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0월 4주 (10.25-10.31) 신간 에세이 적바림.

10월 4주 신간의 뉴페이스인 수 블랙의 <남아있는 모든 것>은 10월 4주 톱 10에 들었다.

조프루아 들로름의 <노루인간>과 필리프 들레름의 <크루아상 사러 가는 아침>은 10월 4주에도 추천이 계속되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은 1996년에 출간된 적이 있었다. 내용을 보완해서 2011년에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상상력 사전>이 출간됐고(632쪽) 인기에 힘입어 <만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상상력 사전>이 나오기도 했다. 이번에 다시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으로 새롭게 출간되었다. (752쪽) 책에 수록한 표제어는 542개 항목으로 내용이 대폭 추가됐고 표지 역시 새롭게 디자인 됐다.

나머지 신간 에세이 구경 …



에세이 (14)


1. 남아 있는 모든 것 [16.7]

#법의인류학자가죽음을만나는법
#어떤인생살았는지죽음은말한다
#죽음은생의마지막모험그순간을두려워말라
#죽음통해삶배운해부학자
#신간 #KFOOD한식의비밀남아있는모든것의학의최전선에서
#해부학자가두려움상실대신죽음너머에서본것은

2. 노루인간 [11.7]

#7년동안노루와숲속동거佛자연인
#북카페 #리더를위한멘탈수업외
#노루눈빛에사로잡혀숲으로간19세그리고7년저는노루인간입니다
#43마리노루에게배운자연야생에서의7년프랑스판정글북
#신간 #모두를위한의료윤리노루인간함께라서조선소녀들유리천장을깨다

3.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6.5]

#새로나온책 #울로프팔메외
#10월29일문학새책
#새책 #조금밖에죽지않은오후외
#상대적이며절대적인지식의백과사전

4. 여성복은 아직 만들어지지 않았다 [6.0]

#왜여성의옷은이렇게나불편한가
#옷에숨은性차별여성복에여성이없다

5. 크루아상 사러 가는 아침 [5.2]

#새로나왔어요 #본능의과학外
#새책 #라스트울프外
#신간 #크루아상사러가는아침바람난의사와미친이웃들심야의손님
#새책 #울로프팔메외

6. 밥은 먹고 다니냐는 말 [5.0]

#밥에담긴세상의땀과눈물오늘따뜻한한끼드셨나요
#먹거리둘러싼사회적관계조망

7. 어제보다 늙은, 내일보다 젊은 [4.1]

#지도의역사등
#노년의삶에대한새로운통찰

8. 어쩌다 100km [3.0]

#어쩌다10050대기자의트레일러닝이야기

9. 내일은 멍때리기 [3.0]

#내일은멍때리기

10. 세리, 인생은 리치하게 [2.7]

#신간다이제스트10월30일자
#리치언니박세리에세이집인생은리치하게출간

11. 요즘 언니들의 갱년기 [2.6]

#새로나온책 #울로프팔메외
#신간 #두번째글쓰기요즘언니들의갱년기트리스탄과이졸데

12. 마침내 런던 [2.3]

#새책 #라스트울프外
#새책 #내일의세계외

13. 안녕, 나의 한옥집 [2.0]

#자형한옥에얽힌유년의추억

14. 하프 브로크 [1.1]

#새책 #내일의세계외



주1. [] 안의 숫자는 주간 기준 추천+빈도 누적 점수 (나의 주관적인 기준에 따름)
주2. 읽고 있거나 읽은 책의 리스트가 아님 (향후에 읽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음)



.


댓글(1) 먼댓글(0) 좋아요(3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scott 2021-11-02 00:2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남아 있는 모든 것 굉장히 두툼하네요.

[크루아상 사러 가는 아침] 이책 찜! 🥐^^
 

11월 1일 월요일. 날씨는 흐림. 기온이 낮아져서 겨울 초입의 한기가 느껴진다.
새벽 6시에 눈을 떴다. 잠을 간신히 밀쳐내며 일어났다. 바깥은 깜깜한데 집안에는 불이 켜져 있었다. 첫째가 벌써부터 일어났고, 욕실에 들었다. 둘째는 아직 일어나지 않았지만 7시에 맞춰진 자명종이 울리고 나면 단잠을 털어내야 할 것이다. 우리집의 아침이 이렇게 일찍부터 분주한 적이 얼마만인지!
첫째는 L기업 공채에 합격해서 지난 주에 출근하지 않고 비대면으로 온라인 교육을 마쳤고 11월 1일 본사로 출근이 예정되어 있었다. 둘째는 S병원에 작년에 합격하여 대기하다가 11월부터 출근이 확정되었다는 통보를 지난 주에 받았다. 그래서 첫째도 둘째도 오늘 첫 출근하는 날이다. 어제 저녁에는 앞으로 기숙사에서 지내게 될 둘째의 친구가 우리집에 와서 하룻밤을 묵었다. 학교 친구가 입사 동기가 되었으니 앞으로도 쭉 사이좋게 지내게 되리라.

첫째는 아침을 거르고 6시10분쯤에 집을 나섰다고 하고, 둘째의 아침을 챙겼고 7시 50분에 출근을 배웅했다. 내가 꼴찌로 출근. 나중을 위해 기록해 둔다.

더도 말고 지금이 좋다 … 너희가 원하는 바를 이루고 만족할 수 있다면, 지금처럼 말이다. 부모로서 따로 말을 보태지 않았다.

출근 첫날의 점심시간에 첫째는 집에서 가까운 현장에 배치되었음을 알려왔고, 둘째는 1순위로 지원한 소아과 병동에 배치되었다는데 그 과에 지원자가 단 한 명뿐이라서 고맙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환영을 받았다고 전한다.

오늘부터 ‘위드 코로나’로 우리의 일상 회복이 시작된다.

11월 1일 월요일. 새로운 출발을 하기 좋은 날이다.

.

댓글(16) 먼댓글(0) 좋아요(3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새파랑 2021-11-01 14:1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와 오거서님에게 11월 1일은 정말 의미있는 날이겠네요. 많이 뿌듯하실거 같아요~ 아드님분들의 새로운 출발을 응원합니다^^

오거서 2021-11-01 15:26   좋아요 2 | URL
새파랑님한테도 11월에 좋은 일이 많이 생길 겁니다. 감사합니다. ^^

2021-11-01 15: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1-01 15: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라로 2021-11-01 15: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더도 말고 지금이 좋다는 말씀 저도 요즘 많이 공감하며 살아요. 우리가 이제 아이들이 장성해가고 있는데도 본인도 일하고 있는 현역이라는 느낌도 들어서 그럴까요?? 어쨌든 자녀분들 다 일을 시작하게 되었군요!! 축하드립니다. 그런데 둘째는 병원?? 의사샘인가봐요??^^

오거서 2021-11-01 15:40   좋아요 3 | URL
라로님 감사합니다! 둘째는 간호사가 되었어요. 남을 돕고는 싶지만 생명을 책임져야 하는 부담감을 가지기는 싫다며 간호학과에 진학하더라구요.

페넬로페 2021-11-01 18: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 이보다 더한 기쁨이 있을까요.
오거서님, 정말 축하드립니다^^
오늘 첫발을 내딛는 자제분들께 행운이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오거서 2021-11-01 18:27   좋아요 2 | URL
페넬로페님 정말 감사합니다. 이렇게 격려와 응원을 받으니 좀 얼떨떨하네요. ㅎㅎㅎ
페넬로페님께도 행운이 가득하길 기웝합니다! ^^

막시무스 2021-11-01 18:4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두 자제분들의 첫 출근 모습을 바라보시는 오거서님의 행복한 표정이 어렴풋이 상상이 되는 따듯한 글이네요! 북플에서 매년 알람 뜰때마다 흐뭇하시겠습니다!ㅎ 즐겁고 행복한 11월 되시구요!ㅎ

오거서 2021-11-01 18:52   좋아요 2 | URL
그쵸, 그쵸! 막시무스님 말씀대로 표정을 지었을 겁니다. 아마도 ㅋㅋㅋ
오늘 6시에 일어나보겠다며 어제는 평소보다 일찍 잠들었는데 늦잠 자는 버릇이 몸에 배여버렸음을 절실하게 느꼈어요. ㅎㅎㅎ
막시무스님도 행복한 11월이 되시길 기원합니다! ^^

yun 2021-11-01 18:5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첫 출근 얼마나 설렐까요. 당사자도 설레겠지만 부모님 마음도 그에 못지 않게 벅찰 것 같아요. 11월 1일 월요일 새로운 출발을 하기 좋은 날!! 저도 오늘 다리를 다친 이후로 2개월 만에 첫 출근을 해서 그런지 글이 더 뜻깊게 다가옵니다. 앞으로 오거서님 가족분들께 건강과 행복만이 가득했으면 좋겠습니다. :) 축하드려요!!

오거서 2021-11-01 18:58   좋아요 3 | URL
yun님은 건강을 회복해서 오늘부터 출근하였다니 정말 반가운 소식입니다. 11월 1일 월요일이고 첫 출근도 하고 위드 코로나 첫날 그리고 건강 회복까지 오늘 참 뜻깊은 날이 아닐 수 없어요.
다시 출근할 수 있는 정도로 회복하신 것을 축하합니다. 다시는 다리든 어디든 다치지 마시길! ^^

붕붕툐툐 2021-11-01 1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진짜 오거서님과 오거서님 가족들에게 뜻깊은 날이네요~ 출근 첫날 따뜻한 밥을 먹이고 싶은 부모의 마음이 너무 따뜻하게 와닿네요~ 그냥 읽기만 해도 흐뭇합니다~ 오거서님은 얼마나 뿌듯하실까요~~ 정말 축하드립니다!

오거서 2021-11-01 19:33   좋아요 1 | URL
붕붕툐툐님 감사합니다! 툐툐님의 따뜻한 마음씨 역시 와닿네요. 오늘은 흐뭇 뿌듯 ㅎㅎ

행복한책읽기 2021-11-01 23: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거서님~~~너무너무 부러워요~~~애들이 저리 다 커서 각자의 일터로 출근이라니. 제게는 넘 요원하여 ㅋㅋㅋㅋ 글을 읽으면서 저도 오거서님처럼 자제분들을 보게 됐어요. 아아. 참. 좋은 아빠구나. 그저 지켜봐주는 아빠라니. 저는 또 배우고 싶지만 이것은 영~~~제 영역이 아니더라는^^;;

오거서 2021-11-02 00:06   좋아요 0 | URL
행복한책읽기님도 좋은 부모 역할을 잘 해내실 것 같아요. 과한 칭찬이지만 감사합니다! ^^;
 

클래식 음악 감상 일지를 간략하게 적는다.


어제 유튜브 알고리즘을 통해 드보작의 오페라 <루살카> 제 1 막에서 불리는 아리아 "달에게 바치는 노래"를 오랜만에 들었다. 선곡 이유는 따로 없다. 쇼팽 콩쿠르 입상자 연주 영상들 중에서 눈에 띄었기 때문이다. 


맨처음에 소프라노 르네 플레밍의 노래로 시작하였다. 2010년 연주. 


유튜브가 덤으로 보여주는 검색 목록에서 소프라노 루치아 포프의 노래도 있었다. 2011년 연주. 


루치아 포프는 체코슬로바키아로 통합된 국가였지만 슬로바키아공화국이 세워졌던 1939년에 슬로바키아에서 태어나서 1993년에 사망하였다. 위키백과에 의하면, 맑고 청아하며 윤기있는 목소리를 특징으로 한다고. 어제 들은 그녀의 노래는 르네 플레밍보다 좋았다. (르네 플레밍의 연주회 무대를 녹화한 상태가 양호하지 않은 영향이 있었다.) 




루치아 포프가 부르는 다른 노래를 더 듣다가 유튜브의 도움으로 가브리엘라 베냐치코바(Gabriela Beňačková)를 알게 되었다. 80만이 넘는 조회수 때문에 클릭. 가브리엘라 베냐치코바는 1943년에 슬로바키아 브라티슬라바에서 태어났다.


바츨라프 노이만이 지휘하는 체코 필하모닉과 협연하는 루살카의 아리아. (1981년)




소프라노 가브리엘라 베냐치코바,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관현악단, 존 피오레 지휘 (1993년) 




소프라노 에바 드리즈고바-지로소바, 야나체크 필하모닉, 파올로 가토 지휘 (1996년)



뒤로 갈수록 음질이 좋고, 음색이 3인 3색이라서 또한 좋았고, 작곡가와 작품과 같은 언어권 출신 소프라노의 가창력에 감탄하였다. 


-


소프라노 밀라다 슈브르토바. (Falstaff 님의 추천. 감사합니다! ^^ ) 




밀라다 슈브르토바는 1924년에 체코 크라로비체에서 태어났고 2011년에 사망하였다. 1948년부터 1991년까지 프라하 국립극장에서 오랜 경력과 최고의 소프라노로 활동. 2차 세계대전 이후 체코 오페라의 국제적 대중화를 이끈 오페라 가수. (위키백과)









댓글(2) 먼댓글(0) 좋아요(3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scott 2021-11-01 00:4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유툽 없이는 이제 못 살것 같습니다 ^ㅎ^

오거서 2021-11-01 20:01   좋아요 2 | URL
유튭이 없었으면 동구권 여가수들의 존재도 그들의 노래를 실컷 듣지 못하였을 테죠. 인터넷과 정보통신 기술의 발명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아이러니는 인터넷이 밀리터리 테크놀로지로 개발됐다죠. ^^
 

“인생은 짧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달콤하지만, 지극히 불안정한 상태에 있다는 것이다.”

응급실에선 무슨 일이든 벌어질 수 있다. 황당무계한 일, 소름 끼치는 일, 비통한 일이 시시각각 펼쳐진다. 삶이 얼마나 위태로운지, 혹은 우리가 그런 위태로운 삶을 얼마나 당연하게 받아들이는지를 여기보다 거리낌 없이 보여 주는 곳은 없다. 칼에 찔리고 총에 맞고 약에 취하고 개에 물리고 불에 데고 뼈가 부러진 사람들 속에서, 응급실은 변함없이 한 가지 메시지를 전한다. 바로 인생은 짧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달콤하지만, 지극히 불안정한 상태에 있다는 것이다. 아침의 푸른 하늘이 오후의 대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 응급실에 오는 사람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다. 지붕의 홈통을 청소하다 발을 헛딛고 떨어져 등골이 부러진 사람이 당신일 수 있다. 갓돌에 걸려 넘어져 대형 트럭 밑에 깔린 사람이 당신일 수 있다. 나비를 쫓다 차에 쾅 하고 부딪힌 아이의 부모가 당신일 수 있다. 성분 표시 없는 샌드위치 속에 들어간 땅콩을 먹고는 목구멍에 튜브를 꽂고 폐로 공기를 주입받는 사람이 당신일 수 있다. 어느 일요일 오후, 도무지 알 수 없는 이유로 탑승형 잔디 깎는 기계에 치어 한쪽 팔을 비닐봉지에 담아 와서 의사한테 도로 붙여 달라고 애원하는 사람이 당신일 수 있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3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라로 2021-10-28 14: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밑줄 그어주신 글이 맞다는 것을 제가 압니다. 응급실에서 2번 일을 했었는데 정말 나는 결코 응급실에 올 일이 없다는 것을 장담할 수 없어요. 오늘 남편이 그러는데 남편의 친구인 경찰이 있는데 건강하고 튼튼해 보였는데 내일 심장수술을 한데요. 갑작스럽게 가슴에 통증이 와서 응급실에 갔다가 암은 아니지만 비나인 투머를 발견해서 제거 수술을 한다네요. 이 세상이 정말 아름다워 미칠 지경이지만 그만큼 불안정한 것도 사실이에요. 좋은 인용글 감사해요.^^

오거서 2021-10-28 15: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라로님 반가워요! 댓글도 반갑구요!!
라로님은 의료 현장에서 직접 경험하였을 것 테지요. 갑자기 긴급하게 아프지 않으면야 응급실 가는 일이 없지만 응급 상황이 예고없이 찾아오니까 정말 불안할 수 밖에 없지요.
남편 친구분이라도 놀라셨을 것 같아요. 주위에 아픈 사람이 있다는 얘기를 들으면 남 얘기 같지 않더라구요. 휴… ^^;

서니데이 2021-10-28 22: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인생은 짧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달콤하지만, 지극히 불안정한 상태에 있다는 것이다.”
- 인용해주신 내용에 동의합니다.
오거서님, 좋은 밤 되세요.^^

오거서 2021-10-29 23:06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님 오늘도 편안한 밤을 맞으시길! ^^
 

환자의 의무 기록지에는 흔히 심폐 소생술CPR을 하지 말라는 DNACPR Do Not Attempt Cardiopulmonary Resuscitation 서류가 빠져 있었다. 의료 팀은 환자나 그 가족에게 심정지나 호흡 정지 상황에서 심폐 소생술을 원하는지 미리 문의해야 하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이 절차를 빼먹곤 한다. 이 서류는 쉽게 눈에 띄도록 보라색이나 진홍색 테두리가 둘러져 있다. 그래야 급박한 상황에서 환자의 의도를 파악하려고 서류철을 뒤지느라 아까운 시간을 낭비하는 경우를 피할 수 있다.

서류가 없을 때는 기본적으로 소생술을 시행해야 한다. CPR 전담 팀이 득달같이 달려와 가슴을 압박하고 심장에 충격을 주고 아드레날린을 주입하는 등 중단된 생명을 되살리기 위해 안간힘을 쏟는다. 소생술은 뼈를 으스러뜨릴 만큼 격렬하다. 의사들은 환자의 부활을 소망하며 생명의 기운이 모두 빠져나간 몸에 맹렬한 공격을 퍼붓는다. 하지만 애초에 헛된 소망일 경우, 즉 나이가 너무 많거나 상태가 너무 악화돼 심장이 다시 뛰어도 사람답게 살기 어려울 경우, 그들이 초래하는 결말은 예외 없이 추하고 잔인하다. 존엄이라곤 찾을 수 없다.

오늘날 자행되는 심폐 소생술, 즉 CPR은 인간의 존엄성을 훼손하는 잔인한 과정이다. 말기 심부전처럼 회복 불가능한 질병으로 죽어 가는 환자들에게는 애초에 시행하면 안 되는 처치였다. 건강한 환자들에게도 흉부 압박과 전기 충격은 흔히 실패로 끝난다. 병원 안에서 심정지에 빠진 사람들 다섯 명 중 한 명만 살아서 병원을 나간다. 병원 밖에서 심정지에 빠진 환자들의 소생 가능성은 훨씬 더 낮아서 열 명 중 한 명만 살아남는다.

물론 생사의 기로에 선 환자에게 CPR은 시도할 가치가 있다. 하지만 심장이 정지된 시간 동안 산소 부족이 장기화되면 환자는 살아나더라도 영구적으로 뇌 손상을 입게 될 위험이 있다. 남은 평생을 정신이 온전치 못한 상태로 살아야 하는 것이다. 나를 비롯한 일부 사람들은 이렇게 사느니 차라리 죽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DNACPR에 관한 논의는 환자에게 CPR을 원하는지 사전에 생각해 볼 기회를 제공한다. 그들의 소망을 의무 기록지에 철해 두면, 환자가 스스로 결정할 능력이 없는 응급 상황에서 임상의들은 바로 조치를 취할 수 있다. 보라색 서류는 죽음의 문턱에서 의사의 예측이 아니라 환자의 소망을 중심에 두는 데 꼭 필요하다. 환자는 결정을 내릴 능력이 있는 한, 사전에 언제든 CPR을 거부할 수 있다.

우드먼 씨는 몹시 쇠약하고 수척했다. 게다가 그와 같은 심장병을 앓는 사람의 통상적인 기대 수명보다 수개월을 더 살았다. 만성 질환에 합병증까지 겹쳤으니, CPR을 시도해 봤자 성공할 가망이 거의 없었다. 혈액 가스 분석이 그 점을 입증해 주었다. 그런데 의료 팀은 왜, 도대체 왜 이 문제를 사전에 그와 논의하지 않았을까? 왜 그가 지옥의 변방에서 고통에 몸부림치며 죽어 가도록 방치했을까? 왜 환자의 머리맡에서 하급 의사가 발을 동동 구르게 했을까? 환자에게 좋은 치료를 제공하고자 하는 본능을 억누르게 하면서 말이다.

그 답을 찾으려면 상당히 껄끄러운 문제, 즉 의사들이 환자의 죽음을 대하는 방식과 태도를 살펴야 한다. 의사들도 죽음에 대한 불안감이 크기 때문에 가능하면 회피하려 든다. 오늘날 사회는 죽음의 문제를 전문가에게 위탁했을지 모르지만, 그렇다고 해서 전문가가 반드시 그 일을 기꺼워한다는 뜻은 아니다.

의료진은 흔히 시간과 일손이 부족하다는 핑계로 CPR에 관한 중요한 논의를 회피한다. 물론 열악한 근무 여건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하지만 속내를 더 깊이 들여다보면 다른 이유가 있다. 바로 의사들도 죽음을 두려워한다는 점이다. 오랜 수련에도 불구하고, 혹은 어쩌면 바로 그 수련 때문에 의사들은 일반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죽음에 대해 논의하기를 꺼리고 두려워한다. 상황을 개선하려면, 일단 이러한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그런 이유로, 나는 급박한 상황에서 침착하고 노련하게 환자의 가슴을 압박하면 환자가 눈을 번쩍 뜰 거라는 태평스러우면서도 대단히 부정확한 오해를 품고서 의대에 입학했다. 풋내기 의학도로서 병동을 돌아다니기 시작한 후에도, CPR을 받은 환자들이 실제로 살아서 병원을 나서는 경우가 얼마나 드문지, 또 의학 드라마가 생존 가능성을 얼마나 터무니없게 과장했는지 아무도 알려 주지 않았다. 심지어 드라마에서 CPR을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묘사하여 대중의 인식을 왜곡시키는 이른바 ‘텔레비전 효과’를 증명한 연구 결과도 있었는데, 이런 텔레비전 효과는 비단 일반인뿐 아니라 나 같은 초보 의사들에게서도 나타났음이 분명했다. 나는 TV 드라마의 어느 장면처럼, CPR 상황에서 환자의 생사가 전적으로 의사인 나한테 달려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기술을 숙달하고자 매진하는 과정에서 환자는 안중에 없었다. 심정지 환자가 있을 때마다 나는 CPR 팀의 침착하고 듬직한 리더로 거듭나는 데 급급해서, 맞물린 손바닥 아래에서 억눌리는 사람을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더 솔직히 말하자면, CPR 상황이 펼쳐지는 순간 온통 나에 대한 생각뿐이었다. CPR을 제대로 하겠다는 데 정신이 팔려 정작 환자는 뒷전으로 밀려났던 것이다.

한편에선 그게 뭐가 나쁘냐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만약 내 가족 가운데 한 사람이 입원 중에 심정지를 일으킨다면, 나는 딱 한 가지만 바랄 것이다. 뛰어난 실력을 갖추고서 눈 하나 깜짝 않고 바로 행동에 돌입하는 CPR 팀. 현장에서 당황하거나 머뭇거리면 사랑하는 내 가족이 살아날 가능성은 줄어든다. 인간적 동정이나 연민 따위는 필요 없다. 심정지 시간이 길어질수록 다시 뛸 가능성이 줄어들기에 무자비할 정도로 냉철한 의사들과 간호사들이 필요하다. 그러니까 병상 옆에 놓인 기계에 가장 가까운 버전의 인간을 원한다. 이따금 마주쳤던 미숙한 CPR 팀처럼 결정을 못 내리고 우왕좌왕한다면, 사랑하는 내 가족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우리는 의사들에게 역설적 요구를 하고 있다. 환자에게 공감하고 환자를 배려하고 따뜻하게 대해 주길 원하면서, 또 한편으론 환자의 상황에 초연하길 바란다. 정지된 심장, 짓이겨진 팔다리, 질식할 것 같은 아이를 마주했을 때, 우리는 그들이 기계처럼 신속하고 정확하게 움직이기를, 움츠러드는 본능을 억누르고 끝까지 밀어붙이길 원한다.

내가 졸업한 의과 대학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다른 의과 대학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우리는 사람이 아니라 질병에 관해서만 꾸역꾸역 배웠다. 아이러니하게도, 정작 중요한 대상인 내 미래의 환자는 배움의 내용에서 빠져 있었다. 내 뇌는 명칭과 수치, 약물과 진단으로 터져나갈 듯했지만, 혼란스럽고 불확실하고 일관성 없고 엉뚱하고 잘 까먹고 두려워하고 의심스러워하는 평범한 인간에 대해서는 배운 게 별로 없었다. 의학 교과서의 명명백백한 세상이 아니라 나와 마찬가지로 끊임없이 변하는 어중간한 세상에서 살아가는 인간에 대해서는 거의 배우지 못했다. 지식 습득이라는 난제에 짓눌리다 보니, 의학의 레종 데트르raison d’être(존재 이유)인 환자는 뒷전으로 밀려났던 것이다. 그 결과, 자격을 갖춘 의사로서 출근한 첫날에 나는 내가 얼마나 아는 게 없는지를 뼈저리게 느껴야만 했다.


댓글(5)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라로 2021-10-28 14: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DNRCPR이라고 안 하는데 이거 옛날에 써진 책일까요??^^;;
암튼, 저 최근에 제가 맡은 할아버지 환자 분이 CPR 2번 하시고 (각기 다른 날) 소생하셨는데,,, 암튼 그 이야기 제 페이퍼에 써야겠어요.^^;;

라로 2021-10-28 14:31   좋아요 1 | URL
찾아보니 2020년에 나온 책인데... 병원마다 표기하는 것이 다른 건 아닌데 왜 저렇게 되어 있는지 궁금하네요.^^;;

오거서 2021-10-28 15:31   좋아요 0 | URL
저자는 영국 사람. 영국에 있는 병원에서 근무하는 것 같아요. 영국과 미국의 의료 시스템 차이 아닐까요?

라로 2021-10-28 15:32   좋아요 1 | URL
오! 그렇군요!! 그럴 수 있겠어요!!.^^

오거서 2021-10-28 21:33   좋아요 0 | URL
라로님 덕분에 의료 지식이 plus 1 되었어요. ㅎㅎㅎ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