꽝 없는 뽑기 기계 - 2020 비룡소 문학상 대상 수상작 난 책읽기가 좋아
곽유진 지음, 차상미 그림 / 비룡소 / 2020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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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어려서 제가 대신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제목과 표지만 봤을 때는 이 책이 밝고 아기자기한 느낌의 귀여운 책일거라는 막연한 생각을 했어요.

그리고 저도 어릴 때 뽑기를 참 좋아하는 어린이었는데 100번 중에 80번은 늘 꽝을 뽑았거든요. 참 운도 지지리도 없어 어린 마음에 울기도 많이 울고 짜증도 나고 너무나 속상했던 그 기억, 또 "꽝이 없는 뽑기기계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ㅠㅠ"했던 저의 어릴적 바람이 실현되어 뽑기와 관련된 제 어릴 적 모습을 생각나게하는 아이에게는 재미와 꿈과 희망을 주는 그런 귀여운 이야기 책이려니 했지요.

아주 짧은 그림소설책이지만 제 아이가 어리기에 한번에 책을 다 보진 않았고 3일동안 조금씩 나눠 아이에게 읽어주었는데 이야기 중간까지는 제 예상처럼 아기자기한 내용들이 흘러가면서 중간중간에 작은 의문들이 들긴 했어요.

왜 희수는 뽑기를 하면 안된다고 하는거지?
왜 희수는 운동화가 더러운 것에 이리 집착할까?
왜 희수가 미술치료을 받아야하지?
왜 영준이 어머님은 희수에게 라볶이를 해주시지?
왜 1등 선물이 낡은 칫솔이지? 등등

깊게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면 스포일러가 되기 때문에 조심스러워서 모두 이야기를 해드릴 순 없지만 그런 조금의 의문들을 품고 무방비한 상태에서 아이에게 이 책을 소리내어 읽어주다 거의 결말에 다다라서는 저도 모르게 엉엉 울고 말았네요ㅠㅠㅠㅠㅠ 우는 저를 보고 우리 아이도 같이 엉엉 울고요~

이야기 중반까지 제가 가졌던 의문들
희수가 왜 뽑기를 두려워했는지,
왜 희수가 더러운 운동화에 그리 집착을 했는지,
희수가 미술치료를 받아야 하는 이유와
영준이가 희수를 기다리는 이유,
또 영준이 어머님이 만들어주신 라볶이의 의미까지 모두 한순간에 팡하고 뭉클함이되어 터져나오더라구요.

특히나 꽝 없는 뽑기기계에서 왜 1등 선물로 낡은 칫솔과 책과 색연필이 나왔는지도 모두 알게 될 즈음엔 더더욱 먹먹했죠.



책은 읽는 독자에 따라 다르게 읽히고 해석되기에 조심스러운 부분이 많지만 저는 희수가 이야기 초반부터 굉장히 신경쓰고 불편해하는 때묻은 운동화가 희수의 마음을 대변했다고 생각해요. 초반 희수의 마음은 때묻은 운동화처럼 온통 상처투성이니까요.

강아지에게도 영준이 어머님께도 언니에게도 들키고 싶지 않아한 그 운동화 속 자신의 발에서 날거라고 생각한 쾌쾌한 그 냄새는 어쩌면 희수가 자신의 상처와 아픔을 다른 사람이 알거나 보면 어쩌지? 하고 걱정한 희수의 마음을 표현한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어요.

그래서 이야기 말미에서 1등 선물로 받은 칫솔로 외할아버지께서 박박 운동화를 빨아주신 뒤 깨끗해진 운동화를 신었을 때, 우리 희수 마음 속에 있었던 큰 마음의 짐덩어리가 조금은 가벼워지고 상처가 아예 깨끗이 낫지는 않았더라도 조금은 치유가 된걸 뜻하는게 아닐까 하는 희망을 가지게 되기도 했고요.

1등 선물이란 값비싼 선물이 아니라 지금 아이에게 가장 필요한 그 무언가겠구나 하고 느끼게 되기도 했어요.

뽑기로 인해 희수가 받은 큰 마음의 짐과 상처가 꽝 없는 뽑기 기계의
별 의미 없어보였던 1등 선물들과 주위의 도움 덕분에 조금씩 서서히 치유되고 있으니까요.

꽝 없는 뽑기 기계에서 또 다른 1등 선물로 나온 책과 색연필에서 책도 사실 책은 주말이면 엄마와 함께 읽곤 했던 것이기에 희수에게 위안을 주는 매개체이고 색연필로 쓰는 그림일기 또한 희수의 아픈 마음을 치유해주는 좋은 수단이 될거라 믿어보아요.

또 무서웠던 치과를 가거나 친구들이 있는 학교에 다시 나가는 희수 모습을 보며 그만큼 희수가 한뼘 더 성장하고 나아가고 있구나를 생각해보기도 했어요.

옛말에 아이 하나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잖아요. 상처가 있는 아이는 더더욱 아이 주변의 마음과 도움이 절실하다는 걸 느꼈네요.

우리 아이도 자라면서 수많은 상처를 받을 것이고 종종 마음의 짐도 안게 될 것이고, 마음이 아픈 시기를 겪기도 하겠지만, 너는 그 상처를 극복하고 마음의 짐을 덜어내고 치유해낼 수 있는 힘이 능력이 있다는 걸, 또 너의 곁에는 언제나 너를 응원해주고 사랑해주는 댓가없이 지지해주는 엄마를 비롯한 사람들이 있다는걸 이 책을 통해 꼬옥 말해주고 싶어요.

나아가 우리 아이도 영준이처럼 주위에 희수처럼 마음에 상처가 가득한 친구가 있다면 외면하지말고 먼저 다가가 따스한 말을 걸어주고 진심이 담긴 도움을 줄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잘 키워봐야겠다는 작은 욕심도 생겼네요.

마음 속 먹먹함이 쉽사리 없어지지 않아 제가 생각했을 때 이 책 속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들을 한번 그려보았는데 알라딘 리뷰에는 사진을 첨부할 수가 없네요ㅠ 그래서 블로그 리뷰 링크를 첨부해요!

https://m.blog.naver.com/dlghkd5/221886908265

초등학교 때 산 20년도 더 된 색연필을 오랜만에 꺼내고 없는 색깔은 아가용 크레파스로 하다보니 부족함이 많은 그림이지만 희수에게 저도 힘을 보태고 싶어서 그린 그림들이에요 :)

희수에게 상처를 주었지만, 다시금 희수에게 치유제가 되어준 뽑기 기계, 500원, 운동화, 라볶이, 1등 뽑기, 헌 칫솔 2개, 책과 색연필, 그리고 활짝 웃는 희수를 그렸죠.

제 나름대로는 500원은 큰돈이 아니잖아요.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돈이잖아요. 희수에게 찾아온 상처 또한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그런거라는 뜻은 아닐까하는 생각을 하며 그려보았구요!

희수의 마음 속 상처를 대변한다고 생각했던 희수의 때묻은 운동화,
저는 다시 깨끗해진 운동화를 그려보았어요! 희수가 마음의 상처를 극복하고 앞으로 더 행복하게 살기를 바라는 응원하는 마음에서요.

또 영준이 어머님이 만들어주신 맛있는 라볶이, 주위의 이런 따스한 마음과 손길이 정말 중요하죠.

희수가 그렇게나 뽑고 싶어했던 1등 뽑기! 꽝 없는 뽑기 기계에서는 2번이나 뽑게 되죠!

그리고 1등 뽑기 상품으로 비싸지도 않고 남이 볼때는 정말 의미 없고 하찮아 보이지만 희수에게는 큰 위안와 마음의 치유를 선물해 준
낡은 2개의 칫솔과 책, 색연필.

마지막으로 웃는 희수의 모습이요. 책 전반에서 희수가 웃는 모습은 딱 1번만 나오더라구요. 희수가 앞으로도 이렇게 밝고 행복하게 웃으면서 힘차게 살아가기를 온 마음 다해 가득 바라면서 활짝 웃는 희수를 그렸어요.

희수는 책 속 인물이지만, 실제로 이 세상에 존재하는 수 많은 희수들에게 힘내라고 너희들을 온 세상이 응원한다고 이 책을 통해 꼭 말해주고 싶어요. 그리고 아이가 한해한해 자라면서 이 책을 꼬옥 꼬옥 다시 또 다시 계속해서 읽어줄거에요! 우리 아이도 더 단단하게 크라는 의미에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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룡룡룡룡룡 2020-04-02 15: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리고 아이와 꽝없는 뽑기 놀이도 한번 해보았거든요! 블로그 꼬옥 구경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