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_드문_한때를_기록
잠을 몰아 자게 되면 가끔 밤낮이 바뀌기도 한다. 꼭두새벽에 잠을 깼다. 바로 다시 잠을 이루면 좋을 텐데… 어스름 속에서 멀뚱멀뚱 몸을 추스리면서 지금이야말로 소중한 시간임을 새삼스레 깨닫는다.
책상 위에 덩그맣게 놓여 있는 책 두 권. 낯설은 양 보이지 않는 양 물끄러미 바라본다. 곰곰히 생각해보면 이것들을 내팽개쳤다고 해도 맞을 것이다. 빌려다 놓은 책이 한 권 있구나. 도서관 신착도서 서가에 남겨진 책들 중에서 그나마 읽을 만하다는 생각에 둘을 골라 뽑았었다. 그렇지만 엊그제가 반납 일자임을 알리는 문자를 받았고, 어쩔 수 없이 반납 연장을 신청하였다.
새 책은 첫인상부터 기대감이 커지지만, 그 이상 낯설기도 하다. 이번에는 선뜻 손이 가지 않는다. 내 탓이다. 책 한 쪽 읽지 못한 채 보름이 지났다. 설을 쇠고나서 업무가 갑자기 바빠진 탓이지만, 여태 책을 가까이 하지 못하고 있다. 늦은 야근과 주말 근무 탓에 평소에 비해 여가 시간이 턱없이 줄어든 데다, 그마저도 부족한 잠을 버는 데 모조리 쓰고 있다. 짬이 나면 눈을 감고, 조건반사 반응처럼 잠을 청한다. 토막잠은 가끔이지만 참으로 달콤하다. 심지어 전철을 타면 서서 졸기도 하였다. 이런 와중에 책읽기는 엄두가 나지 않았다. 이러한 생활에도 끝이 있을 테지만, 그 때는 심신이 밑바닥 상태에 떨어지고 말 것이다.
책을 읽으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절대적인 시간을 들여야 한다. 지식을 얻기 위한 독서에는 더욱 그러하다. 책을 읽지 못하니 글을 쓴다는 것도 난감하다. 하루 10 분이라도 책을 읽는 시간을 가지는 노력으로 피폐한 의욕에 이어지는 절망감을 조금씩 이겨내야 하겠다.
동트는 기운을 느낀다. 그리고, 대통령 구속보다 어렵다고 말하는 삼성 이재용 구속 소식을 일찍 듣게 된 것은 더할 나위 없이 기쁘다. 오늘은 역사적인 날이 되리라. 좋은 아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