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려지지 않은 밤과 하루
배수아 지음 / 자음과모음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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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에 대해서 꿈에 대해서 비밀스러운 밤에 대해서.

<알려지지 않은 밤과 하루>를 소개합니다.

도저히 이 책에 대해서 내용에 대해서, 평범한 문장들로 정리할 자신이 없으므로 출판사 리뷰에서 간략히 발췌해 전달하려고 해요.

<알려지지 않은 밤과 하루>는 폐관을 앞둔 서울의 유일무이한 오디오 극장에서 사무원으로 일하는 스물아홉 살의 김아야미를 내세워 기억에 대해서, 꿈에 대해서, 비밀스러운 밤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아야미와 그가 만나는 사람들, 암에 걸린 독일어 선생 여니와 폐관으로 여니와 같은 실업자 된 극장장, 소설을 쓰기 위해 난생처음 서울을 방문한 독일인 볼피 간에 이뤄지는 사건이 서사의 표면적인 중심이 됩니다.

출판사 리뷰에서조차 '다른 배수아의 소설이 그러하듯 주요한 스토리 라인을 요약하려는 시도를 부질없게 만드는 작품'이라고 하니, 이 책을 정의하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음을, 사실은 못한 것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아도 되겠습니다.

오히려 모든 상황과 언어와 인물에서 의미 찾는 것을 체념함으로써 더 무한한 세계를 그릴 수 있었어요.

취미는 글쓰기, 배수아 작가를 소개합니다.

소설가이자 번역가. 1990년대에 등장한 젊은 작가 가운데서도 배수아 작가는 독특한 분위기를 풍깁니다.

1990년대 뿐만 아니라 어느 작가님과도 그룹으로 묶을 수 없는 이질적인 느낌으로, 그의 프로필 사진은 보고서는 "여보세요, 거기 누구 없소"를 부른 한영애 가수가 떠올랐고, 비로소 종잡을 수 없었던 작가님의 이미지를 그릴 수 있었어요.

1993년 서점에서 단지 표지가 이쁘다는 이유로 우연히 집어든 문학잡지 <소설과 사상>에 <어두운 방>이 당선되면서 작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어요.

전통 소설의 인물과 이야기 중심에서 벗어나 어떻게 서술 자체가 이야기를 만들어가는지를 보여주는 작품인 <무종>을 통해 2010년 제34회 이상문학상 우수상을 수상했어요.

체험과 사실성이 강조되던 우리 문학사에서 배수아 작가는 은폐된 존재의 어둠을 탐사하며 독특한 개성을 갖춘 신세대 작가로 성장해왔고, 이제는 미적 성숙의 단계를 완성해가고 있어요.


감상평

이야기는 반복되고 변주되면서 확장되는데, 마치 똑같은 한 장면을 카메라가 여러 각도에서 되풀이해 찍는 것처럼 보입니다.

카메라가 놓이는 각 각도들은 더 세밀하고 정교하게 포커스를 조정하여 다른 각도들에서 보여주지 않았던 부분을 찾아내고 있어요.

그리하여 같은 문장을, 같은 장면을 보더라도 데자뷔라고 생각할 뿐, 이전에 인물들에게 있었던 동일한 장면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어요. <알려지지 않은 밤과 하루>를 읽으면서 두 편의 연극이 떠올랐어요.

극장장과 아야미가 주고받는 대화를 읽으면서 <고도를 기다리며>가, 딱히 어느 부분이라고 할 수 없지만 읽다보니 <에쿠우스>가 퍼뜩 떠올랐어요. 기승전결을 잘 갖춘 서사를 가진 소설보다는 실험적이고 철학적인 연극(그렇다고 희곡 대본은 아니고)을 본 느낌이었어요.

자음과모음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북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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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다발은 독
오리가미 교야 지음, 이현주 옮김 / 리드비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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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세'를 중심인물로 하는 시리즈물이 될 거 같다는 느낌은 괜한 것일까요.

법대생인 기세는 이 책에 나오는 작은 사건과 큰 사건 모두에서 배제되어 있는 주변 인물입니다.

그런데 사건의 가장 가까이에 있는 중심 인물이기도 한 점이 인상깊었어요.

사건을 수면 위로 올리는 것도 사건 결말의 진실을 밝혀야 하는 것도 기세의 역할로, 작가는 그에게 이야기를 진행시키는 권한을 줬어요.

인물은 그렇고 그렇다면 가장 인상깊었던 장면은 무엇이냐고 한다면 마지막 페이지, 책을 덮을 수가 없어서 (끝)이라는 글자가 야속하게 보였어요.

처음 읽었을 때는 당황했고, 곱씹을수록 소름이 끼쳤으며 내 눈 앞에 마카베와 그의 약혼녀가 함께 걸어오는 장면을 상상하자 이내 공포에 휩싸였어요.

한 번 읽었을 때는 여기가 왜 결말이냐고 작가에게 따지고 싶었는데, 결말의 힘이 읽을수록 강해진다는 것을 느꼈어요.

이 책을 읽는 모든 독자는 마지막 장면을 단 한 번만 읽진 않을 거예요.

그리고 저처럼 당혹스러웠다가 이내 등줄기에 느껴진 서늘함이 순식간에 온몸을 휘감아 충격에 빠지는 경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


*리드비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북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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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 애니멀
데이비드 브룩스 지음, 이경식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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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 속에서 발견한 '나'.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에 대해 이야기하는 걸 좋아하고, 자기를 발견하기를 원합니다. 
해럴드와 에리카의 구체적인 삶, 태어나고 양육되고 정체성과 자아를 찾는 혼란의 시기를 지나 사회로 나가 성취와 실패를 경험하며 천직을 찾아 대단한 경력을 쌓고 친구들로부터 존경받으며 이웃과 조국을 비롯해 사회에 크게 기여하는 삶. 
해럴드와 에리카가 다양한 관계를 맺으며 변화하고 성장하는 과정을 좇으면서, 지금까지 내가 맺어온 관계들이 나를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짚어보고 현재 그리고 앞으로 맺을 관계에서 내 삶의 흐름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기를 원하는지 생각했어요.

✨️ 무엇이 우리를 성취와 행복으로 이끄는가. 
지금까지 이성적인, 논리적인 방법론을 펼치는 책을 열심히 읽었지만, 성공하셨나요. 
성공하지 못한 이유로 자신의 게으름과 태생, 환경을 탓하거나 동등한 출발선을 그려주지 않는 사회를 탓한 적 있으셨죠. 
<소셜 애니멀>에서 의식보다 한 차원 아래에 있는, 무의식적 사고 과정이야말로 인류의 번영을 일으키는 결과물이라는 말에 집중했어요. 
의식적으로 계획하고 계산하여 내린 판단보다 현명한 결정은 무의식에서 비롯된다는 것이에요.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방법에만 몰두하여 힘 빼지 말고, 수면 아래에 잠겨 있는 무의식의 영역으로 들어가 보는 것.
이것이 <소셜 애니멀>에서 우리 손에 쥐어주는 성취와 성공의 출발점이자 열쇠입니다. 

✔️사람과 관계의 가치를 다루는 저자의 다른 도서 <사람을 안다는 것>과 <소셜 애니멀>에서 '사람과 관계'에 대해 꾸준히 탐구해온 데이비드 브룩스의 세계가 연결되어 있어 함께 읽는 것을 추천드려요. 

웅진지식하우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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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 속에서 발견한 '나'.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에 대해 이야기하는 걸 좋아하고, 자기를 발견하기를 원합니다. 
해럴드와 에리카의 구체적인 삶, 태어나고 양육되고 정체성과 자아를 찾는 혼란의 시기를 지나 사회로 나가 성취와 실패를 경험하며 천직을 찾아 대단한 경력을 쌓고 친구들로부터 존경받으며 이웃과 조국을 비롯해 사회에 크게 기여하는 삶. 
해럴드와 에리카가 다양한 관계를 맺으며 변화하고 성장하는 과정을 좇으면서, 지금까지 내가 맺어온 관계들이 나를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짚어보고 현재 그리고 앞으로 맺을 관계에서 내 삶의 흐름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기를 원하는지 생각했어요.

✨️ 무엇이 우리를 성취와 행복으로 이끄는가. 
지금까지 이성적인, 논리적인 방법론을 펼치는 책을 열심히 읽었지만, 성공하셨나요. 
성공하지 못한 이유로 자신의 게으름과 태생, 환경을 탓하거나 동등한 출발선을 그려주지 않는 사회를 탓한 적 있으셨죠. 
<소셜 애니멀>에서 의식보다 한 차원 아래에 있는, 무의식적 사고 과정이야말로 인류의 번영을 일으키는 결과물이라는 말에 집중했어요. 
의식적으로 계획하고 계산하여 내린 판단보다 현명한 결정은 무의식에서 비롯된다는 것이에요.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방법에만 몰두하여 힘 빼지 말고, 수면 아래에 잠겨 있는 무의식의 영역으로 들어가 보는 것.
이것이 <소셜 애니멀>에서 우리 손에 쥐어주는 성취와 성공의 출발점이자 열쇠입니다. 

✔️사람과 관계의 가치를 다루는 저자의 다른 도서 <사람을 안다는 것>과 <소셜 애니멀>에서 '사람과 관계'에 대해 꾸준히 탐구해온 데이비드 브룩스의 세계가 연결되어 있어 함께 읽는 것을 추천드려요. 

웅진지식하우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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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도 이뤄냈으니까
허우령 지음 / 부크럼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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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도 이뤄냈으니까>는 14살, 자고 일어나니 앞이 보이지 않게 되며 하루아침에 시각장애인이 되어버린 작가가 장애와 처음 맞닥뜨린 그때부터 끊임없이 자신만의 방법을 찾아가며 성장한 과정을 담아냈어요.


이 책에서 허우령 작가님이(저는 책을 통해 만났으니, 허우령 아나운서가 아니라 허우령 작가님이라고 부르고 싶어요) KBS 7기 장애인 앵커에 도전하는 마음먹기 부터 1차테스트를 거쳐 '최종합격 입니다'를 함께했어요.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는데 할 수 있을까 하는 작가님의 목소리에 속으로 분명 될 거라고 확신이 들었어요.

작가님 프로필에 적힌 KBS 7기 아나운서를 봤기 때문이 아니라, 정말 작가님이 도전하려는 마음을 먹기까지 함께 설레고 허우령 작가님 아니면 누가 되겠어, 하는 편애하는 마음까지.

'우령의 유디오' 구독자를 가리켜 우동이라고 부른다 하던데, 전 구독자가 되기 전부터 우동이가 된 것 같아요.

물론, 지금은 '우령의 유디오' 구독자입니다.


눈을 떴는데도 여전히 암흑이라며 어떨까요.

며칠 전 읽었던 소설 <버블>은 주제의식이나 이야기에 담은 의미는 다르지만, 주인공은 사람을 만날 때 반드시 눈을 감아야 하는 규칙이 있는 곳에서 살았어요.

비언어, 이를테면 몸짓이나 표정, 눈빛 등에서 파악할 수 있는 언어에 담지 않은 진짜 의미를 알 수가 없어 만성 불안증에 시달리죠.

가장 가까이에 있는 사람, 가족을 제외하고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요.

그런데 그런 가족마저 진짜 위로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은 일부러 회피할 테지요.

저는 작가님이 14살에 갑작스런 변화로 인해 모든 것을 다시 새로 시작해야 하는 것도, 걸음마 연습하듯 마음은 급하지만 잘 헤쳐나가기 위해 속도를 조절하며 성장하는 모습에서, 또한 작가님의 따뜻한 문장을 읽는 것만으로도 너무 좋았지만.

가장 마음에 깊숙이 닿았던 부분은 작가님이 열 네살, 그때를 회상하며 쓴 글들이었어요.

그리고 부모이기에 걱정이 앞설 수밖에 없었겠지만, 열 네살 허우령이 받고 싶었던 위로를 받지 못해 서글펐던 그 마음들이 너무 아프게 다가왔어요.

책 후반부, 이제는 '내가 알아서 할게.'라는 말을 할 수 있고, 그 말에 책임지듯이 정말 알아서 잘 해내는 작가님을 거울 앞에 선 듯 내 모습과 마주해 봅니다.

무채색이어도 괜찮다는, 나만의 색이면 된다는 문장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우동이로 작가님과 계속 만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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