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 근사한 목표를 세워도 연말로 오면서 점차 빛이 바래고 흐지부지 되기가 일쑤다. 거의 매년 겪었던 일인데도 유독 년초에 그런 사실이 망각되고 리셋 되는지 이해불가하다. 이제는 더이상 되풀이하고 싶지 않다. 올해는 아예 목표를 만들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그럼에도 게으른 심성은 다잡아야 하겠기에, 목표마저 없으면 정말 아무 것도 하지 않을 것 같아서, 소일거리 정도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 그래야 성취감을 느낄 수 있을 테니까. 지난해에 실행하지 못한 일들을 이제라도 하나씩 실행에 옮기자고 내 안의 게으른 자아와 타협해본다.

첫 번째. 드뷔시와 그가 살았던 시대를 이해하고 인상주의 작품 감상.

그 동안 클래식 음악 관련 도서를 꽤 많이 접했지만, 드뷔시를 집중 조명한 책을 거의 본 적이 없다. 작년에 드디어 그런 책이 나왔다. 책 제목부터 드뷔시가 주인공인 책이다. <드뷔시의 파리>(캐서린 카우츠키 지음, 만복당).

반가운 마음에 책을 구입했었다. 그 후에 신간 목록에서 다시 드뷔시를 찾아낼 수 있었다. <두근두근, 드뷔시를 만나다>(김석란 지음, 올림). 저자는 교수로, 피아니스트로 연주 활동 역시 활발한 것 같다. ‘인상주의 음악 스페셜리스트’라는 별명이 있다고. 2012 년에 드뷔시 탄생 150주년을 기념하는 피아노 작품집 ‘음악 - 그림이 되다‘ 등 인상주의 음악을 직접 연주한 음반을 내기도 했다.

그리고, 지지난 달에 발견한 책. <벨 에포크, 아름다운 시대: 모네와 마네, 졸라, 에펠, 드뷔시와 친구들 1871-1900>(메리 매클리프 지음, 현암사). 이 책은 드뷔시에 초점이 맞춰지기보다는 그가 살았던 시대 배경과 그의 친구들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예술가들의 파리’ 시리즈 중 하나. 이 시리즈의 다른 책은 <새로운 세기의 예술가들: 피카소, 스트라빈스키, 프루스트, 퀴리와 친구들 1900-1918>, <파리는 언제나 축제: 헤밍웨이, 샤넬, 만 레이, 르코르뷔지에와 친구들1918-1927>.

책들을 입수했지만, 여태 읽지 못하고 있다. 년말에 <클래식은 처음입니다만>(최영옥 지음, 스코어)을 읽으면서 드뷔시를 두 번 연속해서 마주하였는데 방치된 드뷔시 책을 더는 방관해서 아니 되겠다.

올해 첫독서를 시작해야 하지만. <드뷔시의 파리>부터 읽어야 할지 <벨 에포크, 아름다운 시대>로 시작해야 할지 고민하다. 오늘 일기처럼 결심을 남기는 글이기는 하나 샛길로 빠진 것 같아 급히 마무리하여야겠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3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겨울호랑이 2021-01-03 04: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거서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오거서 2021-01-03 10:59   좋아요 1 | URL
겨울호랑이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막시무스 2021-01-03 09: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거서님! 오래전 신문의 책소개 기사를 정성스레 모아 주셔서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21년도 건강하고 행복한 독서와 클래식 감상을 응원합니다!

오거서 2021-01-03 11:02   좋아요 1 | URL
막시무스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응원에 힘입어서 올해는 더욱 분발해야겠어요. ^^;
 
클래식은 처음입니다만 - 이번 생은 우아하게 살고 싶어서
최영옥 지음 / 태림스코어(스코어) / 202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난 주에 예정했던 일정대로 책읽기를 마쳤다. 클래식 음악을 소재로 삼은 수필이라고 여기면서 집어든 책이라서 편안한 마음가짐으로 읽었다.

알라딘 상품 페이지의 소개에 따르면, 이 책은 ‘클알못을 위한 클래식 안내서’다. 책을 읽는 내내 클래식 안내서라고 딱히 생각하지 않은 때문에 잠시 고개를 갸우뚱하게 되지만, 책에서 클래식 음악을 50곡 정도 소개하고 설명을 곁들여 안내하기는 한다. 


소개하는 작품마다 감상에 도움되는 CD 목록을 (간혹 DVD도 곁들어지고) 제공하지만, 표기에 일관성이 없는 편이다. 음반 정보에 오기도 있다. 지금은 정식 판매하지 않는, 운이 좋으면 중고로 구할 수 있는 PHILIPS 레이블이 감상에 얼마나 도움이 될까. 또한 베토벤 교향곡 9번을 감상할 수 있는 CD가 1개뿐이고 그마저도 "Ode to Freedom - 자유를 위한 송가(베를린 기념 콘서트)"를 추천한 것에 나는 동의하기 어렵다. CD 목록은 QR 코드와 함께 그저 구색을 맞춘 것 같은 느낌을 지우지 못하겠다.  

클알못을 위한 배려인 것 같지만, 유튜브에 게시된 동영상에 연결되는 QR 코드를 제공한다. 하지만 QR 코드 위치는 홀수 쪽에서도 짝수 쪽에서도 우측 정렬된 상태로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짝수 쪽에 있는 QR 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찍어서 음악을 듣기가 편하지 않았다. 첫 번째부터 그랬다. 세 번째 것도 홀수 쪽에 있었고, 다섯 번째 이후로 더이상 사용하기를 포기하였다. 

그리고, 책읽기 중에 불편했던 점이 한 가지 더 있었다. 책 속 등장인물 ‘필자’가 누구인지 확인해보아야 했기 때문인데 이 책에 ‘필자’가 자주 등장한다. 그런 예로, 아래에 밑줄긋기 해둔 문장에도 그 ‘필자’가 있다.

불청객처럼 불쑥 나타나는 필자를 마주하면서 오래 묵혀둔 질문 하나가 떠올랐다. 필자는 3인칭인지 아니면 1인칭인지, 둘 중 어느 쪽인지에 대한 물음이다. 사전적 의미로, 필자는 “글을 쓴 사람 또는 글을 쓰거나 쓸 사람이 모두 해당”된다. 그래서 1인칭보다는 3인칭에 적합한 단어라고 알고 있다. 

저자 자신을 굳이 3인칭으로 불러야 했을까.

.











클래식 음악을 이야기할 때 나라별 특징을 설명해달라는 주문을 종종 받는다. 한마디로 정리하기 어려운 부분이지만 이럴 때 필자는 나라별 기질을 비교해 정리하는 방식을 쓰곤 한다. 클래식 음악이다 보니 우선은 무대가 유럽 국가로 한정될 것이고, 대표적인 나라들 - 정열적이고 인간적인 이탈리아는 감성적이고인간 냄새 진한 음악이, 독일은 문학과 철학적인 면이 뚜렷한 음악이, 영국은 전통을 중시하여 지극히 고전적이나 한편으로는대단히 파격적인 음악이, 프랑스는 우아하면서도 감각적인, 그러면서도 수백 가지의 치즈만큼이나 개성이 뚜렷한 음악이, 러시아는 격하면서도 우직한 거인의 풍모와 같은 음악 등이다. - P13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몇 년 전에 있었던 일이다. 시기가 약간 헷갈리기는 하지만, 사무치는(?) 일이라서 좀처럼 지워지지 않는다. 여윳돈이 생길 때까지 구입을 미루면서 장바구니에 담아둔 상품이 있었다. 바로 <아르모니아 문디 컬렉션 Vol. 2 [50CD 한정판 박스세트]>. 그러나 막상 여윳돈을 손에 쥐었을 때는 품절된 탓에 구입할 수 없었다. 여유를 부리다가 그만 놓치고 말았다. 그리고 지금은 여윳돈마저도 어디론가 사라졌다. 돈에 발이 달렸다는 우리 할머니 말씀처럼.

그 후로 바빠진 일상 속에서 그 일을 한동안 잊고 지냈다. 메이저 레이벨 수입 음반 할인전 때문에 그 일에 대한 기억이 팝업처럼 되살아났다. 잠시나마 기대했지만 <아르모니아 문디 컬렉션 Vol. 2>는 여전히 품절 상태에 있다. 아마 절판된 것 같다. 후속작으로 여겨지는 <도이치 아르모니아문디(DHM) 창립 55주년 기념 에디션 [25CD]> 역시 지금은 품절되었다.

그런데 <하모니아 문디 60주년 기념 박스 1 [16CD] (1958-1988 혁명의 시대)>, <하모니아 문디 60주년 기념 박스 2 [1988-2018 패밀리 스피리트] 18CD> 둘 다 품절 상태가 해소된 것을 알게 되었다. 지금은 구입 가능하다. 내가 이들을 처음 찾은 때에는 품절 상태여서 즉시적 절망감과 함께 구입불가를 받아 들여야만 했었다. 뜻밖에 좋은 기회를 맞았다. 다시금 장바구니에 담고는 잠시 고민하게 된다. 지금 당장 자금의 여유가 없으니 그렇다. 나보다 앞서 구입한 애호가들이 남긴 후기를 보면서 마음을 다잡는다. 일단 나의 단순하지 않은 상황을 기록해 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동아일보 #책의향기 #새책 #신간 #스크랩

•美-中 전쟁은 운명? 정면충돌 피할 방법은… https://goo.gl/eDMjPs

•‘관청 앞에 수백 명이…’ 조선시대에도 억울하면 시위 벌였다 https://goo.gl/3GhBqy

•아동작가이자 학대범, 진보 지식인의 두 얼굴 https://goo.gl/MuL3nY

•먹을 것에 대한 욕망, 인류 진화의 원동력 https://goo.gl/KyGfJq

•세상에 맞선 예술가들에게서 인생을 배우다 https://goo.gl/HexcPu

•차기 교황 뽑는 자리, 반전의 결과는? https://goo.gl/yb7boJ

•매서워진 한파 왜? “북극 해빙 녹아서” https://goo.gl/7oF1sU

•[그림책 한조각]기억나니? https://goo.gl/UgSycf

•[밑줄긋기]시월의 저택 https://goo.gl/BWDHCm

•[150자 맛보기]메이커스 앤드 테이커스 外 https://goo.gl/Y8JsUd

•[새로 나왔어요]우리 엄마의 기생충 外 https://goo.gl/e1zVeq

•나라 밖 책 시장 https://goo.gl/RJqeYs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