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루코와 루이
이노우에 아레노 지음, 윤은혜 옮김 / 필름(Feelm)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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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델마와 루이스>를 오마주한 작품.

가부장적인 남편을 두고 떠난 '데루코'갑갑한 노인아파트에서 뛰쳐나온 '루이'.

<데루코와 루이>의 주요 인물 소개를 읽고, 단번에 오래전 영화 <델마와 루이스>가 떠올랐어요.

이 책은 영화 <델마와 루이스>를 오마주한 작품이에요.

영화는 절친 사이인 델마와 루이스가 주말 여행 중에 들른 작은 마을의 술집에서 만난 동네 건달에게 델마가 겁탈 당할 위기에서 루이스가 총으로 그를 쏴 죽이게 되면서 여행이 도주로 바뀌게 되요.

델마와 루이스가 차에 탄 채 손을 꼭 잡고 절벽으로 내달리는 마지막 장면이 인상깊게 남아 있어요.

이노우에 아레노의 책 <데루코와 루이>는 두 주요 인물이 '델마와 루이스'를 떠올리게 하지만 영화와 달리 아기자기한 범죄에 동화적인 분위기를 가미해 해방감과 동시에 잊고 있던 삶의 중요한 가치를 깨닫는 우정의 드라마를 그리고 있어요.


륜의 추천서.

모든 삶이 다 똑같지는 않겠지만 10대, 20대, 30대, 40대는 삶을 살아내야 했다면.

50대 이후부터는 어느 때부터 멈춰버린 삶 안에서 배회하거나 삶 바깥으로 나가거나 하는 선택적인 삶이 있는 거 같아요.

데루코 역시 멈춰버린 삶 안에서 배회하다가 루이의 "도와줘"라는 한마디가 기폭제가 되어 삶 바깥으로 나오게 되요.

선택하고 결정하지 못했을 뿐, 멈춘 삶 안을 배회하면서도 늘 삶의 바깥을 꿈꿔왔기 때문에 즉각 실행할 수 있었어요.

그렇기에 오히려 일흔이라는 숫자가 삶의 끝자락에 위치한 나이가 아니라 더욱 새로운 삶, 인생 2회차를 미련 없이 시작할 수 있는 한창 나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체력을 다 소진해야 장작을 옮길 수 있고, 언제고 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이 당연하게 여겨지며, 샹송을 부르지 말고 엔카를 불러야 하는 할머니라며 무ㅅ ㅣ를 받기도 하지만.

데루코와 루이가 훔친 별장에서 '나답게' 살았던 5개월 간의 이야기에는 일흔 살 노인이 아닌 삶을 적극적으로 만들어가려는 열의로 가득한 '데루코'와 '루이'가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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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공부를 시작하고 인생의 불안이 사라졌다
할미언니 지음 / 필름(Feelm)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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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인생에는 가끔 돌직구가 필요할 때가 있다.

이 책은 매운맛 5단계 중 4단계쯤 된다.

똑 부러진 내용에 나 또한 반했다.

돈 공부에 대해 비슷한 고민을 가진 동 세대 여성들에게 가치있는 잔소리가 될 것으로 기대해 본다.(<딸아, 돈 공부 절대 미루지 마라> 저자 박소연 애널리스트 추천) "


내일 세상이 망할 것처럼 쓰고 살다가는, 세상은 안 망하고 한 번뿐인 ㄴ ㅐ 인생만 망한다.

내일도 안 죽고 모레도 안 죽는다

할미언니는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데'라며 돈을 아끼면 인생을 즐기며 살지 못한다는 그 오해부터 바로잡고 시작합니다.

20대에 22개국을 여행하면서 1억을 모을 수 있었던 저자가 하는 말은 충분히 신뢰할 만해요.

저자는 진심인 것에 소비를 아끼지 않았고, 그 진심이란 돈을 쓰고도 돈이 아깝지 않은 것, 돈을 쓰고도 뿌듯해서 남들한테 자랑하게 되는 것이 바로 진심이라는 것이죠.

그 진심에만 집중하라며 필요한 소비와 불필요한 소비를 정확하게 구분짓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결국 재테크는 나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인 거예요. 우리의 진심, 정말로 원하는 것에만 소비하게 되기 때문이에요.


인생을 바꾸고 싶다면 돈 공부부터.

재테크는 '절약-저축-투자'의 무한 반복으로, 최대한 절약해서 가능한 한 돈을 많이 모아서 적절한 투자를 하는 것.

당연한 말, 하지만 할미언니는 어느 부분을 절약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자신의 재무 상태를 지금 당장 점검해 절약리스트를 만들어보게 합니다.

저자의 경험을 비추어 절약의 7가지 팁을 알아볼까요.

절약 1. 생활비(자취 금지) 실천.

절약 2.치장비(사치 금지) 이 글을 쓴 바로 오늘 아울렛에서 가을맞이 가방을 구입함.

절약 3. 병-원비(몸에 나쁜 행동 금지) 이틀 전에 맥주 500cc 8잔 마시고 기억을 잃음.

절약 4.과식비(야식 금지) 하필 우리 아파트 상가에 치킨집이 있음. 그 옆에는 아이스크림 할인 매장이 있음.

절약 5. 멍청비(호갱 금지) 쿠팡 회원가가 올랐는데 해지 못하고 있는 사람, 저요.

절약 6. 재고ㅂ ㅣ(낭비 금지) 쌓아두는 거 좋아하지 않는 내 취향 칭찬해.

절약 7. 공임비(전문가 의존 금지) 다이소만 있다면 내가 전문가.

이어 돈을 모으는 기본-원칙 3가지.

경제관념이 비슷한 사람들과 함께할 것/ 보여주기 위해 소비하지 말 것/ 유행이 아니라 나다움에 집중할 것.

절약과 저축으로 재테크 준비를 단단히 무장했다면, 실현하기 위해 투자를 향해 거침없이 쏘아야 합니다.

ETF 쇼핑하는 방법, 절세 방법, 해외 주식, 달러 투자하기 등.


동기부여, 마인드셋, 성장루틴까지.

돈 공부의 가장 기본은 자기관리입니다.

재테크 방법을 전달하는 것을 목적으로 두지 않는 할미언니는,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어떤 사람을 인생에서 걸러야 하는지, 무기력할 때 어떻게 극복하는지 등 인생 비결을 더하고 있어요.

이것이 바로 재테크의 가장 밑바탕이 된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재테크는 나이 먹는다고 저절로 쌓이는 지식이 아니다.

그렇더라구요. 취업준비생부터 6년간 회사원이었다가 출산과 육아로 경력 단절된 주부에서 재택 알바생이 되기까지 나름 재테크에 도전을 해봤지만 여전히 경제 지식은 없는 것보다도 못한 얄팍하게 귀동냥으로 들은 정도이니 재테크는 연륜보다는 공부와 경험에서 오는 것, 제대로 된 공부를 했을 때 말이에요.

저는 이 책에서 재테크를 해야 하는 나만의 당위성을 찾을 수 있었어요.

'나는 남들처럼 돈이 없어.'라는 불안감에서 출발한 재테크는 내 삶을 주체적으로 끌고 간다는 즐거움을 느낄 수 없어요.


"남들과의 비교는 나 자신의 진정한 행복을 저해한다.

비교를 하려거든 차라리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나를 비교하자.

'어제의 나'보다도 못한 '오늘의 나' 주제에, 어디 다른 사람과 비교를 한단 말인가.(171p)


필름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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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유성처럼 스러지는 모습을 지켜볼 운명이었다
미나토 쇼 지음, 황누리 옮김 / 필름(Feelm)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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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2023년에 <여명백식>이란 제목으로 출간되었고, 한국에서는 24년 7월 필름 출판사에서 <네가 유성처럼 스러지는 모습을 지켜볼 운명이었다>로 번역 출간되었어요.

'여명백식'은, 이 책의 주요 등장인물인 리이가 앓고 있는 질환의 이름이에요.

'余命100喰' 나에게 남은 생명의 시간은 앞으로 100번의 식사까지, 100번의 식사를 마치면 잠을 자듯 편안하게 죽음을 맞게 되는 희귀성 불치병이에요.


"우리는 분명 다른 사람의 눈에 연인처럼 보일 것이다.

그러나 정체는 수명이 얼마 남지 않은 여자와 날 수 없는 스노보드 선수.

죽음이라는 목적지를 향해 여행하는 여자와 그 여행에 동반자로 나선 남자라는 기묘한 조합. "


토우야와 처음 만났을 때 리이에게는 아흔 두끼가 남아 있었고 둘의 여정이 마지막 끼니에 이를 때까지 기적을 바라면서도 그럴 일은 없겠지, 앞으로 아흔 두 끼 앞으로 스물세 끼 앞으로 여섯 끼‥‥‥이렇게 마음 졸이며 달려온 이야기가 리이가 살아남는 기적으로 마무리 지으면 너무 허무하잖아 하는 양가적인 마음에 슬픔이 차올랐다가 내려갔다 했어요.

마치 토우야가 리이의 '여명백식'을 부정했다가 받아들였다가 했던 것처럼요.

그만큼 이 이야기에 진심으로 빠져서 읽었어요.

우리 모두 언젠가는 남은 시간이 백 끼니를 앞두고 있을 날이 온다는 옮긴이의 말이 참 와닿아요.

'여명백식'은 작가가 만들어낸 병이지만, 옮긴이의 말처럼 우리는 모두 '여명백식'의 잠복기에 있는 것은 사실이에요.

앞으로 백 번의 식사를 마치고나면 잠을 자듯 죽는다는 걸 알게 된다면 리이처럼 매순간을 만끽하며 죽을 때를 기다릴 수가 있을까요.

삶을 긍정한다는 건 말은 쉽지만 굉장히 어려운 일이에요.

당장 오늘 하루도 아, 즐겁다거나 행복을 느낀 시간보다 해야할 일들의 목록, 걱정거리, 생각대로 풀리지 않는 시간들에 대한 답답함들로 더 많은 시간을 보냈어요.

밥을 먹을 때만이라도 아, 맛있었다 라고 말할 수만 있다면 하루 중 세 번은 꼭 행복해지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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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에서 완성까지, 캐릭터 줄거리 단계별 가이드 - 웹소설·웹툰·드라마 작가를 위한 ‘5억 뷰 스토리’의 비결
김사라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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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장르의 작법을 관통하는 'A라인'과 '최애캐'의 비결.

-4단계로 기획 의도 쓰는 법.

-이야기의 핵심 'A라인' 만들기.

-'회별, 파트별 시놉시스 작성법.

-한 줄의 멋진 로그라인 쓰기.

-모티브 캐릭터 추출 및 활용법.

-캐릭터를 디벨롭하는 '셀프 딥러닝'.

-말투 하나로 캐릭터 디테일 살리기.


"제가 진짜 많은 작법서를 사서 봤는데··· 하나도 달라진 게 없었어요. 제가 이 책을 사면 뭐가 달라질까요?"

이 책의 내용을 전자책으로 먼저 출간했을 때 많이 받은 질문 중 하나라고 하는데, 저도 비슷한 질문이 있어요.

"그래서 내가 뭘 써야 할까요?"

아무도 뭔가를 써 내라고 하지 않지만 사람들은 자신의 이야기든 지어낸 환상적인 이야기든 뭔가를 써서 남기고 싶은 욕망이 있잖아요.

나름 문학을 전공하고 대학 졸업 이후 전문 교육원에서 작가 수업을 받기도 했던 터라 그 욕망은 다른 사람들보다 곱절은 많은데 아직 글 그릇이 차지 않았다는 핑계를 댈 뿐이죠.

어느 작가님의 인터뷰에서 세상에 내놓을 이야기가 많은 사람들이 작가가 되는 거라고, 이야기가 차고 차서 꺼내지 않고서는 도저히 살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바로 그런 사람들이 작가가 되는 거라는 말을 듣고서.

나는 아직 세상에 내놓을 이야기가 없어서, 쉰 살에 첫 소설을 쓴 작가도 있는데 하며 게으르기만 했어요.

<아이디어에서 완성까지 캐릭터 줄거리 단계별 가이드>에서는 세상에 하고 싶은 이야기가 없어도, 누구도 생각 못할 특별한 캐릭터를 창조하지 못해도 '철수와 영희'가 재회하는 단 한 장면으로도 이야기를 만드는 방법을 설명해요.

'연습하기'에서 작가님이 내주는 과제를 따라 빈 종이에 마구잡이로 적었는데 중심 플롯인 A라인과 서브 플롯 B와 C라인까지 만들어져 있었어요.

나도 웹소설이나 웹툰에 나올 법한 이야기를 쓰고 있잖아!

물론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이야기였지만, 이 책을 읽는 동안에 한 편의 극 줄기가 만들어져 있어 놀라우면서도 자신감이 생겼어요.


알에이치코리아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북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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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의 아이들 꿈꾸는돌 39
정수윤 지음 / 돌베개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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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의 전부를 걸고 경계 너머 자유를 향해 떠나는 세 청춘의 성장 소설.

정수윤 작가님이 만난 북의 청소년과 청년을 바탕으로 창조한 세 명의 10대 인물들이 가족과 고향을 떠나기로 선택하며 마침내 바다에서 자유를 만끽하는 순간까지 어떤 이별을 경험하고 어떤 비인권적 처우를 당하는지 그리고 있어요.

반복되는 시련과 목숨을 건 탈주를 하면서 '탈북'이라는 소재를 넘어 자유에 대한 의미를 주체적으로 만들어가는 세 주인공의 성장소설입니다.


7월 14일, 제1회 북한이탈주민의 날에 관한 기사들을 보다가 탈북한 한 학생의 인터뷰 글이 눈에 들어왔어요.

"한국 사회의 편견과 차별이 더 힘들었어요."

자유를 찾아 자신의 생을 걸고 물질적인 경계를 넘었는데, 맞닥뜨린 혐오와 차별이란 비물질적 경계 앞에서 좌절했을 학생들에게 미안했습니다.

이 책을 읽고나서 보니 사람이 사람에게 무관심한 일이 인한 일이 될 수도.

그래서 정여울 작가님이 추천사에서 "모두들 알 것 같지만 사실은 거의 모르는 세계를 그리는 용기는, 경계 바깥의 존재들에 대한 깊고 강렬한 사랑 없이는 불가능하다. 작가 정수윤은 바로 그런 깊고 강렬한 사랑을 뜨겁게 실천하는 사람이다."라는 말에 깊이 공감했어요.

설, 광민, 여름이라는 세 인물의 서사가 '탈북'이라는 소재 앞에 있어요.

그들이 북한이탈주민이란 설명을 넘어 자기 삶을 주체적으로 사는 우리와 다르지 않은, 작가님의 말대로 어쩌면 그게 나였을 수도 있는 사람이라는 설명이 먼저입니다.

설, 광민, 여름이 남쪽에 잘 도착해 정착하는 것으로 결말이 맺어지지 않아서 참 다행이에요.

바다에서 다시 시작될 세 청춘의 찬란하게 빛날 미래를 기대할 수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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