의 법칙과 뉴턴의 물리학만 알면 그 시기를 계산할 수 있다. - P237

화성은 적어도 얼핏 보기에는 조금 쌀쌀한 기온과 저밀도의 대기 그리고 무해한 공기를 가진 매우 쾌적해 보이는 장소이다. 얼음의 극관, 분홍빛의 청명한 하늘, 거대한 모래 언덕, 태고의 강바닥, 광대한 열곡裂谷, 현재 우리가 알기로 태양계에서 가장 큰 화산 그리고 적도의 싱그러운 여름날 오후 등. 화성은 금성보다는 지구를 훨씬 더 닮은 세계이다. - P237

커다란 낙하산을 펼치고 하강하는 우주선은 특히 옆으로 부는 바람에 취약하다. - P238

마르스 3호의 모든 일정은 이미 발사 전에 엄격하게 정해져 있었다. 우주선 작동의 각 단계는 지구 출발 전에 이미 탑재 컴퓨터에 입력됐기 때문에, 1971년 먼지 대폭풍의 규모가 확실해진 순간에도 컴퓨터 프로그램을 변경시킬 방법이 없었다. 우주 탐사의 전문 용어를 빌려서 표현한다면, 마르스 3호는 ‘사전 계획 preprogrammed‘ 돼 있어서 ‘적응적adaptive‘ 이지 못했다. - P239

화성의 대기 밀도가 지구의 1퍼센트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착륙선의 하강 속도를 줄이려면 지름이 18미터나 되는 거대한 낙하산을 펼쳐야만 했다. - P239

대기 밀도가 낮은 화성에서는 높이 올라갈수록 대기의 밀도가 급격히 감소하기 때문에 높은 산에 착륙하는 바이킹 착륙선은 충분한 제동력을 확보할 수가 없다. 그러니까 높은 산에 착륙하는 것은 연착륙이 아니라 추락이다. 따라서 착륙지는 표고가 낮은 저지대여야 했다. - P240

착륙선을 추락시킬 만한 위력의 강풍이라면 지표면에서 많은 먼지를 날아오르게 할 터였다. - P240

바람에 밀려 이리저리 옮겨 다니는 모래 언덕들을 화성 도처에서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어느 날 착륙 후보지에 이런 모래들이 덮여 있지 않다면 그날은 바람이 지나치게 세지 않다고 확신할 수 있을 것이었다. 바이킹 착륙선을 궤도선과 함께 화성 궤도에 진입시켜 놓고, 궤도선이 착륙지를 탐사하기까지 착륙선의 하강이 연기되었던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것이었다. - P240

그러나 우리의 판단을 100퍼센트 확신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예를 들어 바람이 너무 센 나머지 이동할 수 있는 모래 먼지가 모조리 다 날아가 버렸다고 치자. 그렇다면 우리는 그 착륙 예정지에 현재 불고 있을지도 모르는 강풍을 전혀 눈치 챌 수 없게 된다. 화성의 기상 예보는 지구의 예보에 비해서 믿을 만한 것이 못된다. - P241

화성의 남반구나 북반구에서 대략 45~50도보다 극지방 쪽으로 가까이 가게 되면 우주선과 지구와의 교신가능한 시간이나, 치명적일 수 있는 극저온의 상태를 피할 수 있는 시간이 지나치게 짧아진다. - P241

다행히도 우리는 착륙 후보지가 얼마나 험하고 부드러운지를 알아낼 수 있는 기술을 갖고 있었다. 그 기술은 레이더를 이용하는 것이다. 아주 험한 지면은 지구에서 발사한 전파법을 측면으로 산란시키므로, 결국 그런 지역은 반사가 잘 안 되는 것같이 보인다. 이를테면 레이더 전파 세기 지도에 그런 지역은 어둡게 나타날 것이다. 아주 부드러운 먼지 모래로 된 지면도 개별 입자들 사이의 수많은 틈새 때문에 반사가 잘 안 되는 것처럼 나타난다. - P242

레이더 탐사를 이용한 예비 조사에 따르면 화성 표면의 4분의 1에서 3분의 1이 전파 지도에서 어둡게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이런 지역은 바이킹 착륙선에게는 위험한 곳이었다. - P242

지구에서 화성 전체를 레이더로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략 남위 25도와 북위 25도 사이의 띠 안에 있는 지역만 레이더 전파 지도에 보인다. - P242

화성의 하늘이 지구에서와 같은 푸른색이 아니라, 일종의 노르스름한 분홍색을 띠고 있음을 알게 됐다. 이것은 화성 대기에 미세한 녹슨 입자들이 떠 있기 때문이다. - P243

크라이세Chryse는 그리스어로 ‘황금의 땅‘ 이라는 뜻이었다. - P244

크라이세 지역의 레이더 관측은 예정된 착륙 날짜로부터 불과 수주 전에야 비로소 가능했다. 그것은 지구와 화성 간의상호 위치가 마음대로 조정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 P244

화성은 그저 하나의 ‘장소‘일 뿐이었다. - P248

화성의 경관은 황량하고 붉고 아름다웠다. 지평선 너머 어딘가에서 운석공이 만들어질 때 튕겨 나왔음 직한 자갈 조각들이 널려 있었다. 작은 모래 언덕들, 바람에 흩날려 높이 솟아오른 미세 입자들과 이리저리 떠돌아다니는 먼지들로 덮였다 드러나기를 반복하는 바위 덩이들이 벌판에 점점이 흩어져 있었다. - P248

패턴을 만들어 인식하고자 하는 인간의 성향 - P249

커다란 동식물들이 육지를 점령한 것은 지구 역사의 마지막 10퍼센트에 해당하는 짧은 시간에 불과하다. 그렇지만 미생물들은 지구 전역에서 무려 30억 년 동안이나 줄기차게 살아왔다. 그렇다면 화성에서 생명을 찾으려면 세균부터 먼저 찾아야 한다는 결론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 P249

자연이 박테리아를 진화시키는 데 수억 년이 걸렸고, 메뚜기를 진화시키기까지는 수십억 년이 필요했다. - P251

우주 실험이라는 것은 규모, 크기, 비용, 사용 가능한 동력 등의 측면에서 심한 제약을 받지 않을 수 없다. - P251

늑대의 덫 실험이 성공하려면 화성의 미생물들이 액체 상태의 물을 좋아해야 한다는 전제 조건이 충족돼야 했다. - P252

영양 유기물이 담긴 작은 병에 채취한 화성 토양을 넣고 섞은 뒤 화성 미생물이 (있다는 전제 하에) 그 속에서 번식 (한다는 전제 하에) 함에 따라 액체의 혼탁도, 즉 흐리게 보이는 정도가 변화하는 양상을 관찰할 수 있도록 고안된 장치였다. - P252

늑대의 덫 실험의 한 가지 장점은 화성의 미생물이 취하는 영양분이 무엇인지에 대해 아무런 가정도 할 필요가 없다는 데에 있었다. 미생물들이 그저 증식하기만 해도 미생물의 존재를 알아낼 수 있는 실험이었다. 다른 모든 실험들은 미생물이 방출하거나 흡입할 기체의 정체에 관해 모종의 가정을 도입해야만 했다. 그렇지만 이런 가정들은 거의 추측에 불과한 것들이었다. - P252

지구상에서 화성과 가장 비슷한 환경이라고 생각되는 지역, 즉 남극의 건조 계곡 dry valley - P253

전반적으로 남극이 화성보다 더 따뜻하고 습기도 높고 산소도 충분하다. 또 내리쬐는 자외선도 훨씬 적다. - P253

"202 실험실 표본 수거, 1973년 12월 10일, 22시30분, 토양 온도 영하 10도, 대기 온도 영하 16도." 이 숫자들은 화성 여름의 전형적인 기온이기도 하다. - P254

우주 탐사 계획은 발사 수년 전에 모두 확정된다. - P255

화성 토양에 미생물이 산다면 음식을 섭취하고 기체를 배설할 것이다. 또는 대기에서 모종의 기체들을 받아들여서 태양 광선의 도움으로 그것을 뭔가 유용한 물질로 변환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 P256

화성 토양을 지구에서 가져간 무균 용액과 혼합시켰더니 토양에 있던 무엇인가가 그 용액을 화학적으로 분해했다. 마치 화성 토양의 미생물이 지구의 용액을 흡수하여 신진대사 과정에서 어떤 가스를 배출하는 듯했다는 이야기이다. - P257

지구에서 가져간 여러 종류의 기체를 화성의 토양 표본과 섞었더니 그 기체들이 화성의 토양과 화학적으로 결합한 듯했다. 마치 광합성을 하는 미생물이 화성 토양에 존재하는 것처럼 말이다. (지구의) 대기 중에 있는 기체 성분에서 유기 물질을 합성하는 미생물들이 화성 토양에도 살고 있는 듯했다는 것이다. - P257

우리는 스스로에게 곧잘 속고는 한다. 화성의 토양에 실제로는 미생물이 존재하지 않지만 화성의 무기 물질이 갖는 고유한 무기화학적 반응 특성 때문에 영양 물질이 미생물과 아무 관계없이 산화될 가능성도 있었다. 어쩌면 화성의 토양에 생명이 아닌 모종의 무기물 촉매가 들어 있어서 대기 중에 있던 기체를 고정시켜 유기분자로 변환시킬 수도 있지 않았겠는가? - P258

1971년 화성에 거대한 흙먼지 폭풍이 불었을 때 매리너 9호에 탑재된 적외선 분광기가 흙먼지의 화학 조성을 유추할 수 있는 스펙트럼을 얻었다. 내가 툰 O. B. Toon, 폴락J. B. Pollack 등과 함께 매리너 9호의 적외선 스펙트럼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화성 흙먼지의 주성분은 몬모릴로나이트 montmorillonite와 그 외 몇몇 종의 진흙 성분들과 가장 그럴듯하게 일치했다. 그 후에 있었던 바이킹 착륙선의 관측 결과들도 화성 흙먼지가 몬모릴로나이트라는 동정同定 결과를 지지했다. - P258

진흙은 복잡한 활성 계면을 갖고 있다. 그래서 분자의 흡착, 기체 배출, 촉매 화학 반응 등에 있어서 활성이 강하다. - P258

우리가 현재 내릴 수 있는 결론은 ‘화성의 미생물학적 존재를 받아들여야 할 확실한 증거가 없다.‘ 라는 것이다. - P259

지구에 생명이 탄생하기 이전에도 광합성 및 호흡 작용과 비슷한 화학 반응들이 이미 지구의 토양에서 존재하고 있다가 일단 생명이 등장하자 생물 체계 속으로 편입되지 않았나 싶다. - P259

몬모릴로나이트 종류의 점토가 아미노산을 결합시켜 단백질 분자와 비슷한 긴 사슬 형태의 분자를 만드는 데 아주 유력한 촉매로 작용한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다. 그렇다면 원시 지구에서는 각종 진흙들이 생명 창출의 대장간이나 거푸집으로기능했을 가능성이 크다. - P259

현재 화성에서 일어나는 화학 작용들은 지구생명의 기원과 지구 생명의 초기 역사를 규명하는 데 필요한 결정적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 P259

만약 화성에 생명이 어떤 형태로든 존재한다면 지구 생명 형태의 보편성을 시험해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된다. 그리고 지구와 상당히 비슷한 행성인 화성에 생명이 없다면, 왜 없어야 하는지 그 이유를 밝혀야 한다. 화성에 생명이 없다면 비시니액이 생전에 강조한 것처럼 처리군(생명이 있는 지구)과 대조군(생명이 없는 화성)이 대비되는 고전적 의미의 실험 체계가 우리 손 안에 그대로 들어오기 때문이다. - P261

화성에 생명이 존재한다면 생물의 사체들은 도대체 어디로 갔단 말인가? 화성에서는 어떤 유기 분자도 발견되지 않았다. 핵산과 단백질 같은 생체를 구축하는 기본 구성 물질이나 단순한 형태의 탄화수소마저 없었고, 지구생명의 물질 따위는 아예 찾아볼 수가 없었던 것이다. - P261

우리가 여전히 화성 생명의 존재를 가정한다면 화학적 활성이 강한 화성의 산화성 표면 성질 때문에 그 사체들이 완전히 파괴되었다고 할 수도 있다. 과산화수소가 들어 있는 병에서 병균이 완전히 파괴되듯이 말이다. 그것도 아니라면 화성에 있는 생명은 지구와는 달리 유기화학의 지배를 받지 않는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 - P2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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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포스팅의 후반부에서 저자는 요식업계에서 큰 성공을 이룬 은현장 님이 쓰신《나는 장사의 신이다》라는 책을 읽고 자신이 현재 몸담고 있는 세무사업에 적용할만한 비즈니스 원칙들을 정리했었다. 오늘은 이와 관련하여 추가로 중요한 원칙 하나를 더 소개하면서 시작한다.

고객을 자기 아랫사람으로 여기고 인사도 대충 하면 바로 상대방에게 드러난다. 사장이 겸손한 마음으로 인사만 잘해도 반은 성공이다. 고객이 화를 내면 사과부터 하고 끝까지 무조건 들어주는 것이 정답이다. - P96

세무업계에서 경력직 직원의 가치는 몇 년을 종사했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상반기를 몇 번 겪었는지], 달리 표현하면 [법인세와 종합소득세 신고를 몇 번 해보았는지]로 카운트합니다. - P99

이 업계에는 [3바퀴는 돌아보아야 세무사 사무실 업무를 좀 안다]는 말도 있습니다. 법인세/종합소득세 신고를 세 번 해본 사람을 말합니다. - P99

상속, 증여, 양도 상담은 부동산 시장 돌아가는 상황과 기관 및 전문가들의 논조를 모르면 손님의 니즈를 제대로 파악할 수가 없어 세무 상담 서비스 품질이 떨어집니다. - P101

상반기에 업무가 몰리는 것은 세무사의 어쩔 수 없는 숙명입니다. - P106

서로 다른 것처럼 보이는 스포츠들도 전부 시즌 개념으로 운영되고, 세계 정상급의 선수들이 모두 시즌에 맞춰 텐션과 컨디션을 가져간다 - P107

병원에서는 환자 모두가 죽음 앞에 평등한 존재입니다. 그래서 어린애도 VIP도 모두 생물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 약한 존재가 됩니다. 병을 고치기 위해서는 의사에게 못된 생활 습관을 다 말해야 합니다. - P109

나약한 환자 앞에 의사는 신이고 판사님이 됩니다. 그래서 의사는 환자를 고쳐줄 의술과 자신감 못지않게 환자에 대한 공감이 매우 중요합니다. - P109

병원과 의사만큼은 아니지만, 세무사업도 비슷한 점이 있습니다. 세무사 앞에 앉은 손님은 자신이 살아온 과정을 모두 밝혀야 합니다. 입에 담고 싶지도 않은 실패한 투자, 나이가 찼지만 소득이 없고 부모 품에 있는 자식, 이혼과 재혼, 형제 사이의 상속분쟁, 치부를 남김없이 드러내고 정확한 상담을 받아야 합니다. 그런 것까지 말해야하느냐고 꺼리며 입이 잘 떨어지지 않아 하는 모습을 자주 봅니다. 저에게 인생을 평가받는 듯한 기분이 들 것입니다. - P110

병원은 딜레마의 공간입니다. 돈으로 따질 수 없이 생명만큼 고귀한 가치가 없다는 데 동의하지만, 병원이 돈을 벌지 못하면 솜씨좋은 의사가 떠나고 병원이 유지되지 못합니다. VIP 환자는 거액의 기부를 해주어 가난한 환자가 치료받을 때 입는 손해를 보전해 줍니다. 그래서 VIP 환자를 최우선으로 치료해야 합니다. - P110

때로는 모금행사를 위해 홍보에 도움이 되는 환자를 자극적으로 내세우기도 합니다. 조직 내에서는 환자와 얼굴을 맞대는 의사와, 조직을 운영하는 병원장 입장이 부딪칩니다. 이런 내용은 이국종 교수님의 에세이《골든아워》에서도 드러나기도 합니다. 일선 의사 선생님 입장이 안타깝지만, 경영진 병원장이라고 순도 100% 악마는 아니라는 점도 알고 있습니다. - P111

의사에 비할 바가 되겠느냐마는 세무사도 딜레마에 있습니다. 평생 성실하게 산 죄밖에 없는 손님께서 세금 때문에 힘들어져 찾아와도, 수수료 없이 한없이 시간을 내서 도와드리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제 시간을 산 손님에게 먼저 최선을 다해야만 내 조직을 지켜면서 오랫동안 이 일을 지속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때로는 공익적 성격을 감안해 적절한 의뢰비를 책정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 P111

불확실한 환경도 마찬가지입니다. 세무사는 법규가 말해주지 않는 부분에 대해 예상하고 판단해야 합니다. 모 아니면 도 사이에서 선택해야 합니다. 너무 보수적으로만 세법을 해석하면 고객의 이익을 지켜줄 수 없습니다. 사업이 얼마 가지 못해 폐업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세법을 과감하게 해석하는 경우 세금이 적어지는 것처럼 보여도 세무조사를 당해 일순간에 사업이 사라질 수도 있습니다. 세법을 잘못 해석하면 납세자가 치명타를 입습니다. 여러 번 강조한 세무사의 딜레마입니다. - P112

세무사가 공부를 한대도 의사에 비할 바가 되겠습니까. 하지만 공부에 끝이 없다는 겸손함만큼은 세무사에게도 필요합니다. - P112

늘 하던 사례만 잘해도 되지 않을까 생각하지 말고, 오히려 더 달려들어서 이것저것 경험해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P112

"거의 모든 공적인 문제는 세금에서 발생하거나 세금으로 끝난다." 알렉시 드 토크빌이 그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모든 공적인 문제에는 재원이 필요하기 때문에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 P113

어떤 세금들은 우리나라에서 시작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역사 속에서 그 세금의 기원을 찾아 나서야 합니다. 만약 그 세금이 어떤 의도로 만들어졌는지 알 수 있다면, 그 세금을 더 잘 이해하고 손님께 이해시킬 수 있고, 더 잘 활용할 수 있는 데다 오류도 줄이고, 때로는 의도에 맞지 않는 부분을 공략하여 허점을 찾아낼 수 있기도 합니다. 그래서 입법 취지를 공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 P113

원래 세금의 원시적 형태는 약탈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약탈자들은 수탈자들의 생산 기반을 남겨두는 것이 미래의 약탈에 더 좋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실제 약탈을 하지 않고 약탈 위협만 가하는 것으로 꾸준하고 정기적인 약탈을 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합니다. - P114

세금을 내지 않으면 [국세기본법]에 따라 가산세와 중가산세를 내게 합니다. 그러고도 세금이 수납되지 않으면 [국세징수법]에 따라 명단을 공개하여 망신을 주거나 감치하고(고액체납자 명단공개), 국가사업에 입찰을 제한하고(관허사업 제한), 출국을 금지시킵니다(출국 금지), 이어, 재산을 압류하고 공매에 부쳐 정산합니다. - P114

저항이 거센 것은 사라지고, 어쩌다 받아들여진 것이 현재까지 이어졌다는 주장 - P115

《세상을 바꾼 엉뚱한 세금 이야기》, 《세금의 흑역사》 - P114

신문을 보는 것의 장점이라고 하면, 제 일과 관련하여 기재부나 국토부의 중요한 정책에 관한 정보를 얻을 때가 있습니다. - P120

잘 모르는 분야의 어떤 중요한 변화에 대해, 깊지는 않아도 요약된 공부를 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건강보험 전면 개편에 대해서 노무사만큼 잘 알지는 못해도, 반면짜리 기사를 통해서 대강의 내용과 스트럭처를 눈에 익히게 됩니다. 나중에 제대로 공부하려 할 때, 예습이 된 상태이기 때문에 더 빨리 습득하게 되며, 손님이 그런 이야기를 꺼내면 자세히는 몰라도 그런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다는 식으로 대화가 이어집니다. - P120

제가 쓴 책의 개선점이나, 제가 쓸 블로그 또는 기고문을 위해 영감을 얻습니다. 예를 들어 한국경제신문은 아트마켓에 대해서 꽤 자주 다루어주는 편인데, 외국에서 열리는 아트마켓에 관한 정보나 NPT 사업이 어떻게 전개되고 있는지 알려줍니다. 또, 세금과 관련된 섹션에서는, 내가 모르고 있는 내용은 아니지만 오랫동안 생각하지 않아 가물가물한 내용을 복습하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 P120

독서를 좋아하는 이유는, 일에 도움이 많이 되기 때문입니다. 세법, 세금과 관련된 책을 읽으면 내가 실무를 보면서 알지 못했던 부분을 알게 됩니다. - P121

사람의 시간은 한정되어 있으니 제가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경험이 쌓이는 속도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런데 다른 세무사들이 쓴 책을 보면, 꼭 제가 생각도 못 해본 부분을 5개 정도 알게 됩니다. 2만 원 남짓에 5개의 실무조언이면, 아주 싼 값입니다. - P121

세금과 관련된 교양서적을 읽으면, 손님들에게 세금제도의 유래를 설명하면서 이해를 시키기가 훨씬 쉬워집니다. - P121

부와 사업, 사업가에 관한 책을 읽으면, 제가 상대하고 있는 게 뭔지 알게 됩니다. 세무사는 결국 부를 이뤄주는 사람이고, 사업을 이뤄주는 사람입니다. 더불어 저 스스로가 어떻게 살고 싶은지도 자꾸 생각하게 되고, 그걸 위해 오늘 할 일이 뭔지도 자꾸 생각하게 됩니다. 그래서 지치지 않고 노력할 힘이 생깁니다. - P121

고객들은 부동산에 관해 어떤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가 세무사를 찾아옵니다. ‘주어진 세금 질문에 답해드린다.‘라는 수동적인 태도와 ‘이 사람이 자기 부동산에 대해 무슨 걱정을 가지고 지금 나한테까지 온 거지.‘라고 짐작해 가면서 접근하는 태도는 완전히 다릅니다. 어쩌면 머리를 맞대면서 더 좋은 솔루션이 나오기도 합니다. 그러니 부동산 책(신문, 부동산 투자 카페)을 통해 시장 분석, 지역 분석, 물건 분석을 계속 살펴보려고 합니다. - P122

두 번째는 모르는 분야를 공부하기 위해서 책을 읽습니다. 예를 들어 세무사가 되어보니 알겠는데요, 상속, 증여, 양도의 세법만 잘알면 되는 줄 알았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양도(매매), 증여는 민법에서 전형계약의 한 종류이고, 상속을 이해하려면 가족법을 이해해야 합니다. 세법 이전에 민법과 민사집행법에 관한 지식이 너무 중요합니다. - P122

저는 스스로 세금만 계산해 주는 사람이기를 거부합니다. 고객에게 가장 좋은 솔루션을 제공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는 고객을 대리해서 법무사에게 제대로 오더를 해야 합니다. 때로는 고객 대신 간단한 계약서를 만들어 줘야 할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차용, 임대차, 저당, 경매, 이혼, 등기 등을 이해하면서 일 처리를 해야 합니다. - P122

"제가 알기로는 이러이러한데, 제가 전문가가 아니니 법무사와 변호사를 만나서 이 부분을 중점적으로 확인하세요."라고 해야 고객도 지금 불분명한 부분이 무엇인지 알고 제대로 물어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 P123

건축법, 도시정비법, 주택법, 농지법, 토지수용법 등도 이해해야 합니다. - P123

일 처리할 시간도 모자라는데, 학원을 다닐 시간은 없습니다. 결국 책밖에 없습니다. 교양서적부터 시작해서 교과서까지 이해될 때까지 깊이를 더해가면서 읽습니다. - P123

"사내의 한 생애가 무엇인고 하니, 일언이폐지一言以蔽之해서 돈을 벌어오는 것이다. 알겠느냐?" - P123

"돈과 밥의 지엄함을 알라. 그것을 알면 사내의 삶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아는 것이고, 이걸 모르면 영원한 미성년자다." - P123

일요일 공휴일 쉬지 말고 능력을 키우라 - P124

피와 땀과 눈물과 시간으로 쌓아야 한다,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해야 하고, 남들이 노는 시간에 쌓아야 한다 - P124

일찍 출근하고 늦게까지 열심히 일하고, 틈나는 대로 공부하고, 몰아서 공부하라 - P124

그렇게 일을 하다가 보면 잘하게 되고, 그것이 재밌어지고, 일에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게 되는 경지에 도달하게 된다 - P124

남자는 성공에 대한 욕구를 가지고 자기 일에 몰입하여 기필코 성공을 해야 한다 - P124

저는 30대에 공부를 시작했지만 세무사 시험을 1년 5개월 만에 단숨에 합격했습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요? 제가 생각하건대 시험공부에 미쳐있었기 때문입니다. 시험공부가 재밌었기 때문입니다. 하나도 빼놓지 않고 모든 과목이 다 재밌었습니다. - P125

공부가 재밌으니까, 시간이 금방 갑니다. - P125

거의 쉬는 시간 없이 공부했습니다. 그냥 공부하다 보면 시간이 지나가 있었습니다. 문제를 풀 때도 ‘오늘은 내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지금 내가 이 답안을 쓰면 어디까지 쓸 수 있을까?‘ 그런 생각으로 매일 도전했습니다. - P126

스터디 목적은 공적인 분위기 하에 미숙하나마 답을 써보고 자기수준을 돌아보는 것이었습니다. 다른 멤버 답안을 보고 어떤 부분을 떠올리기 힘들어했는지를 짐작해 보는 것도 중요한 훈련이었습니다. - P126

교과서를 보고 답안을 쓴다고요? 그러면 그냥 교과서를 보지 왜 거기서 그 사람 답안을 보고 있을까요? 자기 수준이 드러나는 것이 두려웠던 거겠지요. 그런 사람하고 같이 있으면 나조차도 늪에 빠진것처럼 나태해지기 때문에, 두 번 다시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나는 가정이 있고 절대 떨어지면 안 되고 무조건 붙어야 되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그런 사람의 기운조차 가까이하지 않으려 했습니다. - P126

교과서로 복습하면서 오로지 문제만 풀었습니다. 시험장에서 잘해야 하는 그것, 그것을 잘하게 되는 데만 집중했습니다. - P127

세무사가 되고 나서는 어땠을까요? 시험 볼 때랑 똑같습니다. 아침에 출근해서 일 보다 보면 어느새 해가 집니다. 공부할 것도 많고, 읽어야 되는 책도 많고, 해야 될 일도 많습니다. 재산 승계도 더 공부하고 싶고, NFT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고도 싶습니다. 머릿속에 온통일 생각뿐인 것 같습니다. - P127

공부하시는 분들께도 조언을 드릴게요. 오늘 문제 10개 풀고, 국세기본법 교과서 100페이지 읽고, 그거 다하면 오늘 공부 끝... 그런 식으로 공부하시는 분들 계실 텐데요, 그러면 합격하기가 어렵습니다. 손이 얼얼하고 눈이 감길 때까지 쓰고 읽어야 합니다. 하루 종일 분개 생각만 해서 꿈에서도 분개를 하고 있어야 합니다. - P127

공부와 상관없는 것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오로지 공부랑 먹고 자는 것만 생각합니다. 가끔 너무 힘들 때는 안 먹던 아이스크림이나 돈가스를 먹으면서 달래기 바랍니다. 목표를 정하는게 스타일에 맞다 하시면, 매일 최선을 다해야만 도달할 수 있는 목표를 정하고 매일 숨이 차서 나자빠지시기 바랍니다. 그래야 합격하게 됩니다. 파이팅! - P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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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기복신앙적인 맹목적인 기도에 대해 경고하는 내용으로 시작한다. 이 책에 나오는 불교 뿐만 아니라 기독교나 천주교, 이슬람교 등을 비롯한 어떤 종교를 불문하고 자신의 인생을 건지는 것은 자기자신일 뿐이지 단순히 기도만 한다고 자기 인생이 건져지는 것은 아님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기도라는 것은 자신의 노력이나 어떤 행위에 더해 올려지는 토핑(?) 같은게 아닐까 싶다. 뭔가 완성도를 조금 더 높이기 위한 정도의 것으로 보아야지 기도만 한다고 자기가 원하는 게 다 이루어질 거 같았으면 아마 지구상의 모든 사람들이 어떤 신을 붙잡고 다 기도했을 것이다. 물론 기도라는 것의 효능이 아예 없다고 말할 수는 없는 게 멘탈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일정부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멘탈이라는 것도 기본적인 실력이 바탕이 된 상태에서 얹어져야 그 가치가 빛나는 것이지 아무런 실력이나 바탕도 없이 멘탈만 강하면 무슨 소용인가 하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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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이어 읽다가 부처님과 같은 공덕을 이루기 위한 열 가지 행원 중 아홉번째 행원에 해당하는 항순중생恒順衆生 이라는 파트의 내용에 눈길이 꽃혔다. 여기 나온 내용 중에 부자란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 많이 나누는 사람입니다.(p.67) 라는 내용이 있는데, 대다수의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주는데 익숙하기보다는 무언가를 받는데 익숙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부자는 상대적으로 희소하고 부자가 아닌 사람들이 많은 건지도 모르겠다. 이 원리를 진정 마음으로 깨치고 실천으로 옮기는 것만이 부자가 되기 위해 한 걸음 더 나아가는 길이지 않나 싶다.

여기서 문득 든 생각은 주는 것에 있어서 단순히 어떤 금전적인 것만을 주는 것에만 국한해서 생각할 필요가 없겠다는 것이었다. 모든 사람이 돈이 많이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기에 비금전적인 것, 예를 들면 꼭 돈이 아니더라도 자신이 가지고는 있지만 잘 사용하지 않는 어떤 물건 같은 것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나누어 준다든가 하는 것도 그 행위 속에서 비움이라는 가치가 실현됨과 동시에 다른 추상적인 의미에서의 어떤 새로운 채움이 생겨나지 아닐까 조심스레 짐작해 본다.

이러한 것은 서로가 서로를 돕는 과정에서 싹트는 긍정적인 에너지를 발생시켜서 우리 사회를 보다 따뜻하고 굳건하게 만드는데 이바지할 수 있지 않나 싶다.

개인적으로 불교와 관련된 책을 이 책을 통해 처음 접해보는데 읽으면서 불교의 가르침이나 깨달음이 이 각박한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한 줄기 빛 또는 소금과 같은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무슨 신이 있네 없네 뭐 이런 논쟁은 차치하더라도 어떤 종교든 간에 그 속에 담겨있는 어떤 가르침이나 교훈들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마음과 생각을 조금이나마 따뜻하게 만드는데 일조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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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포스팅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좌선坐禪‘ 이라는 것에 관한 얘기가 잠깐 소개되는데, 이는 불교에서 굉장히 중요한 것 중 하나라는 느낌을 받았다. 좀 더 자세한 내용은 다음번 포스팅에서 다뤄보겠다.

진정한 불심 없이 기도만 한다고 무엇이 이루어집니까? 중생 스스로가 자신을 건지는 것이지, 부처님이 중생을 구제하시는 것이 아닙니다. - P60

지계持戒란 계를 받은 사람이 계법을 지키는 것을 말합니다. 청정한 생활 규범을 지키는 데에는 파계가 뒤따르기도 하지만 참회를 계기로 오히려 수행을 심화할 수 있습니다. 참회는 어디까지나 자발적인 고백이기 때문입니다. 동서고금을 통틀어 참다운 종교인에는 이런 정형이 많습니다. - P61

사람은 항상 새롭게 시작할 수 있어야 합니다. 새로워지려면 참회하고 발원해야 합니다. 자기 자신의 허물을 되돌아보고 반성하고 그릇된 생활 습관을 버려야 합니다. 허물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러나 그 허물을 고쳐서 새로워져야 참다운 인생을 살 수 있습니다. - P61

"죄는 자성自性이 없어 한 생각을 따라 일어난다. 한 생각이 사라지면 죄도 없어진다. 죄도 없고 생각도 쉬어 이 둘이 함께 공하면, 이를 가리켜 진짜 참회라 한다." - P61

다섯째 행원은 수희공덕隨喜功德입니다. 곧 남의 공덕을 함께 기뻐하는 것입니다. - P61

오늘날 우리들은 너무 인색하고 옹졸합니다. 누가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말을 나는 이해할 수 없습니다. 사람으로서 부끄러운 생각입니다. - P61

시기와 질투는 일종의 열등감입니다. 나는 그렇게 할 수 없으니 시기하고 질투하는 것이지요. 다 부질없는 번뇌입니다. 번뇌에 빠지니 내 마음이 어두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 P61

함께 나누어 가질 수 있어야 합니다. 기쁨과 고통을 나누어 가질 수 있어야 합니다. - P62

신앙생활을 한다면서 남의 흉이나 보는 것은 스스로 허물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항상 참회하고 발원하는 마음으로 살아야 합니다. - P62

자기 세계가 없는 사람, 마음이 불안하고 정서가 불안한 사람이 시기와 질투에 빠집니다. - P62

발보리심發菩리心, 불도의 깨달음을 얻고 중생을 제도하려는 마음을 일으키십시오. 자기중심적인 사고에서 벗어나십시오. 나 혼자만이 아닌 전체를 생각하십시오. 우리 모두가 한 뿌리에서 자라고 나뉜 가지임을 기억하십시오. 한 나무는 같은 바람에 따로 흔들리지 않습니다. - P62

여섯째 행원은 청전법륜請轉法輪, 곧 설법하여 주시기를 청하는 것입니다. - P63

요즘 우리들은 자기 말만 하려고 들지 남의 말을 들으려고하지 않습니다. 본시 듣는다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그러나 진심으로 들을 때 진정한 만남이 이루어집니다. 의사소통이 단절된 이유는 사람들이 마음으로 듣지 않거나, 귀를 기울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남의 말을 들으려면 그만한 정성과 인내력이 있어야 가능합니다. - P63

다들 혼자만의 세계에 들어가 있습니다. 텔레비전에 빠져 있는 시간이 길어진 것도 한 원인일 테지요. 오늘날 가정이 건조해져 가는 이유는 대화가 단절되었기 때문입니다. 공통적인 지적 관심사가 없습니다. - P63

톨스토이의 기도문에는 "나의 내부에 있는 존재여, 나를 도와주소서. 남을 대할 때 그의 내부에서 내 자신을 발견할 수있도록 나를 도와주소서."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남의 내부에서 내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는 말을 기억하십시오. 대개우리의 마음에는 강한 자의식 덩어리가 있어 남의 말을 주의 깊게 듣지 못합니다. 제대로 듣고 배우려면 공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공명할 수 있으려면 마음속 덩어리를 버려야 합니다. 빈 마음이 필요합니다. 비어 있어야 채울 수 있습니다. - P64

"아주 작은 미미한 것에도 수많은 부처님 세계가 있다. 그 낱낱의 세계 안에서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부처님께서 바른 깨달음을 이루고 있다. 그때 내가 몸과 말과 뜻의 갖가지 방편으로 설법해 주시기를 간청한다." - P64

일곱째 행원은 청불주세請佛住世, 곧 부처님이 세상에 오래 계시기를 청하는 것입니다. - P64

진정한 스승을 청하는 말씀입니다. 마음으로 존경할 수 있는 스승과 함께한다는 것은 행복한 일입니다. 누구와 함께할수 있다는 것은, 서로가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인간이 되어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 P64

그 ‘누군가‘가 꼭 위대한 인물일 필요는 없습니다. 내 부모를 모시는 것도 스승을 모시는 것과 같습니다. 부모 모시는 일은 지금과 같은 핵가족 시대에 더욱 중요한 일이 되었습니다. 송강 정철도 어버이 살아 계실 때 섬기기를 다하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떠나신 후에는 애달픈 것입니다. 평생에 고쳐 못할 일은 효일 것입니다. - P65

여덟째 행원은 상수불학常隨佛學, 늘 부처님을 본받아 배우는 것입니다. - P65

가르침은 무엇입니까? 가르침이 있는 까닭은 또 무엇입니까? 가르침만 있고 배움이 없다면 그것은 아무도 가지 않는 길과 같습니다. 길을 닦아 놓았는데 왜 가지 않습니까? 아무도 가지 않는 길은 필요 없는 것처럼, 배우지 않으면 가르침 역시 아무 소용이 없는 것입니다. - P65

옛 성인들이 인생을 어떻게 살았는지 배움으로써 우리는 앞날의 밝은 지표를 얻을 수 있습니다. 옛사람들의 자취에서 많은 지혜와 위로와 용기를 얻을 수 있습니다. 적어도 불자들은 석가모니의 생애와 가르침을 환히 알아야 합니다. 텔레비전 연속극이나 시시한 잡지는 거르지 않고 보면서 성인의 가르침에 대해서는 얼마나 알고 있는지 반성해야 합니다. - P65

출가인과 재가인을 막론하고 불자이면서도 불교 교리에 문맹인 사람이 많습니다. 그래서 저마다 자기 방식의 불교를 믿고 있습니다. 막연한 종교관에 휘말려 확신을 갖지 못하기 때문에 이리 흔들리고 저리 흔들리는 것입니다. - P66

많이 알기보다는 제대로 알고 바르게 행하는 일이 소중합니다. 바른 신앙생활을 하는 사람이라면 바깥만 쳐다보려 하지 말고 안을 들여다보는 마음 자세를 익혀야 합니다. - P66

뭐든지 가득 채우려고만 하지 말고 텅텅 비우십시오. 그래야 새로운 눈이 뜨입니다. 그리고 홀로 있는 시간을 준비하십시오. 몸만 덩그러니 혼자 있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고독을 음미해야 합니다. 그것이 곧 비우는 일입니다. - P66

많은 사람이 시간을 귀하게 쓸 줄 모릅니다. 목적 없는 생활에 휩쓸리지 말아야 합니다. 시간은 지나가는 것이지 오는것이 아닙니다. 우리 삶의 순간이 지금 이렇게 소멸해 가고있는데 무섭지 않습니까? 이 소멸에서 벗어나는 것은 배움밖에 없습니다. - P66

진리를 담은 사상이나 경전이 우리를 형성시킨다는 사실을 명심하십시오. 그렇다고 새로운 샘물만을 끝없이 계속 찾아다니는 것은 정신적으로 깊이 탐구하는 사람의 자세가 아닙니다. 가장 맑은 샘물을 하나 정하여 그곳에서 날마다 새로운 지혜를 길어 마시는 것이 더 좋습니다. - P66

"부처님께서는 처음 발심한 때로부터 정진하여 물러나지 않으셨다. 수없이 몸과 목숨을 보시하고, 경전 쓰기를 수미산만큼 하셨다." - P67

아홉째 행원은 항순중생恒順衆生입니다. 늘 이웃의 뜻에 따르라는 가르침을 말하고 있습니다. - P67

하루하루 생활 속에서 이웃과의 반목과 사소한 이해관계 때문에 얼마나 옹졸하고 꽉 막힌 행동을 하게 됩니까. - P67

부자란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 많이 나누는 사람입니다. - P67

줄수록 열리는 것이 사람의 마음입니다. 받는 것은 큰 부담이 따르지만, 주는 것은 안과 밖이 모두 홀가분한 일입니다. - P67

남을 돕지 않는 사람은 남을 해치는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누군가의 곤궁함에 손을 내밀지 않으면 그가 위험에 빠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나 또한 타인의 도움 속에서 사는 존재입니다. - P67

"모든 이웃, 곧 일체중생一切衆生을 섬기고 공양하기를 마치 부모와 같이 하라. 스승과 같이 받들며 성자나 부처님과 다름없이 받들라. 병든 이에게는 의원이 되어 주고, 길 잃은 이에게는 바른 길을 일러 주라." - P68

"이웃의 뜻에 따르는 것은 곧 부처님께 순종하고 공양하는 일이며, 이웃들을 존중하여 받드는 것은 곧 부처님을 존중하여 받드는 일이다. 이웃을 기쁘게 하는 것은 곧 부처님을 기쁘게 하는 일이다." - P68

"이웃으로 큰 자비심을 일으키고, 자비심으로 보리심을 발하고, 보리심으로 깨달음을 이루는 것이다. 나무뿌리가 수분을 받으면 가지와 잎과 열매가 무성해지듯이, 생사 광야의 보리수도 이와 같다. 모든 이웃은 뿌리가 되고, 부처님이나 보살은 꽃과 열매가 된다. 자비의 물로 이웃을 이롭게 하면 지혜의 꽃이 피고 열매가 맺는다. 그러므로 이웃이 없다면 보살은 끝내 깨달음을 이루지 못할 것이다." - P68

열째 행원은 보개회향普皆廻向입니다. 모두 다 돌려보내는 것입니다. - P68

"처음 예배하고 공경하는 것부터 이웃의 뜻에 따르기까지.
그 모든 공덕을 온 법계에 있는 모든 이웃에게 돌려보내라. 이웃들이 항상 평안하고 즐겁고 병고가 없게 하라. 나쁜 일은 하나도 이루어지지 않고 착한 일은 모두 성취된다. 온갖 나쁜 길의 문은 닫히고 인간이나 천상이나 열반에 이르는 바른 길은 활짝 열린다. 이웃들이 저지른 나쁜 업으로 인해 받게 되는 온갖 고통의 과보를 대신 받으라. 그 이웃들이 모두다 해탈을 얻고 마침내는 더없는 보리를 성취할 수 있도록 힘쓰라." - P69

"깨닫지 못한 모든 중생에게 무거운 괴로움이 있다면 내가대신 받고, 깨닫지 못한 중생이 하나라도 남아 있다면 나는깨달음에 들지 않을 것이다." 이것이 보살의 미덕이고 전체인 자기를 드러내는 소식입니다. - P69

삼재를 면하는 법이나 지옥의 고통을 피하는 법 - P69

첫째, 모든 이웃에게 예배하고 또 그들을 공경하십시오.
둘째, 이웃의 덕행을 찬탄하십시오.
셋째, 여러 가지로 공양하십시오.
넷째, 지은 허물을 참회하십시오.
다섯째, 남이 지은 공덕을 함께 기뻐하십시오.
여섯째, 설법을 청해서 들으십시오.
일곱째, 부모와 형제가 오래 살아 계시기를 바라십시오.
여덟째, 부처님을 본받아 배우십시오.
아홉째, 이웃의 뜻에 따르십시오.
열째, 내가 지은 공덕을 모두 이웃에게 돌려보내십시오. - P70

만약 모든 보살이 이와 같이 큰 서원을 따라 나아가면, 모든 이웃의 기틀을 성숙시키고, 더없는 깨달음에 이르게 되며, 수행과 원력을 성취하게 될 것이다. - P70

어떤 사람이 깊은 신심으로 이 열 가지 원을 받아 지녀 읽고 외우고 베껴 쓴다면, 무간지옥에 떨어질 죄업이라도 이내 소멸할 것이다. 이 세상에서 받은 몸과 마음의 병이며, 갖가지 괴로움과 사소한 악업까지도 모두 소멸할 것이다. - P70

보현보살의 원을 몸소 행하는 사람은, 어떤 세상에 있더라도 달이 구름에서 벗어나듯 거리낌이 없을 것이다. 부처님과 보살이 모두 칭찬하고, 천상과 인간이 모두 예배하고 공경할 것이다. - P71

맛있는 음식을 대할 때 가족이나 친구를 생각하십시오. 좋은 책을 읽었을 때도 그렇게 하세요. 이웃과 함께 나누는 것은 기쁨입니다. 인연이고 또 맺음입니다. - P71

삶은 항상 새롭게 시작할 수 있어야 합니다. 개선이 없는 삶은 침체됩니다. 종교는 자기로부터 시작하여 이웃과 세상에 도달하는 데서 그 뜻을 찾는 것입니다. 우리들이 날마다대하고 마주치는 구체적인 이웃이 나를 깨우쳐 주고 나를 형성시키는 고마운 선지식인 줄 알아야 합니다. - P71

사람은 본질적으로 혼자서는 살 수 없습니다. 이웃을 통해서 만남과 눈뜸과 새로운 삶을 이룰 수 있습니다. 그리하면오늘부터 우리는 보현보살의 화신입니다. - P71

질문을 멈추어야 비로소 해답이 나옵니다.
침묵을 지켜야 답이 들리기 시작합니다. - P72

"앉아 있는다고 해서 그것을 선禪이라 할 수 없습니다. 현실속에 살면서도 몸과 마음이 동요됨이 없는 것을 좌선이라 합니다. 생각이 쉬는 듯한 무심한 경지에 있으면서도, 온갖 행위를 할 수 있는 것을 좌선이라 합니다. 마음이 고요에 빠지지 않고 또 밖으로 흩어지지 않는 것을 좌선이라 합니다. 번뇌를 끊지 않고 열반에 드는 것을 좌선이라 합니다. 이와 같이 앉을 수 있을 때, 그것이 부처님이 인정하시는 좌선일 것입니다." - P74

『육조단경六祖壇經』에서는 "모든 대상에 대해 생각이 동요됨이 없는 것을 좌坐라 하고, 본성을 보아 흩어지지 않음을 선禪이라 한다."라고 말합니다. 여기서 ‘본성을 본다‘ 는 것은 지혜의 활동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 P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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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거의 5개월만에 다시 읽는다. 다른 책들을 함께 읽다보니 의도치않게 후순위로 계속 밀렸는데 다행히도 기회가 되어 다시 읽어볼 수 있게 되었다.

5달 전 포스팅의 마지막 부분에서 쾌적한 수면, 즉 쾌면을 위한 3가지 조건을 언급했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고요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다만 이것도 사람마다 약간의 편차가 있어서 아예 소리를 안 듣는 게 도움이 되는 사람도 있지만, 오히려 약간 잔잔한 소리같은 것을 듣는 것이 도움이 되는 사람들도 있는 듯하다. 오늘 내용은 이러한 것에 관한 전문가의 의견으로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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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읽다가 수면을 유도하는 약인 수면제에 관한 내용이 나온다. 아주 체계적으로 잘 정리되어 있어서 독자들이 내용을 잘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듯하다.

이어지는 내용에서는 적정량의 수면(약 7시간 정도의 수면)이 사망률이 가장 낮다는 연구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는데 이를 통해 뭐든지 적당한 게 좋다는 말이 문득 떠오르기도 했다. 사자성어 중에선 과유불급이라는 말로도 표현할 수 있을 듯하다.

"특정 음악이나 잔물결 소리 등을 들으면 쉽게 잠드는 사람은 그 습관을 계속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그 경우도 오프타이머를 활용해 잠든 뒤에는 조용하게 해야 한다." - P46

너무 덥거나 너무 춥거나 습도가 너무 높은 환경도 수면의 적이다. - P46

40dB(데시벨)이 넘는 소음은 수면에 악영향을 미친다 (사람의 대화 소리가 50dB 정도). - P46

30lx(럭스)가 넘는 밝은 빛은 잠을 깊이 들지 못하게 해서 숙면감을 손상시킨다(거실의 밝기는 보통 100lx이상). 불안 해소나 안전 확보에 필요한 최소한의 밝기로 억제한다. - P46

아침 햇살은 생물 시계의 재설정에 필요하다. 또 각성 전에 빛을 쬐면 1단계와 2단계의 논렘수면이 계속되어 상쾌하게 깨어나기 쉽다고 알려져 있다. - P47

이불은 미세하게 체온을 조절할수 있도록 2장 이상 포개는 게 좋다. 요는 자연스럽게 몸을 뒤적이면서 기분 좋게 잠들 수 있도록 너무 부드럽지도 너무 딱딱하지도 않은 것을 선택한다. - P47

운동에는 뇌 기능을 활성화하는 작용도 있어 정신에 좋은 효과를 가져 오는 것으로 밝혀졌다. 예를 들어 "우울증이나 공황장애 환자에게 지속적인 운동 요법을 적용하면, 약물 요법과 같거나 그 이상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연구 보고가 여럿있다. - P50

세로토닌이란 멜라토닌의 바탕이 되는 신경 전달 물질 가운데 하나이며, 뇌의 특정 부위에서 감정이나 수면 제어에 관여한다. - P50

평소에 운동하는 습관이 있는 사람은 평소에 운동하지 않는 사람에 비해 불면증이 발생할 확률이 적다는 연구 결과도 보고되었다. - P50

습관적으로 운동을 하면 쉽게 잠들고 깊은 수면에 들 수 있다. 걷기나 가벼운 조깅 등 적당한 유산소 운동을 하여 심부체온을 높이면 수면으로 원활하게 이어질수 있다. ...(중략)... 수면 직전에 운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해질 무렵부터 20시(오후 8시)까지 하면 효과적이다. - P50

기분을 상쾌하게 하고 싶다면 짧은 시간에 강도 높은 근육 트레이닝을 권한다. 근육 트레이닝을 하면 재빨리 교감 신경이 우위가 되고, 멈추면 재빨리 부교감 신경이 우위가 되기 때문이다. 또 이렇게 근육 트레이닝을 하면 기억력(단기 기억)이 높아진다는 보고도 있다. 일이나 공부 사이에 해 보면 어떨까? - P50

적당한 운동은 여러 가지 병에 걸릴 위험을 낮출뿐만 아니라 쾌면으로 이어진다. 불면으로 괴로워하는 사람은 잠드는 시간에 맞춰 가벼운 유산소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단 수면 직전에 운동을 하면 잠들기 어려울 수도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 P51

요가와 명상, 선 등에서 종교적인 요소를 배제하고, 호흡이나 근육의 움직임, 그 순간에 체험하고 있는 것에 집중하는 ‘마인드풀니스(mindfulness, 마음챙김)‘가 스트레스를 줄이는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 P52

마인드풀니스는 우울증이나 불안 장애의 치료법으로서는 물론 스트레스를 줄이는 방법으로도 세계적으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또 마인드풀니스를 통한 불면 개선 등 수면에 대한 좋은 영향도 기대되고 있다. - P52

과거에 대한 후회나 미래에 대한 불안을 반복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스트레스를 느끼는 사고를 반복하는 것을 ‘반추 사고‘라고 한다. - P52

"부정적인 사고의 사이클에 빠지면 다른 것을 생각하지 못하게 된다. 반추 사고가 일어나기 쉬운 사람은 우울증의 위험이 높다" - P52

반추 사고가 일어나고 있을 때는 뇌에서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라는 뇌 활동이 활성화되고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는 무의식적으로 생기는, 뇌의 특정 부위에 있는 신경 세포를 중심으로 한 뇌 활동이다. - P52

멍하니 있을 때 여러 가지 사고가 떠오르는 것도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가 활성화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럴 때 나쁜 것을 생각해 내면 반추 사고에 빠지는 것이다. - P52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는 뇌 안쪽의 전두엽 피질과 뒤쪽의 대상(帶狀) 피질을 중심으로 뇌 전체에 퍼져 있다. - P52

마인드풀니스는 현재의 몸 상태와 눈앞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에 의식을 집중함으로써 뇌를 반추 사고의 상태에서 리셋시킬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등산처럼 주위 풍경으로 의식을 향하는 운동이나 집중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소규모 축구 같은 운동은 마인드풀니스와 같은 효과가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 P52

부정적인 사고의 사이클에 빠지면 다른 것을 생각하지 못하고 눈과 귀 등에서 들어오는 정보를 올바로 인식할 수 없게 된다. - P52

현재 불면증 등의 치료에 사용되는 수면제는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불안을 진정시켜 잠이 오도록하는 ‘GABA‘라는 신경 전달 물질의 작용을 강하게 하는 약이다. 여기에는 ‘벤조디아제핀((benzodiazepine) 계열 수면제‘
와 ‘비벤조디아제핀 계열 수면제‘가 있다. GABA의 작용을 강화하는 유형의 수면제는 수면 장애의 치료에서 가장 흔히 사용된다. - P54

둘째는 ‘멜라토닌 수용체 작동제‘이다. ...(중략)... ‘멜라토닌‘을 모방함으로써 잠을 불러 오는 약이다. - P54

셋째는 ‘오렉신 수용체 길항제‘이다. 오래신의 작용을 방해함으로써 잠을 불러 오는 수면제이다. - P55

이들 3가지 유형의 수면제 이외에 ‘바르비투르산 계열‘ 및 ‘비바르비투르산 계열‘ 이라는 수면제가 예전부터 사용되었다. 그러나 부작용이 심하고 복용을 중단하면 경련이나 발작 같은 격렬한 금단 증상을 보이기 때문에 현재는 기본적으로는 수면제로 사용되지 않는다. - P55

어떤 약을 어느 정도의 용량으로 사용할지는 나이와 증상 등에 따라 다르다. 또 수면제를 사용하지 않아도 생활습관이나 수면에 대한 의식을 고침으로써 문제가 해소되는 경우도 있다. - P55

뇌에서는 ‘신경 전달 물질‘이라고 총칭되는 여러 가지 물질을 사용해 정보를 전달한다. 예를 들어 정서나 의욕 등에 관계하는 것이 ‘도파민‘이라는 신경 전달 물질이며, 기분에 관계하는 것이 ‘세로토닌‘이다. 이런 신경 전달 물질의 작용이 교란되면 수면 장애나 정신 장애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다. - P55

신경 전달 물질 가운데서도 불안이나 초조를 제거해 잠으로 유도하는 작용을 하는 것이 ‘GABA(감마 아미노뷰티르산)‘
라는 물질이다. - P55

GABA는 아미노산의 일종이며, 식물이나 동물의 몸속에 널리 존재한다. 현재 흔히 사용되는 ‘벤조디아제핀 계통 수면제‘ 및 ‘비벤조디아제핀 계통수면제‘는 이 GABA의 작용을 강화시키는 것이다. - P55

GABA는 수면뿐만 아니라 기억이나 운동등 여러 가지 뇌의 작용에 관여한다. 그래서 이 유형의 수면제를 복용하면 잠들게 하는 이외에 몇 가지 부작용이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를 들어 근육이 이완(느슨해짐)되어 휘청거리거나 넘어지기 쉬워진다. 또 수면제를 복용한 뒤 일어난 사건을 기억하지 못하거나(기억 장애), 장기간 대량으로 복용하던 사람이 중단하면 불면이 치료 전보다 악화되는 반동성 불면증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 P55

‘벤조디아제핀‘이라는 말은 익숙하지 않지만, 실은 분자 모양을 나타낸다. ‘벤젠 고리(6각형)‘와 ‘디아제핀 고리(2개의 질소를 포함하는 7각형)‘라는 구조를 함께 지니는 골격을 가리켜 ‘벤조디아제핀골격‘이라고 한다. - P55

동물의 몸속에는 벤조디아제핀 골격을 지닌 물질이 결합할 수 있는 장소가 있으며, 그것을 ‘벤조디아제핀 수용체‘라고 한다(GABAa 수용체라고도 한다). - P55

뇌의 대뇌 변연계에도 벤조디아제핀 수용체가 있다. 여기에 벤조디아제핀 골격을 지닌 물질이 붙으면 GABA의 작용이강해져 잠이 오는 것이다. - P55

벤조디아제핀 골격을 지닌 물질을 가리켜 ‘벤조디아제핀 계통 수면제‘라고 부른다. 벤조디아제핀 계통 수면제는 1960년대에 개발되었으며, 졸음을 초래하는 효과 이외에 근육을 느슨하게 하는(이완)효과 등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휘청거리거나 넘어지는 등의 부작용이 생기기 쉽다고 한다.
이런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1980년대에 개발된 것이 벤조디아제핀 수용체에 달라붙지만, 벤조디아제핀 골격을 지니지 않는 물질이다. 이들을 ‘비벤조디아제핀계통 수면제‘ 라고 한다. 근육을 그다지 이완시키지 않고 졸음을 부른다. - P56

수면제를 복용하면 얼마 후 혈액 속 약의 농도가 아주 높아졌다가 그 후 약이 간에서 분해되면 혈중의 약 농도가 낮아진다. 복용하고 나서 혈중의 약 농도가 최고치의 절반이 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소실 반감기‘라고 한다. - P56

한국에서는 GABA의 작용을 강하게하는 ‘벤조디아제핀 계통 수면제‘ 및 ‘비벤조디아제핀 계통 수면제‘를 이 소실 반감기의 길이에 따라 ‘단기 작용형‘, ‘중기 작용형‘, ‘장기 작용형‘ 의 3가지로 분류한다. 단기 작용형은 ‘수면 도입제‘라고 부르기도 한다. - P56

불면증에는 여러 가지 유형이 있다. 그 가운데서도 잠드는 데 문제가 있는 ‘입면 장애‘의 경우는 보통 단기 작용형을 쓴다. 일단 잠이 들면 그 후에는 계속 잘 수 있기 때문에 오래 효과가 있는 약은 필요 없다. - P56

밤이 되면 ‘멜라토닌‘이라는 호르몬이 뇌에서 온몸으로 방출되어, 잠들기 쉬워진다 - P56

멜라토닌을 방출하도록 명령을 내리는 것이 생물 시계를 제어하는, 뇌의 시교차상핵이다. 여기에는 멜라토닌 수용체가 있으며, 멜라토닌이 달라붙어 멜라토닌의 분비를 조절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 P56

멜라토닌 수용체를 자극함으로써 잠을 불러 올 수 있는 수면제 ‘라멜테온[ramelteon, 상품명은 로제렘(Roze-rem)]‘ - P57

‘멜라토닌[멜라토벨(Melatobel)]‘은 어린이의 수면 장애개선을 위해 처방되고 있다. - P57

한국의 경우 스카딘서방정, 슬라밸서방정 등의 멜라토닌 관련 약품이 있으며, 모두 전문약으로 지정되어, 의사의 처방이 있어야 구입할수 있다. - P57

이 약(멜라토닌 약제)은 뇌를 ‘밤 모드‘로 바꿀 수 있다는 점이 획기적이다. GABA의 작용을 강화시키는 수면제는 뇌 전체의 작용을 억제해 강한 최면 효과를 가져 온다. 그에 반해 멜라토닌 약제는 멜라토닌 수용체만 자극하기 때문에 최면 효과는 비교적 약하지만 자연스러운 잠을 부른다. 부작용에는 개인차가 있으며, 넘어지는 경우나 기억 장애 등은 없지만 권태감이나 졸음이 남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개인차가 있지만 부작용이 적다"고 한다. - P57

오렉신은 우리가 안정적으로 계속 각성해 있기 위해 필요한 신경 전달 물질이다. 이 오렉신의 작용을 방해함으로써 졸음을 부르는 수면제로 ‘수보렉산트(suvorexant, 상품명 벨솜라)‘와 ‘렘보렉산트(lemborexant, 상품명 데이비고) 등이 있다. - P57

수보렉산트와 렘보렉산트에는 뇌의 활동을 진정시키는 작용이 있기 때문에 낮의 활동이 활발하거나 다음 날의 일이 걱정되어 불면인 사람에게 효과가 있다. 단 두통과 악몽의 부작용이 생기는 경우가 있다. - P57

뇌의 시교차 상핵 : 빛의 자극을 감지해 멜라토닌 방출을 제어한다. - P57

수면 부족이나 수면 부채는 수명을 단축시킨다. 수면 시간이 짧은 사람은 비만이나 암, 치매 등의 위험도 높아진다. - P58

"자는 시간을 아껴라." 이런 말도 있지만, 수면 시간을 줄여서 좋은 점은 거의 없다. - P58

잠이 부족한 사람이나 오래 자는 사람 모두 사망률이 높다 - P60

일본에서 1988년~1999년에 이루어진 조사에서는 평일 밤의 수면 시간이 7시간 정도인 사람의 사망률이 가장 낮고, 그보다 수면 시간이 짧거나 길면 사망률이 증가했다. 이런 조사는 전 세계적으로 여러 해 동안 이루어지고 있는데, 어느 조사에서나 같은 결과가 나왔다. - P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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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앞서 유전자 복합체의 성질을 책의 페이지에 비유했었는데, 오늘은 그 비유에 약간의 수정사항이 필요하다고 언급하면서 유전자 복합체가 갖고 있는 좀 더 세밀한 속성을 독자들에게 설명한다. 세부적으로 들어갈수록 점점 더 복잡한 단계들이 기다리고 있음을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바인더에서는 한 페이지 전체가 삽입되거나 삭제되거나 교환되거나 하지만 한 페이지의 일부분이 삭제되거나 교환되거나 하는 일은 없다. 그렇지만 유전자 복합체는 뉴클레오티드의 문자로 이어진 긴 끈이기 때문에 페이지처럼 분명히 나뉘지 않는다. - P89

단백질을 지정하는 메시지에 쓰이는 것과 똑같은 네 알파벳 글자로 된 ‘단백질 사슬의 종결 메시지‘와 ‘단백질 사슬의 시작 메시지‘가 있다. 이들 두 개의 메시지 사이에는 한 개의 단백질을 지정하는 암호화된 설명서가 들어 있다. - P89

우리는 하나의 유전자를, 시작과 종결 메시지 사이에서 한 개의 단백질 사슬을 지정하는 뉴클레오티드 문자의 서열이라고 정의할 수도 있다. 시스트론cistron이 이와 같이 정의된 단위를 지칭하는 말로 사용되고, 어떤 사람들은 유전자와 시스트론을 같은 의미로 사용하기도 한다. - P89

그러나 교차는 시스트론 간의 경계선을 고려하지 않는다. 시스트론 간뿐만 아니라 시스트론 내에서도 쪼개지는 경우가 있다. 마치 설계도가 각각 떨어진 페이지에 적혀 있는 것이 아니라, 46개의 두툼한 두루마리 테이프에 적혀 있는 것과 같다. - P90

시스트론의 길이는 일정치 않다. 어떤 시스트론이 어디에서 끝나고 다음의 시스트론이 어디에서 시작되는지 아는 유일한 방법은, 두루마리 테이프에 적힌 암호를 읽고 ‘종결 메시지‘와 ‘시작 메시지‘를 찾는 것이다. - P90

교차는 어머니 쪽의 두루마리 테이프와 그에 상응하는 아버지 쪽의 두루마리 테이프를 맞잡아 들고, 그것에 적힌 내용이 무엇이든 대응하는 부분을 잘라서 바꾸는 것과 같다. - P90

유전자는 자연선택의 단위로서 그 역할을 할 수 있을 만큼 긴 세대에 걸쳐 지속될 수 있는 염색체 물질의 일부로 정의한다. - P90

유전자는 복제 정확도가 뛰어난 자기 복제자라고 할 수 있다. 복제의 정확도란 사본 형태로서의 수명을 나타내는 또 다른 표현이다. - P90

나는 유전자라는 용어를 ‘상당한 빈도로 분리되고 재조합되는 것‘이라는 뜻으로 사용한다. (...) 유전자는 내생적 변화율의 몇 배 내지는 여러 배에 해당하는 유리하거나 불리한 선택이 편향적으로 작용하는 유전정보라고 정의될 수 있을 것이다. - P506

유전자가 염색체의 일부라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문제는 얼마나 큰 일부인가, 즉 두루마리 테이프의 얼마만큼을 차지하는 부분인가 하는 것이다. - P91

우리의 유전 단위가 어느 시점엔가 창조되었다는 것은, 이러한 소단위의 특정한 배열 (유전 단위를 규정하는 것은 바로 배열이다)이 그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다는 말에 지나지 않는다. - P93

어떤 개체의 자손은 하나의 계통을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갈래로 갈라진다는 것도 기억하자. - P93

유전 단위가 작으면 작을수록 다른 개체도 이를 갖고 있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즉 사본 형태로 이 세상에 여러 번 나타날 확률이 매우 높아지는 것이다. - P94

새 유전 단위가 만들어지는 일반적인 방법은 전부터 존재하던 소단위가 교차를 통해 모이는 것이다. 또 하나의 방법은 - 드문 일이지만 진화상 매우 중요하다 - 점 돌연변이라는 것이다. 점 돌연변이는 마치 어떤 책에 오자가 단 하나 있는 것과 같은 오류다. 그것은 드문 일이기는 하지만, 유전 단위가 길면 길수록 그중 어느 곳엔가 나타나는 돌연변이로 그 유전자 단위가 변할 가능성이 크다. - P94

또 다른 드문 종류의 오류 또는 돌연변이에는 역위가 있다. 염색체의 일부가 떨어져 나갔다가 거꾸로 된 방향으로 다시 붙는 것이다. - P94

양쪽이 모두 존재할 때만 이로운 효과를 내는 2개의 시스트론(상호 보완적이거나 서로의 작용을 증강시키는)은 아마도 역위에 의해 서로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다. 이때 자연선택은 이러한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새로운 ‘유전 단위‘를 선호할 수 있고, 이 경우 그 유전 단위는 미래의 개체군 내에 퍼질 것이다. 유전자 복합체가 여러 해에 걸쳐 이와 같은 방법으로 대폭 재조립되고 ‘편집‘되었을 가능성도 있다. - P95

자연선택은 의태擬態 유전자를 선호한다. 이것이 의태擬態가 진화하는 과정이다. - P95

‘끔찍한 맛‘을 가진 나비에는 여러 종류가 있으며 그들이 모두 닮은 것은 아니다. 의태종이 그들을 전부 닮을 수는 없다. 맛이 없는 종 하나만을 모방할 수밖에 없다. 일반적으로 특정 의태종은 맛이 없는 종 중 특정 종을 흉내 내는 전문가다. - P95

실제로 역위와 그 밖의 우연한 재배열로 유전 물질이 무의식적이고 자동적으로 ‘편집‘되어, 이전에는 마구 흩어져 있던 다수의 유전자가 하나의 염색체상에서 긴밀한 연관 집단을 이루었다. 이 집단 전체는 마치 한 개의 유전자인 양 행동하며 (실제로 우리의 정의로는 이제 이것이 하나의 유전자다)또 다른 집단인 ‘대립 유전자‘도 가지고 있다. - P96

엄밀히 말해서 이 책의 제목은『이기적 시스트론』도『이기적 염색체』도 아닌, 『약간 이기적인 염색체의 큰 토막과 더 이기적인 염색체의 작은 토막』이라고 붙여야 마땅했을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도 이것은 매력적인 제목이 아니다. 그래서 나는 유전자를 여러 세대에 걸쳐 존속할 가능성이 있는 염색체의 작은 토막이라 정의하고, 이 책의 제목을『이기적 유전자』라고 한 것이다. - P97

유전 단위를 실제로 더 이상 나눌 수 없고 독립적인 입자로 다룰 수 있음을 입증한 것은 그레고르 멘델 Gregor Mendel의 위대한 업적이다. - P98

유전자 입자성의 또 다른 측면은 그것이 노쇠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유전자가 백만 년을 살았다고 해서 백 년쯤 산 유전자보다 쉽게 죽는 것은 아니다. 유전자는 자기 마음대로 몸을 조작하며, 죽을 운명인 몸이 노쇠하거나 죽기 전에 그 몸을 버리면서 세대를 거쳐 몸에서 몸으로 옮겨 간다. - P99

유전자는 불멸의 존재다. 아니, 불멸의 존재라는 말이 잘 어울리는 유전 단위로 정의된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개개의 생존 기계인 우리는 수십 년을 살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세상에 존재하는 유전자의 기대 수명은 10년 단위가 아닌, 1백만 년 단위로 측정되지 않으면 안 된다. - P99

유성생식을 하는 종에서 개체는 자연선택의 중요한 단위가 되기에는 너무 크고 수명이 짧은 유전 단위다. 나아가 개체의 집단은 한층 더 큰 단위다. 유전적으로 말하면 개체와 집단은 하늘의 구름이나 사막의 모래바람 같은 것이다. 그들은 일시적인 집합 내지는 연합이다. 진화적 시각에서 보면 그들은 불안정하기 이를 데 없다. - P99

개체군은 장기간 지속될 수 있다지만 다른 개체군과 끊임없이 섞이면서 정체성을 잃는다. 또한 개체군은 내부적으로도 진화를 겪는다. 개체군은 자연선택의 단위가 될 수 있을 만큼 독립된 존재가 아니다. 다른 개체군보다 선호되어 ‘선택될‘ 만큼 안정적이지도 않고 단위로 보기도 어렵다. - P99

유성생식은 자기 복제가 아니다. 개체군이 다른 개체군으로 인해 오염되듯이 개체의 자손은 그 개체의 성적 파트너로 인해 오염된다. 당신의 자식은 당신의 절반밖에 안 되고, 당신의 손자는 당신의 1/4밖에 안 된다. 그리하여 겨우 몇 세대가 지났을 뿐이지만 당신이 기대할 수 있는 것이란 기껏 해봐야 당신의 아주 작은 부분 몇 개의 유전자만 지닌 후손 여럿일 뿐이다. 비록 몇몇 자손은 당신의 성까지 물려받았더라도 말이다. - P100

개체는 안정적이지 않다. 정처 없이 떠도는 존재다. 염색체 또한 트럼프 카드의 패처럼 섞이고 사라진다. 그러나 섞인 카드 자체는 살아남는다. 바로 이 카드가 유전자다. 유전자는 교차에 의해서 파괴되지않고 단지 파트너를 바꾸어 행진을 계속할 따름이다. 물론 유전자들은 계속 행진한다. 그것이 그들의 임무다. 유전자들은 자기 복제자이고 우리는 그들의 생존 기계다. 우리의 임무를 다하면 우리는 폐기된다. 그러나 유전자는 지질학적 시간을 살아가는 존재이며, 영원하다. - P100

유전자는 다이아몬드처럼 영원하지만 다이아몬드와 다른 면이 있다. 다이아몬드의 결정은 원자들의 일정한 배열 패턴으로 그 존재가 지속된다. DNA 분자는 그와 같은 영구성은 가지고 있지 않다. 물리적 DNA 분자는 어느 것이든 그 생명이 매우 짧다. 분명히 한 생애보다는 짧다. 아마도 수개월 정도가 될 것이다. 그러나 이론적으로 DNA 분자는 그 사본 형태로 1억 년 동안 살아남을 수 있다. 더욱이 원시 수프 속의 고대 자기 복제자와 똑같이, 특정 유전자의 사본이 온 세상에 퍼질 수도 있다. 단지 다른 점이 있다면, 오늘날의 복제자들은 모두 생존 기계인 몸속에 온전히 들어앉아 있다는 사실이다. - P100

내가 강조하고자 하는 것은, 유전자를 정의하는 속성은 유전자가 사본 형태로 거의 불멸이라는 것이다. - P101

우리는 자연선택의 실제 단위를 알아내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연선택에 성공하는 단위가 가져야 할 특성을 먼저 파악해야 한다. 앞 장에서 썼던 용어로 말하면 그 특성은 장수, 다산, 복제의 정확성이다. 그러므로 ‘유전자‘를 간단히 이와 같은 특성을 갖는 (잠재적으로라도) 가장 큰 실체라고 정의하자. - P101

유전자는 많은 사본의 형태로 존재하는 장수하는 자기 복제자다. 그러나 무한히 사는 것은 아니다. 다이아몬드라 해도 말 그대로 영원하지는 않으며, 시스트론도 교차에 의해 둘로 갈라지는 경우가 있다. 유전자는 자연선택의 단위가 될 만큼 오랫동안 존속할 수 있는, 충분히 짧은 염색체의 한 조각으로 정의된다. - P101

‘나쁜‘ 유전 단위가 ‘좋은‘ 대립 유전 단위보다 얼마만큼 쉽게 소멸할 것인가 - P101

실제 자연선택의 단위 중 가장 큰 것 - 유전자 - 은 보통 시스트론과 염색체 사이 중간 정도일 것이다. - P101

유성생식이든 무성생식이든, 유전자만이 다음 세대에 전해진다. 따라서 유전자는 진정한 자기 복제자이다. - P508

무성생식을 하는 대벌레의 경우 게놈(유전자 전체의 세트) 전체는 자기 복제자이지만, 대벌레 자체는 자기 복제자가 아니다. 대벌레의 몸은 이전 세대의 몸을 주형으로 만들어지는 복사본이 아니다. 어떠한 세대에 있건 몸은 게놈의 지시에 따라 알에서부터 새롭게 성장한다. 게놈은 이전 세대 게놈의 복사본이다. - P508

이 책의 인쇄된 복사본들은 모두 같을 것이다. 이들을 복사본이라고 할 수는 있지만, 복제자는 아니다. 이들은 서로를 복사했기 때문이 아니라 모두가 하나의 판본으로부터 복사되었기 때문에 복사본이다. 이들은 어떤 책이 다른 책의 선조라는 식으로 복사의 계통을 갖고 있지 않다. 만약 한 권에서 어느 쪽을 복사하고, 그것을 다시 복사하고, 그것을 또다시 복사하는 것을 계속한다면 복사의 계통이 존재하게 될 것이다. 이쪽의 계통에서는 실제로 선조/자손의 관계가 존재하게 될 것이다. 중간에 흠집이 생기면 자손들은 모두 이 흠집을 공유하지만 선조는 공유하지 못할 것이다. 이런 종류의 선조/자손의 계통은 잠재적으로 진화할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 P508

유전의 ‘라마르크‘설이 잘못됐다고 하는, 널리 받아들여지는 사실 - P508

유전자가 자연선택의 기본 단위에 대한 훌륭한 후보가 될 수 있는 것은 유전자의 잠재적 불멸성 때문이다. - P102

유전자는 생존을 놓고 그 대립 유전자와 직접 경쟁한다. 유전자 풀 내의 대립 유전자들은 다음 세대의 염색체 위에 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경쟁하는 경쟁자이기 때문이다. 유전자풀 속에서 대립 유전자 대신 자기의 생존 확률을 증가시키는 유전자는 어느 것이든 그 정의상 오래 살아남을 것이다. 유전자는 이기주의의 기본 단위인 것이다. - P102

유전자가 세대를 통해 여행할 때 아무리 독립적이고 자유로울지라도 그것은 배 발생 과정을 제어하는 데 전혀 자유롭지도, 독립적이지도 않다 - P103

유전자는 매우 복잡한 방법으로 서로 간에, 그리고 외부 환경과 협력하고 상호작용을 한다. - P103

질산염이 없는 곳보다 있는 곳에서 밀이 더 잘 자란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그러나 질산염 비료만으로 밀을 재배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어리석은 사람은 없다. 밀을 재배하기 위해서는 종자, 토양, 햇빛, 물, 그리고 여러 가지 무기물도 필요하다는 것은 명백하다. 그렇지만 이 같은 요인들이 모두 같거나 약간의 변화가 있다 하더라도, 질산염 비료와 같은 거름을 주면 밀은 더 잘 자랄 것이다. 배 발생에서 유전자 하나의 역할도 바로 이와 같다. - P103

치열한 생존 경쟁에서 중요한 것은 차이이고, 진화에서 중요한 것은 ‘유전자에 의해 제어되는 차이‘이다. - P104

하나의 유전자에서 그것의 대립 유전자는 치명적인 경쟁 상대지만 다른 유전자들은 온도, 먹이, 포식자 또는 동료와 같은 환경의 일부일 뿐이다. 유전자의 작용은 이와 같은 환경에 좌우되며, 그 환경에는 다른 유전자도 포함된다. - P104

하나의 유전자가 미치는 영향이 특정 유전자가 있을 때와 또 다른 유전자가 있을 때 전혀 다른 경우도 있다. 몸속의 유전자 세트 전부는 일종의 유전적 풍토와 배경을 형성하며, 개개 유전자의 작용을 바꾸거나 그것에 영향을 준다. - P104

가장 뛰어난 선수들이 이긴 배에 있다는 것은 단지 평균적으로 그렇다는 것이다. 이 선수들에 해당하는 것이 바로 유전자다. 배에서 각 위치를 차지하려는 경쟁자는 염색체상의 동일 위치를 차지할 수 있는 대립유전자다. 노를 빨리 젓는 것은 잘 살아남을 수 있는 몸을 만드는 것과 같다. 바람은 외부 환경에 해당한다. 교체 선수 집단은 유전자 풀이다. 하나의 몸의 생존에서 모든 유전자는 한 배에 타고 있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 P105

정의상 행운이나 불운은 무작위로 일어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늘 사라지는 쪽에 있는 유전자는 불운한 것이 아니라 나쁜 유전자다. - P106

자연선택은 역위에서와 같이 염색체 일부가 대규모로 이동하는 것을 이용하여 무의식적으로 하나의 유전자 복합체를 ‘편집‘하고, 이를 통해 잘 협조하는 유전자를 모아서 가까이 연관된 집단으로 만들어 낼 수 있다. - P106

물리적으로는 전혀 연결되어 있지 않은 유전자들이 상호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다는 것 때문에 선택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다음 세대의 몸속에서 다시 만날 가능성이 있는 대부분의 유전자, 즉 유전자풀 내 다른 유전자 모두와 잘 협조하는 유전자는 유리한 셈이다. - P106

어떤 유전자의 ‘환경‘이 대부분 다른 유전자로 구성되어 있고, 그 환경을 구성하는 유전자들 각각은 또 다른 유전자로 구성된 환경과 얼마나 잘 협력하느냐에 따라 선택되기 때문에 복잡한 것이다. - P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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