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윗이 우리야 장군의 아내인 밧세바를 범한 사건 이후에 그 죄의 뿌리가 자녀들에게도 그대로 이어진건지, 다윗의 아들인 압살롬의 누이인 다말을 다윗의 또다른 아들인 암논이 범하는 일이 발생한다. 이로 인해 격분한 압살롬은 혈육인 암논을 가차없이 죽여버리게 되는데..

이후에 이런저런 일들을 거친 압살롬은 기회를 엿보다가 결국엔 아버지인 다윗을 욕보이는 행동을 일삼으며 권력을 쟁취하게 되는데, 이 과정을 지켜보는 다윗이 자신이 저질렀던 죄악을 다시금 생각해보며 자신의 업보였음을 고백하는 장면이 참 애처롭기 그지 없어 보였다. 한 때는 남부러울 것없이 잘 나가던 인생이 하루아침에 처량한 신세가 되는 것을 보며 인생무상이란 말이 저절로 떠올랐다.

하지만 다윗이 자신의 죄를 진심으로 회개하는 것을 본 하나님은 다윗 주변의 사람들을 정보원으로 이용하여 결국에는 압살롬을 다시 몰아내고 다윗으로 하여금 다시 왕권을 되찾게 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다윗은 반역자이지만 자신의 아들이었던 압살롬을 잃게 된다. 결과적으로 왕권을 되찾긴 하였으나 선지자 나단이 선포했던 말대로 밧세바와의 관계에서 낳은 자신의 자식들을 모두 잃게 된다.

이러한 스토리를 바탕으로 책 속의 화자는 예나 지금이나 정보전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정보력이 전쟁의 승패를 좌우할 정도로 중요하다는 얘기이다. 여기에 따로 밑줄치진 않았지만 유대인 말살정책의 최전방에서 활동하며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에 깊숙하게 관여했던 ‘아돌프 아이히만 체포작전‘ 이라는 이야기가 소개되는데 정보력의 중요성을 뼛속 깊이 느낄 수 있었다.


이후 이어지는 스토리에선 반역자 압살롬을 제거한뒤 쫓겨났던 다윗왕이 다시 복귀하려고 하는 와중에 유다지파와 나머지 10개 지파가 향후 정국의 주도권을 쥐고자 대치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 이야기와 관련해서 화자는 지역주의에 관한 자신의 견해를 밝히는데 한 번쯤 참조해 볼만한 이야기 인듯 했다. 물론 나 개인이 어떻게 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어떤 견해를 형성하는데 참고할 만한 이야기였다.


나라가 어느정도 안정되고 난 뒤 다윗이 자신의 부하인 요압에게 인구조사를 명하는 장면이 연이어 나오는데, 예전에 모세가 했던 인구조사와 자신의 인구조사의 동기와 목적을 비교하면서 자신이 근본 동기가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자각하는 모습을 보면서, 마냥 대단하다고만 생각했던 다윗 왕도 공과 과가 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 역시 인간은 한계가 있는 어쩔 수 없는 존재임을 다시금 느끼게 되었다.


세월이 흘러 다윗의 나이가 어느덧 70세가 되자 20살이 된 솔로몬에게 왕위를 물려주고자 하는데 그 사이에 압살롬 다음의 차남인 아도니야라는 인물이 등장하여 자신이 왕위를 계승할 것처럼 행동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는 다윗왕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정권의 실세들을 자신의 편으로 만든뒤 왕위계승 선포식을 다윗왕의 허락도 없이 자기 마음대로 해버린다. 하지만 이 소식을 들은 다윗왕의 발빠른 대처로 아도니야의 무리들을 뿔뿔이 흩어지게 된다.
이 사건을 보면서 저자는 오늘날의 정치 또한 이와 별반 다르지 않음을 지적하며(p.283) 나라보다 자신의 이익을 앞세우는 정치인들을 비판한다.

어느 날, 선지자 나단이 찾아왔다. 그는 나에게 이런 이야기를 했다.

"어떤 성읍에 두 사람이 살았습니다. 한 사람은 부유하였고, 한 사람은 가난하였습니다. 그 부자에게는 양과 소가 아주 많았습니다. 그러나 그 가난한 사람에게는 사다가 키우는 어린 암양 한 마리 밖에는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그는 이 어린 양을 자기 집에서 길렀습니다. 그래서 그 어린 양은 그의 아이들과 함께 자라났습니다. 어린 양은 주인이 먹는 음식을 함께 먹고, 주인의 잔에 있는 것을 함께 마시고, 주인의 품에 안겨서 함께 잤습니다. 이렇게 그 양은 주인의 딸과 같았습니다. 그런데 그 부자에게 나그네 한 사람이 찾아왔습니다. 그 부자는 자기를 찾아온 손님을 대접하는데, 자기의 양 떼나 소 떼에서는 한 마리도 잡기가 아까웠습니다. 그래서 그는 그 가난한 사람의 어린 암양을 빼앗아다가 자기를 찾아온 사람에게 대접하였습니다." (사무엘하 12:1-4)
나는 나단의 이야기를 듣자마자 분개했다. 세상에 그런 나쁜 사람이있나 싶어 나단에게 말했다.

"주께서 확실히 살아 계심을 두고서 맹세하지만, 그런 일을 한 사람은 죽어야 마땅하다. 또 그가 그런 일을 하면서도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전혀 없었으니, 그는 마땅히 그 어린 암양을 네 배로 갚아 주어야 한다." (사무엘하 12:5-6)
내가 그 부자의 행동에 대해 분개하자 나단은 큰 소리로 호통을 치듯 나에게 말했다.

"임금님이 바로 그 사람입니다!" - P203

그러자 나단은 이어서 말했다.

"주님이 임금님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내가 너에게 기름을 부어서, 이스라엘의 왕으로 삼았고, 또 내가 사울의 손에서 너를 구하여 주었다. 나는 네 상전의 왕궁을 너에게 넘겨주고, 네 상전의 아내들도 네 품에 안겨주었고, 이스라엘 사람들과 유다 나라도 너에게 맡겼다. 그것으로도 부족하다면, 내가 네게 무엇이든지 더 주었을 것이다.
그런데도 너는 어찌하여 나 주의 말을 업신여기고, 내가 악하게 여기는 일을 하였느냐? 너는 헷 사람 우리아를 전쟁터에서 죽이고 그의 아내를 빼앗아 네 아내로 삼았다. 너는 그를 암몬 사람의 칼에 맞아서 죽게하였다. 너는 이렇게 나를 무시하여 헷 사람 우리아의 아내를 빼앗아다가 네 아내로 삼았으므로, 이제부터는 영영 네 집안에서 칼부림이 떠나지 않을 것이다." (사무엘하 12:7-10)

순간 뜨끔했다. 심장이 멎을 것 같은 주님의 경고에 나의 몸은 얼음장같이 되어버렸다. - P204

나단은 계속하여 엄하고 단호한 어조로 말을 이어갔다.

"주께서 또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내가 너의 집안에 재앙을 일으키고, 네가 보는 앞에서, 내가 너의 아내들도 빼앗아, 너와 가까운 사람에게 주어서 그가 대낮에 너의 아내들을 욕보이게 하겠다. 너는 비록 몰래 그러한 일을 하였지만, 나는 대낮에 온 이스라엘이 바라보는 앞에서 이일을 하겠다" (사무엘하 12:11-12)

나의 모든 불의가 들통이 났고, 창피함으로 말미암아 나의 얼굴은 화끈거렸다. 나단의 그 매서운 눈초리에 나는 쥐구멍이라도 찾고 싶은 심정이었다. - P204

한참 동안 눈을 감고 내가 저지른 죄악을 떠올렸다. 무소부재의 지존자 되시는 주님을 나의 작은 손바닥으로 가리려고 했다니, 주님앞에서 한없이 부끄럽고 죄송하고 괴로울 뿐이었다.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고 나의 악행을 회개하며 자백하기 시작했다.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주님께 기도했다.

"주님이여,
주의 인자를 따라 내게 은혜를 베푸시며,
주의 많은 긍휼을 따라 내 죄악을 지워 주소서.
나의 죄악을 말갛게 씻으시며,
나의 죄를 깨끗이 제하소서.
무릇 나는 내 죄과를 아오니,
내 죄가 항상 내 앞에 있나이다.
주님이여,
내 정한 마음을 창조하시고,
내 안에 정직한 영을 새롭게 하소서.
나를 주 앞에서 쫓아내지 마시며,
주의 성령을 내게서 거두지 마소서.
주의 구원의 즐거움을 내게 회복시켜 주시고,
지원하는 심령을 주사 나를 붙드소서."
(시편51편 일부) - P205

나는 주님께 반역죄를 저지른 놈이었다. 그러나 나는 진심으로 주님께 회개했다. 주님께서 나로부터 얼굴을 돌리시는 날, 나는 살았으나 죽은 자와 다름없다는 것을 안다. 용서와 구원은 주님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나를 지켜보았던 나단은 나에게 말했다.
"주께서 임금님의 죄를 용서해 주실 것입니다. 그러므로 임금님은 죽지는 않으실 것입니다. 그러나 임금님은 이번 일로, 주의 원수들에게 우리를 비방할 빌미를 주셨으므로, 밧세바와 임금님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은 죽을 것입니다."(사무엘하 12:13-14) - P206

나는 내 영을 새롭게 해주신 주님의 용서에 진심으로 감사했다. 그러나 앞으로 다가올 고난을 피할 수는 없음을 직감했다. 실제로 당시에 나단 선지자가 선포한 예언은 훗날 모두 이루어졌다. 모두 나의 악행으로 말미암은 것이었다. 주님의 말씀 가운데 나의 귓속에서 맴돌았던 말이있다.

"어찌하여 나 주의 말을 업신여기고 내가 악하게 여기는 일을 하였느냐?" (사무엘하 12:9) - P206

업신여긴다는 것을 히브리 원어적으로 ‘발로 짓밟다, 멸시하다, 경멸하다‘ 란 뜻을 내포한다. 나는 주님의 마음을 구둣발로 휴지 조각을 짓이겨 버리듯 했던 것이다. 당신이 친구에게 인격적으로 짓밟혔다고 가정해보라. 당신은 그 친구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겠는가? 당장 원수가 되거나, 절교를 선언할 것이다. 다시는 얼굴도 보지 않겠다고 선언할 것이며 속에서 끓어오르는 분노를 삭이지 못할 것이다. 그런데 내가 바로 주님의 마음을 끓어오르게 한 것이다. 분노가 넘치게 한 것이다. 주님은 나에게 모독을 당하셨다. 나는 나의 심벌인 인테그리티를 스스로 산산조각낸 어리석은 자였다. - P207

"그 뒤에 이런 일이 있었다. 다윗의 아들 압살롬에게는 아직 결혼하지 않은 아름다운 누이가 있는데, 이름은 다말이었다. 그런데 다윗의 다른 아들 암논이 그녀를 사랑하였다."(사무엘하 13:1) - P210

죄를 지으면 즉시 회개해야 하는데 나는 그렇지 못했다. 물론 회개보다 중요한 것은 죄를 짓지 않도록 자기 몸을 쳐서 복종케 하는 것이다.
특히 사람들의 주목과 주시를 받는 위치에 있는 사람은 그만큼 죄를 지을 가능성에도 더 많이 노출된다. 게다가 지도자가 죄를 짓게 되면 가정은 물론 온 나라의 사람들에게 걸림돌이 된다. - P210

사람들은 버림받았다는 느낌을 받게 될 때 인생을 포기하고 싶어한다고 한다. 아무 생각 없이 막 살아버리거나 그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마약 등으로 인생을 허비하곤 하는 것이다. - P216

누구나 사랑은 갈구한다. 그 간절함이 크기에, 사랑에 희망이 보이지 않을 때 대부분은 극심한 좌절을 겪으며 인생을 포기하게 된다. 미국의 대통령 자녀들 중에도 아버지의 방임으로 인하여 스스로 목숨을 끊은 아들이 있고, 알코올 중독자로 인생을 마감한 아들이 있다. 설사 그렇게 폐인이 되지 않았다 할지라도 로버트 링컨과 같이 마음의 상처를 안고 사는 케이스가 있다.
분명히 기억해야 할 것은 국가 지도자라고 해서 자녀교육의 책임이 면제되지는 않는다는 사실이다. 자식농사에 실패한 나로서 이 사실은 내마음을 더욱 쓰라리게 만드는 것 같다. - P218

나는 이 한번의 포옹으로 부자간의 앙금을 깨끗이 씻어버렸다고 생각했다. 적어도 나는 그랬다. 그러나 그것은 철저한 오산이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압살롬은 다른 꿍꿍이가 있었다. 그는 나와의 관계를 회복하려고 하기는커녕 이때부터 모반을 꿈꾸기 시작했다. 그리고 모반을 실천에 옮길 준비를 차곡차곡 해 나갔다. 그에게 있어서 아버지와의 관계회복보다 중요한 것은 왕자의 권위를 되찾는 것이었다. - P221

4년이 지난 어느날, 압살롬은 나를 찾아왔다. 그는 버젓이 내 앞에서 거짓말을 했다. 물론 그때는 그것이 거짓인 줄 몰랐다.

"아버님 제가 헤브론에 다녀오겠습니다."
헤브론에는 갑자기 가려고 하는 이유라도 있느냐?
"예, 제가 아버지를 피해 그 땅에 머물고 있을 때 서원한 것이 하나있습니다."
"무슨 서원을 했는지 말해주겠니?"
"주님께서 저를 예루살렘에 다시 보내주시기만 하면, 제가 헤브론에가서 주님께 예배를 드리겠다고 서원을 했습니다."
"예배를 드린다니 정말 듣던 중 반가운 소리구나. 그럼 잘 다녀오게라."
그때까지만 해도 나는 아무런 의심를 하지 않았기에 압살롬을 헤브론에 다녀오도록 허락했다. 더군다나 예배를 드린다는데 쌍수 들고 환영할 일이었다. 이기적 본심을 속이고 신앙의 명분으로 다가올 때 대부분의 사람들이 홀딱 넘어갈 때가 있다.
오늘날도 그런 일이 많이 발생한다고 들었다. 나는 압살롬의 거짓말에 완전히 속았다. 압살롬은 미리 짜 놓은 각본대로 헤브론에 도착하자마자 순차적으로 일을 진행했다. 일단 이스라엘 모든 지파들에게 첩자를 보내어 "압살롬이 헤브론에서 왕이 되었다!"라고 외치게 했다. - P223

압살롬의 세력은 점점 커졌고 그 여세를 몰아 내가 머무는 예루살렘 성으로 쳐들어오기 시작했다. 이 소식을 들은 나와 부하들은 압살롬 일당을 피해 예루살렘을 떠났다. 왕궁에는 후궁들 10명만 남아 있었을 뿐이다. 아히도벨은 압살롬에게 후궁들을 범할 것을 말했고, 압살롬은 다윗이 거닐었던 옥상 위에 장막을 치고는 온 이스라엘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그녀들과 동침을 했다. 이 사건은 아버지를 죽이고 아버지의 부인을 취하는 바알 신의 이야기와 같은 맥락이다. 그는 이미 이방인들의 문란한 성윤리가 배어 있는 상태였기에 이런 일을 자행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그렇게 힘으로 더 이상 이스라엘의 통치자는 아버지 다윗이 아니라압살롬임을 만천하에 선포하고 싶어 했다.

한편으로 압살롬의 이러한 부도덕한 행위는 아버지인 나를 처참하게 욕보이는 것이기도 했다. 압살롬은 아무래도 권력이 우선이었던 것 같다. 권력 앞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패륜아가 되어버린 것이다. 이러한 결과 역시 나단의 예언대로 내가 저지른 죄과였다. 내가 범죄한 밧세바 사건은 옥상에서부터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 P224

왜 이지경까지 이르렀을까? 압살롬에게 조금만 신경 썼어도 이렇게 되지는 않았을 텐데…. 그에게 관심을 주지 못한 게 가장 후회가 되었다. 비록 살인죄를 범했지만 그에게도 치유가 필요하지 않았을까? 그러나 아들람 동굴 치유학교 원장이었던 과거의 화려한 경력이 무색할 정도로 나는 아들에게만큼은 분노와 침묵으로만 일관했다. 무엇보다 문제들을 사전에 차단할 만큼 충분한 시간이 있었음에도 예방하지 못한 채 방관하고만 있었다. - P226

"여보게 후새, 그대의 충정에 너무나 고맙소. 내가 부탁을 하나 하겠소. 들어주겠소?"

"여부가 있겠습니까? 내가 어떤 말씀이라도 순종하겠습니다."

"고맙소. 나와 함께 피난길에 오르지 말고 그대는 이제 예루살렘 성으로 돌아가서, 압살롬을 만나거든, 그를 임금님으로 받들고, 이제부터는 새 임금의 종이 되겠다고 말하시오."

"아니,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위장 전향해 달란 말이오. 그것이 나를 돕는 길이고, 아히도벨의 계획을 실패로 돌아가게 하는 길이오. 그 곳에 가면 제사장 사독과 아비아달이 그대와 합세할 것이오. 그러므로 그대가 왕궁에서 듣는 말은 무엇이든지 그 두 사람에게 전하시오. 그들은 지금 자기들의 아들 둘을 그 곳에 데리고 있소. 그대들이 듣는 말은 무엇이든지, 두 아들을 시켜서 나에게 전하여 주시오."(사무엘하 15:35-36) - P227

나는 후새에게 압살롬에게 전향하는 것처럼 가장해달라고 한 것이다.
한마디로 스파이가 되어 달라는 것이었다. 이것을 ‘모사드 작전‘이라고 명명하고 싶다. 그렇게 후새와 사독, 그리고 아비아달이 한 팀으로 엮어졌고 압살롬에게서 일어나는 일이 나에게 샅샅이 전달되도록 정보전달체계를 만들었다. - P227

‘아히도벨의 기습전략이냐, 후새의 전면전이냐?" 이 두 가지 사이에서 갈등하던 압살롬은 최종적으로 후새의 모략을 채택했다고 한다. 결국 나는 시간을 벌 수 있었고 전열을 가다듬을 수 있는 여유 또한 얻게 되었다. 아히도벨은 자신의 계략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패배할 것을 예감했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한다.
후새는 자신의 의견이 채택되자마자 긴급하게 해당 내용을 나에게 알리고자 했다. 나에게 전해야 할 메시지는 다음과 같았다.

"오늘 밤을 광야의 나루터에서 묵지 말고 빨리 강을 건너가야 함. 그렇지 않으면, 다윗 왕과 백성까지 전멸당할 것임." - P230

우리의 스파이 작전은 한치의 실수도 없었다. 압살롬이 공격할 것을 알게 된 나는 군대를 재정비해 만반의 준비를 할 수 있었다. 결국 승리는 우리에게 돌아왔다. 단, 압살롬은 이 전쟁에서 숨을 거두었다. 압살롬을 죽이지 말라고 신신당부했지만 요압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나는 압살롬의 최후에 대해 이렇게 보고 받았다(참조: 사무엘하 18:14-17).

"압살롬이 노새를 타고 큰 상수리나무의 울창한 가지 밑으로 달려갈때, 그의 머리채가 상수리나무에 휘감기는 바람에 공중에 매달리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가 타고 가던 노새는 빠져나갔습니다. 이 상황을 보고받은 요압은 투창 세 자루를 손에 들고 가서 상수리나무의 한 가운데 산채로 매달려 있는 압살롬의 심장을 꿰뚫었습니다." - P232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지역에 국가를 세웠기 때문에 지정학적으로 불안감에 시달려야 했다. 사방이 적들인 탓에 안전이 곧 생명이라는 위기 의식 속에서 살아야 했던 것이다. 이에 1949년 이스라엘의 초대 총리에 의해 모사드가 창설되었고, 1951년에는 모사드가 총리 직속 기관으로 구조조정되어 오늘날까지 이르고 있다. 현대사회에서도 이스라엘의 모사드는 각국 정보기관의 모델로 활용되고 있다. 압살롬과의 전쟁 또한 모사드 작전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모사드가 공식적으로 창설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감회가 남달랐던 것같다. 특히 모사드의 가치가 인정받게 되는 것을 보면서 정보전이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 실제로 압살롬과의 전투에서 승리한 것은 정보전의 승리이기도 했다.
놀랍게도 모사드를 생각나게 만드는 성경구절이 있다.

"지략이 없으면 백성이 망하여도, 지략이 많으면 평안을 누리느니라."(잠언 11:14) - P235

이 이야기에서 내가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내가 살던 시대뿐만이 아니라, 요즘 시대 또한 정보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아니 정보의 중요성은 점점 증대되고 있는 것 같다. 특히 한반도 남북간의 정보전은 어떤가? 남한에는 대북 정보기관으로 국가정보원이 있고 북한에는 통일전선부, 대외연락부, 작전부, 35호실 등 아주 다양한 정보기관이있다고 한다.
이런 기관이 세워질 정도로 고급 비밀정보를 빠르고 정확하게 입수하는 것은 중요한 문제다. 분명 이것은 상대방을 아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자 그들의 생각을 읽을 수 있는 비결이다. 또한 궁극적으로 국민의 안전을 지킬 수 있는 핵심적인 방안이 된다.
참고로 남한의 경우, 과거에는 정보기관이 인권침해를 하거나 정치에 관여하는 등 폐단이 발생한 적도 있다고 한다. 혹은 이 기관이 권력유지나 정권재창출에 이용되는 등 공작기관 내지 사찰기관으로 전락한 적도 있다고 한다. 앞으로는 이 기관이 이름에 걸맞게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순수 대외 정보기관으로서 기능을 발휘했으면 한다. - P240

이스라엘의 다른 지파 사람들은 유다지파에게 불만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그들이 먼저 예루살렘 귀환 제의를 꺼내었는데, 유다지파 사람들이 반칙을 행했다는 것이다. 그러자 유다지파 사람들이 이스라엘 지파사람들에게 대답했다.

"우리가 임금님과 더 가깝기 때문이다. 너희가 이런 일로 그렇게 화를 낼 이유가 무엇이냐? 우리가 임금님께 조금이라도 얻어먹은 것이 있느냐? 임금님이 우리에게 조금이라도 주신 것이 있어서 그러는 줄 아느냐?" (사무엘하 19:42)

그러자 이스라엘 다른 지파 사람들은 유다지파 사람들에게 맞받아쳤다.

"우리는 임금님께 요구할 권리가 너희보다 열 갑절이나 더 있다. 그런데 어찌하여 너희는 우리를 무시하였느냐? 높으신 임금님을 우리가 다시 모셔와야 되겠다고 맨 먼저 말한 사람이 바로 우리가 아니었느냐?" (사무엘하 19:43)

사실 나를 왕으로 재추대하자고 먼저 말했던 사람들은 이스라엘개 지파 사람들이었다. 단지 유다지파 사람들이 앞으로의 정치적 입지약화를 걱정하여 낚아챈 것일 뿐이다. - P244

참고로 측근정치라는 것이 있다. 많은 경우 측근들이 외부세력의 권력핵심 진입을 방해하면서 자신들 위주의 정치가 이루어지게 하려고 꾀를 쓴다. 나의 경우에도 현실감각을 잃어버린 채 측근들의 말만 듣다가 낭패를 본 경우가 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어떤 식으로든 특정 대상의 입장에 휘둘리면 문제가 생기곤 하는데 본의 아니게 유다지파 외의 다른 지파들에게 오해를 살만한 행동을 했던 것 같다. 처음에 나는 열 두지파 모두의 환영을 받고 싶었던 만큼 나의 복귀에 소극적인 유다지파 사람들에게 약간의 섭섭한 감정을 전한 것이었는데, 이것을 계기로 유다지파는 다른 지파들을 따돌린 채 나를 맞이하는 행동을 취해버렸다.
특히 이런 상황에서 다른 지파들이 환영하러 올 때까지 기다렸어야하는데 나는 사려 깊지 못한 행동을 취했다. 유다지파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성급히 왕궁으로 향한 것은 분명한 실수였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존재를 인정받기 원하고, 자신이 의사결정 과정에 포함되기를 바라는데 내 행동은 다른 지파들을 서운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그렇게 나는가족관계에서는 물론 백성들과의 관계에서도 현명하지 못한 행동을 계속 보였던 것 같다. - P244

이때 아비새는 부하들과 함께 세바를 따라 예루살렘 밖으로 나갔고 요압은 명령을 받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대열에 합류했다. 그는 아마사 때문에 군대총사령관에서 물러나게 되었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따라서 요압은 아마사에 대한 나쁜 감정을 가지고 있었고, 급기야 아마사를 칼로 찔러 죽였다. 그런 다음에, 요압은 자기 동생 아비새와 함께 세바를 뒤쫓아갔다. 아마사의 군인들도 하는 수 없이 요압을 따랐다.

세바를 처형함으로 소요는 진정되었으며 요압은 왕이 있는 예루살렘으로 돌아왔다. 물론 요압은 군사적으로 매우 탁월한 사람이었다. 그러나 만년 2인자로서 나에게 토사구팽 당했다고 생각했는지, 나에 대한 충성심보다는 자기 자리를 보전하는 데 집중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자기의 라이벌들을 가차없이 처단해 버리는 잔인함을 보이곤 했다. 이것 역시 내가 공평하지 못한 데 원인이 있지는 않았나 싶다.
어찌되었든 요압과 아비새의 공으로 지역주의에 편승하여 반란을 일으킨 세바와 그 무리들은 모두 전멸되었고 왕조는 다시 평화를 되찾았다. 이런 사태가 벌어진 것 자체가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 P246

어느 국가이든 지역주의는 국민을 분리시킨다. 그렇다면 지역주의를영원히 사라지게 할 수 없는 것일까? 지역주의의 특성은 한쪽이 자기 집단의 이익을 위해 뭉칠 경우 반대급부로 다른 한쪽도 대항 차원에서 뭉치게 된다는 것이다.
특히 지역주의는 완전히 사라지기가 어렵다. 조금만 틈이 있으면 다시 움트는 것이 지역주의다. 그런 까닭에 지역주의를 전멸시키는 것은 어렵다. 인간의 이기성이 사라지지 않는 한 불가능한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무조건 지역주의를 없애려고 하기보다는 때마다 제초제를 주어 자라지 못하게 막는 것이 중요하다.
정당제도라는 것 자체도 일종의 지역주의에 근간하는 것이다. 이념의 지역주의라는 것만 다를 뿐, 세력그룹을 만드는 것은 동일한 원리이다.
또 다른 이념적 지역주의에 대해서도 생각해보자. 여기에는 항상 주류그룹이 있고, 비주류그룹이 있다. 주류그룹이 독주를 하다 보면 소외된 비주류그룹들은 조용히 세를 규합하기 시작한다. 그것은 피해의식을 느끼거나 불안의식을 느끼기 때문이다. 그런 차원에서 지도자가 공동체 전체를 감싸 안는 것은 중요한 문제다. 더불어 지도자는 공동체 인식을 어떻게 심어줄지에 대해 늘 고민해야 한다. - P247

주님께서 국가의 지도자에게 요구하는 것이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좌우로 치우치지 말라는 것이다. 주님은 여호수아 장군에게도 이것을 당부하셨다.
"오직 너는 크게 용기를 내어, 나의 종 모세가 너에게 지시한 모든 율법을 다 지키고, 오른쪽으로나 왼쪽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하여라. 그러면 네가 어디를 가든지 성공할 것이다. "(여호수아 1:7)

즉, 인간의 편향성을 인지하고, 균형잃은 선택 대신에 주님의 안내를 잘 받으라는 뜻이다. 그 유명한 노르망디 상륙작전을 성공시킴으로 말미암아 2차 세계대전을 종식시키는데 혁혁한 공헌을 했던 아이젠하워 장군은 미국의 34대 대통령으로 선출되었는데, 그는 극단적 진영논리에 대해 이러한 명언을 남겼다.

"정치적 분쟁의 오른쪽과 왼쪽의 극단은 항상 잘못된 것입니다."

좌우 진영이 서로 심하게 싸울 때, 누가 중심을 잡아야 하겠는가? 국가수반이다. 그가 중심에 위치해 있어야 한다. 균형감은 어디서 나올까?
이때 우리는 아마 이런 질문이 필요할 것이다.
"주님이시라면 어떻게 하실까?"
물론 이걸 통해 답을 얻자고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결정에 대한 겸손한 고민이 필요한 것이다. - P248

막스 베버는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사회학자다. 발음 때문에 칼 마르크스와 혼돈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두 사람은 정반대의 사람이다. 마르크스는 자본주의에 대한 부정적 견해와 이론을 세웠지만, 막스 베버는 청교도  정신에 근간한 자본주의가 윤리와 종교의 자유와 인권을 지키는 산물임을 설파했다. 그런 면에서 그의 책,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은 꼭 읽어보아야 할 책인 것 같다. 그는 인생의 말년에 ‘직업으로서의 정치‘라는 제목으로 강의를 하고 그 다음 해에 세상을 떠났다고한다.
이 강연내용이 책으로 출간되었는데 이 책은 정치가에게 필요한 자질에 대해 언급한다. 특히 그는 여기서 열정, 책임감, 균형감각에 더해 지도자의 윤리를 말하고 있다. 윤리는 신념윤리와 책임윤리로 나누어 설명되고 있는데 신념윤리가 자신의 믿음에 충실한 반면 결과는 크게 신경쓰지 않는 것이다. 이에 반해 책임윤리는 인간이라면 자신의 행동이 빚어낸 결과에 대해서 책임을 질 수 있어야 함을 강조한다. 그는 이 두 가지 윤리가 균형을 맞추어야 한다는 것을 역설한다. 나는 그가 강조한 ‘균형‘이 아직도 와 닿는다. 윤리는 물론 어떤 영역에서든 균형을 유지한다는 것은 지도자에게 중요한 과제인 것 같다. - P249

"임금님은 이스라엘의 등불이십니다. 우리는 우리의 등불이 꺼지지 않도록 지키고자 합니다. "(사무엘하 21:17) - P252

"주님이 이 백성을, 지금보다 백 배나 더 불어나게 해 주셔서, 높으신 임금님께서 친히 그것을 보게 되시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높으신 임금님께서, 어찌하여 감히 이런 일을 하시고자 하십니까?"(사무엘하 24:3) - P255

인구조사의 주체가 누구인가? 인간이 아니었다. 바로 하나님께 인구조사의 주권이 있었다. 모세는 필요에 의해 먼저 시작하지 않았다.
주님께서 인구조사를 명하셨다.

"이스라엘 자손이 이집트 땅에서 나온 지 이 년이 되던 해 둘째 달 초하루에 주께서 시내광야의 회막에서 모세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이스라엘 자손의 온 회중을 각 가문별, 가족별로 인구를 사하여라. 남자의 경우는 그 머리 수대로 하나하나 모두 올려 명단을 만들어라.‘"(민수기1:1-2)

"주께서 모세와 아론의 아들 제사장 엘르아살에게 말씀하셨다. ‘이스라엘 자손의 온 회중의 머리 수를 세어라. 스무 살부터 그 위로, 이스라엘에서 군대에 나갈 수 있는 이들을 모두 조상의 가문별로 세어라.‘"(민수기 26:1-2) - P256

누가 인구조사를 하는가? 군인이 아니었다. 각 지파별로 12명의 조사관을 뽑았다. 그런데 나는 어떠했는가? 군대총사령관 요압이 책임자가 되어 온 동네 사방팔방 다니며 고생하고 있었다. 참고로 이스라엘은 중앙집권화된 나라가 아니라 각 형제 부족들 간의 연맹국가였기때문에 독재가 있을 수가 없었다. 그런데 나는 내 의견을 고수하며 요압을 홀로 파견한 것이었다. - P257

인구조사의 목적이 무엇인가? 세금과 적의 공격으로부터 방어하기 위한 군사력을 가늠하기 위해서였다. 즉 성막 봉사와 이스라엘 백성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런데 나는 어떠한가? 여기서 나의 숨은 동기가 잘못되었음을 인지하기 시작했다. 나는 세상에 나의 성공과 업적을 외쳐보고 싶었다. ‘엠페러 다윗‘이라는 말을 듣고 싶었다. 인구조사 자체가 악이 아니라 그 바닥 마음에 있는 모티브가 문제였다. 실제로 동기가 선과 악을 결정한다. 아무리 선을 가장해도 모티브가 악이었다면 주님 앞에서는 그냥 죄다. 나는 인구조사의 목적을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지만 
나 스스로는 알고 있었다. 그것은 분명 주님 앞에서 죄였다. - P257

그렇다. 나는 사탄의 꼬임에 넘어갔다. 마치 그가 아담과 하와를 넘어가게 했듯이, 나에게 다가와 달콤하게 속삭였다. 그리고 나는 하나님의 명령이 아닌 사탄의 명령에 순종하여 인구조사를 한 반역죄를 저지르고 말았다. 밧세바 사건  때는 ‘주님, 잠시 눈좀 감아주세요. 저의 달콤한 시간을  엔조이하고 싶어요.‘라는 마음이었다면, 이번에는 아예 ‘아이 앰 섬씽 그레잇! 나는 칭송받아야 돼.‘라는 마음이 있다. 역대기 저자는 나의 마음을 꿰뚫어보았고, 이렇게 기록하였다.

"사탄이 이스라엘을 치려고 일어나서, 다윗을 부추겨, 이스라엘의 인구를 조사하게 하였다. "(역대상 21:1) - P258

"내가 이 일을 행함으로 큰 죄를 범하였나이다. 이제 간구하옵나니 종의 죄를 용서하여 주옵소서. 내가 심히 미련하게 행하였나이다." (사무엘하24:10)
사람은 속일 수 있겠지만 어찌 주님을 속일 수 있겠는가? 그분은 어둠 속에 감추인 것들을 밝히 나타내시고, 마음의 생각도 드러내시는 분이 아닌가! 내 안에 내가 너무 많았다. 황제라는 칭호, 우월감, 교만, 명예욕구, 인정욕구 등, 악한 모티브가 가득했다. - P259

다음날 아침에 일어났을 때에, 선지자 갓이 나에게 주의 말씀을 전해주었다. 주님이 나를 징계하시기로 했다는 것이다.
"임금님의 나라에 일곱 해 동안 흉년이 들게 하는 것이 좋겠습니까?
아니면 임금님께서 왕의 목숨을 노리고 쫓아다니는 원수들을 피하여 석달 동안 도망을 다니시는 것이 좋겠습니까? 아니면, 임금님의 나라에 사흘 동안 전염병이 퍼지는 것이 좋겠습니까? 이제 임금님께서는 저를 임금님께 보내신 분에게 제가 무엇이라고 보고하면 좋을지, 잘 생각하여 보시고, 결정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사무엘하 24:13) - P260

죄는 용서하시지만 책임은 분명히 하겠다는 주님이셨다. 자연을 통한징계, 사람들을 통한 징계, 전염병을 통한 징계, 이 세 가지 중에 어떤 매를 맞을 것인지 나보고 선택하라는 주님의 말씀을 듣자 갈등이 되었다.
첫번째 벌은 너무 지칠 것 같고, 사람들에게 쫓겨다니는 것도 경험상 너무 힘들었다. 결국 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괴롭기 그지없습니다. 그래도 주님은 자비가 많으신 분이니, 차라리 우리가 주님의 손에 벌을 받겠습니다. 사람의 손에 벌을 받고 싶지는 않습니다." (사무엘하 24:14)

즉 주님께서만이 해결하실 수 있는 3일 간의 전염병 징계를 받겠다고했다. 7년보다는 3달이 낫고, 3달보다는 3일의 징계가 웬지 쉽게 느껴지기도 했다. 또한 사흘이니까 견딜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리하여 그날 아침부터 정하여진 때까지 주님은 이스라엘에 전염병을 내리셨다. 단에서부터 브엘세바에 이르기까지, 백성 가운데서 죽은 사람이 칠만 명이나되었다.
나는 창자가 끊어지는 고통을 느꼈다. 3일 밖에 안되니까 견딜 수 있겠지 했지만 7만 명이 죽어 나갔다. 이곳 저곳에서 곡소리가 나는데 괴로워서 정말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나는 백성들이 죽어가는 모습을 보느니 차라리 내가 죽는 것이 낫겠다 싶이 이렇게 기도하기 시작했다. - P260

"바로 내가 죄를 지은 사람입니다.
바로 내가 이런 악을 저지른 사람입니다.
백성은 양 떼일 뿐입니다.
그들에게는 아무런 잘못도 없습니다.
나와 내 아버지의 집안을 쳐 주십시오."
(사무엘하 24:17)

나의 악한 동기로 말미암아 백성들이 고통 당하는 것을 두 눈 뜨고다는 것은 너무나 처참했다. 나는 백성들에 대한 소유권을 내 앞으로 돌려 놓으려고 했다. 일찍이 우리 이스라엘 백성들은 왕이 없이 주님이 직접 다스리는 민족이었다. 그러나 다른 나라들과 같이 왕을 달라고 떼를 써서 결국은 주님께서 허락하셨다. 이후 사무엘 선지자는 주님의 뜻을 좇아 사울을 왕으로 기름부으며 이렇게 말했다.

"주께서 그대에게 기름을 부으시어 주의 소유이신 이 백성을 다스릴 영도자로 세우셨습니다. "(사무엘상 10:1)

그렇다. 백성은 내 소유가 아니며 주님의 소유다. 나는 잠시 위임을 받아 목자 역할을 하는 것일 뿐이다. 그런데 세월이 흐르면서 나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독재자의 길을 가고 있었다. 명령에 의해서 움직이는 조작은 더 이상 살아있는 조직이 아닌데 나는 어느덧 권위적인 사람으로 바뀌어 있었다. 사람들을 중시하던 내가 고집불통이 돼 버린 것이다. 결국 그릇된 리더십을 발휘했고 주님의 징계를 받게 되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나는 아마 독재자가 되었을 것이라 생각하니 아찔했다. 목자와 독재자, 종이 한 장 차이였다. 마음만 돌아서면 순간에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다행히 주님의 사랑하심으로 징계를 받았고 내 위치를 찾을 수 있었다. - P262

영국 격언 중에 "임금이 길을 잃고 헤매면 백성들이 그 대가를 치른다"는 말이 있다. 한 나라의 지도자는 전국민의 운명을 좌우한다는 의미다. 그만큼 지도자의 역할은 중요하다. 이것은 나의 경험이기도 하다. 나의 독재적 결정으로 7만 명이 전염병으로 죽었다. 그때 분명히 깨달았다. 지도자는 정책 결정을 할 때마다 겸손하고 두렵고 떨리는 마음을 겸비해야 한다는 것을! - P262

"악을 떠나는 것은 정직한 사람이 가는 큰길이니, 그 길을 지키는 사람은 자기의 생명을 지킨다. 교만에는 멸망이 따르고, 거만에는 파멸이 따른다. 겸손한 사람과 어울려 마음을 낮추는 것이 거만한 사람과 어울려 전리품을 나누는 것보다 낫다."(잠언 16:17-19) - P263

하나님께서 가장 싫어하는 정치 지도자를 꼽으라면 아마 ‘독재자가 아닐까 싶다. 히틀러, 무솔리니, 폴포트, 이디 아민, 무바라크, 카다피 등등 정말 많은 독재자들이 있다. 그들의 최후는 한결같이 비참했다. 국민들이 겪은 고통은 또 어떤가? 북한은 소수 엘리트 당간부들을 제외하고 대부분은 노예로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들은 모두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들의 사상에는 하나님이 자리할 공간이 없다. 인간은 전혀 모르겠지만, 그들은 주님의 때에 주님의 방법대로 징계받을 것이다. - P264

"악한 사람이 가난한 사람을 멸시하고 핍박합니다.
악한 사람은 자기가 쳐 놓은 올가미에 자기가 걸려 들게 해주십시오.
악한 자는 자기 욕망을 자랑하고,
탐욕을 부리는 자는 주님을 모독하고 멸시합니다.
악인은 그 얼굴도 뻔뻔스럽게 이렇게 말합니다.
‘벌주는 이가 어디에 있느냐? 하나님이 어디에 있느냐?"
그들의 생각이란 모두 이러합니다."
(시편10:2-4) - P264

내가 입을 다물고죄를 고백하지 않았지요.
온종일 끊임없이 신음하였고
결국 내 몸은 탈진하고 말았지요.
주님께서 밤낮 손으로나를 짓누르셨기에,
여름에 풀 마르듯나의 혀가 말라버렸지요.
드디어 나는 내 죄를 주님께 아뢰었지요.
내 잘못을 덮어두지 않고 털어놓았지요.
"내가 주님께 내 허물을 고백합니다"
주께서는 나의 죄를 기꺼이 용서하셨지요.
(시편 32:3-5, 다윗의 시에서) - P267

"너의 생애가 다하여서, 네가 너의 조상들과 함께 묻히면, 내가 네 몸에서 나올 자식을 후계자로 세워서, 그의 나라를 튼튼하게 하겠다."(사무엘하 7:12)

즉, 나의 후계자는(당시 기준으로) 현재까지 태어난 자식이 아닌 미래에 나의 몸에서 ‘나올 자식‘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이미 나온 자식들은 왕이 될 수 없다. 이에 압살롬, 아도니야도 후계자가 될 수 없음을 나는 진작부터 알고 있었다. - P272

한편 나이 50이 넘어 밧세바를 통해 늦둥이를 낳았는데, 그 아들의 이름을 ‘솔로몬‘이라고 지었다. 나단 선지자는 그의 이름을 ‘여디디야‘라고 부르게 했는데, 그 뜻은 주님께서 사랑하신다는 뜻이었다. 나의 이름인 ‘다윗‘이란 이름 또한 ‘사랑받는 자‘란 뜻으로 여디디야와 의미가 통했다(참조: 사무엘하 12:24-25). - P273

"보아라, 너에게 한 아들이 태어날 것인데, 그는 평안을 누리는 사람이 될 것이다. 내가 사방에 있는 그의 모든 적으로부터, 평안을 누리도록 해주겠다. 그러므로 그의 이름을 솔로몬이라 지어라. 그가 사는 날 동안, 내가 이스라엘에 평화와 안정을 줄 것이다.
그가 내 이름을 위하여 성전을 건축할 것이다. 그는 내 아들이 되고, 나는 그의 아버지가 되어, 이스라엘을 다스리는 그의 왕위가 영원히 흔들리지 않고 튼튼히 서게 해줄 것이다. "(역대상 22:9-10) - P274

열왕기서 저자는 아도니아의 방자함에 대해 이렇게 기록했다.
"아도니야는 자기가 왕이 될 것이라고 하면서, 후계자처럼 행세하고 다녔다. 자신이 타고 다니는 벙거를 마련하고, 기병과 호위병 쉰 명을 데리고 다녔다." (열왕기서 1:5) - P274

지금도 이러한 사람들이 너무 많은 것 같다. 불의한 자들이 분수를 모르고 본인이 나서서 대권을 휘어잡아보려고 한다. 특히 높은 자리에 앉아서 대우나 받고 싶은 사람들은 인위적으로 자기에게 유리한 편을 모으려고 한다. 그러다가 수틀리면 또흩어진다. 결국 이합집산이 너무나 쉽게 형성된다. 나라를 위한 헌신보다는 자기 이익 추구에 따라 행동한 결과다. 이런 것이 바로 철새정치인데, 역사의 교훈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철새정치는 사라지지 않는 것 같다. 대체 그 이유가 뭘까? - P283

많은 지도자들이 리더십 이양까지는 잘 수행한다. 그러나 멘토링이부족하여 부작용을 경험하곤 했다. 후계자 선정도 중요하지만, 그 자리를 잘 이어갈 수 있도록 멘토링해 주는 것 역시 더없이 중요하다. 이에나는 후계자가 잘할 수 있도록 자신감을 심어주고 권위를 모아주며, 진정한 리더가 되도록 양육하는 데 최선을 다했다. - P284

솔로몬에게 리더십 이양을 위한 멘토링을 할 때 몇 가지 중요한 원리들이 있었다. 첫 번째는 바른 길을 제시하는 것이었다.

"나의 아들 솔로몬아, 너는 네 아버지의 주님을 바로 알고, 온전한 마음과 기쁜 마음으로 정성을 다하여 섬기도록 하여라. 주께서는 모든 사람의 마음을 살피시고, 모든 생각과 의도를 헤아리신다. 네가 그를 찾으면 너를 만나 주시겠지만, 네가 그를 버리면 그도 너를 영원히 버리실 것이다."(역대상 28:9)

두 번째는 못다한 과업에 대해 계속 진행할 것에 대해 부탁하는 것이었다. 즉, 국정업무에 대한 인수인계였다. 나는 성전건축의 설계도를 솔로몬에게 주면서, 이렇게 말했다.

"이 모든 설계에 관한 것은 주께서 친히 손으로 써서 나에게 알려 주셨다."(역대상 28:19)

세 번째는 격려와 용기를 불어넣는 것이었다.

"너는 힘을 내고, 담대하게 일을 해 나가거라, ‘두려워하지 말고 염려하지 말아라. 네가 주의 성전 예배에 쓸 것들을 다 완성하기까지, 주님이너와 함께 계시며, 너를 떠나지 않으시며 너를 버리지 않으실 것이다."
(역대상 28:20)

네 번째는 권위의 부여였다.

"그리고 제사장과 레위 사람의 갈래들이 주님의 성전 예배에 관한 모든 일을 도울 것이며, 온갖 일에 능숙한 기술자들이 자원하여 너를 도울 것이며, 지도자들과 모든 백성이 너의 명령을 따를 것이다." (역대상 28:21) - P285

나는 솔로몬과 함께 나라를 잘 이끌어가도록 사람들에게 부탁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나의 형제와 백성 여러분, 나의 말을 들으시오. 나는 우리 주님의 발판이라 할 수 있는 주의 언약궤를 모실 성전을 지으려고 준비를 하여 왔습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나에게 ‘너는 군인으로서 많은 피를 흘렸으므로, 나의 이름을 위하여 성전을 건축할 수 없다‘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주 이스라엘의 주님께서 나의 아버지의 온 가문에서 나를 왕으로 택하여, 이스라엘을 길이길이 다스리도록 하셨습니다. 주께서는 유다를 영도자로 택하시고, 유다지파의 가문 가운데서 우리 아버지의 가문을 택하셨으며, 우리 아버지의 아들 가운데서 기꺼이 나를 온 이스라엘의 왕으로 삼으셨습니다.
또 주께서는 나에게 여러 아들을 주시고, 그 모든 아들 가운데서 나의아들 솔로몬을 택하여, 주의 나라 왕좌에 앉아 이스라엘을 다스리게 하셨습니다." (역대상 28:2-5) - P285


댓글(4)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ys로스쿨러 2023-08-09 11: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하나님의 마음에 합했던 다윗이 하나님이 싫어하시는 7대 악중에 하나인 음란죄를 저질렀다는게 이해가 안 됐어요,,그때 순간에 하나님과의 교제가 느슨해졌나라고 생각했는데 이 책에 엔조이할거니까 잠깐 눈감아 달라고 했네요,,밧세바도 남편은 힘들게 전쟁터에서 나라를 위해서 목숨걸고 싸우고 있는데 왕을 유혹하겠다고 노출을 감행했네요,,음란이 행해지는 곳에는 장소, 노출이라는 요소가 빠지지 않고 있더라구요,,저번에 패션에 대한 심리학책을 읽었는데 노출이 심한 패션을 입는 사람은 음란한 목적과 의도, 마인드를 갖고 있고 나이가 들면 치매가 걸릴 수 있다고 해서 노출에 대해서 심각하게 자각하기 시작했어요,,목사님들도 설교에서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난 사람은 옷을 정숙하게 입는다고 얘기를 듣고 더 그렇게 생각하게 됐어요,,그래서 와이셔츠 단추를 많이 풀어 헤치거나 근육질의 몸매를 자랑하겠다고 노출한 티셔츠를 입은 남성은 보자마자 경계하고 피하게 돼요,,어릴 때 목사님이 설교에서 아무리 잘생기고 멋진 남자를 봐도 하나님을 잘 믿지 않으면 좀비로 보라고 했는데 그 말씀이 저에게는 원칙처럼 작용했어요,,다윗이 요셉처럼 그 상황을 피했더라면 음란죄를 저지르지 않을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도 했구요,,그럼 전 시편을 마음놓고 좋아했을텐데 아삽의 시말고 다윗이 지은 것 같은 시편을 읽을 때는 다윗, 우리아, 밧세바가 세트로 떠올라요,,솔로몬도 하나님께 엄청난 지혜와 축복을 받았지만 엄마의 음란죄나 음란한 마인드가 영향을 끼친 것인지 여자가 1000명이고 우상숭배도 했쟎아요,,밧세바가 회개를 했다는 부분은 성경에 안 나와요,,죄는 용서하시지만 책임은 물으시겠다는 하나님,,회개를 하면 천국에서는 심판을 받지 않지만 이 땅에서 보응은 받는다는 거겠죠,,다윗의 관점에서 쓰여진 이 책이 정말 마음에 드네요,,

즐라탄이즐라탄탄 2023-08-09 12:35   좋아요 0 | URL
예 장문의 글 잘 읽었습니다. 다만 제가 일일이 밑줄치지는 않았지만 이 책 내용에 따르면 유부녀인 밧세바가 먼저 다윗을 유혹했다기 보다는 밧세바가 목욕하는 모습을 옥상에서 다윗이 먼저 보고난뒤 마음이 혹한 것으로 이야기가 전개되었습니다. 왕의 권위로 여인을 취하는 그런 뉘앙스로 이야기가 전개되었습니다. 근데 누가 먼저 원인을 제공했느냐를 따지기보다는 결과적으로 불륜이 일어났다는게 중요한 것이겠지요.

다윗이 밧세바를 범한 이후에 일어난 사건들(압살롬의 반역 및 자식들의 죽음 등)을 통해 설사 자신의 죄를 회개할지라도 죄의 댓가가 정말 어마무시하다는 것을 보면서 제 자신의 삶도 되돌아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저도 살면서 지은 죄가 셀 수 없이 많은데, 참 지금부터라도 정신 똑바로 차리고 죄를 멀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번쩍 들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죄악으로 오염되어있는 제 삶 또한 다시금 회개하고 도전 받는 시간이 되었던거 같습니다.

ys로스쿨러 2023-08-09 13: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음란의 주체는 온전히 다윗이네요,,밧세바가 아니네요,,즐라탄탄님이 아니었으면 음란의 주체를 쌍방으로 계속 알고 있었겠네요,,그 당시 유대의 목욕 문화가 지붕에서 하는 것이고 목욕하는 여자가 있으면 보면 안되는게 관례라는데 다윗이 전부 다 어긴거네요,,저의 관점은 일부 주석으로 인한 거네요,,다윗은 죄를 은폐하려고 했지만 하나님은 나단을 통해서 후대의 전 인류가 다 알게 하셨네요,,,저랑 즐라탄탄님도 알쟎아요,,죄,,회개에 대해서 생각하게 돼요,,

즐라탄이즐라탄탄 2023-08-09 13:23   좋아요 0 | URL
예 이 책을 우연한 기회에 읽게 되었는데 참 많은걸 배우고 생각하게 하는 책이었던거 같습니다. 댓글 감사드립니다!
 

"아뇨. 보시다시피 가습기 살균제라고 저기 마트 가면 수두룩하게 전시해 놓고 파는 겁니다."

"아뇨. 이거 그쪽 연구소에서 분석 좀 해달라구요."

"그러니까, 이게 기화된 상태에서 인체, 특히 폐에 유해
하다는 걸 검증 해달라?"
난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삼전은 앱을 검수해서 믿을 수 있는 앱을 유통하고 소비자는 안전한 앱을 쓸 수 있겠죠."
유경호가 날아갈 듯한 손놀림으로 필기를 하며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삼전은 앱 판매 수익에서 합당한 수수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아시겠어요?"
말을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분석은 최대한 빨리. 삼전의 능력을 기대해 보도록 하죠."
"잠깐만요! 연구소도 연구중인 과제는 마무리해야......."
난 선 채로 유경호를 쏘아보았다. 그리고 녀석을 몰아붙이는 대신 커다란 당근 하나를 더 내밀었다.
"OS와 사용 앱 정보를 통해 실사용자의 빅데이터가 자동으로 완성될 겁니다. 그 데이터를 활용하면 무궁무진한 사업 기회가 열리겠죠?"
"빅데이터...... 아."

장담컨대 이 짧은 순간 내 입에서 흘러나온 정보들만으로도 유경호도 그의 형 유중호도 스마트폰 시장 판도를 완전히 뒤집어 놓을 수 있을 거다.
필기조차 하지 못한 채 입을 헤벌린 저 모습처럼.
그리고 유경호도 알 거다.
내가 조건없이 이 엄청난 선물을 내려놓은 이유를.
"시간 없습니다. 즉시 시작해 주세요."
그렇게 말하고 뒤돌아섰다.

"측면에서 흡기가 일어나고 상단 팬을 통해 습기를 머금은 공기가 토출됩니다. 팬을 돌리는 작은 모터에 기어를 연결해원판과 연결된 봉을 돌려주면 되는 거죠."
"정말 간단한 구조네요."
오재은의 말대로다.
자연기화식 가습기는 정말 간단한 구조로 되어 있다.
물에 젖은 채 돌아가는 수십 개의 디스크. 그리고 그 디스크 사이를 공기가 지나가며 고습도의 공기가 빠져나오는 방식이 구동 메커니즘의 전부이기 때문이다.

"이 가습기는 물을 완전히 기화하여 배출하기 때문에 화학성분은 물론 물 분자보다 부피가 큰 세균 또한 빠져나오지 않습니다."
그제야 내 뜻을 이해한 경하나가 놀란 눈을 치켜떴다.
"우린 이 제품으로 시장의 주류인 초음파 가습기를 대체할 생각입니다. 따라서 이번 제품은 기본 기능만 갖춘 단일구성으로 최저가에 출시하는게 목표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전자책] 회귀했지만 출근합니다 3 회귀했지만 출근합니다 3
사운드바 / KW북스 / 2021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회사에서 가습기 신제품 출시를 준비하던 와중에 주인공이 회귀전에 대리기사를 하면서 예전에 사회적으로 커다란 이슈가 되었던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과 관련된 피해자와 대화를 하게 된다. 그 장면이 생각난 주인공이 다시 회귀하여 가습기 살균제의 판매를 막기위해 팀원들과 방안을 논의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3권 막판에 예전에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었던 가습기 살균제와 관련된 이야기가 잠깐 나오는데 그로 인해 사랑하는 아이를 잃고 아내마저 연명치료에 들어가게 된 한 남자의 사연이 참 안타깝게 느껴졌다.

과거로 회귀한 주인공은 이 남자의 사연을 떠올리며 가습기 살균제 피해를 막기위해 동분서주하면서 3권이 마무리 된다. 4권에서는 또 어떤 스토리가 펼쳐질지 궁금해진다.

난 어금니를 악물었다. 일대일 경쟁 발표에서 선순위는 불리하다. 후순위 발표자는 이쪽의 발표를 들으며 즉석에서 반박할 논리를 준비할 수 있으니까.

"추가로 유니콘이라는 통합브랜드를 철자로 표기하는 것보다는 직관적으로 인지할 수있도록 형상화된 이미지로 만들어보는 게 어떨까 합니다."

"힘들죠. 근데 어쩔 수가 없었어요. 이렇게 하지 않으면 이길 수 없는 판이었거든요."
"참 이럴 때 보면 진짜 독하다니까?"

"저도 재사용 필터가 좋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매장에서 근무할 때 봉투형 청소기 많이 접해봤는데 고정적으로 소모품비가 들어가는 제품은 선호도가 급격히 떨어져 가는 추세거든요." 

공장으로서는 생산량을 맞추지 못하는 것보다 치명적인 게 가동률이 떨어지는거다.

아이들이 세균에 노출될까봐. 가습기 속에 낀 물때를 매일 청소하기 힘들 아내를 생각해 직접 사 왔던 가습기 살균제.
그것이 두 아이와 반려자를 그 지경으로 만든 것임을.
보건복지부의 공식 발표가 있었던 그해. 남자는 생업을 내팽개치고 시위 현장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소용없었다.
문제를 일으킨 기업은 과징금이라는 솜방망이 처벌을 받았을 뿐이고 상황이 악화하자 폐업을 하고 도주했다. 정부에서는 몇 년째 조사 중이라는 답변만 돌아왔다.
그가 바랐던 건 단 하나였다. 가해자의 진심어린 사과.
"제가 죄인입니다. 제가......."
결국 가해자는 자기 자신이 되고 말았다.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 남자는 무릎에 얼굴을 파묻은 채 흐느꼈다. 바람에 날아온 벚꽃잎이 차창 밖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야, 어디 가?"
난 움직이던 발을 멈추고 공장장을 뒤돌아보았다.
"그거 만들지 마세요."
"뭐? 뭘?"
"가습기요."
"가습기를? 왜?"
"그건 따로 말씀드리겠습니다. 대표님한테도 보고드릴테니 일단 생산은 전부 보류해주세요."

빠르게 차를 몰아 공장에서 가장 가까운 마트로 들어섰다. 뛰듯이 진열대 사이를 지나쳐 마침내 도착했다.
그리고 내 눈은 경악으로 물들었다.
[가습기 메이트, 가습기 싹싹, 가습기.... 가습기......]
뉴스에서 봤던 그 악마의 제품들이 버젓이 진열되어 판매되고 있었다. 난 진열대 앞에서 돌처럼 굳었다.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

2011년에 유발요인이 특정되어 엄청난 피해로 인해 나라를 뒤집어 놨던 사건.
혹자는 그것을 일러 집안에서 일어난 대참사라고 표현한다.
원인은 가습기 살균제의 성분으로 쓰였던 PHMC(폴리헥사메틸렌 구아니딘), 주로 살균세정제로 청소목적에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제품이었지만 모두가 간과했던 게 있었다.
그건 초음파 가습기의 작동원리와 관련이 있었다.

물을 공기 중에 분사할 수 있도록 작은 입자로 무화시켜 분사하는 가습기. 그리고 그안에 섞여 들어간 PHMC는 무화된 물 입자에 섞여 폐로 직접 침투한다. 이렇게 폐의 말단에 도착한 PHMC는 폐조직을 손상시켜 영구히 회복이 불가능한 상태로 바꿔버린다. 바로 폐 조직에 영구한 장애를 입히는 ‘폐의 섬유화‘.
200명 이상의 사망자, 잠정 피해자만 수십만에 이르는 엄청난 대참사가 이 땅에 일어난 것이다.

"뭔일 있어요?" 내 책상 옆으로 걸어온 경하나가 물었다.
"네, 뭔 일이 좀 있네요."

"큰일 나기 싫으시면 절대로 이거 쓰지 마세요. 진짜로 위험한 물건이니까."
"위험하다구요? 이게 왜 위험해요?"
난 어처구니없는 얼굴을 한 경하나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진짜요?"
"네. 정말로요."
19층 회의실. 난 경하나에게 가습기 살균제의 진실을 털어놓았다. 물론 미래에 일어날 참극까지 말할 순 없었다.

다만 이 안에 들어 있는 화학성분이 기화되어 폐로 들어가면 영구적이고 치명적인 해를 입을 수 있다는 사실만을 알려주었다.
경하나가 테이블 위에 올려진 살균제를 들여다보며 말했다.
"하긴 상식적인 얘기예요. 피부에 닿아도 트러블을 일으키는 게 살균제인데 민감한 폐조직에 직접 닿는 거니까."
"그렇죠. 문제는 그걸 아무도 모른다는 거구요."

"팀장님이 이걸 어떻게 알았는지는 물어봐야 소용없겠죠?"
조심 심각해진 표정의 그녀가 물었다.
난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처음 받는 질문도 아니거니와 이제는 별 대답할 이유도 없어진 질문이었다.
회귀한 이후 열 달. 내 비상식적인 지식에 대해서는 다들 각자 나름의 생각을 하고 있는걸 이미 알고 있다.
오재은은 신내림, 경하나는 외계인 감금에서 생각을 바꿔 지금은 초인적인 예지능력정도로 생각하고 있는 거로 안다.

"유해성을 검증할 방법이 있을까요?" 검증과 실험의 영역은 나보다는 그녀가 훨씬 잘할 수 있는 영역이다. 그래서 조금 전 그녀에게 털어놓을 생각을 했던 것.

"으흠......."
잠시 고민하던 경하나가 입을 열었다.
"일단 우리 연구소 능력으론 불가능할 거예요. 단순 유독성 검사라면 가능하겠지만 그건 효과가 없을 거 같네요.
이렇게 제품화되어 버젓이 팔린다는 건 액체 상태에서는 유해성 검증이 끝났다는 뜻일 테니까요."
경하나가 제품 겉면에 표시된 ‘아이에게도 안전‘이라는 글자를 손가락으로 톡톡 두드렸다.

2013년 손님으로 태웠던 남자의 비극을 들은 이후 나 또한 이 문제에 관심을 가졌다.
그래서 알게 되었다. 경하나의 말처럼 가장 큰 난관이 이 부분이라는 걸.
살균제 제조사, 식약청.
몇 번이나 반복된 내 제보를 받고도 그들이 전혀 움직이지 않는 이유 역시 마찬가지.

[기화 상태라는 제한적 조건에서 폐 조직이라는 한정된 장기에서만 극단적으로 치솟는 유독성.]

볼펜 끝을 잘근잘근 씹던 경하나가 한참의 침묵 후에 입을 열었다.
"제대로 유독성을 검증하려면 최소 동물실험 데이터 정도는 필요해요. 그러니까 그걸해줄 수 있는 곳은 몇 곳으로 압축되죠."

"그 정도 연구를 가장 많이 하는 건 일단 대학이나 사설연구소죠."
"그쪽으로 부탁하면 검증을 해줄까요?"
난 급하게 되물었지만.
"아뇨. 일단 연구 중인 과제와 맞는지부터 따지고 들 거예요. 동물실험까지 필요한 연구를 한두 명이 할 수는 없을 테니까요. 과연 나서는 연구소가 있을지 또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는 장담할 수 없어요."

"단, 이게 있다면 그 모든 걸 재끼고 빠르게 연구를 시작할수는 있겠죠."
테이블 위로 올라온 경하나의 두 손가락이 동그라미를 그렸다.
난 무겁게 고개를 가로저었다. 나 역시 알고 있다. 지난 삼전과의 미세먼지 전쟁을 통해 우린 연구비로 연구소를 움직일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 연구비라는 게 최소 몇 억에서 시작한다는 사실도.

"물론 방송국에 제보하는 방법도 있지만, 그 경우도 마찬가지죠. 방송국의 흥미를 끌수 있는 주제여야 하고 명백한 증거가 없는 지금 상태라면 방송국도 연구소에 의뢰해 유해성을 검증해야 할 테니까요."
이야기하면서도 딱히 방법이 떠오르지 않는지 경하나가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니까 결국 한 단계만 더 늘어나는 꼴이죠."
"휴...... 만만치가 않네요."
어느 정도는 예상은 했다.

기업과 정부 기관의 소극적인 대응도. 개인의 입장에서는 딱히 방법이 없는 유해성 규명도.
몇 년 전부터 꾸준히 원인불명의 폐 질환에 의한 영유아 사망자가 나오고 있는 현재 상태에서도 진짜 원인이 밝혀지는 건 지금으로부터 무려 4년이 지난 후다. 그리고 국가 차원의 재조사와 피해 보상이 시작된 건, 그뒤로 다시 4년 후.
바짝바짝 속이 탔다.

어린아이를 둔 가정에서는 벌써 가습기를 사용하기 시작했을 거다.
다 여물지도 않은 그 어린 폐 속에 저 악마의 액체가 흘러 들어가고 있다고 생각하니 피가 거꾸로 돌았다.
고개를 숙이고 테이블 아래 두 주먹을 단단하게 쥐었다.
‘결국 못 막은 건가?‘
그렇게 생각할 때였다.
"맞다! 생각해 보니 그런 연구를 할 수 있는 데가 하나 더 있어요."
"네?"

"삼전이라면 가능할 거예요."
"삼전이...... 왜요?"
"아. 걔들 반도체 공장 몇년 전에 난리 났었잖아요."
삼전이 반도체가 주력인 건 이미 안다. 하지만 반도체랑 화학 성분 유해성 조사랑 무슨 상관이 있단 말인가.
"그때 핵심이 반도체 가공에 들어가는 화학성분 유해성여부였거든요."
"아!"

그제야 떠올랐다. 삼전 반도체 사건.
"그거 정치적으로 민감했던 사안이라 자체적으로 설비 마련하고 유해성 검증 수도 없이했어요."
내 눈이 점점 커졌다.
"그거 최근이거든요. 그러니까 삼전이라면 검증이 가능할 거예요."
거기까지 들었을 때 난 더는 참지 못하고 자리에서 벌떡일어섰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늘 읽은 부분에선 1인칭 시점으로 다윗이 살았던 남유다와 북이스라엘 간의 통일과정을 이야기함과 동시에, 지구상 유일한 분단국가로 남아 있는 대한민국의 통일 비전도 간략하게나마 함께 논하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핵심은 남과 북이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으면서 대국민통합과 화합을 이끌어내야 한다는 것인데 향후 통일한국을 꿈꾼다면 당연히 이러한 가치들에 우선하여 통일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다만, 통일의 장애요인으로 개개인이 국가의 이해관계보다 자신들의 이해관계를 우선시 하는 본성이 있음을 지적하면서 이러한 것들을 잘 조율할 수 있는 국가 지도자가 나와야 한다고 이 책에서는 말하고 있다.

밑줄을 일일이 치지는 않았지만 이 책에 나온 이야기에 따르면 실제로 이스라엘의 통일과정에서도 남유다의 2인자였던 요압이라는 인물이 개인적인 원한으로 인해 자신의 정적이었던 북이스라엘의 아브넬이라는 인물을 제거해버리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것이 이스라엘의 통일과정에 찬물을 끼얹는 역할을 하기도 한 전례가 있었다. 다행히 향후에 다윗왕의 각고의 노력으로 국민들로 부터 신뢰를 회복하여 통일을 이루기는 했지만 말이다.

물론 지금 당장은 남북통일이 쉽진 않겠지만, 언젠가 통일이 되는 날이 온다면 이 책에서 말한 가치들을 생각하는 지도자가 통일을 좋은 방향으로 추진할 수 있기를 바래본다.


추가로 책을 더 읽으면서 p.178 에 밑줄친 문장이 인상적이었다. 시대별로 자기에게 맡겨진 사명을 감당하라는 것. 지도자인 대통령부터 시작해서 일반 국민들 개개인에 이르기까지 각자가 자기에게 맡겨진 사명을 잘 감당하며 살아갈 때 이 나라가 이 민족이 후대로 갈수록 점점 더 좋아지지 않겠는가 하는 말이다. 뭔가 울림이 있는 말처럼 느껴졌다.


이후에도 쭉 읽다가, 승승장구하던 다윗이 어느날 본능에 굴복하는 장면이 나오는데...(p.198)






골육의 형제인 내가 무력으로 통일을 하고 나면 같은 민족 간의 우열의식이 생겨나기 때문이다. 이때 북측의 상대적 소외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 P137

국가의 수반으로 섬기는 지도자에게는 중요한 덕목이 있다. 나는 그때 그들이 나에게 했던 말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우리의 목자가 되어주십시오."

왕이 되고 대통령이 된다는 것은 국민들의 목자가 되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럼 목자적 대통령의 역할은 무엇인가? 먼저 보호자가 되어야 한다. 곧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책임을 지는 것이다. 목자는 양들이 풀을 뜯어먹기 좋은 목초가 있는 곳으로 인도하듯, 백성들이 좋은 환경에서 잘 살아가도록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 P151

그렇다면 목자적 대통령의 자세는 어떠해야 하는가?
목자가 양을 위해 자기의 목숨을 아끼지 않듯, 목자적 대통령 또한 백성을 자기 생명처럼 여겨야 한다. 더 나아가 목자가 양들을 인도하여 좋은 길로 나가도록 방향을 제시하듯 목자형 지도자는 국민이 나아갈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존 맥스웰이 자신이 저서인 ‘열매 맺는 지도자‘에서 한말이 떠오른다.
"우리는 사람들과 함께 일을 할 수도 있고, 반대로 그들과 전쟁을 벌일 수도 있다. 우리는 쟁기가 될 수도 있고, 불도저가 될 수도 있다. 쟁기로는 땅을 일구어 고르게 한 후 종자를 경작하기에 합당하게 만든다. 불도저는 땅을 문질러 깎고 방해물들을 옆으로 치워 버린다. 쟁기와 불도저는 한가지로 유용한 기구이지만, 전자는 경작시키는 반면, 후자는 결단을 낸다. 쟁기형의 지도자는 사람들 속에서 경작되기를 기다리는 보고를 찾아 내지만, 불도저 타입의 지도자는 사람들 속에서 파괴되어야 할 방해물을 본다. 당신은 경작자가 되라!" - P151

불도저와 같이 방해가 되는 것은 치워버리고 이상적인 사회를 만들겠다는 것은 목표를 위해 과정을 무시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사람들이 같은 마음으로 신나게 일할 장을 열어주는 것은 지도자의 몫이다. - P151

대한민국에도 쟁기형 지도자가 필요하다. 치유와 희망을 통해 국가를 이끌어 나가는 목자적 리더십이 중요하다. 특히 통일국가가 되면 목자의 심정으로 국민을 사랑하며 지도할 수 있는 대통령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런 지도자가 세워지기를 기대해 본다. - P152

한때 서럽기만 했던 도망의 길이 훗날 작전의 키가 된다는 사실에 남다른 감회가 밀려왔다. 역시나 주님의 인도하심은 우리의 생각을 초월한다. - P156

이 과정에서 한 가지 사실을 분명히 배울 수 있었다. 바로 모든 국민의 지지를 얻기 위해서는 자신의 기득권을 과감히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국가의 화합과 단결이라는 명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자기의 기반이되는 것을 아까워하지도 말아야 했다. 만약 내가 헤브론을 수도로 유지했다면 어떠했을까? 국민들은 보이지 않는 차별을 겪어야 했을지 모른다. 자연히 마음을 모으기도 어려웠을 것이다. 분명 나의 기반을 포기하고 예루살렘을 택했기에 국민들의 마음을 합하는 중요한 계기를 마련할수 있었다. - P161

수도 이전의 문제는 그렇게 간단한 것이 아니다. 지역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될 수 있다. 사람들은 국가를 생각하기에 앞서 자신의 이해관계를 생각한다. 그러다 보니 어느 한쪽이 득을 보고, 다른 한쪽은 손해를 보기 쉽다.
이런 상태를 내버려두어서는 안 된다. 갈등이 오래 가면 나라가 흔들리고, 그토록 없어지길 바라는 지역주의 근성도 더욱 강화된다. 그런 차원에서 대한민국이 수도를 옮길 절호의 기회는 통일이 된 이후라고 생각된다. - P162

물론 남이나 북에 치우치지 않은 중간 지역을 수도로 삼아야 할 것이다. 그래야 서로 간에 이동하기도 쉽고 소외감도 느끼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취지라면 판문점 부근 비무장지대를 중심으로 남한의 경기도 진서면과 북한의 평화리 등을 포함한 영역을 고려해볼 수 있다. 그곳은 개성공단과도 가깝기 때문에, 통일한국의 수도로 자리매김하기에 그리 무리가 있어 보이지 않는다.

더불어 수도 이전 추진에 있어서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 있다. 그 방향이 전국민 화합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균형있는 판단이야말로 국민들을 대등하고 평등하게 이끌어 갈 수 있다. - P163

또한 나는 주님의 궤를 둘 한 장소를 마련했고 궤를 안치할 장소에 장막을 쳤다. 영적 수도가 되기 위해서는 언약궤가 없어서는 안되었다. 언약궤란 십계명 돌판이 들어 있는 법궤로, 성막에 보관되어 있었고 이스라엘의 광야생활 때 항상 그들 앞에서 행진하곤 했다.
이 언약궤는 여호수아와 백성들이 요단강을 건널 때나 여리고성을 함락시킬 때에도 늘 함께했다. 통일 이스라엘을 주님께 드리는 봉헌식을할 때 역시 이 언약궤가 빠져서는 안 되었다. - P165

"주께서 어느 것을 더 좋아하시겠습니까? 주의 말씀에 순종하는 것이겠습니까? 아니면 번제나 화목제를 드리는 것이겠습니까? 잘 들으십시오, 순종이 제사보다 낫고, 말씀을 따르는 것이 숫양의 기름보다 낫습니다. 거역하는 것은 점을 봐주는 죄와 같고, 고집을 부리는 것은 우상을 섬기는 죄와 같습니다. 임금님이 주의 말씀을 버리셨기 때문에, 주께서도 임금님을 버려 왕이 되지 못하게 하셨습니다." (사무엘상 15:22-23) - P168

난 그때 깨달았다. 모세시대로부터 지금까지 언약궤에 접근할 수 있는 사람은 흠이 없어야 했다. 그런데 이방인 농부에게 주님의 축복이 임했다는 것은 이제부터 누구나 언약궤에 가까이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주님의 자비로 말미암아 누구라도 주님 앞에 올 수 있게 된 것이다. 놀라운 메시지가 아닐 수 없었다. - P169

언약궤가 도착함으로써 우리는 이제 이스라엘 백성이 주님의 소유임을 고백하게 되었다. 날마다 주님의 자비를 생각하며 살아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된 것이다. 나는 장막을 만들어 언약궤를 그곳에 안치했고 이후 솔로몬이 성전을 짓기까지 40여년 동안 ‘모세의 성막과 다윗의 장막이 공존하는 시대가 열렸다.
‘모세의 성막‘에서는 전통대로 제사가 이루어진 반면, ‘다윗의 장막에서는 감사를 고백하는 경배와 찬양이 드려졌다. 이는 ‘모세의 성막에서 드려졌던 많은 절차와 완전히 달랐다. 우선 짐승의 희생 제사, 대제사장에게만 허락됐던 지성소, 지성소를 구분하던 휘장 등이 사라졌다. 또한 이 장소는 24시간 365일 내내 누구에게나 열린 예배 공간이 되었고 주님의 깊은 임재를 경험하는 장소로서 기능하게 되었다. 오늘날 교회에서 드리는 예배의 원형이 만들어진 셈이다. - P172

나는 예배는 축제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러한 예배의 틀을 세워나갔다. 음식과 친교, 찬양, 기도, 악단의 연주, 성가대 등을 중심으로하는 예배 말이다(참조: 역대상 16:3-7). - P173

"겁낼 것 없단다. 내가 너의 아버지 요나단을 생각해서 네게 은총을 베풀어 주고 싶구나. 너의 할아버지 사울 임금께서 가지고 계시던 토지를 너에게 모두 돌려주겠다. 그리고 너는 언제나 나의 식탁에서 함께 먹도록 하여라."(사무엘하 9:7)

그는 내 말에 매우 황송해하며 엎드려 말했다.
"이 종이 무엇이기에 죽은 개나 다름없는 저를 임금님께서 이렇게까지 돌보아 주십니까?"
이러한 나의 행동이 북쪽 사람들에게 알려졌고 그곳의 사람들 또한 동일하게 대우받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되었다. 이 일로 나는 보다 호의적인 민심을 얻게 된 것이다.
그렇게 나는 통일 후 행정수도를 옮김으로 지역화합을 도모했고, 언약궤를 옮김으로 가치관의 영적 통일을 이룰 기반을 마련했다. 또한 정적들에 대한 관대한 정책을 펼침으로써 인덕의 왕으로 불리게 되었다. - P175

"너는 많은 피를 흘려 가며 큰 전쟁을 치렀으니, 나의 이름을 위하여 성전을 건축할 수 없다. 너는 내 앞에서 많은 피를 땅에 흘렸기 때문이다. 보아라. 너에게 한 아들이 태어날 것인데, 그는 평안을 누리는 사람이 될 것이다. 내가 사방에 있는 그의 모든 적으로부터, 평안을 누리도록 해주겠다. 그러므로 그의 이름을 솔로몬이라 지어라. 그가 사는 날 동안 내가 이스라엘에 평화와 안정을 줄 것이다. 그가 내 이름을 위하여 성전을 건축할 것이다. 그는 내 아들이 되고, 나는 그의 아버지가 되어, 이스라엘을 다스리는 그의 왕위가 영원히 흔들리지 않고 튼튼히 서게 해줄것이다." (역대상 22:8-9) - P177

"네 집과 네 나라가 내 앞에서 영원히 이어 갈 것이며, 네 왕위가 영원히 튼튼하게 서 있을 것이다." (사무엘하 7:16)

성전 건축은 할 수 없게 되었지만 그 약속에 감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후 나는 온 힘을 기울여 내 주님의 성전 건축을 할 수 있는 자금과 물질을 준비해 나갔다. 지금 내가 담당할 일은 성전 건축이 아니라 성전건축을 예비하는 일이었다. - P178

내 시대에 위대한 업적을 완성하여 후대들로부터 나의 치적으로 듣고 싶어하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그러나 이보다 중요한 시대별로 자기에게 맡겨진 사명을 감당하는 것이다. 대한민국을 보면 건국의 기초 확립, 경제 부흥, 민주화를 통한 선진국의 기반 형성, 빈부 격차 해소, 사회 안정,
첨단 과학 발전, 정의와 공의 사회 구현이라는 시대별 과제가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그런 차원에서 진정한 리더라면 내 이름을 드러낸 무엇인가를 남기려고 하기보다, 다음 주자를 위한 디딤돌이 되기를 각오해야하지 않을까? - P178

국민통합의 다음 단계는 무엇일까? 하나된 힘을 모아서 어디엔가 써야 하는데 과연 어디에 힘을 쏟을 것인가? 내가 선택한 것은 이스라엘 백성을 외세의 침입과 위협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이었다. 그 동안 우리 이스라엘 민족은 주변의 블레셋, 모압, 암몬 등 숱한 외세의 침략 속에서 불안한 생활을 해왔다. 따라서 나는 백성들이 이러한 불안함에서 벗어나 평안하게 살아갈 기반을 마련해 주어야 했다. 이에 모든 위협세력을 제거하는 사명을 안고 영토확장을 시작했다. - P179

"다윗이 기름부음을 받아 이스라엘의 왕이 되었다는 소식을 블레셋사람이 듣고, 온 블레셋 사람이 다윗을 잡으려고 올라왔다. 다윗이 이 말을 듣고서, 요새로 내려갔다. 블레셋 사람들이 이미 몰려와서, 르바임 골짜기의 평원을 가득히 메우고 있었다. "(사무엘하 5:17-18) - P181

언제나 전쟁에서는 상대방의 예상을 초월해야 한다. - P182

이스라엘의 군대가 이렇게 강한 전쟁능력을 가지고 있었던 이유가 있다. 첫째, 우리는 기동대를 가지고 있었다. 바로 아둘람 동굴에서 훈련받은 6백 명의 정예부대원들이었다. 둘째, 우리에게는 충성스러운 부하들이 많았다. 심지어 전쟁 중에 내가 갈증이 난다고 혼잣말을 하자 생명을걸고 블레셋의 진영에까지 침투하여 우물물을 가져오는 군인들도 있었다. 셋째, 우리는 다윗병법이라는 책을 쓸 정도로 전략과 전술에 능했다. - P183

나는 전쟁에서 패한 적이 없다. 많은 사람들이 백전백승의 비결에 대해 궁금해할 것으로 생각되어, 여기에 중요한 몇 가지를 적고자 한다.
첫째로 전쟁 전에 항상 기도하라. 링컨은 백악관을 기도실로 만들었다는데, 나는 밤이든 낮이든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기도하는 습관을 가졌다. 전쟁은 주님께 속한 것이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기도를 중시했다. 기도할 때 주님께 이렇게 고백하였던 기억이 있다.
"주님은 나의 반석, 나의 요새, 나를 건지시는 분, 나의 하나님은 나의 반석, 내가 피할 바위, 나의 방패, 나의 구원의 뿔, 나의 산성이십니다.
나의 찬양을 받으실 주님, 내가 주님께 부르짖었더니, 주님께서 나를 원수들에게서 건져 주셨습니다." (시편 18:2-3) - P186

둘째로는 전쟁에 임하는 자세를 확고히 하라. 이것이 승리를 가른다.
전쟁에서 가장 강력한 적은 외부에 있지 않다. 아군에 있지도 않다. 바로 내 안, 즉 내 마음에 있다. 두려움은 패배로 달려가는 발걸음이다. 임전태세에 있어 내가 품었던 고백 하나를 소개한다.

"군대가 나를 대적하여 진 칠지라도 내 마음이 두렵지 아니하며 전쟁이 일어나 나를 치려 할지라도 나는 여전히 태연하리로다."(시편 27:3) - P186

셋째, 상대방의 예상을 깨며 허를 찔러라. 이미 앞에서 소개했듯이, 골리앗과의 싸움에서 무릿매 작전 여부스성 함락을 위한 두더지작전, 블레셋과의 전쟁에서의 후면 기습공격작전 등을 시행했다. 나는 상대방에게 수가 읽히는 뻔한 전술은 철저히 배격했다. 아이젠하워의 노르망디 상륙전쟁이나 맥아더의 인천상륙전쟁 등도 모두 상대의 허를 찌르는 전술이었다. 상대방이 안심하고 있는 부위를 힘들더라도 공격해야 한다. - P186

넷째, 공격할 때는 쓰나미처럼 밀어부치라. 전쟁에서는 승리 이외에는대안이 없다고 하지 않았는가? 한니발 장군의 칸나이 전투에서 로마군만무려 6만여 명이 죽었다고 하는데, 나는 전쟁에 나갈 때마다 적을 전멸시키다시피 했다. 아마 간담을 서늘게 한다는 소문도 주변 나라들에 꽤 퍼졌을 것이다. 이렇게까지 했던 이유는 국민의 안전을 위해서였다. 그들을지키려면 반드시 군사적으로 강국이어야 했다. 평화는 입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힘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 P187

오죽했으면 내가 주님을 위하여 성전을 짓고 싶다고 간청했을 때 적국의 피를 많이 흘리게 했다는 이유로 거절을 당했겠는가! 당시 주님이 나에게 하셨던 말씀은 이러했다.

"너는 많은 피를 흘려 가며 큰 전쟁을 치렀으니, 나의 이름을 위하여 성전을 건축할 수 없다. 너는 내 앞에서 많은 피를 땅에 흘렸기 때문이다."(역대상 22:8) - P187

다섯째, 전쟁에서 이길 때 다시 덤빌 수 없도록 응징하라. 한번은 유프라테스강과 다마스커스 지역의 시리아군대가 연합군을 조직하여 싸움을 걸어왔다. 이때 기마병 1700명, 보병 2만 명을 포로로 잡았다. 전차를끄는 말들은 십분의 일만 남기고 모두 다리의 힘줄을 끊어 버렸다. 이때시리아군 2만2천명을 전사시켰다. 숫자에 차이를 보이지만 역대기를 기록한 저자는 이렇게 정리하고 있다.

"그 병거 일천 승과 기병 칠천과 보병 이만을 빼앗고 그 병거 일백 승의 말만 남기고 그 외의 병거의 말은 다 발의 힘줄을 끊었더니." (역대상 18:4) - P187

여섯째, 적들의 연합을 저지하라. 암몬이라는 나라 왕에게 신세를 지었던 적이 있었다. 그 왕이 죽었다는 소식을 들려오자 얼른 조문단을 보냈다. 이때 그들은 우리 조문단을 정탐꾼으로 오해하여 선을 넘는 짓을 하고 말았다. 아들 왕에게 조문단이 당한 수모는 눈뜨고 볼 수 없을 정도였다. 수염을 우스꽝스럽게 잘라 버렸고, 엉덩이가 훤히 보이도록 옷을 잘라버리기도 했다. 꼴 좋다고 하며 낄낄거리고 배가 아프도록 웃어 대는 그들의 모습이 눈에 선했다. 조문단이 느꼈을 수치심을 생각하니 머리 위에서 김이 날 정도로 열이 올랐다.

"그래서 하눈(암몬의 새로운 왕은 다윗의 신하들을 붙잡아서. 그들의 한쪽 수염을 깎고, 입은 옷 가운데를 도려내어, 양쪽 엉덩이가 드러나게 해서 돌려보냈다." (사무엘하 10:4)

나는 그들의 태도를 정면으로 나에게 대들겠다는 선전포고로 받아들였다. 그래서 나의 오른 팔 요압장군이 군대를 이끌고 암몬으로 갔다. 암몬은 끝까지 어리석었다. 이제라도 미안하다고 하면 됐을 것을 오히려 시리아 용병 3만3천 명을 데려와 이스라엘 군과 맞장을 떴다. 물론 아들람 동굴에서부터 잔뼈가 굳었던 용맹한 요압의 군대를 당할 수가 없었다. 결국 그들은 뒤늦게야 백기를 들고 말았다. - P188

문제는 이전에 패했던 시리아의 우두머리 하닷에셀왕이 엉겨붙기 시작했다. 시리아인들로 구성된 대규모 연합군을 만들었다. 아마 지난 패배를 설욕하고 싶었나보다. 하도 가소롭고 패심하여 요압에게 맡기기 보다는 이번에는 내가 직접 참전하여 지휘했다. 이번에 완전히 시리아군을진멸해야겠다고 결심했다.
이 전투에서 시리아의 전차부대원 7백 명, 기마병 4만 명의 목숨이 날아갔다. 시리아 지휘관도 잡아 그 자리에서 목을 쳤다. 다시는 연합군을 결성하지 못하도록 본 떼를 보여주었다.

"하닷에셀의 부하인 모든 왕은, 자기들이 이스라엘에게 패한 것을 알고서, 이스라엘과 화해한 뒤에, 이스라엘을 섬겼다. 그 뒤로 시리아는, 이스라엘이 두려워서, 다시는 암몬 사람을 돕지 못하였다." (사무엘하 10:19) - P189

주님께서 아브라함에게 주시겠다고 한 땅에 대한 약속이 있었다. 그내용은 이랬다.

"바로 그 날, 주께서 아브람과 언약을 세우시고 말씀하셨다. ‘내가 이땅을, 이집트 강에서 큰 강 유프라테스에 이르기까지를 너의 자손에게 준다. 이 땅은 겐 사람과 그니스 사람과 갓몬 사람과 헷 사람과 브리스사람과 르바 사람과 아모리 사람과 가나안 사람과 기르가스 사람과 여부스 사람의 땅을 다 포함한다."(창세기 15:18-21)

주님은 이 약속을 아브라함의 후손인 나와 통일 이스라엘 국민들을 통해 이루셨다. 밑으로는 이집트 강에서부터 위로는 유프라테스강에 이르기까지 그 넓은 땅을 이스라엘에 주셨다. 주변에서 감히 건드리는 나라 또한 없었다. - P190

나는 ‘국민 한 사람의 생명이 곧 국가‘라는 생각을 했다. 이스라엘의 국민 한 명의 생명이나 왕인 나의 생명이나 동일하게 소중했다. 따라서 대외적으로는 군사적 강국을 추구했지만 국내 정치에 있어서는 철저히 공평함과 의로움을 추구했다. 이것이 나의 국정철학이었다. 사무엘서는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다윗이 왕이 되어서 이렇게 온 이스라엘을 다스릴 때에, 그는 언제나 자기의 백성 모두를 공평하고 의로운 법으로 다스렸다."(사무엘하 8:15)

잘못된 판단으로 억울한 사람이 생기지 않게 하려고 노력했다.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든든한 버팀목이 되는 것이 주님이 내게 주신 사명이라고 생각했다. 후에 사도행전의 저자 누가는 나에 대해 이렇게 썼다.

"다윗은 그의 세대에 ‘하나님의 목적‘을 위해 섬겼다." (사도행전 13:36)
"David had served God‘s purpose in his own generation."(Acts 13:36)

그렇다. 나의 역할은 섬기는 것이다. 첫째는 주님을, 둘째는 나의 국민을! 나는 날 향한 ‘하나님의 목적‘을 잊어버린 적이 없다. 빈칸을 포함하여 ‘일곱 글자‘ 밖에 안 되는 이 모토는 나의 가슴에 철도장으로 늘 박혀 있었다. - P192

주님, 우리 주님!
주의 이름이 온 땅에서 어찌 그리 위엄이 넘치는지요?
저 하늘 높이까지 주의 위엄 가득합니다.
어린이와 젖먹이들까지도 그 입술로 주의 위엄을 찬양합니다.
주께서는 원수와 복수하는 무리를 꺾으시고,
주께 맞서는 자들을 막아낼 튼튼한 요새를 세우셨습니다.
주께서 손수 만드신 저 하늘과 주께서 친히 달아 놓으신 저 달과 별들을 봅니다.
사람이 무엇이기에 주께서 이렇게까지 생각하여 주시며,
사람의 아들이 무엇이기에 주께서 이렇게까지 돌보아주십니까?
(시편 81-4, 다윗의 시에서) - P193

한번은 요압이 군대를 이끌고 암몬과의 전쟁터에 나갔다. 나는 그때 예루살렘에 머물러 있었고 여유로운 날들을 만끽할 수 있었다. 하루는 저녁시간 즈음 오랜만에 기분 전환을 하고 싶어 옥상에 올라갔다. 그날따라 공기도 참 맑았고 신선했다. 모든 것이 완벽한 하루 같았다.
바로 그때 나는 한 여인의 목욕하는 장면을 보고야 말았다. 그 여인은 밧세바였고 그녀의 남편은 요압과 함께 전쟁터에 나가 있던 우리아였다. 그녀를 보자 심장이 쿵쾅거렸다. - P198

결국 나는 하지 말아야 할 짓을 하고 말았다. 당시 나는 왕권을 가지고 있는 최고 권력자로서 원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 영이 늘 깨어 있어야 하는 지도자의 위치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몸과 마음을 육체의 본능에 맡겨버렸다. - P199

내가 쓴 시편에 등장하는 그 악인은 바로 나였다.

"악인의 마음 깊은 곳에는 죄의 속삭임만 있어,
그의 눈에는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기색이 조금도 없습니다.
그의 눈빛은 지나치게 의기양양하고,
제 잘못을 찾아서 버릴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그의 입에서 나오는 말이란 사기와 속임수뿐이니.
슬기를 짜내어서 좋은 일을 하기는 이미 틀렸습니다.
잠자리에 들어서도 남 속일 궁리나 하고,
스스로 좋지 않은 길에 버티고 서서,
한사코 악을 버리려고 하지 않습니다."
(시편 36:1-4) - P201


댓글(2)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ys로스쿨러 2023-08-07 17: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꼭 통일해야 할까요? 통일이 수익대비 비용에는 어떤지,,하나님의 관점에서는 어떤지 전부 따져봐야 할 것 같아요,,북한의 기독교인들이 많이 힘들어 한다는 얘기들은 많이 들었어요,,

즐라탄이즐라탄탄 2023-08-07 17:20   좋아요 0 | URL
예 저도 당장은 쉽진 않을거라고는 보는데 뭐 미래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니 범국가적인 차원에서는 뭐라도 조금씩 준비는 해놓는게 맞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있습니다. 정부에 있는 통일부라는 부서도 괜히 세금 축 내려고 있는 부서는 아닐테니까요.. 솔직히 저는 평소에 딱히 남북통일이라는 거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거나 한 적은 그렇게 많지 않았었는데 이 책에서 우연히 통일과 관련된 내용이 나오길래 잠깐이나마 저자의 생각을 빌려 언급해보았습니다. 제가 어떻게 할 수 없는 능력 밖의 일이라 그냥 책에 나온김에 간단한 생각정도 끄적여 본거로 봐주시면 될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