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세대는 엄청나게 많은 정보를 제공받습니다. 그중에서 자기 취향에 맞는 것만 취한다고 그러는데, 자기 걸 찾으려면 뒤져야 해요. 뒤지다 보면 아주 세심하게 읽지 않아도 조금씩은 맛보게 되죠. 그래야 ‘뭐, 이런 꼰대 같은 소리를 해‘라고 하면서 버릴 수 있어요. 그 자체가 샘플링이고 상황을 파악하는 과정입니다. - P225
젊은 친구들이 처음부터 편파적으로 ‘저쪽 건 전혀 안 볼 거야‘ 라고 작심하는 건 아니라는 거죠. 이것저것 뒤지면서 나름대로 거르는 과정에서 전체를 파악합니다. 기성세대보다 더 넓게 접근하는 것 같습니다. - P225
선택권, 편집권이 다 저널 쪽에 있죠. 기존의 권력과 권위가 작동하고요. - P226
개체 대 개체로 비교하지는 않았지만, 종대 종으로 비교하면 어느덧 우리 인간은 지식의 총량에서 지구에 있는 어떤 종과 감히 비교조차 불가한 존재가 되었습니다. - P228
‘인간은 출발선을 들고 다니는 동물이다.‘ - P228
"우리 과학자의 임무는 일반인도 이를 알 수 있게 객관적 방법론을 찾는 것일세." - P229
불교에서는 개에게도 불성이 있다. 이렇게 접근하잖아요. 마음을 사고와 감각 모두를 포함한 작용으로 보면서, 식물 또한 인간과는 다른 방식의 마음 작용을 한다고 바라보고요. - P229
인간만은 유일하게 자기가 직접 해보지 않은 일을 글과 말을 통해 배워서 하잖아요. - P230
우리는 매 세대가 원점으로 돌아가 똑같은 데서 출발하지 않고 앞선 세대가 멈춘 곳까지 출발선을 들고 가서 거기서부터 나아갑니다. 지구에 있는 어떤 생물도 인간의 경쟁 상대가 될 수 없어요. 그들의 뇌가 어느 정도 형성됐다 해도 지식을 축적할 수 있는 체제가 없으니까요. - P231
학자들은 가끔 외계 생물에 대해 논쟁하는데요. 그들에게 지식을 축적할 능력이 없다면 구태여 고민할 이유가 없다고 저는 말해요. 그들이 우리를 침공하는 건 불가능하다고요. - P231
엄마 침팬지는 새끼 침팬지를 가르치지 않아요. 가르침은 없습니다. 배움만 있어요. 새끼 침팬지는 옆에서 그냥 보고배워요. - P231
침팬지들은 일단 한 번 배우면 정말 잘해요. 몸에 완전히 익힙니다. 반면 우리는 학교라는 공간을 만들고 아이들을 데리고와 일방적으로 가르칩니다. 그중에 잘하는 아이도 있고, 잘 못하는 아이도 생기는데, 못하는 아이는 왜 평평한 돌을 가져와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한 채 다음 단계로 갑니다. 계속 못할 수밖에 없어요. - P232
동물 세계에는 선생님이 없는 것 같아요. 선생님이 있어도 적극적으로 가르치지 않습니다. 선생님은 그냥 거기 있고 아이들이 보고 배웁니다. 저는 우리가 약간 동물스러운 교육을 하면 좋겠어요. 선생님은 먼저 가르치려고 덤벼들지 말고, 아이들이 스스로 배울 수 있도록 일종의 촉진자 facilitator가 되어 분위기를 만들어주면 어떨까 싶습니다. - P233
엄마 침팬지는 실패하는 새끼 옆에서 자기 열매만 계속 깨먹고 있습니다. 가끔은 새끼가 엄마 침팬지 걸 뺏어 먹어요. 뺏기면 할 수 없지만 ‘배고프지? 엄마가 까줄게‘ 그러지는 않습니다. 새끼는 배고프니까 어떻게든 기술을 익혀서 먹으려고 엄마 침팬지를 더 세심하게 관찰하겠죠. 마침내 자기가 혼자서 탁! 깨 먹는 순간이 오는 거예요. - P233
벤저민 프랭클린 Benjamin Franklin 이 "나에게 말로 하면 잊을 것이고, 가르쳐주면 기억할 것이며, 참여하게 하면 배울 것이다"라고 말했다지요. - P233
‘아! 곱셈의 기본은 더하기구나!‘ - P234
구구단은 바로 전 수에 같은 수를 더한 것 - P234
우리가 교육하는 이유가 뭘까요? 사회에 진입하는 사람들이 이 정도는 최소한 알아야 원만히 함께 살 수 있다는 것을 가르치는 거 - P235
사회 구성원이면 꼭 갖춰야 할 아주 기본적인 배움이 뭘까 - P235
요샛말로 ‘뭣이 중헌디‘예요. 늘 국영수만 중요할 수는 없습니다. 지금은 자연과의 관계 속에서 어떻게 살아남을까를 고민해야 합니다. - P235
우리는 잘 모르기 때문에 미워하고, 잘 모르기 때문에 질투하고, 잘 모르기 때문에 따돌리지요. 충분히 아는 사이에선대개 그런 짓을 못 하잖아요. - P238
알아가면서 오해가 풀리는 경험을 다들 하죠. - P238
자연에 대해서도 알아가려고 노력하다 보면, 어느순간에 자연을 도저히 해칠 수 없는 사람이 됩니다. - P238
과학이니까 실험군이 있고 대조군이 있어야 하죠. - P240
‘한 조직에 생동감을 불어넣는 효과‘로 ‘메기 효과‘라는 말을 씁니다. - P250
동물은 배타적이잖아요. 우리는 배타적일 수밖에 없어요. 그럼에도 우리는 최고의 지성을 가진 인간이기에 동물적 본능 수준을 뛰어넘어야 하죠. 나부터 살고 내 가족만 우선하는 동물적 본능이 앞선 조직은 외부에서 들어오는 영향을 막으려고만 합니다. 그러나 다양성을 이루며 학문적 성과와 사회적 공익을 쌓는 조직은, 이성적 사고로 제도를 정비해나갑니다. - P251
"외국의 좋은 대학들이 왜 성공했겠어요. 팔이 안으로 굽는 걸 과감히 참아냈기 때문에 다른 피를 수혈해서 좋은 성과를 이룬 겁니다." - P252
‘공부하고 싶은 사람이 마음껏 나아갈 수 있는 길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바라죠. 편견 없이 성장을 인정해주는 분위기 속에서 누구나 반열에 오를 수 있는 바른 시스템이 절실합니다. - P253
나는 ‘함께‘라는 표현에 주목한다. 흔히 이런 상태를 공존共存이라고 묘사하지만, 나는 지금 우리 사회는 공존에는 한참 못 미치는 혼존 상태라고 진단한다. ‘혼존混存‘은 ‘함께‘ 있지만 ‘제가끔‘ 존재하는 상태를 일컫기 위해 내가 새로 만든 단어다. 혼존을 넘어 공존의 시대를 열려면 떠밀려 섞이는 게 아니라 제대로 섞어야 한다.
‘원래 자연은 최고 서열인 알파 중심 구조다. 원숭이들은 우두머리 알파가 다 차지한다‘ - P258
인간을 뺀 영장류 세계의 알파는 우리의 알파와는 달라요. 프란스 드 발Frans de Waal 이 쓴 《침팬지 폴리틱스》라는 책에 따르면, 수컷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우두머리 수컷은 절대로 전부를 거머쥐지 않습니다. 나눕니다. - P258
어제의 동료가 오늘의 적이 되는거죠. - P259
우리 고대 역사를 보면 2인자가 1인자를 꺾는 역사였다 - P259
1인자가 2인자를 품지 않고 항상 독식하니까, 최측근인 2인자가 반란을 일으켜 1인자를 제거하고 올라서는 역사를반복했어요. 그래서 최측근에게 배반당하는 사건이 우리 역사에 많습니다. 매우 동물적 방식이에요. 우두머리가 분배를 제대로 하지 않아서 2인자가 3인자, 4인자와 손잡고 1인자를 거꾸러뜨리는 방식이죠. - P259
숫자는 예측력이 굉장히 높거든요. 일단 숫자가 바뀌면 세상이 변할 수밖에 없습니다. - P262
저는 대학을 일곱 번, 여덟 번 다녀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피터 드러커 Peter Drucker 선생님이 배워서 써먹고, 또 배워서 써먹는 시대가 온다고 하신 말과 맞물립니다. 지식의 유효 기간이 짧아지고 있어요. 20대 초에 배운 알량한 전공 지식으로 95세까지 우려먹는 것이 기본적으로 불가능해졌습니다. - P266
사교육이 어떻게 없어지겠어요. 다만, 사교육이 교육 전체를 좌지우지하지 않게 만들면 되죠. 공교육이 패권을 잡고 사교육은 그 틈새에서 살아 있게 하면 됩니다. - P267
경영학에서 잘된 걸 바꾸는 건 바보짓이라고 해요. - P268
대개는 이야기하면서 많이 풀려요. 저는 기숙사 튜터를 하면서 들어주기가 상당히 중요하다는 점을 배웠습니다. - P280
지금 뭘 하고 있는지를 캐내려면 말을 잘 걸어야 하죠. 내가 말을 많이 해봐야 알 수 있는 게 아니니까요. - P280
리더가 입을 열면 아무도 입을 열지 않아요. 집단 지성을 이루고 창의성을 끌어내려면, 리더는 어금니가 아프도록 입을 다물어야 합니다. - P281
조직의 장이 말하면 모든 게 무너져요. - P281
상당히 많은 사람이 실제로 ‘침묵의 불편함‘을 견디지 못해요. - P282
약간 무심한 듯 기다리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 P282
제 머릿속에 있는 빅데이터를 보면, 대부분 첫 마디를 튼 사람이 계속 이야기를 이끌어갑니다. - P282
먼저 말을 시작하게 주도권을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해요. 제가 주도권을 가지면 아이는 묻는 질문에 답만 하지만, 아이가 주도권을 가지면 대화를 이끌어야 한다고 생각해서인지 예상치 못한 이야기를 술술술 붑니다. ‘아! 요 녀석이 요즘 이것 때문에 그렇구나.‘ 감이 오죠. 하지만 참는 게 참 힘들어요. - P283
1초는 부족합니다. 1분은 참아야죠. 침묵을 내가 깨지 않도록 이 악물고 참아야 해요. - P283
‘자존감 상승의 열쇠‘는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는 것이겠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 P2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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