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중간 의미심장한 문장들이 눈에 띈다.

둥지를 가진 새는 언제나 돌아갈 장소가 존재하니까.

초반부터 힘을 난폭하게 사용하면 역효과가 난다

‘새 순이 돋아날 때! 그때까지 버티면 된다!‘

너는 계획이 다 있구나!

독이 있다고 하면서 시선을 집중시키고 혼란을 가하는 수법이 성공했다.

‘농담도 계속하면 진담이 된다.‘

‘조직을 무너뜨리는 데에는 힘이 중요한 게 아니니 포기는 이르다!‘

이번 일이 반드시 거쳐가야 하는 과정이라면, 언젠가 펫들에게 유익하게 작용할 것이다.

내적으로나 외적으로나 성장이라는게 필요

무언가를 만들고자 하는 의지는 누구에게나 있다.

일을 부여받았으니 노력은 해야했다.

도서관에 있는 정보는 굉장히 많지만, 원하는 걸 찾기는 힘들다.

‘인간에게 피해를 봤으니, 내가 역으로 인간을 이용할 수도 있는 거지.‘

[안 보이는 곳에서 하는 응원은, 언젠가 서로 마주쳤을 때 눈빛으로 알게 되는 법이오.]

[음식에 맛있는 걸 넣으면, 먹기도 전에 냄새로 아는 것처럼 눈을 보면 알게 되오.]

아직 포기하기는 일러.

‘내가 기회를 얻은 것처럼 저들에게도 기회를 더 줘야 한다.‘

이건 대가를 바라고 한 게 아니다. 서로를 위해서 하는 행동이다.

함께 밥을 먹는 건 아주 소중한 일이었다.

"우리 애들이 실수를 하긴 했네. 하지만 언젠가 괜찮아질 거니까 걱정하지 않아."

"기둥이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면 이그히스에게 복종하게 될 확률이 높아."

‘지금은 강하게 나가야 해. 맵토는 아직 심각한 걸 모르니까.‘

빠른 전달이 중요하기 때문에 종이의 질은 기본만 되면 충분했다.

[미안하지만 맵토여. 일은 기분을 따지면서 일어나지 않는다네. 이미 상황은 위험해젔고 우리들은 대응을 해야 해.]

[욕심은 누구에게나 있다네. 붉은공은 좋은 요리를 만들기 위해 재료에 욕심을 내고, 바라갑은 좋은 조각을 위해 나무에 욕심을 내지. 욕심이 무조건 나쁘다는 생각은 위험하다네.]

"절대자는 깨달음이 이미 내 옆에 있다고 알려줬다. 그러니 이제 더 이상 방황하지 않을 것이다."

[착하긴 무슨. 그저 일을 지시받았으니 하는 거지.]

요리관련 제작 성능이 떨어지는 기둥이였으나, 계속해서 요리를 학습시키자 실력이 올라갔다. 신형 기둥이가 데이터를 통해 학습하는 아티팩트라 가능한 일이었다.

할 게 없으면 보통 시간이 느리게 간다. 빨리 지나가는 일은 거의 없었다.

[이게 너희들의 삶에 주어진 마지막 선택지라는 걸 알아라.]

[힘도 중요하지만 잘 통제하는 게 역시 최고지.]

[소가 산을 오르면? 소오름.]

계약이라는 것 자체가 정신 연결이기 때문에 자의로 연결하지 않으면 감정에 손상이 생겼다.

너희들은 성공만 하니?

만티코어와는 과거의 마찰 때문에 사이가 어색했지만, 큰일을 위해서는 얼굴에 철판을 깔아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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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에 등장하는 드리모어라는 캐릭터는 쉽게 말해 악당의 우두머리 격인데, 이 드리모어는 철저하게 확률에 기반하여 의사결정을 내리는 캐릭터이다. 오늘 밑줄친 부분에서는 이 드리모어의 사고방식이 그동안 2차원의 세계에만 머물러 있다가 특정한 계기로 인해 3차원의 세계를 인식하게 되는 장면이 나온다.

이 장면을 보면서 이미 3차원을 인식하고 살아가는 우리 인간이 4차원을 인식하게 된다면 느낌이 어떨지 문득 궁금해졌다. 또한 이 부분을 읽으면서 몇 달전에 힘들게 완독했던 칼 세이건의 책《코스모스》에서 접했던 내용들도 다시금 떠올려볼 수 있었다.

드리모어는 회전하던 원판을 보던 중, 돌연 눈을 크게 떴다. ‘원판이 돈다. 저 모습은... 사실상 구체(球體)아닌감...?‘ 미래의 확률과 길을 예측하는 원판, 스카이 디스크. 그게 회전하기 시작하자 구체로 변했다. 2차원의 평면 구조에서 3차원의 입체로 변한 것이었다.

지금까지 드리모어가 사용하던 확률 능력은 직선의 형태에 가까웠다. 타임라인은 언제나 [현재 ㅡ> 미래] 의 순서. 즉, 선의 모양에 가까웠다. 하지만 관측하는 방식을 원판에서 구체로 바꾼다면?

[기존의 x, y축에서 z축을 추가하는 게 가능하닷!]

깨달음을 얻는 드리모어는 새로운 영역을 보기 시작했다. 평면으로부터 3차원을 보자 신기한 정보가 들어온다.

‘각성자의 능력은 별과 연결되어 있다. 그리고 그 너머에는..‘ ...(중략)... 천체의 움직임이 정리되고, 지구에 도착하자마자 소멸당할 뻔했던 일과 하늘의 빈 공간 등, 지금까지의 기억이 뇌리를 스친다. 그러면서 드리모어의 지식이 풍성해지고, 아까 읽었던 수호자의 능력을 깨닫게 된다. 왜 힘을 인지할 수 없었고, 관측이 불가능했던 건지에 대해서도.
‘하나가 아니라 여럿이었군.‘

2차원에 사는 존재는 3차원의 존재를 제대로 인식할 수 없다. 사과 위에 있는 개미가 사과의 형태를 온전히 이해할 수 있겠는가.

‘그들은 나를 위에서 보고 있던 거였어.‘
결국, 완벽한 이해를 위해서는 구체를 초월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

[우리는, 모두 구체 위에 존재했던 거야...]

존재를 봉인하는 것보다는 좌표 이동이 훨씬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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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립백 블렌드 오렌지선셋 - 12g, 5개입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5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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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출시되었던 ‘드립백 피어나다‘ 에서 한 번 맛봤던 제품인데, 다시 맛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선셋이라는 이름처럼 해질녘의 풍경이 생각나게 하는 맛과 향을 경험할 수 있는 드립백이었습니다. 이게 무슨 소린가 하실 수도 있는데 마셔보시면 제 말의 의미를 아실 수 있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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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순수한 사람들의 업무능력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고 생각 할 수 있는데, 적어도 여기 나오는 몬스펫은 이러한 경우에 해당되지 않는 듯하다. 순수한 것과 능력은 완전 별개인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섣부른 선입견이나 고정관념 등을 경계하라는 의미로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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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이어 읽다가 검성이라는 고수와 소드메이라는 캐릭터가 맞대결을 하는 장면이 나온다. 특별히 여기서 캐릭터인 소드메이가 깨달음을 얻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우리네 인생을 물 위에 떠다니며 흘러가는 낙엽에 빗대어 표현하는 데, 이것을 제3자의 시선과 낙엽 자체의 시선 이렇게 2가지로 나누어 생각해봄으로써 어떤 각도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우리 인생도 낙엽과 마찬가지로 얼마든지 다르게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독자인 나는 이 부분에서 자기 자신의 입장을 자기 안에서 보기보다는 제3자의 시선으로 볼 수 있을 때 좀 더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저자의 말이 굉장히 와닿았다. 물론 말처럼 쉽지 않을 수도 있겠으나 이런 생각을 해볼 수 있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간에는 주관적인 행복감에 큰 차이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문득 모든 것은 생각하기 나름이라는 말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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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별도로 밑줄치진 않았지만 책의 후반부에 ‘당하는 것 자체가 승리에 도움이 된다‘는 말이 나온다. 솔직히 이 말은 쉬이 납득되지는 않는 말이다. 그리고 본문에서 실제로 승리확률이 60%에서 70%로 상승하는 장면도 나오는데, 이게 정확히 어떤 의미인지는 좀 더 읽어 봐야 알 수 있을 듯하다.

물론 순수하다고 능력이 없는 건 아니었다.

겨우 이런 걸로 포기할 수는 없었다.

우리들은 서로를 연결하는 능력이 있음에도, 이걸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걸 깨달은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이걸 잘 써야 하는 것이다!

"다 먹고살자고 하는 건데, 먹고 합시다."

확률이 실재하는 곳에 기생하는 능력

매일 필연적인 일만 발생시키다가 반반의 도박을 걸자, 정신이 그걸 감당하지 못하는 상태!

드리모어는 50%의 확률로 이길 수 있으나, 50%의 확률로 질 수도 있는 미래 또한 소유하고 있었다.

물론 50%면 0.1% 확률 뽑기 게임보다 훨씬 낫지만, 드리모어에게는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었다.

‘역시 버티면 승리한다!‘

"어차피 우리들의 존재를 아는 것 같으니 대놓고 갑시다."

"어차피 덜미를 잡힐 거면 그전에 힘이라도 써보는 게 좋다는 말입니다."

죽지 않으려면 우리가 먼저 나서야 한다!

어쩌면 새는 지렁이 같은 걸 잘 먹으니, 면 요리에 저항이 없는 걸지도 모르겠다.

"확실한 건 뭘 상상하든 그것보다 많은 수가 들어올걸?"

"힘을 유지하고 있는 초월계 각성자에게 들킨 이상 감추는 건 큰 의미가 없어."

만약 공격이 들어온다? 그러면 편향된 스탠스를 취한다고 여론전을 하면 될 뿐이다.

"글쎄다. 뭐, 분체일 확률도 있겠지. 보통 분체는 본체보다 힘이 약하니까."

상아탑이 다양한 조직에 스파이를 심어서 세계를 흔드는 것처럼. 사라진 절대자도 분체를 이용해서 영향을 미치고 있을 확률이 존재했다.

"대중은 그저 힘에 복종하는 단순한 존재입니다."

지식을 알고 있는 것과 깨달음을 체득하는 건 다른 일.

‘제일 확실한 방법은, 역시 직접 충돌해보는 거다.‘

‘좋은 실력을 보여주면 그나마 질책을 덜 받을 테니까.‘

큰 살상력을 발휘하지 않고도 상대의 힘을 역이용하는 경지.

‘최소한의 행동으로 회피한다.‘

초식을 365개로 분화해야 완성되는 기존의 통념과 달리. 소드메이는 더 유연한 사고를 하기 시작했다. 어쩌면 초식을 늘리는 삶의 과정 또한 하나의 길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소드메이의 뇌리를 스쳤다.

이대로 가면 패배할 미래가 확실히 예정되어 있었다. 그렇다면 포기하는 게 옳은 일일까. 소드메이는 이에 동의하지 않았다.

애초에 모든 생물은 끝이 정해져 있소이다.

삶과 죽음 사이에서의 성과. 아무리 수명이 늘어나도 검법의 완성에 도달할 수 없다.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후대에 기술을 물려줘서 계속 발전시키는 것뿐. 그러나 그마저도 각 개체의 차이 때문에 완성에는 도달할 수 없다. 허면, 수련이라는 것은 정녕 아무런 의미가 없는 행동이란 말인가. 소드메이는 고개를 저었다.

‘지금까지 방황하는 모든 과정이, 내게 의미가 있었소.‘

소드메이는 강물에 떠밀려 내려가는 낙엽을 봤던 경험을 떠올렸다. 이리저리 치이면서 정해진 물길을 따라가는 낙엽. 소드메이는 낙엽을 멍하니 바라보면서, 내심 낙엽의 강물타기 경주를 응원했었다. 그러다 문득 느꼈다... 낙엽의 입장에서는 바위가 돌진해서 자기를 치고. 그때마다 몸을 움직여서 이를 회피했다고 느끼지 않았을까? 어쩌면 낙엽은 굉장히 억울했을지도 모른다. 지성이 존재했다면, 세상이 자기를 모질 게 대한다고 따졌을 것이다. 그리고 강물 레이스를 끝마치면 ‘내가 다했다‘라면서 자만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소드메이의 입장에서 볼 때. 낙엽은 단지 정해진 흐름을 따라가는 것뿐이었다. 낙엽의 힘으로 된 건 아무것도 없다. 제3자의 시선과 낙엽의 입장은 이다지도 다른 것이었다.

‘만약 낙엽에게 [너는 단지 강물에 떠 있을 뿐] 이라고 말하면 어떻게 될까.‘ 낙엽은 어차피 정해진대로 흘러간다면서 절망하게 될까? 각 개체마다 생각은 다르겠지만. 아니, 어쩌면 낙엽은 높은 확률로 절망할지도 모르겠지만. 적어도 소드메이의 입장에서는 길이 정해져 있다는 자유롭게 느껴졌다. 도대처 왜일까.

도로를 제3자의 시선으로 봤기에. 그것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행동이 가능했던 것이었다. 소드메이는 그때의 자신의 왜인지 모르게 강물 위의 낙엽과 겹쳐보였다.

‘현재 상황을 제3자의 시선으로 보면 어떨까.‘

검법의 끝이 정해져 있지만, 길이 막혀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게 언제 뚫릴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그걸 알았기에 오히려 자유롭다. 소드메이는 십이월검법의 핵심이 ‘벗어남을 통한 자유‘에 있다는 사실을 어렴풋이 느꼈다.

의미 없이 흘러가더라도 그것에서 자유를 느낄 수 있다면. 그 존재는 모든 상황을 이길 수 있는 힘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우리들은, 모두 낙엽이오...‘

검법을 완성하지 못한다는 사실로 인해 절망하지 않아도 된다. 세상은 이미 보이지 않고, 만질 수 없는 것들로 가득 차 있으니까.

소드메이는 이서하를 따라갈 필요가 없으며, 이서하는 검성을 따라갈 필요가 없고, 검성은 절대자를 넘어서기 위해 애쓰지 않아도 된다. 가족을 등한시하지 않아도 된다.

소드메이는 눈물을 흘리며 주변을 바라봤다. 이 장소와 집. 이서하와 검성이라는 사부. 아카데미에서의 생활. 이 모든 강물의 흐름 속에서 소드메이는 단지 기뻐하고. 이렇게 서로 검을 나누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느껴졌다. 그래. 이걸 알려주고 싶었던거야.

"우리는 물 위에 있었소. 그래서 너무 즐겁소이다."

‘공격보단 방어형으로 가야지. 공격형은 너무 복잡한 알고리즘을 필요로 하니까.‘

영역 내부의 모든 이능력을 가상의 구체 표면에 속박시켰다. 이제 아무리 반격하려고 해도 힘이 지표면을 맴돌 것이다. 공 위를 기어다니는 개미가 항상 같은 곳을 도는 것처럼.

‘여기서 섣불리 움직이면 위험하다. 무조건 숙여야 해.‘

‘힘으로 평정하는 구도. 편하지만 중독되어서는 안 되겠군.‘

궁금했으나 굳이 질문하지 않았다. 세상에는 괜히 질문했다가 혼나는 일이 참 많으니까.

‘이래서 힘이 있어야 좋은 것이다.‘

위기가 곧 기회

‘이제 슬슬 유의미한 타격을 줄 때가 다가온 것 같네.‘

일단 중간으로 하고 봐서 점점 늘려.

"역시 의식주를 잡아야 통제가 편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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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거의 열흘정도만에 다시 읽는다. 지난번 포스팅의 마지막 부분에서 환원주의라는 것에 대한 얘기가 나왔었는데, 오늘은 이 환원주의의 일반적인 작동 방식에 대한 내용부터 시작한다. 처음 밑줄 친 문장은 좀 길긴 한데 흐름상 끊기 애매한 관계로 그냥 쭉 밑줄쳐보았다. 저자는 이것을 두고 마치 사용자 매뉴얼을 보는 것 같다는 표현을 썼다.

당신의 마음이 그 체계 주변을 여행하도록 해라. 그에 대한 흥미로운 질문을 던져라. 그 질문을 잠시 내려놓고 그것이 함축하는 요소들과 물음들을 시각화하라. 대안적 해답들도 고려하라. 어느 정도의 증거들로 명료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그 해답들을 말로 표현하라. 만일 너무 많은 개념적 난점들이 발생하면 뒤로 물러서라. 그리고 다른 질문을 찾아라. 마침내 우리가 파고들수 있을 만큼 약한 지점을 찾으면 결정적인 실험을 가장 쉽게 수행할 수 있는 모형 체계를 찾아라. 예컨대 입자물리학에서는 그런 체계가 통제된 복사 현상일 것이고 유전학에서는 번식 속도가 빠른 개체일 것이다. 그 체계를 완전히 숙지하라. 아니, 그 체계에 사로잡히는 것보다 더 좋은 일은 없다. 세부 사항을 사랑하고 그것에 대한 감을 익혀라. 그 결과가 어떻든 간에 질문에 대한 답이 수긍이 가도록 실험을 설계하라. 새로운 질문과 새로운 체계에도 적용해 볼 수 있도록 그 결과를 활용하라. 다른 사람들이 이런 절차에서 이미 얼마나 멀리 앞서 나아갔는지를 검토해 보고(앞서간 사람들의 공로를 인정해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하라.) 어떤 지점에서 다시 출발해야 할지를 결정하라. - P114

과학자들이 분해와 분석만 하는 것은 아니다. 가치와 의미에 관한 철학적 반성을 통해 종합과 통합의 능력을 단련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 P114

기본 단위를 찾는 데 몰두하는 과학자들처럼 아무리 좁은 영역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연구자라 할지라도 복잡성은 늘 그들의 머릿속에 맴돌고 있다. 실제로 그들은 인접한 수준의 조직을 가로지르는 인과 그물, 예컨대 아원자 입자와 원자, 개체와 종에 대해서 숙고해야 하며 인과 그물의 숨겨진 설계와 힘도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양자물리학은 원자 결합과 화학 반응을 설명하는 물리화학으로 융합되고, 원자 결합과 화학 반응은 분자생물학의 근본을 형성하며, 분자생물학은 세포생물학의 근간이 된다. - P115

새로운 발상들은 널려있지만 대부분은 틀린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대부분의 번득 떠오르는 착상은 그 어느 곳으로도 우리를 안내해 주지 못한다. - P116

"과학적 방법이란 제명당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 P117

과학자들이 알기 위해서 발견하기보다는 발견하기 위해 안다 - P117

과학의 최전선에서 과학자들은 마치 푯말 주위를 서성거리며 뭔가를 찾고 있는 사람들처럼 혼자서나 아니면 작은 집단으로 신중히 선택한 좁은 영역들을 탐색한다. 그래서 과학자들이 처음 만나 나누는 대화가 "당신은 무슨 연구를 하십니까?" 인 것이다. - P117

그(과학자)들은 자신들을 일반적으로 묶어 주는 것이 무엇인지를 이미 알고 있다. 그들은 추상적 세계로 더 깊이 내려가자고 서로를 격려하는 동료 채굴꾼들이며 광맥을 꿈꾸지만 어떻게든 금덩이 하나라도 주우려고 대부분의 시간을 소비하고 있는 동병상련의 사람들이다. 그들은 매일매일 무의식적으로 "그래 바로 여기야, 가까이 왔어, 오늘이 그날이 될 거야."라고 되뇌며 일하고 있다. - P117

처녀지에 첫 발자국을 남기는 것만큼 즐거운 일도 없을 것이지만 그것만큼 중독성이 강한 마약도 없을 것이다. - P117

물론 인문학자들도 발견을 한다. 그러나 그들에게 있어서 가장 독창적이고 가치 있는 작업은 대개 이미 존재하는 지식에 대한 해석과 설명이다. 만일 어떤 과학자가 의미를 조사하기 위해 지식을 분류하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그는 인문학자로 분류된다. 이것은 특히 발견의 주변부에 머무르면서 그 지식을 보유할 때 더욱 그렇다. - P118

과학자의 생명은 그 자신만의 과학적 발견이 있는가에 달려 있다. 과학적 경력을 위한 마지막 시험은 다음의 평서문이 얼마나 잘 완성될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즉 그(또는 그녀)는 ……………를 발견했다. 자연과학에 과정과 산물 간의 근본적인 구분이 존재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이제 이해될 것이다. 무언가를 이룬 그 많은 과학자들이 왜 편협하고 바보 같은 사람들인지를, 그리고 많은 현명한 학자들이 왜 열등한 과학자들인지를. - P118

과학적 연구는 이런 의미에서 하나의 예술이다. 즉 당신이 어떻게 발견했는가는 중요하지 않다. 단지 당신의 주장이 참이고 확실히 타당한지만이 문제시된다. - P119

이상적인 과학자는 시인처럼 생각하고 회계사처럼 일한다. 그리고 혹시 재능이 넘쳐나는 과학자라면 저널리스트처럼 현란한 글쓰기도 할 수 있을 것이다. 화가가 텅 빈 캔버스 앞에 서서 작품을 구상하듯이, 그리고 소설가가 눈을 지그시 감고 지난 경험들을 회상하듯이 과학자는 결론을 위한 고민만큼 주제에 대해서도 고민하며 해답을 위한 고민만큼이나 질문에 대해서도 고심한다. 비록 얻은 결론이라는 것이 새로운 도구나 이론이 필요하다는 정도일지라도 그로 인해 연구의 새로운 문이 열린다면 그것으로 충분할수도 있다. - P120

과학에서 창조성의 수준은 예술에서와 마찬가지로 재능 못지않게 자신에 대한 이미지에 의존한다. 대성할 과학자라면 육지의 풍경은 잠시 접어두고 푸른 바다를 향해 돌진할 만큼 확신에 차 있어야 한다. 그는 목표를 위해 위기와 역경을 기꺼이 헤쳐 나간다. 그리고 잊혀진 논문들의 각주가 재능은 있지만 소심한 사람들의 이름들로 뒤범벅되어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는다. 이와는 달리 만일 그가 대다수의 동료들처럼 해변으로 달려가고자 한다면 그는 정상 과학에 딱 맞는 지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즉 무엇이 필요한지를 충분히 알 정도로 똑똑하기는 하지만 그 일에 지루함을 느껴 고생할 만큼 똑똑하지는 말아야 한다. - P120

과학자의 연구 스타일은 그가 어떤 학문에 종사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며 소질과 취향에 의해 굳어진다. 만일 그의 심장에 자연주의자의 피가 흐르고 있다면 그는 미지의 세계를 찾아서 나무가 빽빽한 진짜 숲을 이리저리 헤맬 것이다. 요즘에는 분자들로 빽빽한 세포 주변을 배회하는 과학자들이 더 많아졌다. 이런 의미에서 그들은 사냥꾼의 본능을 가지고 있다. - P120

수학자들은 이해가 덜 된 과정을 마음속에서 그려 보고 직관이 말하는 중요한 요소들로 그것의 뼈대를 추려 본다. 그리고 그 과정을 도식과 공식으로 변형시킨다. 수학자들은 실험자들에게 늘 이런 식으로 말한다. "우리는 이 과정을 직접 볼 수는 없다. 하지만 만일 그것이 이런 식으로 작동한다면 간접적인 탐구를 위한 변수와 그 결과를 설명할 수 있는 언어가 여기에 있다." - P121

문(‘계‘와 ‘강‘ 사이의 분류 범주) - P121

생화학자들은 효소로 매개된 반응 단계들을 복제함으로써 호르몬의 자연 합성과 생물학적으로 중요한 다른 분자들을 규칙적으로 추적한다. - P121

실험 물리학자들은 어떤가? 화학에 비해 직접적인 관찰이 더 어려운 영역에 종사하는 그들은 과학자들 가운데 가장 난해한 작업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전자와 광자의 고에너지 충돌을 통해 쿼크의 공간 분포를 연역해 낸다. - P121

과학적 발견을 해 내는 데에는 고정된 방식이 없다. 그 주제와 관련된 모든 것을 동원해라. 물론 다른 이들도 재현해 볼 수 있는 절차들을 찾아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상이한 양식과 스타일의 실험, 예측된 원인과 결과의 상관관계, 무효 가설들을 기각하기 위한 통계 분석, 논리적 논증, 세부 사항에 대한 주의 그리고 다른 사람이 발표한 결과와의 일관성 등을 고려해야 한다. 그래야만 어떤 물리적 사건이 다양한 환경에서 계속적으로 관찰된다고 인식될 수 있다. 이 모든 행위는 개별적으로 또는 종합적으로 과학의 진정한 검사필 항목들이며 필수품들이다. - P121

행위의 결과가 어떤 이들에게 공개될 것인지에 대해서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평판이 좋고 심사 체계가 잘 되어 있는 학술지에 발표할 수 있도록 준비하라. 과학 풍토 중 다소 부조리해 보이는 것 중 하나는 아무리 훌륭한 발견이더라도 무사히 심사를 통과하고 활자로 인쇄가 되어야만 비로소 의미를 지니게 된다는 점이다. - P122

과학적 증거들은 이론이라는 설계도와 동력원을 통해 절묘하게 결합되며 누적된다. 그래서 자연선택 이론과 상대성 이론처럼 어떤 한 아이디어가 세계관의 혁명까지 몰고 오는 경우는 매우 이례적이다. 분자생물학의 혁명조차 물리학과 화학의 바탕에서 확립되어 누적적으로 발전했을 뿐이지 물리학과 화학의 근본 내용을 바꾸지는 못했다. - P122

과학에서 최종 주장은 거의 없다. 하지만 증거들이 계속 쌓이고 이론들이 더 단단하게 서로 얽히면서 보편적인 인증을 받은 지식들은 있다. - P122

과학의 세계에서 신빙성의 증가는 다음 표현들의 변화를 보면 알 수 있다. "흥미로운"에서 "그럴듯한"으로, "그럴듯한"에서 "설득력 있는"으로, "설득력 있는"에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으로, 그러다가 충분한 시간이 지나면 드디어 "명백한"이라는 수식어로 변화된다. 하지만 이런 식의 승인 등급을 객관적으로 나눌 수 있는 기준은 없다. 다시 말해 신빙성의 정도를 잴 수 있는 외적이고 객관적 기준이 없다는 말이다. - P122

"보증받은 단정 가능성"만이 있을 뿐이다. 이 기준에 따르면 실재에 대한 특정한 언명들은 반론이 더 이상 제기되지 않을 때까지 과학자들의 요구에 점점 더 부응해 간다. - P122

증명은 분별 있는 사람을 확신시키는 것인 반면 혹독한 증명은 분별없는 사람을 확신시키는 것이다. - P123

어떤 현상이 발생하는 것은 알지만 직접 관찰할 수는 없다고 해보자. 이 경우 그 현상의 정확한 본성은 추측될 뿐이다. - P123

분자유전학처럼 상대적으로 깔끔한 세계에서도 과학은 논증과 증명으로 여기저기 기운 누더기이다. - P124

우리 머릿속에서는 감각 입력과 개념의 자기 형성에 기반을 둔 실재에 대한 재조직이 일어난다. 즉 뇌 속의 독립된 존재자ㅡ철학자인 길버트 라일(Gilbert Ryle)은 이를 "기계 속의 영혼"이라는 유명한 말로 표현했다.ㅡ가 아니라 입력과 자기 형성이 마음을 구성하고 있는 것이다. - P125

외부의 존재와 그것에 대한 내부적 표상의 관계는 인간 진화의 특이성 때문에 왜곡되어 왔다. 즉 자연선택은 생존을 위해 뇌를 만들었기 때문에 생존에 필요한 것보다 더 깊이 세계를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오직 부차적인 결과일 뿐이다.
과학자들의 주요 작업은 이런 불일치를 진단하고 교정하는 일이다. 그렇게 하려는 노력이 이제 막 시작되었다. - P125

그 누구도 객관적 진리가 불가능하다고 가정해서는 안 된다. 대부분의 철학자들이 그 불가능성을 인정하라고 우리를 다그칠 때에도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 특히 인식론의 보병인 과학자가 자신의 사명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주장을 너무 빨리 인정해서는 곤란하다. - P125

과학적 이해에 바탕을 둔 객관적 진리를 추구한다는 것이 때로는 터무니없다고 생각될 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만큼 중요하고 야심만만하며 존귀한 지적 비전은 없다. 이 비전은 처음에는 그리스 철학에서 강조되었다가 근대에 와서는 18세기의 계몽사상, 즉 과학이 모든 물리적 존재를 지배하는 법칙을 발견할 것이라는 믿음으로 발전했다. 그래서 탁월한 선배 학자들은 인간의 지성을 억류했던 모든 신화와 그릇된 우주론 같은 1,000년 묵은 잔해들을 깨끗이 청소해 버릴 수 있다고 믿었다. - P125

계몽사상의 꿈은 낭만주의의 유혹 앞에서 시들고 말았다. 하지만 그것보다 이제까지 과학이 인간 마음의 물리적 기초를 탐구하지 못했다는 점이 오히려 훨씬 더 중요하다. 왜냐하면 계몽사상의 약속에서 가장 중요한 영역이 바로 인간의 마음이기 때문이다. 계몽사상이 낭만주의 앞에서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었던 것은 두 가지 형편없는 이유가 함께 작용했기 때문이다. 즉 사람들이 선천적으로 낭만주의자라서 신화와 도그마에 빠질 수밖에 없다는 사실과 사람들이 왜 그러는지를 과학자들이 설명할 수 없다는점 말이다. - P126

실증주의는 우리가 감각으로 지각하는 것을 정확하게 기술하는 것만이 확실한 지식이라는 확신에서 출발했다. - P126

실용주의는 인간의 행위와 모순없이 작동하는 것만이 진리라고 믿었다. - P126

두 철학 사조(실증주의와 실용주의)는 그 당시(19세기)에 승승장구하고 있던 물리학의 탁월한 성과들로부터 큰 힘을 얻었다. 그 무렵의 물리학은 전기 모터, 엑스선, 시료화학 등을 통해 정확하고 실천적인 지식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입증해 보이고 있었다. - P126

객관적 진리를 향한 꿈은 논리실증주의가 정식화되자 절정에 달했다. 논리실증주의는 실증주의의 한 변형으로서 과학적 진술의 본질을 논리와 언어 분석을 통해 정의하려고 했다. - P126

인류에게는 "보호자도 적도 없기 때문에" 인류 자신만의 지성과 의지를 통해서 초월적 존재로의 길을 찾아가야 한다. - P127

과학은 우리가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최상의 도구일 뿐이다. - P127

 "과학적 세계관은 우리 삶에 이바지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삶이 과학적 세계관을 지지할 것이다." - P127

논리실증주의자들은 모든 기호들이 실재하는 어떤 것들을 지시해야 한다고 결론 내렸다. 기호는 확립된 사실들과 이론으로 이루어진 전체 구조에서 일관적이어야 한다. 계시나 근거 없는 일반화는 허락되지 않았다. - P127

이론은 정해진 방법에 따라 사용되어야 하고 사실들에 잘 부합해야 한다. 그리고 언어의 정보적 내용은 언어의 감정적 내용과 조심스럽게 구분되어야 한다. 이런 다양한 목표들을 달성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검증이다. - P128

진술의 의미는 그 진술을 검증하는 방법에 따라 결정된다. 만일 그 지침이 점점 세련되고 사람들이 그 지침을 따라간다면 우리는 언젠가 객관적 진리에 접근할 것이다. 이런 일이 일어나면 무지에 바탕을 둔 형이상학은 십자가 앞의 흡혈귀처럼 뒷걸음질을 칠 것이다. - P128

논리실증주의자들은 순수 수학이 성배 자체라기보다는 성배를 찾는 모험의 도상에서 만난 과학의 도구임을 알고 있었다. - P128

이론의 뼈대를 마음대로 만들어 낼 수 있는 수학의 막강한 권능은 수학의 동어 반복성에서 나온다. 즉 결론이 전제로부터 완벽하게 따라 나온다. 그리고 이 결론은 실제 세계와 관련을 맺을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 P128

수학자는 보조 정리와 정리를 만들어 내고 증명을 한다. 이때 보조 정리와 정리는 또 다시 다른 보조 정리와 정리를 이끌어 낸다. 그리고 이 과정은 계속 될 수 있다. 그중 어떤 것들은 물질세계의 자료들과 부합하지만 다른 것들은 부합하지 않는다. - P128

위대한 수학자들은 눈부신 솜씨를 가진 지식 세계의 운동선수들이다. 때로 그들은 우리가 상상도 못했던 추상적 사고의 새로운 영역을 활짝 여는 새로운 개념들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복소수, 선형 변환 그리고 조화 함수 등은 수학적으로도 가장 흥미로울뿐만 아니라 과학에도 유용한 개념들이다. - P128

순수 수학은 상상의 세계에 대한 과학이다. 논리적으로 닫힌 계이지만 모든 방향으로 무한하게 뻗어 나갈 수 있다. 만일 시간과 계산능력에 제약이 없다면 우리는 상상 가능한 모든 세계를 기술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 P128

그러나 수학만으로는 우리가 살고 있는 이 특수한 세계를 알 수 없다. 오직 관찰만이 다른 세계에는 존재하지 않거나 다르게 존재할 수도 있는 주기율표, 허블 상수 그리고 우리 존재의 모든 확실성을 밝혀 준다. - P129

물리학과 화학 그리고 생물학은 우리 은하가 속한 우리 우주의 매개 변수들의 제약을 받고 있다. 바로 그 때문에 우리가 만져 볼 수 있는 그런 모든 현상들을 설명하기 위한 과학이 된다. - P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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