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정받고 싶은 마음 - 왜 노력하는 사람이 불행해지는가
오타 하지메 지음, 민경욱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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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누구나 인정받고 싶은 인정욕구가 있다. 이게 과해지면 관종이 되는데, 나는 관종이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누구나 욕구가 있기에 당연한 것이다. 인정욕구에서 비롯된 의욕과 노력, 혹은 과욕은 사회를 움직이는 거대한 축이 된다.

 

 

욕구가 없다면 발전도 없고 인류 문명도 없었다. 그러나 살인, 전쟁, 범죄 등 극단적인 폐해도 만만치 않게 벌어지고 있다. 책은 그 숨은 위험성을 찾아 해결 방법을 논의한다. 인정 욕구의 빛과 그림자, 그 배후에 숨어 있는 강박을 이야기한다.

 

 

SNS는 거대한 인정욕구의 시장이다. 최근 붉어진 n 번방 사건을 봐도 알 수 있다. 그들의 아이디만 봐도 무엇을 원하는지 대충 짐작할 수 있다. 이처럼 세상의 주목을 받고 싶고 존재감을 과시하고 싶다는 동기는 범행으로 이어질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

 

 

남들의 좋아요를 받은 게시물이 있다고 치자. 다음번에는 그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무리한 노력을 한다. SNS에 좋아요를 받기 위해 벼랑 끝에서 인증샷을 찍는다거나 위험한 상황에 노출돼 다치거나 사망하는 사례는 비일비재하다. SNS를 인기를 측정할 수 있는 거대한 척도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생기는 폐단이다. 상대방에게 잘 보이기 위해 아이디어를 내고 충격적인 행동도 서슴지 않고 스스로를 파멸로 몰아가기도 한다. 대체 왜 이러는 걸까.

 

 

인간은 타인의 인정을 받지 못하면 스스로를 인정하기 어렵다. 이런 큰 기대는 부담으로 다가와 더 불행한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이런 현상은 고학력 엘리트에게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그들은 늘 공부나 일을 잘한다는 소리를 들어왔기 때문에 최고의 혜택을 누려왔다.

 

 

하지만 실제 사회의 일은 노력이 반드시 성과로 이어지지 않을 때가 많다. 이런 일이 반복되고 자신이 해왔던 프로세스가 작동하지 않을 때. 비극은 시작된다. 카이스트 학생들이나 대기업의 자살 소식 혹은 빈번한 과로사가 이를 뒷받침한다. 엘리트 중에는 자신의 능력을 넘어선 기대를 스스로 낮추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이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자기효능감은 떨어지고, 격차가 벌어져 점점 악순환이 반복된다.

 

 

결국 강박은 기대치, 자기효능감(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 , 문제의 중요성이라는 세 가지가 복합적으로 작용할 때 벌어진다. 사람은 남들에게 어떻게 비추어질까를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자존심이 상하면 감당할 수 없는 스트레스가 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인정욕구에서 벗어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흔히 올림픽에서 지면 안된다는 중압감으로 본 실력을 다 발휘하지도 못하고 떨어지는 경우를 종종 본다. 심리적 압박이 일을 그르친 전형적인 예인데 이를 위해서는 리더의 배려가 중요하다. 인정 욕구의 강박이 괴로운 이유는 이미 획득한 평가나 신뢰 그리고 자신을 향한 기대를 한꺼번에 잃고 싶지 않아서이다. 자존감에 상처를 입거나 자기효능감이 떨어지는 것을 극도로 꺼리는 것. 완벽주의자일수록 그런 집착이 크다.

 

 

회사라면 인센티브 제도를 두어 흔히 열정페이를 막고 열심히 한 사람에게 주는 포상을 당연히 여기는 문화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자기효능감이 낮은 사람은 성공 경험을 쌓아 가면 좋다. 한 번에 해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타인에게 도움이 되고 인정받는 경험이 많아진다면 기대에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

 

 

 

실패의 경험도 성공 못지않게 중요하다. 자신의 약점을 포함해 모든 것을 보여주면 마음의 무거운 짐이 한결 수월해진다. 계속 이기기만 했던 사람이라면 주변에서 더 큰 기대치를 갖기 마련이다. 1등은 더 이상 올라간 곳이 없이 내리막이 있기 때문에 승리감은 길지 않다. 그때의 두려움과 허무함을 완충할 수 있는 실패 경험치를 쌓아 보자.

 

 

요즘 유행하는 부캐나 부계, 부업을 가져 보는 건 어떨까? 직장에서 갖는 부담감을 내려놓고 즐길 수 있는 일을 찾아보는 거다. 특히 프리랜서는 자기 효능감이 큰 직업군이다. 기존의 공동체형 조직은 반드시 붕괴하게 되어 있다. 급변하는 세상 속에서 조직이 없어지더라도 각자도생할 수 있는 개인의 프로화가 준비되어야 할 것이다.

 

 

어떤 일이든 한 가지 방법만 있다고 단언해서는 안 된다. 성공이 꼭 정답이 아닐 때도 있다. 이를 위해서 단단한 마음을 기르고 스스로를 옭아매고 만다면 언제라도 불행에 빠질 위험이 도사리고 있음을 인지하는 게 중요하다. 과로사라는 병은 일본과 우리나라에만 있는 특수한 병명이 된지 오래다. 이런 죽음 이제 좀 그만 보고 싶다.

 

 

책은 인정욕구의 어두운 면을 여러 사례로 알아보는 사례집이다. 일본을 배경으로 하기에 많은 부분을 공감하면서 읽었다. 인정받기 위해 무급으로 야근이나 주말 근무를 하는 직장인, 금메달 코앞에서 놓친 압박감, 정시 퇴근 못하는 마음, 할복이 갖는 의미가 더욱 섬뜩하게 다가오기도 했다. 하지만 다분히 일본적인 사례로 조금은 지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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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의 탄생 - 뇌과학으로 풀어내는 매혹적인 스토리의 원칙
윌 스토 지음, 문희경 옮김 / 흐름출판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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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소설을 좋아하는 나는 이 책이 너무 재미있었다. 이야기와 인물들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인간의 뇌와 결합시켜 이야기하는 스타일이 신선하지만 낯설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우리가 궁금해하는 이야기의 원형은 사실 심리학과 뇌과학의 산물이라는 저자의 주장에 퍽 충격적이었다.

 

 

우리가 영화를 보고 눈물을 흘리고 소설을 끝까지 읽게 되며 드라마의 악녀를 욕하는 기타 행동들이 용의주도하에 계획된 거라니. 저자 윌 스토는 기자이자 소설가이다. 직업 특성 답에 기존의 이야기 중심의 접근 방식 대신, 고전, 현대 소설, TV 드라마, 영화를 분석해 행동양식을 완성했다.

 

 

첫째 장 '만들어진 세계'에서는 뇌가 자동으로 모형을 생성하는 원리를 과학적으로 풀어 내고 있다. 둘째 장 '결함 있는 자아'에서는 캐릭터의 중심 성격과 반대되는 결함 있는 성격의 발현이나 외부 세계를 타파하고 성장하는 인물을 다룬다. 셋 째 장에서는 '극적 질문'을 통해 '나는 누구인가'라는 심오한 인류의 오랜 질문에 화답한다. 마지막 장'플롯과 결말'에서는 플롯은 어떻게 형성되는지를 이야기한다. 결국 플롯 이야기보다 더 중요한 인물, 사건, 해결 등 시작한 이야기를 끝맺는 방법에 대해 설명한다.

 

 

학교 다닐 때 문학 시간에 배운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 혹은 사건-위기-해결로 전개되는 뻔한 분석은 사양한다. 그 중심에는 예측 불가능한 인간들이 있고, 플롯에 일어나는 화려하거나 엄청난 자본으로 떡칠한 마케팅과 CG보다 중요한 것. 모든 이야기가 추구하는 인물에 관한 분석을 중심으로 한다.

 

 

 

캐릭터는 외부에서 벌어지는 행위의 풍경과 주인공의 생각과 감정 비밀이 펼쳐지는 마음의 풍경이 상충될 때 극적으로 변화한다. 또한 매력적인 인물이나 영웅이 되기 위해서는 왜곡된 세계나 자아를 극복하고 해결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변화된 성격의 근본은 자아성찰 '나는 누구인가?'로 귀결되는 핵심을 말한다. 이야기를 듣는 사람은 인물이 작품 속에서 살아가는 방식을 끊임없이 모방하며 자기 현실에 대입하거나  충돌함으로써 성장한다고 믿는 것이다.

 

고전은 왜 시대와 나라를 떠나 계속 회자되고 재해석 되는지, 봉준호 감독이 만들어 낸 작품의 다양한 캐릭터는 어떤 위험을 돌파하는지, [부부의 세계]를 막장이라며 욕하지만 다음 화를 기다리는 심리는 무엇인지. 인류가 생긴 이해 가장 좋아하는 놀이 중 하나인 '스토리텔링(특히 남 이야기)'의 기재를 과학적으로 파헤친다. 과학적으로 다룬다고 해서 어려울 것 하나 없다. 우리가 어떤 작품을 보고 감동과 슬픔, 분노를 느끼는 이유의 원인을 밝히고 있을 뿐이다.

 

 

어째 속았다고 느끼는가. 그렇지 않다. 어차피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사람, 이야기를 듣는 사람, 이야기를 옮기는 사람이 존재하는 한 무수한 창작물을 만들어질 것이다. 무미건조한 일상을 계속해서 살아가고 싶은 사람은 없을 테니까. 하지만 정교하게 만들어진 이야기의 성을 짓는 작가 위에는 날로 진화하는 독자, 관람자가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면 안 된다. 이야기를 소비하는 사람들에게 맞는 시대에 맞는 해석이 이어질 때 문화는 발전하고 인류도 나아간다.

 

《이야기의 탄생》은 시나리오 작가 혹은 연출자, 비평가를 준비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참고로 스티븐 킹의 《유혹하는 글쓰기》도 읽어보면 많은 도움을 받을 것이다. 이야기의 제왕이란 타이틀이 괜한 것이 아님을 그의 노하우로 증명한다. 마지막으로 계속해서 언급되는 '가즈오 이시구로'의 《남아있는 나날》과 오슨 웰즈의 <시민 케인>을 꼭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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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 특별 합본판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이윤기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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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집에 한 권씩 들 있지 않았나? 찾아보니 2000년 대 초반 베스트셀러였던 책을 1권 소장하고 있었다. 200만 명의 이상 독자와 만났다고 하니 명실상부 대한민국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는 '이야기'를 상징하는 하나의 브랜드가 되었다. 2000년 처음 출간되어 10년 뒤 5권 완견 될 때까지. 그리스 로마 신화 이야기를 자신만의 스타일로 재해석해 독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았다. 이번에 출간 20년을 맞아 5권 특별 합본호를 선보였다. 무려 1,100쪽이 넘는 방대한 이야기의 힘이 응집되어 있다.

 

 

정확한 출처나 지은이도 없는 신화를 우리는 왜 읽는가? 이유는 간단하다. 재미있기 때문이다. 시대를 막론하고 인간은 이야기에 끌렸다. 이야기는 입에서 입으로 구전되었고, 종이가 발병되면서 책으로 담아 옮겨졌다.

 

 

신화를 미궁에 비유하기도 한다. 미궁(모험)에 빠지지 않으려는 사람은 출구에서 기다리고 있는 아리아드네(기쁨)을 절대로 만날 수 없다. 실타래(상상력)를 빌려 미궁을 탈출하려는 독자에게 필요한 내용이 무궁무진하다. 유튜브로 클릭만 하면 해석해 주지만 굳이 텍스트로 읽는 이유는 상상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다. 영상으로 얻을 수 없는 기쁨을 책으로 간직할 수 있다.

 

 

그리스 로마 신화는 서양인의 관점, 영어 단어의 어원, 동양과의 접점을 통달할 수 있다. 신화를 공부하면 삶과 대중문화, 예술 영역 전 영역이 재미있어진다. 페미니즘과 윤리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그냥 쓰레기 모음집일 수 있다. 온갖 간통, 불륜, 치정, 근친상간, 패륜, 범죄 등등 기록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화를 통해 신과의 동질성을 확인하고 터부시하는 어떤 것에 도전하거나 면죄부를 받는다. 1권은 신화를 이해하는 12가지 열쇠라는 테마로 흥미를 유발한다.

 

 

그리스 로마 신화 중 뭐니 뭐니 해도 '사랑'테마가 백미다. 제2장의 테마는 '사랑'이다. 신이고 사람이고 사랑타령 때문에 분란이 일어난다. 저주, 살인, 죽음, 국가의 탄생 등등 지지고 볶는 모든 일이 사랑 때문에 생긴다. 인간보다 높은 존재도 죽음과 성(性) 적인 경험은 인간과 비슷함을 깨닫는다. 잃어버린 반쪽이를 찾는 험난한 여정,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 등. 인류문화의 다양한 케이스가 등장한다. 이런 문제점 때문에 서양 신화를 읽히는데 부담스러워한다. 도덕적이고 윤리적이지 않는 일이 비일비재하니까 말이다.

 

제3권의 주제는 '신들의 마음을 여는 12가지 열쇠'다. 신들에게 잘 보여 부귀영화를 누린 인간 VS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어 인생을 망친 인간들의 이야기다. 당신이 원하는 소원을 빈다면 어떤 신에게 말할 것인가? 재미있는 상상력을 발휘해도 좋겠다.

 

 

그 시대 사람들이 합의해 도출한 보편적이 꿈과 진실이 바로 신화다. 때문에 신들을 향한 경건함은 그 시대 사람들이 바라던 도덕과 경건함, 예의였다. 따라서 신에게 도전하는 자는 꼭 합당한 벌을 받게 되어 있었다. 오만은 신화시대 영웅들이 잘 걸리는 난치병이었다. 이 난치병 환자들은 신들은 죽도록 싫어했다. 그들의 태생부터 고귀한 장점이 신들에게는 부정적인 장애물이 될 때가 많다.

 

3권에서는 오드리 헵번의 영화 <마이 페어 레이디>의 모티브 피그말리온 이야기가 등장한다. 버나드 쇼가 백 년 전 패러디한 《피그말리온》이 원작은 해를 거듭해 재해석 되고 있다. 꽃 파는 가난하고 무례한 아가씨를 나이 든 음성학 교수가 매너와 말투를 가르쳐 상류층 아가씨로 환골탈태한다는 줄거리, 신분의 차이가 큰 두 사람의 사랑 이야기다. 신화에서는 플로리젤이란 왕자가 양치기 딸 페르디타와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다. 훗 날, 대명사가 된 피그말리온 효과는 스스로 희망과 기대를 저버리지 않을 경우 나타내는 뜻이 되었다.

 

 

피그말리온을 몇몇 신화 사전에서는 퀴프로스(지금의 사이프러스)섬의 왕이라 풀이한다. 이를 바탕으로 2천 년 전 오비디우스가 받아들여 썼고, 4백 년 1611년 즈음 《겨울 이야기》 란 제목으로 셰익스피어가 다시 썼다. 1백여 년 전 버나드 쇼는 패러디한 작품을 희곡으로 만들기도 했으며, 50년 뒤 뮤지컬 드라마 영화로 확대 재생산된 것이다.

 

이아손과 메데이아 신화를 아는가? 드라마 [부부의 세계] 원작자가 메데이아 신화를 참고했다고 해 관심 있게 읽었다. 앞에서 계속 강조한 것처럼 신화는 예술 영역의 밑바탕이다.

 

 

메데이아는 영웅 이아손을 도와 조국을 배신하고 동생까지 죽인 인물이다. 하지만 이아손은 이런 메데이아를 두고 새 아내를 맞는다. 그리고 훗날, 메데이아는 손수 제조한 독약으로 이아손의 새 아내를 독살하고 궁전에 불을 질러 자기가 낳은 자식을 둘이나 죽인다. 훗날 메데이아는 아테나이 왕 아이게우스의 아내가 된다. 사랑하는 이를 위해 가족도 자식도 모두 배신했지만 그 사랑을 얻지 못한다. 남자에게 헌신했으나 원하지 않는 결과에 씁쓸해진다. 메데이아도 기구한 운명이다.

 

 

드디어 그리스 로마 신화 대장정의 끝이 보인다. 4번째 장에서는 제우스의 아들'헤라클레스의 12가지 과업을 다루고 있다. 다시 한번 내가 알던 헤라클레스는 얄팍한 지식이었음을, 한번 신화가 된 이야기는 끊임없이 변주된다는 영원성도 확인했다. 별자리나 천체에 관심 있는 사람에도 정말 유용하다. 별자리 소스도 신화에서 많이 차용되었기 때문이다. 특히 유럽, 미국으로 대표되는 서양 문화의 근간이 신화 안에 다 녹아들어 가 있다. 영화를 좀 더 깊이 있게 보고 싶으면 신화를 꼭 읽어보라고 추천한다.

 

 

헤라클레스는 인간의 아들인 줄 알았다. 알케이데스라는 이름으로 살다가 정식으로 헤라클레스로 불린다. 바람둥이 제우스가 인간 알크메네로부터 얻은 자식. 헤라에게 정체를 숨겨 젖동냥을 받았다가 은하수가 생겼다는 일화로도 유명하다. 헤라클레스라는 말은 사실 헤라의 영광이라는 뜻이다.

 

 

힘이 장사라서 아기 때 뱀을 맨손으로 때려잡고, 커서는 악명 높은 사자의 입을 찢어 죽이고 그 가죽을 쓰고 다녔다. 따라서 헤라클레스를 대표하는 것들은 소, 올리브나, 몽둥이, 사자 가죽 등이 있다. 유럽 박물관 갔는데 누구인지 잘 모르겠다면 주변에 함께 놓인 오브제를 확인해 보길 바란다. 대충 누구를 뜻하는 건지 알 수 있다.

 

 

그리고 아폴론 신의 신탁을 받아 아르고스의 땅에서 1신년 반 동안 머물게 된다. 1신년은 8년. 인간 시간으로 12년이 된다. 그래서 12가지 과업으로 묶인 듯. 헤라클레스를 상징하는 숫자가 12인 이유도 알겠다. 신화에서 12는 아주 중요한 숫자다. 1년이 12개월이고, 하루가 12의 두 번 반복임은 괜한 우연이 아니다.

 

신화는 현대까지도 끊임없이 오마주, 패러디, 재해석된다. 예술과 대중문화의 깊이감을 느끼고 싶다면 신화를 꼭 읽어야 하는 이유다. 공들여 오랜 시간 불편하게 읽은 텍스트의 시간만큼 당신의 머리와 가슴에 깊게 아로새기는 신화가 되길 희망한다. 최근 수도권 확진자가 늘어나 다시 사회적 거리두기 시기인 만큼 집에 콕 하며 그리스로 책 속 여행 가기 좋은 날이다. 건강한 집에 콕 생활, 코로나 시대에도 그리스 로마 신화는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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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친일파
호사카 유지 지음 / 봄이아트북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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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나와 베스트셀러가 된 《반일 종족주의 》에 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나 싶어 궁금했었다. 당장 사고 싶었지만 사면 저자에게 인세를 주는 꼴이 되는 것 같아 대충 훑어라도 보고 싶어 서점을 찾았다. 서점의 영업 마케팅은 대단했다. 책을 읽어볼 수 없게 비닐도 봉해 두었던 것. 잡지도 만화책도 아니고 이게 대체 뭐 하는 짓인가 싶어 시립 도서관에 검색했다. 하지만 예약이 첩첩산중이라 빌릴 수 없이 열기는 사그라들었다. 그렇게 거의 6개월이 지났고 아직도 읽어보지 못한 채 시간은 흘렀다.

 

 

그러던 중 호사카 유지 교수의 《신친일파》를 만나게 되었다. 이 책은 제목부터 《반일 종족주의》에 맞서는 책임을 공표하고 나섰다. 책의 주장에 문제점과 오류를 지적하고 비판하는 내용이다. 대부분 일본 극우파의 주장을 옮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논리적으로 반박할 자료들을 찾는 게 우선이다.

 

 

이 사건의 발단은 1993년 발표된 고노 담화에 있다. 일본 위안부 피해자를 향한 공식적인 사과와 반성이었는데 극우파는 격렬하게 반박하며 고노 담화 폐기를 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 결과 자민당 내에 역사검토위원회가 결성되고 세력이 커지게 된다. 그리고 2년 후인 1995년 일본이 침략 전쟁과 과거 식민지 지배에 대한 사과 내용을 담은 무라야마 담화에도 극우 세력은 강렬히 반응한다. 두 담화를 반대하기 위해 자유주의 사관(일본이 침략 전쟁을 일으키지 않고 아시아를 백인 지배에서 해방 시킨 거라 주장)을 도입했다. 이로써 위안부 강제 연행 부정, 난징 대학살 부정 등 수많은 왜곡 사실에 힘을 쏟는다.

 

 

한편 한국에서는 2000년대 이후 일본과 비슷한 세력의 '뉴라이트'가 등장한다. 2006년 안병직 서울대 명예교수가 뉴라이트재단을 창립해 초대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반일 종족주의》는 대표 저자 이용훈 낙성대경제연구소 이사장과 안병직 명예 교수 등과 함께 조선시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한국 경제사를 연구해왔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내용은 일제강점기 일본이 한국의 땅과 식량을 수탈했다는 것은 명백히 왜곡된 거라며 한국인의 기억 상당 부분이 만들어지고 교육받은 것이라는 주장을 펴왔다.

 

 

한국인의 정신문화를 반일 종족주의라고 폄하하는 이영훈은 대체 어느 나라 사람인가 새삼 놀랍다. 아니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도 정도껏이어야지 이런 식의 극우적 생각 특히 일본 극우세력의 주장을 고스란히 받아쓰기하는 뇌가 없는 행동에 혈압이 오를 대로 오른다.

 

 

따라서 이 책은 반일 종족주의라는 명칭, 강제징용, 일본군 위안부, 독도 문제를 중심으로 《반일 종족주의》 논리를 조목조목 반박한다. 일본의 꾸준한 억지 주장에 한국이 법적 입장은 일제강점기 자체가 불법이고, 당시의 조약 및 협정이 원칙적으로 무효라는 것이다. 한국에서 한국의 법을 적용하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하는 친일파들을 신(新) 친일파라고 부르고자 한다. 일본 우파의 논리를 그대로 가져온 21세기 신친일파에 맞선 호사카 유지의 반박은 답답한 할인 관계에 시원한 뚫어뻥이 되어 줄 것이다.

 

 

그래서 책을 읽기 위해서는 지난한 인고의 시간과 빡침을 이겨내야 하는 것이다. 고구마 주의, 사이다 필지참, 소화제, 두통약 등이 없으면 안 되는 독한(?) 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최근 이용수 할머니 문제까지 붉어지면 지금 이 시점에서 제대로 알고 넘어가야 한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꼭 읽어봐야 할 필독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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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조노믹스 - 미래 비즈니스의 패러다임을 뒤바꾼 아마존 혁신 경영의 비밀
브라이언 두메인 지음, 안세민 옮김, 김용준 감수 / 21세기북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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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한 알고리즘은 매일, 매시간, 매초 가격을 인하하고, 배송 속도를 높이고, 적절한 음악 혹은 영화를 추천하고, 알렉사가 1000분의 2~3초 안에 정확하게 대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어 아마존 고객을 기쁘게 해주는 방법을 학습한다. 이제 이처럼 새로운 컴퓨터의 반복 과정을 인공지능 플라이휠이라고 생각하자.

p128

중국이 세계 패권을 잡을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는 빠른 디지털 전환일 것이다. 코로나19로 비대면이 필수가 되면서 생활 속 디지털화도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이커머스(E-commerce)는 미국의 아마존과 중국의 알리바바의 필수 시스템으로 급수상하고 있다.

 

 

영화관에 가면 아마존 스튜디오 로고가 뜨는 영화들을 많이 본다. 그래서 2010년 아마존닷컴에서 설립한 영화, 드라마 제작사 '아마존 스튜디오', 아마존 OTT 서비스인 프라임 '비디오(Prime Video)'에 관심이 많다. 아마존은 스타트업에서 시작해 공룡기업이 되니까지 항상 '고객중심'에서 생각했다. 때문에 '아마존 없이는 살 수 없다'라고 말하는 고객의 무한 신뢰를 쌓아 다양한 분야로 뻗어나가고 있다.

 

 

하지만 아마존이라고 천사 기업이 아니다. 연방 소득세 납부, 자동화로 인한 근로자 교육 및 훈련, 가혹할 정도의 창고 노동자의 업무 방식, 탄소 배출 규정 등 아쉬운 부분도 없지 않다. 하지만 아마존 프라임의 혜택, 먼 매장까지 가지 않아도 되는 온라인 쇼핑 및 배송 시스템의 중독에서 빠져나오기 힘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아마존이 해결해 나갈 문제점까지도 아마존의 경영 철학에 관심 없던 독자, 스타트업을 생각하고 있는 독자에게도 좋은 교과서가 될 것이다. 그가 생각한 브라질 열대 우림 지역의 아마존 강을 떠올려 보라. 자신이 설립한 스타트업이 지구 구석구석까지 제품을 흘려보내는 거대한 강으로 성장하길 바라며 아마존이란 이름을 지었다는 것을.

 

 

 

프라임 회원은 119달러의 회비를 납부하면, 영화제 수상작과 텔레비전쇼를 볼 수 있고, 200만 곡에 대하여 뮤직 스트리밍 서비스를 받을 수 있으며(매월 7,99 달러를 납부하면 수천만 곡에 대하여 서비스). 일반 회원이 납부하는 금액에서 2달러의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또한 킨들에게 무료로 전자책을 다운로드할 수 있고, 가족사진을 저장할 수 있는 아마존 클라우드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또한 프라임 회원은 아마존 소유의 홀푸드 매장에서 식료품 할인 혜택도 받는다.

p149 *119달러 =145,000원

 

 

《베조노믹스》는 제프 베조스의 경영 철학, 기업 문화, 기업 전략, 리더십을 '베조노믹스'로 명명하고 소개하고자 한다. 저자 브라이언 두메인은 《포춘》의 편집자이자 언론인으로 아마존의 색다른 경영 방식에 매료되어 이 책을 썼다. 2년 넘는 기간 동안 100여 명이 넘는 아마존 출신 전현직 임원과 직원을 인터뷰에 자료를 모았다. 또한 아마존의 성공 비결과 미래까지 분석하기에 이른다. 따라서 아마존의 A부터 Z까지 궁금한 독자들에게 최고의 지침서가 될 것이다.

 

 

베조노믹스의 세 가지 경영철학 고객 집착. 극단적 혁신, 장기적 시각의 경영방침을 친절히 소개되어 있다. 아마존의 근간이라고 부르는 '플라이휠'이 적절히 돌아가도록 설계되었다. 사실 플라이휠은 선순환의 은유 표현이다. 직원들 간 경쟁보다 고객들에게 더 나은 삶을 제공하는 데 집중한다. 이런 방식으로 플라이휠은 계속 돌아간다.

 

 

지금 당장 알렉사가 당신의 취향과 구매습관, 음성 등을 분석해 쇼핑해 주는 게 아무 가치 없어 보이지만 몇 년 후에는 엄청난 가치를 지닐 것이다. 음성 쇼핑은 요즘 같은 재난 시대에 언택트 쇼핑으로 각광받고 있으니 말이다.

 

 

고객에게 가성비 최고의 제품을 제공한다는 철학을 실현하다 보면 간과하기 쉬운 사회적 복지까지도 끌어안고 간 아마존의 경영철학이 돋보인다. 그리고 티타늄과 바다에서도 녹슬지 않는 스테인레스강, 10,000년 시계, 우주공학 산업 등 장기적인 프로젝트에도 투자하고 있다. 기술 자문 프로그램이 아마존 문화에서 중요한 부분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아마존은 빅데이터, 인공지능, 로봇 기술 도입으로 소매업 도입에 성공 했는데 이를 물류, 금융, 의료까지 확장하고자하는 이야기도 들어볼 수 있다. 책으로 시작해 지금은 없는 것 없이 파는 거대 시장이 되기까지 혁신과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기업의 면모를 들여다 볼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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