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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34
밀란 쿤데라 지음, 이재룡 옮김 / 민음사 / 2009년 12월
평점 :
어려웠다. 나 자신조차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는데 다른 존재의 삶과 철학, 언어, 마음에 대해 수많은 이해 혹은 질문이 담겨있어서.
이 이야기를 읽고 어떤 내용이 남거나 작가가 하려던 말이 남지 않았다.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오로지 명확하게 질문들만 남는 것이 어렵지만 매력적이다.
총 7부으로 구성된 본 소설은 각 장이 각각 다른 시각(보는 시각은 하나인데 통찰이 각기 달랐던 것 같다.)에서 인물들의 삶에 대해 조금씩 나눠 보여준다.
그 중 3부(이해 받지 못할 말들)가 제일 인상적이었는데, 소설에 나온 다음과 같은 말로 3부를 요약할 수 있다. 「젊은 시절 삶의 악보는 첫 소절에 불과해서 사람들은 그것을 함께 작곡하고 모티프를 교환할 수도 있지만(토마스와 사비난가 중절모의 모티프를 나눠가졌듯), 보다 원숙한 나이에 만난 사람들의 악보는 어느 정도 완료되어서 하나하나의 단어나 물건은 각자의 악보에서 다른 어떤 것을 의미하게 마련이다.」
위와 같이 말하며 3부 전체에서는 사비나와 프란츠라는 인물의 '단어나 물건이 각자 악보에서 의미하는 다른 어떤 것'에 대하여 상세히, 인물들의 경험에 비추어 설명하고 있다. 이를테면 정조와 배신, 음악, 빛과 어둠 등의 말 혹은 관련된 행동이 각자의 삶에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 서술하는데, 이 다른 의미가 정말로 판이하게 달라서 서로에게 받아들여질 수 없는 완숙한 나이에 그들은 그저 견디며 혹은 그러려니하며 살아간다. 나와 다른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의미를 가지고 살아가며 각자 다른 의미로 받아들이는가. 이미 우리가 은연중에 알고 있음에도 글로써 쓰고 한 부에 걸쳐서 우리를 설득시키고 깨닫게 해줬다. 7장에 나와있는 말처럼 우리가 진정 사랑한다는 것은 이런 나와는 다른 세계를 받아들이고 모습에 따라 바꾸려 들지 않는 마음 아닐까 싶었다.
읽으면서 남았던 것 중 하나로 「한 번은 세어질 수 없다. 한번은 영원한 것이 아니다.」라며 이 책의 처음과 중간에 나오는 문장이었는데, 읽으면서 나 자신에게 던져지는 질문이 한두개가 아니고 생각하고 깨닫는 것도 한두개가 아니라 쉽게 정리되지 않았기에 '세어질 수 없는 한번' 읽는 것은 내게 아무것도 주지 않겠구나 싶었다. 뭐.. 이 책에서는 여러번을 읽어도 세어질 수 없는 한번에 들어가겠지만 그냥 그렇게 다가와서 여러번 읽어야지!! 하고 계속 되뇌었다.
뭔가 두서없이 작성한 것 같은데 이 책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해서 그런 것 같다. 두번 읽고 세번 읽고 다시 작성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