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계속해서 목성에 관한 내용들이 이어진다. 개인적으로는 지구과학과 물리학과 화학이 절묘하게 결합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뒤이어서 ‘수금지화목토천해명‘ 의 순서에 따라 토성에 관한 얘기들이 나오기 시작한다. 일부 몇 가지 특징을 제외하고는 목성과 토성이 여러면에서 비슷하다는 얘기를 보면서 혹시 행성도 진화를 하는 건 아닌가 하는 약간은 생뚱맞은 생각(?)도 잠깐이나마 해보았다.

또한 본문에서 토성의 위성들에 관한 얘기도 나오는데, 그 중 ‘타이탄‘ 이라는 것이 있다고 한다. 본문에 따르면 이것은 태양계 안에 있는 위성들 중 가장 거대한 존재라고 하는데, 이러한 특징에 근거하여, 과거에 유명했던 영화 중 하나인 《타이타닉》 이 문득 생각났다. 물론《타이타닉》영화를 보면 이런저런 다양한 이야기들이 나오지만 위에 언급한 ‘거대한 존재‘ 라는 특징에 좀 더 주목해본다면 영화에 나왔던 타이타닉호의 크기가 정말로 어마어마했던 것을 떠올려볼 수 있을 것이다.

갑자기 좀 생뚱맞은 연결처럼 보일 수도 있겠으나 이러한 연상을 통해 책의 본문에서 언급된 ‘타이탄‘ 이라는 위성이 얼마나 거대할지를 상상하는데 개인적으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다.

연이어 타이탄의 대기에 관한 분석이 나오는데, 이를 통해 우주를 좀 더 심도있게 이해하는데 있어 화학에 대한 지식이 있다면 비교적 수월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해볼 수 있었다. 이는 내가 맨 위에서 언급한 얘기와도 일맥상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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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장 <여행자가 들려준 이야기>가 마무리되고, 7장은 <밤하늘의 등뼈>라는 제목의 글이 나온다. 이제 읽기 시작했기에 어떤 내용이 기다리고 있는지는 아직 모른다. 다만 이 챕터의 시작 부분에 신神에 관해 나온 글이 있는데 신神이라는 것에 대해 꽤나 도전적인(?) 글로 느껴졌다. 독자인 내가 이해한 이 글의 요지는 사람들이 인과관계를 규명하기가 힘들거나 어떤 미지未知의 현상을 접할 때 신神이라는 존재에 기대는 경향이 많으며 신이라는 것은 단지 공허한 소리(?)일 뿐이라는 것이었다.


요즘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으로부터 상처가 될 수 있는 말을 들었을 때 긁혔다(아마도 마음에 상처가 날 정도로 마음이 긁혔다는 의미인듯...)는 표현을 종종 쓰는데, 이 표현을 위에서 언급한 신神에게도 적용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신神의 권위(?)에 공허한 소리라는 말로 도전했기 때문이다. 물론 이 말은 신이라는 게 애초에 없다고 생각하는 무신론자無神論者들에게는 그닥 와닿지 않는 말일수도 있겠으나, 신神이라는 것이 비록 눈에 보이지는 않아도 존재한다고 믿는 유신론자有神論者라면 어느정도 공감할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상해본다. 다만 이러한 예상은 신도 인간처럼 자존심이라는 게 있지 않겠는가 하는 것을 전제로 하는 독자인 나의 지극히 주관적인 예상일 뿐이니 설사 이런 나의 예상에 동의하지 않으시더라도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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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이어지는 내용에서 저자의 어린 시절에 있었던 일화가 하나 나온다. 다른 사람들은 그냥 평범하게 그냥 그려려니 하고 지나치는 밤하늘의 별에 대한 호기심이 발동한 것이다. 이러한 호기심 때문이었는지 저자는 일정 시간이 지난 뒤 부모님이 건내주신 도서관 카드를 받자마자 도서관으로 가서 별star에 관한 책을 대출한다. 다만 이 과정에서 웃지 못할 에피소드도 하나 있었는데, 저자의 대출 요청을 받은 사서가 밤하늘의 별이 아닌, 스타라고 칭해지는 연예인들이 나온 책을 가져왔던 것이었다.

무슨 일이 있었든 간에 독자인 나는 이 부분에서 저자의 호기심이 얼마나 강렬했는지를 느낄 수 있었다. 과연 나는 저 어린 나이에 무엇을 하고 있었나 하는 생각도 잠깐 해봤으나 결과적으로는 그런 생각이 무슨 의미가 있겠나 싶은 생각에 생각을 멈추었다. 다만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분야를 막론하고 본능적으로 나를 이끄는 어떤 대상에 집중해서 그것의 속성을 깊이있게 파고들려는 열정이었다. 저자 칼 세이건의 경우 그 대상이 별이었고, 그 결과 천문학 분야에서 유명한 사람이 된 것이다. 여기서 파생되어 이 《코스모스》등과 같은 천문학, 우주 등과 관련된 여러 권의 책들도 저술하게 된 것이다.

저자가 살아온 길과 나를 포함한 수많은 독자들이 그동안 살아온 길이 제각기 다르지만 그 길이 어떤 길이든 관계없이 자기가 걸어온 길에 저자와 같은 열정을 가지고 매진한다면 비록 온 우주를 다 가질 수는 없더라도 적어도 자기 분야에서만큼은 한 획을 그을 수 있는 사람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목성의 구름 저 깊은 밑바닥에서 느끼게 되는 대기의 무게, 즉 기압은 지구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엄청난 것이다. 수소 원자들은 그렇게 높은 압력을 받으면 서로 짓눌려서 핵에 속박되어 있던 전자들이 책에서 떨어져 나가 금속성의 액체 수소로 변한다. 지구에서는 이정도의 압력이 실현될 수 없기 때문에 지상 실험실에서 금속성의 액체수소를 관측할 기회가 없다. - P315

(금속성 액체 수소는 상온에서도 초전도성을 지닐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므로 지구의 실험실에서 이러한 물질을 만들어 낼 수만 있다면, 전자공학에 획기적인 발전이 초래될 것이다.) - P315

구체적으로 목성 내부의 압력은 지구 표면 대기압의 300만배나 된다. 이런 조건에서 예상되는 수소의 유일한 존재 양식이 앞에서 이야기한 금속성의 액체 수소이다. 그러므로 목성의 내부는 금속성의 액체수소가 바다를 이루고 있을 것이다. - P315

목성의 내부 한복판에는 암석과 철로 된 핵이 자리 잡고 있을지 모른다. 지구처럼 생긴, 태양계에서 가장 큰 행성의 중심핵은 거대한 압력으로 옥죄는 두꺼운 가스층에 갇혀 그 모습을 영원히 드러내지 않을 것이다. - P315

목성은 태양계에서 가장 강력한 자기장을 발생시키는데, 이것은 목성 내부의 금속성 액체에 흐르고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전류 때문일 것이다. 이 전류는 자기장뿐 아니라 전자와 양성자로 구성된 목성 주변의 복사 벨트를 생성하기도 한다. 왜냐하면 자기장이 하전 입자를 붙들어 놓기 때문이다. - P315

복사 벨트의 내부에서는 태양풍의 형태로 태양에서 방출된 하전입자들이 목성의 자기장에 포획되어 가속 운동을 한다. 이 복사 벨트는 목성의 구름층보다 훨씬 높은 곳에 위치하며, 그 속에 있는 입자들은 목성의 남극과 북극 사이를 빠른 속도로 왕복한다. 그러다가 목성 고공의 대기 분자와 충돌하면 운 좋게 벨트에서 빠져나오기도 한다. - P316

이오의 궤도는 목성과 매우 가까워서 이오는 하전 입자들의 복사 벨트를 가로지르며 움직인다. 이때 하전 입자들이 폭포수같이 쏟아지면서 전파 에너지가 폭발적으로 방출된다. (이 전과 폭발이 이오 표면에서의 물질 분출에도 큰 영향을 줄 것이다.) 우리는 이오의 궤도상 위치에 따라서 목성의 전파 폭발과 관련된 에너지의 양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 천문학자들의 이 예측은 지구상의 일기 예보보다 더 정확하다. - P316

전파천문학이 발달하기 시작한 1950년대에 목성이 강력한 전파 방출원이라는 사실이 우연히 알려지게 됐다. - P316

사실 과학사에서의 발견은 거의 대부분이 이런 식(우연) 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P317

토성은 목성보다 약간 작다는 점만 제외하면 물질 조성을 비롯하여 여러 가지 측면에서 목성과 매우 비슷하다. - P317

대략 10시간에 한 번씩 자전하는 토성은 다양한 색깔의 고리로 자신의 적도 부분을 아름답게 치장하고 있다. 목성도 토성과 마찬가지로 고리를 갖고 있지만, 토성의 고리만큼 두드러지지도 아름답지도 않다. 토성의 자기장과 복사 벨트는 목성에 비하여 매우 미약한 수준이다. 하지만 행성 고리만 본다면 토성은 목성에 비해 훨씬 더 훌륭한 장관을 우리에게 제공한다. 그리고 토성도 열두어 개 이상의 위성을 거느리고 있다. - P317

토성의 위성들 중에서 우리의 가장 큰 관심을 끄는 것은 타이탄이다. 타이탄은 태양계 안에 있는 위성들 중에서 가장 거대한 존재로, 있으나마나 한 대기가 아니라 상당 수준의 대기를 실제로 보유한 유일한 위성이다. - P318

(토성) 대기의 구성 성분으로 확인된 분자는 G. P. 콰이퍼가 발견한 메탄CH4이 고작이었다. - P318

메탄이 태양의 자외선을 받으면 좀 더 복잡한 탄화수소 분자와 수소 기체로 변한다. - P318

탄화수소 분자가 타이탄의 표면을 짙은 갈색의 타르로 뒤덮을 것이다. 생명의 기원과 관련하여 지상 실험에서 볼 수 있었던 진한 갈색의 유기물인 타르 찌꺼기도 여러 가지 종류의 복잡한 탄화수소로 구성돼 있었다. - P318

수소 기체는 가장 가벼운 기체인 데다가 타이탄의 중력이 약하기 때문에 ‘분출 이탈 blowoff‘ 이라 불리는 격렬한 과정을 통해서 타이탄에서 매우 빠른 속도로 달아날 것으로 추정된다. 이때 타이탄 대기의 메탄을 포함한 다른 종류의 분자들을 수소가 함께 데리고 나갈 것이다. 그런데 이런 예측에도 불구하고 타이탄의 표면 기압은 최소한 화성과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므로 실제로는 분출 이탈이 타이탄에서 일어나지 않는 모양이다. - P318

어쩌면 타이탄 대기에 메탄 이외의 아직 발견되지 않은 기체가 더 있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질소 분자가 대기 성분에 포함되어 있다면 대기의 평균 분자량을 높여서 분출 이탈과 같은 격렬한 현상을 막아낼 수 있을 것이다. 아니면 분출 이탈이 실제 진행 중일 수도 있다. 이 경우 내부로부터 새로운 기체가 방출되어 이탈에 따른 손실분이 지속적으로 보충되고 있을 것이다. - P318

타이탄의 평균 밀도가 매우 낮은 것으로 미루어 보아, 타이탄에는 상당한 양의 H2O 얼음과 메탄을 포함하는 또 다른 종류의 얼음이 존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얼음들이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의 기체를 공급하는지는 예측할 수 없지만 내부 열에 기화되면서 대기에 기체를 공급할 것이다. - P319

대기와 지표면에 상당한 양의 유기 물질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타이탄은 우리의 시선을 끄는 태양계의 특별한 구성원임에 틀림이 없다. - P319

타이탄의 지표면에 서면 타이탄의 구름 사이로 토성과 그 고리들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타이탄 대기에서 빛이 산란되기 때문에 토성과 고리는 희뿌옇게 보이겠지만 말이다. - P319

태양에서 토성까지의 거리는 태양에서 지구까지의 거리의 10배에 달하기 때문에 타이탄이 태양에서 받는 에너지의 양은 지구가 받는 값의 1퍼센트밖에 안 된다. 따라서 타이탄에서 비록 무시할 수 없을 수준의 온실 효과가 작용한다 치더라도 타이탄의 표면 온도는 섭씨 0도도 안 될 것이 확실하다. - P319

토성이 태양을 30년에 한 번씩 공전하기 때문에 토성과 그 위성들에서의 계절변화는 지구에서보다 훨씬 느리게 진행된다. - P320

(토성) 고리의 입자들은 크기가 1미터에 불과한 눈덩이나 얼음 조각으로 조그마한 축소판 빙산이 공중에 떠서 빙글빙글 돌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우리는 토성 고리의 스펙트럼을 찍어서 실험실에서 찍은 다양한 성분의 스펙트럼과 대조해 봄으로써 고리 입자의 주성분이 물로 된 얼음이라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다. - P320

(토성) 고리들 사이에 벌어진 틈들이 여러 개 보이는데, 그중 가장 크게 벌어진 부분이 카시니 간극Cassini Division 이다. 토성 고리 면의 간극들을 통해서 뒤에 있는 별들이 보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간극이 완전히 비어 있는 것은 아니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파이오니아 11호의 카시니 간극 관통 계획이 포기돼야만 했다. - P321

(토성) 고리의 입자를 우주선에서 근접 촬영하려면 우주선이 입자들과 같은 속도로 움직여 줘야 한다. 우주선의 속도를 입자들의 궤도 운동 속도인 시속 7만 2000킬로미터에 맞춘다면 우주선이 고리 입자의 정지 위성이 되는 셈이다. 이때 비로소 입자들이 고리 면에 길게 늘어선 띠가 아니라 개개의 입자로 구별되어 보일 것이다. - P322

토성의 고리를 이루는 작은 입자들이 모두 뭉쳐서 토성 주위를 하나의 큰 위성으로 공전하면 안 될 무슨 특별한 이유라도 있었는지 궁금하다. - P322

토성을 가까이에서 도는 입자일수록, 궤도 속도가 더 빠르다는 사실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이것이 바로 케플러의 세 번째 법칙의 내용이다. 중심 천체에 가까울수록 떨어지는 속도가 빨라진다.) 그러므로 안쪽 궤도의 입자들은 바깥쪽 궤도에서 도는 입자들을 앞질러 간다. (우리가 알다시피 추월선은 왼쪽이다.) 물론 이것은 궤도 반지름이 짧을수록 그 공전 주기가 짧다는 케플러의 세 번째 법칙과도 일치하는 사실이다. 그러므로 토성의 고리 면에서는 인접 지역이 서로 ‘쓸리거나‘ 또는 ‘찢어지는‘ 듯한 운동을 하게 되며, 따라서 인접한 궤도에서 도는 두 입자는 만났다 헤어지기를 계속한다. - P322

고리 면의 평균 회전 속도는 초속 20킬로미터에 이르는 아주 빠른 속도이지만, 두 인접 입자의 상대 속도, 즉 추월 속도는 아주 느려서 분속으로 고작 수 센티미터에 불과하다. 입자들 사이의 중력은 스쳐 지나가는 두 입자를 하나로 모으려 하겠지만, 이 상대 속도 때문에 둘은 헤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토성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는 인접한 두 입자 사이의 상대 속도가 무시될 정도로 작다. 그러므로 서로 들러붙어 좀 더 큰 눈송이로 성장해 갈수가 있다. - P322

다시 말해서 입자들이 토성에 그다지 가깝지만 않다면, 추월로 인해서 헤어지는 효과가 거의 없기 때문에, 입자들은 상호 중력에 따른 합병으로 덩치를 점점 키워 가다가 결국 하나의 어엿한 위성으로 성장하게 된다. 그렇다면 토성의 고리 바깥쪽 먼 곳에 크기가 수백 킬로미터에서 거의 화성에 버금가는 타이탄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위성들이 자리하는 것도 단순한 우연의 결과가 아닐 것이다. - P323

태양계에 있는 행성과 위성 모두가 처음에는 고리를 이루며 돌던 미세 입자들이 이렇게 서로 엉겨 붙어 큰 천체로 성장하는 과정을 거쳐서 형성된 것이다. - P323

공전 속도 v는 중심 거리 r의 제곱근에 반비례해서 감소한다. ...(중략)... 따라서 △r 만큼 떨어져 있는 두 입자의 궤도 속도 차 △V는 거리의 제곱근의 세 제곱에 반비례하여 감소할 것이다. - P323

이 식에서부터 우리는, 중심 천체에 가까울수록, 즉 중심 거리가 영에 수렴할수록(r→ 0), 상대 속도 △V가 엄청난 속도로 증가함을 알 수 있다. 즉 쓸림과 찢어짐의 효과가 크다. 반면에 중심에서 멀리 떨어질수록(r→ 무한대), 상대속도 △V는 빠르게 0으로 접근하므로 중력에 따른 합병을 방해할 찢어짐의 효과가 사라지게 된다. - P323

목성과 마찬가지로 토성에도 자기장이 있다. 자기장은 태양에서 방출되는 하전 입자들을 포획하여 가속시킨다. 이렇게 포획. 가속된 하전입자는 북극과 남극 사이를 빠른 속도로 왕복한다. 그런데 적도 부근에 고리 면이 펼쳐져 있으므로, 왕복 운동을 하던 하전입자, 즉 양성자와 전자 등은 고리 면의 얼음이나 눈덩이들에 흡수되고 만다. 따라서 목성이나 토성의 고리가 복사 벨트의 일부를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 P323

사실 복사 벨트는 고리의 안쪽과 바깥쪽에서만 찾아볼 수 있다. 위성도 하전 입자들을 흡수하므로, 위성 부근에서도 복사 벨트가 사라진다. 실제로 토성의 위성들 중 하나는 이런 원리를 이용해서 발견했다. 파이오니아 11호가 토성의 복사 벨트에 틈새가 있는 것을 발견했는데 학자들은 앞에서 설명한 원리에 근거하여 그 틈새에 위성이 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리고 얼마 후 그 예측대로 그때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위성 하나가 바로 그 위치에서 발견됐던 것이다. - P323

태양풍은 토성 궤도 저 바깥으로, 즉 태양계의 외곽 지대로 나가면서 그 세력이 점점 약해진다. 단위 넓이를 단위 시간에 지나는 태양풍 입자들의 개수가 태양에서 멀어질수록 감소한다는 뜻이다. - P325

태양에서 명왕성까지의 거리의 2~3배 정도 더 멀리 떨어진 곳에 이르면, 성간을 떠도는 양성자와 전자들의 압력이 오히려 태양풍의 압력을 능가하기 시작한다. 거기가 바로 태양계와 그 바깥 세상의 경계 지대인 것이다. 천문학자들은 ‘태양 제국‘의 국경이라는 뜻에서 이 지역에 ‘태양권계太陽圈界 heliopause‘라는 이름을 붙여 줬다. - P325

(목성의 위성 이오의 표면 지도) 에 라Ra, 로키Loki, 마우이 Maui, 프로메테우스Prometheus 등의 이름이 붙여진 지역들 - P324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할 당시 항해사로 일하던 후안 데 라 코사Juan de la Cosa가 1500년에 작성한 신대륙 아메리카의 첫 번째 지도 - P324

그들은 하늘에 난 둥그런 구멍에 이르렀다...... 불처럼 빛을 내는 까마귀가 이것은 별이라고 말했다. - 에스키모의 창조 신화 - P327

나는 페르시아의 왕이 되느니, 차라리 인과율 하나를 터득하는 쪽을 택하겠소이다. - 아브데라의 데모크리토스 - P327

그(아리스타르코스)의 가정에 따르면 항성들이 박혀 있는 천구의 중심도 태양 부근에 있으며 항성들의 천구가 아주 크기 때문에 중심에 대한 그 천구 표면까지의 거리와 지구에서 항성들까지의 거리가 서로 비슷하다고 한다. -아르키메데스, 《모래를 헤아리는 사람》 - P327

감추어진, 동떨어진, 미지의 원인으로 인한 현상에 접하게 될 때, 사람들은 ‘신神‘이란 단어를 흔히 사용한다. 기존 원인의 자연적 근원인 이치理致의 생이 손에 잡히기를 거부할 때, 사람들은 이 신이라는 용어에 자주 기대게 된다. 원인에 이르는 실마리를 놓치자마자, 또는 사고의 흐름을 더 이상 쫓아가지 못하게 될 때 우리는 그 원인을 번번이 신의 탓으로 돌려서 당면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그때까지 해오던 원인 탐구의 노력을 중단하고는 한다. - P328

어떠한 현상의 결과를 신의 탓으로 돌리기만 한다면 그것은 우리 자신의 무지를 신으로 대치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다고 하겠는가? 이제 ‘신‘은, 인간이 경외심 가득한 마음으로 듣는 데 익숙해져버린, 하나의 공허한 소리일 뿐이다. -폴 하인리히 디트리히 홀바흐 남작, 「자연계」, 1770년 - P328

나는 어릴 적에 뉴욕 시 브루클린의 벤손허스트 구역에서 살았다. - P328

미국 어린이들이 흔히 ‘중국식 핸드볼‘이라고 부르는 이 경기는 우리가 송구라고 알고 있는 정식 구기 종목이 아니다. 벽에서 튕겨오는 작은 공을 두꺼운 가죽 장갑을 낀 손으로 다시 받아 쳐서 벽에 맞게 한 다음 옆에 있는 상대에게 되돌려 보내는 식의 공놀이를 일컫는다. - P328

나는 별들이 불쌍해 보이기까지 했다. 내 주변 사람들의 무관심 때문에 그들이 가진 독특함이 완전히 잊혀지고 아주 평범한 것으로 취급받는 별들의 신세가 불쌍해 보였던 것이다. 나는 좀 더 깊이 있는 답을 듣고 싶었다. - P329

난 곧장 사서에게 달려가서 "스타들 stars"에 관한 책을 빌려 달라고 했다. 그녀는 클라크 게이블 Clark Gable, 진 할로Jean Harlow와 같은 남녀의 사진이 담긴 그림책을 가져왔다. 나는 그런 책이 아니라고 했다. 나는 그녀가 왜 그 책들을 가져왔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그러자 그녀는 웃음을 짓고 다른 책을 하나 찾아다 주었다. 내가 원했던 바로 그 책을 말이다. 내가 원하던 깊이 있는 답을 찾을 때까지 나는 숨을 죽이며 그 책을 읽어 내려갔다. - P329

그 책에는 깜짝 놀랄 만한 내용들이 많았다. 그 책은 참으로 장대한 세상에 관한 생각들로 가득했다. 그 책에 따르면 별이 태양이란다. 매우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작게 보일뿐이라는 것이었다. 우리의 태양도 수많은 별들 중 하나이고 별과 다른 것은 그저 우리와 가깝다는 사실밖에 없다는 것이었다. - P330

태양도 아주 멀리 가져다 놓으면 반짝거리는 빛의 점으로 보인다. - P330

얼마나 멀리 가져가야 할까? 그때 나한테는 각도라는 개념이 없었다. 빛의 세기가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한다는 법칙도 몰랐다. 별까지의 거리는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별들이 정말로 태양과 같은 존재라면 그들은 꽤나 멀리 떨어져 있는 게 틀림없다고 생각했다. 분명히 85번가보다 멀었다. 맨해튼보다 멀고 아마 뉴저지보다 더 멀 것 같았다. 우주는 내가 상상했던 그 어떤 것보다 훨씬 더 컸다. - P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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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포스팅의 마지막 부분에서 과학 연구의 중심 주제가 빛과 연관되어 있다는 얘기가 나왔었는데, 오늘은 이 빛과 관련하여 유명 과학자인 뉴턴(이후 아인슈타인)과 하위헌스의 생각들을 엿보는 것부터 시작한다.

개인적으로 지난 여름에 유시민 작가의《문과 남자의 과학공부》라는 책을 진득하게(?) 읽었던 경험이 있는데, 거기에 나왔던 문장 중에 ‘빛은 입자이자 파동이다‘ 라는 것이 있었다. 그당시에는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아서 그냥 넘어갔었는데, 오늘 이《코스모스》에 나온 주석 설명을 통해 이 문장이 나오게 된 배경을 조금이나마 알 수 있게 되어서 의미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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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이어 읽다가 귀류법歸謬法이라는 것이 잠깐 소개되고 책의 뒷 부분에 나온 부록 파트에 서너페이지에 걸쳐 관련된 설명이 나온다. 귀류법이란 어떤 명제가 참임을 증명하기 위하여 그 명제의 역逆이 참이라고 일단 가정한 다음, 이 역명제가 성립할 때 초래될 수밖에 없는 모순을 지적함으로써 원래 명제가 참임을 간접적으로 밝히는 논증법(p.686)인데, 본문에서는 17세기 경 천동설과 지동설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각자 자신들의 주장을 입증하기 위한 논리 중 하나로 사용하였다.

또한 귀류법에 대한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부록 페이지를 별도로 마련하여 루트2 가 유리수有理數가 아닌 무리수無理數라는 것을 귀류법으로 증명하는 과정을 설명해주는데, 이를 통해 귀류법의 논리를 보다 심도있게 이해할 수 있었기에 유익했다.

지금으로부터 몇 백년전에 있었던 과학자들의 논리전개 과정을 살펴보면서 감탄을 금할 수 없을 만큼 세상엔 참으로 똑똑한 사람들이 많다는 것도 추가로 실감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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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목성에 관한 내용들이 나오기 시작한다. 개인적으로 목성에 관해서는 단순히 띠를 두르고 있는 행성이라는 정도 밖에 몰랐었는데, 오늘 독서를 통해 좀 더 세부적인 내용들까지도 알게 되어서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또한 저자가 의도한 것인지 여부는 알 수 없지만 본문을 읽으면서 마치 우주선을 타고 저자의 친절한 설명이 곁들여진 우주여행을 하는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뭐랄까, 박물관이나 미술관 같은 곳을 방문해서 도슨트 선생님들의 전문적인 설명을 듣는 느낌이랄까.. 현실적으로 우주를 직접 가보기는 힘든게 사실이니 우주 관련 책을 통해 이렇게라도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할 수 있는 것에 감사할 따름이다.

하위헌스는 바다의 파도처럼, 빛이 진공을 지나가는 파동의 일종이라고 생각했다. 우리가 빛을 이야기할 때 파장과 주파수를 들먹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굴절 현상을 포함한 빛의 여러 가지 특징이 파동설로 자연스럽게 설명됐으므로, 하위헌스의 이론은 최근까지 정설로서 인정받아 왔다. - P289

그런데 1905년 아인슈타인이 광전 효과를 발견하면서 빛의 입자설이 다시 부활했다. 광전 효과란 금속 표면에 빛을 쏘였을 때 전자가 방출되는 현상이다. 현대의 양자 역학은 이 두 가지 이론을 모두 인정하여, 상황에 따라서 빛이 파동으로 행동하고 또 입자로서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 P289

상식적으로는 ‘빛의 입자-파동 이중성‘을 언뜻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 하지만 실험에 드러나는 빛의 다양한 현상들을 보면 빛의 이중성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결국 우리가 이러한 빛의 모순적이면서도 신비한 속성을 이해하게 된 데에는 뉴턴과 하위헌스 두 ‘독신자‘들의 공헌이 컸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 P289

레벤후크의 현미경은 재단사들이 옷감의 품질을 자세히 살피기 위해 사용했던 확대경을 개량한 것이었다. 그는 그 현미경으로 물방울에서 하나의 소우주를 발견할 수 있었다. - P289

하위헌스는 충분히 끓여서 완전 소독한 물에서도 미생물이 서서히 증식하는 현상을 관찰하고, 미생물들은 충분히 작아서 공기 중에 떠다닐 수 있으며 떠다니다가 물에 내려 앉아 번식한다고 설명함으로써, 생명의 자연 발생설에 하나의 대안을 제시할 수 있었다. - P290

자연 발생설이란 생물은 기존의 생물과 아무 관계없이 발효 중인 포도나 썩은 고기 등에서 자연적으로 나타난다는 생각이었다. - P290

네덜란드에서 17세기 초에 개발된 현미경과 망원경은 인간의 가시한계를 아주 작은 것으로 그리고 아주 큰 영역으로 각각 확장시켰다. 현재 우리가 원자핵이나 은하를 관측할 수 있게 된 것도 따지고 보면 그 뿌리가 17세기 초 네덜란드에까지 닿아 있다고 하겠다. - P290

크리스티안 하위헌스는 유리를 직접 갈아서 천체 망원경 제작에 필요한 렌즈를 만들기 좋아했으며, 한 번은 5미터 길이의 굴절 망원경을 제작했다. 그 망원경으로 그가 이룩할 수 있었던 새로운 발견들은 인류사에서 하위헌스의 위치를 확고히 하기에 충분한 수준의 것이었다. - P291

그(하위헌스)는 에라토스테네스의 발자취를 따라서 지구 외의 다른 행성의 크기를 측정한 첫번째 인물이며 금성이 구름으로 완전히 뒤덮여 있다는 사실을 맨 처음으로 추측해 본 천문학자였다. 그리고 화성의 표면 특징을 지도로 그려 남겼을 뿐 아니라, 그러한 표면 특징이 나타났다 사라지는 현상을 관찰하여 화성의 자전 주기가 지구와 비슷하게 24시간 정도라는 것까지 측정했다. (그가 작성한 지도는 서티스 메이저Syrtis Major라고 불리는 지역으로 지상 망원경으로 볼 때 바람에 휩쓸린 것처럼 검게 보이는 넓은 경사지에 대한 것이다. 이 지역은 화성 북반구 적도 근방에 있다.) - P291

토성이 여러 겹의 고리로 둘러싸여 있고 특히 그 고리가 토성 표면과 접촉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처음 확인한 것도 하위헌스였다. 타이탄도 그가 발견했다. 타이탄은 토성의 위성 중에서 가장 큰 위성이자 태양계에서는 둘째로 큰 것이다. 타이탄에서 흥미진진한 현상들을 많이 볼 수 있어서 앞으로 생명의 기원 연구와 관련해서 크게 기대되는 연구 대상 천체이다. - P292

위도는 별자리를 통해서 정확히 알 수 있다. 남쪽으로 갈수록 위도가 낮은 곳의 별자리들을 볼 수 있으므로, 위도의 결정은 쉬운 일이었다. 그러나 경도의 결정은 시간의 흐름을 추적해야 하므로 위도의 측정보다 한층 더 어려운 작업이었다. - P292

진자의 주기가 일정하다는 원리 - P292

태양 아닌 자신들만의 중심 별 주위를 각기 궤도 운동하는 행성들이 우주에 수없이 많을 것이라는 생각을 인류사에서 처음으로 한 사람은 아마 조르다노 브루노일 것이다. - P294

17세기 초에 로버트 머튼 Robert Merton은 귀류법歸謬法을 동원하여 태양 중심 우주관이 이미 그 자체로 다른 행성계의 존재를 의미하기 때문에, 태양 중심 우주관은 자체 모순이라고 주장했다. - P294

피타고라스학파가 2의 제곱근(루트2)이 무리수無理數 임을 증명하는데 원래 사용했던 논지는 일종의 귀류법歸謬法에 근거한 것이었다. - P686

귀류법이란 어떤 명제가 참임을 증명하기 위하여 그 명제의 역逆이 참이라고 일단 가정한 다음, 이 역명제가 성립할 때 초래될 수밖에 없는 모순을 지적함으로써 원래 명제가 참임을 간접적으로 밝히는 논증법이다. - P686

20세기의 위대한 물리학자 닐스 보어Niels Bohr가 던진 유명한 경구가 하나가 있다. "위대한 아이디어의 역逆은 반드시 위대한 아이디어이다." 보어의 이 주장이 참이라면 우리는 반드시 위험을 감수해야 할 것이다. - P686

예를 들어 성서의 황금률을 한 번 부정해 보라. 그 결과가 어떻겠는가? "거짓말을 하지 마라." 라든가 "살인하지 마라." 등의 역도 위험하기는 마찬가지이다. 여기에 예로 든 ‘위대한 생각‘ 들의 역은 함부로 주장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런 주장을 하려면 얻어맞을 각오부터 단단히 해야 하기 때문이다. 보어의 주장이 모순에 도달한 것이다. 따라서 보어의 경구는 독단일 뿐이다. 이제 그렇다면 보어의 주장의 역명제, 즉 "위대한 아이디어의 역은 반드시 위대한 아이디어가 아니다."는 참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이것이 귀류법의 핵심이다. - P686

√2를 무리수가 아니라 유리수有理數라고 가정해 보자. 유리수라면 두 개의 정수整數 p. q의 비율로 나타낼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2=p/q와 같이 주어질 수 있다. 정수 p, q의 크기는 그 어떤 제한도 둘 필요가 없지만, p와 q 사이에는 공약수가 없어야 한다. 공약수가 있다면 분자와 분모를 약분하여 더 이상 약분할수 없을 때의 값을 p와 q라고 하면 된다. - P687

홀수의 제곱은 반드시 홀수이다. - P688

수세기 전에는 탐험 여행에서 가져오는 ‘주요 상품‘들 중의 하나로 떼어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여행자들이 들려주는 먼 나라의 이야기였다. 낯선 땅과 그곳에 있는 특이한 동식물들에 대한 여행자들의 이야기는 듣는 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여 다음 탐험으로 이어지게 하는 매우 중요한 ‘상품‘이었다. - P297

이야기의 주요 주제에는, 하늘 높이 치솟은 산, 용과 바다 괴물, 아침저녁으로 황금 식기를 쓰는 나라, 코 대신 팔이 달린 짐승에 관한 것 등이었다. 어디 그것뿐인가, 개신교, 가톨릭, 유대교, 이슬람 등의 교리 논쟁이 참으로 한심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불에 타는 검은 돌, 머리는 없고 입이 가슴에 달린 사람들, 나무에서 자라는 양 등등 별별 해괴한 것들이 그들의 이야기에 포함되어 있었다. 그중에는 사실도 있었고 거짓도 있었다. 어떤 것들은 사실은 사실이되 어느 정도 과장되고 왜곡되어 전해지기도 했다. - P298

이런 이야기들은 볼테르Voltaire 나 조너선 스위프트 Jonathan Swift 같은 작가들의 손을 통해 다양하게 각색되어 유럽 사회로 하여금 새로운 안목을 갖게 하는 자극제로 작용했으며, 동시에 외부와 고립된 세상과 사회에도 관심을 갖게 하는 계기를 제공했다. - P298

목성 주변에 있는 갈릴레오의 위성들은 그 크기가 거의 수성과 맞먹을 정도로 큰데, 우리는 그들의 크기와 질량으로부터 밀도를 계산하고, 밀도에서부터 각 위성의 구성 성분을 추정할 수 있다. - P299

가장 안쪽에서 돌고 있는 이오Io와 유로파 Europa는 주로 암석 성분의 위성이며, 바깥쪽의 가니메데 Ganymede와 칼리스토Callisto는 이보다 훨씬 낮은ㅡ얼음과 바위의 중간 정도의ㅡ밀도의 물질로 이루어진 위성임이 밝혀졌다. - P299

얼음과 바위로 된 바깥쪽의 위성도 지구의 바위들처럼 열을 발생시키는 방사능 물질을 함유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런데 그 위성들에는 방사능 붕괴 과정에서 발생되어 수십억 년 동안 내부에 축적된 열에너지가 표면으로 이동하여 외부로 방출될 수 있는 효율적인 냉각 메커니즘이 없다. 그러므로 가니메데와 칼리스토 내부의 얼음은 대부분 액체 상태의 물로 존재할 것이다. - P299

보이저 2호는 지구로 영원히 되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보이저 2호의 과학적 탐사 결과와 역사에 길이 남을 보이저의 발견들은 여행자의 이야기로서 결국 전파를 타고 우리에게 전해질 것이다. - P299

어떻게 태양계 먼 곳에서 관측된 영상이 우리 지구에까지 전송될 수 있는 것일까? 먼저 태양 광선이 목성 주위를 궤도 운동하는 위성 유로파에 떨어지고, 유로파는 입사된 빛의 일부를 반사하여 우주공간으로 다시 내보낸다. 이렇게 반사된 빛의 일부가 보이저에 실려있는 텔레비전 카메라의 형광 물질을 자극함으로써 유로파의 이미지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이미지를 보이저의 컴퓨터가 읽어서 숫자 신호로 변환한 다음, 10억 킬로미터나 떨어져 있는 지구상의 전파 망원경으로 송출한다. - P301

이미지 한 장을 만드는 데 밝기가 다른 약 100만 개의 회색 점들이 쓰인다. 점이 매우 작은 데다가 서로 가까이 붙어 있어서 약간 멀리 떨어져서 보면 점들은 하나하나 구별돼 보이지 않고 밝기가 연속적으로 변하는 하나의 이미지로 나타난다. 우리 눈에 회색 점들이 하나씩 따로 보이는 것이 아니라 많은 점들의 누적된 효과가 연속적인 화상으로 느껴지는 것이다. - P302

우주선이 보내 주는 정보는 점 개개의 밝기이며, 이 밝기를 나타내는 숫자는 레코드판과 같은 역할을 하는 자기 디스크에 저장된다. - P302

놀라운 발견의 배후에는 항시 첨단 기술이 뒷짐을 진 채 우리에게 미소 짓고 있지만 발견된 사실의 분석은 결국 인간 두뇌의 몫이다. - P303

인상적이고 멋들어진 구름 무늬다.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이나 블레이크나 뭉크의 작품들이 연상된다. 그러나 연상은 실제 상황에 미치지 못하는 법, 어떤 예술가도 이런 장관을 그리지 못했다. 그것은 아무도 우리 행성을 벗어나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구에 발이 묶인 화가가 어떻게 이토록 신비롭고 아름다운 세계를 상상이나 하겠는가. - P306

목성의 다채로운 빛깔을 띤 띠들을 근접 관측할 수 있었는데, 흰색을 띨수록 암모니아 가스를 포함한 높은 층의 구름으로 생각되며, 갈색을 띨수록 더 깊고 더 뜨거운 지역으로 추정된다. 푸른색을 띠는 지역은 구름 사이를 가로지르는 깊은 구멍처럼 보인다. - P306

우리는 아직 목성이 왜 적갈색을 띠는지 그 이유를 알지 못한다. 황이나 인과 관련된 화학 반응의 결과가 아닐까? 또는 태양으로부터의 자외선이 목성 대기에 있는 메탄, 암모니아, 수중기 또는 여러 종류의 분자 조각들과 반응하여 어떤 유기 분자들을 형성했기 때문은 아닐까 하는 추측만 할수 있을 뿐이다. 그럴 경우 목성의 색깔은 40억 년 전 지구에서 있었던 생명의 탄생에 관한 하나의 실마리를 제공해 줄 수도 있을 것이다. - P306

대적반이다. 주변의 구름들 위로 치솟아 오른 가스 기둥인데 지구가 대여섯 개는 들어갈 정도로 엄청나게 거대하다. 대기의 깊은 곳에서 합성되었거나 축적되어 있던 고분자들이 상층부로 끌려 올라와 우리 눈에 붉게 비치는 것이라 추측해 본다. 이렇게 거대한 구름의 폭풍은 태어난 지 아마 100만 년은 족히 지났을 것이다. - P307

복사 벨트 중심부에 있는 붉은 색깔의 작고 길쭉한 위성 아말테아Amalthea의 모습, 색색이 찬연한 이오, 선형 망상 구조의 유로파, 거미줄처럼 얼기설기 얽힌 가니메데, 여러 겹의 동심원 파문이 선명한 칼리스토의 표면 구조들. - P307

바다에서 밤하늘의 별자리가 항해하는 배들의 길잡이가 되듯이, 우주에서도 별이 길잡이의 역할을 한다. - P308

이오는 갈릴레오의 4대 위성들 중 목성 가장 가까이에서 공전하는 위성이다. - P308

사실 이오는 무척 붉었다. 화성보다 더 붉다고 알려졌으며 태양계에서 가장 붉은 천체로 지목되고 있었다. - P308

그들(스탠턴 필Stanton Peale과 그의 동료들)은 이오 내부의 암석이 방사능 붕괴가 아니라 강한 조석력의 작용으로 용융 상태에 놓이게 됨을 알 수 있었고, 그렇기 때문에 이오의 내부 거의 대부분이 액체 상태에 있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던 것이다. - P311

지하에 있는 액체 상태의 유황이 이오의 화산 활동으로 지상으로 계속 올라오게 된다. 고체 상태의 유황은 물의 끓는점보다 약간 높은 섭씨 115도 정도로 가열되면 색깔이 변하면서 액체 상태의 유황으로 변한다. 온도가 높아질수록 색깔이 짙게 변하며, 일단 녹았던 유황을 갑자기 냉각시키면 액체 상태의 색깔을 그대로 유지한다. - P311

이오 표면의 색깔 분포의 패턴에서부터 중요한 사실을 유추할 수 있었다. 그 패턴은 화산의 분화구에서 마구 쏟아져 나온 액화 유황이 여울져 흐르는 강물이나 흙탕물의 급류와 같이 얇은 층을 이루며 흐르는 모습을 닮아 있었다. 즉 검정색, 그러니까 제일 뜨거운 유황이 화산 분화구 근처에서 보이고, 주황색의 황이 분화구에 비교적 가까운 곳에서 강을 이루고, 노란색의 상대적으로 저온 상태에 있던 유황이 분화구에서 멀리 떨어진 평지에 널려 있다. - P311

표면 모습이 몇 달 간격으로 수시로 변화하기 때문에 지구에서 우리가 일기 예보를 하듯 이오의 표면 지도도 주기적으로 수정 편찬해야 한다. - P311

이오의 매우 얇고 희뿌연 대기는 주로 이산화황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이 보이저 우주선의 탐사로 밝혀졌다. 그런데 이산화황의 대기층이 비록 얇기는 하지만 목성에서 방출되는 하전 입자들로부터 이오의 표면을 보호하기에는 충분한 두께여서, 이오에게는 매우 소중한 존재이다. - P312

밤에 기온이 떨어지면 기체 상태의 이산화황이 굳어 서리처럼 하얗게 변한다. 이렇게 되면 목성의 복사 벨트에서 나오는 하전 입자들이 이오의 표면까지 침투할 수 있다. - P312

이오의 화산 분출은 그 구성 입자들을 목성의 주변 공간으로까지 직접 방출시킬 정도로 매우 높이 솟아오른다. 아마도 이 입자들이 이오 주변에서 목성을 둘러싸고 있는 도넛 모양의 튜브를 형성하는 장본인인 듯하다. 이 입자들은 원자 알갱이들로서 목성을 향해 천천히 나선운동을 하다가 안쪽 궤도에 있는 아말테아 위성과 만나면, 모종의 화학 반응을 통하여 아말테아의 표면을 붉게 물들이는 것 같다. 또한 이오에서 분출된 물질이 여러 차례 충돌과 응결의 과정을 겪으면서 결국 목성의 고리를 만드는 데 한몫을 하게 되는 듯하다. - P312

달이 지구를 항시 같은 면을 보이면서 공전하듯이, 이오와 유로파도 목성을 향해 같은 면을 보이며 목성 주위를 궤도 운동한다. (태양계의 사실상 거의 모든 위성들이 자신의 모행성에게 늘 같은 면을 보이는, 자전과 공전 주기가 같은 동주기同周期 운동을 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위성들에 서서 목성이 있는 쪽의 하늘을 올려다보면 하늘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거대한 목성이 뜨지도 지지도 않은채, 자신의 표면을 다채롭게 변화시키는 장관을 관람할 수 있을 것이다. - P313

태양계가 성간 공간에 존재하는 가스와 고체 입자로부터 생성되었듯이, 목성 또한 그 형성 과정에서 많은 양의 가스와 티끌이 필요했을 것이다. 태양 형성에 쓰이고 남은, 그렇지만 우주 공간으로 유실되지 않은 물질의 일부가 목성의 형성에 쓰였을 것이다. 아마 목성이 이런 물질을 지금의 수십 배 정도로 많이 끌어 모을 수 있었다면, 지금쯤 목성 내부에서도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고 있을 것이다. 이 경우 목성은 현재와 같은 행성의 신세가 아니라 어엿한 별의 위엄을 자랑했을 것이다. - P313

그렇지만 우리의 이 거대한 행성, 즉 목성은 별이 되려다 실패한 비운의 천체이다. 목성이 별이었다면, 지금 목성이 태양으로부터 받는 빛의 거의 두 배 이상을 목성 스스로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런데 적외선 대역에서 보자면 현재의 목성은 그대로 항성이라고 취급해도 사실 큰 무리가 없을 정도의 빛을 방출한다. - P313

목성이 가시광선 대역에서도 별로서 행세할 수 있다면, 태양과 짝을 이뤄 하나의 쌍성계를 구성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랬을 경우 지구의 하늘에는 해가 둘이 있을 터이고, 밤은 아주 보기 힘든 희귀한 현상이 되었을 것이다. - P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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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포스팅의 마지막 부분에서 소설을 통해 ‘공감‘ 능력을 키우는 것에 관해 얘기했었는데 오늘은 ‘공감‘의 중요성에 관한 내용으로 시작한다.

또한 이어지는 내용에서 소설 읽기와 공감 능력의 선후 관계가 마치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와 같은 논쟁처럼 생각할 수도 있다는 것을 보면서 인과관계를 명확히 구분하는 게 참으로 쉽지 않다는 것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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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이어 읽다가 p.149에 ‘딴생각이 다른 형태이자 반드시 필요한 형태의 집중‘이라는 문장이 나온다. 처음 읽었을 때는 이 말이 도대체 무슨 말인지 잘 이해가 되지 않았었는데, 뒤에 근거로 나온 문장들과 연관지어 반복해서 읽다보니 내 나름대로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다.

본문에 직접적으로 나온 말은 아니지만 나는 이것을 ‘집중력의 범위‘ 라는 말로 표현하고 싶어졌다. 누구나 집중을 하는데 있어 일정 수준(예를 들면, 온전한 집중이 가능한 시간)이 있을 것이고 그 수준을 넘어가면 똑같은 대상에 집중하기 힘들어질 수 있는데 이때 본문에서 말하는 ‘딴생각‘ 을 통해 생각하는 대상을 전환을 시켜주면 내가 집중할 수 있는 대상에 대한 집중력의 범위가 새롭게 생겨나서 다시 집중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쓰다보니 말이 길어졌는데, 사람마다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조금씩 차이가 있겠으나 대체로 우리가 어떤 책을 읽거나 공부를 할 때 어떤 한 가지에만 계속 집중하다가 일정시간이 지나면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집중하기 힘든 순간이 오게 되는데, 이때 딴생각을 통해 주의를 환기시키고 새롭게 집중할 수 있는 원동력을 얻을 수 있다는 얘기를 저자가 본문에서 하는 것으로 나는 이해했다.

이러한 생각들을 정리하면서 유한한 집중력이라는 자원을 보다 잘 활용하기 위한 노하우를 배운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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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다가 한 가지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는 개념이 있어서 짧게나마 정리하고 넘어가고자 한다. 그건 바로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 라는 용어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용어인데, 이것은 ‘우리가 별다른 일을 하고 있지 않다고 생각할 때 더 활발히 움직이는 뇌부위‘를 의미한다.

이것을 굳이 언급한 이유는 오늘 읽은 본문에서 중요하다고 말한 ‘딴생각‘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본문을 읽다보면 ‘딴생각‘이 우리가 집중했던 내용들을 소화시키는 역할을 한다고 하는데, 이것을 조금 전 위에서 언급한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의 개념과 연결지어 생각해보면 그 맥락이 유사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독자인 내가 이해한 바를 적어보자면 ‘딴생각‘을 통해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 를 활성화시켜 더욱더 생산적인 일들을 해낼 수 있다는 정도로 정리할수 있을 듯하다.

인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발전 중 다수가 곧 공감 능력의 발전이었다. 다른 인종 집단도 자신들처럼 감정과 능력, 꿈이 있다는 적어도 일부 백인의 깨달음. 그동안 자신들이 여성에게 행사한 권력이 불합리하고 심각한 고통을 낳는다는 일부 남성의 깨달음. 동성애가 이성애와 다르지 않다는 많은 이성애자의 깨달음. 공감은 발전을 가능케 하고, 인간적인 공감의 폭을 넓힐 때마다 우리는 우주를 조금씩 더 열어젖히게 된다. - P136

소설 읽기가 오랜 기간에 걸쳐 공감 능력을 키우는 것일 수도 있지만, 이미 공감 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이 소설 읽기에 더 끌리는 것일 수도 있다. - P137

레이먼드는 소설 읽기가 공감 능력을 강화한다는 점과 공감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소설 읽기에 끌린다는 점이 둘 다 사실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 P137

동화책을 많이 읽는 아이(아이보다는 부모의 선택이다)가 타인의 감정을 더 잘 읽는다는 사실 ...(중략)... 이 결과는 이야기 경험이 실제로 공감 능력을 확장한다는 것을 암시한다. - P137

도덕적 공황 상태(어떤 유해한 요소가 사회의 가치와 안녕을 위협한다는 믿음 때문에 사회 전반이 두려움을 느끼는 상태) - P137

동화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는 아이들이 공감능력이 더 좋지만, 길이가 짧은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보는 아이들은 그렇지 않다 - P138

토막 난 파편을 통해 세상을 바라볼 때는 무언가에 오랜 시간 집중할 때만큼 공감이 나타나지 않는다. - P138

사람들은 자신이 노출되는 목소리의 결을 내면화한다. - P138

타인의 내면에 대한 복잡한 이야기에 오랜 시간 노출되면 이 이야기가 우리의 의식 패턴을 다시 형성한다. 우리는 더욱 통찰력 있고 개방적이고 공감을 잘하는 사람이 될 것이다. - P138

반면 소셜미디어를 장악한 단절된 비명과 분노의 파편에 하루에 몇 시간씩 노출되면 우리의 사고 역시 그렇게 될 것이다. 내면의 목소리는 더 상스럽고 시끄러워질 것이며, 부드럽고 온화한 생각에 전만큼 귀 기울이지 못할 것이다. - P138

우리는 자신이 사용하는 기술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시간이 갈수록 우리의 의식이 그 기술의 모습으로 변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 P138

"우리는 모두 파국적 종말로 향하고 있는 물과 진흙으로 된 행성에 살고 있잖아요. 이 문제들은 혼자서 해결할 수 없어요" ...(중략)... "이게 제가 공감 능력이 무척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이유예요." - P138

딴생각을 하면 죄책감을 느꼈다. 그러나 그것은 틀린 생각이었다. 실제로 딴생각은 다른 형태이자 반드시 필요한 형태의 집중이다. - P140

집중은 스포트라이트다. 우리 식으로 설명하자면, 비욘세가 무대 위에 홀로 등장하고 우리 주변의 모든 사람이 사라지는 듯 보이는 순간이다. - P141

집중은 보통 주위 환경에서 무엇인가를 선택해서 그것에 주의를 기울이는 능력으로 정의된다. 그러므로 내가 집중이 흐트러졌다고 말할 때 그 의미는 초점을 맞추고 싶은 한 가지로 집중력의 스포트라이트를 좁히지 못한다는 뜻이었다. - P142

창의적인 생각을 더 많이 했음을(서로 다른 요소의 관련성을 더 많이 찾았음을) - P144

스포트라이트가 완전히 사라지게 두었더니 설명하기는 힘들었지만 사고력과 집중력이 향상되는 것 같았다. - P144

인간 뇌에서 발생하는 일을 파악하는 완전히 새로운 방식인 PET positron emission tomography(양전자방출 단층촬영) 스캔 - P145

사람이 집중하지 않는 순간 머릿속에 일어나는 일 ...(중략)... 인간의 뇌는 "몸을 움직이지 않을 때의 근육과 마찬가지로 그안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얌전하게 가만히 누워 있"다. - P145

우리가 별다른 일을 하고 있지 않다고 생각할 때 더 활발히 움직이는 뇌부위에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라는 이름을 붙였다. - P146

책을 읽을 때 우리는 분명히 개별 단어와 문장에 집중하지만, 정신의 작은 일부는 언제나 배회하고 있다. 우리는 이 단어들이 자기 삶과 무슨 관련이 있는지 생각한다. 이 문장들이 내가 앞 장에서 말한 내용과 무슨 관련이 있는지 생각한다. 내가 다음에 말할지 모를 내용에 대해 생각한다. 내가 하는 말이 모순으로 가득한지, 또는 결국 한 점으로 모일지 궁금해한다. 갑자기 어린 시절의 기억이나 지난주에 텔레비전에서 본 내용을 떠올리기도 한다. - P147

"사람들은 핵심 주제를 이해하기 위해 책의 여러 다른 부분을 하나로 합칩니다" ...(중략)... 이것은 독서에서의 결함이 아니다. 이것이 바로 독서다. 지금 정신이 배회하게 두지 않는다면 스스로에게 이해되는 방식으로 이 책을 읽을 수 없을 것이다. 우리가 책의 내용을 이해하려면 방황할 정신적 공간이 반드시 필요하다. - P147

독서만 그런 것이 아니다. 삶도 그렇다. 딴생각은 상황을 이해하는데 반드시 필요하다. - P147

"딴생각을 하지 못하면 다른 수많은 것들이 사라질 겁니다" - P147

딴생각을 많이 할수록 더욱 체계적인 목표를 세우고 더 창의적이며, 끈기있는 장기적 결정을 더 잘 내린다...(중략)... 정신이 표류하면서 천천히 무의식적으로 삶을 이해하도록 내버려둔다면 우리는 이러한 일들을 더 능숙하게 해낼 수 있다. - P148

우리는 딴생각 중에 천천히 세상을 이해하고 있다. - P147

딴생각을 할 때 우리의 정신은 서로 다른 것들을 새로 연결하기 시작하며, 종종 이 과정에서 문제의 해결책이 떠오른다. - P148

"제 생각에 해결하지 못한 문제가 있을때 (여유 공간이 주어지면) 뇌가 적절한 답을 찾으려 하는 것 같습니다." - P148

19세기의 프랑스 수학자 앙리 푸앵카레Henri Poincaré는 수학의 난제 중 하나로 씨름하고 있었고, 오랜 시간 숫자 하나하나에 자신의 스포트라이트를 비추었으나 진전이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여행을 떠나 버스 계단을 오르던 앙리 푸앵카레에게 섬광처럼 문제의 해답이 떠올랐다. 그는 초점의 스포트라이트를 끄고 정신이 배회하게 두었을 때에야 떨어진 조각을 이어붙여 마침내 문제의 답을 찾아낼 수 있었다. 실제로 과학과 공학의 역사를 살펴보면 많은 위대한 발견이 집중이 아니라 딴생각을 할 때 나왔다. - P148

"창의력은 뇌에서 새로운 무언가가 등장하는 것이 아닙니다." ...(중략)... "창의력은 이미 그곳에 있었던 두 가지를 새롭게 연결하는 거예요." - P148

딴생각은 "생각이 꼬리를 물고 더욱 활짝 펼쳐지게 하고, 이를 통해 더 많은 연결이 이뤄"진다. - P148

딴생각을 하는 동안 우리의 정신은 "머릿속 시간 여행"을 떠나 과거를 더듬고 미래를 예측하려 한다. 정신은 눈앞의 사안만 생각해야 한다는 압박에서 자유로워지면 다음에 일어날지 모를 일들을 생각하기 시작하며, 이는 미래를 대비하는 데 도움이 된다. - P149

딴생각은 다른 형태이자 반드시 필요한 형태의 집중이다. - P149

우리가 하나의 스포트라이트로 주의를 좁혀 한 가지에만 초점을 맞추는데 "일정량의 에너지"가 필요하고, 그 스포트라이트를 꺼도 "우리는 여전히 그 에너지를 갖고 있"다 - P149

그저 다른 사고방식에 "에너지를 더 많이 할당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니 주의력이 꼭 낮아지는 것은 아니며" 다른 중요한 형태의 사고로 "자리를 옮기는 것일 뿐"이다. - P149

생산적인 사람이 되려면 그저 가능한 한 스포트라이트를 좁히려고 해서는 안 된다 - P150

"저는 매일 산책을 나가서 정신이 일종의 정리를 하게끔 내버려둡니다. 의식에서 생각을 온전히 통제하는 방식이 꼭 생산적인 사고방식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느슨한 연상 패턴이 독특한 통찰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 P150

눈앞에 있는 것에 집중하는 행위는 "소화해야 할 원재료"를 제공하지만, "어느 시점이 되면 거기서 한 발짝 물러나야" 한다 - P150

"오로지 외부 세계에만 정신없이 바쁘게 초점을 맞추면 뇌가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을 소화할 기회를 놓치게 됩니다." - P150

현재의 문화에서 사람들이 늘 집중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딴생각도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우리는 불만족스러운 부산함 속에서 끊임없이 겉만 훑는다. - P151

정신을 산만하게 하는 디지털 방해는 "자기 생각에서 주의를 멀어지게 하고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를 억압"한다. - P151

"저는 우리 모두가 이처럼 끊임없이 유발된 자극에 얽매이는 환경에서 여러 방해 요소 사이를 쉼 없이 오간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멀어지지 않는다면 "생각의 흐름이 모조리 억압될 것"이다. - P151

현재 사라질 위기에 처한 것은 스포트라이트 같은 집중뿐만이 아니다. 딴생각 또한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 이 두 가지 위기가 생각의 질을 떨어뜨리고 있다. 딴생각을 하지 않으면 세상을 이해하기 힘들어지며, 그 결과로 불안하고 혼란한 상태가 되면 우리는 그다음에 찾아오는 방해 요소에 더욱더 취약해진다. - P151

드보르자크의 9번 교향곡 - P151

생각 자체를 생각할 때 교향악에 빗대보라 - P151

"교향악에는 바이올린 두 섹션과 비올라, 첼로, 베이스, 목관, 금관, 타악기가 필요하지만 이 모든 악기가 하나로서 기능합니다. 그 안에는 리듬이 있어요" - P151

삶에는 스포트라이트 같은 집중을 위한 공간도 필요하지만, 그것 하나만으로는 솔로 오보에 연주자가 텅 빈 무대에서 홀로 베토벤을 연주하려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딴생각이 있어야 우리는 다른 악기들을 살려 아름다운 음악을 만들어낼 수 있다. - P152

나는 내가 집중하는 법을 배우기 위해 프로빈스타운에 왔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실제로 내가 배우고 있었던 것은 생각하는 법이었음을, 생각하는데는 스포트라이트 같은 집중 외에 훨씬 많은 것이 필요함을 알게 되었다. - P152

딴생각은 쉽게 반추로 빠진다. 대다수 사람이 어느 순간에는 이런 기분을 느끼는데 집중하기를 멈추고 마음이 표류하게 내버려두면 스트레스를 일으키는 생각에 갑갑해지는 것이다. - P153

스트레스가 적고 안전한 상황에서 딴생각은 선물이자 기쁨, 창조적 힘이 될 것이다. 스트레스가 많고 위험한 상황에서 딴생각은 고통이 될 것이다. - P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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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포스팅의 마지막 부분에서 ‘좌선坐禪‘ 에 관한 얘기가 잠깐 나왔었는데, 오늘은 이에 관한 얘기가 이어진다. 첫 문장부터 뭔가 강렬한(?) 깨달음이 느껴졌다.

뒤이어지는 글에서 개인적으로 와닿았던 문장은 ‘밖에서 구하지 말고 안에서 구하라‘는 말이었다. 또한 이를 위해 ‘쳐다보지 말고 들여다보아야 한다‘는 말도 굉장히 와닿았다. 어떤 진리나 깨달음이라는 것이 이미 내 안에 다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사람들이 자기자신이 아닌 밖에서 그것들을 찾아다니며 방황하고 있다는 게 저자의 의견이었다.

이러한 저자의 의견을 보면서 나 자신도 그러지 않았는지 돌아볼 수 있었고, 어쩌면 내가 하는 모든 행동이 물론 외부의 영향을 받기야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내 마음으로부터 비롯된다는 깨달음(?)도 얻을 수 있었다.

이런 깨달음에 이르는 과정을 되돌아보니 종교에서의 어떤 가르침이 인간에게 삶의 지혜를 준다는 생각도 해볼 수 있었다. 종교와 관련하여 신이 있네 없네 하는 유신론이나 무신론 같은 소모적인 논쟁보다는 이 책의 독자인 내가 위에서 깨달은 것처럼 삶의 지혜를 배우는 도구로 종교를 대해보는 것도 나름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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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포스팅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나누는 것의 중요성에 대한 내용이 나왔는데, 저자는 물질적인 것 뿐만 아니라 비물질적인 것, 예를 들면 마음을 나누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여기서 개인적으로 인상깊었던 문장 중 하나는 ‘물질이 마음의 그림자‘(p.92)라는 말이었다. 독자인 나는 이 말을 마음이 있으면 물질이 따라가기 마련이라는 뜻으로 이해했는데, 다시 한 번 곱씹어 생각해보니 단순해보이지만 굉장히 중요한 깨달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간혹 마음은 있는데 내가 가진 물질이 그 마음만큼 따라와 주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면 일단은 마음을 열고 상대방에게 사소한 말 한마디라도 따뜻하게 할 때 그 관계가 조금이나마 좋은 쪽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생각도 추가로 해볼 수 있었다.

그리고 이러한 경우를 생각하다보니 돈을 많이 버는 것이 단순히 자신만의 유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 마음을 열고 그 마음을 부족함없이 나누기 위한 도구로써 중요하다는 생각도 해볼 수 있었다.

이 각박한 세상 속에서 오늘 읽은 부분에 나온 나눔같은 것들이 많아진다면 좀 더 따뜻한 세상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유토피아를 꿈꿔본다. 비록 현실은 녹록친 않지만 말이다.

"소수레가 움직이지 않을 때는 어떻게 해야겠느냐? 수레에 채찍질을 해야겠느냐, 아니면 소를 몰아야겠느냐? 선禪은 앉거나 눕는 것과 상관이 없는 것이며, 가만히 앉아 있는다고 부처가 되는 것도 아니다. 집착이 없는 것, 그리하여 취하고 버릴 게 없는 것이 진짜 선禪이다." - P75

좌선이 잘못된 것입니까? 아닙니다. 남악회양 선사는 좌선을 부정한 것이 아닙니다. 좌선의 태도, 특히 그 마음가짐의 잘못을 지적한 것입니다. 마음을 안정시키기보다는 마음을 어지럽히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한 일입니다. - P75

《선가귀감禪家龜鑑》에서 서산 대사는 "중생의 마음을 버릴 것 없이, 자기 성품을 더럽히지 말라. 바른 법을 찾는 것이 바르지 못한 일이다."라고 말합니다. 버리는 것이나 찾는 것이나 다 같이 더럽히는 일입니다. 그렇게 서산 대사는 인위적인 행위를 물리쳤습니다. 바로 무심입니다. - P76

원래 선은 좌선으로써 행동의 근본을 삼지만, 좌선뿐 아니라 일상의 기거동작起居動作마다 삼매의 정신으로 순화하고 통일해야 하는 것입니다. - P77

좌선은 깨달음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좌선 그 자체가 부처나 조사의 살아 있는 모습, 깨어 있는 모습이기에 하는 것입니다. - P77

"그대들은 입버릇처럼 도를 닦아 진리를 깨닫는다고 말하고 있다. 도대체 어떤 진리를 깨닫고 어떤 도를 닦는다고 하는가? 그대들의 지금 행동에 무엇이 모자라 또다시 깁고 보태겠다는 것인가?" - P77

말에 팔리지 말고 말 뒤에 숨은 뜻을 읽어야 합니다. 임제선사의 출발점은 본래청정本來淸靜, 즉 사람은 본래 저마다 자기 특성을 지닌 온전한 존재임을 전제한 데에 있습니다.
본래란 소급된 시간이 아니라 ‘지금 당장‘을 의미합니다. - P77

무사시귀인無事是貴人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일이 없으면 그것이 곧 귀인이라는 뜻입니다. 그러나 일이 없다는 것이빈둥거린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 P77

"진정견해眞正見解. 그대가 바른 견해, 즉 걸림 없는 청정한 지혜를 얻고 싶거든 타인으로부터 미혹을 입지 말라. 안으로나 밖으로나 만나는 것은 바로 죽여라.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이고, 조사를 만나면 조사를 죽이고, 아라한을 만나면 아라한을 죽이고, 부모를 만나면 부모를 죽이고, 친척 권속을 만나면 친척 권속을 죽여라. 그래야만 그 어떤 것에도 구애받지 않고 자유자재하리라." - P78

선의 세계에서는 평상심平常心을 귀하게 여깁니다. 평상심이 바로 도道입니다. 신보다는 사람을, 신기한 것보다는 평범한 일상을, 성인聖人보다는 무사인無事人을 귀하게 여기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일 없는 사람을 귀하게 여기고 한가한 사람을 귀하게 여기는 까닭입니다. - P78

부처나 조사, 전통이나 스승을 최고 가치로 삼게 되면 거기에 얽매이게 됩니다. 임제 선사는 그것을 단호히 거부한 것 입니다. 이때 거부한다는 것은 극복한다는 뜻입니다. - P78

스승과 제자의 관계도 새로운 가치 창조를 방해합니다. 진정한 종교인은 종교 그 자체로부터 해방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개인의 창조력이 살아납니다. 선이라는 것은 창조를 충실히 존중하면서 모방을 철저히 배격하였습니다. 그 자리에서 바로 큰 의미를 찾습니다. - P79

생각이 존재를 얽어매지 못한 것 - P79

임제 선사가 주장한 무위진인無位眞人이란, 범부도 성인도 중생도 부처도 소용없는 절대 자유의 주체를 말한 것입니다. 곧 자주적인 인간이기를 희망한 것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임제, 그는 가장 종교적인 인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P79

초기 인도의 불교가 인간 부정으로부터 출발한 것과 대조적으로 중국의 선은 현실의 인간을 긍정합니다. - P79

"그대들은 잘못 알지 말라. 나는 그대들이 경전이나 주석서를 이해하는 것을 대단하게 여기지 않는다. 그대가 아무리 높은 자리에 있다 해도 대단하게 여기지 않는다. 폭포수와 같은 말재주를 가졌더라도 대단하게 여기지 않는다. 오로지 그대들의 진정한 견해, 곧 깨어 있는 정신만을 대단하게 여길 뿐이다." - P79

설명을 통해 진리를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속에 살아있는 진리를 자기 눈으로 분명히 확인하라는 말입니다. 밖에서 구하지 말고 안에서 구하라는 뜻입니다. 그러려면 쳐다보지 말고 들여다보아야 합니다. 채우려고 하지 말고 텅 비워야 합니다. 지식과 지혜의 차이를 직시하십시오. - P80

윤회의 고통에서 벗어나려면 먼저 부처를 찾으라. 부처란 곧 이 마음인데, 어찌 먼 곳에서 찾으려 하는가? - P80

육신은 허망하여 생멸이 있지만 참마음은 허공과 같아서 끊어지지도 변하지도 않는다. - P80

요즘 사람들은 어리석어서 자기 마음이 참부처인 줄 알지 못하고, 자기 성품이 참법인 줄 알지 못한다. 멀리 지나간 성인들에게서만 법을 구하려 하고, 부처를 찾고자 하면서도 자기 마음은 살피지 않는다. 자기 마음을 알면 끝없는 법문과 한량없는 진리를 저절로 얻게 될 것이다. - P80

선문답은 지식과 정보의 교환이 아니라 지혜의 계발입니다. - P81

"아무리 찾아보아도 마음을 찾을 수 없습니다."
"없는 것을 어찌 찾으려 했느냐? 찾는다 하더라도 그것이 어찌 네 마음이겠느냐?" - P81

"그대는 어디 있는고?" - P82

"밖에서 찾지 말라." - P82

질문은 지성知性으로 전개되는데, 답은 지성이 아니라 체험體驗이어야 합니다. 지知를 바탕으로 한 답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의문을 일으키기 때문에 궁극에 이를 수 없습니다. - P82

질문을 멈추어야 비로소 해답이 나옵니다. 침묵을 지켜야 답이 들리기 시작합니다. 답을 얻으려면 침묵이 필요한 것입니다. 요즘처럼 어지러운 세상, 시끄러운 소음에 묻혀서는 답을 얻기 힘듭니다. 침묵이 드물기 때문입니다. 침묵은 깊은 무게를 지니며, 그 무게 속에 우리가 필요로 하는 답이 담겨 있습니다. - P82

선문답은 상대가 설정한 전제 조건을 거부하고 절대 무전제의 경지로 몰고 갑니다. 그것은 대개 일문일답으로 그칩니다. 그 이상의 설명은 불필요하기 때문이지요. - P82

"무엇이 해탈, 곧 자유입니까?"
"누가 너를 묶어 놓았느냐?"
"어떤 곳이 정토, 곧 청정한 세계입니까?"
"누가 너를 더럽혔느냐?"
이처럼 선은 설명하거나 해석하지 않습니다. 논리적인 전개를 거부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자기에게서 나온 의문에 대한 답은 자기 자신 안에서 찾으라고 합니다. - P83

답은 이미 질문 속에 있습니다. 자기를 잊어버릴 때 모든 것은 비로소 진정한 자기가 됩니다. 사람은 언제 어디서건 부분인 자기가 아니라 전체인 자기 안에서 살 수 있어야 합니다. - P83

꽃은 묵묵히 피고 묵묵히 집니다. 다시 가지로 돌아가지 않습니다. 그때 그곳에 모든 것을 내맡깁니다. 그것은 한 송이꽃의 소리요. 한 가지 꽃의 모습. 영원히 시들지 않는 생명의 기쁨이 후회 없이 거기서 빛나고 있습니다. - P83

행복의 척도를 소유에 두지 마십시오. 불필요한 것으로부터 얼마나 자유로워질 것인지를 고민하십시오. - P84

아낀다는 것은 무엇인가요? 사랑하는 일입니다. - P85

거대한 우주의 섭리를 앞에 두고 생각해 보면, 인간은 모두 별개의 존재이면서 또 한 족속입니다. - P87

어떤 한 개인의 잘못은 인간 전체의 잘못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P87

미국의 철학자 마르쿠제는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를
‘풍요로운 감옥‘에 비유하고 있습니다. 이 감옥에는 텔레비전 수상기와 오디오가 놓여 있습니다. 냉장고와 세탁기도 갖추어져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거기에 살고 있는 우리는 자신이 감옥 안에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습니다. 이런 감옥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답은 간단합니다. ‘어떤 것이 진정한 인간이고, 사람은 무엇을 위해 살아야하며, 또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이런 근원적인 물음 앞에 마주 서야 합니다. - P87

우리 앞에는 항상 평탄한 길만 놓여 있는 것이 아닙니다.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이 있습니다. 우리는 이 중에서 반드시 하나를 선택해야 합니다. 오르막길을 오르는 것은 힘이 들고 어렵습니다. 그러나 그 길은 인간의 길이고 정상에 이르는 길입니다. 내리막길은 쉽고 편하지만 그 길은 짐승의 길이고 구렁으로 떨어지는 길입니다. - P88

선택의 기로에 놓여 있을 때 눈앞의 일에만 팔리지 말고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이 선택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곰곰이 헤아려야 합니다. - P88

자기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하고자 하는 일이 자기 생애의 전 과정에서 어떤 의미를 차지하고 있는지를 조금이라도 생각하고 헤아린다면 인간으로서 끔찍한 일을 저지를 수 없는 것입니다. - P88

요즘 우리 사회의 병리病理를 한마디로 진단한다면, 자기 자신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탐욕과, 남을 미워하는 증오와, 전체를 망각한 무지에 있습니다. - P88

탐욕과 증오와 무지는 그 자체가 독성을 지니고 있어서 주위에 해악을 끼칩니다. 하지만 이 세 가지 독성은 우리의 의지와 노력으로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습니다. 탐욕은 베풀고 나누는 일을 통해서 극복할 수 있고, 증오는 넓은 사랑으로 극복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무지는 차디찬 지식이 아닌 따뜻하고 밝은 지혜로 극복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이 세상이 암담하다 하더라도 우리는 좌절할 이유가 없습니다. 바로 이런 극복의 길이 있기 때문입니다. - P89

세상이 왜 이 모양이냐고 한탄만 할 게 아니라 이것이 우리 시대에, 우리가 받은 삶의 과제라고 생각한다면 그걸 극복할 수 있는 지혜와 용기도 동시에 개발할 수 있어야 합니다. - P89

사람은 무엇보다도 사람답게, 떳떳하게 살 수 있어야 합니다. 사람이 사람답게 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기 자신에대한 각성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자기 자신에 대한 각성은결국 존재에 대한 각성이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각성이 앞선 후에야 비로소 마음이 열립니다. - P89

마음이 열리지 않으면 세상을 내가 받아들일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세상과 내가 하나를 이룰 수 없는 겁니다. 각성을 해야만 비로소 마음이 열리는 거예요. 또한 마음이 열려야만 평온과 안정을 이룰 수 있고, 세상과 내가 하나를 이룰 수 있습니다. - P90

세상과 내가 하나를 이루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나는 누구인가?" 스스로 물으세요. 자신의 안에 들어 있는 얼굴이 온전히 드러날 때까지 묻고 또 물어야 합니다. 건성으로 묻지 말고 목소리 속의 목소리가 귓속의 귀에 닿을 때까지 간절하게 물으세요. 해답은 그 물음 속에 들어 있습니다. 묻지 않고는 해답을 이끌어 낼 수 없어요. "나는 누구인가?" 거듭거듭 물으세요. - P90

이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없습니다. 흔히 ‘무사하다‘라는 말을 하지 않습니까? 무사하다는 것은 속세의 의미로는 아무 일이 없다는 뜻입니다만, 불가에서는 ‘덧없다‘ 이런 의미로도 씁니다. - P90

무엇이 덧없습니까? 거죽이 덧없는 것입니다. 젊어서 생생한 피부도 언젠가는 늙어 쭈글쭈글해집니다. 튼튼하던 몸도차츰 약해집니다. 반드시 변한다는 소리예요. 세상 그 무엇도 영원하지 않고, 항상 같지 않습니다. 모든 것은 세월의 풍상에 삭아서 시들고 허물어져 갑니다. 그게 우주의 실상이고 근본 원리입니다. 그래서 서글프다고요? 아닙니다. 그래서 편안한 것입니다. - P90

만약 이 세상이 잔뜩 굳어 있어서 변함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요? 숨 막혀요. 변하기 때문에 병든 사람이 건강을 되찾을 수도 있는 것이고, 가난한 사람이 부자가 될 수도 있는 것이고, 오만한 사람이 겸손해질 수도 있는 것입니다. 변화가 있어야 어두운 면이 밝아질 수 있습니다. - P91

문제는 어떻게 변하느냐에 달려 있는 거예요. 거죽은 늘 변하지만 중심은 늘 한결같습니다. 거죽에 살지 않고 중심에사는 사람은 어떤 세월 속에서도 시들거나 허물어지지 않습니다. "나는 누구인가?" 이 원초적인 물음을 통해서 늘 중심에 살면서 자기 자신에 대한 각성을 촉구해야 합니다. - P91

변화를 이끄는 힘이 하나 더 있습니다. 그건 바로 나눔입니다. 나눠 가질 줄 알아야 돼요. 원천적으로 내 것이란 없습니다. 흔히 하는 말로 공수래공수거空手來空手去입니다. 우리가 이 세상에 태어날 때 가지고 나온 거 없지 않습니까? 살 만큼 살다가 이 세상을 하직할 때 가지고 갈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이 세상에 내 것이란 없기 때문입니다. 간혹 부모를 잘 만난 덕으로, 혹은 사회의 도움을 받은 덕으로 잠시 무엇인가를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건 내가 잠시 관리하고 있는 것일 뿐입니다. 끝내는 모두 내려놓아야 합니다. 그게 우주의 질서입니다. - P91

나눈다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단순히 물질적인 것만 생각해요. 아닙니다. 우선 마음을 나누어야 해요. 물질은 마음의 그림자이기 때문에 마음이 움직이면 같이 움직이게 됩니다.
그래서 마음이 열려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마음이 겹겹으로 닫혀 있으면 나눌 수가 없습니다. 나눔으로써 바람직한 인간관계가 형성돼요. 관계는 서로 주고받는 것에서 이루어집니다. 그 관계가 또한 우리 자신을 만들어 갑니다. 마음을 여는 일은 나누는 일이고, 나누기 위해서는 마음이 열려 있어야 합니다. 모든 것은 다 그렇게 순환 고리처럼 돌고 도는 것입니다. - P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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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포스팅에서 수면의 질과 관련하여 빛에 노출되는 것을 제약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를 했었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대는 이러한 제약을 쉽게 풀 수 있는 환경으로 탈바꿈한지 오래다. 그럼 이제 어찌해야 한다는 말인가... 이어 읽어나가면서 저자의 생각을 엿보고 그것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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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에 이어지는 챕터인 4장 ‘소설의 수난 시대‘ 에서는 독서인구가 갈수록 줄어드는 현실에 관한 내용들이 나온다. 본문에서는 미국의 예를 들었는데 통계적인 비율을 살펴보면 우리나라도 이보다 더하면 더했지 결코 덜하지는 않을 듯하다. 그만큼 독서인구의 감소가 심히 우려될 정도로 크다는 얘기다. 이것은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으나 개인적인 생각을 덧붙여 보자면 독서외에도 재미있게 즐길 것들이 도처에 널려있는 세상에 살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뒤이어 읽다가 최근 몇 년 사이 사람들 사이에 급속도로 번진 각종 SNS들에 관한 내용들을 만날 수 있었는데, 그 속성을 분석한 저자의 통찰력에 감탄을 금할 수 없었다.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으로 대변되는 SNS의 속성이 무엇인지 명확히 꿰뚫어볼 수 있어서 이들 SNS를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무언가 메시지를 던진다는 느낌을 받았다.

여기에 관련된 본문을 읽어보면 SNS의 긍정적인 면보다는 부정적인 면에 보다 더 집중하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이는 책 제목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다. 쉽게 말해 집중력을 도둑질해간다는 것이다. SNS를 잘 활용해서 성공적인 삶을 영위해나가는 분들에게는 이런 내용에 쉽사리 동의하기 힘들지도 모르겠다. 다만 이 책에서는 각종 연구자료들을 인용하며 SNS로 인한 집중력 상실의 문제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크다고 말한다. 독자 개인이 SNS에 대해 가진 태도가 어떻든 관계없이 한 번쯤 참조해볼만한 내용임에는 틀림없어 보인다.

SNS에 관해 개인적인 얘기를 좀 하자면 예전에 위에서 언급한 트위터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의 계정을 만들어서 실제로 글을 쓰거나 사진을 올려본 적이 있다. 물론 다른 사람들이 올린 글이나 사진들도 많이 봤었다. 내가 미처 알지 못했던 세상을 간접적으로나마 엿볼 수 있다는 장점도 있기는 하지만 어느 순간부턴가 다른 사람들의 삶과 나의 삶을 자꾸 비교하게 되면서 내 의도와는 관계없이 불행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결과적으로는 이런 부정적인 느낌을 지속적으로 느끼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어느 순간 그러한 SNS로부터 거리를 두게 된 듯하다.

이런 개인적인 경험때문인지는 몰라도 저자가 본문에서 언급하는 내용들에 어렵지 않게 공감할 수 있었다. 그리고 아마 나 뿐만 아니라 적지 않은 독자들이 본문에서 저자가 SNS에 관해 언급한 내용들에 대해 충분히 공감할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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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포스팅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소설을 읽는 것이 사람들의 공감능력을 키우는데 굉장히 큰 도움이 된다는 얘기가 나온다. 본문을 보면 이런저런 복잡한 말들로 서술되어 있는데, 개인적으로 독자인 나만의 말로 핵심을 간략히 정리하자면 ‘소설이라는 것이 입체적인 사고를 할 수 있도록 돕는 매개체의 역할을 한다‘ 정도로 정리해볼 수 있을 듯하다.

한편 이러한 소설과는 달리 비소설의 경우는 등장인물들의 생각이나 느낌보다는 정보전달류의 글들이 많기 때문에 공감 능력을 키우는데는 한계가 있다는 것도 본문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우리는 끊임없이 우리에게 스트레스와 자극을 주입하는 문화에 살고 있다. - P119

우리가 해야하는 많은 일이 따분할 만큼 뻔하다. 속도를 늦추고, 한 번에 한 가지 일만 하고, 잠을 더 자면 된다. 모두가 이 사실을 어느 정도는 알고 있는데도 실제로는 정반대로 하고 있다. 속도를 높이고, 전환을 더 많이 하고, 잠을 적게 잔다. 우리는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행동과 할 수 있다고 느껴지는 행동 사이의 괴리 속에 산다. - P120

어떤 날은 블라디미르 나보코프Vladimir Nabokov였고, 어떤 날은 조지프 콘래드Joseph Conrad였으며, 또 어떤 날은 셜리 잭슨Shirley Jackson 이었다. - P123

미하이 칙센트미하이는 자신의 연구를 통해 사람들이 살면서 경험하는 가장 단순하고 흔한 형태의 몰입 중 하나가 독서이며, 다른 형태의 몰입과 마찬가지로 독서 역시 끊임없이 주의를 산만하게 하는 문화 속에서 점점 사라져가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 P125

많은 사람에게 독서는 자신이 경험하는 가장 깊은 형태의 집중 상태다. 사람들은 독서를 통해 차분하고 침착하게 인생의 긴 시간을 한 가지 주제에 바치고, 그 주제가 우리의 정신에 스며들게 한다. - P125

독서는 지난 400년간 가장 깊이 있는 인류 사상의 대부분을 이해하고 설명하는 도구였다. 그리고 이 경험은 현재 나락으로 떨어지는 중이다. - P125

니콜라스 카Nicholas Carr의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로, 점점 커지는 집중력 위기의 중요한 측면을 사람들에게 알린 획기적인 책이다. 니콜라스 카는 우리가 인터넷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독서 방식이 바뀌는 것 같다고 경고했다. - P126

독서는 우리에게 특정 방식의 읽기를 훈련시키는데, 바로 오랜 시간 한 가지에 집중하는 선형적 방식의 읽기다. - P126

화면을 통한 읽기가 이와는 다른 방식, 즉 정신없이 넘기면서 초점을 옮기는 방식의 읽기를 훈련시킨다 - P126

사람들이 화면으로 글을 읽을 때 "대충 훑어보는 경우가 많"다 ...(중략)... 우리는 정보를 재빨리 훑어서 필요한 내용을 뽑아내려 한다. 그러나 ...(중략)... 사람들이 이 행동을 오래 지속하면 "이러한 훑어보기가 번져 나가게" 된다 ...(중략)...
"점차 우리가 종이에 쓰인 글을 읽는 방식에까지 영향을 미치기 시작 ...(중략)... 이러한 행동이 거의 디폴트 상태가 되는..." - P126

이러한 변화는 읽기와 다른 관계를 맺게 한다. 읽기는 더 이상 다른 세상으로의 즐거운 침잠이 아니라, 붐비는 슈퍼마켓을 마구 뛰어다니며 필요한 물건을 잡아채서 빠져나가는 행위에 가까워진다. 이러한 전환이 일어나면(화면을 읽는 방식이 독서에 영향을 미치면) 우리는 독서 자체의 즐거움을 잃게 되고, 독서는 매력을 잃는다. - P127

화면으로 정보를 본 사람들은 내용을 더 적게 이해하고 기억한다 - P127

책과 화면에서 나타나는 이해의 차이가 얼마나 크냐면,
초등학생의 경우 1년 동안 성장하는 독해력의 3분의 2에 맞먹는다. - P127

독서의 붕괴가 어떤 면에서는 집중력 감퇴의 증상이자 원인임을 깨달았다. 이러한 변화는 나선의 형태를 띤다. 우리는 책에서 화면으로 이동하기 시작하면서 책에서 나오는 더 깊은 형태의 읽기 능력을 잃기 시작했고, 결국 책을 더욱더 안 읽게 되었다. 몸무게가 늘면 운동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는 것과 비슷하다. - P127

"긴 텍스트를 읽는 능력"을 잃고 있지는 않은지, 또한 "인지적 참을성과・・・ 인지적으로 힘겨운 텍스트를 다루는 지구력 및 능력"을 잃고 있지는 않은지 우려스럽다 - P128

가장 깊은 층위의 사고가 점점 더 적은 사람에게만 가능해져서 마침내 오페라나 배구처럼 극소수의 취미가 되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 P128

"미디어는 메시지다" - P128

우리는 신기술이 등장했을 때 그 기술을 배관으로 여긴다. 누군가가 그 배관의 한쪽 끝에 정보를 부으면 우리는 다른 한쪽 끝에서 필터 없이 그 정보를 그대로 받아들인다.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 그것이 종이에 인쇄된 책이든 텔레비전이든 트위터든, 새 미디어가 등장해 사람들이 그 미디어를 쓰기 시작할 때마다 사람들은 고유의 색깔과 렌즈를 가진 새 고글을 쓰는 것과 같다. 우리가 쓰는 각각의 고글은 세상을 다른 방식으로 바라보게 한다. - P129

예를 들어 텔레비전을 보기 시작하면, ...(중략)... 특정 프로그램의 메시지를 흡수하기 이전에 이미 세상을 텔레비전과 비슷한 것으로 바라보게 된다. 이러한 이유로 매클루언이 새로운 미디어(인간이 의사소통하는 새로운 방식)가 나타날 때마다 그 안에 메시지가 담겨 있다고 말한 것이다. - P129

신기술은 자연스럽게 우리가 새로운 규칙에 따라 세상을 바라보게 한다. 매클루언은 정보가 사람들에게 도달하는 방식이 정보 자체보다 더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텔레비전은 우리에게 세상은 빠르고, 중요한 것은 표면과 겉모습이며, 세상만사는 한꺼번에 일어난다고 가르친다. - P129

트위터에 접속하면 이 미디어를 통해 메시지를 읽고 그 메시지를 팔로어에게 전송하게 된다. 그 메시지는 무엇일까? 첫째, 어느 하나에 오래 관심을 기울여서는 안 된다. 우리는 280자로 된 짧고 단순한 발언을 통해 세상을 이해할 수 있고, 이해해야만 한다. 둘째, 우리는 매우 빠른 속도로 세상을 해석하고 자신 있게 이해해야 한다. 셋째,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의 짧고 단순하고 신속한 발언에 사람들이 즉시 동의하고 박수를 보내느냐다. - P130

성공한 발언은 많은 사람이 즉시 박수갈채를 보내는 발언이며, 성공하지 못한 발언은 사람들이 즉시 무시하거나 비난하는 발언이다. 트윗을 올리는 사람은 어떤 말을 하기 이전에 이미 자신이 어느 정도는 이 세 가지 전제에 동의하고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그 사람은 이러한 고글을 쓰고 세상을 바라보고 있다. - P130

페이스북은 어떨까? 이 미디어에 담긴 메시지는 무엇일까? 첫째, 우리의 삶은 다른 사람에게 전시하기 위해 존재하며, 편집한 자기 삶의 하이라이트를 친구들에게 보여주는 일을 매일의 목표로 삼아야 한다. 둘째, 중요한 것은 우리가 시간과 공을 들여 편집하고 신중하게 고른 하이라이트에 사람들이 즉시 ‘좋아요‘를 누르느냐다. 셋째, 우리가 어떤 사람의 편집된 하이라이트를 자주 보고 그 사람도 우리의 하이라이트를 본다면 그 사람은 우리의 ‘친구‘다. 이것이 바로 친구의 의미다. - P130

인스타그램은 어떨까? 첫째, 중요한 것은 우리가 겉으로 어떻게 보이느냐다. 둘째, 중요한 것은 우리가 겉으로 어떻게 보이느냐다. 셋째, 중요한 것은 우리가 겉으로 어떻게 보이느냐다. 넷째,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우리의 겉모습을 좋아하느냐다(생각 없이 쉽게 말하거나 비꼬는 게 아니다. 이게 정말로 인스타그램의 메시지다). - P130

소셜미디어를 하면 내가 세상과, 그리고 나 자신과 어긋나 있다는 기분을 느끼는 핵심 이유 중 하나를 깨달았다. 나는 이 모든 생각(이 미디어들이 암시하는 메시지)들이 틀렸다고 생각한다. - P131

트위터에 대해 생각해보자. 사실 세상은 복잡하다. 세상을 제대로 고찰하려면 보통은 긴 시간 동안 한 가지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며, 길게 말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말할 가치가 있는 내용 중 280자로 설명할 수 있는 것은 드물다. - P131

어떤 생각에 대한 나의 반응이 즉각적일 때, 내가 그 주제에 대해 수년간 전문 지식을 쌓아온 사람이 아니라면 그 반응은 얄팍하고 별 볼 일 없을 가능성이 크다. - P131

사람들이 즉시 나에게 동의하느냐 아니냐는 내가 하는 말이 옳은지를 보여주는 지표가 아니다. 그건 스스로 생각해야 하는 문제다. 현실은 트위터와 정반대인 메시지를 택해야만 분별력 있게 이해할 수 있다. 세상은 복잡하며, 지속적으로 주의를 기울여야 이해 가능하다. 세상은 천천히 사고하고 파악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진실은 처음에는 인기를 얻지 못한다. - P131

나는 살면서 트위터에서 가장 성공적으로 활동했을 때(팔로어와 리트윗의 측면에서)가 인간으로서 가장 쓸모없을 때였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때의 나는 관심이 필요했고, 지나치게 단순했으며, 독설을 잘 퍼부었다. - P131

트위터에서 이따금 통찰을 얻기도 한다. 그러나 이것이 정보를 흡수하는 지배적 방식이 되면 사고의 질이 급속히 낮아질 것이다. - P131

인스타그램도 마찬가지다. 나도 남들처럼 아름다운 사람들을 보는걸 좋아한다. 그러나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이러한 겉모습(자기 복근이나 비키니 입은 모습으로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것)이라는 생각은 불행의 비결이다. - P132

우리가 페이스북에서 상호작용하는 방식도 똑같다. 시기하며 남의 사진과 자랑과 불만을 뜯어보는 것, 남들도 자신에게 그러길 바라는 것은 우정이 아니다. 사실 우정의 정반대라 할 수 있다. - P132

친구가 된다는 것은 서로의 눈을 바라보고 이 세상에서 무언가를 함께하는 것, 폭소와 따뜻한 포옹, 기쁨, 슬픔, 춤을 주고받는 것이다. 페이스북은 텅 빈 가짜 우정으로 우리의 시간을 장악함으로써 종종 우리에게서 이 모든 것을 빼앗아간다. - P132

먼저, 삶은 복잡하다. 삶을 이해하고 싶다면 깊이 숙고할 시간을 충분히 마련해야 하며, 속도 또한 늦춰야 한다. - P132

둘째, 다른 걱정을 제쳐두고 한 가지에 주의를 기울이며 한 문장 한 문장, 한 쪽 한 쪽을 따라가는 경험은 가치 있는 일이다. - P132

셋째, 다른 사람들이 살아가고 생각하는 방식은 깊이 사고해볼 만하다. 다른 이들에게도 우리처럼 복잡한 내면의 삶이 있다. - P132

인간본성의 가장 훌륭한 면(깊이 집중하는 순간이 많은 삶이 좋은 삶이라는 사실) - P132

독서는 내게 자양분이 된다. 한편 나는 소셜미디어라는 매체에 담긴 메시지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그 메시지들은 주로 내 본성의 추하고 얄팍한 면을 강화한다. - P132

우리는 소설을 읽을 때 다른 사람의 머릿속에 있는 경험에 푹 빠져든다. 사회적 상황을 그려보고, 깊고 복잡하게 타인과 그들의 경험을 상상한다. - P133

소설을 많이 읽으면 책 밖에서도 실제로 타인을 더욱 잘 이해할 수 있을지 모른다 - P133

어쩌면 소설은 타인과 공감하는 능력(우리가 가진 가장 풍성하고 귀중한 형태의 집중)을 키워주는 일종의 공감 체육관일지 모른다. - P134

소설을 많이 읽을수록 다른 사람의 감정을 잘 읽어냈다. - P135

비소설 독서는 공감 능력에 영향을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 P135

독서가 "독특한 의식 형태"를 만들어낸다 - P135

 "책을 읽을 때 사람들은 종이 위의 단어를 향해 관심을 바깥으로 돌립니다. 동시에 그 내용을 머릿속에서 상상하면서 내면을 향해 엄청난 주의를 쏟습니다." 눈을 감고 아무거나 상상하려고 애쓰는 행동과는 다르다. - P135

"그때 사람들의 관심은 구조화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종이 위의 단어를 향해 바깥으로 기울었다가, 그 단어의 의미를 향해 내면으로 기우는 것을 오가는 매우 독특한 상태에 있지요." 독서는 "바깥을 향한 관심과 내면을 향한 관심을 결합하는 방법"이다. - P135

특히 소설을 읽을 때 우리는 다른 사람의 삶을 상상한다. 레이먼드는 그때 우리가 "다양한 인물과 그들의 동기, 목표를 이해하려 애쓰고, 그런 다양한 요소를 따라가려 노력" 한다고 말한다. "그것은 일종의 연습입니다. 그때 아마 사람들은 현실에서 실제 인물을 이해하려 할 때와 똑같은 인지 과정을 사용할 겁니다." - P136

소설을 읽을 때 우리가 다른 인물을 어찌나 잘 가장하는지, 현재 가상현실 시뮬레이터라는 이름으로 판매되는 기기보다 소설이 훨씬 나을 정도다. - P136

레이먼드는 우리 각자가 오늘날 인간으로 산다는 것의 작은 일부만을 경험할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소설을 읽으면 다른 사람의 경험을 들여다보게 된다. 그 경험은 소설을 내려놓은 뒤에도 사라지지 않는다. 나중에 현실에서 사람을 만나면 그들의 삶을 더욱 잘 상상할 수 있다. 사실 정보를 읽으면 아마 더 박식해지겠지만, 이처럼 공감 능력이 길러지지는 않는다. - P136

공감은 사람이 가진 가장 복잡한 형태의 주목이자 가장 소중한 주의력 중 하나 - P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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