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포스팅의 후반부에서 민주주의와 독재에 대한 내용이 나왔었는데, 오늘은 이에 관한 얘기가 추가로 이어진다. 그리고 지난 포스팅에서도 잠시 언급했었지만, 진짜 참된 민주주의란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만드는 저자의 통찰력에 감탄을 금할 수 없었다. 개인적으로는 《사피엔스》,《호모데우스》등 이 책 이전에 나온 저자의 책들을 읽어보지 못한 관계로 이《넥서스》를 통해 저자의 글을 처음 접해보게 되었는데, 왜 유발 하라리의 책이 수많은 독자들로부터 선택받는지를 몸소 느낄 수 있었다. 그 이유는 바로 설득력 있는 논리, 그리고 그것을 뒷받침하는 사례들이 잘 어우러져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초점을 선거가 아니라 대화에 맞추면 수많은 흥미로운 질문들이 나올 수 있다. 예를 들어 ‘그런 대화가 어디서 이루어지는가?‘라고 물을 수 있다. - P210

북한의 경우는 평양에 있는 만수대 의사당에서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687명이 모여 대화를 나눈다. 그런데 최고인민회의는 북한의 공식 입법기관으로 알려져 있고 5년마다 대의원 선거가 치러지지만, 실질적인 권한 없이 다른 어딘가에서 내려진 결정을 승인하는 거수기 역할만 한다. 형식적인 대화는 그저 정해진 각본에 따라 진행될 뿐, 어떤 사안에 대한 누군가의 마음을 바꾸기 위한 것이 아니다. - P211

민주주의는 사람들이 자유롭게 대화할 수 없을 때만이 아니라 사람들이 들으려 하지 않거나 들을 수 없을 때도 죽는다. - P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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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기회가 되어 읽어볼 수 있게 되었다. 책 소개를 대략 살펴보니, 어떤 역설적인 상황에 대한 얘기들을 저자만의 논리에 맞춰 풀어나가려는듯한 인상을 받았다. 어떤 내용들이 나올지 기대하는 마음으로 시작해본다.


그렇지 않아도 부족한 시간을, 시간이 부족하다고 한탄하느라 낭비하고 있는 역설 - P-1

볼테르가 오래전에 말했듯이 착각은 모든 기쁨 가운데 최고의 기쁨이 아니던가. - P-1

그 실수가 충분히 가치가 있는 실수였다는 것이다. - P-1

유혹을 뿌리치기는 매우 어렵다. 모든 유혹을 뿌리치기는 훨씬 더 어렵다. - P-1

마감 기한을 맞추지 못하는 것은 내야 할 돈을 제때 내지 못하는 것과 매우 비슷하다. - P-1

같은 시각에 약속을 이중으로 잡는 것은 부도 수표를 쓰는 것과 같다. - P-1

우리는 대개 시간 관리와 돈 관리가 완전히 별개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 P-1

시간을 잘못 관리하면 당혹스러운 일을 마주하거나 목표한 성과를 내지 못하게 된다. - P-1

우리는 이 책에서 결핍scarcity을 무언가를 본인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보다 적게 가지는 것이라는 뜻으로 사용하겠다. - P-1

결핍은 사회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문제들의 어떤 공통적인 한 축을 형성하고 있다 - P-1

본인들이 결핍을 연구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들은 굶주림을 연구했다. 하지만 굶주림은 결핍의 궁극적인 형태가 아닌가! - P-1

거의 집착하다시피 음식을 생각하는 이런 행위는 오히려 배고픔의 고통을 더욱 강화할 뿐이다. - P-1

배고픔이 그들의 관심과 생각을 사로잡은 것이다. - P-1

결핍은 정신을 사로잡는다. 배고픈 사람들이 오로지 음식만을 가장 우선적으로 생각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는 어떤 종류의 결핍을 경험할 때마다 그 결핍에 흡수되어 버린다. 그리고 이때 정신은 충족되지 않은 필요를 자동적으로, 그리고 강력하게 추구한다. - P-1

결핍은 어떤 것을 매우 적게 가질 때의 불쾌함 그 이상이다. 결핍은 사람이 생각하는 방식을 바꾸어 놓는다.결핍은 사람의 정신을 그 자신의 무게로 무겁게 짓누른다. - P-1

개인의 정신에서 현재 가장 위에 놓여 있는 개념이 무엇인지 파악 - P-1

어떤 개념이 우리의 생각을 차지하고 있을 때 우리는 그 개념과 관련된 단어들을 보다 빠르게 포착한다. ...(중략)... 특이한 행동이 아니더라도 그 사람들이 어떤 것에 집착하고 있는지 추론할 수 있다는 말이다. - P-1

피실험자들이 보이는 반응의 속도와 정확성을 보면 결핍이 배고픈 사람들의 정신을 어느 정도로 사로잡고 있는지 직접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 P-1

의식적인 차원을 넘어서 잠재의식적인 차원에서 반응이 일어나게 할 정도로 빠른 인지과정을 관찰하기 위함 - P-1

복잡한 고차원의 계산은 0.3초 이상의 시간을 필요로 한다. 그보다 더 빠른 반응은 보다 자동적인 잠재의식적 과정에 의존한다. - P-1

의식적으로 어떤 것을 하겠다고 선택을 하는 것보다도 더 빠른 속도로 - P-1

우리는 결핍이 정신에 초점을 맞추는 방식을 묘사할 때 ‘사로잡는다capture‘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 P-1

결핍은 항상 무의식적으로 작동한다. 결핍은 정신의 주인이 원하든 말든 인식 대상을 빠르게 포착한다. - P-1

목마름이나 배고픔은 모두 육체와 관련된 갈망이지만, 육체적인 갈망과 관련성이 적은 다른 결핍들 역시 정신을 사로잡는다. - P-1

주의력이 사로잡히면 경험도 변용된다. - P-1

짧지만 고도로 (초점이) 집중된 사건들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주의 집중력이 급격하게 증가해서, 연구자들이 ‘주관적인 시간 확장subjective expansion of time‘ 이라고 이름 붙인 어떤 느낌이 촉발된다. 주의력이 그만큼 많이 집중됨에 따라 그 사건이 실제보다 더 오래 지속되는 것처럼 느껴진다. 처리되는 정보의 양이 평소보다 더 많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 P-1

주의를 사로잡은 결핍은 우리가 바라보는 대상 혹은 그 대상의 속도를 인식하는 방식뿐만 아니라, 세상을 해석하는 방식에도 영향을 미친다. - P-1

외로움을 느끼며 살아가는 사람들은 사회적인 정보를 상대적으로 많이 상기하게 된다 - P-1

브래들리는 사회적으로 배가 고픈 사람이다. 그래서 끊임없이 관계의 요리책을 뒤적이는 것이다. - P-1

물리적인 결핍은 도처에 널려있지만 결핍을 느끼는 감정(결핍감)은 그렇지 않다는 게 우리의 주장이다. - P-1

어떤 경우에는 결핍, 즉 시간의 유한성을 예리하게 인식하는 반면, 다른 경우에는 설령 그런 결핍을 느낀다 하더라도 그것을 거리가 먼 실체처럼 느낀다. 결핍감이라는 것은 물리적인 실체와 전혀 별개이다. - P-1

문제가 되는 어떤 것을 인지하는 우리의 주관적 인식subjective perception역시 결핍감을 초래하는 데 일정한 역할을 한다. 우리가 느끼는 이런 욕망들은 개인이 속한 문화와 그의 성장 과정, 그리고 심지어 유전적 특질에 의해서도 형성된다. - P-1

사람이 무언가를 마음 깊이 갈망한다면, 이는 그 사람의 생리적인 욕망 때문일 수도 있고 주변 사람이 그것을 가지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 - P-1

사람이 느끼는 추위의 정도가 그 사람이 놓인 환경의 절대적인 온도뿐 아니라 그의 신진대사에 따라서도 좌우되는 것처럼, 결핍감 역시 우리가 가질 수 있는 것뿐만 아니라 개인의 취향이나 선호에 따라 좌우되기도 한다. - P-1

부족하게 가진다는 것은 유쾌하지 않은 일이다. 또 이는 가령 건강이나 안전 혹은 교육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 결핍은 불만과 투쟁으로 이어진다. - P-1

결핍은 단지 물리적인 제한만은 아니다. 결핍은 일종의 정신적 경향, 즉 사고방식이기도 하다. 결핍이 우리의 주의를 사로잡으면, 우리가 생각하는 방식은 바뀐다. 그 변화가 수십 분의 1초이든 몇 시간이든 혹은 며칠이나 몇 주에 걸쳐서 지속되든 간에 말이다. - P-1

결핍은 우리 정신의 가장 높은 곳에 앉아 우리에게 영향력을 행사한다. 우리가 어떤 것을 깨닫는 데에, 우리가 여러가지 대안을 놓고 저울질을 하는 데에, 우리가 깊이 고민하다 마침내 어떤 결정을 내리는 데에, 그리고 우리가 행동하는 방식에 영향력을 행사한다. 결핍을 느끼는 상황에서 사람들은 결핍을 느끼지 못할 때와 전혀 다른 방식으로 자기에게 닥친 문제들을 처리한다. - P-1

결핍이 정신을 사로잡으면 사람은 보다 더 엄격해지고 능률적이 된다. - P-1

정신을 단단히 집중하고 있을 땐 부주의한 실수는 잘 저지르지 않는다. 그래서 요컨대, 결핍이 사람의 정신을 사로잡을 수 있는 이유는 결핍이 주의를 기울일 가치가 있을 정도로 중요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라고 정리할 수 있다. - P-1

우리는 결핍에 이미 지배되어 있고 우리의 정신은 끊임없이 결핍으로 회귀하기에, 인생의 나머지 일들에 배분할 정신의 여유가 없어진다. - P-1

빈곤은 하룻밤을 꼬박 새우는 것 이상으로 사람의 인지능력을 떨어뜨린다. 가난한 사람들이라고 해서 원래 대역폭이 좁았던 것은 아니다. 빈곤이라는 경험은 어떤 사람이든 간에 그 사람의 대역폭을 축소하기 때문이다. - P-1

온갖 형태의 모든 결핍은 대역폭의 축소라는 동일한 현상으로 이어진다. 대역폭은 행동의 모든 측면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이것이 좁아지면 당연히 바람직하지 않은 결과가 초래된다. - P-1

결핍은 스스로를 옭아매는 덫을 만든다. - P-1

결핍은 자신만의 독자적인 논리를 가지고 있으며, 이 논리는 다른 모든 것보다 우선적으로 작동한다. - P-1

결핍의 사고방식은 결핍의 내용에 따라 더욱 중요하게 작동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 P-1

결핍의 논리는 여러 영역을 관통하기 때문에 비슷할 수는 있다. 하지만 각각의 결핍이 미치는 영향은 서로 완전히 다를 수도 있다. - P-1

우리가 이 책에서 하는 주장은 매우 단순하다. 결핍이 사람의 주의를 사로잡는다는 것, 그리고 결핍이 주는 이익, 즉 절박한 필요를 보다 잘 통제한다는 이익은 크지 않다는 것이다. - P-1

그런데 넓게 보면 우리가 치러야 하는 결핍의 대가는 매우 크다. 당연히 관심을 기울여야 할 다른 일들을 무시하게 되고, 일상생활을 할 때도 훨씬 비효율적인 생활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 P-1

완전히 새로운 무언가를 주제로 삼아 연구할 때 누릴 수 있는 이점 중 하나는 그 연구 대상이 전문가와 비전문가에게 동일하게 보인다는 점이다. - P-1

캘빈 : 창의성은 수도꼭지를 튼다고 그냥 나오는 게 아니야. 느낌이 있어야 나오지.

홉스 : 어떤 느낌?

캘빈 : 막판에 몰려서 돌아 버릴 것 같은 느낌. -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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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읽기 시작한 부분의 소제목은 <관계에도 ‘신선도‘가 있다> 이다. 여기서는 상대방이 무례한 행동을 하거나 선을 넘는 행동을 했을 때 적절한 대응방식에 대한 얘기들이 나오는데, 개인적으로는 암묵적으로 알고 있던 것들을 본문을 통해 보다 더 명확하게 구체화할 수 있어서 도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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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에 나오는 한 챕터 한 챕터를 읽으면서 저자가 삶으로 직접 경험하면서 그 속에서 느꼈거나 깨달았던 것들을 이것저것 만나볼 수 있었다. 이를 통해 내 스스로를 점검해보거나 또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


불쾌하다고 표현해도 상대가 똑같은 행동을 반복한다면 그건 이미 상한 관계이니 빠르게 손절해라. - P82

그 행동이 나를 서운하게 하고 불쾌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상대도 알고 있는 상태에서 똑같은 행동을 반복한다면 상대는 더 이상 나의 기분을 신경쓰지 않는 (나를 존중하지 않는) 상해 버린 관계가 맞다. - P82

지금 상대가 하는 행동이 가장 낮은 레벨이라는 걸 잊지 말자. 우유는 상하고 나면 그 이후에 썩을 일만 남았다. - P82

한결같이 상대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사람은 예의라는 선을 긋고 넘어오지 않는다. 소중한 관계가 상하지 않도록 항상 관리하는 사람이다. 이런 사람을 곁에 두면 무례한 행동을 하거나,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거나, 나에게 상처 주는 일 따위를 애초부터 만들지 않는다. - P83

나부터 상대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사람이 되어야만 그런 사람들을 내 사람으로 만들 수 있다. 그런 엄격한 기준을 가진 사람들끼리 서로 예의라는 선을 넘지 않으며 유유상종하기 때문이다. - P83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 무례한 사람들뿐이라면 나부터 문제가 있지 않은지 체크해 봐야한다. - P83

오롯이 홀로 일어설 힘이 생기면 더 이상 관계에 끌려다니지 않게 되고 상대의 무례한 행동을 보며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현명한 사람이 된다. - P84

외로움에 허기져 상한 우유라도 벌컥벌컥 들이켜는 미련한 사람과 이미 배가 부른 상태로 우유가 상했는지 면밀히 살펴보고 가차 없이 하수구로 흘려버릴 줄 아는 현명한 사람의 차이는 여유로운 마음에서부터 나온다. - P85

자기 자신과 친해지면 나라는 사람이 지금 무엇을 원하고 어떤 감정인지 정확하게 캐치하고 보살펴 줄 수 있다. 이렇게 자신과 친한 사람들은 가스라이팅을 당할 일도 없다. 내 말에 제일 먼저 귀 기울여 주니 타인의 말장난 따위로 자신을 의심할 일이 없기 때문이다. - P85

마음이 울적할 때 카톡 리스트를 뒤져 보며 누구에게 연락할까 고민할 시간에 혼자 보고 싶었던 영화를 보러 가거나, 혼자 훌쩍 여행을 떠나 보거나, 혼자 맛집에 찾아가 혼밥도 해 본다. 이런 오붓한 데이트는 자신과 대화를 나눠 보는 좋은 기회가 된다. - P86

나 자신과 다정한 대화를 나누며 친밀감을 쌓다 보면 혼자 보내는 시간을 즐길 줄 알게 되고 혼자 일어설 수 있는 힘을 키울 수 있다. - P86

결국 나 자신부터 건강하고 독립된 존재가 되어야 - P87

사람들이 지닌 가벼움과 묵직함의 차이는 어디에서 오는 걸까? 곰곰이 생각해 보니 원인은 마음 중심추의 무게 차이였다. 마음 중심추가 무거운 사람이 있고 마음 중심추가 가벼운 사람이 있는데 이건 사회적인 위치나 부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영역이었다. - P89

유난히 자신이 했던 말과 행동들을 상황에 따라 번복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들은 말의 무게나 사람 간의 약속에 대하여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오직 지금 상황에서의 손익을 계산해서 그때그때 언행을 달리하며 얕은 수를 쓴다. 자신은 상황에 따라매사 합리적으로 판단한다고 생각하겠지만 당장 발밑에 한 치 앞만 볼 줄 알고 전체적인 숲을 바라보지 못하는 어리석은 사람들이다. - P90

이들(자신의 이득에 따라 언행을 번복하는 사람들)은 당장의 불편함이 싫고, 돈 몇 푼이 아쉬워 사람 간의 신뢰를 저버리는데 그 이후에 따라오는 엄청난 손실에 대해서는 미처 생각하지 못한다. 그러면서 정작 자신의 주변에 진실된 사람이 없다고 토로하는데 본인이 먼저 주변인들에게 신뢰를 깨버렸다는 사실을 망각한다. 자신의 과오로 껍데기만 남은 인맥 속에 살며 끝까지 남 탓만 하는 안타까운 케이스다. - P90

스스로를 믿지 못하는 행동은 자신을 존중하지 않는 행동이기에 타인의 눈에도 한없이 만만하고 가벼워 보일 수밖에 없다. - P91

언과 행의 불일치는 타인과의 약속에 앞서 나 자신과의 약속을 저버리는 행위 - P92

마음의 중심추가 무거운 사람이 뱉는 말은 국새가 찍힌 공문서와 같다면 마음의 중심추가 가벼운 사람이 뱉는 말은 대충 휘갈겨 쓴 법적 효력이 없는 각서와도 같다. - P92

마음의 중심추를 무겁게 만들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두 가지 요소가 있는데 첫 번째는 자신이 내린 결정에 대한 신뢰를 뒷받침할 수 있는 현명함이 있어야 하고 두 번째는 사사로운 손익에 흔들리지 않는 묵직한 인품을 쌓아야 한다. - P93

충분한 시간 동안 고심하고 현명하게 판단하여 간결하게 마무리 지은 언행을 번복하지 않으며 설사 시간이 지나서 그 결정이 틀렸다고 해도 그때 당시 내가 내렸던 판단을 존중하는 사람 - P93

여행은 단순한 여가 생활이 아닌 세상을 보는 시야와 나의 세계관을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되므로 나에게는 반드시 주기적으로 타 줘야 하는 놀이기구다. - P99

하고 싶으면 맞아서라도 했고 하기 싫으면 맞아서라도 안 했다. - P108

주관적인 아름다움으로 평가되는 정답 없는 예술은 우리의 삶과 무척이나 닮아 있었다. - P115

인생을 수치화하고 많이 가지고 누릴수록 아름다운 삶이라고 여겼다. 그러나 삶에 대한 고찰을 거듭할수록 삶은 수치로만 평가할 수 있는 단순한 영역이 아니었다. - P115

금이라는 재료가 차고 넘쳐도 작가의 역량이 부족하면 결코 ‘아름다운 삶‘이라는 작품을 만들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 P116

삶은 인성, 습관, 취향, 라이프 스타일, 성취, 부, 사랑과 같은 복합적인 재료가 한데 어우러져 조화를 이룬 개개인의 독창적인 작품인데 여기서 고작 한두 가지가 결여되어 추한 형태로 변질돼 버린 삶도 있고, 대부분이 결여되어도 기어이 예술로 승화해 내는 삶도 있다. - P116

지독한 가난 속에서 나흘간 커피로만 끼니를 때우며 캔버스에 열정을 불태웠던 반 고흐, 연인이자 뮤즈였던 디에고의 배신에 대한 고통을 예술로 승화한 프리다 칼로처럼 그들의 삶은 고통마저 아름다운 작품이 되었다. - P116

결국 삶이라는 작품의 최종 가치는 주어진 재료보다 작품을 만드는 작가의 역량이 결정적으로 작용한다. 똥손에게 금이 주어지고, 금손에게 흙이 주어진다면, 그램 수로 가격을 책정하는 귀금속 상가에서는 똥손이 만든 금붙이를 더 높게 쳐줄 것이다. 그러나 예술성에 가치를 매기는 갤러리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 P117

나는 내팽개쳐 두었던 흙을 모아 손에 꼭 쥐어 보았다. 그 속에는 소란했던 기억들과 크고 작은 고통의 알갱이들이 한데 뒤섞여 있었다. - P117

흙은 초라하고 투박하지만 생명을 품는다. 이제이 흙을 재료로 최대한의 역량을 발휘하여 나만의 독창적이고 멋진 예술작품을 만들어 보고자 한다. - P117

제가 추측하기엔 스트레스 과다로 인해 자율신경계에 이상이 생겨 일시적으로 혈압이 높게 나왔을 것 같아요. - P124

취향은 지금까지 내가 만들어 온 인생의 저변에 깔려 있는 근본적인 틀이었고, 앞으로 살아가면서 창조하게 될 인생의 중요한 방향키였다. - P128

인간의 인생은 각자 여러 갈래로 뿔뿔이 흩어지게 되는데 그 갈래에는 개인의 취향이 절대적으로 반영된다. - P129

대부분의 사람들은 ‘부‘를 획득해야만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하나, 나는 ‘부‘보다 얼마나 ‘건강한 취향‘을 가지고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생각한다. - P130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자신의 취향부터 바꾸어야 한다. 음지에 있는 취향을 양지로 끌어올려 건강한 방향으로 바꾸어야 하고, 거기서 좀 더 가치있고 우아한 취향까지 추구할 수 있는 안목을 갖춘다면 삶은 더할 나위 없이 윤택해진다. 취향을 바꾸면 내가 머무르는 장소가 바뀌고 인간관계가 바뀌고 인생관이 바뀌고 직업이 바뀌고 건강까지 바꿀 수 있다. - P130

취향의 방향성을 체크할 때 가장 유용한 방법은 이번 달 카드 명세서를 확인하는 거다. 소비내역은 개인의 취향을 직접적으로 나타내는 척도다. - P131

"각자의 다양한 세계를 글로 자유롭게 표현해 내는 게 시예요. 어려워서 이해가 안 되는 시는 서로 세계관이 맞지 않구나 생각하시면 돼요. 한번 시도해 보세요. 시는 누구나 쓸 수 있어요." - P139

"재밌는 걸 하고 살아요, 돈을 좇지 말고. 그러면 결국 성공해요." - P142

"이것저것 따지면 대한민국에서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어. 실력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도 좋아하는 일이면 우선 시작해! 퀄리티가 좀 떨어져도 분명히 그에 맞는 독자층이 있어." - P144

"무조건 좋은 조건에서 시작해야 성공한다고 생각하면 아무것도 못해." - P144

"정체되어 있는 시기도 있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꾸준하게 영상을 올리다 보면 구독자가 다시 확 늘어나는 시기가 와. 항상 꾸준함이 중요해." - P144

"다 잘 될 거라는 긍정적인 생각을 잃지 말고 계속해 나가면 돼." - P144

자신이 만들어 낸 약속을 한결같이 지켜 내는 힘의 원천은 무엇일까? 그건 아마도 삶에 대한 애정이 아닐까? - P149

자신의 삶에 애정을 가지면 나를 둘러싼 주변을 아름답게 가꾸기 시작한다. 내가 머무르는 공간, 내가 매일 쓰는 물건,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내가 돌보는 반려동물. 이 모든 것들 또한 자신의 삶의 일부이니까 사랑을 담아 세심하게 보살피게 된다. - P150

자신의 가게에 깊은 애정을 가지고 있는 사장만이 자신과의 약속을 지켜 내며 한결같은 맛을 유지할 수 있다. - P151

자신의 삶에 애정이 담긴다면 한결같이 꾸준해진다. - P151

살다 보면 나의 의지와 다르게 상황이 흘러가는 경우가 많다. - P155

가끔은 아무리 열심히 노를 저어도 거세게 흐르는 물살에 내가 가고자 했던 반대 방향으로 배가 움직일 때가 있다. 그럴 땐 손에 쥔 노를 내려놓고 물살이 이끄는 대로 가만히 풍경을 감상하는 여유도 있어야 한다 - P156

"손해 좀 보면 어때. 그냥 넘겨 줄 때도 있는 거야, 살다 보면." - P165

부정적이고 무례한 것들에 나의 시선이 머물지 않도록 - P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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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포스팅의 후반부에서 저자는 종이에 무언가를 쓰는 행위자체가 집중력을 끌어올리고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얘기를 했었다. 집중이 잘 될 때야 자기가 공부하는 내용과 관련된 것들을 적어보는 것이야 당연지사지만, 만약에 집중이 너무 안 될 경우에는 그냥 종이에 끄적이는 낙서라도 하는 것이 집중력을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는 얘기도 덧붙였다. 낙서가 집중력에 도움이 된다는 얘기는 개인적으로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사실이었다.

어쨌든 이렇게 적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저자는 공부 일기를 꾸준히 적어볼 것을 독자들에게 권한다. 이것은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목적보다는 단지 자신의 하루 공부 시간이나 집중한 시간 등을 기록 하면서 스스로에게 피드백을 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한다. 또한 그날 공부했던 것들을 다시금 머릿속에 떠올려보면서 기억을 오랫동안 가져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도 한다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단 여기서 한 가지 주의할 사항으로 저자는 공부 일기를 너무 잘 쓰려고 하지말라는 말도 덧붙인다. 이건 누구한테 보여줄 것도 아니고 단지 위에서 언급했던 목적들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정도로 가볍게 생각하라고 저자는 조언한다.

살다보면 때로 수단이 목적이 되는 경우들이 있다. 이는 우선순위가 뒤바뀐 것으로 살면서 늘 주의해야 한다. 오늘 본문의 얘기를 여기에 대입해보자면 수단은 공부 일기라는 것이고 궁극적인 목적은 공부를 통한 성취도 향상이다. 공부든 일이든 뭐가 됐든 간에 자신의 목적과 수단을 혼동하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공부 일기는 단순한 기록이다. 에세이가 아니다. 기승전결의 이야기 구조를 갖지 않아도 된다. ‘오늘의 교훈‘은 없어도 된다. 하루 동안 공부한 시간을 돌아보면서 생각나는 것을 쓰면 된다. 공부 일기는 다른 사람이 검사하는게 아니다. 일기처럼 누군가 읽을 것을 전제로 하지 않는다. 생각나는 대로 자유롭게 쓰면 된다. - P92

노트에 날짜를 쓰고 오늘 읽은 책 제목과 단락 제목을 적는다. 책을 읽으면서 떠오른 생각, 처음 알게 된 용어와 개념 설명을 나만 알아볼 수 있게 적는다. 오늘 공부한 내용에 이어서 내일 공부할 내용을 쓴다. 말 그대로 공부에 관해서 ‘아무거나‘ 쓴다. - P92

공부 일기도《안네의 일기》처럼 자기 생각을 ‘기록‘하는 데 충실하게 쓰면 된다. - P93

공부 일기에 인상적인 일, 나중에 도움이 될 만한 내용만 적는 게 아니다. 느낌과 사실을 생각나는 대로 쓰면 된다. 점심 식사 메뉴를 적어도 상관없다. 꾸준히 쓸 수 있다면 무엇이든 적는다. 공부보다 더 중요한 일을 했다면 그 일을 쓴다. - P93

공부할 기분이 나지 않아서 아무것도 안 하고 시간을 보냈다면 ‘아무것도 안했다‘라고 쓴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날이 빈번하다면 문제가 되지만 몇달에 한 번 정도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날이 있을 수도 있다. 이럴 때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오늘은 휴식‘이라고 쓴다. - P93

《메모의 기술》을 쓴 광고 디렉터 사카토 켄지는 자기 생각을 되돌아보기위해 일기에 생각과 느낌을 적는다고 했다. 생각을 적는 게 내키지 않을 때는 책에서 읽었던 문장을 옮겨 적거나 문제집에서 틀린 문제를 베껴 적는다. 그러다가 일기에 적을 내용이 떠오르기도 한다. - P93

꾸준히 써둔 공부 일기를 시간 날 때 읽는다. 그러면 공부한 내용 외에 자신의 나쁜 습관이 보인다. 공부 계획표를 지키지 않은 것,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로 하고 늦잠 잔 것, 공부할 범위를 자주 수정하는 것 등을 알 수 있다. - P93

공부일기는 쓰면 나쁜 습관을 발견하고 고치는 데 도움이 된다. 나쁜 습관을 고치려면 우선 자신의 습관을 인지해야 한다. 나쁜 습관을 고치는 첫 단계는 나쁜 습관을 눈으로 확인하는 것이다. - P94

공부 일기는 공부한 내용을 정리하는 게 아니다. 공부한 내용을 깨끗하게 옮겨 적는 노트 필기나 틀린 문제를 적는 오답 노트도 아니다. 공부한 시간, 공부에 관한 생각과 감정의 기록이다. 공부 일기에 생각을 적으면 자기 앞에 있는 문제가 뚜렷해진다. 문제가 무엇인지 알면 해결책도 나온다. 더 노력해야 하는 부분과 편견, 새로운 생각도 알 수 있다. 공부에 관한 고민도 어느 정도 해소된다. - P94

종이에 쓰면 머릿속에 복잡한 생각이 단순해지고 구체화된다. 자기 생각을 눈으로 확인하면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것, 계획을 지키지 않는 자신을 인지한다. 이런 계기를 통해서 스스로 변화하는 기회를 만들 수 있다. - P94

책을 읽을 때는 그 책을 읽는 이유에 관해서 자기 생각과 의견을 만든 다음 읽는다. 눈으로 읽지 말고 손으로 읽어라. 부지런히 초록하고 기록해야 생각이 튼실해지고 생각과 의견이 확립된다. 그때그때 적어두지 않으면 기억에서 사라진다. 당시에는 요긴하다 싶었는데 필요할 때 찾을 수 없게 된다. - P95

깨달음이 있으면 반드시 기록하라. - P95

기억을 믿지 말고 손을 믿고 부지런히 기록한다. 기록은 생각의 실마리다. 기록해야 기억이 복원된다. 습관처럼 기록하고 본능적으로 기록한다. - P95

평소에 관심 있는 사물이나 일에 대해 세세히 관찰해서 기록하고 거기에 의미를 부여한다. - P95

메모 중에 쭉정이는 솎아내고 알맹이를 추려 계통별로 분류한다. 그리고 현실에 활용한다. 속된 일에도 의미를 부여하고 자신이 정리한 지식체계와 연결한다. - P95

기록은 불완전한 기억을 보완하는 도구이며 생각을 정리한다. 학습 후에 필기 또는 메모를 다시 보는 습관을 들이면 장기기억에 저장되고 기억이 강화된다. - P96

아인슈타인, 뉴턴, 프랭클린, 에디슨, 다빈치, 빌 게이츠, 다산 정약용은 메모광이다. 메모가 종교였다면 이들은 틀림없이 이 종교를 믿었고 광신도가 되었을 것이다. 위대한 메모광은 아이디어를 기록해서 발전시키고 실현하기 위해서 노력했다. 그 결과 위대한 업적을 남겼다. - P96

기억해야 하는 내용을 종이에 적은 다음 그 내용을 반복해서 읽고 다시 정리하면 기록의 효과를 볼 수 있다. - P97

종이에 손으로 쓰는 행위와 손으로 쓴 내용을 다시 읽는게 중요하다. - P97

"읽은 책은 손이 기억한다. 문장을 그대로 베껴 쓰는 것이 책을 기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_소설가 이노우에 하사시 - P97

기억하고 싶다면 종이에 손으로 써야 한다.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어 두는 사람이 많은데 종이에 쓰는 것과 비교해서 기억에 남는 양이 적다. 스마트폰으로 기록의 효과를 보려면 찍어둔 사진을 자주 보고 종이에 적어야 한다. 결국, 종이에 적어야 기억에 남는다. - P97

기록하는 습관은 두 가지 장점이 있다. 첫째, 종이에 적으면서 학습한 내용을 정리한다. 종이에 쓸 내용을 간추리고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구분한다. - P97

복잡해서 이해하지 못한 문제가 있다면 종이에 적은 다음 생각하면 답을 찾을 가능성이 높다. 종이에 적으면 잠재의식에 있던 지식이 의식 영역으로 나온다. 머릿속에서 문제 해결과 관련된 지식과 정보가 연결된다. 새로운 발상 또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 떠오른다. - P98

둘째, 집중력이 향상된다. 종이에 적는 동안 문제에 집중한다. 어떤 문제든지 집중하면 해결의 실마리가 보인다. 종이에 쓰기 전까지는 어디서부터 풀어야 할지 몰랐던 문제가 종이에 쓰면 당장 해결할 수 있는 사소한 문제로 바뀌기도 한다. - P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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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는 자들을 위한 죽음 수업 - 한 법의학자가 수천의 인생을 마주하며 깨달은 삶의 철학
이호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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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법의학자로 일하면서 느끼고 생각했던 것들을 독자들에게 진솔하게 전달한다. 죽음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들을 접하면서 평소 죽음에 대해 잘 생각하지 않고 살아가던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책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는 잘 사는 것 못지 않게 잘 죽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또한 죽음과 관련된 사회제도적 시스템 전반에 대한 저자의 생각도 엿볼 수 있어서 이 쪽 분야에 뜻이 있는 독자가 있다면 지금보다 좀 더 나은 방향으로의 개선책을 생각해보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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