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음악감상을 통해 오페라 작품을 접하면서 정확히 세어본 적은 없지만, 짐작하는 바로도 푸시킨의 작품을 원작으로 삼은 오페라가 상당히 많다. 『무대 위의 문학 오페라』의 서문에서 저자가 이 사실을 콕 짚어 언급하고 있어서 무엇보다 반갑다.
책을 읽는 독자 중에 푸시킨의 작품이 세 편이나 들어 있는 것에 대해 의아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여기서 푸시킨의 작품을 세 편이나 선택한 것은 그 음악사적 중요성 때문이다. 세상 작가 중에서 푸시킨만큼 작곡가들에게 많은 음악적 영감을 불어넣은 작가도 드물다. 그의 작품은 러시아 오페라의 보물창고였다. 이 책에 나온 세 편의 오페라를 비롯해 〈황금닭〉, 〈스페이드의 여왕〉, 〈알레코〉, 〈인색한 기사〉, 〈루살카〉, 〈석상손님〉, 〈모차르트와 살리에리〉, 〈술탄 황제 이야기〉 등을 비롯한 수많은 러시아 오페라가 그의 작품에서 탄생했다. 작품의 양은 물론, 음악사적인 의미에 있어서도 푸시킨이 차지하는 비중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그만큼 의미가 크기 때문에 많이 다룰 수 밖에 없었다. (서문,8p)
저자는 문학에 대한 각별한 열정과 글쟁이로서 의무감 때문에 책을 쓰게 되었음을 밝히면서 오페라보다는 문학에 그리고 작가를 가장 우선시하였다고 한다. 문학 작품의 작가만큼이나 작품의 역사적 의미가 중요하다고 피력한 다음, 엄선된 문학 작품을 바탕으로 한 오페라 22 편 중에서도 푸시킨이 돋보이는 이유를 설명하였다.
내가 짐작으로 아는 사실을 정확히 알고자 두 권의 책을 더 골라 놓고 있다. 러시아 문호 푸시킨의 작품들도 궁금하지만, 그의 문학 작품이 어떻게 각색되고 음악으로 해석되었는지 역시 알고 싶었다. 게다가 음악사적인 의미를 알게 된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 『무대 위의 문학 오페라』(니케북스,2016) 말고도 『러시아 문학과 오페라』(신아출판사,2015) 『푸슈킨과 오페라』(우물이있는집,2016)를 더불어 읽고자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