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블 소설Y
조은오 지음 / 창비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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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블을 터뜨릴 방법을 아는 주인공은 더 이상 갇히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다. 오늘을 사는 우리는, 시대를 강렬하게 비추는 <버블>이라는 불꽃에 반드시 주목해야 한다." _이희영 소설가 추천.


창비에서 소설 Y 클럽 11기 스페셜 서평단 활동의 기회를 주셨어요.

스페셜 블라인드 가제본 서평단으로, 이 책을 받을 당시에는 작가를 전혀 몰랐어요.

소설가 이희영 님이 쓰신 추천사를 읽었어요.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혹시 이름을 숨긴 작가가 이희영 작가님이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죠.

생뚱맞아 보이지만 자신이 쓴 책에 추천사를 남기며 독자의 눈을 가리고 짜잔 하고 나타날 수도 있겠다는 상상은 재미있지 않나요.

작가 맞추기는 틀렸습니다. ㅋㅋ


륜의 추천서.

'나'의 완벽한 세계는 '버블'이에요.

버블 안은 너무나 안온하고 평화롭고 소음이 없지만, 그 안에는 나도 없습니다.

사람은 스스로 자신을 찾는 법이 없고 관계 안에 있어야 비로소 자신이 누구인지 깨달아요.

자신들만의 버블을 깨뜨리고 나와서 세상과 소통하지 않을까는 예측할 수 있지만, 다시 그 버블 속으로 들어가는 것까지는 예상 못했어요.

어쩌면 작가님의 그 의도가, '나'를 지키면서 세상과 올바른 관계를 맺는 방법을 소설을 통해 알려 주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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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 - 이어령 강인숙 부부의 70년 이야기
강인숙 지음 / 열림원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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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은 평생의 반려자이자 가정은 물론 학문과 예술의 길도 함께 걸어온 두 사람의 만남부터 이별까지 70년 간의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기록하고 있어요.

가장 가까이에서 보아온 저자 강인숙이 기록한 인간 이어령에 대해.


'큰 소리로, 오랫동안, 열정적으로' 말하는 인간 이어령.

우리 시대의 지성이라고 불리는 이어령 선생님을,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에서 만났을 때 '암 투병으로 쇠약해져 가는 기력으로 아픔의 고통 속에서 죽음을 옆에 둔 이어령 선생님의 이야기를 읽으며 오히려 나는 삶의 생명력이 파릇파릇하게 돋아나는 경험을 했다'라고 기억합니다. 나는 훌륭한 지성인의 모습과 삶을 초월한 통찰력을 가진 자의 모습을 우러러 보았던, 그렇게 이어령 선생님을 기억합니다.

'인간 이어령'을 알지 못하고 선생님의 말들을 어떻게 해석하려고 했을까요.

<만남>에서 만난 '인간 이어령'을 보고 다시 지난 기록들을 들춰봅니다.

이어령 선생님을 가장 가까이에서 보아온 강인숙 선생님이 있는 그대로 기록한 글 속에서 내가 책에서 본 이어령 선생님과 같은 모습을 찾으면 반가웠고, 전현 다른 '인간적인' 모습을 찾을 때면 괜스레 기쁘기도 재미있기도 했습니다.

"죽음이 시시각각 자신을 집어삼키고 있는 중에도 삶을 향한(욕망이 아니다) 애정이 드러나는, 그야말로 생생하게 자신이 살아있음을 온몸으로 내보이고 있다. 강하고 단단한 사람이다. 선생님은 정말로 죽음 이후에 백남준, 보들레르를 만나 신 나게 대담을 하고 있을 거 같다."(<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서평 중에서)

이어령 선생님의 부모님과, 특히 어머니 그리고 친족의 영향부터 비범한 탄생일, 쇠심줄보다 더한 고집스러웠어린 시절, 시대의 유일한 평론가, 진정한 네오필리아를 보여준 초대 문화부 장관 시절까지.

여러 갈래로 뻗어져 나온 가지가 이전에 땅에 박힌 뿌에서부터 줄기를 타고 올라오는 동안 단단함의 강도가 높아지듯, 그렇게 우리 시대의 지성을, 진짜 '인간 이어령'을 만난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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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마지막 첫사랑
김빵 지음 / 자이언트북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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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마지막 첫사랑>은 2107년에 사는 소년 양우와 2004년에 사는 소녀 명원의 세기를 뛰어넘은 첫사랑을 그린 작품이에요.

김빵 작가는 작가의 말을 통해 이 이야기는 '허전하고 텅 빈 세계를 채우는 밤의 이야기'라고 설명했어요.


사라진 친구를 되찾기 위해 2107년에서 2004년으로 시간여행을 온 양우와 2004년을 살고 있는 열여덟 여고생 명원은 자꾸만 얽히고.

'그래, 네 친구 찾는 거 내가 도와줄게' 명원과 양우는 함께 시간을 보낸만큼 기억도 감정도 함께 쌓이고.

다시는 2004년으로 돌아올 수 없는 양우가 떠나야 하는 순간은 찾아오고.


<21세기 마지막 첫사랑>은 네버엔딩을 상상하게끔 만들어요.

책을 덮고나서도 양우와 명원의 끝나지 않는 이야기를 저 혼자 계속 그려나가고 있었어요.

한 세기를 건너간 대신 시간을 겹쳐서.

자세하게 설명하면, 스포일러가 될텐데.

데이터 수집기와 명원을 겹쳐서 뒷이야기가 그려졌다는 정도는 괜찮겠죠.

다시는 만나지 못할 거란 걸 너무 잘 알기에 열여덟의 청순하고 반짝이는 첫사랑이 아쉬워서 이야기가 끝나지 않았으면 하고.

첫사랑은 순간의 반짝임과 같다는 걸.

자이언트북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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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덕이라서 좋아! - 있는 그대로, 가장 나답게
나봄 지음 / 필름(Feelm)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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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그대로, 가장 나답게.

행복으로 꽉 채운 치즈덕의 성장 에세이.

<치즈덕이라서 좋아!>는 7년간 탑티어 이모티콘을 달성하며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캐릭터 '치즈덕'의 비기닝을 담은 첫 번째 책이에요.

혹시 '망충하다'를 사전에서 찾아 보신 분, 저 말고 또 있으신가요.

사전에서는 거미를 달리 이르는 말이 '망충'이래요.

치즈덕과는 전혀 관계없어 보여 사전적 의미는 아닌 거 같고.

멍충미를 잘못 발음한 망충미라고 요즘 많이들 사용하시나 봐요.

망충하고 세상 근심 없는 해맑은 치즈덕에게도 폐기될 뻔한 위험과 남과의 비교에서 오는 시기와 질투, 자존감 하락 등 어두웠던 지난 날들이 있었어요.

<치즈덕이라서 좋아!>는 폐기될 뻔했던 치즈덕이 지금의 망충미 가득한 치즈덕이 되기 전까지 과정을 통해 늘 타인과의 비교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에게 다정한 위로를 건네줘요.


나봄 작가님, 치즈덕이라는 이름은 어떻게 떠올리셨나요.

입에 찰떡같이 달라붙는 귀여운 이름에 종일 치즈덕을 생각하고 있다니까요.

폐기될 뻔한 치즈덩어리가 뒤에 '덕'이라는 이름을 붙이게 된 과정과 치즈덕으로서 실수와 실패를 반복하며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모든 장면 하나하나에 울림이 되는 말들까지.


저는 또 다른 치즈덕의 친구들이 너무 사랑스러웠어요.

망충, 망충.

멍충도 아니고 망측도 아니고 뭐지 하다가, 치즈덕의 또다른 친구들에게는 '망충미'가 딱이에요.

망충미 가득한 사랑스러운 캐릭터예요.


귀여운 캐릭터와 읽기에 부담이 없는 그림 에세이어서 가벼운 줄만 알았어요.

가볍게 눈에 들어온 말들은 마음 속 깊은 곳까지 금새 도달해 내보이기 싫었던 마음을 어루만져 줘요.

구석에 처박두고 혼자만 알고 있길 바랬던 못난 모습들을.

작가님께 묻고 싶은 말이 있어요.

작가님 인생 몇 회차이신가요.


필름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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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물리학 - SF가 상상하고 과학이 증명한 시간여행의 모든 것
존 그리빈 지음, 김상훈 옮김 / 휴머니스트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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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장르 좋아하세요? 시간여행은 SF 단골 소재이기도 하지만, 요즘에는 웹툰에서도 많이 볼 수 있어요.

기존의 시간여행과는 결이 다른데, 빙의 소재라고도 하죠.

어느날 갑자기 깨어나보니 내가 읽고 있던 소설의 등장인물이 되어 있는 거죠.

대부분 주인공이 아니라 악녀 또는 이름조차 잘 드러나지 않았던 주변인물로 많이 빙의가 되어 그 소설을 이끌어가는 핵심인물로 부상하게 되는 스토리를 갖고 있어요.

빙의 말고도 사건에 휩쓸려 죽임당했는데 눈을 떠보니 몇 개월 또는 몇 년 전으로 돌아가 있는 경우도 있구요.

웹툰을 너무 좋아하다보니 SF 이야기하다말고 웹툰 이야기만 한가득. 모두 시간여행이라는 한 카테고리 안에 존재하는 소재예요.


"SF는 실제로 일어날 수 있는 사건을 다루지만, 보통 우리는 그런 사건이 실제로 일어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반면 판타지는 일어날 수 없는 사건을 다루지만, 독자인 우리는 내심 그런 일이 일어나기를 원하기 마련이다."

우리는 이것을 판타지라고 부르죠. 아서 C. 클라크가 한 말인데 존 그리빈 박사는 <반지의 제왕>을 예로 들며 작중 인물들이 겪는 온갖 고난을 실제로 경험하고 싶은 독자가 있을까 하며 의구심을 갖지만, <반지의 제왕>은 대다수의 독자들이 SF와 판타지 사이에 펼쳐진 영역의 어떤 지점에 시간여행을 두고 있는지를 뚜렷하게 부각시켜준다고 의견을 남겼어요.

시간여행은 판타지가 아니지만, 그저 SF라고만 할 수도 없다는 의미예요.

따라서 시간여행을 '그저 SF에서나 가능한 공상'으로 치부하는 사람은 과학적인 맥락에서 틀렸을 뿐만 아니라 SF라는 장르에 심각한 무지를 드러낸 것이라며 이 책에서 그 가능성에 대해 증명합니다.

과학적으로 증명된 '시간여행의 가능성'이라니.

김상욱 교수님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인간>을 읽으면서는, 과학에서 예술적 아이디어를 얻는다고 생각했었어요.

시공간이동이라는 소재가 과학적 사실에 기반한 상상력이라고.

그런데 <시간의 물리학>을 읽으면서는, 반대로 공상이 먼저 그리고 그것을 과학적으로 증명해낸.

어떻게 보면 공상이 과학 발전을 이끌어간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별로 중요한 차이는 아니지만 과학의 위대한 발전에 앞선 문학의 위대함이 더 자랑스럽게 느껴지는 건 운명적 문과인 저만의 뿌듯함이라고 할까요.

4차원으로서의 시간, 시간의 방향성, 양자 터널링, 시공간의 왜곡 등 정형화된 실험과 그 결과만을 기술하는 과학이 아닌, 이야기로 세계를 만들어가는 물리학을 통해 시간여행에 대한 끌림을 한층 더 높여줬어요.

출판사 카드뉴스에서처럼 저에게는 단 한 번이라도 돌아가고 싶은 순간이 있거든요.

9단계 사고실험을 거친 뒤, 에필로그에 실린 '모든 것은 오디오 큐브에서 시작되었다'라는 문장으로 시작되는 존 그리빈 박사의 SF 단편 소설을 더욱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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