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마조프의 형제 -상 범우비평판세계문학선 2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지음, 김학수 옮김 / 범우사 / 1995년 7월
평점 :
품절


도스토예프스키의 역작 <카라마조프의 형제>를 읽고 나서 나의 영혼이 격앙되는 환희를 맛볼 수 있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나는 저자가 러시아의 대문호일 뿐 아니라 역사가 알고 있는 가장 위대한 작가라고 인정하게 되었다.

셰익스피어의 인생 무대를 통해 비극적 운명에 저항할 수 없는 인간을 조명해 볼 수 있다면, 도스토예프스키를 통해 그러한 인간의 내면을 더 깊이 들여다 보며 인간 본성 자체에 대한 심오한 통찰을 얻을 수 있다.

저자는 방대한 분량의 이 소설을 천재적인 솜씨로 이끌어 가고 있다. 까라마조프가의 아버지와 형제들의 반목과 파괴적인 갈등속에 세 형제들의 독특한 성격과 사상을 드러내며, 각각의 주인공들을 중심으로 일어나는 사건들이 거미줄처럼 연결되어 마치 한 가정사가 세상속의 모든 인생을 상징하는 듯 도도하게 흘러간다. 저자의 위대함은 그러한 줄거리 속에서 '신의 존재'에 대한 엄숙한 주제를 다루고 있는 점이다. 대조되는 인물들이 서로 바라보는 신에 대한 사고는 사건의 반전과 주인공들의 개인적인 종말과 맞물려 분명하게 구현되고 작품 결말에 와서는 순수한 알료사를 바라보는 어린아이들의 '까라마조프 만세'라는 심원한 함성 속에 저자의 의도가 표현되고 있다.

인간 본연의 심성에 대한 신뢰이며 당시의 러시아 시대상에 대한 비판이라 할 수 있다. 비열한 인간들을 그리면서도 그들에 대한 동정을 담고 있는, 그래서 독자로 하여금 인간에 대한 애정을 갖게 해주는 것이야말로 저자의 탁월한 점이라고 생각된다. 비록 더러움과 추악함을 지닌 인간이지만 그들에 대한 이해와 사랑으로 품는 마음은 바로 나 자신을 돌아보게 하며 참으로 부끄러움이 없는 순전한 삶에의 소망을 갖게 한다. 여전히 인간 본성안에 잠재된 죄의 악들을 지닌채로...

도스토예프스키의 가난한 자들에 대한 동정에 깊은 감동을 받으며 저속한 인간을 인간적으로 신뢰하며 절대자의 은총을 드러내는 작가의 위대한 정신을 높이 평가하고 싶다.
세속화되어 인간의 가치가 상실되는 시대에 이 위대한 고전이 더욱더 찬연히 빛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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