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통하는 피드백, 강점 말하기 - 팀원의 마음을 사로잡는 요즘 리더의 비밀 무기
이윤경 지음 / 블랙피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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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원의 감정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비단 팀원의 성장과 만족 때문만은 아니다. 대놓고 말하자면 그것은 리더에게 좋고, 조직에도 이롭기 때문이다. 팀원들이 자신의 무기를 충분히 발휘했을 때 그 조직은 승률이 높아질 수밖에 없지 않나. 85p




저자는 '대학내일'에서 10년 이상 일하면서 팀장이 해야 하는 일과하지 말아야 할 일을 이 책에 정리했다. 그 중심에는 단점도 '강점'으로 말하는 방법이 있었는데 단점을 강점화하는 전략이었다. 실제로 만나서 인터뷰해 보고 싶을 정도였다. 정리에 말맛이 들어가 있는 새로운 자기계발서란 말이지. 가로 안에 들어가 있는 속마음이 참 재미있다.

 

내 단점을 어떻게 강점으로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해 봤다. 나는 산만해서 한 가지 일을 진득하게 끝까지 해내지 못한다. 여러 가지 작업물을 동시에 하려 한다. 그걸 가까이서 본 사람은 그래가지고 언제 끝나냐고 핀잔만 주는데. 어찌 되었건 일은 끝나있다.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장땡. 그게 내 단점이자 강점인 셈이다.



당신의 한마디에 팀원은 인생의 위로를 받을 수도 있다.

 

책은 조직에서 팀장급인 사람이 꼭 읽어봐야 한다. MZ 세대와 자주 일한다면 진짜 필수다. 뉴타입 팀장의 리더십을 보여주고 싶고 원활한 의사소통을 원한다면 강추한다. 목록별로 잘 분류가 되어있어 알기 쉽다. 6다리만 건너면 다 아는 사람이라는 말처럼. 언제 어디서 어떤 유형의 리더를 만나게 될지 모른다.

 

8유형의 리더가 참 재미있단 말이다. 봉준호 감독은 농협 마크가 찍힌 다이어리에 계획을 적는다. 그게 아니면 안 된다는 봉테일이다. 가수 보아는 자기 인스타그램에 신곡 소개 때 BoA인데 BOA로 쓴다고 핀잔을 준 적 있다. 자신의 소속사를 저격한 디테일 강점자(완벽주의자)다. 큐알 코드로 그 상황에 맞는 영상을 함께 보면 이해가 쏙쏙 된다.

 

 

 

자기 강점을 제대로 발휘하면서 누구나 함께 일하고 싶은 태도 만들기 ??

 

  1. 일단 인정한다. 태도도 실력이라는 것을

  2. 흑역사의 원인은 12가지 태도에서 찾는다

  3. 리더부터 깐다, 흑역사 만든 태도를

  4. 성과만큼 태도에도 물개 박수 친다

  5. 태도별 맞춤 솔루션을 제시한다

 

팀원들도 바쁘다. 아침엔 미라클 모닝, 점심엔 샐러드 식사 후 헬스장, 저녁엔 트레바리 가야 한단다. 한 가지만 잘해서, 한 직장에서 오래 머물 수 없는 사회에서 한 시도 쉬지 못하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저자는 성장에 앞서 기술이나 경력, 경험보다 '태도'가 나아진 사람에 투자해야 한다고 말한다. 성장에 도움 되는 배움, 절제, 긍정의 태도 말이다.

 

퇴사. 잡코리아에 따르면 2030세대 직장인 절반 이상이 2년 안에 퇴사한단다. 공통적인 특징은 일이 힘들어서가 아니라 '사람' 때문에 퇴사하는 거다. 이 갈등을 중재하고 해결하고 조율해야 하는 사람은 리더 혹은 팀장이다. 자기 팀원(직원)의 약점과 강점을 잘 파악하고 서로 매칭 시키거나 그렇지 않도록 하는 것도 리더의 몫이다. 조련하는 것도 리더의 자격이고 덕목이다.

 

돌이켜 보면 나는 팀장의 동기부여 칭찬에 약한 것 같다. 클라이언트가 살살 긁어주면서 "네가 참 잘 하잖아, 이거 할 수 있지?"라고 하면 무에서 유도 창조해 준다. 그걸 잘 알고 이용하는(?) 클라이언트가 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뻔한 말이 정답일 때가 있다. 그걸 잘 부릴 줄 아는 팀장, 알면서도 순응해 주는 팀원이 서로 윈윈하는 거다.



올해 마무리는 잘 되어 가고 있나. 꼭 뭘 하지 않았더라도 건강했다면 올해도 잘 보냈다고 칭찬해 주고 싶다. 나는 코로나도 걸려봤고, 일감이 많이 들어와서 스트레스도 받으면서 또 행복하기도 했다. 올해는 잊을 수 없겠다. 경험이 많아졌고, 폭이 넓어져서 많이 배웠다. 물론 괴롭기도 하고 잠도 잘 못 잔 건 사실이다. 별 이상한 인간 말종을 상대하느라 심적으로 고민도 크고 힘들었다.


그럼에도 건강을 놓치지 않으려고 요가도 빼먹지 않고 꾸준히 했다. 3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다시 요가 선생님을 만났고, 그동안 줌 수업도 빼먹지 않고 했다고 칭찬받았다. 놀라운 건 선생님이 3년 동안 온라인 수업하면 대충 하고 마는데 정말 열심히 한거 같다는 말이었다. 안되는 동작도 되고 유연성, 근력도 생겨서 본인도 놀랐다고 했다.


무척 기분 좋았다. 난 그냥 수업료 내고, 나와의 약속을 지킨 것뿐인데 건강도 얻고 신뢰도 얻고 스스로 성장도 하니 말이다. 누군가에게 받는 칭찬만큼 달콤한 마약(?)은 없는 것 같다. 내년에도 한 뼘 더 자랄 내가 기대되고 함께해 주는 주변 분들에게 항상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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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를 여행하는 수렵채집인을 위한 안내서 - 지나치게 새롭고 지나치게 불안한
헤더 헤잉.브렛 웨인스타인 지음, 김한영 옮김, 이정모 감수 / 와이즈베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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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뭉스러운 제목이다. 21세기에 수렵채집인으로 어떤 삶을 이야기하고 있을까? 인류를 그날 사냥하고 채집해 먹고 이동하며 자유로운 삶을 살았지만 농사를 지으면서 정착하게 되었다. 이후 노동력이 급증했고, 곡식이 재산이 되면서 계급이 생기게 되었다.


지구의 온도가 5도 올라가자 인구는 늘었고 채집과 수렵은 더 이상 할 수 없게 되었다. 농업혁명을 거쳐 산업혁명, 그리고 지금의 디지털 산업까지 쉼 없이 달려왔다. 하지만 지구와 인간 모두 아프고 달라졌다. 과연 이대로 괜찮은가?

 

책은 현대인이 구석기시대를 살고 있는 것처럼 그들의 삶에서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라고 말한다. 저자는 '관찰 가능한 세계'에 대한 단 하나의 일관된 설명이라 말한다.

 

저자가 만든 '제1원리'를 토대로 어떤 가정에서도 추론할 수 있는 강력한 도구이자 가치 있는 목표를 추구한다. 지금이 지나치게 새롭다고 규정하고 본성을, 시작을 탐구해가자고 말한다. 젠더, 음식, 양육, 의학, 교육, 문화 등을 해체하고 분석하면서 접근한다.

 

다시 처음으로 회기 할 수 없지만 그들의 삶에서 방법을 찾아보잔 얘기다. 챕터마다 끝에 자기계발서 못지않은 실천법이 있다. 성인이 되려는 건 아니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을 남겨 본다.


더 나은 삶을 위한 접근법 

자신의 가치를 높이자.


1. 성인이 되는 것을 명확한 목표로 삶아라.

2.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지, 어떻게 느껴야 하는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정보를 끊임없이 추적하고 습득하라.

3. 항상 배우라.

4. 인생의 통과 의례들을 되살리거나 창조하라.

5. 사회적 경험도 좋지만 물리적 진실을 탐구하라.

6. 자신의 편협함을 극복하라.

7. 평등을 원래 자리로 돌러놓아라.

8. 사람들에게 미소를 지어라.

9. 지금, 여기에 감사하라.

10. 매일 사람들과 함께 웃어라.

11. 휴대폰을 내려놓아라.

12. 사랑하는 사람과 사랑하는 생각을 위해 싸워라.

13. 상대방을 코너에 몰지 않고 유능하게 비판하는 법을 터득하라.

14. 삶에서 칼로리, 단계, 분 등 숫자로 세는 것을 줄이고 실천하는 것을 늘려라.

15. 위기일발의 이론을 개발하라.

16. 곡선을 뛰어넘는 법을 배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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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친코 1 - 개정판 코리안 디아스포라 3부작
이민진 지음, 신승미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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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파친코》는 1910년부터 1989년까지 80여 년간에 걸친 4대에 관한 고단한 역사를 담고 있다. 예전판을 읽어봤는데 선자이름도 틀리고 매끄럽지 않은 번역을 재가공해서 새로운 출판사와 역자로 개정했다. 표지도 바뀌었고 느낌이 조금은 달랐다. 작가 사인도 무척 강렬했다.

 

이민진 작가 소개

 

한국계 미국인인 이민진은 이민 1.5세대로 30년간 쓰고 탈고한 이 소설로 '제2의 오스틴'이란 명성을 얻었다. 가족은 1970년 7살 때 화장품 회사 영업사원으로 지내던 아버지를 따라 이민을 결심했다. 함경남도 원산 출신 아버지, 부산 출신 어머니 밑에서 자랐지만 유년 시절을 미국에서 보내 미국 문화에 익숙할 텐데도 한국 이름 이민진을 고수하는 뚝심을 보인다.

 

작가 소개 중'쥐가 나오는 방 한 칸짜리 아파트에서 다섯 식구가 살았다'라고 말했듯. 지긋지긋한 가난과 부모의 출신이 고스란히 소설 속에 반영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요일도 없이 자식 뒷바라지에 희생으로 일관하신 부모님의 사랑을 받고 자라 예일대 역사학과와 조지타운대 로스쿨을 졸업했다. 이민 성공신화가 된 이민진은 기업 변호사로 일하고 있었지만 B형간염으로 건강이 나빠져 변호사를 그만두게 된다. 이후 고교 시절부터 재능을 보인 글 쓰는 일을 시작했다.

 

2004년 단편 《행복의 축》, 《조국》 등을 발표했으며, 2008년 장편 데뷔작 《백만장자들을 위한 공짜 음식》이 11개국에 번역 출판되며 전미 편집자들의 올해의 책으로 뽑혔다. 미국 픽션 부분 '비치상', '신인작가를 위한 내러티브상'등을 받으며 승승장구했다.

 

《파친코》는 픽션이지만 거시적으로는 한국사 미시적 관점으로 개인사를 녹여낸 작품이라 할 수 있는다. '이민자'라는 키워드로 한국에서 일본, 미국으로 이어지는 가족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여정이다. 한국, 북한, 미국은 작가의 가족 역사의 반영이며 재일조선인(자이니치)에 대한 묘사는 일본계 미국인 남편을 만나면서 시작되었다. 남편이 도쿄의 금융회사에서 근무하면서 일본에서 4년간 생활하게 되었다. 이때 일본에서 생활하며 겪었던 어려움이나 에피소드를 취재와 연구를 통해 깊게 이해하며 《파친코》를 집필할 수 있게 되었다.

 

내국이면서 외국인인 이민의 역사를 다룬 소설은 구상부터 탈고까지 꼬박 30년이란 세월이 쌓여 완성된 작품이다. 시작은 1989년 예일대 수업 중 느낀 분노였다. 한국인의 DNA를 가졌다는 이유로 따돌림을 당하다 결국 자살한 일본 중학생의 이야기였다. 스스로 선택할 수 없는 선천적 태생으로 고통받는 본인과 가족의 슬픔에 깊게 공감했다.

 

파친코의 줄거리

 

소설은 단순한 4대 가족 이야기를 떠나 전 세계 관통하는 이방인의 뿌리와 정체성, 차별과 유배, 순응과 투쟁의 역사서다. 부산 영도 태생의 몸이 아픈 훈이와 결혼한 가난한 소작농 넷째 딸 양진의 딸 순자, 선자가 일본으로 건너가 낳은 한수의 아들 노아, 남편 이삭의 아들 모자수, 그리고 그의 아들 솔로몬까지 이어진 핏줄의 이야기다.

 

더불어 고난의 시대를 살았던 '여성'들의 아픔과 연대에 관한 이야기다.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모든 인물을 소개하고 있지만 '선자'를 중심에 두고 진행되는 1부는 미혼모가 될 뻔했던 선자의 영혼을 구해준 목사 이삭이 있어 가능했다. 선자의 어머니 양진의 고난부터 시작한다. 양진은 장애를 가진 남편을 일찍 여의고 없는 살림에 살뜰히 하숙을 운영했다. 형 요셉이 거쳐갔던 곳. 그 인연으로 이삭을 사위로 맞이하게 된다.

 

이후 선자가 이삭의 아내가 되어 오사카에 정착, 형님인 경희와 친자매처럼 지내며 김치사업과 아들 둘을 돌보는 과정은 뭉클하고 감동적이다. 소설 속에는 시대의 벽에 부딪혀 남편을 따라 좌우되는 여성의 삶 속에 있으면서도 집안을 일으키려고 고군분투했던 두 여성(선자, 경희)의 생활력이 고스란히 서술된다. 결혼으로 인해 바뀌는 여성들의 잔인한 인생이 구슬프다.

 

남성들은 하나같이 쓰러져갔다. 선자의 남편 이삭은 어릴 때부터 병약했고 오사카에서 신사참배를 거부, 옥고를 치르다 죽는다. 어린 선자의 마음에 불을 지른 후 노아를 임신케 한 한수는 가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선자에게 현지 아내를 해달라고 요구한다. 형님 경희의 남편 요셉은 어떤가. 가장으로서 성심성의껏 일하지만 조선인이란 이유로 승진은커녕 불가촌민이 사는 동네에서 살며 멸시를 당한다. 끝까지 자존심을 지키며 기울어진 집안을 일으켜 세우려 들지만, 결국 원폭 피해를 받아 불구의 몸으로 죽지 못해 살아간다. 병 수발과 생계, 육아까지 모두 여성의 몫이된다.

 

고통의 유산은 비단 한국-일본-미국만이 아닌 전 세계를 관통하는 '떠돌이'의 삶에 투영할 수 있는 고향을 그리워하는 보편적인 정서다. 하물며 같은 나라에서 타지역으로 이사만 가도 텃세를 경험하게 되는데. 식민지, 전쟁, 내전, 가난으로 이어지는 지난한 불행의 직격탄을 맞은 사람들은 편견앞에 부서졌다. 살기 위한, 자손을 남기려는 본능과 필사적 생존이 낱낱이 기록되어 있다.

 

파친코 감상 소감

 

1부는 1910년부터 1949년 '고향'이다. 찰스 디킨스의 문구가 강렬하게 떠돈다. "고향은 이름이자 강력한 말이다. 마법사가 외우는, 혹은 영혼이 응답하는 가장 강력한 주문보다 더 강력한 말이다." 2부는 1953년부터 1989년까지 '조국'이다. 박완서 작가의 말이 주제를 압축하고 있다. "아무리 고개를 넘고 내를 건너도 조선 땅이고 조선 사람밖에 없는 줄 알았다" 솔로몬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콜롬비아대를 졸업하고 영국계 은행에 취직했지만 일본인 상사에게. 배신당해 좌절하고 파친코를 잇게되는 솔로몬의 이야기다.

 

파친코는 알 수 없는 확률로 일확천금을 딸 수도 있는 도박게임이다. 불확실성을 알면서도 빠져들 수밖에 없는 중독성의 게임에 운명을 한탕주의를 재일동포의 삶에 비유했다. 돈을 딸지 모른다는 작은 희망의 여지가 남아 있는 한 계속 게임에 빠질 수밖에 없는 것과 닮았다. 일확천금을 딸 수도 다 잃고 나락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

 

인생이란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불확실성에 기대는 노름이다. 계획하에 움직이고 모든 것이 정해진 듯 보여도 피치 못할 우연과 관계로 인해 틀어지고 조각난다. 때문에 단순한 도박 이야기로 치부서는 안되는 작품이다. 3년만다 외국인 등록증을 갱신하고, 외국여행을 갈 수 없고, 화이트칼라로 취직이 어려운 자이니치의 삶. 파친코만이 부와 권력을 얻을 수 있는 길이지만 야쿠자라는 오명까지 갖게되는 동전의 양면 같은 길인거다.

 

이방인의 삶은 바람 앞의 등불이다. 한 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사람들은 전쟁, 정치, 경계의 흐름 앞에 이리저리 휩쓸려서 치열한 삶을 살게 된다. 나라를 지키지 못한 무능한 왕조, 한국전쟁 후 나뉘게 된 정부로 인해 일본, 중국, 러시아 등으로 뿔뿔이 흩어져 살게 된 이민의 비참한 삶을 녹였다. 책임지지 않는 정부 고통받는 국민. 비극적인 한국의 근현대사를 한 가족의 4대에 걸친 역사 속에 담으며 억척스럽게 고난을 극복하고 성공하려던 잔인한 과거다.

 

그리고 '여성'의 '한'과 가족의 '정'에 관한 이야기다. 양진-선자-경희로 이어지는 가난과 핍박의 역사와 일본 호스티스 에쓰코(모자수의 아내)와 그녀의 딸 하나까지 이어진 질곡의 역사도 가슴 아프다. 여인들이 있어 핏줄은 이어왔고 가난을 면하고 성공할 수 있었다는 점이 와닿는다. 세상을 움직이는 게 남성이라고 하지만 그 남성을 낳은 여성이 있기에 인류는 발전하고 세대를 거듭하는 거다.

 

오랜만에 소설을 제대로 옮긴 영상물이다. 드라마 [파친코]도 기회가 된다면 꼭 시청하길 바란다. 우리나라 역사를 진정성 있게 풀어낸, 웰메이드 미국 드라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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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부당합니다 - Z세대 공정의 기준에 대한 탐구
임홍택 지음 / 와이즈베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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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닌 것을 맞다고 말하지 않고, 뻔히 보이는 부당을 애써 숨기지 않는 MZ세대의 화법. 이제 나도 적응할 만큼 적응되어 있다. 물론 내 나이를 크게 MZ세대에 끼워 준다면야 고맙지만 턱걸이 수준인 상황에서 밀레니얼 세대가 아닌 질레니얼 세대는 어렵기만 하다.

 

4년 전 《90년생이 온다》로 출판계를 떠나 기업 필독서가 된 저자 임홍택이 이번엔 'Z세대(00년생부터)'를 분석했다. 특히 부제는 세대의 모토라고 할 수 있는 '공정' 기분을 탐구한다. Z세대는 정의를 논하기보다 개인에게 미칠 파급력 즉 '공정한가'에 초점을 맞춘다. 내가 한 만큼 정당한 대가, 다른 사람과 차별받지 않아야 함이 가장 크다.

 

《그건 부당합니다》는 사실 젊은 세대가 생각하는 공정의 기준이 옳은 것인가를 다루고 있지 않다. 좀 더 넓혀 시대 변화를 중심에 두고 성별, 세대를 나눠 생각하지 않고 사회 전체의 부당함에 대해 논해보고자 한다. 세대 차이가 아닌 원칙의 차이를 발견하는 계기를 마련한다.

 

 

책 속에 재미있는 예가 있다. 바로 '줄 서기'문화다. 젊은 세대는 자신이 줄 서 있는 줄이 유일한 곳이 아님을 알고 불안함에 떤다. 새치기가 문제가 아니다. 부당함은 금수저나 기득권의 유리한 패스트 트랙이 언제고 생길 수 있음이다. 이 두 줄은 붙어 있어 잘 보이기도 한다. 입시 비리, 성과급 논란, 공기업 및 금융기관 취업 비리 등이 바로 이 새로운 줄에 해당한다는 거다.

 

또 다른 예가 있다. 돈에 따라 차등되는 비행기의 좌석이다. 철저히 이코노미석과 비즈니스석이 분리되어 있지만 책 속 상상처럼 분리된 커튼이나 칸막이 없이 좌우로 나눈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식사가 동시에 제공되지만 다른 메뉴가 설정되고 이를 뻔히 눈을 돌려 볼 수 있다면 과연 공정한 걸까. 이 상황은 저자가 정확하게 지적하려는 주제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계층 문제'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경제적 효과로 보면 가격 차별화 전략이라 영끌해서 비싼 티켓을 산다면 한 번쯤 경험할 수 있는 거란 생각이다.

 

마이클 샌델은 《공정하다는 착각》에서 '부유한 사람과 가난한 사람은 하루 종일 서로 마주칠 일이 없다'고 말했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생활하기 때문인데 온라인은 이 경계가 없기 때문에 다툼이 일어난다. 모바일과 인터넷을 태어나면서 습득하게 된 Z세대는 SNS를 통해 이들의 일상을 자의든 타이든 알게 된다. 모르면 몰랐지 알게 된 이상 본인과 비교할 수밖에 없고 현실을 부정하고 나아가 혐오하게 된다.

 

 


금수저 논란은 급기야 [금수저]라는 드라마까지 나오게 했다. 동명의 웹툰을 드라마로 옮겼는데 신비한 금수저로 동갑의 상대 집에 가서 3번 밥을 먹으면 그 삶을 살게 된다는 이야기다. 태어날 때 결정할 수 없는 부모를 후천적으로 바꿀 수 있다는 설정은 잔인하면서도 새롭다. 얼마나 젊은 세대가 태생을 비관하며 금수저를 갈망하는지 간접적으로 느껴볼 수 있다.

 

무섭고 섬뜩한 설정이지만 로또, 주식, 코인에 올인하는 상황과 비교하면 이해되지 않는 건 아니다. 젊은 세대는 앞서 말한 줄 서기에서 새치기보다 부모 찬스를 쓰는 데 더 큰 분노를 쏟는다. 돈으로도 살 수 없는 특권의 성취는 애초에 넘볼 수 없는 선인 거다. 절대 얻을 수 없는 '마법의 힘'이다. 이를 젊은 세대는 부당하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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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우연이 아닙니다 - 삶의 관점을 바꾸는 22가지 시선
김경훈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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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사진이 만족스럽지 않다면 충분히 가까이 가지 않은 것이다"

-로버트 카파-

 

이는 '로버트 카파'가 했던 말이다. 매그넘 포토스 설립자이자 포토저널리즘의 역사를 새로 쓴 위대한 사진기자이기도 하다. 몇 년 전 한국에서 열린 매그넘 전시회에서 가장 인상적으로 본 사진의 주인공이다. 가장 유명한 사진은 '어느 병사의 죽음'이다. 스페인 내전 한 병사가 총에 맞은 찰나를 찍었다.

 

정말 가까운 곳에서 생생하게 셔터를 눌렀던 그는 대상에게 가까이 가야 할 이유뿐만 아니라, 기자 정신을 바로잡았다. 하지만 조작설에 시달리기도 했다. 사후 평가는 엇갈릴지 몰라도 역사에 획을 그은 사람임은 달라지지 않는다.

 

"어제는 참사 현장에서 오늘은 똥박물관에서 카메라를 듭니다"

-김경훈-

 

앞서 카파 이야기를 꺼낸 건 사진기자 최초 한국인 퓰리처 수상자인 김경훈 기자의 책을 읽었기 때문이다. 저자는 로또 한 방으로 인생이 바뀌는 것이 아닌, 꾸준함과 인내심이 켜켜이 쌓아 올린 과정이 인생의 결과로 나타난다고 말한다. 우연이란 없으며 모든 순간이 어제와 오늘이 쌓인 내일이 된다는 말이다.

 

2019년 퓰리처상, 2020년 세계보도사진전, 로이터 통신 올해의 사진을 받으며 명성을 떨쳤지만 여전히 현장을 누비고 있는 현직 사진 기자다. 책은 인간관계(1장), 감정(2장), 삶의 태도(3장), 인생의 목적(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저자가 직접 찍은 사진과 유명 사진작가의 사진도 함께 담겨 있어 보는 즐거움도 더했다. 20년간 이어진 기자 경험을 토대로 인문학적 사유까지도 전한다.

 

 

사진은 기관총이 될 수 있고, 따뜻한 키스가 될 수도 있다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책은 대단한 사람이란 생각도 들지만 소탈한 매력이 놀라웠다. 험한 현장을 다녀오고도 직장인처럼 다음날 책상 영수증을 뒤적이는 평범함이 포인트다. 특종은 대단한 것의 발견이기보다 오랜 꾸준함과 진심에서 나오는 태도의 문제일 수 있다는 거다.

 

2018년 11월 중남미에서 미국으로 향하던 카라반 가족이 최루탄 연기에 쫓겨 미국 국경 장벽 앞에서 달아가는 찰나를 담아 퓰리처상에 이른다. 대부분 삶의 성공을 이루었다고 성취감에 빠지지 않았을까 예상했지만, 김경훈 기자는 다음날, 똥 박물관 취재를 다녀왔다.

 

묵묵히 한자리에서 정해진 일상을 살아가면서도 코닥의 흥망성쇠에 비춰 인생을 논하는 통찰이 느껴진다. 분야의 최고가 되었을 때 고여있다거나 멈추지 않고 달린다.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을 준비할 때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서 적응하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한 장의 멋진 사진을 만들기 위해 수천 장을 찍게 되는 과정을 20년 동안 반복했다. 병에 걸려 아파하는 사람들, 재난 지역, 올림픽 현장, 수많은 사람과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우사인 볼트가 경기장에 대자로 누워 있는 항공샷은 드론 촬영이 아닌 김종훈 기자가 현장의 캣워크에서 찍었던 사진이다.

 

위험천만함과 두려움을 이겨내고 기자정신을 발휘한 순간이라 인상적이었다. 아마 이번 일어난 큰 참사에도 카메라를 들고 다녀왔을 거 같다. 나중에 또 다른 책이 나오면 그때의 경험을 들어볼 수 있지 않을까? 다음 책이 기다려진다.

 

매 순간 최선을 다한다면 결정적인 순간을 자기 것으로 만들 기회가 많아진다. 오늘은 어제 떠나간 사람이 그토록 살고 싶어 하던 내일이다. 오늘도 건강함에 감사하고 내일을 꿈꿀 수 있음에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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