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아는 문제아로 태어나는 게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 - P63
벨기에 출신의 다르덴 형제가 감독을 맡은 이 작품(자전거 탄 소년)은 폭력의 덫에 걸린 한 소년을 구원하는 과정을 통해 진정한 선의 의미와 사랑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 P64
우리나라에서 한 해 버려지는 아동의 숫자가 8~9천 명이라고 합니다. 유태 격언에 신이 도처에 있을 수 없어 어머니를 세상에 내려 보냈다는데, 이 아이들을 품어주고 사랑해줄 부모는 어디로 갔을까요? - P64
아이는 누구나 자신만의 전봇대가 필요합니다. 내 말을 묵묵히 들어주고 언제나 내 편이 되어줄 완벽한 전봇대 말이지요. - P65
우리가 범하는 오류 가운데 하나는 아이에게 필요한 전봇대를 인정하기보다 어른의 입장에서 아이들의 존재를 규정짓는 것입니다. "내 경험상 어렸을 때에는 이것이 중요하니 너도 이것의 필요성을 인정해야 돼." 라는 어른들의 강압은 아이들의 자전거를 주저앉게 만드는 대못과도 같을 수 있습니다. 아이의 절실함을 어른의 관점에서 ‘가치 없다. 안 된다.‘ 라는 말로 일축하는 동안 우리 아이들의 마음은 하염없이 시들어 갑니다. - P65
모든 우연은 필연을 가장한 인연이라고 하지요? - P66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잠자리에서 듣거나 감아드는 엄마 또는 아빠의 입김이 아닐까요. 아이라면 누구나 듣는 귓속말, "잘 자."라거나 혹은 "사랑해."와 같우 일상적인 말들이 시릴에게는 기억에 꼽을 만큼 낯선 경험일 것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 P66
문제아는 문제아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주변의 환경이나 여건이 문제아로 만들어간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 영화 속의 시릴이 동네 형과 함께 폭력과 강도 행각을 벌일 수 밖에 없었던 까닭도 곰곰이 따져보자면 외로움에서 출발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외로웠기 때문에 그는 그 악의 손길조차도 관심이라 여기며 그와의 의리를 지키겠다는 생각을 했는지도 모릅니다. 시릴의 선한 의도도 환경에 따라 악이 될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그는 문제아가 되어 버린 셈이지요. - P67
생채기 없이 큰 나무가 될 수 없듯 누구에게나 실수는 있는 법입니다. 다만 그 실수를 주변 사람들이 어떻게 받아들여주는지가 더욱 중요한 일이겠지요. - P67
누군가를 도와주는 과정이 바로 자신을 찾아가는 여정이라는 생각을 가질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봉사의 가장 큰 수혜자가 자기 자신이라는 말이 있듯, 베푼다는 것은 곧 스스로를 세상 속에서 곧추세우고 자신의 성장을 이루는 행위라고 여겨집니다. - P68
이 영화를 함께 본 어른들이 모두 공감한 얘기가 있습니다. 우리 어른들은 아이들의 페달이 되어주고 싶어하지만 여차하면 아이들의 브레이크가 되고 만다는 점이지요. 웃으며 서로 나눈 얘기지만 생각해보면 섣부른 도움의 손길은 외려 아이들의 진로를 방해한다는 것에도 생각이 닿았습니다. - P69
부모님의 절대적인 신뢰와 따뜻함이 자식들의 운명도 가를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 P70
정말로 따뜻한 사랑을 받고 자란 사람은 어른이 되어서도 스스로 설 수 있고 당당하지만, 결핍을 맛본 사람은 성장하는 것을 두려워하기도 합니다. 진정한 마음으로 아이들을 대해야겠다는 생각이 새삼 고개를 들었습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정말로 필요한 것은 따스한 입김임을 다시금 생각해봅니다. - P70
따뜻한 말은 사람을 따뜻하게 하고요 따듯한 마음은 세상까지 따뜻하게 한다고요 - P71
세상에는 많고 많은 문제아가 있다. 그러나 상처가 없는 문제아는 없다. 발로텔리의 기행도 어린 시절 무관심에 의한 애정결핍에서 비롯된 것이고, 시릴도 아버지에게 버려진 상처로 문제아가 되었다. 가출 비행 청소년이 생겨나는 것도 가정에서의 갈등과 애정결핍이 가장 큰 이유이다. - P74
모든 청소년들은 똑같다. 일명 모범생과 비행 가출 청소년들, 그리고 시릴까지 모두 다를 것이 없는 청소년들일 뿐이다. 모든 청소년들은 보호받고 사랑받으며 자랄 권리가 있다. 하지만 이렇게 경계가 나뉘는 것은 바로 환경 때문이다. 사막에서 빙하가 나타날 수 없고 남극에서 선인장이 자랄 수 없듯이 환경은 청소년기에 큰 영향을 준다. 시릴을 핏불에서 순한 양으로 만든 것처럼 청소년들에게는 사만다가 필요하다. 그런 관심과 사랑이 말이다. - P74
부모의 눈은 온통 자기 자식에게로 향하지만 자식의 눈은 세상으로 향해 있어서 부모의 모습이 온전히 들어가지 못하는 것은 아닌가 싶었습니다. - P78
우리는 아이들에게 아무것도 보지 말고 오로지 공부만 하라고 합니다. 그리고 선생들과도 거래하려 하고 학원이나 과외를 다니다 그만두면, ‘끊는다‘ 라고 표현합니다. 하지만 그 속에서 내 아이의 평생 좌표가 되는 선생을 만날 수도 있는 법입니다. 샤오천의 아버지를 보면서 자식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키우려 한다면 아이의 모든 선생을 대하는 부모의 자세도 달라져야겠구나,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 P79
모든 것을 포기하고 세상의 성공을 가지는 것이 진정한 성공인지, 인간으로서의 관계와 사랑을 남기는 것이 옳은 것인지 고민하게 됩니다. - P80
천카이거 감독은 중국의 5세대 감독 가운데 대표주자라고 하는데 5세대 감독이란 문화혁명 때 젊은 시절을 보냈던 인물들을 가리키며 구태와 현실에 안주하지 않는, 새로운 이념을 지녔다고 합니다. - P81
아버지의 두 손에는 아무것도 들려있지 않았지만 자식과 삶의 무게가 팽팽하게 양쪽으로 늘어뜨려져 있었겠지요. 나이를 먹으면서 아버지가 감당해야 했던 삶의 무게는 결코 줄어들지 않는, 평생을 지고 가는 짐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 영화의 가치라면 그 평범한 아버지들의 부성애를 다시금 새기는 일이기도 할 것입니다. 악기보다 더 큰 소리와 울림을 가진 감동의 악기는 바로 부모라는 자리가 아닐까, 하는 마음과 함께 말이죠. - P82
아버지들이 늦게 들어오시고 우리와 자주 놀아주지 못하는 것은 항상 우리의 성공을 바라며 일하시기 때문이다. - P85
나는 가끔 아버지의 고마움을 잊고 산다. 입고 있는 옷과 밥 그리고 살고 있는 집이며 모든 생활이 아버지가 엄청난 노력으로 돈을 벌어 오셔서 가능한 것이다. 어머니 뿐만 아니라 아버지들의 업적을 감사하기 위해 만든 날이 어버이날인데, 이런 날에 쉬기는커녕 어른들은 직장에 가시고 학생들은 학교에 가서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하루를 보낼 수도 없다. - P85
밤늦게 아버지가 집에 들어오셨다. 간단히 인사 정도만 한 수 이내 안방으로 들어가 버리셨고, 나는 다시 내 일에 몰두 했다. 영화 <투게더>를 보면서, 내가 그 때 왜 아무 얘기도 하지 않았는지, 언제부터 아버지와 내가 인사만 하고 말도 안하는 그런 사이가 되었는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 P86
가난하다는 것은 분명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아픔인 것만은 사실입니다. - P90
광부의 아들이면 어떻고 노가다의 딸이면 어떤가요, 꿈이라는 값진 재산이 있는 한 누구나 부자인 것을요. - P90
아이들은 우리와 다른 별에서 온 천사다, 그런 생각을 하기까지는 사실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 P91
그렇게 참된 스승이란 꼭 대단한 장소와 위치에서 아이들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보잘것없는 곳, 낮은 곳에서 아이들과 눈높이를 맞춰주시는 분들이라고 생각합니다. 무한한 가능성을 그들의 눈높이에서 발견하고 꿈을 키워주는 윌킨슨 선생님 같은 분들 덕분에 빌리가 하늘을 날 수 있었던 것입니다. - P92
정리해고라는 칼날 앞에서 개인은 두부보다도 나약할지 모르지만 함께라면 그래도 견딜 만하다는 것이 노동자들의 힘이고 용기였을 것입니다. - P93
(독서방 교사로서 아이들과 만나 얘기하다 보면, 자신의 꿈이 아닌 부모의 꿈을 대신 꾸고 있는 아이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우리 아이는 ㅇㅇㅇ가 될 거예요."라고 자랑스럽게 말하는 부모 뒤에서 아이는 자신의 꿈을 툭 내려놓는 데도 말이죠.) - P94
그들은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투쟁을 하지 않고는 세상에서 그들이 얻을 수 있는 몫이 정말로 없다는 것을요. 가진 것이 없다면 자신에 대한 믿음과 열정 그리고 혁명처럼 뜨거운 신념이 있어야 세상이 자기편이 된다는 걸 그들은 알고 있었을 테지요. 그들의 헌신과 열망을 안고 발레리노 빌리는 탄생할 수 있었습니다. - P94
나이가 많든 적든 간에 소망은 하나같이 사람들의 가슴을 뛰게 하는 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거 알고 계신가요? 요즘 아이들은 하고 싶은 일이 없다는 말을 많이 한다는 것을요. 하고 싶은 일이 없다니요! 이 좋은 세상에서 꿈이 없다고 하면 부모님들은 펄쩍 뛰시겠지만 많은 것이 채워진 아이들에게 현실은 너무 안온한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빌리를 만나도록 많은 학교에서 이 영화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 P95
지금 형편이 조금 어려워도 그런 것쯤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꿈을 꾸고 열심히 달려가면 언젠가는 허공을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 P96
하지만 꿈은 꾸기만 하면 이루어지는 건 아닙니다. 다른 사람의 성취는 빛나는 별과 같을 뿐이지 내 것은 아니라는 거지요. 꿈이 내 것이 되기 위해서는 온 몸과 마음을 모아 그에 모든 것을 걸어야만 합니다. - P96
부모님들은 자식을 위해 많은 것을 희생하신다. 하고 싶은 일도 못하고 자식들을 돌보고 자식이 원하는 것을 대부분 들어주신다. - P99
‘시간이 있을 때 장미 봉우리를 거두라‘는 뜻의 카르페 디엠은 ‘현재를 즐기라‘는 말로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지요. - P103
이미 죽어 액자 속에서만 존재하는 사람들의 사진을 보여주며 그들이 갖지 못했던 현재를 가지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어른들에게 아이들의 현재란 미래로 가는 길목이며 수단일 뿐이라는 사실이 무겁게 다가옵니다. - P104
똑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달려가면 일등부터 꼴지까지 줄을 서지만 각기 다른 방향으로 바라보면 모두가 일등이 될 수도 있다는 광고 문구가 떠오릅니다. - P104
트리나 폴러스의 《꽃들에게 희망을》에서 나비가 되는 방법은 모두 같은 기둥을 오르는 것이 아니라 제각기 자기가 매달릴 곳을 찾아서 노력하면 아름다운 나비가 될 수 있음을 말합니다. 모든 꿈이 획일적이라면 인생은 얼마나 재미없을까요? 왜 어른들은 직업이라면 의사나 판사, 검사밖에 모르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아이들의 불평도 그래서 일리가 있습니다. - P104
키팅 선생님은 책상 위로 올라가서 보라고 외칩니다. 다른 시각으로 보라는 것, 곧 자기만의 시선과 관점을 가지라는 말이지요. 책을 읽을 때도 마찬가지이죠. 작가의 관점이 있다면 수많은 독자의 각기 다른 관점도 있어야 하지요. 마르셀 뒤샹의 《샘》은 변기를 거꾸로 세워놓은 전위적인 발상으로 유명해졌지요.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시도할 부 없는 것이 바로 발상의 전환이며, 그런 시각과 창의력을 가졌기에 뒤샹은 인정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 작품을 처음 접하는 아이들은 모두 깔깔거리고 웃지만 곧 거기에서 무엇을 찾아내야 하는지를 깨닫게 됩니다. 똑같은 것이라도 다른 관점으로 접근해보면 다른 세계를 인지할 수 있다는 말이겠지요. - P105
위대한 예술가나 뛰어난 과학자들 혹은 문인들은 모두 자신만의 독특한 시선을 가지고 있습니다. 남들과 같은 자리에 서서 그들과 똑같은 생각을 하고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서있는 것은 그저 보통에 머무르게 할 뿐 절대로 그 이상을 넘어설 수 없습니다. - P105
"시가 아름다워서 읽고 쓰는 것이 아니다. 인류의 염원이기 때문에 시를 읽고 쓰는 것이다." - P105
요즘 아이들은 시를 읽거나 쓸 시간이 없습니다. 시를 읽고 문제를 풀어야 공부라고 여기지요. 현재의 모든 시간은 영어와 수학 공부를 하는 데 쏟아부어도 부족할 지경이며 점수로 연결되지 않는 것은 가치가 없습니다. 그런 세상에서 키팅 선생님은 시를 쓰라고, 자신만의 시를 쓰라고 외치고 있습니다. - P106
"나는 자유롭게 살기 위해 숲 속에 왔다. 삶의 정수를 빨아들이기 위해 사려 깊게 살고 싶다. 삶이 아닌 것을 모두 떨치고 삶이 다했을 때 삶에 대해 후회하지 말라." - P106
시인 소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절망적으로 산다." 고 했지만 선생과 제자들은 그렇게 살지 않겠다는 약속이기도 합니다. - P106
"나 혼자 꾸는 꿈은 단지 꿈일 뿐이다. 그러나 모두가 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된다." 오스트리아의 건축가이자 화가인 훈데르트바서가 한 말입니다. 교육은 일방통행이 아니라 학생과 선생, 그리고 부모가 함께 걸어가야 하는 길입니다. 아이들이 꿈을 현실에서 이루어가기 위해서는 아이들 스스로 길을 찾고 세상을 바라볼 수 있도록 어른들이 창을 열어주어야 합니다. 그것이 우리 어른들의 몫이라는 것을 키팅 선생님은 역설하고 있습니다. - P107
진정한 멘토는 아이들에게 기존의 질서와 권익을 강요하기보다 실수를 하고 어설프더라도 다른 시각에서 시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입니다. - P107
캡틴, 즉 선장을 마음에 품은 사람만이 누군가의 뜨거운 선장이 될 수 있습니다. - P108
"천재는 노력하는 자를 이기지 못하고,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기지 못한다." 는 말이 있는데, 결국 정상에 서는 자는 즐기는 자다. 아무리 남들보다 많이 노력하고 또 노력해도 정말 즐기면서 하는 자를 이기지 못하는 것, 마치 앞에 말한 우리나라와 유럽의 선진국들을 대비해 보는 듯하다. - P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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