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에버노트 붐이 일었던 적이 있다. 노트 필기 앱으로, 북마크, 메모장, 독서 노트, 문서 등을 작성하기 쉽고 공유하기 편리한 장점이 부각되었던 때문에. 그리고 모바일, PC, 맥 등 다수의 장치와 동기화가 잘 작동하였고, 개인 자료 검색이 돋보였는데 명함 등 이미지 검색이 가능했다. 무료 사용자한테 5 GB 저장 공간을 제공한 것을 무시하지 못하겠구나. 그러나 회원 가입하면서 코를 꿰이는 줄 나중에 깨닫았다. 나 역시도 무료 사용자였다가 유료, 일년 구독하여 선결제 할인이 적용되기는 하였지만, Personal 사용자가 되었다. 장점에 익숙해지고 나면 단점이 두드러진다. 한 마디로 말해서, 에버노트 성능은 구리다.
작년이었나 재작년이었나, 베어 에디터(편집기 앱)가 에버노트에 비해서 동기화 성능이 뛰어나고 구독 요금이 낮은 장점 때문에 에버노트를 대신할 수 있다는 후기를 보았다. 나도 솔깃하여 맥OS 또는 iOS 계열에서만 사용 가능한 앱을 제공하지만 PC에서 사용할 수 있는 앱이 제공되지 않아서 그림의 떡이라 여기면서도 베어 앱을 구독하기도 하였다. 나의 경우는 아이폰과 아이패드 간에 메모를 공유하고 있다. 베어 앱은 노트 작성과 동기화 말고는 부가 기능이 없다시피 해서 에버노트를 같이 사용하고 있다.

최신 생산성 도구인 노션이 뜨고 있다. (이미 떴나?) ‘메모 끝판왕’ 별칭이 과장이 아닌 것 같다. 위키, 문서 작성, 파일 공유, 일정 관리, 팀 구성, 프로젝트 관리, 데이터베이스, 홈페이지 등 많은 기능을 제공한다. 다양한 템플릿이 있을 뿐만 아니라 사용자가 원하는 대로 커스터마이징(맞춤 구성)이 가능하다. 독서 기록장으로도 어느 앱과 비교해서도 손색이 없다.
2020 년에 가격 정책이 변경된 후 개인 사용자로 등록하면 전 기능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자료 버전 보관 기간, 파일 업로드 용량, API 허용 갯수, 초대 등의 제한 말고는 유료 구독한 것처럼 사용할 수 있다. 개인이 혼자서 사용하기에 부족함이 없지 않나 싶다. 너무 만족스러워서 개발사에 감사하는 마음이 들어서 유료 가입을 고민하였다.

노션 사용법을 알려주는 책들이 다수가 되지만, 책의 내용, 즉 사용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저자마다 책의 구성을 달리 하여 배우는 순서가 다를 뿐이다. 초심자는 이조차도 구분하기 힘들 테지만. 나의 노션 입문한 경험을 토대로, 노션 최신 버전에 맞춰진, 무조건 최신간을 고르라고 조언하고 싶다. 한 가지 예를 듦면, “보드 보기 - 인라인” 명령을 따르라는 안내는 더 이상 소용 없다. 지금은 노션 명령어가 일부 통합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2023 년에는 개정판들이 꼭 나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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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3-03-30 11: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어제 패드에 노션앱 깔았어요
매번 늦어요 ㅎㅎ
잘 이용할 수 있는 책도 있군요
참고 하겠습니다~~

오거서 2023-03-30 11:53   좋아요 1 | URL
아직 늦지 않았어요
시작이 반이라고 하잖아요 ^^;
앞으로 노션을 사용하시면 기록 효율이 최고가 될 겁니다.
저도 응원하겠습니다!

거리의화가 2023-03-30 13: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에버노트가 너무 성능이 느려서 고민해요. 노션을 한 번 깔았다가 너무 복잡한 것 같아서 잘 활용을 못하겠더라구요. 짬날 때 다시 한 번 사용해봐야겠습니다.
 

우리 내면의 수많은 것들은 액체 상태로 존재한다. 이들 중 일부만 선택해서 고체 상태로 만들어 주는 게 바로 기록의 역할이다. 고정되지 않고 유동적으로 떠돌던 것은 기록을 통해 일종의 확정 상태가 된다. 물처럼 흘러가는 생각, 심상, 회상, 기억, 감정 등 우리 안에 내포된implicit 것을 명시화함으로써 우리는 잠재성을 현실 능력으로 활용할 수 있다.

(중략)

여기서 중요한 것은 기록이 글로만 이루어진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말이든 그림이든 음악이든 내면에 있는 것을 명시화하는 것은 모두 기록의 행위라고 해석할 수 있다. 내가 지닌 능력과 잠재성을 상황과 필요에 맞게 선별하고, 그것을 말이나 그림, 글 등의 명시적인 고체로 만들어 주는 것. 이것이 안에서 끄집어내는 기록의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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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알고리듬이 추천하는 영상을 걸러서 보기는 하지만 가끔 제목에 끌려서 클릭하기도 한다. 그랬다가 별다른 내용이 없고 감흥이 없어서 당했다는 생각이 들기 일쑤여서 요즘은 클릭하면서도 기대감을 갖지 않는다. 그럼에도 어쩌다, 드물지만, 유익한 내용을 만나기도 한다. 전전 주에 유시민 독서 강연이 그랬고, <거인의 노트> 저자와 만남이 그랬다.

“”“
˝이렇게 기록하면 뇌가 싹 맑아집니다.˝ 무조건 머리에 오래 남는 기적의 기록법 (김익한 교수)
”“”

https://youtu.be/sX9XYqAeHcw

“무조건 머리에 오래 남는”다고 하니까 기적까지는 아니어도 교수 직함을 내세웠는데 영 엉터리는 아닐 것이라고 여기며 클릭. 기대 반 의심 반 심정으로 시청했다. 영상 속의 화자가 <거인의 노트> 저자임을 알았다. 세 가지로 정리해 주는 핵심 사항을 알게 되었다.

<거인의 노트>와 초면인 것 같은데 낯설지 않았다. 지난 달에 밀린 숙제를 하듯이 신간을 정리하였고, 그때 <거인의 노트>와 눈인사를 나누었나 보다… 아마도. 길을 오가다가 아는 얼굴을 본 느낌 때문에 다시 한 번 고개를 돌리게 되듯이 갑자기 관심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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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3-03-29 10: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너튜브 세상의 알고리즘을 따라
가다 보면 세상 시간 가는 줄
모르겠더군요... 자제해야겠습니
다, 너튜브 시청.

오거서 2023-03-29 12:09   좋아요 1 | URL
저는 너튜브 보는 시간이 늘고 있어요. 책 읽는 대신에요. 자제력이 부족한 것 같아요. ^^;

책읽는나무 2023-03-29 11:3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지난 겨울 유튜브에 빠져 엄청 시청?하였습니다.
그러다 이 분의 영상도 봤었네요.^^
다이어리 필기법에 대한 고민이 많았던 때여서 참고할만한 사항들이 많았었고, 영상을 듣다 보면 뭐랄까요? 제가 아주 기초적인 지식도 몰랐구나? 그런 느낌이 들었었어요.
그땐, 아하?! 깨달음을 얻은 듯한데,
그새 까먹고, 늘 하던 습관대로 노트를 끄적끄적하고 있네요ㅋㅋㅋ
<거인의 노트> 저자시군요?
언제 한 번 기회가 되면 읽어보고 싶네요.
건강하세요. 오거서님^^

오거서 2023-03-29 12:16   좋아요 2 | URL
책읽는나무님은 다이어리 필기를 잘 하실 것 같아요. 평소 페이퍼를 보면서 구수한 스토리가 넘쳐나는 걸로 봐서도 그런 생각이 들어요. ^^
저자가 유튜브 개인 채널에 올렷던 짤막한 내용들을 모아서 책을 엮었다고 하네요. 저는 이제 읽기 시작하였어요. ^^;
책읽는나무님, 늘 건강하세요! ^^
 

이 책을 읽을 때 다음 세 가지를 꼭 해 보기 바란다. 첫째, 한두 쪽을 읽다가 고개를 들고 ‘무슨 이야기였지?’ 하고 생각하는 것이다. 둘째, 한 챕터를 읽고 나서 키워드로 요약하는 것이다. 셋째, 다 읽고 나서 A4 두세 장 분량으로 요약을 재정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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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년 3 월 4 주 (3/20 ~ 3/26) 신간 적바림.

루퍼트 러셀 지음. <빈곤의 가격>
저자는 다큐멘터리 감독이다. 프랑스-독일 합작 공영 방송국 아르테(Arte)의 지원을 받아서 제작한 다큐멘터리를 글로 옮겨 같은 제목의 책을 썼다. 원제는 Price Wars로, <빈곤의 가격>으로 번역되었다.
책의 출간보다 다큐멘터리가 먼저 제작되었다고 하니까 동영상을 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감으로 찾아 보았다. 구글 검색 결과, 저자의 인터뷰 영상이 여러 개 있었다. 루퍼트 러셀의 모습과 함께 육성을 들을 수 있었다. 헬로! (지구를 구하기 위해 싸우는 전문가들을 인터뷰하는 Planet Critical 채널이 제공하는 영상을 시청하였다.)

이토 마사아키 지음. <플레이밍 사회>
제목의 플레이밍은 ‘활활 타오른다’는 뜻의 영어 flaming. (번역하지 않았다.) 플레이밍 그대로 입력하여 구글 검색하니 사이드에 있는 챗GPT가 다음과 같이 알려준다.

“””
플레이밍(flaming)은 인터넷 상에서 다른 사람에 대한 공격적인, 비판적인, 욕설 등의 비난적인 발언이나 행동을 말합니다. 이는 대개 온라인 게시판, 블로그, 소셜 미디어 등에서 발생하며, 특히 익명성이 보장되는 경우 더욱 심각해집니다.

플레이밍 현상은 대개 다음과 같은 문제점을 일으킵니다.

1 대화의 수준 하락: 플레이밍은 대화의 수준을 낮추고, 온라인 상에서 건설적인 대화를 어렵게 만듭니다.

2 상처 감: 플레이밍은 피해자에게 상처를 입힐 수 있으며, 이는 온라인 상에서의 정서적 안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3 대화 참여 억제: 플레이밍은 대화 참여를 억제하며, 온라인 상에서 의견을 나누는 것을 꺼리는 사람들이 생길 수 있습니다.

4 폭력성 증가: 플레이밍은 대상에 대한 증오 및 적대감을 부추기며, 이는 더 심각한 인터넷 폭력의 발생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

플레이밍은 소설 미디어의 부정적인 측면이 부각되는 것 같은데 출판사가 제공한 책 소개와 목차를 보면 저자는 책에서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측면을 논하는 것 같다.

글로벌 이슈라는 퍼즐 조각이라 여기고 끼워 맞춰본다면, <빈곤의 가격>에서 금융 투기자들이 괴물이 되어 어떻게 우리에서 풀려나는지, 그리고 <플레이밍 사회>에서 일본의 신자유주의 개혁이 낳은 괴물을 언급한다. 다시 말하면, 두 책은 세상에 혼동을 가져오는 괴물에 대한 이야기.

세상을 혼란의 도가니로 만드는 것은 전쟁이 최고다. 전쟁을 다룬 신간이 더 있다.

1. <전쟁은 인간에게 무엇인가>(마거릿 맥밀런 지음)
2. <보이지 않는 군대>(맥스 부트 지음)
3. <악티움 해전>(배리 스트라우스 지음)

3월 3주 신간 10에도 뽑힌 <전쟁은 인간에게 무엇인가>는 저명한 역사학자인 저자가 BBC 라디오 강의 내용을 토대로, 전쟁이 인류 역사의 방향을 어떻게 바꾸었는지 폭넓게 다룬다.
기원전 31 년에 옥타비아누스는 이집트 클레오파트라 여왕의 연합 함대를 그리스 악티움 곶이 가까운 바다에서 이겼고, 이후 로마 제국을 부흥기로 이끌었다. <악티움 해전>은 이 역사적 전쟁을 집중 탐구한다.
<보이지 않는 군대>는 게릴라전의 역사를 다룬다. (880 쪽이 넘는다.) 스페인어로 ‘작은 전쟁’을 뜻하는 게릴라라는 명칭은 1808년부터 1814년에 나폴레옹에 대항한 스페인 비정규군의 투쟁에서 유래하였다고. 하지만, 그와 같은 형태로 싸우는 방법은 인류의 역사만큼 오해되었고,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정의가 없기 때문에 책에서 게릴라와 테러리스트를 모두 다룬다고 한다.

역사 책으로, <현대 중국의 탄생> (클라우스 뮐한 지음)에 눈도장을 찍는다. (900 쪽이 넘는다.)

신간의 핵심 내용을 요약해 두고자 한 권씩 들추면서 적기 시작하였는데 시간이 너무 쓰였고 내용도 필요 이상으로 길어진 것 같다. 남은 책들을 마저 들여다 보려면 시간을 좀더 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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