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ml version="1.0" encoding="utf-8"?><?xml-stylesheet href="https://blog.aladin.co.kr/blog/rss/rssUserXSL.aspx" type="text/xsl" media="screen"?><rss version="2.0"><channel><title>영꽃님의 서재 (영꽃 서재)</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4791159</link><language>ko-kr</language><description>책 읽고 끄적끄적. </description><copyright /><generator>Aladdin RSS(Alss) v0.9</generator><lastBuildDate>Sun, 05 Jul 2026 23:32:19 +0900</lastBuildDate><image><title>영꽃</title><url>https://image.aladin.co.kr/Community/myface/pt_7647911594573865.png</url><link>https://blog.aladin.co.kr/764791159</link><width>100</width><height>100</height><description>영꽃</description></image><item><author>영꽃</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26년 쉰다섯 번째 책 - [나쁜 의도는 없었습니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4791159/17373995</link><pubDate>Sat, 04 Jul 2026 22:3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4791159/17373995</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643991X&TPaperId=17373995"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880/22/coveroff/893643991x_2.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643991X&TPaperId=17373995"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나쁜 의도는 없었습니다</a><br/>손원평 지음 / 창비 / 2026년 03월<br/></td></tr></table><br/>26년 쉰다섯 번째 책. &nbsp;★★★&nbsp;&lt;당신의 손끝&gt;; 무모하고 얼마간 자초한 불행을 ‘지금껏 겪은 모든 악몽(36쪽)’이라 말하는 ‘효원’의 행동에 공감이나 동정이 가질 않는다. 효원은 수강생을 약탈하고 경험도 없는 학원 운영에 무작정 달려든다. 학원 강사로서의 경력과 학원장의 업무는 별개의 문제다. 심지어 말미엔 본인의 허락도 없이 ‘주영’의 그림을 이용한다. 이런 얌체짓에 담긴 작가의 의도가 무엇일까. 하는 짓은 얄밉지만 연민을 가져 주세요, 일까. 아니면 이 뻔뻔한 여자 좀 보세요, 일까. 효원에게 ‘나쁜 의도가 없었다’는 말이 면죄부가 되어줄까. &nbsp;&lt;태양 아래 반짝이는&gt;; 거의 헐벗기 쉬운 한여름 바닷가라는 공간 배경은 화자의 본연의 모습을 드러내는 데 적절한 무대로 보인다. 동료, ‘시현’과의 일탈적 행동으로 탄력받은 화자는 내면의 파괴 본능을 서서히 불러일으킨다.  화자는 직업 윤리를 저버림으로서 자신의 틀, 자신을 옭아매는 사회적 의무를 파괴하고 고의적인 불륜 관계로 타인을 파괴하고자 하며, 동시에 그녀가 속했다고 믿는 계급의 벽을 파괴하려 한다. 이런 파괴적 행동은 여인의 진짜 정체, 본질을 알고 난 후 형태를 바꾼다. 화자가 여자의 ‘이용 가치’를 얼마간 셈하고 있지 않았을까. &nbsp;&lt;피아노&gt;; ‘버린 것이지만 아직도 내 소유’라고 주장하는 인물의 이야기다. ‘혜심’이 집착하고 있는 건 피아노 자체보다 피아노 의자다. 더 정확히 말하면 피아노 의자에 보관된 ‘아이들의 편지’를 되찾으려 한다. 그 편지들엔 자신의 역사에 얽힌 기억과 감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준용’이의 편지가 소중한 주인공이 정작 당사자인 준용에 대해서는 냉정한 아이러니를 통해 천사와 악마가 공존하는 인간의 본성을 보여준 이야기로 읽힌다.  &nbsp;&lt;그 아이&gt;와 &lt;마스크는 통행증&gt;; 짧은 분량이지만 당대의 현실이 잘 반영된 르포타주이다. 훗날 시대를 연구하는 통속 자료나 사료로서의 의미도 보였다. 오늘날 비틀린 소비 문화를 보여준 &lt;그 아이&gt;는 씁쓸한 뒷맛을 남기고, 이런 혼란과 공포의 시간들조차 추억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 &lt;통행증은 마스크&gt;는 짜증과 불안의 정서가 잘 보였다. &nbsp;&lt;익명의 마왕으로부터&gt;와 &lt;유령의 집&gt;; 소품으로 읽히는 두 작품은 공허한 작품들이다. 아이디어를 제외하고는 달리 보이는 게 거의 없다.&lt;익명의 마왕으로부터&gt; 진짜 악인(성격)이 아니라 악당(역할)일 뿐인 마왕의 하소연이 재치있고 위트 있게 들려진다. 이런 낭창낭창한 톤이 작가에게 더 잘 어울리는 듯하다. &lt;유령의 집&gt;은 ‘귀신들린 집’ 이야기를 하나 써야겠다는 욕구와 끔찍한 이미지 하나로 밀고나간 작품이다. 실패한 자영업자 이야기로 읽기엔 부족하다. 이야기에 나오는 공간은 정확히 ‘집’이 아니다. &nbsp;&lt;모자이크&gt; 과연 무엇이, 어디까지기 ‘진짜 나’일까, 에 관한 이야기로 읽었다. 가까이서 보면 색의 조각일 뿐이지만 거리를 두고 보아야 형체와 명암 등이 비로소 보이는 모자이크 화(畵)처럼 여러 모습의 나, 여러 가면을 쓴 나, 결국 그 총체적 합으로서의 ‘나’가 실제로 존재하는 ‘나’임을 말하는 듯하다. 한편으로는 화자는 모자이크(blur)라는 ‘익명’ 뒤에 숨어 은밀하면서 집요한 폭력을 휘둘러 한 이난을 파멸로 이끈다. 모자이크(익명)는 화자를 보호하고 숨겨준다. 그 뒤에서는 안전이 보장된다. 그러므로 일탈이 가능하고 비난과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 하지만 자아 탐색과 폭력의 이야기가 잘 안 붙어 산만하게 읽힌다. 전시된(보이는) 모습과 실재하는 모습 사이의 간극에 대한 이야기는 이미 고루하다. 소재 뿐만 아니라 그것을 다루는 작가의 솜씨도 그렇다. 작가의 고유한 시선이나 새로운 목소리가 없어 보여 지루하고 식상한, 개성 없는 작품으로 읽었다. 어디선가 빌려온 문장도 한몫한다. 여러 모습들을 연출하는 화자의 모습은 ‘부캐’나 ‘페르소나’보다 ‘정신분열’이라는 단어가 더 적절한 듯 보인다. &nbsp;&lt;조망&gt; ‘수하’라는 인물이 가장 눈에 띈다. ‘그들만큼 내가 행복해지는 게 어려우니, 그들이 자신만큼 비참해져야 한다고(165쪽)’ 생각하는 수하는 똑같이 불행해지길 바라는, 물에 잠기자 모든 것이 공평해졌다고 생각하는 수하는 평균의 기준을 행복이 아닌 불행에 두는 사람이고, 너의 불행은 곧 나의 행복이라는 ‘쌤통’의 심리(schadenfreud)를 자명히 드러낸다.  이야기 속에서 ‘물’이라는 소재는 과거의 소거, 천지개벽에 버금가는 영향력을 갖는다. 이는 ‘삶에 reset이 가능하다면, 다음의 (다시 시작한) 삶은 괜찮을까?’라는 질문으로 이어지지만 그런 이야기를 하는 거라면 좀 장황하다. ‘수하’의 과거 경험과 현재를 중첩시키는 건 보기에 그럴싸하지만 큰 의미는 없는 것 같아 그저 ‘기교’에 불과해 보인다. 아이의 등장도 뜬금없고 세상에 대해 거의 악의에 가까운 열패감을 갖고 있는 수하가 건네는 위로도 공감이 어렵다. 작품 자체도 공산품처럼 보인다. 무엇보다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했는지 모호하다. 여러 면에서 ‘김애란’의 단편 &lt;물속 골리앗&gt;괴 비슷한 점이 많은데, 다른 작가와 비교하는 건 예의가 아닌 건 알지만 두 작품을 비교하게 되면 이 작품의 허점이 여실하게 드러난다. 작가가 말하는 조망이 ‘眺望’인지 ‘鳥-’인지, 제목에 부연도 필요해 보인다. &nbsp;&lt;딸과 깍 사이&gt; 이 책 안에서 가장 모양새가 잘 나온, 가장 만족한 작품이었다. 직장에서 ‘사형선고’ 같은 업무를 담당하는 여자가 짝사랑하는 마음을 만천하에 드러내고 오히려 이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는다는 이야기다. 단순하고 지루한 업무에 시달리는 직장인의 고뇌와 실제적인 경제력을 해결해 주지만 전혀 즐길 수 없을뿐더러 혐오할 수밖에 없는 성격의 업무에 대한 애증이 로맨틱한 감정과 잘못 보낸 전체 메일 같은 사건 등으로 잘 포장됐다. 직장인으로서의 번민이라는 외부적인 면과 짝사랑이라는 내면적인 면을 양립시키면서도 서로 부딪힘 없이 잘 조화시킨 구성이 인상적이며, 유연하게 이야기를 마무리하는 솜씨도 좋아 보인다. 원한다면 다시 시작할 수 있는 ‘뜨개질’이란 소재도 실수나 실패에 얽매이지 않는 관대함, 또 다른 기회와 가능성을 위한 것 같아 유용하고 적절해 보인다. 이야기의 온도도 10도 정도 올려주는 데 기여한다. 특별할 것 없는 이야기를 풀어내는 솜씨가 좋았고 인물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좋았다. &nbsp;전체적으로 현실적인 노동, 삶의 고단함, 노동 현장의 인물들과 그 주변의 이야기가 많다. 좀 더 현실에 밀착한, 현실 지향의 이야기들이라는 점에서 ‘부희령’의 작품집 ≪꽃≫을 생각나게 하는데, 부희령의 이야기들보다 피상적이고 얄팍하지만, 작가가 지향하는 바를 고려한다면 심각하게 거슬리는 점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nbsp;작품들마다 관통하는 일관적인 core가 있어, 표제를 의식하게 된다. 행동의 의도, 선의와 악의, 그리고 그것이 오해되고 곡해되는 양상들이 읽히는데, 작가의 실제 지향점이 이곳에 있지 않을까 싶다. 작품집 전체를 아우르는 이런 통일된 감각은 작품들의 완성도를 떠나 모종의 미적인 균형을 부여한다.  &nbsp;]]></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880/22/cover150/893643991x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8802201</link></image></item><item><author>영꽃</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26년 쉰네 번째 책 - [바다에서 온 소년]</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4791159/17364037</link><pubDate>Tue, 30 Jun 2026 10:33: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4791159/17364037</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52137906&TPaperId=17364037"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857/7/coveroff/k152137906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52137906&TPaperId=17364037"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바다에서 온 소년</a><br/>개럿 카 지음, 이은선 옮김 / 북파머스 / 2026년 04월<br/></td></tr></table><br/>26년 쉰네 번째 책. &nbsp;★★★☆&nbsp;아일랜드의 바닷가 작은 마을에 아이가 한 명 발견되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가정적이고 성실한 어부 ‘앰브로즈’가 입양을 결정한다. 옛날 표현대로라면 옆집에 숟가락이 몇 개인지 빤히 알 정도로 워낙 작은 공동체라 앰브로즈의 섣부른 행동이 스캔들을 부를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 앰브로즈 부부는 아이에게 ‘브렌던’이란 이름을 지어주고 마을 사람들은 아이에게 ‘바다에서 온 소년’이란 별명을 붙여준다. &nbsp;브렌던이 이끄는 뭔가 신비롭고 영적인 이야기가 예상되지만 이야기는 전혀 다른 양상으로 전개된다. 드라마틱한 오프닝에 비해 아이는 평범하게 자라고 이야기의 중심도 아니다. 앰브로즈와 ‘크리스틴’ 부부는 투철한 공동체 의식에 가족애까지 겸비한 모범적인 사람들이다. 부부의 아들 ‘데클란’이 브렌던에게 질투를 느끼지만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이다. 배경으로 서로 아끼고 존중할 줄 아는 이웃들이 등장한다. 소위 ‘빌런’이 단 한 명도 나오지 않는 ‘착한 소설’이다. 이다지도 착해 빠진 소설이라니. 드라마틱한 사건도 없고 독자를 조바심 내게 만드는 국면도 거의 없다. 이런 느슨한 소설이 과연 재미있을까. &nbsp;충분히 재미있다. 시작하자마자 이야기에 푹 빠져서 읽었다. 초반 원고만 보고 출판사들이 경쟁했다는 말이 전혀 과장이 아닌 듯하다. 이 작품의 매력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nbsp;‘인물들이 생생하다’는 말은 식상하지만 그 표현 외에는 생각나지 않는다. 가족에 헌신하면서도 빠르게 변하는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고 도태되는 앰브로즈는 현재의 ‘아재’ 세대의 특징들을 답습한다. 친정아버지와의 애증과 갈등을 억눌러야 하는 크리스틴이나 아버지를 두고 입양된 형제와 경쟁하는 데클란도 저러지 말았으면 하면서도 이해가 간다. 혼기를 놓쳐 병든 아버지와 함께 집에 남은, 크리스틴의 언니 ‘필리스’는 또 어떤가. 자매의 고집불통 아버지 ‘유넌’ 또한 충분히 동정이 간다. &nbsp;이야기는 이들 가족을 중심으로 흘러간다. 20년 가까운 세월을 아우르고 데클란도, 브렌던도 성장하지만 이 작품은 가족 소설에 더 가깝게 읽힌다. 여기에 브렌던을 둘러싼 마을의 소문, 형제 간의 질투와 경쟁, 장래에 대한 고민과 방황, 부양과 간병의 문제, 가장의 실직과 죽음 등의 사건들이 미묘한 균열과 파장을 가져온다. 하지만 이들은 당황하거나 갈등하고 싸우기보다 타협하고 현실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쪽을 택한다. 이들에게 과거는 있으나 그것에 얽매이지 않는다. 개인적인, 혹은 가족을 둘러싼 걱정이 있으나 그건 아직 닥치지 않은 미래이다. 그들은 현재에, 그리고 그들 자신에게 오롯이 집중한다. &nbsp;반목이나 갈등보다 삶 자체에 주안점을 둔 이야기는 문득 의심이나 회의가 들거나 난데없는 궁지에 몰렸을 때, 우리가 그 위기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묻는다. 이 착해 빠진 이야기는 위기 자체는 심각하지만 인물들이 그것을 대하는 태도는 차라리 경쾌하다. 삶의 허들을 쉽게 넘는 것처럼 보이는 이들의 태도는 안일하기보다는 현명해 보인다. 어마어마한 태산 앞에서 좌절하느냐, 한 걸음이라도 산을 향해 다가가느냐는 우리의 결정이고 이는 곧 ‘용기’의 문제로 귀결된다. &nbsp;대도시가 배경이었다면 생각할 수 없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폐쇄적인, 다소 고립된 느낌의 바닷가 마을은 이 작품의 또 다른 주인공처럼 보인다. 풍광 묘사도 생생하지만, 작가는 바다 위에서의 조업 현장을 매우 박진감 넘치게 그려낸다. 번역 과정에서 난관이 있었을 법도 한데, 매끄러운 우리말 문장으로 옮겨온 역자의 능력과 수고 또한 언급해야겠다. &nbsp;]]></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857/7/cover150/k152137906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8570776</link></image></item><item><author>영꽃</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26년 쉰세 번째 책 - [스노우 헌터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4791159/17354210</link><pubDate>Thu, 25 Jun 2026 10:1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4791159/17354210</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62932903&TPaperId=1735421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4361/46/coveroff/k362932903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62932903&TPaperId=17354210"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스노우 헌터스</a><br/>폴 윤 지음, 황은덕 옮김 / 산지니 / 2024년 07월<br/></td></tr></table><br/>한국 전쟁에서 포로로 살아남은 북한 청년 ‘요한’이 송환을 거부하고 브라질에 가서 정착하고 삶을 일구는 과정에 관한 작품이다.  &nbsp;인물의 지독한 고립감과 외로움, 조용하고 차분하며 나른한 분위기와 서정적인 문체, 함축적이고 시적인 문장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전쟁 이후의 세계를 다루고 있는데, 보다 주목하고 있는 건 일그러진 세계사나 한국 역사의 비극이 아닌 그 파장의 영향 아래 놓인 개인의 삶, 기억으로서의 개인의 역사이다. 바로 지금, 여기의 내 모습이 가끔 새롭고 생소한, 낯선 순간들이 있는데, 그런 느낌이 타국의 이방인인 요한을 통해 드러난다. 여기까지 어떻게 이르게 되었을까 여정을 톺아보지만 아찔하면서도 남은 기억이 별로 없다는 사실에 놀라는 요한은 현재에 집중한다. 요한이 보기에 타인의 삶 역시 미지의 우주이다. 그런 개인들이 모인 브라질 바닷가 동네는 기억들이 쌓인 과거의 공간이자 현재 삶의 현장이다. 요한의 삶은 지속된다. 낯선 사람들에게서 친절과 호의를 받으며, 그 자신도 타인을 향해 손을 내미는 요한의 이야기는 작가가 나중에 발표한 단편 작품 &lt;보선&gt;과 많이 겹친다. &nbsp;이 작품에 대한 긍정적인 리뷰나 칭찬에도 불구하고 내겐 다소 불편한 지점이 있었다. 일단 번역. &nbsp;당시 북한의 평범한 민가(民家)에 ‘정원’이란 단어가 흔했을까. 작가가 ‘garden’이란 단어를 썼어도 번역자는 ‘마당’이라고 옮기는 게 옳지 않을까.‘칼날의 반사(178쪽)’란  빛이 반사되는 건지, 아니면 어떤 상(象)이 반사되는 걸 의미하는지 명확해야 하지 않을까. 그저 한둘의 예에 지나지 않는다. 작가의 문체가 번역하기 힘들었다는 건 쉽게 상상이 간다. 역자 후기를 보면 이 작품에 대한 번역자의 애정이 오롯이 드러나는데, 그것과 번역은 전혀 다른 문제다. 애정과 열정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일이 있다. 시적인 리듬과 겹겹의 의미는 번역을 거치며 뻣뻣하고 건조하고 얄팍해졌다. 단지 해석에 지나지 않는 문장들이 많이 보인다. 번역자가 무려 소설가다. 소설을 쓰는 일과 해외 문학을 우리말로 옮기는 건 전혀 다른 일이다. 최근에 나온 작가의 다른 책 ≪벌집과 꿀≫을 보면 쉽게 비교가 된다. &nbsp;작가에게도 한계가 보이는 듯하다.‘요한’이나 ‘펭’이라는 이름을 가진 북한 사람이 과연 몇이나 있을까. 그런 이름들이 북한에서 보편적일까? 이름은 그렇다 치자. 작가가 당시의 한국에 대해서 잘 모르는 게 아닐까 강한 의심이 드는 지점이 왕왕 있었다. 혈통만 한국계일 뿐인 작가는 이 소설을 쓰기 위해서 많은 상상력을 동원해야 했을 것이다. 하지만 독자들, 특히 한국의 독자들은 상상이 아닌 정확한 정보나 사료(史料)를 기대하며 이 책을 펼친다. 이 소설은 본격적인 역사 소설과는 거리가 있지만 역사적 사실을 품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이 작품은 과거의 요한과 현재의 요한이 교대로 등장하는 열여덟 개의 챕터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과거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마치 지구 상, 미지의 다른 나라를 무대로 하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다. &nbsp;아래의 문장은 183쪽에 나오는 것을 옮긴 것이다. &nbsp;- 그해 일본이 항복했다는 소식이 도착했다. 그러다가 한국이 분단되었고 몸통 한가운데를 따라서 영토가 나뉘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nbsp;일본의 항복은 1945년의 일이고, 휴전선으로 한반도가 절단 난 건 1953년의 일이다. 두 사건 사이에 무려 8년의 세월이 있다. 그런데도 마치 연이어 생긴 일처럼 다루고 있으니, 한국의 독자들은 이상하다 생각해도 맥락을 이해할 수 있겠지만 한국의 역사에 생소한 해외 독자들의 눈에는 과연 이 문장이 어떻게 읽힐 것인가. 이어지는 이야기에 관련한 역사적 사실에 작가가 부연하고는 있지만 이 문장만으로는 오독과 오해의 소지가 충분하지 않을까.  &nbsp;한 술 더 떠, 요한의 과거 고향의 기억을 더듬는 부분에 ‘오렌지 과수원’이 등장하고 있다(200쪽). 당시에 오렌지 농장이 가능한 일인가. 그것도 한반도 북쪽에서. &nbsp;≪벌집과 꿀≫의 느낌이 좋아서 펼친 책이다. 그 때의 감상에 비교하면 이 책은 썩 만족스럽지는 않다. 형식과 내용이 임팩트 있게 할 말만 하고 빠지는 압축된 형식의 단편에 더 어울리는 듯하다. 예상과 기대와는 많이 달랐다. 작가에 편에서 핑계를 만들자면 작가가 한국계이긴 하지만 한국인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이 소설은 ‘미국인 소설가’가 한국에 대해 쓴 소설이다. 그렇다고 오류를 ‘가능한 실수’로 덮어버릴 수 있는가. 작품을 쓰기 위해 작가가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가의 질문은, ‘디아스포라 문학의 확장’이란 칭찬 일색의 평가에도 불구하고 작가가 답을 궁리해야 할 것이다.&nbsp;]]></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4361/46/cover150/k362932903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43614634</link></image></item><item><author>영꽃</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26년 쉰두 번째 책 - [두려워요, 투우사여]</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4791159/17346418</link><pubDate>Sun, 21 Jun 2026 09:1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4791159/17346418</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476187&TPaperId=17346418"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518/44/coveroff/8932476187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476187&TPaperId=17346418"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두려워요, 투우사여</a><br/>페드로 레메벨 지음, 임도울 옮김 / 을유문화사 / 2026년 06월<br/></td></tr></table><br/><br>❝사랑이라는 게임을 할 땐 늘 실수할 위험이 있으니까. 무엇보다 세상엔 사랑할 줄 모르는 사람이 많으니까. (255쪽)❞&nbsp;‘피노체트’ 독재 시절의 칠레. 식탁보 따위에 손자수를 놔주며 벌어먹고 사는 늙은 게이(혹은 트랜스젠더) ‘앞집 미친년 로카’가 사랑에 빠진다. 상대는 무장 테러로 독재 정권의 전복을 꾀하는 지하 저항세력의 핵심 요원 ‘카를로스’. 로카가 아는 카를로스란 이름은 본명도 아니고 로카는 앞집 미친년이지만 앞집 미친년이 아니다. 극 중 누구도 그녀를 그렇게 부르지 않는다. 로카와 카를로스는 서로 어울리는 상대일까. 손에 실과 바늘을 들기 전엔 잘 나가던 ‘드랙 퀸’이었던 로카는 ‘무식한 촌년’이고 이미 바닥을 친 늙은 ‘퇴물’이다. 반면 카를로스는 이십대 초반의 푸릇푸릇한 나이에 똑똑하고 잘생기기까지 한 대학생이다. 무엇보다 로카는 뼛속까지 동성애자이지만 카를로스는 그렇지 않다. 우연히 만난 카를로스에게 홀딱 빠진 로카가 그의 부탁을 들어주는 것으로 시작된 그들의 관계(이야기)는 어떻게 진행될까. &nbsp;‘늙고 무식한 촌년’인 로카는 오히려 현명하고 용감하고 우아하다. 카를로스가 로카를 (어느 정도는) 이용을 했더라도 로카는 카를로스를 진심으로 (거의 충심을 다해) 사랑한다. 자신이 연인에게 이용될 가치와 희생될 덕목을 갖고 있다는 걸, 시작부터 어느 정도 인식하고 있다. 그러므로 카를로스와 그 집단의 의도와 목적, 수단에 대해 온전히 무관심한 척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카를로스는 로카를 사랑했을까. 로카에 대한 카를로스의 감정은 감사와 연민에 지나지 않는다. 어쩌다가 사랑으로까지 여겨지는 감정을 보이지만, 엄연한 착각일 뿐이다. 그렇다고 카를로스가 목적을 위해 타인을 이용하는 나쁜 놈이냐. 그렇지 않다. 카를로스는 로카의 도움을 받으면서도 그녀의 안위를 걱정한다. 모든 일을 비밀로 하고 ‘그 일’에 대한 대화를 최대한 삼간다. 로카에 대한 질문도 하지 않는다. 지금 있는 그대로, 당장 보이는 대로의 모습으로 그녀를 인정한다. &nbsp;독재 정권과 시위대가 첨예하게 대립하던 86년의 칠레를 무대로 하지만, 관련한(정치적인) 장면들은 별로 없다. 그녀가 한 모든 정치적인 행동은 오직 카를로스를 위해서였다. 카를로스도 그녀를 자신의 일에서 되도록 멀리 떼어놓으려 한다. 조국의 현 상황에 눈을 뜨라고 보채는 일도, 그렇지 못함을 나무라는 일도 없다. 이런 태도가 로카와 갈등을 만들어내기도 하지만 두 사람의 서로를 위한 배려는 결국 서로에게 옳은 것이었다. &nbsp;정치적인 사람이 아니었던 로카는 끝까지 ‘순진한 게이’로 남는다. 하지만 그녀의 내부엔 조용하고 느리지만 확실한 어떤 움직임이 느껴진다. 의뢰받은 식탁보를 전달하러 방문한 국회의원 저택에 느껴지는 어떤 반감, 도심에서 맞닥뜨린 최루가스, 우연히 끼게 되는 여성들의 집회 들은 그녀에게 모종의 자극이 된다. 남성의 육체에 여성의 삶을 사는 정체성의 약점이 위기로부터 스스로를 구하는 수단이 되는 아이러니도 정체성(경계)의 모호함, 현실의 혼란을 암시하는 것 같다. &nbsp;칠레의 당시 정치적 상황이나 등장인물들을 보면, 약간이라도 서스펜스 두드러지는 스파이 소설 같은 장면을 예상할 수도 있겠으나, 그저 언급하거나 짧게 보여주고 만다. 이 작품은 처음부터 끝까지 ‘러브스토리’로 일관한다. 마치 ‘사랑’에 오로지 그것 말고는 모두 방해 요소일 뿐이라고 조용히, 그러나 절절히 외치고 있는 것 같다. &nbsp;소설의 대부분이 로카의 삶과 내면에 집중되어 있지만, 독재자의 모습이 막간처럼 등장하는데, 상상하는 그런 모습(실제로 피노체트의 독재는 세계적으로 악명이 자자했다고)이 아닌, 그저 생활에 찌들고 와이프의 바가지에 지쳐 있으며, 테러에 대한 두려움으로 신경이 곤두선 ‘늙다리’ 정도로 묘사되고 있는 게 재미있다. 알고 보니 한심하고 게으른 늙은이인 피노체트와 알고 보니 그냥 나약하고 평범한 인간인 로카를 나란히 놓고 ‘그저 인간일 뿐’이라는 사실을 대유(代喩)하는 장치로 보인다. &nbsp;소설에 표현된 사회, 국가적 상황들이 그 시절의 대한민국과 닮은 점이 많아 겹쳐 보였다. 당시의 우리에게도 비슷한 이야기들(특히 영화)이 많았던 걸로 기억한다. 가난한 고학생을 뒷바라지하는 호스티스나 우연히 시위대를 돕다가 위장취업한 운동권 대학생(학출)과 사랑에 빠지는 여공. 우울한 분위기. 결국 배반하는 남자들. 여자들의 결말은 언제나 불행하고(정신병원에 갇히거나 자살), 소비되고 버려지는 여성성, 불쌍한 여자들을 앞세운 이야기들. 로카의 결말은 어떨까. 약간은 열려 있고 조금은 약간 행복에 기울어 있어, 저런 클리셰들에서 비껴나 있다. 그녀는 함께 쿠바로 가자는 카를로스의 제안을 거절한다. 카를로스를 사랑하지만 그 한계를 무엇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로카는 자신이 준 사랑을 되돌려받을 수 없다는 걸 안다. 그녀는 그저 자신이 진짜 사랑을 누군가에게 주었다는 사실만이 가장 중요하다. 무엇보다 나는 현실을 직시하고 스스로 결정하고 행동에 임하는 그녀의 용기와 현명함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강렬하고 아름다우며 슬프지만 희망적인 마지막 장면은 책을 다 읽은 후에도 오랫동안 벅찬 여운으로 남는다. &nbsp;어쩌면 평범한 퀴어 로맨스에 단지 인물과 배경에 변화를 준 것뿐인데, 마치 완전 다른 시도, 새로운 장르인 듯 감상이 특별하다. 시인이자 퀴어 논픽션 작가, 조형 예술가였던 작가의 유일한 소설이라고 한다. 유난히 시적인 문장들이 슬픈 왈츠를 추며 다양한 감정을 독자의 피에 새겨 넣는다. 한동안 로카와 카를로스의 세계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 같다.&nbsp;]]></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518/44/cover150/8932476187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5184447</link></image></item><item><author>영꽃</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26년 쉰한 번째 책 - [선을 지키는 일]</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4791159/17346414</link><pubDate>Sun, 21 Jun 2026 09:1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4791159/1734641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82183744&TPaperId=1734641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7942/47/coveroff/8982183744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82183744&TPaperId=1734641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선을 지키는 일</a><br/>조미해 지음 / 강 / 2025년 11월<br/></td></tr></table><br/><br>&lt;더미&gt;는 이 작품집 안에서 가장 말 할 거리가 많다. 완성도를 떠나 작품을 볼 수 있는 관점이 다양해 보이는데, 이야기가 품고 있는 여러 개의 씨앗은 토론을 풍성하게 해줄 수 있을 듯하다. 이 작품은 남녀 모두에게 능욕당하고 소비되는 여성성에 대한 이야기처럼 읽히는데, 동시에 정체성의 이야기처럼 읽히기도 한다. 정체성이 뒤섞이고 경계가 모호해지자 사라지는 개인의 고유성, 독자성, 개성. 이런 틈바구니에서 폭력이 어떻게 싹을 틔우는지 보여준다. &nbsp;인물들의 ‘기 싸움’ 이상은 아닌 &lt;선을 지키는 일&gt;은 타인과의 적절한 거리를 두지 못한 데서 오는 이야기라기보다, 질투와 욕망, 고유성과 개성의 차이에서 비롯된 갈등처럼 보인다. 읽는 내내 작가의 포커스가 살짝 어긋나 있는 느낌을 받았다. 머릿속의 이미지를 이야기로 형상화하는 데 실패했다고나 할까. 오히려 좋아하는 사람을 모방하려는 ‘도플갱어’의 이미지는 사람의 모습을 모방하는 ‘더미(dummy)’와 흡사해 보여서, 앞의 &lt;더미&gt;와 소재는 함께 하되 맥락은 달리하는 이야기였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흥미로운 소재가 잘 쓰이지 못한 느낌이다. &nbsp;&lt;부끄러움을 아는 마음&gt;은 제목과는 달리 부끄러운 마음을 ‘모르는’ 인물을 통해 선의를 가장한 악의, 선의가 타인에게 악의로 가닿는 오해의 순간을 말하려 한 것 같은데, 그러기엔 ‘서준’이란 인물이 너무 민폐 캐릭터라 공감이 잘 가지 않는다. 맹랑하고 이기적이고, 어린 아이 특유의 순수함을 가장한 사악함마저 보이는 아이의 모습에 화자에게 동정심이 들 정도였다. &nbsp;그 외, 아버지일지도 모르는 유령과 조우하는 딸의 회고담인 &lt;남태평양에는 쿠로마구로가 산다&gt;, 장례 화장(化粧)을 소재로 삶과 죽음을 대비시킨 &lt;마스카라&gt;, 삶의 통제권, 결정권에 대한 이야기인 &lt;그런 게 다 무슨 소용이에요&gt;, 상실과 이별 후의 슬픔과 방향 없는 분노를 통해 ‘자기 통제’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 &lt;비 내리는 밤에 우리는&gt; 등이 실려 있다. &nbsp;처음 접하는 작가다. 이 책 역시 서점을 ‘탐험’하다가 ‘발굴’했다. &nbsp;작품들 마다 경제성이 돋보인다. 최소한의 재료로 차려낸 음식 같다고나 할까. 발화점에서 멀리 가거나 크게 부풀리지 않으면서 사건과 감정을 중첩시켜 이야기를 키워나간다. 그 과정에 호기심과 긴장을 효과적으로 불어넣는 솜씨가 꽤 좋다. 호기심을 일으켜 책을 놓지 못하게 만드는 건 작가의 분명한 장점처럼 보인다. &nbsp;반면 임팩트가 있는 작품이 눈에 띄지 않는다는 건 아쉽다. 작품들마다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감상의 폭이 모두 고만고만하다. (이 작품집엔 수상작이 무려 세 개나 실려 있다)서사 진행이 덜컹거리는 지점이 있다. 매끈하지 못하다고 해야겠다. 작품들마다 다양한 소재가 나오는데, 작가가 그것들에 대해 얼마나 잘 알고 있을까, 의문이 들곤 했다. 내 느낌인데, 단순히 인터넷을 뒤져 조사한 자료에 의지한 것처럼 보이는 구석이 있다. 그런 소재는 한계가 있다. 작가들이라고 모든 삶을 경험해 볼 수는 없을 테지만 한계를 한계처럼 보이지 않게끔 ‘척’하는 것 역시 작가의 능력이다.  목적이 불분명한 작품이 있다. 이 작품을 왜 썼는지, 무슨 말을 하려고 썼는지 모호한 건 독자로서 내 수준이 낮은 때문일 수도 있다. &nbsp;]]></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7942/47/cover150/8982183744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79424713</link></image></item><item><author>영꽃</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26년 쉰 번째 책 - [노생거 수도원]</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4791159/17346411</link><pubDate>Sun, 21 Jun 2026 09:0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4791159/17346411</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2777182&TPaperId=17346411"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10065/14/coveroff/8952777182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2777182&TPaperId=17346411"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노생거 수도원</a><br/>제인 오스틴 지음, 최인자 옮김 / 시공사 / 2016년 10월<br/></td></tr></table><br/><br>고딩 때 오만과 편견을 읽은 이후로 ‘제인 오스틴’은 오랜만이다. 영화로 본 『이성과 감성』과 영미 여성작가 앤솔러지 ≪그녀들의 이야기≫에 실린 단편, &lt;세 자매&gt;는 열외로 친다.  제인 오스틴과 그녀의 책들을 소재로 한 『제인 오스틴 북 클럽』은 영화로, ‘오만과 편견’을 좀비 활극으로 패러디한 ≪오만과 편견, 그리고 좀비≫는 책으로 읽었지만 기억도 안 난다. &nbsp;다작한 작가도 아니고 활동 시기가 긴 것도 아닌데다 무려 300년 전에 살다 간 작가이다 보니, 그리 관심이 가지 않았던 건 사실이다. 물론 해외엔 ‘오타쿠’라 불릴 만한 열혈 팬덤이 있다는 건 알고 있었으나, 웬 호들갑? 이런 식은 아니었지만, 로맨스를 좋아하지도 않고 대표작은 이미 읽었으니 그 이상으로 내가 작가를 접할 기회는 없어 보였다. 그런데도 이 책을 읽은 이유를 나도 잘 모르겠다. 표지가 예뻐서? &nbsp;총 2부로 되어 있는데 전체적으로 다양한 성격과 관점을 지닌 인물들이 등장하는 로맨스 성격이 강하다. 2부로 들어서면서 고딕 소설의 분위기가 살짝 보태지는데, 이는 ‘어이없는 해프닝’으로 끝난다. 제목인 ‘노생거 수도원(Northanger Abbey)’은 중반 이후, 주인공인 ‘캐서린’이 ‘틸니 가족’의 초대로 방문하게 되는 그들의 영지로, 고딕 소설을 위한 훌륭한 무대가 된다. &nbsp;이 작품을 읽으면서 놀랐던 점이 있는데, 여성 참정권도 없던 시절(이 책의 원고가 완성된 게 1799년, 출판은 1817년), 작가가 굉장히 진보적인 사람이었다는 사실이 작품 여기저기서 드러난다. 경제권을 포함한 삶의 거의 모든 요소들을 남성들에게 의지해야 했던 당시 여성들의 상황을 고려하면, 이 작품에 보인 연애와 결혼을 둘러싼 에피소드나 대화들은 상당히 고무적이다. 특히 당시 결혼을 앞둔 여성들의 ‘지참금’을 염두에 둔다면 더욱 그렇다. &nbsp;또 하나 놀랐던 점은 작가가 이 작품을 통해 작가로서 상당히 도전적인 시도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작품은 습작을 제외하고 출판을 목표로 작가가 완성한 첫 작품(비록 출판은 나중에 이뤄졌지만)이라고 알려져 있다. 소위 ‘입봉’도 하지 못 한 작가가 당대 유행하던 로맨스 소설과 고딕 소설을 비판하고 장르적 클리셰들을 비틀고 있으니, 걸음마도 못 뗀 갓난쟁이가 마라톤을 하려고 달려드는 것에 비유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용기와 배짱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게다가 작가는 작품 곳곳에서 화자 자신을 드러내 독자들에게 말을 걸면서 ‘제 4의 벽’을 허물고 있다. 작가는 이야기가 전적으로 허구(소설)임을 스스로 강조하고 있다.  &nbsp;이야기로서의 재미는 주로 로맨스 장치에서 나온다. 주인공의 짝사랑과 결혼을 둘러싼 통속적인 장면들에 숨겨진 날카로운 질문들, 다양하고 입체적인 성격의 인물들과 배반, 뒤통수, 횡설수설과 모함이 난무하는 그들의 관계가 주는 흥미가 쏠쏠하다. 게다가 당시 영국의 모습과 생활, 유행, 풍속들을 엿보고 연구하는 자료로서의 가치도 있어 보인다. &nbsp;고딕 소설로서는 어떨까. 작가가 이 작품을 고딕 소설을 목표로 하지 않았다는 건 분명해 보인다. 위에 적은 ‘고딕 소설로서 어이없는 해프닝’이라는 표현은 일단 반은 옳고 반은 그르다. 이런 장면들은 나중에 ‘틸니 장군’의 성격과 모순을 이해하고 설명하는 중요한 복선이다. 작가는 고딕 장르를 비판하면서 모방하고 이용한다.&nbsp;책은 살짝 옆으로 두고, 나로서는 상당히 재미있는 시도였다. 현실적인 주인공과 현실적인 이야기, 과장되고 이런저런 액세서리들을 제거한 담백한 이야기, 거기에 작가 제인 오스틴의 인간적인 매력까지. 예상 외로 얻어가는 게 많았다고 할 수 있겠다. 작가가 일찍 세상을 뜨지 않았다면 어떤 작품들을 세상에 내놓았을까. 궁금하고 아쉽다. 제인 오스틴의 다른 작품들도 궁금해진다.  &nbsp;]]></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10065/14/cover150/8952777182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00651474</link></image></item><item><author>영꽃</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26년 마흔아홉 번째 책 - [모린]</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4791159/17346403</link><pubDate>Sun, 21 Jun 2026 08:5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4791159/17346403</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72035474&TPaperId=1734640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5326/92/coveroff/k672035474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72035474&TPaperId=17346403"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모린</a><br/>안윤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12월<br/></td></tr></table><br/><br>❝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털어놓는 일과 서로를 이해하는 일, 한 사람을 아는 일 간에 정확히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 그것이 관계에 얼마나 중요하고 중요한 일인지, (121쪽)❞&nbsp;문장에 땀과 피가 서려 있다. 문장이 눈물을 흘린다. 감상적인 문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작가 ‘안윤’에겐 이상하게 이끌린다. 상실과 좌절의 현실에 공감과 위로를 전하는 이야기 일곱 편이 실렸다. &nbsp;작가에게 나를 처음으로 이끈 &lt;담담&gt;은 거듭 읽어도 좋다. 애도의 이야기이면서 ‘앎’과 ‘이해’의 이야기이다. 절제된 슬픔, 제목처럼 담담하지만 절절 끓는 슬픔이 느껴진다. 전세사기라는 시의적인 소재로, 진정한 위로란 과연 있는지 묻고 있는 &lt;또,&gt;, 인생의 불확실성과 감히 예측할 수 없음, 와중에 존재하는 희망과 기회에 대한 이야기인 &lt;하지&gt;, 꿈은 잃어버리는 것인지 포기하는 것인지 묻게 되는 &lt;작은 눈덩이 하나&gt;, 차별과 억압으로 얼룩진 비밀이 드러나면서 관계의 균열을 그린 &lt;핀홀&gt; 등이 실려 있다. &nbsp;반면, 모호하고 피상적인 감정 묘사로 일관한 &lt;모린&gt;은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감정에 취한 작가의 습작처럼 읽히며, 좋은 소재가 낭비된 느낌인 &lt;틈&gt;은 돌고 돌아 결국 불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무너진 인물을 보여주기 위해 이 많은 과정이 필요했을까, 싶게 다소 장황하게 읽힌다. &nbsp;단편 세 편이 실린  ≪방어가 제철≫을 포함해 작가의 두 번째 소설집이다. 애수어린, 강바닥 진흙 같은 무거운 분위기, 짓눌린 정서, 슬픔 뒤의 쾌감, 사연 있는 인물들이 작가의 특징이다. 한꺼번에 모아서 읽으니 작가의 다소 모자란 점도 눈에 띄는 것 같다.&nbsp;]]></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5326/92/cover150/k672035474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53269246</link></image></item><item><author>영꽃</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26년 마흔여덟 번째 책 - [어디까지 왔나]</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4791159/17346400</link><pubDate>Sun, 21 Jun 2026 08:5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4791159/17346400</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1676X&TPaperId=1734640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28487/57/coveroff/893741676x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1676X&TPaperId=17346400"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어디까지 왔나</a><br/>이청해 지음 / 민음사 / 2021년 12월<br/></td></tr></table><br/><br>북풍한설 같은 격동의 세월을 보낸 뒤의 고요함, 조용히 가라앉은 노작가가 쓸 법한 이야기 일곱 편. 그럼에도 독자들의 가슴에 불어넣는 숨결이 생생하다. 편편이 주옥 같고, 폐부를 찌르는 표현, 관록이란 이런 거구나, 싶은 문장들이 빛난다. 요즘의 어떤 작가가 단어들의 이런 조합을 생각해낼 수 있을까. 작가는 작품들을 통해 독자들에게 ‘당신은 지금 당신 삶의 어느 지점에 있는지’를 묻고 있다. &nbsp;‘극한 상황에서 저절로 작동되는 생존본능(61쪽)’이 과연 이기심인지 묻는 &lt;검은 나비&gt;가 포문을 연다. 살면서 잃은 것들, 잊은 것들, 놓친 것들을 화자와 함께 되짚게 되는 &lt;남편의 시(詩)&gt;, 절망과 외로움에 빠진 인간에게 구원은 어떤 형태로 다가오는지, 내밀어진 손이 완전히 의지할 수 있는 것인지 묻는 &lt;친절한 금화씨&gt;, 어둡고 침울한 화자가 새로 이사한 아파트에서 반려견 때문에 뜻밖의 소동을 겪는, 이질성과 동질성에 관한 이야기인 &lt;생쥐와 낙타&gt;등이 실려 있다. &nbsp;폭력이 드리운 긴 그림자를 통해 폭력 피해자로서의 여성과 그들의 인권에 대해 말문을 여는 &lt;너의 발걸음 소리&gt;는 노골적인 여성 서사임에도 폭력을 고발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 이야기꾼으로서의 작가의 역량이 최대한 발휘된 수작이다. 코믹한 필체로 오늘날 문학의 진정성을 탐구하는 &lt;소설가들&gt;도 가슴에 남고, 충동적으로 떠난 여행에서 타지의 낯선 사람들로부터 뜻밖의 호의와 위로를 받는 &lt;여수 이야기&gt;도 기분 좋은 여운이 오래 남는다. 이 작품을 읽고 여수에 가고 싶어졌다. &nbsp;세상은 거칠고 가차 없지만 사람들은 따뜻하다. 작가의 말에서 작가는 소설집으로서는 ‘이게 마지막’이라고 밝히는데, 제발, 아니길 바란다. &nbsp;]]></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28487/57/cover150/893741676x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84875719</link></image></item><item><author>영꽃</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26년 마흔일곱 번째 책 - [달걀의 온기]</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4791159/17346399</link><pubDate>Sun, 21 Jun 2026 08:52: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4791159/17346399</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6439936&TPaperId=17346399"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960/17/coveroff/8936439936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6439936&TPaperId=17346399"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달걀의 온기</a><br/>김혜진 지음 / 창비 / 2026년 04월<br/></td></tr></table><br/><br>&lt;관종들&gt;은 오지랖과 정당하고 애정 어린 관심의 차이와 경계, 즉 선의(善意)의 선(線)을 묻고 있는 작품이다. 작가는 정답을 주거나 결론을 내리지 않고 문제만 던지고 뒤로 빠진다. 그 뒤의 판단과 결론은 독자의 할 일이다. 자유로운 감상이 가능한 무대를 제공하는 작가의 수법이 능숙하다. &nbsp;&lt;빈티지 엽서&gt;는 매우 흥미로운, 이 작품집의 백미이다. 읽을수록 토끼굴이 연상된다. 마치 렌즈가 여럿 달린 망원경을 보고 있는 느낌이랄까. &lt;관종들&gt;과 연이어 읽으면 그런 느낌이 두드러진다. 로맨틱한 분위기와 정서, 그 이상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표면적으로 이 작품은 ‘낯선 곳에 자신의 일부를 남기고 오지 않았을까(48쪽)’ 의심하는 화자의 권태를 다룬다. 화자는 헬쓰장에서 우연히 친해진 남자를 통해 삶을 회고하고 과거에 내릴 수 없었던 결정과 선택에 대해 생각할 기회를 갖게 되는데, 사연과 맥락이 명확하지 않은 ‘외국의 엽서’는 우리가 원하지만 닿을 수 없는 세계, 가질 수 없는 것의 상징처럼 보인다. 손에 들고 해석하려 하지만 우리가 가진 건 단어와 맥락 없는 문장 들은 보잘 것 없는 일상에 약(藥)도 되고 독(毒)도 되는, 양가의 가치를 지닌다. &nbsp;이야기의 문제의식은 바로 여기서 나온다. 작가는 시선을 중첩시키고 가장 밖에 독자들의 시선을 둠으로서 독자들로 하여금 작품을 읽는 것 이상으로 경험하게 만든다. 화자와 헬쓰남의 ‘엽서 읽기’가 멈추는 건 외부(관종들)의 시선 때문이었다. 그런데 화자와 헬쓰남 사이에서도 ‘관종들’의 시선이 존재한다. 나중에 화자는 남자의 의도가 진짜 엽서 읽기뿐이었을지 의심하며 자신에게도 마찬가지로 그 이상의 바람은 없었는지 묻는다. 가장 밖에서 이 모든 양상을 목격하는 독자 역시 이들의 의도를 의심하고 상상하면서 ‘관종’의 시선을 경험한다. &nbsp;&lt;달걀의 온기&gt;도 여운이 길다. 작가는 얼마간 방치됐던 어린시절 기억으로 태생적 피해의식이 있어 늘 원망의 화살로 경계하는 ‘선희’와 보살핌을 받은 적이 없으면서 어떤 대상을 보살피는 꼬마 ‘민지’를 대비시킨다. 성인이지만 정신은 과거에 머물러 있는 선희와 달리 어린 민지는 오히려 성숙하다. 선희는 민지로 인해 ‘바깥의 열기와는 무관한, 내부에서 만들어져 흘러나오는 온기, 아니, 바깥에서 불어넣지 않았다면 결코 생겨나지 못했을 온기(233쪽)’를 경험한다. 작가는 ‘결핍’의 증후가 ‘없어서 할 수 없슴’만이 아닌 ‘없으니까 오히려 더 잘 하려는’ 의지도 있음을 보여준다. &nbsp;창작과 표절의 경계를 내세워, 우리가 무엇을 인식할 때, 오직 그것 자체만이 인식의 대상일까 질문하는 &lt;우연의 직조&gt;는 예술과 우연의 상관관계를 생각하게 했고, 나와 우리라는 울타리 밖의 존재를 그저 외부, 나와 상관없는 것, 의심스럽고 조심해야 되는 것으로 간주하는 편견과 혐오에 대한 이야기인 &lt;우리와 우리 아닌 것&gt;도 읽기 좋았다. 이 작품은 또한 한 번 경험되어 각인된 이미지가 얼마나 오래 가는지, 우리가 그것에 얼마나 고집스레 집착하는지, 화자를 통해 경험할 수 있어 흥미로웠다. &nbsp;서서히 세상 밖으로 나와 ‘어떤 것에 어렵게 다다른(102쪽)’ 화자의 모습을 보여주는 &lt;푸른색 루비콘&gt;과 독(毒)이 약(藥)으로 작용해 밖으로 나왔지만 어떤 사건을 계기로 다시 껍질 속으로 들어가는 ‘애실’의 모습이 안타까운 &lt;하루치의 말&gt;은 쌍을 이루는 작품처럼 보였다. &nbsp;‘김혜진’의 소설집이다. 미문(美文)보다 경제적이고 적확한 문장을 구사하는 작가의 특징이 읽기에 좋다. 섬세하고 내면적이되 개인성에 함몰되지 않고 안과 밖, 개인과 사회를 적절히 조율한 이야기, 일곱 편이 실려 있다. &nbsp;]]></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960/17/cover150/8936439936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9601774</link></image></item><item><author>영꽃</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26년 마흔여섯 번째 책 - [죽음의 사냥개]</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4791159/17345086</link><pubDate>Sat, 20 Jun 2026 13:07: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4791159/17345086</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8202771&TPaperId=1734508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13/49/coveroff/8938202771_3.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8202771&TPaperId=17345086"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죽음의 사냥개</a><br/>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정성희 옮김 / 해문출판사 / 1989년 10월<br/></td></tr></table><br/><br>크리스티 다시 읽기 스물네 번째 책. &nbsp;&nbsp;❝- 어둠에서 헤매는 아들을 운명의 여신은 무슨 등불로 이끌어주시는가? &nbsp;- 이심전심의 등불이다, 하고 하늘에서 대답했다. &nbsp;알겠니? 제프리에게는 그것이 있는 거야. 이신전심의 등불 말이야. 아이들은 모두 가지고 있지. 어른이 되어가면서 점점 그것이 없어져 버리지. 아니, 그것을 없애고 있을 뿐이지. 아주 나이가 들어버리면 희미하게 빛이 돌아오는 수도 있지만, 뭐니뭐니 해도 이 등불은 아이 때가 가장 밝은 빛을 내지. (&lt;등불&gt;, 65쪽)❞&nbsp;전형적인 ‘귀신들린 집’ 이야기이면서 어른이 되면서 사라지는 동심과 순수함의 흔적을 좇는 &lt;등불&gt;은 작가의 단편 중 내가 자주 꺼내 읽는 작품 중 하나이다. 으스스한 분위기에 완벽한 구성, 각 캐릭터들의 효과적인 역할 분담과 ‘어른 되기’의 진정한 의미를 묻는 메시지까지. ‘좋은 단편소설’이 갖추어야 할 미덕을 짧은 분량 안에 빼곡하게 담아낸다. &nbsp;이 작품집은 크리스티의 여러 단편집 중 여기저기서 추려 편집한 책이다. 원래 영미권에서 출판된 책은 이런 모양새는 아니었으나 출판사(‘해문’) 임의로 저지른(?) 결과물이다. 그런데 오히려 더 좋다. 결과적으로 다양한 맛과 색깔을 갖춘, 그야말로 종합선물세트 같은 모양새를 갖췄으니까. ‘황금가지’의 판본은 아마도 다르리라 추측된다.&nbsp;초현실적인 이야기들이 두드러진다. 보통 애거서 크리스티는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후던잇(Whodunit)’에 특화된 작가지만, 사실 여러 장르를 넘나든 전천후였다. 열한 편의 작품이 실린 이 책에서만도 호러, 정통 미스터리, 로맨스 등, 그 맛이 다양하다. &nbsp;&lt;죽음의 사냥개&gt;에서 작가는 초현실적인 요소들을 자신의 특기인 범죄와 교묘하게 연결 짓는다. 그런 특징은 고양이와 인간의 영혼이 뒤바뀌는, 다소 허무맹랑한 이야기인 &lt;아서 카마이클 경의 기묘한 사건&gt;에서도 보인다. 미래를 예견하는 인물의 비극을 그린 &lt;집시&gt;, 귀신 들린 인형을 중심으로 한 소동극인 &lt;의상 디자이너의 인형&gt;도 호러 소설 범주에 속한다. 특히 &lt;의상 디자이너의 인형&gt;는 독자의 인간적인 면에 호소하는 결말로 독특한 여운을 남긴다. &nbsp;로맨스 소설로 읽히는 &lt;목련꽃&gt;은 불륜 상황을 중심으로 인간의 존엄과 진정한 사랑의 가치를 진지하게 조명한다. 작가 자신이 불륜의 피해자였으므로 그 상황과 관계를 탁월하게 잘 설득해냈다. &lt;개 다음에&gt;는 이 작품을 처음 읽었을 때와 마찬가지로, 몇 십 년이 지나서도 눈물짓게 만든, 매우 좋아하는 단편이다. 절망과 희망이 절묘하게 교차하는 순간을 잘 잡아내어 진정한 위로란 무엇인지에 곱씹게 만든다. 애절하고 사랑스럽고 낭만적인 작품이다. &nbsp;나머지 작품들은 이 책의 작가가 누구인지 잊지 않게 만들어준다. ‘포와로’가 도난 사건을 멋지게 해결하는 &lt;이중 범죄&gt;와 &lt;이중 단서&gt;는 범죄와 트릭이 강조된 작품이며, 포와로가 앞으로 일어날 살인을 미리 막는 &lt;말벌 둥지&gt;와 ‘미스 마플’이 이방인의 죽음을 조사하는 &lt;성역&gt;은 범죄보다 인물의 드라마가 전면에 드러난다. &nbsp;읽을 때마다 이런 작가가 또 있을까, 감탄하곤 한다. 올해(2026년)가 크리스티 사망 50주년이라고 해서 고향인 영국에선 여러 축제가 열리거나 열릴 예정이라고 하니 부럽기만 하다.&nbsp;]]></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13/49/cover150/8938202771_3.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34929</link></image></item><item><author>영꽃</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26년 마흔다섯 번째 책 - [폭풍으로 들어가기]</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4791159/17345076</link><pubDate>Sat, 20 Jun 2026 13:01: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4791159/17345076</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42137709&TPaperId=1734507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846/1/coveroff/k542137709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42137709&TPaperId=17345076"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폭풍으로 들어가기</a><br/>카롤리네 발 지음, 전은경 옮김 / 다산책방 / 2026년 03월<br/></td></tr></table><br/><br>바로 전에 읽은 ≪스물두 번째 레인≫의 속편 격 이야기. 전편에서 어린 아이였던 ‘이다’가 주인공이다. 출판은 전작으로부터 일 년의 터울이 있지만, 이야기 속 이다는 어느 새 성인(열아홉이나 스물)이다. &nbsp;알코올 중독이었던 엄마가 약물 과용으로 죽고 이다는 홀로 남는다. 죽은 엄마를 발견한 충격이 이만저만한 게 아니다. 함부르크에 정착한 언니에게 가는 길, 충동적으로 외딴 섬으로 향한다. &nbsp;낯선 지방, 낯선 사람들에 섞여 슬픔을 극복하고 자신감을 회복하며 정체성을 찾아가는 이다의 이야기다. 전작과 같이 성장 드라마 성격이 강하다. 알코올 중독자인 엄마를 홀로 견디며 울퉁불퉁 반항적인 기질이 된 이다가 주변 인물들의 도움으로 모서리를 다듬어가는 모습이 주를 이룬다. 전작보다 더 인물의 내면에 천착한다. 틸다의 이야기가 미래를 찾는 과정에 관한 것이었다면, 이다의 이야기는 과거를 부드럽게 매만지며 자신의 모습을 깎고 다듬는 과정에 집중한다. &nbsp;언니의 이야기와 비교했을 때 공통점이 많다. 물의 이미지(수영장, 바다), 비와 바람, 숲이라는 공간, 인정 많고 친절한 조력자, 수수께끼 같은 매력의 젊은 남자. tone &amp; manner가 일관되어 나처럼 연달아 읽는다면 살짝 지루할 수 있다. &nbsp;개인적으로 이젠 무대에서 완전히 사라진, 자매의 엄마가 어떤 사람인지 궁금하다. 결혼과 출산으로 문학의 꿈을 접은, 상실된 미래에 아파하다가 알코올이 주는 괴력에 의존하게 된, 그래서 남편에게 버림받고 아이들을 소외시켜 결국엔 붕괴되고 만 여자의 삶은 어땠을까. 프리퀄 형식으로 엄마의 이야기를 읽고 싶다. &nbsp;]]></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846/1/cover150/k542137709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8460182</link></image></item><item><author>영꽃</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26년 마흔네 번째 책 - [스물두 번째 레인]</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4791159/17345073</link><pubDate>Sat, 20 Jun 2026 12:57: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4791159/17345073</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212039190&TPaperId=1734507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6422/73/coveroff/k212039190_2.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212039190&TPaperId=17345073"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스물두 번째 레인</a><br/>카롤리네 발 지음, 전은경 옮김 / 다산책방 / 2025년 05월<br/></td></tr></table><br/><br>가정을 저버린 아빠에 알코올 중독에 빠진 엄마, 나이 터울이 많은 이부동생. 힘겹고 부지런할 수밖에 없는 삶. 하지만 힘에 부친다. 교통사고로 인한 ‘썸남’의 죽음도 죄책감을 짓누른다. 수학에 탁월한 재능이 있는 ‘틸다’는 교수로부터 박사 과정을 위해 대도시로 떠날 것을 추천받는다. 도약할 좋은 기회다. 그런데 어린 동생과 망가진 엄마가 걸린다. 틸다는 훌훌 털어버리고 꿈을 좇고 싶지만 삶이 녹록치가 않다. &nbsp;기회와 선택, 희망과 극복의 이야기다. 과거에 매인 현재에 주저앉느냐, 아니면 희생을 있더라도 미래로 나아갈 것이냐. 이런 딜레마를 중심으로 틸다의 고민이 전개된다. 나라면 어떨까. 현재에 그냥 남기로 결정하는 게 나에겐 쉬운 결정 아닐까. 나쁜 사람은 되기 싫기에, 나중에 후회하거나 손가락질 받는 건 견디기 어렵기에. 하지만 그런 걸 완벽하게 차단할 방법이 있을까. 결국 집을 떠나는 주인공을 보며 부러웠다. 가족을 떠나고 싶은 게 아니라 현실을 벗어나기로 결정한 그 용기에. 틸다의 결정엔 동생 ‘이다’의 역할이 컸다. 겨우 열두세 살인 이다는 너무나 성숙하다. 어린 아이가 저래도 되나, 걱정될 정도로. 동생이 언니를 설득하고 능력을 증명하고 응원하지 않았었대도 틸다가 그런 결정을 내릴 수 있었을까. &nbsp;어둡고 침침한 이야기이지만 마냥 침울하지만은 않다. 대부분 무겁고 슬프지만, 그래도 유머러스하고 귀엽고 사랑스러운 장면들이 양념처럼 곳곳에 포진되어 있다. 두 자매가 서로 의지하는 모습이 아름답다. 인간은 스스로를 먼저 돌봐야 한다. 석 달만에 완성한 작가의 데뷔작이라고 하는데, 그 재능이 놀랍다. &nbsp;]]></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6422/73/cover150/k212039190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64227301</link></image></item><item><author>영꽃</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26년 마흔세 번째 책 - [뜨거운 피]</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4791159/17345069</link><pubDate>Sat, 20 Jun 2026 12:52: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4791159/17345069</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42831525&TPaperId=17345069"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1064/46/coveroff/k542831525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42831525&TPaperId=17345069"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뜨거운 피</a><br/>이렌 네미롭스키 지음, 이상해 옮김 / 빛소굴 / 2023년 02월<br/></td></tr></table><br/><br>❝그건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육체의 욕망은 헐값으로도 채워진다. 도무지 채워지지 않는 마음, 사랑하고 절망하고 어떤 불로든 타오르길 갈망하는 마음이 문제다. 우리가 원했던 건 그것이었다. 타오르는 것, 우리 자신을 불사르는 것, 불이 숲을 집어삼키듯 우리의 나날을 집어삼키는 것. (151쪽)❞&nbsp;작가는 불륜이나 살인, 출생의 비밀 같은 막장 요소들에 생생한 자연 묘사, 세대 간의 대립, 인간을 세밀하게 관찰한 결과 등을 세련되게 버무려 폐쇄적이고 이기적인 시골 공동체 안을 배경으로 드라마틱한 이야기를 전개하여 ‘본능’과 ‘욕망’이란 인간의 본질을 통찰한다. 이야기는 인물들의 사랑보다 훨씬 더 깊은 곳에 자리한 ‘그 무엇’에 초점을 둔다. 도덕에 관한 도발, 사회 통념에 반하는 작가의 진취적인 사고가 눈부시다. &nbsp;서른아홉의 나이에 아우슈비츠에서 최후를 맞은 작가의 미완성 원고가 뒤늦게(2005년) 전체 발견되어 출판된 소설이라고 한다. 그렇게 이른 나이에, 그렇게 억울하게 생을 마감하지 않았다면 작가가 어떤 이야기를 더 써냈을지, 생각하면 몹시 안타깝다.&nbsp;]]></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1064/46/cover150/k542831525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10644602</link></image></item><item><author>영꽃</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26년 마흔두 번째 책 - [커먼웰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4791159/17345065</link><pubDate>Sat, 20 Jun 2026 12:47: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4791159/17345065</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4656358&TPaperId=17345065"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19340/53/coveroff/8954656358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4656358&TPaperId=17345065"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커먼웰스</a><br/>앤 패칫 지음, 정연희 옮김 / 문학동네 / 2019년 05월<br/></td></tr></table><br/><br>❝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나 자신 안으로 추락하지 않고 한 걸음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는 거였지. 내 인생을 바꿀 생각은 하지 않았어. 내 인생은 이미 바뀌어 있었으니까. 나는 헤쳐나가야 할 뿐이었지. -중략-우리 모두 그랬을 거야. 각자 자신만의 방법으로. 스스로는 그러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지만 그 순간에도 우리는 그렇게 하고 있어. 우리가 여전히 살아 있다는 것. 내가 결국 깨달은 건 그거였어. 그리고 우리가 영원히 살지는 못할 테니 그 사실을 붙들고 뭔가를 해야 한다는 것. (372쪽)❞&nbsp;작가는 이런저런 동기와 이유로 얽히고설킨 두 가족을 가지고 재미있게 논다. 현재와 과거를 뒤섞은 구성은 호기심을 자극하고 무표정한 얼굴로 생뚱맞은 곳에 등장하는 유머는 날카로우며 그릇된 선택으로 타인에게 피해를 준 사람조차 나쁜 사람으로 그리지 않는 작가의 연민어린 시선은 몹시 따뜻하다. 인물들의 등퇴장이 명확해 그들에 대한 작가의 배려도 좋다. 인물들을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엔 애정이 철철 넘친다. &nbsp;돌이킬 수 없는 과거의 실수나 아직 닥치지도 않은 미래를 걱정하느라 진을 빼느니, 반쯤 내려놓는 마음으로 현재에 순응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작가는 말하는 듯하다. 어차피 닥칠 일은 닥치게 되어 있고 과거의 잘못된 선택은 우리의 손을 떠났으니, 그것들에 대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지 않을까. 작품 안 ‘테리사’처럼 ‘상실’을 인생의 기본값으로 여긴다면 삶 앞에서 주춤거리지 않을 용기가 생겨나지 않을까. &nbsp;재미와 감동, 모두 만족스럽다. ≪벨칸토≫의 웅장함은 없지만 그 작품을 능가한다. 작가의 작품들이 많이 번역되지 않은 게 아쉽다. &nbsp;]]></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19340/53/cover150/8954656358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93405352</link></image></item><item><author>영꽃</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26년 마흔한 번째 책 - [얽힘 설킴]</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4791159/17342990</link><pubDate>Fri, 19 Jun 2026 01:5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4791159/17342990</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72531800&TPaperId=1734299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11409/38/coveroff/k072531800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72531800&TPaperId=17342990"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얽힘 설킴</a><br/>테오도어 폰타네 지음, 박광자 옮김 / 부북스 / 2017년 07월<br/></td></tr></table><br/><br>질질 짜는 결말이나 환상적인 해피엔딩이 없는 로맨스. 130여 년 전의 소설이 이리도 담백할 수가. 다른 양념 없이 새우젓으로만 간을 한 맑은 조치 같다. &nbsp;이름 뿐인 귀족 청년이 세탁부의 딸과 사랑에 빠지지만 빚 청산에 도움이 될 부유한 다른 여자와 결혼하고, 세탁부의 딸도 한 공장의 책임자와 결혼한다. 연인들이 제 짝을 찾는 과정에서 바짓가랑이 잡고 늘어지거나 연적에게 복수심을 품거나 하는 일은 없다. 인물들은 자신의 처지를 비교적 정확히 인식하고 있고 자기 그릇에 맞춤한 결정을 한다. 각자의 결정에 이르는 인물들의 내면을 따라가다 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계급 차이를 극복하여 마침내 사랑을 이루는 통쾌함은 없지만 현실적인 결말에 안심이 된다. 이루지 못한 사랑으로 마음에 회한은 남겠으나 그건 각자가 알아서 할 일.  &nbsp;당대(1888년) 독일의 사회 분위기와 역사적 사실들이 잘 반영된 글이라고 한다. 부유한 노동계급의 출현과 가난한 귀족 계급의 몰락은 사회의 갈등과 역변을 불러일으키기보다 아직까지 순응해야 할 대세적 질서로 보인다. 그런 사회 분위기 속에 ‘보토’와 ‘레네’의 짧은 사랑은 눈부시기보다 차분히 빛나는 윤슬 같다.  &nbsp;저자는 거의 환갑을 앞둔 나이에 첫 소설을 썼다고 하는데, 그 전에 이미 여행기와 운문 등을 출판하고 신문기자로 밥을 벌어먹었다고 하니 그 나이에 작가 데뷔를 했네, 하는 건 의미 없는 말일 터다. &nbsp;]]></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11409/38/cover150/k072531800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14093831</link></image></item><item><author>영꽃</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26년 마흔 번째 책 - [필연적 혼자의 시대]</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4791159/17342985</link><pubDate>Fri, 19 Jun 2026 01:47: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4791159/17342985</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42135919&TPaperId=17342985"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466/75/coveroff/k842135919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42135919&TPaperId=17342985"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필연적 혼자의 시대</a><br/>김수영 지음 / 다산초당 / 2026년 01월<br/></td></tr></table><br/><br>공수래 공수거, 혼자 왔다가 혼자 가는 세상인 건 알지만, 혼자 남아 혼자 죽는 삶을 누가 감히 상상할 수 있을까. ‘결국’ 혼자 잘 살아보기에 대한 책이지만 나에겐 혼자 살다가 잘 죽기에 대한 내용으로 읽혔다. 이 책의 주요 포커스가 죽음에 맞춰져 있는 건 아니지만, 대개 홀로 삶은 홀로 죽음으로 이어지기 쉽고, 사람들은 삶보다 죽음에 더 무게를 둔다. 어른들 말대로 사는 건 이러구저러구 살게 되는 것 같다. &nbsp;‘결국 혼자’일 수밖에 없는 삶을 이야기하는 책이다. ‘혼자 삶’과 ‘독거’는 의미는 비슷하지만 뉘앙스는 사뭇 다르다. ‘독거’란 단어엔 외로움이 스며있다. 나 역시 일인 가구이고, 지금 당장은 별다른 외로움을 느끼지는 않지만 나중을 장담하는 게 오만이라는 걸 안다. 그러므로 관심 있고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이슈를 다뤘기에 흥미가 동했다.&nbsp;결론부터 말하자면 내가 바라고 기대했던 내용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다. 쉽게 쓰이고 인문서적답지 않은 감동도 있었지만, 폐부를 찌르는 통찰이나 쾌감 같은 건 없었다. 어떤 느낌이었느냐 하면, 일인 가구를 중심으로 현 사회를 피상적으로 관망하고 리서치한 보고서처럼 읽혔다고나 할까. 그렇게 느낀 몇 가지를 적어보자. &nbsp;그럴 수밖에 없는, 그것 외엔 별다른 도리가 없는 일인 가구의 대표성은 아마도 동성애자들에게 있지 않나 싶다. 그들의 사회적 결합이 불가능한 한국에서 그들이 가정을 꾸리는 건 아직 요원하다. 이성애자들과는 달리 그들에겐 혼자 남지 않을 어떤 방법도 없는 거다. 그들에게 혼자 삶은 선택이 아니다. 그들의 언급이 거의 없는 게 아쉽다.  &nbsp;저자의 편견도 다소 거슬렸다. 청년 일인 가구를 논할 때 그들 모두를 마치 워커홀릭처럼 다루는 데에서 실소가 터져 나왔다. 일정 부분 사실일 수는 있지만 전부가 그렇지는 않다. 설득력을 좀 더 갖추려면 그렇지 않은 표본에 대해서도 언급했어야 하지 않을까. 외식이나 배달음식을 마치 쓰레기 음식으로 대하는 태도도 눈살이 찌푸려졌다. 그건 절대 사실이 아니다. 가정식도 충분히 쓰레기일 수 있음을 안다면 그런 생각은 분명 편견이다. &nbsp;노년의 독신들에 대한 지표가 부족해 보인다. 사회가 진심으로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일인 가구는 경제력이 전혀 없는 독거 노인들이다. 그들에 대한 심도 있는 취재나 조사는 이루어지지 않은 것 같은데, 이는 전주에 대한 여행기를 쓰면서 전주비빔밥을 외면한 것과 같다. &nbsp;돈, 자본의 중요성을 (마치 금단의 열매 대하듯) 도외시하고 있는 부분도 살짝 기만적으로 보인다. 솔직해 보자. 경제력은 무시 못하는 정도가 아니라, ‘혼자 삶’의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이렇게 말하거나 생각한다고 속물이 아니다. 현실이 그렇다. 특히 노년엔 더욱 그래 보인다. 예를 들어 보자. 중증의 치매에 폐암으로 죽어가는 노인 두 명이 있다. 그들에겐 가족이나 친구가 전혀 없다. 그런데 한 명은 완벽한 의료진에 환상적인 생활환경과 서비스, 고급 요양 보호 인력을 갖춘 시설에 있다. 그리고 다른 한 명은 쓰러져가는 지하 셋방에 거주한다. 하루 양식을 벌기 위해 흐릿한 정신, 아픈 몸을 이끌고 폐지와 공병을 주우러 다닌다. 차이가 보이는가? &nbsp;기타 등등…&nbsp;전반적으로 저자는 그림자만 바라볼 뿐, ‘진짜 그늘’은 외면한다. 시선이 좁고 얕다. 주요 타겟으로 삼는 독자들(주로 20~30대의 싱글들)의 연령대를 의식한, 다소 ‘답정너’ 같은 결과물 같은 느낌이 컸다. 다소 편파적이고 ‘혼자 삶’이라는 이슈를 구석구석 훑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 &nbsp;]]></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466/75/cover150/k842135919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4667534</link></image></item><item><author>영꽃</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26년 서른아홉 번째 책 - [불만의 집]</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4791159/17342982</link><pubDate>Fri, 19 Jun 2026 01:3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4791159/17342982</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13523&TPaperId=1734298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26549/40/coveroff/8937413523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13523&TPaperId=17342982"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불만의 집</a><br/>사샤 나스피니 지음, 최정윤 옮김 / 민음사 / 2021년 02월<br/></td></tr></table><br/><br>작품이나 작가에겐 큰 문제가 없다.작품만으로 치면 웅장한 오페라 같은 느낌이고 각기 드라마 한 편씩은 충분히 뽑을 것 같은 인물들의 스토리는 퍼즐처럼 어우러져 거대한 그림을 만들어낸다. 인물들 각자의 굴곡진 삶이 무지막지한 자연 앞에서 허무하게 무너지는 결말은 운명의 비애랄까, 비장미가 넘친다. 그런 점에서 ‘마가렛 케네디’의 ≪휴가지에서 생긴 일≫을 연상하게 된다. &nbsp;이 책의 진짜 문제는 번역이다. 정말 심각하다. 외국 저작물의 경우엔 번역이 감상에 큰 영향력을 끼친다.  제 아무리 좋은 작품, 명색이 고전이라도 번역이 거지같다면 읽기 괴롭다. 가장 좋은 예가 민음사 판 ≪파리 대왕≫일 것이다. 이 책도 마찬가지다. 예전에 학과장이란 인간이 교재로 사게 한 전공 서적 생각이 난다. 표지엔 그의 이름이 역자로 버젓이 인쇄되어 있지만 결과물은 여러 사람이(아마도 제자들) 동원된 태가 역력했다. 사실 그렇더라도(그런 경우가 전문 서적 출판 분야엔 흔한 일이라고 쳐도) 한 번 걸러줄 편집자가 있으니, 절차 상으로는 크게 문제가 될 건 없다. 크레딧이니 저작권이니, 그건 그들의 일이고, 독자에게 피해만 가지 않으면 된다. 하물며 소설이 이런 꼴이니. 거기다가 거대 출판사에서 나온 책이다. 공교롭게도 이 책도 민음사에서 나왔다.독서를 방해하고 제대로 된 감상이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번역이 엉망진창이면 독자들은 무슨 죄란 말인지. 이런 불량품에 거금을 지불한 독자들은 호구인가. &nbsp;하나만 예를 들어볼까. ‘넨초니’와 ‘넨치오니’는 같은 사람이다. ‘지난네스키’와 ‘잔네스키’도 같은 사람이다. 또 예를 들어볼까. 쌍둥이 남매가 등장하는데, 오빠-여동생이랬다가 누나-남동생이랬다가 오락가락한다. 더 있는데 팔 아프다. 오자와 비문이라고 없을까.&nbsp;]]></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26549/40/cover150/8937413523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65494058</link></image></item><item><author>영꽃</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26년 서른여덟 번째 책 - [소공녀]</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4791159/17342979</link><pubDate>Fri, 19 Jun 2026 01:33: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4791159/17342979</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01096544&TPaperId=17342979"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05/94/coveroff/8901096544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01096544&TPaperId=17342979"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소공녀</a><br/>프랜시스 호즈슨 버넷 지음, 곽명단 옮김 / 펭귄클래식 / 2009년 06월<br/></td></tr></table><br/><br>널리 알려졌듯, 이야기는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닥친 주인공 ‘세라’의 지난한 고생과 그 극복 과정에 집중되어 있다. 부잣집 ‘알파 걸’에서 하녀로의 추락은 도약을 위한 발판에 불과했다. 세라의 나이답지 않은 능력과 성숙함, 인간됨, 특이한 성격은 지긋지긋한 고난에도 해피엔딩을 예고한다. &nbsp;세라의 이야기는 독자의 연령과 세상 경험에 따라 다각적으로 읽힐 것이다. 어린이 독자들의 눈에 세라는 역경을 딛고 일어나는 강인한 히어로급 주인공일 테지만, 몇 십 년이 지나 다시 읽는 내 눈에는 현실도피의 방어기제와 더불어 정신분열 초기의 위험한 환자로 보였다. 풍부한 상상력은 현실을 견딜 수 있게 만들어주는 세라의 특기이고 장기이지만, 거짓에 위로받고 자신의 머릿속에 숨어버리는 것은 자칫 위험할 수도 있어 보였다. 외줄 타기 같은 위태로운 세라의 습관은 영화 ≪베스와 베라(Incident in a Ghostland)≫를 연상케 한다. 해피엔딩이 아니었다면 잔혹한 이야기로 읽힐 가능성이 충분해 보였다. &nbsp;초등학교 시절, 축약판 번역으로 양산된 소년소녀문고 이런 판본으로 읽은 작품이다. 어렸을 적 매우 좋아했던 작품이기도 하고, 당시의 기억을 되살려보는 것도 재미있겠다 싶은 마음으로 다시 읽었다. &nbsp;추억을 곱씹기엔 너무 오랜 세월이 흘렀구나 싶었는데, 중요한 장면, 극적인 국면 들이 속속들이 기억나서 반가웠다. 어렸을 때 읽은 책이 축약본이라고 우습게 알 게 아니었고 나름 신경을 쓴 출판물이라는 사실, 그리고 어렸을 때 나름 중요한 고전들을 축약된 문고판으로나마 적잖이 접했는데, 그때의 독서도 나름 중요한 경험이었음을 깨달았다. 무엇보다 나의 어린 시절이 환기되어 행복했고, 책 읽는 어린이로 키워주신 부모님께 감사드린다.&nbsp;]]></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05/94/cover150/8901096544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059438</link></image></item><item><author>영꽃</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26년 서른일곱 번째 책 - [바질 정원에서 - 한수영 소설집]</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4791159/17342978</link><pubDate>Fri, 19 Jun 2026 01:27: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4791159/17342978</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82183175&TPaperId=17342978"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1602/5/coveroff/8982183175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82183175&TPaperId=17342978"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바질 정원에서 - 한수영 소설집</a><br/>한수영 지음 / 강 / 2023년 04월<br/></td></tr></table><br/>❝세 사람을 흔들어 깨운 종소리가 시월의 정원으로 퍼져갔다. 화로 속의 식어버린 재는 내년 봄 정원에 뿌릴 좋은 거름이 될 거였다. 뿌리와 뿌리 사이에 스며들어 더 깊이 뿌리내리게 해줄 거였다. 바질 향이 흔들렸다. (&lt;바질 정원에서&gt;, 37쪽)❞&nbsp;❝중심으로부터 같은 거리에 있는 점들이 모여 원이 되듯 우리도 그럴 거라는 것. 인생이라는 원의 크기는 저마다 달라도 누구나 자신만의 인생의 중심으로부터 같은 거리에 있을 거라는 것. 어떻게 있든, 무엇으로 있든 누구나 같은 거리에 있다는 것. (&lt;파이&gt;, 91쪽)❞&nbsp;작품집의 포문을 여는 표제작, &lt;바질 정원에서&gt;엔 오십 평생의 반 세월동안 서로에게 힘과 의지가 되어준 세 여자의 취중한담이 전개된다. 수다와 기억으로 일관된 이 작품은 긴 세월 세 여자의 우정과 애정을 조망한다. 이들에게 갈등과 반목의 순간이 없었을까. 하지만 그조차 ‘내년 봄 정원에 뿌릴 좋은 거름(37쪽)’이다. 좋은 관계와 아름다운 삶은 예측하고 계획되고 단계별로 실행되는 것이 아닌, ‘잘못 울린 종소리’처럼 우연일 뿐인 것 같다.  현실과 과거를 병치시키고 중첩시켜 진행하는 구성은, 아내로 엄마로 여자로 위기에 빠진 화자의 이야기인 &lt;파이&gt;에서 더욱 효과적이다. 퀴즈쇼 현장의 긴장감은 삶의 의미를 탐색하는 화자의 회상에 탄력을 더한다. &nbsp;&lt;아마 늦은 여름이었을 거야&gt;는 오독과 오해가 가득한 세상에 아무런 보호막 없이 세상에 던져진 삶을 살아내려는 화자의 안간힘, 타인과 연결되려는 처절한 몸짓이 인상적인, 그럼에도 희망이 느껴지는 작품이었다. 반면 &lt;울&gt;의 ‘기옥’은 세상에 속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속을 알 수 없는 타인에 좌절한다. &nbsp;균열을 그리는 세 작품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lt;사랑의 지점&gt;에서는 낭만적 설렘에서 시작해 배반을 거쳐 관계에 위기를 맞는 모습을 보여준다. &lt;새의 말&gt;에서는 친근했던 사람이 갑자기 낯설어지고, 신뢰에 의심이 들러붙어 머릿속에 안개가 드리워지는 순간을 그렸다. 해외 이주 노동자를 등장시켜 명쾌한 소통을 어렵게 하는 ‘언어’라는 상징을 효과적으로 사용한다. &lt;지금 어디쯤이에요?&gt;는 일상의 균열과 불안을 그리는데, 절도 사건의 피해자에서 직접적인 가해자(복수자)로의 변모가 부러움이나 질투가 원인일 수 있다는, 그리고 이는 화자의 심리 저변에 흐르는 모친과의 갈등과 엄마를 이해하고 싶은 욕구가 부딪히는 결과로도 볼 수 있다는 생각이 감상을 풍요롭게 한다.&nbsp;그 외, 병상에 누운 노년의 여인이 자신의 지난 굴곡진 삶을 구어체의 구수한 입담으로 풀어내는 &lt;만조유생&gt;, 폭력과 증오의 상관관계를 말한 듯한 &lt;달개비 꽃&gt; 등이 실려 있다. &nbsp;서점을 떠돌다가 우연히 읽게 된 책이다. 난 이런 걸 ‘탐험’, ‘발굴’이라고 표현하는데, 말 그대로 아무런 목적의식 없이 기웃거리다가 좋은 책, 좋은 작가를 발견하는 거다. 그야말로 ‘케바케’, ‘복불복’이다. 진짜 백 퍼센트의 운이고 절대 우연에 의존해야 한다. 그래서 더욱 이 만남이, 그 책이, 읽는 행위가 아주 특별해진다. &nbsp;문장이 기름기 없이 담백하고 이야기가 물 흐르듯 한다. 작품마다 개성이 있고 각 캐릭터들의 차별화가 잘 되어 있다. 인간과 세상을 바라보는 작가의 렌즈에 경험이 묻어 있어 관록이 느껴진다. 작가는 그동안 어디에 숨어 있었던 건지, 얼마 전에 읽었던 ‘이수안’ 작가와 함께 지루했던 나의 책읽기에 기분 좋은 충격이었다. &nbsp;]]></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1602/5/cover150/8982183175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16020565</link></image></item><item><author>영꽃</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26년 서른여섯 번째 책 - [셔닐 손수건과 속살 노란 멜론]</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4791159/17334237</link><pubDate>Sun, 14 Jun 2026 16:52: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4791159/17334237</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32035609&TPaperId=17334237"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5376/53/coveroff/k432035609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32035609&TPaperId=17334237"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셔닐 손수건과 속살 노란 멜론</a><br/>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4년 12월<br/></td></tr></table><br/><br>과장된 달콤함. 압축하면 한 줌도 안 되는 솜사탕 같은 이야기. 많은 인물들이 각자 뭔가를 열심히 하는데,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nbsp;이야기가 너무 쉽다.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 싶으면 진정되고 또 어떤 일이 틀어지는가 싶으면 해결된다. 사는 게 이리 쉬우면 얼마나 좋을까. ‘그냥 사는 이야기’가 감동이나 특별한 의미를 줄 수는 있으나, 이 작품은 아니다.&nbsp;푸릇푸릇 물 오른 시절, ‘에쿠니 가오리’ 특유의 감성에 푹 빠졌던 적도 있었는데, 세월이 흐르고 오랜만에 읽으니 많은 게 달라 보인다. 나는 변했는데, 여전히 그 자리에 있는 작가를 보니, 뭔가 씁쓸하다. 아니, 다행인 건가. 긴 세월에도 불구하고 꿋꿋이 고수해야 할 ‘무엇’이 있는 게, 작가로서는 무척 다행일 것이다. 독자로서는 좀 식상하지만. &nbsp;]]></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5376/53/cover150/k432035609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53765376</link></image></item><item><author>영꽃</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26년 서른다섯 번째 책 - [러시아 인형]</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4791159/17334228</link><pubDate>Sun, 14 Jun 2026 16:48: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4791159/17334228</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013802&TPaperId=17334228"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63/coveroff/8932013802_1.gif"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013802&TPaperId=17334228"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러시아 인형</a><br/>아돌포 비오이 카사레스 지음, 안영옥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03년 01월<br/></td></tr></table><br/><br>&nbsp;&lt;러시아 인형&gt;은 수질 오염으로 인한 심해 괴물이 등장한다. ‘네스 호’의 괴물이나 ‘봉준호’의 영화 『괴물』을 연상하게 만든다. 상황에 따라 타인을 의지하기도, 이용하기도 하는 인간의 계략을 러시아 인형(마트료시카)에 비유한다. &nbsp;&lt;로취에서의 만남&gt;은 크리스마스의 가치를 등한시하는 인물이 우연히 신(神)과 조우하며 교훈을 얻는 이야기다. 다분히 기독교적이다. &nbsp;연극을 소재로 한 &lt;카토&gt;에서는 아르헨티나의 역사를 엿볼 수 있다. 페르소나의 힘, 예술의 기능을 단초로 인간과 사회를 통찰한다. 거듭 읽을수록 의미가 깊고 넓어지는 이 작품은 우리의 현대사와도 많이 겹친다. &nbsp;&lt;물 아래서&gt;는 연어의 분비선을 인간에게 이식하여 인어가 된 연인의 이야기다. 현재의 호러나 SF영화들에서 익숙한 설정이라 흥미가 생긴다. &nbsp;일기 형식으로 된 &lt;우리들의 여행&gt;은 과거 ‘남녀 연애백서’를 생각하게 하는 티격태격 연애담이다. 결말이 우습다. &nbsp;오늘날 건강 보조 식품의 오남용을 경고한 듯한 &lt;마르가리따 또는 철분 플러스의 힘&gt;, 전염되는 냄새로 인한 소동을 그린 &lt;어떤 냄새&gt;, &lt;패배한 사랑&gt;이 &lt;세 편의 작은 환상 작품&gt;이란 제목으로 묶여 있다. &nbsp;그 외, ‘자기 방귀 구린 줄 모르고 남 방귀 타박준다’는 우리 속담이 생각나는 &lt;여행자가 자기의 조국으로 돌아가다&gt; 등이 실렸다. &nbsp;‘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를 논할 때 빠지지 않고 언급되는 작가다. 아르헨티나 출신이지만 그저 남미 작가로 퉁쳐지는 데엔 아쉬움이 있다. 작품들마다 매력이 있는데, &lt;카토&gt;가 가장 좋았다.&nbsp;]]></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63/cover150/8932013802_1.gif</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6315</link></image></item><item><author>영꽃</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26년 서른네 번째 책 - [거의 완벽에 가까운 결혼]</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4791159/17334226</link><pubDate>Sun, 14 Jun 2026 16:43: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4791159/17334226</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2790766&TPaperId=1733422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15149/20/coveroff/8952790766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2790766&TPaperId=17334226"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거의 완벽에 가까운 결혼</a><br/>미셸 리치먼드 지음, 김예진 옮김 / 시공사 / 2018년 06월<br/></td></tr></table><br/><br>결혼은 사회적인 약속이지만 당사자들이 원한다면 언제든 깨질 수 있다. 콘크리트가 아닌 유리 같은 관계랄까. 하지만 이 위태로운 약속에 ‘강제성’이 끼어든다면? 이를테면 이런 거. 두 사람은 바람을 피우거나 배우자가 아닌 이성에게 플러팅 비슷하거나 오해를 살 만한 행동을 하면 절대 안 된다. 이 정도까지는 이해가 된다. 분기별로 서로에게 선물을 하고 부부만의 여행을 가고, 기타 등등, 이런 사항들이 의무가 된다면 어떨까. 그리고 이를 어기거나 이행하지 못할 때 쥐도 새도 모르게 어딘가로 끌려가 감금되거나 육체적인 처벌이 가해진다면 어떨까. &nbsp;이 소설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갓 결혼한 ‘앨리스’와 ‘제이크’ 부부는 ‘협약(the Marriage Pact)’에 참가할 것을 제안 받고 서류에 사인하고 그들의 일원이 된다. 호기심 반 장난 반이었으나 일이 점점 커진다. 그들을 감시받고 평가받는다. 사소한 오해와 실수로 두 사람에게 가해지는 심리적, 육체적 고문이 현실화된다. 그리고 그건 겨우 시작에 불과했다. &nbsp;단순히 ‘서로 이해하고 양보하고 잘 살아’ 정도가 아니라 ‘잘 살지 않으면 죽여버릴 테다’ 이런 수준이니, 그냥 ‘나 안 할래’ 하고 탈퇴하던가 경찰에 신고하던가 그럼 되지 않을까 싶은데 그것도 안 된다.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다. 부부는 어떻게 이 난관을 벗어날 수 있을까. &nbsp;말도 안 되는 설정을 작가가 그럴 듯하게 설득한다. 판이 짜이고 나니 모든 상황에서 서스펜스가 발생한다. 사랑과 결혼이 과연 어떤 모양이어야 할까, 독자 스스로 질문하게 만들려는 작가의 의도는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거기에 ‘협정’이라는 집단 내에서 벌어지는 권력 싸움까지 더해지고 폭력의 강도가 수위를 높이니 후반부로 갈수록 이야기는 더 복잡해지고 흥미진진해진다. 두 사람의 앞날이 진심으로 걱정된다. &nbsp;작가가 결혼에 무슨 한이 졌나, 싶을 정도로 가학적인 이야기인데 불편하면서도 그 재미가 쏠쏠하다. 위험천만한 협정의 테두리 안에서 인물들의 아슬아슬한 내면이 잘 그려졌다. 긴장감 하나는 끝내준다. 분량이 좀 많다 싶은데(607쪽) 휘리릭 읽힌다. 암담한 엔딩은 여러 상징적 의미를 유추하게 만들어 여운이 길다. &nbsp;전반적으로 ‘스티븐 킹’의 단편, &lt;금연주식회사&gt;가 생각난다.&nbsp;&nbsp;]]></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15149/20/cover150/8952790766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51492052</link></image></item><item><author>영꽃</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26년 서른세 번째 책 - [난 지금 잠에서 깼다 - 러시아 고딕 소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4791159/17334219</link><pubDate>Sun, 14 Jun 2026 16:37: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4791159/17334219</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52938689&TPaperId=17334219"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3322/8/coveroff/k352938689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52938689&TPaperId=17334219"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난 지금 잠에서 깼다 - 러시아 고딕 소설</a><br/>안토니 포고렐스키 외 지음, 김경준 옮김 / 미행 / 2024년 02월<br/></td></tr></table><br/><br>❝오, 무(無)의 세계에 없는 게 뭐가 있을까요? 제가 장담하는데, 별과 태양에 젖어 있는 당신들의 모든 삶은 단지… 스틱스 강 바깥의 삶에 불과합니다. 산다는 건 죽음을 회피하는 행위죠. 사실 ‘무의 세계’에서 도망친 당신네 인간들은 모두 ‘무의 세계’로 돌아오게 됩니다. 조만간 말이죠. 그것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거든요. (&lt;스틱스강 다리&gt;, 403쪽)❞&nbsp;&lt;라페르토보의 양귀비씨앗빵 노파&gt;는 전형적인 마녀가 등장한다. 돈 같은 조건 따위는 개입될 여지가 없는 진정한 사랑에 관한 이야기다. &nbsp;&lt;난 지금 잠에서 깼다-사이코패스의 수기&gt;은 끔찍한 살인자의 고백록이다. ‘포우’의 &lt;검은 고양이&gt;를 떠오르게 한다. &nbsp;&lt;입체경-기묘한 이야기&gt;는 신비한 입체경을 통해 사진 속 과거 세계로 들어가는 모험 이야기다. 기발한 착상에 흥미진진한 작품이다. &nbsp;&lt;상상-한밤의 이야기&gt;에서는 스물여섯 살이기도 하면서 여든한 살인 여자가 등장한다. 미래를 안다는 것이 과연 좋은 일인지 묻는다. &nbsp;&lt;칼리오스트로 백작&gt;에서는 초상화 속 여인이 흑마술에 의해 되살아난 후의 소동을 그리며, 환상보다는 현실을 살라고 조언한다. 기괴하면서 우스꽝스러운 작풍이 인상적이다. &nbsp;&lt;미친 화가&gt;는 전쟁으로 인해 무너진 인간의 정신을 표현한 작품으로도, 예술의 개인성, 주관성을 옹호하는 작품으로도 읽힌다. &nbsp;&lt;붉은 면류관&gt;은 전쟁으로 죽은 동생의 유령으로 미쳐가는 형의 모습을 그렸다. 폭력이 한 개인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1차세계대전에 의무병으로 참전한 작가의 경험이 드러난다. &nbsp;&lt;심령회&gt;는 코믹한 꽁트처럼 읽힌다. 흉흉한 현실에 사람들이 어떻게 ‘미신’에 의존하게 되는지 보여준다. &nbsp;&lt;베네치아 거울-유리인간의 엽기 행각&gt;은 인상적인 작품이다. ‘귀신들린 거울’은 동서고금을 통해 유행해왔던 클리셰라고 쳐도 ‘도플갱어’라는 독일의 민속까지 차용한 점은 특이하다(이 시대 러시아에서). ‘거울에 갇힌 나’와 ‘거울을 탈출한 나의 이미지’가 선과 악의 대결을 펼친다. &nbsp;&lt;쥐잡이꾼&gt;은 이 책에서 가장 ‘고딕소설’다운 이야기다. ‘조용하고 인적 없는 방 260개를 연못에 담긴 물처럼 품고 있는 중앙은행 건물(340쪽)’은 고딕 소설의 훌륭한 무대가 된다. 인간과 쥐의 한판 대결을 중심으로 고난에 빠진 주인공의 모험에 로맨스가 가미된, 빠져들어 머물기 좋은 넉넉한 분량에 완벽한 구성, 긴장감까지 갖춘 이 책의 백미이다. 인간의 습성을 모방하는 ‘쥐’는 스티븐 킹이나 H. P. 러브크래프트를 생각나게 한다. &nbsp;&lt;스틱스 강 다리&gt;는 작가의 상상력과 유머 감각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전쟁과 자살 등으로 늘어나는 때 이른 죽음으로 미어터지는 저승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스틱스 강바닥에 사는 두꺼비가 등장한다. &nbsp;&lt;노파&gt;는 기괴한 설정에 엉뚱한 전개의 작품인데 결말이 모호해 미완의 작품으로 읽힌다. &nbsp;1800년대부터 1930년까지 러시아에서 발표된 고딕 단편 열두 편이 실려 있다. 전형적인 고딕 소설보다는 ‘환상소설’ 범주에 드는 작품들이 더 많다. 무서운 이야기들도 있고 신비롭거나 기묘한 이야기, 어이없는 실소를 자아내는 작품들도 있고 로맨틱하고 진중하거나 당대 현실을 엿볼 수 있는 이야기들 골고루 실렸다. 이런 앤솔러지에서 기대할 수 있는 ‘종합선물세트’ 같은 책. &nbsp;사족. 이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됐는데, 당시 러시아에 ‘톨스토이’라는 이름의 작가가 세 명 있다는 사실.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알렉세이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알렉세이 콘스타티노비치 톨스토이’. &nbsp;]]></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3322/8/cover150/k352938689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33220830</link></image></item><item><author>영꽃</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26년 서른두 번째 책 - [저녁의 이웃]</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4791159/17334208</link><pubDate>Sun, 14 Jun 2026 16:3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4791159/17334208</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62136417&TPaperId=17334208"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646/53/coveroff/k362136417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62136417&TPaperId=17334208"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저녁의 이웃</a><br/>이수안 지음 / 문학수첩 / 2026년 03월<br/></td></tr></table><br/><br>❝세상엔 수많은 선들이 있었고 우리는 그 선 밖으로 조금씩 밀려났지만 선 밖의 세상이 더 나쁜 것만은 아니었다. 울타리가 좀 더 넓어진 뿐이었다. (&lt;정성을 다하는 생활&gt;, 295쪽)❞&nbsp;&lt;소셜 다이닝&gt;은 거짓이 진실이 되고 진실이 거짓이 되는 아이러니와 현대인들의 가면을 기발한 소재와 수다스러운 필체로 유쾌하게 폭로한다. &lt;반려&gt;는 타인의 불행을 기회로 삼으려는 인간과 반려동물의 그늘에 가려져 소외되는 인간을 대비시키며 진정한 인간애란 무엇인지 묻는다. 우리가 보는 게 전부가 아니며 진실이 아닐 수도 있다고 말하는 &lt;앨리스 타운&gt;과 현대인들의 배타성과 집단이기주의를 주거 커뮤니티의 폐쇄성에 빗댄 &lt;홈 스위트 홈&gt;은 연작처럼 읽힌다. 선의와 악의가 공존하는 내면을 보여주는 &lt;테라스가 있는 옥상 별채&gt;는 다면적인 이야기다. 성급한 실수 뒤에 도사린 편견을 고발하는 이야기로 읽히는가 하면, 앞둔 것이라곤 상실과 외로움뿐인 노년의 위태로운 삶을 안타까운 시선으로 그려낸 이야기로도 읽힌다. &nbsp;마지막 두 작품은 이 책의 백미이다. ‘save the best for last’라는 말로 감상을 대신할 수 있는 &lt;도그 워킹&gt;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괜찮고 앞으로도 괜찮을 것이라는 희망을 전달한다. 우리의 최선은 아직 남아 있고 최악은 닥치지도 않았다는 위로는 어떤 불행도 결국 넘어설 수 있으리란 용기를 부른다.  정말 별것 아닌 소재로도 이렇게 마음을 움직이는 이야기를 쓸 수 있구나, 싶은 &lt;정성을 다하는 생활&gt; 역시 희망과 긍정의 이야기다. 위 두 작품은 눈부신 낙관이 오히려 눈물샘을 자극한다. 따뜻한 햇살이 쏟아지고 싱그러운 공기가 콧등을 간질이는 초원에 누워 있는 듯한 기분을 남긴다. 삶에 대한 순수한 열정을 담아낸 이야기들이다. &nbsp;여성으로서의 긍지와 연대를 말하려 한 듯한 &lt;세상의 기원&gt;과 다소 모호한 결말의 &lt;모나로부터 모나에게&gt;는 어려운 작품이었다. &nbsp;‘이수안’의 첫 소설집. 따뜻함과 서늘함, 유쾌함과 건조함이 공존하는 아홉 편의 이야기가 실렸다.&nbsp;]]></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646/53/cover150/k362136417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6465308</link></image></item><item><author>영꽃</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26년 서른한 번째 책 - [용궁장의 고백]</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4791159/17332011</link><pubDate>Sat, 13 Jun 2026 09:57: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4791159/17332011</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62137707&TPaperId=17332011"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850/38/coveroff/k562137707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62137707&TPaperId=17332011"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용궁장의 고백</a><br/>조승리 지음 / 달 / 2026년 03월<br/></td></tr></table><br/><br>고딕 소설의 배경과 ‘코넬 울리치’ 풍의 구성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이런 것들만으로 작가의 ‘장르적인 취향’ 운운하기엔 단서가 빈약하겠지만, 그 테두리 안에서 썩 잘 해냈다. 중반까지는 흥미를 돋운다. 무슨 이야기를 하려나 호기심도 생긴다. 잘 읽힌다. 하지만 결과 먼저 적자면, 소설처럼 읽히지 않는다. 영화의 시놉시스처럼 읽힌다.  &nbsp;술술 잘 읽힌다는 것이 재미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이야기는 마치 인정사정 안 봐주고 무작정 밀고 들어오는 불도저 같다. 이는 이야기의 힘이 있다는 얘기보다 ‘폭주한다’는 감상에 더 가깝다. 그래서 이야기가 주입된다. 독자 머릿속에 그저 밀고 들어오는 이야기는 매력없다. 소위 능동적인 독서가 힘들다는 얘기다. 거의 모든 설정이 ‘모’ 아니면 ‘도’다. 이 정도면 동화나 설화에 가깝다. 이런 극단성(혹은 막장성) 역시 좋은 재료가 될 수 있겠지만, 작가는 그 재료를 다루는 방법을 잘 모르는 듯 보인다. 작가는 거의 모든 경우에 너무 진지하다. 건조하고 유머가 없다는 말처럼 들리지만 그게 다는 아니다. ‘쌈마이’를 ‘쌈마이’스럽게 다룰 때 쌈마이의 쓸모와 가치가 증명된다. &nbsp;중반 이후로 속도가 갑자기 뚝 떨어지며 지루해지는 데엔 이유가 있다. 각 챕터마다 다른 인물들을 등장시켜 변화를 주고 있는데도 그렇다. 이야기 전체의 리듬에 완급이 없다. 인물들마다 하소연하기 바쁘다. 사연 풀이 이상은 아니다. 내내 이런 식이니 독자는 기 빨린다. 맥이 빠져서 책을 들고 있기가 힘들다. &nbsp;작가가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했는지도 모호하다.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한 종교를 고발하는 줄 알았더니 부동산 시장의 그늘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고, 느닷없이 ‘가족’의 환상을 깨려고 나선다. 깃발이 여러 개라고 이야기가 풍성해지는 것은 아니다. 깃발들끼리의 원근이 중요하다. 가장 가까이 보이는 깃발, 또 멀리 배경으로 보이는 깃발. 이 작품은 희미한 깃발들이 서로 질세라 펄럭대는 모양새다. 그리고 작가가 제시한 ‘빌런’들이 진정한, 모두들 공감할 수 있는 악당인지도 더 숙고했어야 했다. &nbsp;출판사나 서점에서는 이 소설을 추리/미스터리 소설로 선전하고 있는 모양인데, 그 장르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들에게 자칫 편견을 심어줄까 우려도 된다. &nbsp;]]></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850/38/cover150/k562137707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8503850</link></image></item><item><author>영꽃</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26년 서른 번째 책 - [벌집과 꿀]</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4791159/17332001</link><pubDate>Sat, 13 Jun 2026 09:5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4791159/17332001</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02039041&TPaperId=17332001"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6544/15/coveroff/k802039041_2.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02039041&TPaperId=17332001"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벌집과 꿀</a><br/>폴 윤 지음, 서제인 옮김 / 엘리 / 2025년 06월<br/></td></tr></table><br/><br>해외 강제 이주의 역사를 되짚어 보게 만들며, 낯선 타국에서 ‘고려인’이라는 이름으로 존재하는 이들을 외면하는 오늘날 ‘대한민국’을 아들을 삶에서 배제시킨 아버지에 비유한 &lt;고려인&gt;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탈북민으로 영국에 정착한 아버지를 둔 2세들의 이야기로서, 낯도 노도 나침반도 없이 망망대해를 떠도는 외로운 배의 이미지가 떠오르는 &lt;크로머&gt;, 80년대 스페인이라는 배경, 카자흐스탄 고려인인 인물, 스파이, 오인된 신분 등의 다이내믹하고 흥미진진한 소재로 ‘쇼’에 불과한 국제 정세 틈바구니에 끼인 약소국가의 운명을 한 개인의 불행한 삶과 겹쳐 보여준 &lt;코마로프&gt; 등도 좋았다. &nbsp;그 외, 한국 전쟁 후 폐허가 된 고향을 찾은 인물을 통해 기억의 힘을 증명하고 희망을 전달하는 &lt;달의 골짜기&gt;, 뉴욕을 배경으로 여행이나 모험에 불과한 이민자로서의 삭막한 현실 속에서도 타인의 손을 맞잡으려는 이야기인 &lt;보선&gt;, 1881년 연해주 고려인 정착지에서 벌어지는 일을 이방인의 시선으로 서술한 작품으로, 유령보다 더 무서운 침략당한 역사를 보여주려 한 것 같은 &lt;벌집과 꿀&gt;, 1600년대의 일본 에도시대를 배경으로 전쟁 포로로 붙잡혀 온 조선 아이를 본국으로 송환하려는 사무라이의 이야기인 &lt;역참에서&gt; 등이 실려 있다. &nbsp;시공간은 다양하지만 인물은 공통적이다. 그들의 배경과 역사, 사연과 상황은 모두 한 뿌리에서 나온다. ‘디아스포라 문학’란 바로 이런 것, 이라고 해도 좋지 않을까. 외롭고 고요한 이야기 저변엔 슬픔이 흐른다. 이야기마다 아픔이, 갈팡질팡하는 정체성과 역사에 남겨진 크고작은 생채기가 스며 있다. 미국에서 나고 자란 사람으로서 자신의 뿌리를 잊지 않고 자신을 이해하려 노력하고, 공부하고 고민하고 아픔을 헤아려 문학으로 승화시킨 이야기 일곱 편이 실려 있다. 작가 ‘폴 윤’의 존재가 귀하고 고맙다.&nbsp;]]></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6544/15/cover150/k802039041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65441525</link></image></item><item><author>영꽃</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26년 스물아홉 번째 책 - [레이븐 블랙]</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4791159/17331992</link><pubDate>Sat, 13 Jun 2026 09:4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4791159/17331992</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8401320X&TPaperId=1733199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92/66/coveroff/898401320x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8401320X&TPaperId=17331992"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레이븐 블랙</a><br/>앤 클리브스 지음, 이주혜 옮김 / 영림카디널 / 2007년 06월<br/></td></tr></table><br/><br>살인은 평범하고 범죄 동기도 단순하며 ‘레드 헤링(red herring)’일 게 분명한 용의자도 너무 뻔하다. 단서들을 추적하고 살인범이 밝혀지기까지의 과정에 긴박감이랄까, 독자를 궁금하고 초조하게 만드는 장르적인 묘미가 부족했다. 범죄의 진상이 밝혀질 때에도 그냥 그랬는가보다, 해버린다. &nbsp;‘에드거 상’ 수상작이고 작가의 고향(영국)에서 TV드라마로 만들었을 정도로 성공작이었다지만 내겐 다소 지루했던 작품. 다 읽고 며칠 지나면 휘발될, 그런 부류의 이야기. 못난 작품은 아닌데, 이 작품만의 독창적인 매력, 개성이 별로 없다. 사실, 이 정도의 미스터리는 흔하지 않나.  &nbsp;작풍은 ‘코지(cozy) 미스터리’의 분위기에 경찰소설의 요소가 적절히 섞여 있다. 설원의 섬을 배경으로 까마귀, 피 등이 어우러져 상상되는 색채의 대비가 인상적이었던 건 인정한다. 이야기 자체보다는 무대 세팅과 분위기가 매력적이었던 것 같다.  &nbsp;]]></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92/66/cover150/898401320x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926605</link></image></item><item><author>영꽃</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26년 스물여덟 번째 책 - [로스트 레이디]</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4791159/17331990</link><pubDate>Sat, 13 Jun 2026 09:42: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4791159/17331990</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02737463&TPaperId=1733199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25871/76/coveroff/k602737463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02737463&TPaperId=17331990"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로스트 레이디</a><br/>윌라 캐더 지음, 구원 옮김 / 코호북스(cohobooks) / 2020년 12월<br/></td></tr></table><br/><br>미국의 서부개척시대. 부유한 철도업자의 부인, ‘메리언’이 남편의 사업 실패와 건강 악화와 더불어 서서히 몰락해가는 과정을, 동네의 청년 ‘닐’의 시선으로 보여준다. &nbsp;메리언의 변모가 과연 타락일까. 우리로 치면 사대부 안주인이 가세가 기울자 주막을 차려 술을 팔고 돈 버는 재주는 있지만 신분이 낮은 남자와 연애를 하고 이런 모양새인데, 어렸을 때부터 메리언을 흠모했던 닐은 그런 변화를 안타까워하지만, 남편 없이 계속 살아가야 하는 메리언에겐 유일한 ‘삶의 방법’이었을지 모른다. 오히려 더 큰 용기가 필요한 행동이 아니었을까. 그런 결정을 내리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민을 거듭했을까. &nbsp;메리언의 삶에 일어난 파란과 닐의 시선을 통해 작가가 던지는 질문은 아마도 이럴 것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우리에게 삶을 지속할 용기가 있는가. 그 과정에서 삶과 시대의 가치가 충돌할 때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할 수 있는가. 과연 사회의 가치란 불변의 것인가. 타인의 삶을 재단할 권리가 우리에게 있는가.&nbsp;짧은 분량이지만 마지막 책장을 넘기고 나면 마치 대하소설을 읽은 기분이 든다. 기나긴 세월을 통과하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깊고 조밀하다. 무엇보다 좋은 건 유려한 번역. 이 책을 출판한 곳이 1인출판사라는 사실이 놀랍다. &nbsp;]]></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25871/76/cover150/k602737463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58717614</link></image></item><item><author>영꽃</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26년 스물일곱 번째 책 - [의지와 증거]</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4791159/17319831</link><pubDate>Sat, 06 Jun 2026 11:01: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4791159/17319831</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212733530&TPaperId=17319831"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27700/7/coveroff/k212733530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212733530&TPaperId=17319831"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의지와 증거</a><br/>비그디스 요르트 지음, 유소영 옮김 / 구픽 / 2021년 08월<br/></td></tr></table><br/>중년의 ‘베르기요트’는 부모의 유산 분배 문제를 계기로 오랫동안 연락을 끊고 살았던 가족들과 재회한다. 반갑기는커녕 껄끄러운 만남은 갈수록 ‘진짜 유산이 문제인가’라는 질문을 하게 만드는데, 그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nbsp;폭력의 긴 그림자에 여전히 갇혀 사는 인물에 대한 이야기다. 작품은 폭력의 피해자뿐만 아니라 그것을 부정하고 외면하거나 침묵한, 그로 인해 또 다른 가해를 하는 ‘가족들’에게 초점을 맞춘다. 다른 가족들에게 베르기요트는 폭력의 피해자이기 이전에 가정의 화목과 평안을 깨뜨린 장본인이다. 내부고발자를 반기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nbsp;이야기가 어떻게 진행될까. 베르기요트가 어렸을 때 ‘당한 일’은 거의 막바지에 드러나는데 짐작하기가 어렵지 않고 작가에게 그것보다 중요한 문제는 따로 있는 듯하다. 이야기의 가장 아픈 부분은 (큰오빠를 제외한) 가족들 중 누구도 피해자 편에 서주질 않는다는 사실. 오히려 피해자를 탓하고 의심하며 ‘공공의 적’으로 몰고 간다. &nbsp;들쑥날쑥한 시간 구성과 오락가락하는 주인공의 기억은 마치 시퀀스를 잘게 쪼개 마구 섞은 것 같은 영화, 혹은 악몽처럼 보인다. 이는 오히려 알코올의존증세까지 보이는 주인공을 의심하고 믿지 못하게 만들어버림으로서 독자로 하여금 ‘이차 가해’를 직접 경험하게 만든다. 이야기는 독자들이 피해자가 아니라 이차 가해자들에게 이입하도록 설계된 듯 보인다. &nbsp;작가의 고향인 노르웨이에서는 일대 파란을 일으킨 작품이라고 한다. 자전적인 소설로 알려진 이 작품에 반목하는 소설이 뒤이어 출판됐는데, 작가의 동생이 썼다고.&nbsp;]]></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27700/7/cover150/k212733530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77000734</link></image></item><item><author>영꽃</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26년 스물여섯 번째 책 - [평범한 말들의 편 가르기, 차별의 말들 - 무심코 쓰는 말에 숨겨진 차별과 혐오 이야기]</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4791159/17319824</link><pubDate>Sat, 06 Jun 2026 10:5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4791159/1731982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72038597&TPaperId=1731982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6198/9/coveroff/k872038597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72038597&TPaperId=1731982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평범한 말들의 편 가르기, 차별의 말들 - 무심코 쓰는 말에 숨겨진 차별과 혐오 이야기</a><br/>태지원 지음 / 앤의서재 / 2025년 04월<br/></td></tr></table><br/><br>우리의 일상적인 ‘말 생활’ 속에서 부지불식간에 저지르는 차별과 혐오의 증거들을 사회학적으로 잡아낸다. &nbsp;내용에 대부분 공감이 갔다. 하지만 ‘이렇게까지?’ 라거나 ‘참 피곤하게 산다’, 이런 생각이 들었던 부분도 아주 없지는 않았다. &nbsp;몇 년 전만 해도, 차별이나 혐오 같은 이슈들에 불 같은 관심을 보이며 달려들었으나,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것도 너무 세면 부러지듯이, 요즘은 그 불길이 다소 수그러진 듯하다. 너도 나도 그러고 있으니 ‘유행템’처럼 치부되는 느낌도 있고, 너무 나갔다 싶은 부분도 있고. 예를 들어 ‘범죄자의 인권’ 문제 같은. &nbsp;이 책에 대부분 공감이 갔다고는 말했지만 공감이 간다고 모든 것에 완벽히 동의하는 건 아니다. 이 책의 저자가 혐오와 차별, 인권 같은 이슈들을 진짜 ‘유행템’처럼 다루지는 않았는지 독자 스스로 질문하게 되는데, 그건 새로운 관점이 부족하고 낡은 말들을 앵무새처럼 읊어대고 있는 저자의 탓이 더 크다. 물론 새롭고 신선하다 느낄 독자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nbsp;]]></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6198/9/cover150/k872038597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61980967</link></image></item></channel></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