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 때까지 월300 - 여유롭게 나이 들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돈 관리법
조재길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12월
평점 :
품절


은퇴 후에도 죽을 때까지 매달 300만원씩 꼬박꼬박 받으면서 여유롭게 나이 들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돈 관리법.


참으로 돈이라는 게 쓰기는 너무 쉽지만, 반대로 벌기는 너무 어렵다. 요즘 생명공학 등 의료기술의 눈부신 발달로 평균수명이 늘어나고 기대수명이 점점 길어지다보니 100세 시대라는 말이 유행이다. 한쪽에서는 이런 장수가 축복이라고 하고 또 다른 쪽에서는 재앙이라고 한다. 젊었을 때부터 착실하게 노후준비를 잘하고 건강한 삶을 유지하는 사람들에게는 오래 사는 것이 축복 그 자체이지만, 그렇지 못한 부류들에게는 오히려 끔찍한 재앙일 수밖에 없다.


<죽을 때까지 월300> 우선 책 제목이 확 끌린다. 아울러 연금이 매월 3백만원씩 들어오는 통장을 표지로 삼았다. 사실 요즘은 퇴직하고서도 경제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온전히 은퇴하지 못하는 '반퇴' 시대라고 하니 은퇴 후에도 죽을 때까지 평생동안 매달 300만원씩 꼬박꼬박 들어온다면... 적어도 경제적으로는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적어도 나처럼 정년이 있는 직장인이라면 더더욱 그럴 것이다. 매월 예측 가능한 일정한 수입이 있다가 퇴직하는 순간부터 바로 고정된 수입이 아예 끊기는 셈이니까.


한국경제 증권부 현직기자인 저자는 바로 이런 노후의 재무적 리스크에 대비하는 방법의 하나로 연금 제테크라는 수단을 통해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통해 여유롭게 나이 들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비결을 알려준다. 방법은 초간단. 자산을 연금화하라는 것이다. 연금화란 노후에 확정된 기간 또는 자신(배우자 포함)이 사망할 때까지 일정 자산을 월급처럼 나눠 받도록 만드는 구조를 말한다.


책은 크게 5개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Part I. (죽을 때까지 돈 걱정 없는 비결)에서는 은퇴준비에 대한 인식 전환에 대해 다루고 있다. 은퇴 이후의 5가지 리스크 외에도 창업자, 중년, 여성, 맞벌이 부부, 자영업자, 싱글족, 공무원 등으로 나누어 각자에게 맞는 현실적인 은퇴준비를 하는 방법을 설명한다.


Part II. (자식보다 든든한 연금 재테크)에서는 좀 더 구체적으로 연금 재테크를 하는 다양한 방법을 설명한다. 분산투자, 추가납입제도를 활용한 더블 업 전략, 해지보다는 감액하는 전략, 연금보험, 변액연금 등을 활용하는 방법을 상세히 설명한다.


Part III. (내 집으로 매달 생활비 받기)는 주택연금과 농지연금에 대한 설명으로 구성되었다. 다소 생소하긴 했지만 이 책을 통해 이런 제도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우리나라처럼 부동산이 대부분의 자산을 구성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그나마 번듯한 집이라도 한 채 갖고 있으면 부득이한 상황에서는 이런 제도를 활용하는 것도 한 가지 노후 대비 방법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Part IV. (퇴직이 두렵지 않은 이유)에서는 퇴직연금 제도를 중점적으로 다룬다. 앞으로 우리나라도 퇴직금제도가 점차 없어지고 대신 퇴직연금 제도가 모든 사업장에 도입될 전망이다. 다소 생소하게만 여겨지던 DB형, DC형, IRP 등에 대해 잘 이해할 수 있었고, 성과급을 연금에 투자하는 방법과 계약이전제도, 퇴직연금을 안전하게 관리하는 방법 등에 대해 다루고 있다.


Part V. (가장 안정적인 미래를 쌓다)에서는 가장 기초적인 사회안전망이라 할 수 있는 국민연금에 대해 상세히 설명한다. 지역가입자, 사업장가입자 외에도 주부나 학생 등 소득 없는 사람들이 스스로 선택해 가입하는 임의가입자 제도 등 최근에 개정된 내용을 포함하여 비교적 상세히 소개하고 있다.


모든 재테크의 기본은 절약하고 저축하여 목돈을 만들어 안정적으로 투자하는 것이라고 한다. 요즘 저금리 시대를 맞아 저축의 의미가 축소되고 있긴 하지만, 그래도 이 책을 읽다보니 장수 리스크를 대비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역시 연금을 잘 알고 활용하는 길이 최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흔히 3층보장이라는 말은 1층 국민연금, 2층 퇴직연금(혹은 퇴직금), 3층 개인연금으로 안정적인 노후보장 시스템을 갖추라는 것이다.


한참 젊었을 때는 노후의 삶, 은퇴라는 단어가 먼 미래 남의 얘기로만 들렸기 때문에 당장 먹고사는 경제적 현실  너머 전체 생애의 틀 안에서 돈 문제에 대해 제대로 생각할 필요도 그럴 정신도 없어서 큰 그림 없이 매일매일을 허둥대며 살았던 것 같다.


이제 어느덧 반백의 나이에 접어들다보니 그동안 참으로 안전한 직장의 울타리 속에서 마치 '삶아진 개구리'처럼 현실 속에 안주하며 좀 더 치열하게 변화를 추구하지 못했구나 하는 아쉬움이 있다. 특히 명색이 금융기관에 종사한다는 사람이 자신과 가족의 미래 재무계획 하나 제대로 세우지 못한 채 이 나이를 먹고 말았다는 생각을 하니 한편으로는 스스로 한심하고 허탈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덜컥 겁이 나기도 한다. 입사 동기들의 경우에 비해 아직 두 아이가 어리다보니 결혼해서 독립하는 건 차치하고 대학 입시를 준비하고 있는 수험생 형편이다보니 수입보다 지출이 더 많아지는 시기여서 더욱 그렇게 느껴진다.


내 천성이 워낙 긍정적이고 게을러서 설마 '산 입에 거미줄 치랴'는 마음으로 오늘까지 살고 있긴 하지만, 매월 밀리지 않고 제 날짜에 월급 받는 안락함에 취해 이미 다가온 미래를 차분하게 대비하지 못한 것은 전적으로 내 책임이긴 하다. 하지만 '늦었다고 생각한 때가 가장 빠른 때'라는 말이 있듯이 이제부터라도 착실하게 준비한다면 은퇴 이후의 삶이 너무 초라하고 힘든 것만은 아닐 것이라 확신한다. 이 책은 나처럼 은퇴시기가 점점 눈 앞의 현실로 다가오지만 생애재무설계가 제대로 안 되어 걱정하고 있는 사람들이 꼭 한 번 읽고나서 바로 실천에 옮길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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