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에 등장하는 드리모어라는 캐릭터는 쉽게 말해 악당의 우두머리 격인데, 이 드리모어는 철저하게 확률에 기반하여 의사결정을 내리는 캐릭터이다. 오늘 밑줄친 부분에서는 이 드리모어의 사고방식이 그동안 2차원의 세계에만 머물러 있다가 특정한 계기로 인해 3차원의 세계를 인식하게 되는 장면이 나온다.

이 장면을 보면서 이미 3차원을 인식하고 살아가는 우리 인간이 4차원을 인식하게 된다면 느낌이 어떨지 문득 궁금해졌다. 또한 이 부분을 읽으면서 몇 달전에 힘들게 완독했던 칼 세이건의 책《코스모스》에서 접했던 내용들도 다시금 떠올려볼 수 있었다.

드리모어는 회전하던 원판을 보던 중, 돌연 눈을 크게 떴다. ‘원판이 돈다. 저 모습은... 사실상 구체(球體)아닌감...?‘ 미래의 확률과 길을 예측하는 원판, 스카이 디스크. 그게 회전하기 시작하자 구체로 변했다. 2차원의 평면 구조에서 3차원의 입체로 변한 것이었다.

지금까지 드리모어가 사용하던 확률 능력은 직선의 형태에 가까웠다. 타임라인은 언제나 [현재 ㅡ> 미래] 의 순서. 즉, 선의 모양에 가까웠다. 하지만 관측하는 방식을 원판에서 구체로 바꾼다면?

[기존의 x, y축에서 z축을 추가하는 게 가능하닷!]

깨달음을 얻는 드리모어는 새로운 영역을 보기 시작했다. 평면으로부터 3차원을 보자 신기한 정보가 들어온다.

‘각성자의 능력은 별과 연결되어 있다. 그리고 그 너머에는..‘ ...(중략)... 천체의 움직임이 정리되고, 지구에 도착하자마자 소멸당할 뻔했던 일과 하늘의 빈 공간 등, 지금까지의 기억이 뇌리를 스친다. 그러면서 드리모어의 지식이 풍성해지고, 아까 읽었던 수호자의 능력을 깨닫게 된다. 왜 힘을 인지할 수 없었고, 관측이 불가능했던 건지에 대해서도.
‘하나가 아니라 여럿이었군.‘

2차원에 사는 존재는 3차원의 존재를 제대로 인식할 수 없다. 사과 위에 있는 개미가 사과의 형태를 온전히 이해할 수 있겠는가.

‘그들은 나를 위에서 보고 있던 거였어.‘
결국, 완벽한 이해를 위해서는 구체를 초월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

[우리는, 모두 구체 위에 존재했던 거야...]

존재를 봉인하는 것보다는 좌표 이동이 훨씬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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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립백 블렌드 오렌지선셋 - 12g, 5개입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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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출시되었던 ‘드립백 피어나다‘ 에서 한 번 맛봤던 제품인데, 다시 맛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선셋이라는 이름처럼 해질녘의 풍경이 생각나게 하는 맛과 향을 경험할 수 있는 드립백이었습니다. 이게 무슨 소린가 하실 수도 있는데 마셔보시면 제 말의 의미를 아실 수 있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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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순수한 사람들의 업무능력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고 생각 할 수 있는데, 적어도 여기 나오는 몬스펫은 이러한 경우에 해당되지 않는 듯하다. 순수한 것과 능력은 완전 별개인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섣부른 선입견이나 고정관념 등을 경계하라는 의미로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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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이어 읽다가 검성이라는 고수와 소드메이라는 캐릭터가 맞대결을 하는 장면이 나온다. 특별히 여기서 캐릭터인 소드메이가 깨달음을 얻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우리네 인생을 물 위에 떠다니며 흘러가는 낙엽에 빗대어 표현하는 데, 이것을 제3자의 시선과 낙엽 자체의 시선 이렇게 2가지로 나누어 생각해봄으로써 어떤 각도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우리 인생도 낙엽과 마찬가지로 얼마든지 다르게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독자인 나는 이 부분에서 자기 자신의 입장을 자기 안에서 보기보다는 제3자의 시선으로 볼 수 있을 때 좀 더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저자의 말이 굉장히 와닿았다. 물론 말처럼 쉽지 않을 수도 있겠으나 이런 생각을 해볼 수 있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간에는 주관적인 행복감에 큰 차이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문득 모든 것은 생각하기 나름이라는 말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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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별도로 밑줄치진 않았지만 책의 후반부에 ‘당하는 것 자체가 승리에 도움이 된다‘는 말이 나온다. 솔직히 이 말은 쉬이 납득되지는 않는 말이다. 그리고 본문에서 실제로 승리확률이 60%에서 70%로 상승하는 장면도 나오는데, 이게 정확히 어떤 의미인지는 좀 더 읽어 봐야 알 수 있을 듯하다.

물론 순수하다고 능력이 없는 건 아니었다.

겨우 이런 걸로 포기할 수는 없었다.

우리들은 서로를 연결하는 능력이 있음에도, 이걸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걸 깨달은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이걸 잘 써야 하는 것이다!

"다 먹고살자고 하는 건데, 먹고 합시다."

확률이 실재하는 곳에 기생하는 능력

매일 필연적인 일만 발생시키다가 반반의 도박을 걸자, 정신이 그걸 감당하지 못하는 상태!

드리모어는 50%의 확률로 이길 수 있으나, 50%의 확률로 질 수도 있는 미래 또한 소유하고 있었다.

물론 50%면 0.1% 확률 뽑기 게임보다 훨씬 낫지만, 드리모어에게는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었다.

‘역시 버티면 승리한다!‘

"어차피 우리들의 존재를 아는 것 같으니 대놓고 갑시다."

"어차피 덜미를 잡힐 거면 그전에 힘이라도 써보는 게 좋다는 말입니다."

죽지 않으려면 우리가 먼저 나서야 한다!

어쩌면 새는 지렁이 같은 걸 잘 먹으니, 면 요리에 저항이 없는 걸지도 모르겠다.

"확실한 건 뭘 상상하든 그것보다 많은 수가 들어올걸?"

"힘을 유지하고 있는 초월계 각성자에게 들킨 이상 감추는 건 큰 의미가 없어."

만약 공격이 들어온다? 그러면 편향된 스탠스를 취한다고 여론전을 하면 될 뿐이다.

"글쎄다. 뭐, 분체일 확률도 있겠지. 보통 분체는 본체보다 힘이 약하니까."

상아탑이 다양한 조직에 스파이를 심어서 세계를 흔드는 것처럼. 사라진 절대자도 분체를 이용해서 영향을 미치고 있을 확률이 존재했다.

"대중은 그저 힘에 복종하는 단순한 존재입니다."

지식을 알고 있는 것과 깨달음을 체득하는 건 다른 일.

‘제일 확실한 방법은, 역시 직접 충돌해보는 거다.‘

‘좋은 실력을 보여주면 그나마 질책을 덜 받을 테니까.‘

큰 살상력을 발휘하지 않고도 상대의 힘을 역이용하는 경지.

‘최소한의 행동으로 회피한다.‘

초식을 365개로 분화해야 완성되는 기존의 통념과 달리. 소드메이는 더 유연한 사고를 하기 시작했다. 어쩌면 초식을 늘리는 삶의 과정 또한 하나의 길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소드메이의 뇌리를 스쳤다.

이대로 가면 패배할 미래가 확실히 예정되어 있었다. 그렇다면 포기하는 게 옳은 일일까. 소드메이는 이에 동의하지 않았다.

애초에 모든 생물은 끝이 정해져 있소이다.

삶과 죽음 사이에서의 성과. 아무리 수명이 늘어나도 검법의 완성에 도달할 수 없다.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후대에 기술을 물려줘서 계속 발전시키는 것뿐. 그러나 그마저도 각 개체의 차이 때문에 완성에는 도달할 수 없다. 허면, 수련이라는 것은 정녕 아무런 의미가 없는 행동이란 말인가. 소드메이는 고개를 저었다.

‘지금까지 방황하는 모든 과정이, 내게 의미가 있었소.‘

소드메이는 강물에 떠밀려 내려가는 낙엽을 봤던 경험을 떠올렸다. 이리저리 치이면서 정해진 물길을 따라가는 낙엽. 소드메이는 낙엽을 멍하니 바라보면서, 내심 낙엽의 강물타기 경주를 응원했었다. 그러다 문득 느꼈다... 낙엽의 입장에서는 바위가 돌진해서 자기를 치고. 그때마다 몸을 움직여서 이를 회피했다고 느끼지 않았을까? 어쩌면 낙엽은 굉장히 억울했을지도 모른다. 지성이 존재했다면, 세상이 자기를 모질 게 대한다고 따졌을 것이다. 그리고 강물 레이스를 끝마치면 ‘내가 다했다‘라면서 자만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소드메이의 입장에서 볼 때. 낙엽은 단지 정해진 흐름을 따라가는 것뿐이었다. 낙엽의 힘으로 된 건 아무것도 없다. 제3자의 시선과 낙엽의 입장은 이다지도 다른 것이었다.

‘만약 낙엽에게 [너는 단지 강물에 떠 있을 뿐] 이라고 말하면 어떻게 될까.‘ 낙엽은 어차피 정해진대로 흘러간다면서 절망하게 될까? 각 개체마다 생각은 다르겠지만. 아니, 어쩌면 낙엽은 높은 확률로 절망할지도 모르겠지만. 적어도 소드메이의 입장에서는 길이 정해져 있다는 자유롭게 느껴졌다. 도대처 왜일까.

도로를 제3자의 시선으로 봤기에. 그것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행동이 가능했던 것이었다. 소드메이는 그때의 자신의 왜인지 모르게 강물 위의 낙엽과 겹쳐보였다.

‘현재 상황을 제3자의 시선으로 보면 어떨까.‘

검법의 끝이 정해져 있지만, 길이 막혀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게 언제 뚫릴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그걸 알았기에 오히려 자유롭다. 소드메이는 십이월검법의 핵심이 ‘벗어남을 통한 자유‘에 있다는 사실을 어렴풋이 느꼈다.

의미 없이 흘러가더라도 그것에서 자유를 느낄 수 있다면. 그 존재는 모든 상황을 이길 수 있는 힘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우리들은, 모두 낙엽이오...‘

검법을 완성하지 못한다는 사실로 인해 절망하지 않아도 된다. 세상은 이미 보이지 않고, 만질 수 없는 것들로 가득 차 있으니까.

소드메이는 이서하를 따라갈 필요가 없으며, 이서하는 검성을 따라갈 필요가 없고, 검성은 절대자를 넘어서기 위해 애쓰지 않아도 된다. 가족을 등한시하지 않아도 된다.

소드메이는 눈물을 흘리며 주변을 바라봤다. 이 장소와 집. 이서하와 검성이라는 사부. 아카데미에서의 생활. 이 모든 강물의 흐름 속에서 소드메이는 단지 기뻐하고. 이렇게 서로 검을 나누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느껴졌다. 그래. 이걸 알려주고 싶었던거야.

"우리는 물 위에 있었소. 그래서 너무 즐겁소이다."

‘공격보단 방어형으로 가야지. 공격형은 너무 복잡한 알고리즘을 필요로 하니까.‘

영역 내부의 모든 이능력을 가상의 구체 표면에 속박시켰다. 이제 아무리 반격하려고 해도 힘이 지표면을 맴돌 것이다. 공 위를 기어다니는 개미가 항상 같은 곳을 도는 것처럼.

‘여기서 섣불리 움직이면 위험하다. 무조건 숙여야 해.‘

‘힘으로 평정하는 구도. 편하지만 중독되어서는 안 되겠군.‘

궁금했으나 굳이 질문하지 않았다. 세상에는 괜히 질문했다가 혼나는 일이 참 많으니까.

‘이래서 힘이 있어야 좋은 것이다.‘

위기가 곧 기회

‘이제 슬슬 유의미한 타격을 줄 때가 다가온 것 같네.‘

일단 중간으로 하고 봐서 점점 늘려.

"역시 의식주를 잡아야 통제가 편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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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거의 열흘정도만에 다시 읽는다. 지난번 포스팅의 마지막 부분에서 환원주의라는 것에 대한 얘기가 나왔었는데, 오늘은 이 환원주의의 일반적인 작동 방식에 대한 내용부터 시작한다. 처음 밑줄 친 문장은 좀 길긴 한데 흐름상 끊기 애매한 관계로 그냥 쭉 밑줄쳐보았다. 저자는 이것을 두고 마치 사용자 매뉴얼을 보는 것 같다는 표현을 썼다.

당신의 마음이 그 체계 주변을 여행하도록 해라. 그에 대한 흥미로운 질문을 던져라. 그 질문을 잠시 내려놓고 그것이 함축하는 요소들과 물음들을 시각화하라. 대안적 해답들도 고려하라. 어느 정도의 증거들로 명료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그 해답들을 말로 표현하라. 만일 너무 많은 개념적 난점들이 발생하면 뒤로 물러서라. 그리고 다른 질문을 찾아라. 마침내 우리가 파고들수 있을 만큼 약한 지점을 찾으면 결정적인 실험을 가장 쉽게 수행할 수 있는 모형 체계를 찾아라. 예컨대 입자물리학에서는 그런 체계가 통제된 복사 현상일 것이고 유전학에서는 번식 속도가 빠른 개체일 것이다. 그 체계를 완전히 숙지하라. 아니, 그 체계에 사로잡히는 것보다 더 좋은 일은 없다. 세부 사항을 사랑하고 그것에 대한 감을 익혀라. 그 결과가 어떻든 간에 질문에 대한 답이 수긍이 가도록 실험을 설계하라. 새로운 질문과 새로운 체계에도 적용해 볼 수 있도록 그 결과를 활용하라. 다른 사람들이 이런 절차에서 이미 얼마나 멀리 앞서 나아갔는지를 검토해 보고(앞서간 사람들의 공로를 인정해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하라.) 어떤 지점에서 다시 출발해야 할지를 결정하라. - P114

과학자들이 분해와 분석만 하는 것은 아니다. 가치와 의미에 관한 철학적 반성을 통해 종합과 통합의 능력을 단련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 P114

기본 단위를 찾는 데 몰두하는 과학자들처럼 아무리 좁은 영역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연구자라 할지라도 복잡성은 늘 그들의 머릿속에 맴돌고 있다. 실제로 그들은 인접한 수준의 조직을 가로지르는 인과 그물, 예컨대 아원자 입자와 원자, 개체와 종에 대해서 숙고해야 하며 인과 그물의 숨겨진 설계와 힘도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양자물리학은 원자 결합과 화학 반응을 설명하는 물리화학으로 융합되고, 원자 결합과 화학 반응은 분자생물학의 근본을 형성하며, 분자생물학은 세포생물학의 근간이 된다. - P115

새로운 발상들은 널려있지만 대부분은 틀린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대부분의 번득 떠오르는 착상은 그 어느 곳으로도 우리를 안내해 주지 못한다. - P116

"과학적 방법이란 제명당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 P117

과학자들이 알기 위해서 발견하기보다는 발견하기 위해 안다 - P117

과학의 최전선에서 과학자들은 마치 푯말 주위를 서성거리며 뭔가를 찾고 있는 사람들처럼 혼자서나 아니면 작은 집단으로 신중히 선택한 좁은 영역들을 탐색한다. 그래서 과학자들이 처음 만나 나누는 대화가 "당신은 무슨 연구를 하십니까?" 인 것이다. - P117

그(과학자)들은 자신들을 일반적으로 묶어 주는 것이 무엇인지를 이미 알고 있다. 그들은 추상적 세계로 더 깊이 내려가자고 서로를 격려하는 동료 채굴꾼들이며 광맥을 꿈꾸지만 어떻게든 금덩이 하나라도 주우려고 대부분의 시간을 소비하고 있는 동병상련의 사람들이다. 그들은 매일매일 무의식적으로 "그래 바로 여기야, 가까이 왔어, 오늘이 그날이 될 거야."라고 되뇌며 일하고 있다. - P117

처녀지에 첫 발자국을 남기는 것만큼 즐거운 일도 없을 것이지만 그것만큼 중독성이 강한 마약도 없을 것이다. - P117

물론 인문학자들도 발견을 한다. 그러나 그들에게 있어서 가장 독창적이고 가치 있는 작업은 대개 이미 존재하는 지식에 대한 해석과 설명이다. 만일 어떤 과학자가 의미를 조사하기 위해 지식을 분류하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그는 인문학자로 분류된다. 이것은 특히 발견의 주변부에 머무르면서 그 지식을 보유할 때 더욱 그렇다. - P118

과학자의 생명은 그 자신만의 과학적 발견이 있는가에 달려 있다. 과학적 경력을 위한 마지막 시험은 다음의 평서문이 얼마나 잘 완성될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즉 그(또는 그녀)는 ……………를 발견했다. 자연과학에 과정과 산물 간의 근본적인 구분이 존재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이제 이해될 것이다. 무언가를 이룬 그 많은 과학자들이 왜 편협하고 바보 같은 사람들인지를, 그리고 많은 현명한 학자들이 왜 열등한 과학자들인지를. - P118

과학적 연구는 이런 의미에서 하나의 예술이다. 즉 당신이 어떻게 발견했는가는 중요하지 않다. 단지 당신의 주장이 참이고 확실히 타당한지만이 문제시된다. - P119

이상적인 과학자는 시인처럼 생각하고 회계사처럼 일한다. 그리고 혹시 재능이 넘쳐나는 과학자라면 저널리스트처럼 현란한 글쓰기도 할 수 있을 것이다. 화가가 텅 빈 캔버스 앞에 서서 작품을 구상하듯이, 그리고 소설가가 눈을 지그시 감고 지난 경험들을 회상하듯이 과학자는 결론을 위한 고민만큼 주제에 대해서도 고민하며 해답을 위한 고민만큼이나 질문에 대해서도 고심한다. 비록 얻은 결론이라는 것이 새로운 도구나 이론이 필요하다는 정도일지라도 그로 인해 연구의 새로운 문이 열린다면 그것으로 충분할수도 있다. - P120

과학에서 창조성의 수준은 예술에서와 마찬가지로 재능 못지않게 자신에 대한 이미지에 의존한다. 대성할 과학자라면 육지의 풍경은 잠시 접어두고 푸른 바다를 향해 돌진할 만큼 확신에 차 있어야 한다. 그는 목표를 위해 위기와 역경을 기꺼이 헤쳐 나간다. 그리고 잊혀진 논문들의 각주가 재능은 있지만 소심한 사람들의 이름들로 뒤범벅되어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는다. 이와는 달리 만일 그가 대다수의 동료들처럼 해변으로 달려가고자 한다면 그는 정상 과학에 딱 맞는 지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즉 무엇이 필요한지를 충분히 알 정도로 똑똑하기는 하지만 그 일에 지루함을 느껴 고생할 만큼 똑똑하지는 말아야 한다. - P120

과학자의 연구 스타일은 그가 어떤 학문에 종사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며 소질과 취향에 의해 굳어진다. 만일 그의 심장에 자연주의자의 피가 흐르고 있다면 그는 미지의 세계를 찾아서 나무가 빽빽한 진짜 숲을 이리저리 헤맬 것이다. 요즘에는 분자들로 빽빽한 세포 주변을 배회하는 과학자들이 더 많아졌다. 이런 의미에서 그들은 사냥꾼의 본능을 가지고 있다. - P120

수학자들은 이해가 덜 된 과정을 마음속에서 그려 보고 직관이 말하는 중요한 요소들로 그것의 뼈대를 추려 본다. 그리고 그 과정을 도식과 공식으로 변형시킨다. 수학자들은 실험자들에게 늘 이런 식으로 말한다. "우리는 이 과정을 직접 볼 수는 없다. 하지만 만일 그것이 이런 식으로 작동한다면 간접적인 탐구를 위한 변수와 그 결과를 설명할 수 있는 언어가 여기에 있다." - P121

문(‘계‘와 ‘강‘ 사이의 분류 범주) - P121

생화학자들은 효소로 매개된 반응 단계들을 복제함으로써 호르몬의 자연 합성과 생물학적으로 중요한 다른 분자들을 규칙적으로 추적한다. - P121

실험 물리학자들은 어떤가? 화학에 비해 직접적인 관찰이 더 어려운 영역에 종사하는 그들은 과학자들 가운데 가장 난해한 작업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전자와 광자의 고에너지 충돌을 통해 쿼크의 공간 분포를 연역해 낸다. - P121

과학적 발견을 해 내는 데에는 고정된 방식이 없다. 그 주제와 관련된 모든 것을 동원해라. 물론 다른 이들도 재현해 볼 수 있는 절차들을 찾아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상이한 양식과 스타일의 실험, 예측된 원인과 결과의 상관관계, 무효 가설들을 기각하기 위한 통계 분석, 논리적 논증, 세부 사항에 대한 주의 그리고 다른 사람이 발표한 결과와의 일관성 등을 고려해야 한다. 그래야만 어떤 물리적 사건이 다양한 환경에서 계속적으로 관찰된다고 인식될 수 있다. 이 모든 행위는 개별적으로 또는 종합적으로 과학의 진정한 검사필 항목들이며 필수품들이다. - P121

행위의 결과가 어떤 이들에게 공개될 것인지에 대해서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평판이 좋고 심사 체계가 잘 되어 있는 학술지에 발표할 수 있도록 준비하라. 과학 풍토 중 다소 부조리해 보이는 것 중 하나는 아무리 훌륭한 발견이더라도 무사히 심사를 통과하고 활자로 인쇄가 되어야만 비로소 의미를 지니게 된다는 점이다. - P122

과학적 증거들은 이론이라는 설계도와 동력원을 통해 절묘하게 결합되며 누적된다. 그래서 자연선택 이론과 상대성 이론처럼 어떤 한 아이디어가 세계관의 혁명까지 몰고 오는 경우는 매우 이례적이다. 분자생물학의 혁명조차 물리학과 화학의 바탕에서 확립되어 누적적으로 발전했을 뿐이지 물리학과 화학의 근본 내용을 바꾸지는 못했다. - P122

과학에서 최종 주장은 거의 없다. 하지만 증거들이 계속 쌓이고 이론들이 더 단단하게 서로 얽히면서 보편적인 인증을 받은 지식들은 있다. - P122

과학의 세계에서 신빙성의 증가는 다음 표현들의 변화를 보면 알 수 있다. "흥미로운"에서 "그럴듯한"으로, "그럴듯한"에서 "설득력 있는"으로, "설득력 있는"에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으로, 그러다가 충분한 시간이 지나면 드디어 "명백한"이라는 수식어로 변화된다. 하지만 이런 식의 승인 등급을 객관적으로 나눌 수 있는 기준은 없다. 다시 말해 신빙성의 정도를 잴 수 있는 외적이고 객관적 기준이 없다는 말이다. - P122

"보증받은 단정 가능성"만이 있을 뿐이다. 이 기준에 따르면 실재에 대한 특정한 언명들은 반론이 더 이상 제기되지 않을 때까지 과학자들의 요구에 점점 더 부응해 간다. - P122

증명은 분별 있는 사람을 확신시키는 것인 반면 혹독한 증명은 분별없는 사람을 확신시키는 것이다. - P123

어떤 현상이 발생하는 것은 알지만 직접 관찰할 수는 없다고 해보자. 이 경우 그 현상의 정확한 본성은 추측될 뿐이다. - P123

분자유전학처럼 상대적으로 깔끔한 세계에서도 과학은 논증과 증명으로 여기저기 기운 누더기이다. - P124

우리 머릿속에서는 감각 입력과 개념의 자기 형성에 기반을 둔 실재에 대한 재조직이 일어난다. 즉 뇌 속의 독립된 존재자ㅡ철학자인 길버트 라일(Gilbert Ryle)은 이를 "기계 속의 영혼"이라는 유명한 말로 표현했다.ㅡ가 아니라 입력과 자기 형성이 마음을 구성하고 있는 것이다. - P125

외부의 존재와 그것에 대한 내부적 표상의 관계는 인간 진화의 특이성 때문에 왜곡되어 왔다. 즉 자연선택은 생존을 위해 뇌를 만들었기 때문에 생존에 필요한 것보다 더 깊이 세계를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오직 부차적인 결과일 뿐이다.
과학자들의 주요 작업은 이런 불일치를 진단하고 교정하는 일이다. 그렇게 하려는 노력이 이제 막 시작되었다. - P125

그 누구도 객관적 진리가 불가능하다고 가정해서는 안 된다. 대부분의 철학자들이 그 불가능성을 인정하라고 우리를 다그칠 때에도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 특히 인식론의 보병인 과학자가 자신의 사명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주장을 너무 빨리 인정해서는 곤란하다. - P125

과학적 이해에 바탕을 둔 객관적 진리를 추구한다는 것이 때로는 터무니없다고 생각될 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만큼 중요하고 야심만만하며 존귀한 지적 비전은 없다. 이 비전은 처음에는 그리스 철학에서 강조되었다가 근대에 와서는 18세기의 계몽사상, 즉 과학이 모든 물리적 존재를 지배하는 법칙을 발견할 것이라는 믿음으로 발전했다. 그래서 탁월한 선배 학자들은 인간의 지성을 억류했던 모든 신화와 그릇된 우주론 같은 1,000년 묵은 잔해들을 깨끗이 청소해 버릴 수 있다고 믿었다. - P125

계몽사상의 꿈은 낭만주의의 유혹 앞에서 시들고 말았다. 하지만 그것보다 이제까지 과학이 인간 마음의 물리적 기초를 탐구하지 못했다는 점이 오히려 훨씬 더 중요하다. 왜냐하면 계몽사상의 약속에서 가장 중요한 영역이 바로 인간의 마음이기 때문이다. 계몽사상이 낭만주의 앞에서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었던 것은 두 가지 형편없는 이유가 함께 작용했기 때문이다. 즉 사람들이 선천적으로 낭만주의자라서 신화와 도그마에 빠질 수밖에 없다는 사실과 사람들이 왜 그러는지를 과학자들이 설명할 수 없다는점 말이다. - P126

실증주의는 우리가 감각으로 지각하는 것을 정확하게 기술하는 것만이 확실한 지식이라는 확신에서 출발했다. - P126

실용주의는 인간의 행위와 모순없이 작동하는 것만이 진리라고 믿었다. - P126

두 철학 사조(실증주의와 실용주의)는 그 당시(19세기)에 승승장구하고 있던 물리학의 탁월한 성과들로부터 큰 힘을 얻었다. 그 무렵의 물리학은 전기 모터, 엑스선, 시료화학 등을 통해 정확하고 실천적인 지식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입증해 보이고 있었다. - P126

객관적 진리를 향한 꿈은 논리실증주의가 정식화되자 절정에 달했다. 논리실증주의는 실증주의의 한 변형으로서 과학적 진술의 본질을 논리와 언어 분석을 통해 정의하려고 했다. - P126

인류에게는 "보호자도 적도 없기 때문에" 인류 자신만의 지성과 의지를 통해서 초월적 존재로의 길을 찾아가야 한다. - P127

과학은 우리가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최상의 도구일 뿐이다. - P127

 "과학적 세계관은 우리 삶에 이바지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삶이 과학적 세계관을 지지할 것이다." - P127

논리실증주의자들은 모든 기호들이 실재하는 어떤 것들을 지시해야 한다고 결론 내렸다. 기호는 확립된 사실들과 이론으로 이루어진 전체 구조에서 일관적이어야 한다. 계시나 근거 없는 일반화는 허락되지 않았다. - P127

이론은 정해진 방법에 따라 사용되어야 하고 사실들에 잘 부합해야 한다. 그리고 언어의 정보적 내용은 언어의 감정적 내용과 조심스럽게 구분되어야 한다. 이런 다양한 목표들을 달성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검증이다. - P128

진술의 의미는 그 진술을 검증하는 방법에 따라 결정된다. 만일 그 지침이 점점 세련되고 사람들이 그 지침을 따라간다면 우리는 언젠가 객관적 진리에 접근할 것이다. 이런 일이 일어나면 무지에 바탕을 둔 형이상학은 십자가 앞의 흡혈귀처럼 뒷걸음질을 칠 것이다. - P128

논리실증주의자들은 순수 수학이 성배 자체라기보다는 성배를 찾는 모험의 도상에서 만난 과학의 도구임을 알고 있었다. - P128

이론의 뼈대를 마음대로 만들어 낼 수 있는 수학의 막강한 권능은 수학의 동어 반복성에서 나온다. 즉 결론이 전제로부터 완벽하게 따라 나온다. 그리고 이 결론은 실제 세계와 관련을 맺을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 P128

수학자는 보조 정리와 정리를 만들어 내고 증명을 한다. 이때 보조 정리와 정리는 또 다시 다른 보조 정리와 정리를 이끌어 낸다. 그리고 이 과정은 계속 될 수 있다. 그중 어떤 것들은 물질세계의 자료들과 부합하지만 다른 것들은 부합하지 않는다. - P128

위대한 수학자들은 눈부신 솜씨를 가진 지식 세계의 운동선수들이다. 때로 그들은 우리가 상상도 못했던 추상적 사고의 새로운 영역을 활짝 여는 새로운 개념들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복소수, 선형 변환 그리고 조화 함수 등은 수학적으로도 가장 흥미로울뿐만 아니라 과학에도 유용한 개념들이다. - P128

순수 수학은 상상의 세계에 대한 과학이다. 논리적으로 닫힌 계이지만 모든 방향으로 무한하게 뻗어 나갈 수 있다. 만일 시간과 계산능력에 제약이 없다면 우리는 상상 가능한 모든 세계를 기술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 P128

그러나 수학만으로는 우리가 살고 있는 이 특수한 세계를 알 수 없다. 오직 관찰만이 다른 세계에는 존재하지 않거나 다르게 존재할 수도 있는 주기율표, 허블 상수 그리고 우리 존재의 모든 확실성을 밝혀 준다. - P129

물리학과 화학 그리고 생물학은 우리 은하가 속한 우리 우주의 매개 변수들의 제약을 받고 있다. 바로 그 때문에 우리가 만져 볼 수 있는 그런 모든 현상들을 설명하기 위한 과학이 된다. - P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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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한 기회에 알게 되어 읽어볼 수 있게 되었다. 최근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AI와 음악이 어떻게 결합하여 활용되는지 살펴볼 수 있는 시간이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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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별도로 밑줄치진 않았지만 본문을 읽다보니 저자의 주변 환경도 저자가 이 책을 쓸 수 있도록 하는데 적지않은 영향을 미쳤음을 알 수 있었다. 저자의 아버지가 반도체업종에 종사했으며 저자의 어머니는 성악을 전공했다고 한다. 또한 저자의 친언니는 전자공학, 동생은 컴퓨터 공학을 전공했으며 저자 본인은 피아노를 전공했기에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인공지능과 음악을 접목시켜 생각하기에 최적화된 환경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저자도 본문에서 이와 비슷한 고백을 한다.

이런 주변 환경적인 여건들을 보면서 독자인 나는 사람이 물론 스스로가 바로 서는 것이 가장 중요하겠지만, 주변의 환경도 해당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데 굉장히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사람들 중에는 간혹 환경과 관계없이 자기 스스로가 잘해내면 그만이라고 말하는 분들도 계시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런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고 생각한다. 최선의 결과물을 내기 위해선 내적인 조건과 외적인 조건이 서로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것은 비단 저자의 경우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어떤 분야든 관계없이 해당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위한 핵심적인 전제조건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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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본론으로 들어가기에 앞서 프롤로그에서는 저자가 서양음악의 시대별 변천사에 대해 간단히 소개한다. 기존에 음악사에 대해 관심이 있었던 분들이었다면 기본적인 상식처럼 느껴질 수도 있었겠지만, 전공자가 아니거나 혹은 평소 음악에 대해 잘 모르고 지냈던 나같은 독자들에게는 비교적 부담없이 시대별 특징에 대해 잘 파악할 수 있는 내용들이 소개되어 있어서 음악사를 이해하고 파악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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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이어지는 내용에서 저자는 많은 사람들이 가질 수 있는 의문 중 하나인 ‘인공지능 기술의 발달이 음악 산업에서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을 것인가?‘ 에 대한 답변도 내놓는데, 간단히 핵심만 적어보자면 기술의 발전이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인간의 삶을 보다더 편리하고 윤택하게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독자인 나는 이 책에 소개된 음악 산업 뿐만아니라 다른 업종들에서도 인공지능의 발전이라는 것이 부정적인 효과보다는 우리가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긍정적인 효과가 더 많이 생겨날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 생겼다. 이제껏 없었던 새로운 기술에 적응하는 과정이기에 단지 우리가 막연한 두려움을 느낄 수도 있겠으나, 세상은 언제나 늘 그랬듯 더 나은 방향으로 진화해 나가는 속성이 있기 때문이다. 어찌보면 막연한 믿음처럼 비쳐질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AI 기술이라는 것도 결국 그 근본 바탕에는 인간의 삶을 보다 편리하게 만들기 위한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것이기에, 그저 변화를 거부하려는 수동적인 자세로 일관하기보다는 최근 급속도로 휘몰아치고 있는 AI의 물결에 어떻게 잘 올라타서 적응해나갈지를 생각하는 것이 보다 바람직한 태도라는 생각이 든다.

‘음악은 각 시대의 문화와 기술을 반영한다. 인공지능 음악은 21세기의 새로운 음악 장르로 자리 잡을 것이다‘ - P4

인공지능은 인간이 음악을 작곡하거나 연주할 때 도움을 주고 대중이 음악을 저렴하게 배울 수 있게 해주며, 큰 설비 없이도 솔로이스트가 훌륭한 오케스트라와 함께 연주를 할 수 있도록 해준다 - P5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1번 중 전주곡Prelude - P9

미샤 마이스키나 요요마의 훌륭한 연주 - P9

"예쁜 드레스 많이 입고 싶으면 피아니스트 되면 돼." - P10

나는 음악에 완전히 매료되어 있었다. 많은 사람이 연습이 지루해서 중간에 음악을 포기한다고 하는데, 나는 연습하는 시간마저 너무나 즐거웠다. 피아노 앞에 앉아있으면 시간가는 줄 몰랐다. - P10

불협화음이 어우러져 무질서한 작품이 된다. - P11

"나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입니다." - P9

연습실에 틀어박혀 열심히 연습하다 한 소절이 내가 원하던 대로 연주되었을 때의 기쁨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다. - P11

연습으로 얻은 성취감은 내 삶을 풍요롭게 해주었다. - P11

<티파니에서 아침을>이라는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길을 가다가 또는 카페에서 ‘문리버 Moon River‘를 들었을 때 무의식 중에 영화의 한 장면을 떠올릴 것이다. - P11

음악은 항상 내 인생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동반자가 되어주었다. 또한 나에게 소중하고 행복한 순간을 선물해주었다. - P11

"급변한 산업 환경에서 문제는 단순 기술이 아니다" ...(중략)...  "그보다 ICT에 얼마나 소비자 중심적인 서비스 요소를 접목하느냐가 훨씬 중요해진 시대" - P15

음악가 대부분은 어릴 때부터 연습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기 때문에 음악 이외의 생활에서는 상대적으로 단순한 성향을 보인다. 그래서 기계나 컴퓨터를 잘 다루지 못하거나 관심조차 가지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하지만 개발자들은 음악가의 이런 성향과 성향에 따른 필요 사항들을 파악하지 못하고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듯했다. - P15

사업을 할 때는 남을 앞서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대보다 너무 앞서면 빛을 발하기 힘들다, 시기를 잘 타야 한다 - P16

사람들은 각 나라의 문화와 민족성에 따라 가진 재능이 다르다. - P16

국가와 인종, 언어를 뛰어넘어 누구나 공감하고 즐길 수 있는 것이 음악이다. - P16

음악에서 가장 중요한 세 가지, 연주, 악기, 작곡 - P17

역사적으로 클래식 음악은 왕족과 귀족에서 중산층으로, 중산층에서 대중을 위한 음악으로 변화했다. - P20

16세기 르네상스 시대의 유럽에서는 세계의 역사를 뒤흔든 ‘종교개혁‘이라는 신학운동이 있었다. 당시 종교개혁가들은 교회음악을 회중찬송(회중 한 사람 한 사람이 자유롭게 직접 찬송을 부르는 것)으로 만들어 신학적인 개혁과 더불어 음악적인 개혁까지 이루었다. - P20

독일의 종교개혁자 마틴 루터는 작곡·작사자로서 종교개혁의 교리를 음악으로 표현해 종교개혁 확산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는 기존의 성가, 민속노래, 세속 노래 등의 익숙한 선율에 종교적 내용이 담긴 독일어 가사를 붙여 종교 교리를 이해하기 쉽게 함으로써 종교개혁을 대중적으로 알리는 토대를 마련했다. - P21

바로크 시대의 철학자들은 낡은 사고 방식을 버리고 세계를 새롭게 이해하려 시도했다. 예술가들은 강렬한 심정을 표현하고자 건축, 회화, 조각 등의 분야에서 대상을 과장해 표현하기도 했는데, 이에 영향을 받은 음악가들 또한 새로운 표현에 대한 사회적 요구에 따라 음악을 발전시키기 시작했다. 감정의 변화를 표현하고자 다이나믹의 대비를 극대화시키고 화성, 음색, 형식 등을 새롭게 바꾸었다. 이처럼 바로크 시대의 음악은 예술과 지식의 변화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 - P21

바로크 시대의 문화가 왕과 귀족을 위한 것이었다면 18세기 고전주의 시대에는 중산층이 재산과 권력을 장악하면서 주된 문화 향유층으로 부상한다. 따라서 이들은 자연스럽게 음악을 접할 기회가 많아졌고, 이 영향으로 엄격하지 않고 재미있는 오페라가 흥행한다. 또한 중산층의 흥미를 끌고자 다양한 음색과 다이나믹의 대비를 사용한 음악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르네상스와 바로크 시대의 종교음악과 비교하면 세속적인 음악이 연주되었고, 형식 또한 바뀌었다. - P22

19세기 낭만주의 시대에는 2차 산업혁명의 영향으로 전기기관이 발명되고 철강 분야에서 기술 혁신이 일어났는데, 이는 곧 악기의 발달로 이어진다. 목관악기인 플루트에 키 작동법이 생겨났고 금관악기인 트럼펫에는 밸브가 생겨나 쉽고 편리하게 연주할 수 있게 되었다. 피아노의 현 제작에 고품질 강철이 사용되기 시작했고 철제 프레임 생산 또한 가능해졌다. 덕분에 피아노는 더욱 강렬한 소리를 낼 수 있게 되었고, 저음이 강하게 울리고 공명된 소리가 나는 등 발전을 거듭한다. 악기의 발달로 화려한 소리를 낼 수 있게 되면서 다양한 음악적 표현이 가능해지자 규모가 크고 웅장하며 화려한 기교의 곡들이 작곡, 연주되기 시작한다. - P22

20세기의 음악은 표현주의와 제2차 세계대전의 영향을 받는다. 표현주의의 대표주자 칸딘스키 Kandinsky는 쇤베르크 Schoenberg의 음악을 듣고 그 느낌을 그림으로 표현해 음악과 미술이 상호작용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 P23

2차 세계대전으로 폐허가 된 유럽에서는 현실을 재건축하면서 3차 산업혁명이 일어난다. 이 시대의 기술발전은 녹음, 소리의 재생, 음악의 디지털화, MP3와 전자 악기 발명 등 음악세계에 다양한 영향과 발전을 가져왔다. 이런 변화에 힘입어 작곡가들은 새로운 기법과 사운드를 가지고 작곡을 했고, 현대 음악의 전위 작곡가 슈톡하우젠 Stockhausen, 존 케이지John Cage 등은 전자음악을 작곡하기 시작했다. - P23

음악은 시대와 예술, 사회를 반영한다. 또한 산업혁명으로인한 기술의 발달은 음악의 발전과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 - P23

알파고의 등장으로 인공지능이 사회의 화두가 되면서 인공지능을 활용한 산업 또한 빠르게 등장하고 있다. 따라서 이 시점에서 인공지능 음악이 등장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결과라 할 수 있겠다. 또한 인공지능 음악은 21세기의 새로운 음악 장르이며 인공지능 음악의 등장은 음악역사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다. - P23

미래의 음악세계에는 첨단기술로 인해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먼저 보다 효율적이고 새로운 방법으로 음악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장소와 시간에 구애 받지 않고 음악을 배울 수 있고 교습비용이 절감되어 음악 교육의 대중화가 실현될 것이다. - P24

기술이 발전하면 기계가 사람의 일을 대신해주기 때문에 사람들은 보다 많은 시간을 여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된다. - P24

내가 꿈꾸는 생활은 많은 사람이 인공지능 음악 어드바이저Al Music Advisor AIMA와 함께 늘어난 여가시간을 즐기고 음악 연주뿐 아니라 레슨을 받으면서 곡과 관련 있는 미술, 영화, 문학, 여행, 건강관리를 위한 스포츠, 헬스케어 등 다양한 문화생활까지 함께 접하며 풍요로운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 P24

앞으로 사람들은 음악을 배우고, 연주하고, 감상하는 과정 속에서 다양하게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을 것이고, 음악세계에는 많은 변화가 올 것이다. - P24

인공지능이란 기계가 인간처럼 학습하고 그를 바탕으로 만들어낸 지능으로 인간의 뇌와 똑같은 지능을 가진 컴퓨터 또는 그것을 실현할 수 있는 시스템이나 요소기술을 말한다. 즉 글자나 말의 의미를 인식하거나 학습하고 얼굴 표정을 인지하는 등 인간만이 할 수 있는 행동을 컴퓨터가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소프트웨어, 논리, 컴퓨팅, 철학 등이 인공지능이다. - P28

인공지능은 크게 약한 인공지능 Weak Al과 강한 인공지능 Strong AI 두가지로 구분된다. 현재는 약한 인공지능이 대다수이다. 강한 인공지능은 현재의 기술로서는 만들기가 불가능하며 앞으로 나올 수 있을지 없을지도 알 수 없다. - P28

약인공지능은 미리 정의된 규칙이나 모음, 알고리즘을 이용해서 인간의 지능을 모방한 인공지능이다. 제한된 영역에서 지능적인 행동을 하거나 작업을 수행하는 등 실질적으로 지성이나 자아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는 없으나 인간 지능 중 일부를 구현해낸 것이라 할 수 있다. 맞춤 추천 시스템, 로봇 청소기, 번역 시스템과 같이 특정 임무를 수행하는 인공지능이 약인공지능에 해당된다. - P28

사람들의 큰 관심을 받은 알파고도 약인공지능에 속한다. 통계를 기반으로 인간의 지능을 흉내만 낼 뿐 자아가 없기 때문이다. - P28

강인공지능은 인간의 지능을 구현한 자아를 가지고 스스로 판단해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인공지능이다. 하지만 앞에서도 말했듯 자아가 있는 강인공지능의 구현은 그 가능성조차 아직 가늠할 수 없는 단계이다. - P28

최근의 인공지능이 예전과 다른 점은 빅데이터로 딥러닝 Deep Learning, 즉 심층학습을 한다는 점이다. 딥러닝은 컴퓨터가 수많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사람처럼 스스로 학습할 수 있도록 만든, 인공신경망Arctical Neural Network을 기반으로 한 머신러닝 Machine Leaming (기계학습) 기술이다. 인간의 두뇌가 수많은 데이터 속에서 패턴을 발견해 사물을 구분하듯 컴퓨터가 사물을 분별할 수 있도록 기계를 학습시키는 것이다. - P29

인공지능이 연주를 하려면 우선 형태가 있는 하드웨어로 구현이 되어야 한다. 현재 제일 많이 나타나는 모양은 로봇으로, 로봇이 악기를 연주하거나 지휘를 하는 형태이다. - P30

음악 연주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를 차지하는 악기는 어떻게 변화하고 있을까? 스마트폰과 인터넷 기술의 발달로 우리는 앱(어플리케이션)의 세계에 살고 있다. 음악세계도 마찬가지로, 일반인이 구입하기에는 경제적으로 부담이 되던 피아노, 기타, 드럼, 트롬본, 플루트 등의 악기들이 앱으로 구현되면서 누구나 스마트폰으로 다양한 악기를 손쉽게 연주할 수 있게 되었다. - P31

이러한 새로운 형태의 악기 구현은 아직은 실제 악기보다 부족하지만 예전 악기가 가지고 있던 단점, 경제적 측면, 이동의 어려움, 배우는 데 걸리는 시간 등 많은 부분을 해결해준다. 덕분에 음악을 취미로 즐기는 아마추어들이 보다 쉽게 음악을 연주할 수 있게 되었다. - P32

작곡은 현재 스타트업 및 기업들이 가장 많이 상용화하고 있는 분야 중 하나이다. 인공지능이 작곡을 할 수 있게 되면서 많은 광고회사, 영화제작사 또는 게임 스튜디오가 사운드 트랙으로 사용할 음악을 저렴하고 빠르게 구입할 수 있게 되었고 곡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부담 없이 새로운 곡으로 대체할 수 있게 되었다. - P32

인공지능은 이미 음악세계의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다. 앞으로는 연주, 악기, 작곡 분야 외에도 사람에게 음악을 교육하거나 음악가에게 도움을 주는 보조자 역할을 하는 등 유용하게 사용될 것이다. 이 영향으로 경제적(값비싼 레슨비), 시간적(많은 연습 시간) 문제가 개선되어 대중들도 음악을 쉽게 배우고, 연주하고, 작곡할 수 있을 것이라 전망한다. - P34

인공지능을 바탕으로 한 음악산업의 발전이 음악가들의 일자리를 빼앗을까? 과거를 돌아보면 레코딩 기술이 처음 나왔을 때도 사람들은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레코딩 기술 때문에 라이브 연주가들의 자리가 없어질 것이라며 걱정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레코딩과 동영상 기술의 발전으로 라이브 연주만 감상할 수 있던 때보다 더 많은 사람이 음악을 감상하고 즐길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었다. 또한 레코딩 회사가 생겨나면서 예전에는 생각하지 못한 수많은 새로운 일자리가 탄생했다. - P36

기술 발전의 영향으로 탄생한 MR(Music Recorded)은 세션 연주자들의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덕분에 많은 음악가가 MR 제작으로 돈을 벌고 있고, 오디션이나 콘서트에서 MR을 활용해 훨씬 저렴하고 편리하게 반주를 제공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아마추어 음악가들도 손쉽게 반주에 맞추어 노래를 하거나 악기를 연주할 수 있게 되었다. - P36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을 두고 무조건 부정적인 측면만을 바라보며 시도도 해보지 않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새로운 일을 진행할 때는 그 일이 아무리 훌륭해도 항상 부작용이 뒤따르며 모든 사람이 그일을 긍정적인 시선으로 보는 경우는 세상에 없다. 사람의 생각이란 정말 다양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보수적인 측면과 진보적인 측면을 모두 이해하며 균형 있게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것이 중요하다. - P36

내가 평생 해온 일이 연주이니 연주 이외의 일은 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새로운 길로 가보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아마 지금처럼 많은 기회가 생기지도, 지금처럼 하루하루를 기대하지도, 행복하지도 않았을 것 같다. - P37

자신의 일을 정말 가치 있게 생각하고 끝까지 노력해 다양한 방향으로 높은 가치를 만들어낸다면 그 사람은 직업을 잃을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사회가 변화하고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직업이 변화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물론 그 과정 속에서 생각지 못한 여러 가지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지만, 이 또한 수용하고 변화에 맞춰 자신을 꾸준히 발전시키는 자세가 필요하다. - P38

《메디치 효과》의 저자 프란스 요한슨은 상식적 가설을 뒤집으라고 말한다. 고정관념에 구속 받지 말고 상황, 쟁점, 문제 등을 생각하는 동시에 또 다른 색다른 길을 모색하라는 뜻이다. 많은 음악가들이 인공지능이 자신의 직업을 빼앗을 것이라고 염려하는데, 그런 걱정을 하기 전에 어떻게 하면 인공지능이 음악가들의 삶에 도움이 될 수 있을지를 생각해보면 어떨까? - P38

기술은 하루아침에 발전되지 않으므로 우리는 앞으로 어떠한 분야가 전망이 있고 어떠한 분야가 필요 없게 될지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다. - P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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