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은 글의 제목이 ‘기적 같은 결과를 낳은 편지들‘ 이라는 것인데 이 책에 앞서 나왔던 다양한 원칙들이 골고루 반영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특별히 이 책에서 가장 빈번히 반복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상대방이 중요한 사람이라는 느낌을 갖게 해줘야 한다‘는 것이었는데, 여기도 어김없이 이 원칙이 녹아들어가 있었다.

이제 이 책의 막바지에 왔다. 이제부턴 책의 앞부분에 나왔던 원칙들을 적용한 사례들을 다양하게 접하면서 독자들이 무의식적으로 그것들을 익혀나갈 수 있도록 저자가 돕는다는 느낌을 받았다.
.
.
.
앞서 나왔던 원칙들을 적용한 사례들을 만나봤고 이어지는 다음 챕터에서는 결혼과 관련된 내용이 나온다. 여기서도 마찬가지로 다양한 사례들이 소개되는데 가장 먼저 행복한 결혼생활을 위해 하지 말아야 할 것들에 대해 소개된다. 나폴레옹 3세와 외제니, 톨스토이 부부, 링컨 부부의 사례를 살펴보면 질투심과 잔소리 혹은 폭력이 결혼생활에 얼마나 치명적인지 뼈저리게 느끼게 된다. 물론 이게 전부라고 할 순 없지만 어느 정도 치명적인 영향력이 있음은 부인할 수 없을 듯하다.

아, 그리고 이 부분을 읽으면서 한 가지 주의할 사항이 있다. 저자가 남자라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책에 나온 사례가 다 부인이 잔소리하고 질투하고 폭력을 썼다는 것이었는데 현실에서는 그 반대인 경우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서 읽으면 좋겠다. 이런 말을 하는 이유는 이 책의 서평(100자평과 리뷰)들을 보다보니 이 책의 앞부분까지는 좋았는데 뒤에 나온 지금 이 챕터에 대한 평이 좋지 못한 것을 봤기 때문이다. 아마도 본문의 뉘앙스가 무조건 아내가 잘못했다는 식으로 쓰여있어서 생길 수 있는 오해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얼마든지 잔소리와 질투, 폭력의 주객이 전도될 수 있음을 생각하면서 읽어보면 오해없이 읽을 수 있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든다.

또한 이어지는 한 사례(디즈레일리와 메리 앤)를 읽다보면 독자에 따라서 뭔가 현실적이지 않다는 느낌도 충분히 받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 일부의 사례만을 가지고 ‘이것이 정답이다‘ 와 같은 느낌을 준다고나 할까? 좀 일반적이지 않다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약간은 비현실적이라고 느껴지는 이 사례에서도 마땅히 배우고 취해야 할 요소들은 분명히 있었다고 생각한다. 모든 사례를 똑같이 따라할 수는 없어도 그 중에서 독자인 내가 좋다고 느껴지는 것이 있다면 그런 것들은 과감하게 수용하고 자신의 삶에 적용해보는 지혜가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

그는 적에게 자신의 부탁을 들어달라고 요청했다. (중략) 그는 상대방이 즐거워할 부탁을 했다. 적의 허영을 건드리고 그를 인정해주는 부탁이자, 프랭클린이 그의 지식과 업적에 대해 찬탄하고 있다는 사실을 은밀하게 보여주는 부탁이었다.

"제가 사소한 부탁을 해서 그가 자신을 중요한 사람으로 느낄 수 있도록 만들었던 게 그가 태도를 바꾼 원인이었습니다."

진정한, 진심 어린 감사가 아니라 아첨과 위선을 통해 다른 사람의 기분을 좋게 만들려는 사람들이 있다.

기억하라. 우리 모두는 인정받기를 원한다. 그것을 얻기 위해서라면 뭐든지 하려고 든다. 하지만, 그 누구도 사탕발림은 원하지 않는다. 누구도 아첨은 원하지 않는다.

다시 한번 말하겠다. 이 책에서 가르치고 있는 원칙들은 진심에서 우러나올 때만 효과가 있다. 나는 절대 잔재주를 옹호하고 있는 게 아니다. 나는 새로운 삶의 방식에 대해 말하고 있다.

"그래서요?"

"내가 모르는 여성보다는 내가 사랑하고 존중하는 여성이 더 좋습니다."

잔소리라는 독가스

스스로 초래한 일이다. 그 가련한 여성은 질투와 잔소리를 통해 스스로에게 불행을 불러왔다.

지옥의 모든 악마들이 발명한 사랑을 파괴하는 모든 끔찍한 장치들 중에서도 잔소리는 가장 치명적인 장치이다. 잔소리는 실패하는 법이 없다. 킹코브라의 독처럼 그것은 항상 사랑을 파괴하고 죽여버린다.

어머니가 끊임없는 불평과, 끝없는 비판과, 끝을 모르는 잔소리로 아버지를 죽음에 이끌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문제는 이것이다. 잔소리가 그녀에게 도움이 되었는가? 아니면 잔소리로 인해 나쁜 상황이 더 나빠졌는가?

"제가 생각해도 전 미쳤던 것 같아요."

링컨 부인, 외제니 황후, 톨스토이 부인이 잔소리를 통해 얻은 결과란 그런 것이었다. 그들은 스스로의 삶에 비극을 초래했다. 그리고 자신이 가장 사랑하던 모든 것을 파괴했다.

《보스턴 포스트》는 이렇게 표현했다. "많은 아내들이 잔소리라는 작은 삽질을 통해 조금씩 자신들의 결혼 생활을 무덤으로 만든다."

행복한 가정생활을 유지하고 싶다면 첫 번째 비결은 다음과 같다.

비결 1 : 절대로, 절대로 잔소리하지 마라!

Don‘t, Don‘t nag!

영국의 수상이었던 디즈레일리는 말했다. "나는 인생에서 많은 잘못을 저지르기는 했지만, 절대 사랑을 위해 결혼하는 바보짓은 하지 않겠다."

그녀가 아무리 사람들 앞에서 모자라고 산만하게 굴더라도 디즈레일리는 한 번도 그녀를 나무라지 않았다. 한 번도 비난의 말을 꺼내지 않았다. 혹 누구라도 그녀를 비웃으려 하면, 디즈레일리는 그 자리를 참지 않고 그녀를 격렬하게 옹호했다.

메리 앤은 완벽한 사람은 아니었다. 하지만 30년 내내 자신의 남편에 대해 이야기하고, 찬사를 보내고, 존경을 표하면서 전혀 지쳐 하지 않았다. 결과는 어땠을까? 디즈레일리는 말했다. "우리는 결혼한지 30년이지만, 한 번도 그녀가 싫증난 적은 없었습니다." (그런데도 몇몇 사람들은 메리 앤이 역사를 몰랐다고, 멍청한 여성이었다고 한다!)

디즈레일리는 메리 앤이 자신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존재라는 것을 감추지 않았다. 결과는 어땠을까? 메리 앤은 친구들에게 말하곤 했다고 한다. "그의 친절함 덕분에 나의 생애 전체가 행복으로 가득 차 있어."

그렇다. 메리 앤은 완벽하지 않았다. 하지만 디즈레일리는 그녀가 자신의 방식대로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놓아두는 현명한 사람이었다.

헨리 제임스는 말했다. "다른 사람과의 교제에서 알아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들이 행복해 하는 나름대로의 방식에 간섭하지 않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물론 다른 사람의 방식이 폭력적으로 우리의 방식에 개입하지 않는 한 말입니다."

리랜드 포스터 우드Leland Foster Wood도《가족 안에서 같이 성장하기Growing Together in th Family》에서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결혼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사람을 찾는 데서 그치면 안 됩니다. 당신이 올바른 사람이 되어야만 합니다."

행복한 가정생활을 원한다면 두 번째 비결은 다음과 같다.

비결 2 : 배우자를 바꾸려 들지 마라.

Don‘t try to make your partner over.

인간관계에 능하고, 다른 사람을 배려할 줄 알았던 글래드스턴은 집안에서 절대 다른 사람을 비난하지 않으려 했다.

도로시 딕스는 불행한 결혼 생활의 원인에 대해 미국에서 가장 많이 알고 있는 권위자이다. 그녀에 따르면 50퍼센트 이상의 결혼이 실패한다고 한다. 그렇게 많은 낭만적인 꿈들이 이혼이라는 바위 앞에 산산이 부서지는 가장 커다란 이유는 비판이다. 아무런 의미도 없고, 그저 다른 사람의 마음만 아프게 만드는 비판 말이다.

행복한 가정생활을 유지하고 싶다면, 세 번째 비결을 기억하라.

비결 3 : 비판하지 마라.

Don‘t criticize.

나는 야단을 치더라도 미국 저널리즘의 고전 중 하나인 《아들아, 아버지가 잠시 잊고 있었단다Father Forgets》 를 읽은 다음에 치라고 말하고 싶다.

《아들아, 아버지가 잠시 잊고 있었단다》는 감정이 고조된 순간에 써 내려간 글로, 많은 독자들의 심금을 울리고 세대를 건너 사랑받는 글이 되었다.

흠잡는 습관, 야단치는 습관. 이게 네가 어린아이인 데 대한 나의 보상이었던 거야. 내가 널 사랑하지 않는 건 아니다. 어린 네게 너무 많은 걸 기대하고 있었던 거지. 나에게 적용해야 할 잣대를 가지고 너를 판단하고 있었던 거지.

"아직 아이일 뿐이야. 아주 작은 아이!"

내가 너무 많은 것을 바랐구나. 너무 많은 것을 요구했구나.

폴 포페노Paul Popenoe는 로스앤젤레스 가족관계연구소 소장이다. 그는 말한다. "아내를 찾는 사람들은 높은 지위를 가지고 있는 사람을 찾는 게 아니라 매력있고, 자신들의 허영에 대해 기꺼이 좋게 말해 주고, 자신을 좀 더 나은 사람으로 느끼게 만들어 줄 사람을 찾는다."

회사 임원인 여성이 오찬에 초대받을 수는 있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이 대학 때 배운 ‘현대 철학의 주류‘ 같은 이야기나 재탕하고, 심지어 자신이 먹은 것은 자신이 내겠다고 고집할 것이다. 그런 여성은 그 이후 모든 점심을 혼자 먹게 된다.
그와 반대로 대학을 나오지 않은 타이피스트가 오찬에 초대받았다고 하자. 그녀는 자신을 초대해 준 사람을 계속 열정적으로 응시하면서 애정을 담아 말한다. ‘당신에 대한 이야기를 좀 더 해주세요.‘ 남자는 다른 사람에게 이렇게 말할 것이다. ‘그녀가 굉장한 미인은 아닐 수 있어. 하지만 그녀보다 더 말을 잘 하는 사람은 본 적이 없어.‘

남성들은 여성들의 잘 보이고 싶고 옷을 잘 입고 싶어하는 노력에 대해 인정해 주어야 한다. 남성들은 여성들이 옷에 관심이 많다는 사실을 잘 모르고, 깨달은 경우라도 흔히 잊어버린다.

길거리에서 한 남성과 여성이 다른 남성과 여성을 만나는 경우, 여성은 다른 남성을 보는 경우가 드물다. 여성은 다른 여성이 얼마나 옷을 잘 입고 있는지 관심을 가지고 보기 마련이다.

"아내에게 커다란 박수를 보내주어라." 그리고 그런 배려심 있는 말을 하는 김에, 두려워 말고 당신의 행복에 그녀가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람인지 알려 주어라.

"그녀는 무대의 갈채를 그리워했습니다." 워너 벡스터는 말했다. "하지만 그녀가 제 갈채를 오롯이 받고 있다는 걸 느끼게 하려고 애썼죠. 여성이 남편에게서 행복을 찾으려면 남편의 인정과 헌신에서 찾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인정과 헌신이 진실된 것이라면, 아내가 행복함에 따라 남편도 행복하기 마련입니다."

행복한 가정생활을 누리고 싶다면, 가장 중요한 규칙 중 하나가 바로 네 번째 비결이다.

비결 4 : 진심으로 칭찬해주어라.

Give honest appreciation.

까마득한 옛날부터 꽃은 사랑을 전하는 언어였다.

작은 관심이 갖는 의미는 다음과 같다. 작은 관심은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으로 하여금 당신이 그 사람을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그 사람을 기쁘게 만들어 주고 싶어 한다는 것을, 그 사람의 행복이 당신에게 매우 소중하고도 귀중한 것이라는 것을 알려 준다.

여성들은 생일과 기념일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냥 그렇다. 아마도 그 이유는 영원히 여성들만의 수수께끼로 남아 있을 것이다. 보통의 남성들은 평생동안 많은 날들을 잊고 살아가는 실수를 저지른다. 하지만 절대 잊지 말아야 할 날들도 있다. (중략) 아내의 생일 그리고 결혼기념일이다.

"불행한 결혼생활의 가장 깊은 곳에는 사소한 것들이 있지요. 아침에 남편이 출근할 때 아내가 손을 흔들어 주는 간단한 행동만으로도 수없이 많은 이혼을 피할 수 있을 겁니다."

끊임없이 작은 칭찬과 관심으로 사랑을 지켰다.

사소하고 일상적인 관심의 가치를 과소평가하고 있는 남성들이 지나칠 정도로 많다.

결국 결혼이라는 게 그렇다. 사소한 일들의 연속이 바로 결혼이다. 이 사실을 무시하는 부부에게는 고통이 따르기 마련이다. 미국 시인 에드나 세인트 빈센트 밀레이Edna St. Vincent Millay는 다음과 같은 간결한 시로 이러한 사실을 잘 요약했다.

사랑이 내게 나날이 상처를 주는 것이 아니다. 하찮은 것들로 인해 사랑이 가버리는 게 나를 아프게 한다.

사랑은 ‘하찮은 것들로 인해 가 버린다.‘

"나는 이 길을 단 한 번 걸어갈 것이다. 그러니 내가 사람들에게 친절을 보이거나 도움을 줄 수 있다면 그렇게 할 수 있는 순간 베풀어야 한다. 미뤄서도 안 되고, 무시해서도 안 된다. 이 길을 다시는 지나가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행복한 가정생활을 누리고 싶다면, 다섯 번째 비결은 다음과 같다.

비결 5 : 작은 관심을 보여라.

Pay little attentions.

"파트너를 선택하는 것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결혼 이후의 예의입니다. 젊은 아내들이 낯선 사람들에게 친절한 만큼 남편에게 친절하면 얼마나 좋을까요! 걸걸한 목소리로 더러운 말이나 쏟아내는 아내들로부터는 어떤 남자라도 도망치고 싶을 겁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지난번 포스팅에서 상대방으로부터 무언가를 얻어내기 위해서는 부정적인 답변인 ‘아니오‘ 라는 대답을 유도하는 식의 대화보다는 긍정적인 답변인 ‘네‘ 라는 대답을 유도할 수 있는 대화방식이 바람직하다는 얘기를 했었는데, 오늘은 이와 관련된 내용들이 이어진다.

사람들은 처음부터 다른 사람을 적대시함으로써 자신이 중요한 사람이라는 느낌을 가지려고 하는 듯하다. 진보적인 사람이 보수적인 사람들과 회의를 하게 되면 보수적인 사람들을 보자마자 그들을 분노하게 만든다! 하지만, 사실 그게 무슨 도움이 되는가? 만일 그 진보주의자가 다른 사람들을 화나게 만드는 걸 즐기는 사람이어서 그랬다면 그럴 수 있다고 넘어갈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진보주의자가 무언가 얻고자 하는 경우였다면, 생각이 모자란 사람이라고밖에 할 수 없다.

어떤 학생에게, 혹은 고객에게, 아이에게, 남편에게, 아내에게 처음부터 ‘아니오‘ 라고 말하게 만든다면, 그 뻣뻣한 부정적 태도를 긍정적으로 바꾸기 위해 너무도 많은 지혜와 성인聖人이나 가질 수 있는 인내심이 있어야 한다.

젊은 분의 태도는 누그러지고 변했습니다. 그분은 우리가 우리를 위해 정보를 요구하는 게 아니라 바로 자신을 위해 정보를 요구한다는 점을 깨달으셨기 때문이죠.

제가 처음으로 ‘네‘라는 반응을 끌어낸 거죠.

"논쟁 해봐야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다른 사람의 관점에서 보고, 그 사람에게 ‘네, 네‘ 라는 말을 하도록 만드는 게 훨씬 더 도움이 되고 흥미로운 일이란 걸 배웠죠."

‘소크라테스의 문답법‘ 이라고 불리는 그의 방법은 ‘네, 네‘ 반응을 이끌어 내는 데 기반을 두고 있다. 그는 상대방이 동의할 수밖에 없는 질문을 던졌다. 그리곤 계속해서 끝없이 많은 동의를 받아냈다. 그는 계속해서 질문을 던져, 결국은 상대방이 바로 몇 분 전에 격렬하게 비판했던 결론을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받아들일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

어떤 사람에게 당신이 틀렸다고 말하고픈 기분이 든다면, 맨발의 소크라테스를 기억하고 상냥하게 질문을 던져라. ‘네, 네‘ 반응을 이끌어 낼 질문을 던져라.

중국에는 동양의 변하지 않는 오랜 지혜를 담은 속담이 있다. "사뿐히 걷는 사람이 멀리 간다."

다른 사람들이 당신의 생각에 동의하게 만들고 싶다면, 다섯 번째 규칙은 다음과 같다.

규칙 5 : 다른 사람들로 하여금 당장 ‘네, 네‘ 라고 말하게 하라.

Get the other person saying "yes, yes" immediately.

대부분의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생각에 동의하게 만들려고 할 때 말을 지나치게 많이 한다.

상대방이 먼저 자신의 이야기를 마치도록 내버려 두어라. 상대방은 자신의 일과 문제에 대해서 당신보다 훨씬 더 잘 알고 있다. 그러니 상대방에게 질문을 던져라. 상대방이 당신에게 이야기를 하게 만들어라.

상대방과 생각이 다른 경우 말허리를 자르고 싶은 충동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그러면 안 된다. 위험한 일이다. 상대방은 표현해 달라고 울부짖는 생각으로 가득 차 있는 동안에는 당신에게 주의를 기울이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인내심 있게 열린 마음을 가지고 상대방의 말을 들어 주어라. 진심으로 경청해라. 상대방이 자기 생각을 충분히 표현하도록 힘을 실어 주어라.

다른 사람이 말을 하도록 내버려 두는 것이 얼마나 도움이 되는 일인지

펜실베이니아 더치Pennsylvania Dutch(17~18세기에 둑일과 스위스에서 이주하여 미국 펜실베이니아에 정착한 사람들)

‘진심으로 칭찬하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그런 분들에겐 물건을 팔 수 없습니다. 그분들이 사도록 해야 하는 거죠."

성공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어려웠던 젊은 시절에 대한 회상을 좋아하기 마련이다.

쿠벨리스 씨는 자신의 미래의 고용주가 될 수도 있는 사람이 그때까지 이루었던 모든 업적에 대해 알아내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다. 그는 다른 사람에 대해서, 그리고 그 사람의 문제에 대해서 관심을 보였다. 그리고 그 사람에게 대부분의 말을 하도록 만들었다. 그것이 호의적인 인상을 낳았다.

사실 아무리 친구라고 하더라도 우리가 늘어놓는 자랑을 듣느니 자신의 성취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한다.

프랑스 철학자 프랑수아 드 라 로슈푸코Francois de la Rochefoucauld는 말했다.
"적을 원한다면 친구들보다 뛰어난 사람이 되어라. 친구를 원한다면, 친구들이 너보다 뛰어난 사람이 되도록 하라."
이 말은 왜 진실인가? 친구들이 우리보다 뛰어날 때, 친구들은 자신이 중요한 사람이라는 느낌을 가지지만 우리가 그들보다 나으면 열등감을 갖게 되고, 질투와 시기를 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런 독일 속담이 있다. "Die reinste Freude ist die Schadenfreude." 해석해 보자면 이렇게 될 것이다. "순수한 기쁨이란 우리가 부러워하는 사람들이 불행할 때 느끼게 되는 사악한 기쁨이다." 다른 식으로 이야기하자면 "다른 사람이 어려움을 겪을 때 우리는 순수한 기쁨을 느낀다."

그렇다. 우리의 업적 따윈 부풀려 이야기하지 말도록 하자. 겸손해지자. 그게 언제나 성공의 비결이다.

"분에 넘치게 운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우리는 겸손해야 한다. 당신이나 나는 대단한 사람이 아니다. 당신이나 나는 앞으로 백 년만 지나도 완전히 잊힐 사람들이다. 우리의 보잘것없는 성취로 다른 사람을 지겹게 만들기엔 인생은 너무 짧다. 그러니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이야기하게 만들자. 생각해보면, 당신은 그렇게 자랑할 만한 게 별로 없다.

당신이 바보가 아닐 수 있는 까닭을 알고 있는가? 대단한 것도 아니다. 당신의 갑상선에 있는 몇 푼의 가치도 안 나가는 요오드 덕분이다. 의사가 당신 목에 있는 갑상선을 열어 얼마 안 되는 요오드를 빼낸다면 당신은 바로 바보가 되어 버릴 것이다. 골목에 있는 약국에서 5센트만 주면 살 수 있는 그 얼마 되지도 않는 요오드가 당신과 정신병원에 있는 사람들을 갈라놓고 있는 것이다. 단 5센트의 요오드가! 별로 자랑스러워 할 것도 아니다. 그렇지 않은가?

다른 사람이 당신 생각에 동의하도록 만들고 싶다면, 여섯 번째 규칙은 다음과 같다.

규칙 6 : 다른 사람이 말을 많이 하도록 만들어라.

Let the other man do a great deal of the talking.

당신은 다른 사람이 건네주는 생각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스스로 발견한 생각을 더 믿지 않는가? 만일 그렇다면 당신의 의견을 다른 사람에게 강요하는 것은 잘못된 판단이 아닐까? 제안을 하고,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철저하게 생각해보도록 만드는 게 더 현명한 일이 아닐까?

"그들이 바라고 원하는 것들에 대해 같이 의논해 주는 일이 그들에게는 정말 필요한 활력소였습니다."

누구도 강제로 물건을 사고 싶어 하지 않고, 누구나 명령을 받기 싫어한다. 우리는 스스로 원해 물건을 사고 자신이 바라는 대로 행동하는 편을 훨씬 더 선호한다. 그리고 우리의 욕망, 욕구, 생각에 대해 다른 사람과 의논하는 것도 좋아한다.

"이 그림들이 당신에게 쓸모 있으려면 어떻게 마무리해야 할지 알려 주시겠어요?"

"이제는 왜 제가 이 구매자에게 그림을 팔지 못했는지 알고 있습니다. 제가 그분이 사야 한다고 생각하는 그림을 그분께 밀어붙이고 있었던 셈입니다. 지금은 정반대의 방법을 사용합니다. 저는 그분께 그분의 생각을 말해 달라고 합니다. 그분은 이제 자신이 디자인을 창조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도 하죠. 저는 이젠 그분께 그림을 팔 필요가 없습니다. 그분이 그냥 사시는 거죠."

기억하라. 루스벨트는 다른 사람들과 의논하는 데 많은 노력을 쏟았으며, 그들의 충고를 존중해 주었다. 루스벨트가 주요 공직에 사람을 임명해야 할 때, 지도급 정치인들로 하여금 자신들이 그 사람을 뽑았다는 느낌을 갖도록 했다. 임명할 사람을 생각한 건 바로 자신들이라는 느낌을 갖도록 했다.

우리는 그에게 그 스코틀랜드 사람에게 물건을 팔려고 애쓰지 말라고 충고했다. 그 대신 그 사람으로 하여금 스스로 물건을 사도록 만들라고 했다. 스코틀랜드 사람에게 무엇을 하라고 지시하지 말고, 그 사람에게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도록 내버려 두는 것이 어떠냐고 말했다. 자신이 생각해서 결정한 일이라고 느끼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대통령을 알게 된 후, 저는 대통령의 생각을 바꾸기 위해서는 그가 관심을 가질 수도 있는 생각을 무심히 그의 머리에 심어 놓아 스스로 그 문제에 대해 생각하도록 만드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우연히 이 방법이 효과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죠. 백악관을 방문해서 대통령께 어떤 정책에 대해 조언을 드렸는데, 대통령은 마뜩찮게 생각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며칠 후, 저녁 테이블에서 제 제안을 마치 자신의 생각처럼 꺼내시더군요. 깜짝 놀랐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자신들이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들을 가지고 나를 설득하려 했다. 하지만 이 친구는 내가 스스로를 설득하도록 만들었다. 이 사람이 결국 승리를 거두었다.

"강과 바다가 수천 개도 넘는 산골짜기 시내의 존경을 받는 이유는 그들보다 아래에서 흐르기 때문이다. 바로 그런 이유로 강과 바다는 모든 산골짜기 시내를 지배할 수 있다. 그러니 다른 사람들보다 위에 서고 싶은 현자들은 그들보다 자신을 낮춰야 한다. 다른 사람들 앞에 서고 싶으면 그들보다 뒤에 서야 한다. 그래야 사람들이 자신들보다 위에 있는 사람에게 중압감을 느끼지 않는다. 자신들 앞에 서 있는 사람이 있더라도 그것에 대해 아파하지 않는다."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여 당신 생각에 동의하게 만들고 싶다면 일곱 번째 규칙은 다음과 같다.

규칙 7 :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스스로 생각해 냈다고 여기도록 만들어라.

Let the other fellow feel that the idea is his.

기억하라. 다른 사람이 완전히 틀릴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사람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을 비난하지 마라. 바보라도 비난은 할 수 있다. 이해하려 노력하라. 현명하고, 아량이 넓고, 뛰어난 사람만이 그런 노력을 한다.

다른 사람이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행동을 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기 마련이다. 그 숨겨진 이유를 찾아내라. 그러면 그의 행동이 이해될 것이다. 아마 그의 성품마저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진실로 그 사람의 입장이 되어 보라.

스스로에게 말해 보라. "내가 저 사람이었다면 어떤 생각을 했을까? 어떻게 반응했을까?" 많은 시간을 절약하고 노여움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그 이유는 "원인에 관심을 갖게 되면, 결과를 덜 싫어하게 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사람을 다루는 당신의 능력도 놀랍도록 일취월장할 것이다.

《친절한 사람을 만드는 법How to Turn People into Gold》이라는 책에서 케네스 M. 구드Kenneth M. Goode 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잠깐 시간을 내어 당신이 당신의 문제에 가지고 있는 커다란 관심과 다른 사람의 문제에 가지고 있는 보잘것없는 관심을 비교해 보라. 그리고 세상 모든 사람이 다 똑같다는 걸 기억하라. 그러면 링컨과 루스벨트와 마찬가지로 모든 일의 확고한 기반을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사람을 다루는 데 성공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에게 공감하며 그들의 관점을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이들의 관점에 관심을 두지 않고 그저 내 감정을 배설하고 있었을 따름이다.

"얘들아, 재미있니? 저녁으로 무얼 굽고 있는 거야? 나도 어릴 땐 불 피우기 좋아했어. 지금도 그렇단다. 하지만 여기 이 공원에서는 위험해. 너희들이 어떤 해를 끼치겠다는 생각이 아니라는 것은 알지만, 조심성이 부족한 친구들도 있단다. 그런 친구들이 와서 너희들이 불 피우고 있는 걸 보면 자기들도 불을 피울 거 아냐? 그리곤 집에 갈 때 제대로 끄지도 않고 가 버리는 거지. 그러면 마른 잎들에 불이 붙고, 그 불이 번지면 나무들마저 죽게 되지. 우리가 조심하지 않으면 여기 있는 나무들이 모두 사라지게 될 거야. 불을 피웠다는 이유로 우리 친구들도 감옥에 갈 수도 있지. 너희들이 어른 행세하며 재미있게 노는 걸 방해하려는 게 아니야. 너희들이 즐겁게 노는 게 보기 좋아. 하지만 얘들아, 지금 나뭇잎들을 당장 불에서 멀리 치워 줄래? 그리고 가기 전에 흙을 많이 퍼서 불을 끄고 가도록 해. 그래 줄 거지? 다음에도 불 피우며 재미있게 놀고 싶으면, 저기 언덕을 넘으면 모래밭이 있으니 거기를 이용하는 게 어떨까? 거기에선 전혀 위험하지 않거든. 고맙다, 친구들아. 재미있게 놀아."

아이들은 체면을 잃지 않았다. 아이들도 나도 기분이 좋았다. 내가 아이들의 관점으로 상황을 해결했기 때문이다.

당장 내일 어떤 사람에게 불을 꺼 달라고 하거나, 액체 세제를 사 달라거나, 적십자에 50달러를 기부하라고 요청할 때, 잠시 시간을 내어 눈을 감고 모든 것을 그 사람 관점에서 생각해 보려고 노력하라.

스스로에게 물어라. "왜 저 사람은 저렇게 행동할까?" 당신이 금방 그렇게 되기는 쉽지 않다. 사실이다. 시간이 걸리는 일이다. 하지만 그렇게 될 수만 있다면 당신은 친구를 얻고, 더 적은 마찰과 노력으로 더 나은 결과를 얻게 될 것이다.

"인터뷰 중 어떤 말을 할 것인지, 면접관의 관심과 동기에 비추어 볼 때 면접관이 어떤 답을 할 것인지 완벽하게 머릿속에 그리지 않은 채 인터뷰에 가기보다는 사무실 앞 복도에서 인터뷰 전 두 시간 동안 서성거리며 생각하는 편을 택하겠다."

이 책을 읽어서 항상 다른 사람의 관점에서 생각해 보고 당신뿐 아니라 그 사람의 관점에서 사물을 보는 태도를 얻을 수만 있다면, 그 한 가지만 얻을 수 있다고 하더라도 당신 생애의 경력에서 중요한 이정표 하나가 세워진 것이다.

불쾌감을 주지 않고 적개심을 자극하지 않으면서 다른 사람을 바꾸고 싶다면 여덟 번째 규칙은 다음과 같다.

규칙 8 : 진심으로 다른 사람의 관점에서 사물을 보려 애써라.

Try honestly to see things from the other person‘s point of view.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지난번 포스팅의 마지막 부분에서 ‘같은 속‘에 있는 ‘다른 종‘끼리 이종 교배를 통해서 유전자를 공유하고 비슷한 형태를 띠게 되었다는 얘기가 나왔었는데, 오늘은 이 얘기를 건축에 적용하면서 시작한다. 저자는 위에 나온 문장을 건축분야에 유사하게 적용시키는데 이를 나만의 문장으로 바꿔 써보면 다음과 같다.

건축이라는 ‘같은 속‘ 에 있는 동양과 서양이라는 ‘다른 종‘ 끼리 결합하여 각각의 문화 유전자를 교환하여 ‘새로운 종‘이라고 볼 수 있는 ‘새로운 건축‘을 만들었다.

요즘 말로 해보자면 동양과 서양간에 콜라보레이션이 이루어졌다고도 할 수 있겠다. 이러한 콜라보는 이 책에 나오는 건축 분야 뿐만 아니라 요즘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폭넓게 시도되고 있는 일종의 트렌드다. 다만 건축 분야의 경우 약 2, 3백 년 전에 이미 콜라보가 진행되기 시작했다고 보면 될 것 같다. 콜라보는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창조의 한 방법 같기도 하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기 보다는 기존에 있던 것들을 결합하여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방식인데 서서히 어떤 것들을 개선하고 발전시켜나간다는 측면에서 일종의 진화론적인 느낌도 들었다.
.
.
.
이어 읽다가 르 코르뷔지에가 언급했던 ‘근대 건축의 5원칙‘에 대한 얘기가 나왔는데, 이는 개인적으로 올해 초에 읽었던 동 저자의《인문 건축 기행》에서 소개된 부분과 내용이 거의 비슷해서 그때 읽었던 부분을 다시 한 번 상기할 수 있었다. 좀 더 확실하게 기억할 수 있었다고나 할까. 다만 지금 읽고 있는 이 책에서는 동양과 서양의 건축을 비교하는 내용이 나와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추가적으로 르 코르뷔지에가 언급한 ‘근대 건축의 5원칙‘ 이 동양의 건축과 닮은 점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런 걸 보면서 어떤 것이 완전히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기보다는 맨 위에서 언급했듯이 서로 다른 문화간의 ‘이종교배‘ 혹은 요즘말로 ‘콜라보‘가 쉴새없이 이루어진다는 것을 좀 더 확실하게 체감할 수 있었다.

또한 여기 일일이 밑줄치진 않았지만 본문을 읽다보면 근대 건축의 거장인 미스 반 데어 로에와 르 코르뷔지에의 건축 양식의 변천사를 다양한 이미지들과 함께 살펴볼 수 있는데, 마치 진화론에 나오는 진화의 과정처럼 이종문화를 융합하여 조금씩 서서히 진화하는 과정을 볼 수 있어서 나를 포함한 독자들에게 건축도 생물과 비슷하게 진화한다는 것을 지면을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게 해주었다.

오늘 포스팅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획일성을 특징으로 하는 ‘국제주의 양식‘ 에 대한 얘기가 나온다. 여기서의 핵심은 문화적인 요소를 고려하지 않은채 기술적인 요소만을 고려한 것의 결과물이 바로 ‘국제주의 양식‘ 이라는 것이었다. 또한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는 명제가 유행하던 시기라 그닥 특별한 기능이 없다고 여겨지는 빈 공간을 좀처럼 허용하지 않는 건축양식이 많이 생겨난 것도 핵심적인 특징이었다.




건축은 동서양을 떠나서 건축이라는 ‘같은 속‘에 속한다. 그러면서도 동양과 서양의 건축은 완전히 다른 형태를 가지고 있는 ‘다른 종‘이기도 하다. - P207

나는 건축이라는 같은 속에 속한 다른 종의 동서양 건축이 동서양 간의 무역을 통해서 문화 유전자를 교환하고 새로운 종을 만들어 낸 것이 근대 건축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여기에 산업혁명을 통한 재료 기술의 혁신도 한 축을 이룬다. - P208

결론적으로 서양의 근대 건축은 기술 혁신과 동양 건축 유전자의 조합으로 만들어진 2세대 결과물이다. 그리고 그 시작을 연 사람이 미스 반 데어 로에와 르 코르뷔지에라는 건축가다. - P208

건축은 언제나 주변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진화한다. 그러면서 만들어진 ‘문화 유전자‘는 교통수단이 발달하면서 주변으로 퍼져 나가고 그 지역 고유의 문화 유전자와 섞이게 된다. - P208

15세기에 삼각돛을 단 범선의 등장으로 공간이 더 압축되면서 유라시아 대륙의 양 극단에 위치했던 서양과 동양의 문화가 유전적으로 섞이기 시작했다. 16세기 중국산 도자기가 유럽에 대량으로 수입되었고, 17세기에는 동양 철학 책들이 유럽에서 번역되어 출판되었고, 18세기에는 조경 디자인이 바뀌었고, 19세기에는 이 변화가 미술로 전파되었고, 20세기에 들어서는 건축에서 문화적 이종 교배의 증거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 P209

인간 사고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순서를 작고하신 한태동 교수(연세대학교)의 논지로 풀면, 가장 먼저 미술에서 변화가 생겨나고, 음악, 철학, 건축의 순서로 일어난다. 건축이 가장 느리게 변화하는 이유는 위의 여러 가지 문화적 결과물 중에서 건축이 돈이 가장 많이 드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경에서 시작해서 미술까지 적용된 이후에나 건축은 변화하기 시작했다. 건축이 바뀌기까지는 수백 년의 시간이 필요했다. - P209

18세기 2차 산업혁명의 발달은 인간이 화석 에너지를 이용할 수 있게 해 주었다. 석탄은 태양 에너지가 키운 식물이 죽어서 수억 년 동안 땅속에 묻혀서 높은 압력과 그로 인한 온도 상승의 과정을 거쳐서 만들어진 에너지원이다. 따라서 석탄을 사용한다는 것은 태양 에너지를 식물이라는 매개체를 통해서 오랜 시간 숙성시켜서 이용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석유는 태양 에너지가 키운 식물을 먹고 자라난 동물이 역시 죽어서 오랫동안 땅속에 묻혀 있다가 만들어진 에너지원이다. 석탄, 석유 같은 화석 에너지는 모두 태양 에너지를 오랜 시간 저축했다가 시간을 통해 숙성시켜서 쓰는 격이다. - P209

과거 인간이 농업혁명을 통해서 농산품의 대량 생산에 성공했다면, 화석에너지를 사용하면서는 공산품의대량 생산이 가능해졌다. 이 같은 산업혁명을 거치면서 건축에서는 두가지 혁명적 변화가 일어났다. 첫째는 재료적인 혁명인 강철의 도입이다. 강철을 그대로 사용해서 철골 구조를 만들었고, 강철을 철근 형태로 만들어서 콘크리트와 섞은 철근콘크리트를 만들었다. 둘째는 기계적인 혁명인 엘리베이터의 보급이다. 엘리베이터 덕분에 높은 층에 쉽게 올라갈 수 있게 되었다. - P210

과거에 높은 층의 공간은 두가지로 사용했다. 첫째, 최고 권력자인 제사장이 신전 높은 곳에 제단을 놓고 올라가서 사람들이 자신을 올려다보게 하여 권력을 강화하는 공간으로 사용됐다. 둘째, 사회 내 가장 낮은 권력 계층의 하녀들이 걸어 올라가서 사는 다락방으로 사용했다. - P210

같은 높이인데도 완전 반대로 사용되는 이유는 사용 빈도수에 있다. 제사장은 중요한 행사가 있을때 일 년에 몇 번만 올라가면 됐지만, 하녀들은 다락방을 하루에도 몇번씩 걸어서 오르락내리락 해야 했다. 제사장이 1년에 몇 번 신전 꼭대기까지 걸어 올라가는 게 힘든 것은 문제가 안 됐다. 오히려 걸어 올라가기 힘든 것은 권력의 차등을 느끼게 해 주는 데 도움이 되었다. 또 다른 차이점은 다락방은 올라가도 다락방 안에 있는 사람이 보이지 않지만, 신전 높은 곳의 제단에 올라간 사람은 땅에 있는 사람이 올려다볼수 있다는 점이 다르다. - P210

많은 사람에게 좋은 모습만 편집해서 보여 줄 수 있는 사람은 권력을 가진다. 유라이크 필터로 찍고 포토샵 처리한 예쁜 사진만 인스타에 올리는 인스타 샐럽들이 권력을 가지게 되는 것과 같은 원리다. 1년에 몇 번 행사에서 멋진 제사장 옷을 입고 신전 꼭대기에 서서 대중에게 꾸며진 모습만 보여 줄 수 있었던 제사장은 권력을 갖게 되었다. - P210

이렇듯 높은 공간은 경우에 따라서 사회 권력의 최상층과 최하층이 사용했었다. 그런데 엘리베이터의 등장으로 아무리 높은 곳도 화석에너지를 사용하여 쉽게 올라갈 수 있게 되었고, 매일 올라 가야 하는 주거 공간에서도 높은 곳은 권력을 가진 자의 차지가 되었다. 이제 건축물로 지을 수만 있으면 얼마든지 높게 지어서 사람이 공중의 공간을 이용하게 되었다. 이제 얼마나 효율적으로 높게 건물을 지을 것이냐는 문제만 남았다. 그리고 강철과 콘크리트 재료는 이전에는 지을 수 없었던 높은 층의 건물을 가능하게 해 주었다. - P211

수천 년간 서양은 돌이나 벽돌을, 동양은 목조를 주재료로 사용하였고, 상하 이동은 두 문화 모두 ‘계단‘만 사용하였다. 그러다가 20세기 들어서 나타난 강철, 콘크리트, 엘리베이터는 인류의 수천 년 건물 역사에 처음으로 나타나는 재료와 기술에 있어서 혁명 같은 변화였다. - P211

강철과 콘크리트라는 재료와 엘리베이터라는 기계, 이 두 가지 기술 혁명이 전 세계의 건축을 바꾸었다. 이 두 기술의 힘은 너무나도 강해서 20세기부터 인류의 건축 문화는 이 두 엔진이 이끄는 대로 갔다. 결과는 지금은 어느 나라 어느 도시를 가나 콘크리트로 높게 지어진 ‘국제주의 양식‘만 남아 있는 세상이 되었다. - P211

산업혁명과 대량 생산은 20세기에 들어서 건축에 모더니즘이라는 문화적 흐름을 만들었다. 하지만 모더니즘이 단지 기술적 혁명에 의한 결과물일 뿐일까? 나는 그러한 기존 관점에서 방향을 조금 달리하여 건축에서의 모더니즘을 ‘동양 문화가 서양에 유입되면서 생겨난 문화 변종‘이라는 측면으로 바라보려 한다. 15세기에 삼각돛의 범선이 공간을 압축시켰다면, 20세기 들어서 발명된 증기선, 기차, 자동차, 비행기는 획기적으로 공간을 압축했다. 이로써 문화 유전자의 이종 교배가 가속화되었다. - P211

건축을 전공하지 않은 독자는 미스 반 데어 로에라는 이름이 생소하겠지만, 그 이름을 알아두면 좋을 듯하다. 그는 음악으로 치자면 베토벤이나 모차르트 같은 인물이다. 앞에서 나온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와 뒤에 나올 르 코르뷔지에와 더불어 근대 건축의 4대 거장 중 한명이다. 나머지 한 명은 알바 알토Alvar Aalto라는 핀란드 건축가인데, 사실 후세 건축의 영향력을 생각하면 그는 나머지 세 명에 비해서 비중이 좀 떨어진다는 생각이 든다. 4인조 비틀즈에서 드럼을 치는 ‘링고 스타‘ 같다고 할까. - P212

건축에서 평면도는 일반적으로 바닥에서 1.5미터 정도 높이에서 칼로 잘라서 그 윗부분 벽과 지붕을 들어내고 그린 그림이라고 보면 된다. - P216

‘바르셀로나 파빌리온‘의 지붕은 기둥보다 더 멀리 뻗어 나가서 처마가 생겨났고, 만들어진 처마 공간은 내부와 외부의 중간 지대적인 성격인 ‘사이 공간‘을 만들어 내고 이 공간은 경계를 모호하게 만든다. 우리나라 한옥에서도 처마 밑에 있는 툇마루 덕분에 건축물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것과 같은 현상이다. 한옥에서는 툇마루가 실내인지, 외부인지 불명확하다. 툇마루는 지붕과 바닥은 있지만 벽이 없는 공간이다. 건축의 내부 공간을 규정하는 지붕, 벽, 바닥이라는 세 가지 요소 중에서 두가지만 있기 때문이다. - P220

공간의 성격을 살펴보면 ‘허블 하우스Hubble House(1935)‘는 동서양의 특성을 반반씩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즉, 동서양 건축의 ‘짬짜면‘ 같은 디자인이다. - P234

‘판스워스 하우스Fansworth House‘(1946~1950)‘는 가끔씩 강이 범람하면 침수되는 지역에 지어져 있어서, 침수를 피하기 위해 집을 땅에서 조금 띄워서 지어야만 했다. 이를 위해서 미스는 기둥 구조를 사용하여 집을 반 층 정도 올려서 지었는데, 집의 거실이 있는 층에 올라가기 전 중간 정도 높이에 데크를 설치했다. 그 데크를 밟고 올라가면 지붕이 덮인 두 번째 데크 공간이 나온다. 그 공간을 거쳐서 집으로 들어가게 되어 있다. - P236

공간의 구성은 우리나라 한옥과 비슷하다. 한옥에서 방에 들어가려면 땅에서 계단을 밟고 기단에 올라가고, 거기서 디딤돌을 딛고 대청마루에 올라가야 한다. 지붕이 덮고 있지만 앞뒤로는 뚫린 대청마루를 거쳐서 안방으로 들어간다. 미스의 ‘판스워스 하우스‘에서 보이는 첫 번째 데크는 기단부, 두 번째 데크는 대청마루라 할 수 있다.
그러고 나서 들어간 집은 기둥 구조로, 벽이 없고 모두 유리로 된 구조를 가지고 있다. - P236

미스는 서양 건축에 철골이라는 새로운 재료로 만든 기둥식 구조를 적극 도입함으로써 기존에는 찾아보기 힘든 성격의 공간을 만들 수 있었다. 그의 건축은 기둥과 지붕으로 만들어진 건축물이며, 벽을 구조로부터 해방시킨 건물이었다. 이는 기본적으로 동양의 나무 기둥을 철골 기둥으로 바꾼 것에 불과하다. - P239

하지만 그의 건축이 동양의 전통 건축과 확실하게 다른 한 가지가 있다. 바로 창문에 유리를 사용했다는 점이다. 기존의 동양 건축에는 창호지로 만든 창문이 달려 있었다면, 미스는 철골기둥 구조로 벽이 필요 없어지자 벽이 있던 자리에 유리를 사용하여 내부와 외부를 극적으로 연결시켜 주었다. 그의 건축은 한마디로 ‘나무 기둥을 철골 기둥으로, 창호지를 유리창으로‘ 바꾼 건축 공간이었다. - P239

기본 구성은 수천 년 동안 내려온 동양의 구법을 따르면서 20세기에 새롭게 등장한 철과 유리라는 재료를 적극 도입하여 새로운 문화적 변종을 만든 사람이 미스 반 데어 로에다. - P239

근대 건축의 5원칙은 근대 건축이라면 가질 법한 다섯 가지 특징을 코르뷔지에가 정리해 놓은 것이다. 여기서 간단히 소개한다면, 1. 필로티, 2. 옥상 정원, 3. 자유로운 평면, 4. 자유로운 입면, 5. 리본 수평창이다. - P240

엄밀히 말하자면 5번 ‘리본 수평창‘은 4번 ‘자유로운 입면‘의 하위개념이어서 ‘근대 건축의 4원칙이면 충분했으나, 코르뷔지에는 고전 건축 원리들이 주로 ‘5원칙‘으로 만들어져 있어서 억지로 하나를 더 해서 5원칙으로 만든 것이다. - P241

그런데 사실 르 코르뷔지에가 이야기한 근대 건축의 5원칙이라는 것이 두 번째 항목인 옥상 정원을 제외하고 나면 다 동양의 기둥식 구조의 건축에서 보이는 디자인과 거의 똑같다. - P241

‘필로티 덕분에 이제는 땅의 습기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게 되었다‘ - P241

코르뷔지에의 돔이노 시스템Dom-ino. ‘혁신적 집‘이란 뜻의 돔이노 시스템은 동양 건축의 목구조와 동일한 개념의 공간 구축 방식이다. - P242

근대 건축의 5원칙 중 3. 4. 5번인 자유로운 평면과 입면, 가로로 긴 창문 역시 기둥 구조에서 쉽게 나타나는 특징이다. - P244

근대 건축의 5원칙과 동양 건축의 다른 점이라면 나무 기둥에서 철근콘크리트 기둥으로 바뀐 것이고, 창호지 창문 대신에 유리창을 넣은 정도다. 또 하나 차이점을 굳이 찾는다면 동양의 건축물들은 창문을 기둥과 기둥 사이에 두었다면, 르 코르뷔지에의 창문은 기둥보다 조금 앞으로 나와서 조금 더 자유로워졌다는 정도일 것이다. 그러니 기본적으로 르 코르뷔지에의 근대 건축의 5원칙은 동양의 기둥식구조의 건축 양식이 서양에 전파되어 산업혁명의 새로운 재료인 콘크리트와 함께 만들어진 문화적 변종이라고 볼 수 있다. - P244

문화 변종의 탄생은 패러다임 변화의 결과다. 생각은 창작자 자신이 의식을 하건 안하건 상관없이 영향을 받고 진화하는 법이다. - P245

구조적으로 건물의 무게를 지탱하도록 설계된 벽인 내력벽 - P248

슬래브: 콘크리트 바닥이나 양옥의 지붕처럼 콘크리트를 부어서 한 장의 판처럼 만든 구조물 - P405

서양에서는 전통적으로 건물의 정면을 디자인할 때 진입로를 정면에 수직으로 배치하여 진입하면서 2차원의 평면적인 건물 정면이 한눈에 들어오게 한다. 그리고 그렇게 보이는 정면은 황금 분할에 의해서 디자인되었다. - P266

하지만 말기 작품인 ‘카펜터 센터‘에서 코르뷔지에는 건물의 정면에 수직으로 접근하는 방식을 버렸다. 대신에 인도와 평행하게 시작한 경사로는 곡선 형태로 휘어지면서 건물에 접근하다가, 건물에 들어가기 직전에야 비로소 정면과 수직으로 만나게 되어 있다. - P267

‘카펜터 센터‘에는 정면에 수직으로 놓인 진입로가 없기에 건물을 객관적으로, 전체적으로 인지하는 순간이 없다. 다만, 사람들은 건물 입면의 단편적인 투시도만 기억한다. 그리고 이러한 단편적 공간 이미지들은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다시 재구성되어 ‘카펜터 센터‘라는 건물을 머릿속에 만들 뿐이다. 이 같은 디자인 방식은 17세기 영국의 픽처레스크 정원 디자인 방식과 동일하다. 픽처레스크 정원 디자인에 처음 보였던 1인칭 관점의 디자인이 3백 년 가까이 지나서야 르 코르뷔지에에 의해 건축물에 적용되어 나타난 것이다. - P267

코르뷔지에는 ‘카펜터 센터‘에서 격자형 기둥 구조 시스템을 사용하고, 흐름이 있는 유동적인 사이 공간을 연출하고, 빈 공간을 적극 도입하였으며, 1인칭 관점을 이용하여 상대적인 가치를 가진 디자인을 선보였다. 이 모든 특징은 동양 건축의 특징과 일치한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철근콘크리트를 이용한 노출 콘크리트로 외관을 만들었고, 형태는 동양의 건축물과 완전히 다르다. ‘카펜터 센터‘는 동양적 문화 유전자와 20세기 산업화가 완전하게 융합되어 새로운 변종으로 만들어진 성공적인 혁신이다. - P268

새로운 생각은 서로 다른 것이 만나서 융합할 때 이루어진다. 보통 이런 다른 생각들은 충돌하고 모순되어 보이기도 한다. 이러한 모순이 새로운 생각으로 통합되면서 문화는 한 단계 발전한다. - P272

모순을 새로운 이론으로 화합시키는 방식이 극명하게 드러나는 분야가 과학이다. 카를로 로벨리의 『보이는 세상은 실재가 아니다』에 의하면 뉴턴의 만유인력의 법칙은 ‘지구상에서 물체가 움직이는 것을 관찰해서 규칙을 찾아낸 갈릴레오‘의 생각과 ‘아주 거대한 천체의 움직임을 연구한 케플러‘의 연구를 합쳐서 만든 것이라고 한다. - P272

패러데이와 맥스웰은 ‘전기에 대한 연구‘와 ‘자기에 대한 연구‘를 합쳐서 전자기 방정식을 완성했다. 아인슈타인은 ‘뉴턴의 역학‘과 ‘맥스웰의 전자기학‘의 괴리를 해결하기 위해서 특수 상대성이론을 완성했다. 그리고 ‘뉴턴의 역학‘과 자신의 ‘특수 상대성이론‘ 사이의 충돌을 해결하기 위해 ‘일반 상대성이론‘을 완성했다. 이처럼 역사상 뛰어난 생각은 모순되는 서로 다른 것들을 하나로 화합시키기 위한 노력의 과정에서 만들어진다. - P272

두 거장(미스 반 데어 로에와 코르뷔지에)이 이룬 업적은 ‘새로운 기술‘과 ‘다른 지역의 문화유전자‘를 섞은 것이다. 그들은 공간의 구축 방식으로 기둥 구조라는 동양의 수천 년 된 아이디어를 사용하고 거기에 최신 철골이나 철근콘크리트 기술을 합쳐서 새로운 근대 건축의 장을 열었다. - P273

미스와 코르뷔지에가 그럴 수 있었던 것은 이 두 명의 건축가가 유럽건축가였기 때문이다. 유럽은 무역을 통해서 외부의 문화를 받아들일 수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었다. 게다가 유럽은 산업혁명의 발생지로 산업화기술이 만들어지는 곳이기도 하였다. 그런 조건상에서 수입된 동양의 문화 유전자와 유럽의 기술혁명이 합쳐져서 만들어진 것이 미스와 코르뷔지에의 공간이다. 15세기 대항해 시대의 시작부터 19세기까지의 문화 교류가 있었기에 20세기 초반에 유럽에서 이러한 일이 가능했던 것이다. - P273

미스와 코르뷔지에가 신기술과 동양의 문화 유전자를 섞었다면 다음에 소개할 건축가 두 명은 콘크리트 기술 위에 동양의 문화 유전자와 서양의 기하학적 성격의 문화 유전자를 섞은 건축가들이다. 한 명은 20세기 후반 최고의 건축가로 일컬어지는 루이스 칸Louis Kahn(1901~1974)이고, 또 다른 한 명은 안도 다다오安藤忠雄(1941~)다. - P273

20세기 전반부가 동서양 공간의 이종 교배 1세대라고 한다면 20세기 후반부는 이종 교배 2세대가 나온 시대다. - P277

요즘은 전 세계 어디를 가나 빌딩들이 다 비슷하게 지어져 있다. 뉴욕, 두바이, 서울, 방콕, 상하이, 도쿄의 현대식 건물은 모두 네모난 상자 모양에, 유리창이 많고 고층으로 지어진다. 이렇게 세계 어디를 가나 똑같은 양식으로 지어지는것을 ‘국제주의 양식‘이라고 한다. - P277

20세기 후반에 지어진 건축물의 대부분은 국제주의 양식으로 지어졌다. 미스 반 데어 로에와 르 코르뷔지에가 동서양의 건축 공간을 융합한 새로운 하이브리드 공간을 선보였지만 그 이후의 건축은 국제주의 양식이라는 획일화된 공간으로 귀결된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지역 문화를 배재한 상태에서 철근콘크리트, 엘리베이터, 유리 같은 기술만 적용했기 때문이다. - P277

앞서서 설명한 미스와 코르뷔지에 역시 철골 구조, 철근콘크리트, 유리 같은 새로운 기술과 재료를 그들의 건축에 도입했다. 하지만 그 둘은 거기서 그친 것이 아니라 다른 나라의 문화적 요소까지 융합했기에 새로운 공간을 창조할 수 있었다. 제대로 된 창조는 문화와 기술 두 마리 토끼를 잡았을 때 만들어진다. - P277

문화적 요소의 융합이 배제된 상태에서 기술적인 부분만 적용하면 다양성이 소멸된다. 21세기 문화 다양성의 멸종 문제는 기술적 요소만 도입되었기 때문에 발생한 문제다. - P277

국제주의가 장악했던 20세기 후반은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Form follows Function)‘는 명제의 시대였다. 따라서 특별한 기능을 제공하지 못하는 빈 공간은 건축에서 존재 의미를 증명하지 못하고 퇴출되었다. - P27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악스트 Axt 2024.1.2 - no.52 악스트 Axt
악스트 편집부 지음 / 은행나무 / 2024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을 읽게 된 건 무슨 대단하거나 거창한 이유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출판사의 마케팅으로 새롭게 리뉴얼 되었다는 얘기와 함께 1천원 할인쿠폰을 준다는 것에 혹하여 때마침 쌓여있던 적립금에 더해 구매를 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처음에 제시된 정가에 비하면 꽤나 할인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었다.

괜한 잡설이 길었고,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서 지극히 주관적인 리뷰를 시작해보겠다.

제목에도 써놓았듯이 나는 이 문학잡지가 문학의 각 분야를 골고루 담아놓은 ‘종합선물세트‘ 라는 느낌을 받았다. 소설, 에세이, 시 등 다양한 글감을 가지고 읽기좋게 이쁘게 나열된 굉장히 매력적인 책이라고 느껴졌다.

처음에 소설가 하가람 님의 리뷰가 2개 나온다. 찬찬히 읽어보면서 해당 책을 직접 읽어보지 않았음에도 마치 그냥 다 읽어본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소설가가 느낀 핵심만 딱 집어서 리뷰에 녹여주셨는데 개인적으론 난생 처음 보는 책 임에도 불구하고 그 내용과 핵심 메시지에 금방 익숙해질 수 있는 리뷰였던 것 같다. 한편으로는 ‘소설 리뷰는 이렇게 하는 것이구나‘ 같은 깨달음도 얻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문학계의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 소설가의 리뷰를 읽으면서 소위 말하는 어떤 ‘좋은 리뷰‘라고 하는 것에는 내가 미처 알지 못하는 어떤 정형화된 규칙이나 법칙같은게 숨어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해당 리뷰를 반복해서 읽어 보면서 글 안에 숨겨진 어떤 비밀을 발견하게 된다면 아직 리뷰쓰는 것에 부족함을 많이 느끼는 나 자신에게도 도움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잠시 해볼 수 있었다.

뒤이어서 소설가 장류진 님의 인터뷰가 나오는데, 개인적으로는 몇 년 전에 이 분이 쓰신《달까지 가자》 라는 소설을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있어서 그런지 인터뷰 내용에 좀 더 집중해서 읽을 수 있었다. 인터뷰 내용 중에 동 저자의《연수》라는 작품에 나오는 일부 글귀들이 인용되어 있었는데, 아직 이 작품을 읽어보진 못했지만 인용된 문장만으로도 그 감정을 충분히 공감할 수 있어서 좋았다.

이후에 욘 포세의 《아침 그리고 저녁》이라는 책에 대해 시인, 평론가, MD 이렇게 세 분이 비대면 채팅 형식으로 대화를 나누는 내용이 나왔다. 개인적으로는 작년 추석 무렵에 이 책을 읽어봤던 터라, 소위 말하는 업계 전문가 분들은 이 책에 대해 어떤 관점으로 보고 느꼈는지 엿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독자인 내가 생각했던 것들과 겹치는 부분도 있었지만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들에 대한 내용들도 일부 볼 수 있어서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특별히 여기서 알라딘 MD님이 말씀해주신 엘레나 페란테의 《나폴리 4부작》이라는 작품이 욘 포세의 《아침 그리고 저녁》과 대비해서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는 것을 보면서, 개인적으로는 잘 몰랐던 책 중에 읽어볼만한 책을 추천 받은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채팅형식으로 이루어진 독서 전문가들의 대화를 통해 읽어볼만한 책을 추천 받는 것도 나름 신선한 경험이었다.

뒤이어 나오는 글은 공학박사이자 작가이신 곽재식 교수님이 쓰신 행복과 관련한 글이었는데, 여기선 ‘행복‘이라는 키워드에 대한 글쓴이만의 독창적인 생각을 엿볼 수 있어서 좋았다. 어떤 광고였는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과거에 ‘행복해져라~ 행복해져라~‘ 이런 가사가 나오는 광고가 있었는데 그 광고에 대한 곽재식 교수만의 시각이 독자들로 하여금 단지 익숙하게만 느껴졌던 것을 조금은 다른 각도로 바라볼 수 있도록 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또한 곽재식 교수님이 써주신 행복에 관한 글을 읽으면서 들었던 생각을 나만의 언어로 풀어보자면 행복은 그림자처럼 잡을 수 없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바로 느껴지는 것이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행복해지기 위해서 어떤 고통스러운 것을 참고 한다기보다는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나 공부 그 자체에서, 그 과정에서 행복해하고 있는 나 자신이 되는 게 진정한 행복이라고 말씀하시는 것 같았다.

이게 참 듣고 보면 뭐 대단한 건가 싶기도 한데 실제 삶에서 대다수의 사람들이 행복이 어디 멀리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살고 있다는 글쓴이의 말이 왠지 모르게 공감되는 것은 비단 나만의 느낌은 아닐듯 하다.

이 다음에 나오는 글은 시인이자 여러가지 N잡을 갖고 계신 강혜빈 님의 글이었다. 이분이 생각하는 이번 호의 주제인 ‘갓생‘의 정의에 대해 볼 수 있었는데, 신선한 느낌이 들 정도로 뭔가 새로우면서도 공감이 되었다. 뒤에 이어서 써주신 글들을 읽으면서 굉장히 시간을 알차게 쓰고 계신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아래의 문장이 이분의 열심을 대변하는 것 같다.

‘몸이 강제로 전원을 끄고 기절할 때까지.‘

이 문장 외에도 강혜빈 님은 사는 게 힘들때 위로가 되거나 새롭게 동기부여할 수 있는 좋은 글귀들을 많이 남겨 주셨는데, 여기서 몇 가지만 간단하게 나눠보자면 다음과 같다.

‘잘하지 못하더라도 일단 하면 된다.‘
‘되는 것부터 반복하라.‘

에세이 분야에도 다양한 글이 수록되어 있는데, 특별히 이번 호에서 새롭게 느껴졌던 것은 조향사 김태형 님의 글이었다. 조향사는 말 그대로 향을 제조하는 일을 하는 사람인데, 직업 특성상 화학과 관련된 지식이 필수적으로 필요한지라 김태형 님의 이력도 일반적인 문학인들과는 사뭇 달랐다. 그는 ‘이학 석사‘ 출신인데, 문학계에선 상대적으로 독특하게 느껴지는 프로필의 소유자라고도 볼 수 있을 듯 하다. 이 분이 쓰신 글에서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향수(perfume)가 만들어지는 원리 및 향수와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는데 보다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신 분들은 이 책을 구해서 읽어보시면 좋겠다.

이외에도 여기 일일이 다 적지 못한 수많은 작가님들의 글과 책의 마지막 부분에 수록된 격월로 연재되는 단편 소설 등을 통해 이런 저런 감정들을 느낌과 동시에 글 속에 내재된 교훈들을 배울 수 있었다. 또한 개인적으로 이 Axt 잡지를 통해 잘 몰랐던 작가님들이나 시인분들을 많이 알게 되어 좋았고, 그분들이 써주신 글들을 읽으면서 창의적인 생각들을 많이 접해볼 수 있어서 유익했다. 또한 책에 나온 문장들을 하나하나 곱씹으며 읽다보니 언어의 맛도 느껴볼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종합하자면 문학을 보다 깊이있게 감상할 수 있는 디딤돌과 같은 책이 바로 이 Axt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문학분야와 관련된 창의적이고 새롭고 신선한 글을 원없이 읽어보기를 원하시는 분들께 강력 추천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 책도 거의 2주 정도만에 다시 읽는다. 이 책의 지난번 포스팅에선 과학에 나오는 ‘비열‘ 이라는 개념에 근거하여 상승 기류가 발생하는 것과 기압차이로 인한 바람의 발생 방향에 대해 잠시 논했었는데, 오늘은 이 바람의 영향을 받아서 움직이는 배에 달려있는 삼각돛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또한 이 삼각돛의 과학적 원리를 지칭하는 ‘베르누이 원리‘ 라는 것도 나오는데 이것은 단순히 배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비행기가 공중으로 이륙하는 것을 과학적으로 설명하는 원리이기도 했다. 솔직히 처음에는 과정들이 여러 단계로 나뉘어 있어서 복잡하게 느껴졌는데, 저자의 설명을 차근차근 따라가면서 이것의 원리에 대해 이해할 수 있었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그동안 잘 몰랐던 배경지식을 하나 배우게 되어 유익한 시간이었다.


뒤이어서 도자기가 중국에서 유럽으로 수출되면서 16세기 이후 유럽에 중국문화에 대한 선망이 시작되었다고 하는 얘기들이 나오는데, 이건 마치 요즘 우리나라의 K-POP 이 전세계를 휩쓸며 인기를 끌고 있는 것과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러한 문화의 전파는 문화를 수입하는 나라의 많은 부분들에 영향을 미치는 데 문화의 파급력이 정말 굉장하다는 것을 지면으로나마 강하게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의 저자가 속한 분야인 건축뿐만 아니라 미술이나 조경 등의 분야까지도 문화의 영향력들이 미치는 것들을 보면서 문화가 창출할 수 있는 부가가치가 감히 계산하기 힘들정도로 크겠다는 생각도 해볼 수 있었다.
.
.
.
뒤이어서 ‘픽처레스크 정원 양식‘이라는 개념이 나오는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기존 서양 문화라고 할 수 있는 절대적인 가치가 아닌 상대적인 가치를 중시하는 동양 문화적 성격이 나타났다는 것이었다. 이는 위에서 모든 걸 내려다보는 3인칭 시점이 아닌 내가 다른 대상들을 바라보는 위치가 어디냐에 따라 똑같은 대상이라도 그것을 보는 관점이 달라지는 1인칭 시점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마치 소설에서 3인칭 전지적 작가 시점과 1인칭 주인공 시점이 있는 것과 유사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러한 픽처레스크 양식은 앞서 언급했던 중국 도자기의 수출과도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는 수출을 통해 전파된 동양의 문화가 기존에 서양이 가지고 있던 문화에 접목되면서 미세한 변화를 만들어 냈고 일정 시간이 지나면서 그러한 변화의 흐름이 점차 확산된 결과이기 때문이다.


오늘 포스팅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챕터를 바꿔서 ‘동양의 공간을 닮아가는 서양의 공간‘ 이라는 주제의 글이 나온다.
본격적인 설명에 앞서 저자는 비슷한 모양의 나비 두 마리에 대한 얘기를 하는데, 이들에게서 발견되는 가장 흥미로운 특징은 ‘같은 속‘에 있는 ‘다른 종‘ 끼리 이종 교배를 통해서 유전자를 공유하고 비슷한 형태를 띠게 되었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특징은 단지 나비에게만 해당되지 않고 건축분야에도 적용되는데 건축과 관련된 본격적인 내용은 다음 포스팅에서 다뤄보도록 하겠다.

로마가 지중해를 지배할 수 있었던 것은 갤리선 배 바닥에서 노예들이 엄청나게 노를 저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 모습은 영화 <벤허>에 실감나게 담겨 있다. 갤리선은 자연의 힘을 절반만 사용하고 나머지는 인간의 힘으로 메꿔야 했던 배다. 이런 배로는 항해 거리가 지중해를 남북으로 건널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갤리선으로 만들 수 있는 문명의 무대는 지중해였고 그 보다 큰 대서양 같은 바다는 건널 수 없었다. - P168

그러다가 삼각돛이라는 기술이 발명되었다. 삼각돛은 기존의 갤리선에서 사용하던 돛과 달리 뒤에서 불어오는 바람뿐 아니라 앞에서 불어오는 바람도 이용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이다. - P169

기존의 로마 갤리선 같은 배에 달린 돛은 직사각형 모양이다. 이는 뒤에서 오는 바람을 크게 받아서 앞으로 빨리 가게 해 주는 돛이다. 그런데 삼각돛은 배의 앞부분에 달린 삼각형 모양의 돛으로, 돛대를 축으로 회전시킬 수 있게 되어있는 돛이다. - P169

바람이 앞에서 불어올 때 삼각돛을 회전시키면 돛의 바깥쪽 바람이 안쪽의 바람보다 빠르게 흘러간다. 그러면 바깥쪽의 압력이 낮아져서 배를 잡아끄는 힘이 된다. 이를 물리학에서는 ‘베르누이 원리‘ 라고 한다. - P169

베르누이 원리는 비행기를 뜨게 하는 양력의 원리이기도 하다. 비행기 날개의 단면은 위가 불룩하고 아래는 평평하다. 비행기가 앞으로 달려가면 비행기 날개 주변의 바람이 날개 윗부분은 곡면을 따라서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빠르게 움직이고 아랫부분은 천천히 움직인다. 그래야 날개 뒤에 바람이 동시에 도착하기 때문이다. 빠르게 움직이는 바람의 공기는 압력이 낮아진다. 날개 위의 압력이 낮고 날개 아래의 압력이 높게 되면서 비행기를 위로 들어 올리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베르누이 원리다. - P169

같은 원리로, 삼각돛에서 만들어지는 압력 차이로 배는 비스듬하게 앞으로 전진한다. 그러면 배는 어느 정도 이동하다가 삼각돛을 반대로 회전시킨다. 그렇게 되면 반대 방향으로 비스듬하게 전진한다. 이렇게 바람이 앞에서 올 때에도 삼각돛을 좌우로 움직이면 배는 지그재그 형태로 앞으로 나갈 수 있게 된다. - P169

일반적인 범선의 모습을 보면 배의 앞부분에는 삼각돛을 달고 가운데의 높은 돛은 직사각형 돛을 달고 있다. 이렇게 함으로써 뒤에서 바람이 불면 빠르게 진행하고 앞에서 바람이 불면 삼각돛으로 진행하는 배가 만들어졌다. 비로소 인간은 인간의 노동력 없이 백 퍼센트 바람이라는 자연의 힘으로만 운항하는 배를 갖게 되었고, 항해 거리는 혁명적으로 늘어나게 되었다. - P169

그럼 누가 왜 이런 돛을 만들었을까? 목마른 사람이 우물 판다고, 이러한 삼각돛이 절실히 필요한 사람은 북위 30도 이상에 사는 사람들이다. 지구의 북반구에는 북위 30도에서 60도 사이에는 바람이 서에서 동으로 부는 편서풍이 분다. 따라서 북위 30도 위에 사는 사람들이 편서풍을 뚫고 남쪽으로 내려와 지중해에서 무역을 하려면 뒤에서 오는 바람 없이 항해할 방법이 필요했다. 이런 필요에 의해서 15세기 들어 네덜란드에서 먼저 삼각돛을 이용해서 범선을 개발했고 이후 삼각돛은 주로 영국이나 네덜란드에서 발달하게 되었다. 역설적으로 이들은 이후 세계의 바다를 지배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되었다. - P170

가뭄이 농업의 시대를 열었듯이 편서풍이라는 제약은 새로운 기술의 시대를 여는 방아쇠가 되었다. 에디슨의 말처럼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다. - P170

배는 낙타와는 다르다. 운반할 수 있는 품목의 양도 수천 배가 늘어났고, 부피가 있거나 깨지기 쉬운 품목도 대량으로 옮길 수 있게 되었다. 따라서 주요 수입 품목은 비단과 향신료에서 도자기로 바뀌게 된다. 보따리 장사에서 기업형으로 바뀐 것이다. 이전에는 낙타를 이용해서 사막을 건널 수 있었던 중동 상인들이 전 세계 무역을 장악했다면 이제는 범선으로 먼 바닷길을 건널 수 있게 된 유럽인들이 세계 무역권을 갖게 되었다. - P171

무역이 늘어나면서 유럽 사회 내 통화량이 늘어났다. 화폐는 빠르게 움직이는 경제 재화다. 화폐량이 늘어서 사회 경제내에서 부가 빠르게 이동하면 사회 내 계층 간 부의 이동이 생겨나고 새로운 부자가 생겨난다. - P171

대표적인 사례가 메디치 가문 같은 상업에 기반을 둔 계층이다. 이들은 기존의 토지와 농업 경제에 기반을 둔 전통적인 부자와는 다른 방법으로 부를 축적한 사람들이다. 변화의 주체인 이들은 일반적으로 기존의 보수적인 지배 계층보다는 변화와 새로운 문화에 호기심이 많고 개방적이다. 마치 영화나 IT 같은 당대의 첨단 기술로 돈을 버는 미국 서부 지역 사람들이 유럽과의 관계로 전통적인 방식으로 돈을 버는 동부 지역보다 좀 더 개방적이고 진보적인 성향을 띠는 것과 비슷하다. - P172

유럽의 새로운 상인 계층은 동양의 문화를 받아들여서 서양의 문화를 진화시켰다. 이때 15세기 동양 문화의 전령 역할을 맡은 제품은 중국의 도자기였다. 삼각돛은 지구라는 거대한 공간을 바닷길을 통해서 압축시켰고 그 길을 따라 도자기가 유럽으로 대량 흘러들어 갔다. - P172

영어권에서는 도자기를 ‘차이나‘라고 표현한다. 그 단어가 만들어진 배경은 유럽인들이 도자기라는 새로운 유형의 그릇을 중국에서 수입해 처음 접했기 때문이다. - P173

16세기 서양의 그림들을 보면 당시 유럽 귀족들은 금속으로된 무거운 식기를 사용하고 있었다. 하지만 도자기는 가볍고 밝고 심지어 아름다운 그림도 그려져 있다. 당시 서양인들에게 중국식 도자기는 첨단 과학의 결정체였다. 마치 현대의 최첨단 IT 기기와 같다고 할 수있다. 우리가 2000년대 초반에 애플의 아이폰에 열광한 것처럼 유럽인들은 도자기에 열광했다. - P173

제품을 선망하면 자연스레 그 나라의 문화를 수용하게 된다. 그 나라의 문화를 선망해도 그 나라의 제품을 선망하게 된다. - P173

문화를 팔기 위해서는 첨단 제품이 필요하다. 1970년대 우리가 <6백만 달러의 사나이> 같은 미국 드라마에 심취했던 것은 제2차세계 대전의 원자폭탄과 1969년의 아폴로 우주선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21세기에 첨단 제품이 스마트폰이라면 수백 년 전에는 도자기가 그 역할을 했다. - P174

우리는 그저 닷새에 한 번씩 열리는 5일장을 통해서만 상업 행위가 이루어졌다. 매일 시장이 열리는 사회와 닷새에 한 번 시장이 열리는 사회는 화폐 통화량에서 5배의 차이가 난다. 화폐 통화량이 5분의 1 적으면 상업으로 새롭게 돈을 벌 기회도 5분의 1이 된다. 5일장의 사회에서는 상인이 성장할 수 없다. 그래서 조선시대 사회 계층의 순서는 ‘사농공상‘으로, 상인이 가장 대우를 못 받았다. - P175

조선은 국운을 바꿀 만한 엄청난 도자기 수출의 기회를 가지고 있었음에도 높은 인구밀도의 도시가 없었고 그에 따라서 제대로 된 상인이 없었기 때문에 그 기회를 잡지 못하고 일본에게 빼앗기게 된 것이다. - P175

중국 징더전이 파괴된 틈을 타서 도자기 유럽 수출의 기회를 잡게 된 일본은 도자기가 이동 중에 파손되지 않게 종이로 도자기를 포장하였다. 이때 사용된 포장지가 목판화로 찍어 낸 그림들이었다. 이 그림들은 우키요에 Ukiyo-e라는 목판화로, 세 가지 정도의 색을 조합해서 총천연색 그림을 대량 생산했던 기술이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서 일본의 밝고 화려한 색상의 우키요에 목판화가 서양에 알려지게 됐고 훗날 빈센트 반 고흐 Vincent van Gogh (1853-1890)를 비롯한 인상파 화가의 그림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 P176

고흐는 네덜란드 화가였는데, 마침 네덜란드는 동양의 도자기를 유럽에 수입해서 판매하는 주요 거점 국가였다. 수입된 도자기 상자를 뜯고 나서 버려지는 포장지가 유럽의 화가들에게는 영감의 원천이 된 것이다. - P176

동양의 도자기가 서양으로 대량 유입되면서 처음으로 영향을 받은 디자인 분야는 조경이다. 왜냐하면 수입된 도자기 표면에 보통 정원이 그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서양인들은 생전 처음 보는 우아한 곡선 지붕의 건축물을 보고 흥미를 느꼈다. - P179

동양 스타일 따라 하기는 정원에 그치지 않고 문화 전반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되어 지금의 ‘한류‘ 같은 일종의 중국풍이라고 할 수 있는 ‘시누아즈리‘라는 현상이 나타났다. 시누아즈리는 문화적으로 강력하고 지속적이었던 유럽 내 경향 중 하나로 장식, 가구, 정원 내 설치된 탑, 식기, 벽걸이 융단 등 거의 모든 디자인 영역에 영향을 미쳤다. - P179

조경 디자인은 자연을 인공적으로 재현하는 것이다. 따라서 조경 디자인을 보면 그 사람이 세상을 어떻게 인식하는지 엿볼 수 있다. 전통적인 서양식 정원 디자인에는 서양인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가치관이 드러난다. 당시 서양인들에게 우주는 수학적 원리에 의해서 만들어진 완벽한 창조물로 인식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은 또 다른 자연을 창조해 내는 정원 디자인 역시 기하학적이고 수학적인 완벽성을 추구해야 한다고 믿었다. - P181

도자기에 그려진 중국식 정원 디자인과 중국 철학은 자연을 대하는 유럽인의 자세를 바꾸어 놓았다. 그리고 이런 경향은 곧바로 정원 디자인에 반영되어서 기존의 기하학적 형태의 정원 디자인에서 야생 상태의 자연으로 환원시키듯 디자인하는 픽처레스크picturesque 정원 디자인으로 변화하게 되었다. - P184

자연을 모방해서 ‘자연스럽게‘ 디자인하는 것이 픽처레스크정원 양식이다. - P184

15세기에 들어서 삼각돛이 발명되고 난 후 공간이 압축되었고, 16세기에는 해상 무역 길을 통해서 도자기 무역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고, 17세기에는 동양의 책이 번역되어서 유럽에 전파되었다. 패러다임은 꾸준히 변화하여 그 결과 18세기 들어서는 조경 디자인에서부터 서양의 패러다임 변화의 결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변화는 픽처레스크라는 조경 디자인 양식으로 확립되었다. - P186

픽처레스크란 쉽게 설명하면 ‘그림 같은 풍경‘을 만드는 정원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다. - P186

픽처레스크 정원 디자인의 창시자라 할 수 있는 18세기 조경가 험프리 렙턴Humphrey Repton(1752~1818)은 "보는 사람의 위치에 따라서 언덕이 될 수도, 평지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원을 디자인할 때, 정원 내에 위치한 개인의 시선에서 자연이 어떻게 보이는가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 렙턴은 보는 이의 위치가 정원 내 구성 요소 간의 관계를 결정한다고 생각했다. - P186

기존의 기하학적인 정원은 3인칭 전지적 시점에서 내려다본 상태에서 디자인하는 것이다. 마치 사람이 평면의 종이를 위에서 내려다보고 삼각형, 원, 사각형의 도형을 그리는 것과 같다. 각각의 도형은 관찰자의 위치나 관찰자의 시점에서 본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 전지적 시점의 디자인의 형식에서 바뀌어, 렙턴 같은 픽처레스크 정원을 디자인하는 사람들은 1인칭 시점을 고려해서 자연을 연출한다. 픽처레스크 디자인에서는 오로지 1인칭 시점에서 어떻게 보이느냐가 중요한 의사 결정 포인트가 된다. 그렇게 디자인한 정원의 모양은 기하학적이지 않다. 왜냐하면 위에서 바라보는 시점에서 디자인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하학적인 모양은 어차피 하늘 위에서 내려다보지 않고서는 느껴지지 않는 디자인이기 때문이다. 픽처레스크 정원에서는 기하학 대신에 자연을 흉내 낸 자연스러운 곡선을사용한다. - P187

노자는 "가장 위대한 직선은 곡선처럼 보일 것이며, 가장 위대한 사각형은 모서리가 없다. 가장 위대한 이미지는 형태가 없다"고 말했다. - P188

동양철학이 추구하는 최고의 선 중 하나는 자연과 하나 되는 것인데, 동양인들은 노자 사상과 같은 생각에 근거해서 정원을 디자인할 때 곡선을 사용했다. 그러한 동양적인 개념의 영향을 받아, 픽처레스크 정원 디자이너들은 정원 내에 동양식 정자를 짓고, 기하학적인 직선을 깨고 자연스러운 곡선을 도입했으며, 정원 내에 더 많은 빈 공간을 만들었다. - P188

픽처레스크 스타일은 일인칭 개인적 경험과 인식을 중요시한 디자인 방식이다. 서양에서 전통적으로 디자인되었던 기하학적 형태는 삼인칭 전지적 시점에서 디자인한 것이며, 정원 내 구성 요소들 간의 관계성은 설계자의 관심 밖 일로, 고려 대상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픽처레스크 정원의 디자이너들은 정원 내 관찰자의 평면적 혹은 수직적인 상대적 위치가 정원 내 구성 요소들 간의 관계성 정립에 큰 변화를 준다는 것을 알았으며, 그 같은 관계성을 디자인에 반영했다. - P191

픽처레스크 정원을 거니는 사람들은 본인이 여러 다른 위치에서 다른 투시도적 이미지를 바라본 경험들을 바탕으로 정원의 전체 이미지를 머릿속에서 구성했다. 서양 정원 디자인에서 상대적 관계성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된 것이다. - P191

픽처레스크 정원 디자인은 서양 문화에 있어서 경직된 기하학에서 탈피하여 상대성에 가치를 두는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점이 된 아주 중요한 사건이라 할 수 있다. - P191

칸트는 1781년《순수이성비판》이라는 책을 냈다. 이 책은 세상과 자아를 분리하는 이원론적인 서양 철학의 관점에서 세상과 자아를 하나로 보는 일원론적인 시각으로의 관점 전환을 보여 주는 책으로 평가받는다. 다른 말로 세상 위에 분리되어서 내가 존재하는 것을 멀리서 바라보는 전지적 시점이 아니라 나에게 세상이 어떻게 보이는가에 중심을 둔 것이다. 이는 다분히 일인칭 시점을 통해서 세상과 나의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시각이다. 이 같은 칸트의 생각은 픽처레스크 양식과 생각의 궤가 같다고 할 수 있다. - P192

외부의 색다른 문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수용하는 문화권이 새로운 변종을 만들어 내게 되고, 그것이 시간이 지나면 시대를 이끄는 매력적인 문화가 된다 - P192

18세기 들어 서양 문화에서 빈 공간을 바라보는 인식이 변화되기 시작했으며, 미의 가치를 볼 때 구조물에만 관심을 갖던 기존의 가치에서 탈피하여 빈 공간 자체에도 의미를 두는 쪽으로 변화되었다. 이러한 변화는 백 년이 지난 19세기에 이르러서는 조경 분야를 넘어 미술에서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 P192

서양화에 빈 공간의 새로운 가치를 도입한 사람은 피에트 몬드리안 Piet Mondrian(1872~1944), 테오 판 두스뷔르흐Theo Van Doesburg(1883~1931), 호안 미로Joan Miro(1893~1983)였다. 신조형주의라고 불리기도 하는 데 스테일De Stijil 그룹의 대변인으로 활동했던 두스뷔르흐는 이차원적인 그림이 어떻게 삼차원 공간적 의미로 변화될 수 있는가를 보여 줬던 인물이다. - P193

좀 더 시간이 지난 후에 유럽 추상 아티스트들의 영향을 받은 미국 조각가 알렉산더 콜더Alexander Calder(1897~1976)가 조각에 빈 공간을 도입한 새로운 개념의 작품을 선보이게 된다. - P193

콜더 이전 서양의 조각은 빈 공간을 만든다기보다는 부피와 양감을 가지는 입체 구조물을 만들어 내는 데 주력했다. 미켈란젤로의 「다비드」 조각상을 보면 빈 공간은 몸통과 팔다리사이의 빈 공간 정도밖에 없다. 대신 서양의 조각가들은 대상의 형상을 만드는 데 주력했다. 그들 중 어느 것도 조각품 내에 적극적인 빈 공간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 P193

「메두사」 같은 콜더의 초기 작품을 살펴보면, 동양 문화의 특징인 빈 공간의 적극적인 도입과 모호한 경계가 나타난다. 「메두사」는 삼차원 공간에 철사로 사람의 두상 형태를 만든 작품이다. 관람객은 이 작품을 감상할 때 철사뿐 아니라 철사와 철사 사이의 빈 공간을 인식하고 이해해야 사람의 얼굴과 머리를 연상할 수 있다. - P193

콜더는 「모빌」이라는 조각 시리즈로도 유명하다. 콜더는 조각을 할 때 ‘몬드리안의 그림을 움직이게 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작업했다고 한다. 실제로 몬드리안이 검정색 선으로 캔버스에 칸을 나누고 그 안에 빨강, 파랑, 노랑 같은 색을 칠했다면, 콜더는 조각품 「모빌」에서 검정색 철사 선으로 빨강, 파랑, 노랑으로 칠해진 다양한 모양의 금속판을 공중에 매달아 놓고 바람에 의해서 시시각각 움직이게 설치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매달려 있는 물체 간의 간격과 각도가 매 시간 변화하는 양태를 띠게 되는데, 이렇게 변화하는 관계성이 조각품의 구조체 모양보다 더 중요하다는 점이 「모빌」의 가장 큰 특징이다. - P194

콜더의 작품「모빌」은 서양 미술사에서 4차원의 시간이라는 주제를 3차원의 조각에 도입한 점만으로도 뛰어난 작품으로 평가되어야 한다. 하지만 그러한 ‘시간성‘뿐 아니라 서양 조각에 이전까지는 없었던 ‘관계성‘을 주제로 한 첫 번째 작품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 P194

이 작품에서 황금 분할은 애초에 고려되지도 않았고 중요하지도 않다. 마찬가지로 매달려 있는 조각들의 상징적 의미도 중요하지 않다. 대신 「모빌」이라는 조각에서는 여러 개의 요소 간 관계가 가장 중요한 정보가 된다. 그리고 각각 매달려 있는 요소들 간에는 빈 공간이 차지하고 있다. 동양 문화의 특징인 ‘비움‘과 ‘관계‘가 콜더의 작품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것이다. - P198

콜더가 조각으로 비움과 관계라는 동양의 가치를 보여 주었다면 파울 클레Paul Klee는 회화를 통해 동양 건축에서 보이는 모호한 경계의 공간감을 보여 준다. 그의 작품 「두 개의 길Two Ways」(1932) 속에는 명확한 경계가 없고 모든 경계가 중첩되고 모호하게 처리되어 있다. 이 그림에서 보이는 모호한 경계를 가지는 공간적 성격은 기존에 벽으로 명확한 경계를 가졌던 서양 건축의 공간적 특징과는 사뭇 다르다. 오히려 동양 건축에서 기둥구조가 만드는 모호한 경계의 공간적 특징과 흡사하다. - P198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Frank Lloyd Wright(1867~1959)는 건축가로서 일본 건축과 그림으로부터 영향을 받은 대표적인 인물이다. 라이트는 미국 내 일본 그림을 유통시키는 가장 큰 화상畵商이었을 정도로 일본 그림을 아끼고 사랑했다. 그의 투시도를 보면 두 가지 특징이 보인다. 첫 번째 특징은 그림에서 여백의 미를 잘 살린 점이고, 두 번째 특징은 그림의 액자프레임 선이 자연스럽게 건축물의 그림으로 연결되어 주체와 배경의 경계가 모호해진다는 점이다. - P200

일단 벽이 주요 구조체로 사용되면 벽으로 구획된 공간의 특징인 경직되고 명확한 경계가 만들어진다. 따라서 라이트의 공간은 아직 전통적 서양 공간에 더 가깝다. 하지만 라이트보다 조금 더 젊었던 독일 건축가 미스 반 데어 로에와 스위스 건축가 르 코르뷔지에는 전통적인 벽 중심의 공간 구축 방식을 과감히 탈피했다. 주요 구조체로 미스는 철골 기둥을 사용했고, 코르뷔지에는 콘크리트 기둥을 사용했다. 이로써 그들의 건축공간은 동양 건축 공간의 특징인 내외부의 경계가 모호하고 내부에서 외부로 공간이 흐르는 듯한 성격을 띠게 되었다. - P201

의태mimicry는 곤충이나 새, 양서류 등이 서로의 생김새나 동작을 따라하는 것을 말한다. 포식자에게 유독하거나 맛없는 종들이 서로의 특징을 모방해 포식자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려는 의도다. - P207

‘같은 속‘에 있는 ‘다른 종‘끼리 이종 교배를 통해서 유전자를 공유하고 비슷한 형태를 띠게 되었다 - P20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