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ml version="1.0" encoding="utf-8"?><?xml-stylesheet href="https://blog.aladin.co.kr/blog/rss/rssUserXSL.aspx" type="text/xsl" media="screen"?><rss version="2.0"><channel><title>낡은 것만 좋아하는 고질병 (공삼 서재)</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4486110</link><language>ko-kr</language><description>인스타그램 @you_r1n0310</description><copyright /><generator>Aladdin RSS(Alss) v0.9</generator><lastBuildDate>Mon, 06 Jul 2026 19:56:07 +0900</lastBuildDate><image><title>공삼</title><url>https://image.aladin.co.kr/Community/myface/pt_7644861104232182.jpg</url><link>https://blog.aladin.co.kr/764486110</link><width>100</width><height>100</height><description>공삼</description></image><item><author>공삼</author><category>리뷰</category><title>이소호가 또 사람 미치는 글을 들고 왔다... - [이자만큼 성실하게 - 교유서가 소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4486110/17372656</link><pubDate>Fri, 03 Jul 2026 23:51: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4486110/17372656</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62130176&TPaperId=1737265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640/80/coveroff/k562130176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62130176&TPaperId=17372656"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이자만큼 성실하게 - 교유서가 소설</a><br/>이소호 지음 / 교유서가 / 2026년 06월<br/></td></tr></table><br/><br><br>#도서제공  &nbsp;  p.91 나의 중독은 누군가에겐 배부른 투정이자, 재수없는 돈 자랑이었고, 의지가 부족한 여자의 철없는 소동일 뿐이었다. 쇼핑 중독은 동정조차 ‘가성비’가 안 나오는 병이었다.&nbsp;<br>허구와 현실 사이 돈 없는 예술가를 상냥하게 위로하는 대신 발가벗겨 세상에 내던져 놓는다. 『캣콜링』 『홈 스위트 홈』의 이소호가 다시 한 번 독자를 미치게 만들고 있다. 『이자만큼 성실하게』를 다 읽고 가장 먼저 든 감상은 바로 이것이었다. 이런 글을 이소호 말고 누가 쓸 수 있을까. 수진의 목소리를 따라가고 있으면 정제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불쾌감이 자꾸만 치밀어오른다. 비난이 목끝까지 차오른다. 수진아, 글을 때려쳐. 그리고 나가서 쿠팡 뛰어. 그러나 그렇게 비난할 수 없는 것은, 이 책을 읽고 있는 나부터가 그 가난한 작가들이 가난과 체면과 삶을 박박 갈아넣어 쓴 빚조각 글들을 너무 사랑하기 때문일 것이다(그러나 사랑이 밥 먹여주지 않는다...). 여기까지 쓰면 다시금 수진의 논문이 떠오른다. 예술은 공공의 것이 되는데 예술가는 알아서 밥을 먹어야 한다(이 논리가 너무나 대단해서 예술가도 공무원처럼 나랏밥 먹여 주라는 주장마저 하고 싶어진다).  &nbsp;  너무 현실적이어서 너무 무섭다. 여름에 읽어본 그 어떤 공포소설보다도 두려운 글이다. 귀신은 허상이고 빚은 현실이니까. 결국 수진의 사치는 병이었고 성실하게 모은 돈은 믿었던 친구에게 등쳐먹혔고 예술을 알아줄 것만 같던 남자친구는 막상 그 예술이 자신의 삶 안으로 성큼성큼 들어와 현실이 되자 계산기를 두드린다. 분명 수진의 상황은 안타까운데, 때로는 수진보다도 가기 싫다고 울면서까지 호주로 떠나가 수진에게 20만원을 따박따박 빌려주는 은진이 더 안타깝다고 느껴지기도 한다. 시인이 수치심을 팔 때 가족은 건물을 판다. 독자가 그의 존엄과 가족의 현물 간 무게를 달아 보는 중에도 수진이 미안함이나 비참함보다 ‘아직 비빌 언덕이 있다’는 안도감을 느끼는 작태에는 잠시 책을 덮고 쉬고 싶어질 만큼 마음이 힘들어진다. <br><br>  &nbsp;  p.192 시는 나였다. 내 숨이고 내 침묵이고 내 행간이었다. 끝이 보였다. 내가 멈추면 시도 멈췄다. 근데 소설은 달랐다. 소설은 남이었다. 내가 아닌 사람을 만들어서 걷게 하고 말하게 하고 몇백 페이지를 살게 해야 했다. 그게 무서웠다.<br>이소호의 시들이 대체로 자전과 허구가 어울려 있다는 점과 서울예대 문창과, 광고회사 경력, 호주에서 일하는 동생, 등단 12년차 등 이소호와 주인공 수진의 공통되는 키워드를 생각해 보면 『이자만큼 성실하게』에도 어느정도 자전적 요소가 스며있다고 느껴지는데, 그런 부분에서 수진을 이토록 날것으로 묘사하는 기세가 대단하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변호의 욕망이 있지 않은가. 그러나 수진은 지독하게 현실적으로 빚어진 듯한 캐릭터다. 동생이나 가족에게 쉽게 손을 벌리고, 그러면서도 수치심 대신 합리화만 반복한다. 실존이니 쇼펜하우어니 거창하게 떠들지만 현실에서 손에 떨어지는 건 캐시워크 100원. 돈이 없어 사치를 그만두었을 뿐이지 시인의 껍데기를 쓰기 위해 울 코트를 사던 순간에서 별로 변하지 않았다고 느껴지는 지경이다. 몇 번이고 책을 다시 읽어도 계속해서 감탄하게 된다. 이걸 이소호 말고 누가 쓰겠나.  &nbsp;  이 글은 빚에 허덕여 본 적도 빚을 진 가족을 건사해본 적도 없는 이들에게는 마음껏 수진을 헐뜯을 수 있는 블랙코미디고, 단 한 번이라도 그렇게 살아본 적 있는 이들에게는 다큐멘터리다. 거지방이나 탄원서, 논문의 디자인을 살려 넣은 부분이 소설의 글맛을 더욱 살려준다. 에세이인지 소설인지, 고발인지 유머인지 끝까지 읽고도 알 수 없는 괴롭고 맵고 쓰고 짠 책이다. 감사하게도 작가님이 남겨주신 사인 속 ‘흑야의 빛’이라는 표현을 되새겨본다. 그런데 제가 빛이 되는 거 맞나요, 이 책을 출판사에서 무료로 받았는데. 어쩐지 서점에 가서 한 권을 더 카드로 긁어야만 할 것 같은 기분이다.  &nbsp;    &nbsp;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nbsp;  #이자만큼성실하게 #이소호 #교유서가 #공삼_북리뷰 #서평 #서평단 #책리뷰 #책추천 #책스타 #책스타그램 #북리뷰 #북스타 #북스타그램 #소설 #소설추천 #한국소설 #장편소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640/80/cover150/k562130176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6408036</link></image></item><item><author>공삼</author><category>리뷰</category><title>한, 복수, 그리고 애도. - [그리고 강은 그녀를 끌어내린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4486110/17361146</link><pubDate>Sun, 28 Jun 2026 23:4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4486110/17361146</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82139519&TPaperId=1736114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496/31/coveroff/k982139519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82139519&TPaperId=17361146"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그리고 강은 그녀를 끌어내린다</a><br/>윤지현 지음, 박지선 옮김 / 휴머니스트 / 2026년 06월<br/></td></tr></table><br/><br>#도서제공  &nbsp;  p.284 사람들은 귀신이 되는 걸 너무 거창하게 생각해. (중략) 그 마음 때문에 죽고 만 거야. 마크, 그게 전부란다. 귀신이 되는 건 단 하나, 놓지 못하는 마음 때문이야. 우리를 괴롭히는 건 우리가 놓아 줘야 떠나는 거야.  &nbsp;  굉장히 그리워했던 죽은 사람이 돌아온다면, 그것이 과연 살아 있는 자들에게 행운일까? 『그리고 강은 그녀를 끌어내린다』는 수진이 기르던 쥐 ‘밀키스’를 되살리는 것을 통해 수진의 집안 여자들이 공유하는 특별한 ‘능력’을 보여주며 시작된다. 수진이 능력을 마크에게 들킨 후 마크가 그녀의 죽은 언니 ‘미래’도 그 능력으로 되살릴 것이냐고 물었을 때 수진은 강하게 부정하지만, 이 작품이 자매 관계를 중심으로 흘러간다는 소개를 생각하면 이미 독자는 그녀가 언니를 되살리리라는 것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다. 그리고 예상대로 수진에 의해 살아난 미래는 차츰차츰 복수를 해나가며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수진의 가족이 한국계라는 설정에 걸맞게 이야기 곳곳에 한국을 떠올리게 하는 장치들이 보이고, 수진이 그곳의 경찰서장에 의해 인종차별을 겪는 모습도 드러난다. 작가가 한국계 미국인이라는 점에서 어느 정도 본인이 겪어 온 이야기가 포함되어 있지 않을까 싶다.  &nbsp;  미래가 어머니의 죽음에 얽힌 자들을 차례차례 죽음에 이르게 하는 것은 마치 한국의 주된 귀신 소재인 ‘처녀귀신’과 ‘한’을 떠올리게 한다. 수진이 죽음을 거슬러 미래를 되살린 것이 잘못이라고 생각되면서도 너무나 애틋한 이 자매를 바라보고 있으면, 미래가 건강히 잘 살아가기만 한다면 이대로도 괜찮지 않나 하는 착각에 독자도 수진과 함께 사로잡히고 만다. 그러나 마크도, 수진도, 그리고 이야기 밖의 독자도 알고 있다. 자신이 누구인지 모르게 된 미래는 완전히 살아난 것이 아니며 앞으로 완전하게 살아갈 수도 없다는 것을. 그래서 독자는 불안한 마음으로 페이지를 넘긴다. 과연 미래는 어떻게 될지, 그리고 미래를 다시 잃을지도 모르는 수진은 어떻게 될지, 마크는 끝까지 그녀의 편이 되어 줄지.  &nbsp;  p.420 복수의 끝에 무엇이 남는단 말인가? 미래가 증오하는 이들이 모두 익사하고 나면, 이미 제 이름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망령 같은 존재가 되어버린 미래가 도저히 알아볼 수 없는 존재로 변하고 나면 앞으로 나아가는 게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nbsp;  수진은 미래를 절대 죽음으로 되돌려보내지 못할 것처럼 굴지만 작가는 주변인의 입을 빌려 수없이 메시지를 던진다. 마크의 어머니가 ‘우리를 괴롭히는 건 우리가 놓아 줘야 떠난다’고 말하는 것처럼, 이야기는 수진이 어머니를, 미래를, 밀키스를 놓아줘야만 한다고 소리친다. 그래서 종래에는 수진도 미래가 원하는 복수를 모두 실행해도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는다고, 그래서는 미래도 자신도 과거를 두고 ‘미래’로 나아갈 수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으스스한 스릴러 속에서 독자는 수진의 모습을 통해 은연중에 미래의 애도를 함께하면서 이야기가 완성된다.  &nbsp;  흡입력이 굉장한 소설이다. 400페이지를 훌쩍 넘기는 두꺼운 책인데도 지루하거나 답답한 부분이 전혀 없다. 독자를 글 속으로 순식간에 빨아들여서는 수진의 성장을, 미래의 애도를, 마크의 풋풋한 사랑을 함께하게 만든다. 단지 스릴러에 그치지 않고 미래가 K-장녀로서 짊어져야 했던 짐을 보여준다는 것이, 그리고 이 이야기를 시작하는 것과 끝내는 것이 모두 수진이라는 점이 굉장히 좋았다. 가장 가까운 연대자이자 가장 아픈 덧니같은 이 자매가 끝난 페이지 속 각자의 자리에서 영원히 행복하기를 바라게 된다.  &nbsp;    &nbsp;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nbsp;  #그리고강은그녀를끌어내린다 #윤지현 #휴머니스트 #공삼_북리뷰 #서평 #서평단 #북스타 #북리뷰 #북스타그램 #책리뷰 #책스타 #책스타그램 #도서추천 #소설추천 #장편소설 #스릴러 #호러 #추리 #스릴러소설추천 #여성서사   &nbsp;    &nbsp;  <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496/31/cover150/k982139519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4963115</link></image></item><item><author>공삼</author><category>리뷰</category><title>귀신보다 사람이 무서운 세상 - [태양 공포]</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4486110/17352023</link><pubDate>Tue, 23 Jun 2026 23:51: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4486110/17352023</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72139399&TPaperId=1735202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423/97/coveroff/k672139399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72139399&TPaperId=17352023"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태양 공포</a><br/>이종산.정보라.허진희 지음 / 스프링 / 2026년 06월<br/></td></tr></table><br/><br><br>#도서제공  &nbsp;  p.43 사람이 죽어 나간 베이글 가게. 빵집에서 일하다 죽는 사람들. 공사 현장에서도 사람들이 일하다 죽었고, 창문을 닦거나 엘리베이터를 수리하다가 죽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중에는 대학이나 고등학교를 갓 졸업하거나 아직 고등학생인 사회 초년생도 많았다.&nbsp;<br>친구들과 종종 우스갯소리로 귀신보다 사람이, 사람보다 벌레가 무섭다는 이야기를 한다. 우리는 ‘호러’라고 하면 귀신부터 떠올리기 쉽지만, 혼자 사는 집에 귀가했을 때 누군가가 있다고 생각해보자. 벌레, 귀신, 사람 중에서 아마 가장 안 무서운 것이 귀신이다. 『태양 공포』는 그런 우스갯소리를 떠올리게 하는 앤솔로지다. 도시 괴담을 소재로 하는 호러 앤솔로지지만 급박한 귀신 출몰 에피소드나 심한 텍스트고어는 등장하지 않는다. 대신 사람들(약간은 사람이 아닐 주현 포함)이 등장해 자신의 이야기를 꾸려나간다.  &nbsp;  글을 빌려 사회를 말하는 작가가 좋다. 표제작인 이종산의 「태양 공포」는 주인공 주현이 부모를 잃으면서 시작된다. 어른이라고 불릴 나이가 되기도 전에 일하다 죽는 아이들, 그리고 부모 없이 사회에 덜렁 내쫓겨 어디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모르는 청년들. 주현은 흡혈귀 혼혈이라는 특이한 설정을 가지지만 그의 모습은 마치 가정 밖 청소년이나 보호종료아동의 힘겨움을 떠올리게 한다. 「탈출기」는 몸을 던져서까지 공포에서 벗어나려고 했던 피해자가 도리어 가해자 취급을 받는 안타까운 현실을, 「피터와 모」는 가정 내의 남아선호, 외로움이 사람을 좀먹는 과정을 여실히 보여준다. 어쩌면 이것들이야말로 귀신이나 저주보다도 우리 사회에 더 깊게 뿌리박힌, 실체 없는 공포이자 호러일 것이다.  &nbsp;  p.101 그녀의 인생은 여전히 엉망이었다. 그녀는 아무것도 잘못하지 않았다. 자신이 잘하고 좋아하는 것을 하며 열심히 살았을 뿐이었다. 그런데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어떤 사람이 화면 뒤에 숨은 채 ‘잼있으니까’ 자신의 삶을 망쳐 놓았다.<br>『태양 공포』에 실린 세 편의 글들은 도시 속의 절실한 고독을 조명한다. 주현과 그녀, 남지우는 모두 어느 섬의 골짜기 외딴 집 따위가 아닌 사람들이 오가는 도시 속에서 살고 있지만 저마다의 고독을 갖고 있다. 남들과 다른 존재여서, 국가와 사회가 충분히 보호해주지 않아서, 자신만이 불쌍하다고 생각하는 가족들 속에서 살아와서. 마지막 단편 「피터와 모」를 읽고 나면, 만약 지우가 주현과 그녀를 보았더라면 아마 그들의 어깨에도 어두운 덩어리가 붙어있는 것이 보이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각 단편들은 저마다 공포스럽게 연출된 장면을 가지지만 글 속에는 더한 공포들이 숨어있다. 주현이 피를 빠는 장면보다는 사람을 죽이고도 돌아가는 공장이 더 끔찍하다. 그녀가 징그러운 환각 속을 헤매는 것보다 사이버 성범죄에 아무런 대처조차 되지 않는 현실이 더 기괴하다. 피터와 모가 몸을 자르는 것보다 어린 딸에게 어깨의 어둠을 만들어 준 하란이 죽음을 목전에 둔 순간까지도 그 어둠을 볼 수 없다는 것이 독자를 괴롭게 한다.   &nbsp;  그러나 주현은 살아갈 것이다. 그녀는 살아남았고, 지우는 그 집에서 자신의 세계를 구축하기로 한다. 우리는 이 도시 속에서 살아가면서 주현을, 그녀를, 지우를 만나게 될 것이다. 『태양 공포』는 그렇게 우리 사이를 살아가는 이들이 겪어야 했던 공포를 조명한다는 점이 가장 도시괴담스러운 부분이었지 않나, 싶어진다. 차분하고, 고요하고, 스산하게.  &nbsp;    &nbsp;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nbsp;  #태양공포 #이종산 #정보라 #허진희 #스프링 #스프링출판사 #공삼_북리뷰 #서평 #서평단 #앤솔로지 #단편 #한국소설 #젊은작가 #호러소설 #도시괴담 #공포 #미스터리 #책추천 #책리뷰 #책스타 #책스타그램 #소설추천 #단편소설추천 #북스타 #북리뷰 #북스타그램&nbsp;<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423/97/cover150/k672139399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4239731</link></image></item><item><author>공삼</author><category>리뷰</category><title>˝가서 복음을 실천합시다˝ - [복음의 힘 - 복음을 여는 레오 14세 교황의 10가지 단어]</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4486110/17337164</link><pubDate>Mon, 15 Jun 2026 23:28: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4486110/1733716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119910&TPaperId=1733716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254/69/coveroff/8932119910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119910&TPaperId=1733716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복음의 힘 - 복음을 여는 레오 14세 교황의 10가지 단어</a><br/>레오 14세 지음, 로렌조 파치니 엮음, 이재협 옮김 / 가톨릭출판사 / 2026년 05월<br/></td></tr></table><br/><br><br>#도서제공  &nbsp;  p.82 그리스도인의 삶은 머릿속이나 마음속에만 머무는 단순한 지적 탐구나 감정의 동요에 그치지 않습니다. 그것은 자신 안에 갇혀 고립된 삶이 아닙니다. 그리스도인의 삶은 다른 이들과 함께, 한 모임 안에서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가는 삶입니다.  &nbsp;  “미사가 끝났으니 가서 복음을 실천합시다(전합시다).” 모든 신자들이 매주 파견 때 이 말을 듣는다. 우리는 당연하게도 “하느님 감사합니다.” 하고 대답하지만, 정말로 복음을 실천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잘 모른다. 그도 그럴 것이 ‘복음’이라는 개념은 굉장히 모호하고 일상에서 동떨어진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복음의 힘』은 그렇게 낯설기만 한 ‘복음’을 교황 레오 14세의 언어로 일상 속에 가져다주는 책이다. 일일이 찾아 읽지 않으면 일상에서 마주치기 힘든 강론을 그리스도, 마음, 교회, 선교, 친교, 평화, 가난한 이, 연약함, 정의, 희망이라는 열 개의 주제로 나누어 10개 장에 걸쳐 편집하였다. 독자는 자신이 원하는 주제의 말씀을 골라 읽을 수 있으며, 인용된 복음 구절도 장과 절이 모두 쓰여 있어 하나하나 검색해보지 않고도 언급된 연관 구절을 쉽게 찾을 수 있다.  &nbsp;  서문에서 레오 14세 교황은 아우구스티노 성인의 말을 인용하며 책의 포문을 연다. “우리 시대는 우리 자신입니다.” 이 말과 함께 우리가 폭력을 목격하여도 낙담하지 않을 것을, 성령의 힘을 내려 주실 것을 하느님 아버지께 청할 것을 촉구하며 서문이 마무리된다. 이 서문을 통해 독자는 레오 14세가 이 책을 통하여 하고자 하는 말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다. 신자들이 ‘나’와 ‘시대’를 분리하지 않는 것, 시대의 폭력이나 가난, 불의, 괴로움을 나와 동떨어진 것이라 치부하거나 내가 해결할 수 없는 것이라 낙담하지 않고 그 시대 속에 평화가 꽃피기를 기도하며 작은 것부터 실천하는 것. 복음의 ‘힘’이란 바로 그런 것이지 않을까 생각된다.   &nbsp;  p.58 이처럼 다양성을 존중하며 친교를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것은 중요합니다. 참된 친교는 서로 다른 은사들이 하나의 신앙 고백 안에서 조화를 이루어 복음 선포에 기여하는 것입니다.  &nbsp;  특히 개인적으로 깊이 와닿은 챕터는 3장 「시대의 도전에 응답하는 교회」였는데, 평소 젊은 여성 신자로서 앞으로 가톨릭이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해 여러 가지 많은 생각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혐오’의 근거로 성경을 제시한다. 성경에서 그것을 금지하였으니 내가 너를 혐오하여도 타당하다, 는 목소리가 수시로 들려온다. 그러나 &lt;신임 대주교 팔리움 수여 미사&gt; 강론에서 레오 14세는 베드로와 바오로 사도의 이야기로 예를 들어 다양성에 대해 신자들에게 이야기한다. 평신도와 사제가, 교회와 세상이 맺어나가는 형제애와 같은 우정의 관계로 참된 친교에 기여할 수 있다고 말한다. 어쩌면 이런 친교야말로 서울세계청년대회 기도문에서 언급되는 ‘시노드 교회’로 가는 지름길이 아닐까 싶다. 시대가 변하면서 사람들이 종교에 요구하는 것도 많이 달라졌다. 그리고 레오 14세 교황의 교회는, 그 요구와 부름에 친교로서, 다양성을 존중함으로서 모든 이가 선교사가 되는 시대의, 모든 하느님 백성이 함께 걷는 시노드 교회로 나아가겠다고 기꺼이 응답하였다.   &nbsp;  6장 「무장을 내려놓게 하는 평화」나 7장 「가난한 이들에게 먼저 전해지는 복음」을 통해서 가톨릭교회가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을 충분히 엿볼 수 있었다. 도움이 필요한 이들, 소외된 자들의 곁에 있는 교회, 전쟁이 아닌 평화가 사람을 일으켜 세우게 하는 교회. 빈곤과 전쟁으로 병들어가고 있는 시대를 조명하는 챕터가 아니었나 싶다. 특히 6장에 실린 &lt;이탈리아 주교 회의 주교들에게 한 연설&gt;에서 레오 14세는 각 교구가 비폭력 교육의 길을 마련하고 갈증을 중재하며 타인을 환대하는 활동을 추진할 것을 요구한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가톨릭교회가 단지 관념적인 위로자의 역할에 그치는 대신 ‘실제로 행동하는 공동체’로서 평화에 기여한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고, 이것을 느껴 보는 경험이 많은 신자들에게 좋은 메시지가 되어 주지 않을까 생각한다. 가톨릭이 걸어온 길에 대해, 그리고 앞으로 나아갈 길에 대해 상냥하고 다정한 메시지로 알려주는 책이었다.  &nbsp;    &nbsp;  * 캐스리더스 활동으로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nbsp;  #복음의힘 #레오14세 #가톨릭출판사 #공삼_북리뷰 #서평 #서평단 #캐스리더스 #캐스리더스9기 #책스타 #책리뷰 #책스타그램 #북리뷰 #북스타 #북스타그램 #신앙 #찬미예수님 #영적독서 #교황 #popeleo14 #PopeLeoXIV #시노드교회<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254/69/cover150/8932119910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2546901</link></image></item><item><author>공삼</author><category>리뷰</category><title>가장 가깝고 가장 괴로운. - [림 : 기념]</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4486110/17320996</link><pubDate>Sun, 07 Jun 2026 00:42: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4486110/17320996</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792139974&TPaperId=1732099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402/21/coveroff/k792139974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792139974&TPaperId=17320996"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림 : 기념</a><br/>고수경 외 지음, 조연정 해설 / 열림원 / 2026년 05월<br/></td></tr></table><br/><br><br><br>#도서제공  &nbsp;  p.29 그냥 시간을 보낸 거예요. 어떤 아이들한테는, 누군가한테는 그런 곳이 필요하다고요. 그렇게 말하고 싶었지만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이곳이 그럴 만한 공간이었는지 확신할 수 없어서.<br> 가족이라는 단어가 주는 뉘앙스는 대체로 친밀감을 내포한다. 혈연으로 이어진 가장 친밀한 관계, 나를 보호해주는 울타리, 든든한 우군이자 따뜻한 지원군. 그러나 정말로 모든 ‘가족’이 그러한가? 일곱 번째 림 소설집인 『림 : 기념』은 가족을 소재로 하는 여섯 편의 글을 통해 독자에게 묻는다. 가족이란 반드시 아름다운, 필수불가결한 존재일까? 책을 읽는 내내 마음이 미묘하게 불편했다. 불편함은 글에서부터 출발하지 않는다. 한 번도 가족이 불편해본 적 없는 누군가는 이 글들에 영원히 공감하지 못하리라는 사실이 자꾸만 글 밖의 나를 좀먹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족에 대한 이 신선한 글들을 기쁘게 읽고, 때로는 분노하고, 때로는 울고 때로는 공감할 수밖에 없는 것은, 결국 ‘가족’이라는 정서는 각기 다른 모양일지언정 세상에 존재하는 인간이라면 누구나가 갖는 정서이기 때문일 것이다. 심지어는 가족이 없는 사람마저도 ‘가족이 없다’라는 사실 자체가 하나의 정서가 된다.   &nbsp;  『림 : 기념』에 등장하는 가족들은 대체로 지금까지 우리 사회에서 보편적이었던 가족, 즉 부모와 자녀 둘 정도로 구성된 가정을 전제로 하지 않는다. 어느 부부에게는 아이가 없다. 어느 글에서는 ‘나’와 ‘여동생’밖에 등장하지 않는다. 어느 부부 슬하의 일남일녀, 굉장히 흔한 가족의 형태로 보이는 이 가족은 별거 중이다. 이들이 서로 형태가 다르다고 해서 누구 하나 가족이 아니라고 할 수는 없다. 저마다 다른 모양으로 존재하고, 그들이 때로는 서로를 갉아먹고, 옮아매고, 또 지지했다가, 또 괴롭게 하는 것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것. 어쩌면 이것이 『림 : 기념』의 첫 번째 의의가 아닐까 생각한다. <br>  &nbsp;  <br><br>p.142 나와 의견이 다른 이를 굴복시키려는 호승지심이 2할이라면 나머지 8할은 선도에 가까웠다. 상대가 좋은 쪽으로 나아갔으면 하는 바람. 그 믿음은 아집이 강한 아버지와 사는 동안, 기분파에 다혈질인 엄마와 소통하는 동안 서서히 깎여 나간 것 같다.  &nbsp;  표제작 「기념祈念」이 굉장히 사랑하는 작가 성해나의 작품인지라 이 책이 더 반가웠을지도 모르겠다. 성해나의 글은 때로 너무 현실적이어서 사람을 소름 돋게 만들었다가, 때로는 너무 나와 동떨어져 보여서 자꾸만 내 스스로 그 속으로 빨려들어가게 된다. 「기념祈念」은 전자였다. 굳이 병기된 한자를 한참이나 들여다보다가 문득 깨달은 것은, 이 ‘기념’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결혼기념일’ ‘기념 촬영’ 따위의 ‘기념紀念’과는 다른 한자를 사용한다는 것이었다. 빌 기祈 자에 생각 념念 자를 쓰는 기념祈念. 글 속의 ‘나’는 무엇을 빌고 싶었을까. 글의 말미에서는 별다른 큰일이 일어나지 않는다. 상상도 못 할 사고를 쳐 버린 자성의 호적을 파거나, 이번에야말로 기어이 이 부부가 이혼하거나, ‘나’가 절연을 선언하고 집을 박차고 나가지도 않는다. 어쩔 수 없다. 그것이 가족이니까. 그러나 독자는 이 결말에 자꾸만 의문이 남는다. 가족이라는 게, 평온한 방조와 회피를 이어 가며(p.156) 반드시 유지해야만 하는 것인지.  &nbsp;  갈 곳 없는 아이들에게 숨 돌릴 곳을 제공해 주던 이선이, 금붕어를 놓치지 않으려 애쓰던 진주가 책을 덮고도 오래 기억에 남는다. 어쩌면 요한에게 더 부모 같은 이는 이선이 아니었을까, 진주의 가족은 기석이 아니라 그 금붕어이지 않았을까. 비교적 글의 맵시나 관록이 덜함에도 젊은 문학을 읽는 까닭은 바로 이런 글들을 위해서가 아닐까 싶다. 기성 문단이 쉽사리 조명하지 않는 예민하고 까다로운 소재들을 거침없이 사용해 적나라하게 고발하거나 독자를 위로하는 것. 사실상 이쪽이 문학의 본질에 가까울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한다. 언제나 이토록 날것인 젊은 작가들의 글을 선보여주는 열림원에 깊이 감사드린다.  &nbsp;    &nbsp;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nbsp;  #림소설집 #림기념 #열림원 #고수경 #고하나 #김은 #박규민 #성해나 #전지영 #공삼_북리뷰 #서평 #서평단 #소설 #소설집 #한국소설 #젊은작가 #단편 #단편소설 #북리뷰 #북스타 #북스타그램 #책리뷰 #책추천 #책스타 #책스타그램]]></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402/21/cover150/k792139974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4022191</link></image></item><item><author>공삼</author><category>리뷰</category><title>먹는 식물, 어디까지 알고 계세요? - [먹는 식물 도감 - 전 세계 760여 종 식용 식물 총망라!]</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4486110/17306804</link><pubDate>Sat, 30 May 2026 23:58: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4486110/1730680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92138301&TPaperId=1730680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251/52/coveroff/k192138301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92138301&TPaperId=1730680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먹는 식물 도감 - 전 세계 760여 종 식용 식물 총망라!</a><br/>윤주복 지음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26년 05월<br/></td></tr></table><br/><br><br><br>#도서제공  &nbsp;  p.2 맛있는 음식을 만들기 위해서는 음식의 재료로 널리 이용되는 식용 식물에 대해 잘 알아야 합니다. 식물은 잎, 줄기, 꽃, 뿌리, 열매 등 다양한 부위를 이용하는데, 각각의 부위는 저마다 고유한 맛과 향, 색깔을 지니고 있으며, 가지고 있는 영양 성분도 제각기 다릅니다.<br>인간의 의식주는 모두 식물과 역사를 함께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많은 신소재나 금속 제련 기술이 생겨난 현대까지도 나무는 가구 등의 훌륭한 소재로 쓰이고 있으며, 면, 린넨, 모시 등 식물성 섬유에 대한 수요가 꾸준한 것은 물론이고 쌀과 밀 등의 곡물은 수천 년이 지나도 인간의 주식으로 굳건히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식용으로의 쓰임새는 굉장히 다양한데, 주식이 되는 곡류부터 시작해 채소나 열매를 먹는 식물들, 꽃이나 뿌리처럼 흔치 않은 부위를 먹는 식물들도 우리 식탁에 다양하게 존재한다. 심지어는 독이 있는 식물을 익히거나 삭혀 독을 제거하고 먹거나 독이 생기기 전에 채취해 섭취하기도 한다.   &nbsp;  이렇게 먹을 수 있는 식물에는 무엇이 있을까? 우리가 흔히 식탁에서 볼 수 있는 채소나 과일을 생각해보자, 몇 개까지 떠올릴 수 있는가? 적으면 수십 개, 많아도 백여 개 정도가 겨우 떠오를 것이다. 식물생태연구가 윤주복의 『먹는 식물 도감』은 무려 760여종의 식용 식물을 정리한 도감으로, 한국에서 주로 먹는 식물뿐만이 아니라 해외 식문화에서 볼 수 있는 식물들도 모두 담겨 있어 식용식물 도감으로는 최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또한 열매채소, 잎줄기채소, 버섯, 당분을 얻는 식물, 약용식물 등 카테고리가 잘 분류되어 있어 특별히 관심 있는 종류의 식물을 상세히 찾아보기도 좋다.<br><br>  &nbsp;  p.331 이외에도 식물의 여러 부분으로 차를 끓여 마시거나 음료를 만들어 마신다. 식물은 약으로도 널리 이용하는데, 약용 식물의 일부는 음식을 만드는 데 넣기도 한다. 이처럼 식물 중에는 다양한 방법으로 식용하는 것이 많다.<br>사실 시중에는 ‘OO도감’ 이라는 제목을 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단순히 저자의 연구 일화를 담은 에세이나 해당 분야에 대한 설명글의 형식을 한 책이 굉장히 많은데, 『먹는 식물 도감』은 그야말로 정말 ‘도감’이다. 풀컬러로 인쇄된 사진에 식물의 이름, 학명, 디테일한 설명이 빼곡하게 덧붙여져 있어 식물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하루 종일도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760여종이나 되는 식물이 실려 있다 보니 평소에 익히 알고 있고 자주 먹어 본 식물도 많이 실려 있었지만, 한 번도 들어본 적조차 없고 이걸 먹는다고?! 하고 놀라워하게 되는 식물도 꽤 많이 있었다. 특히 익숙한 식용꽃인 팬지나 베고니아 외에도 우리가 일상에서 접하는 많은 꽃이 식용이라는 사실에 상당히 놀랐다(다들 카네이션이 식용꽃이라는 거 아셨어요...? 저는 몰랐어요...).   &nbsp;  K-푸드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음식들 중 하나인 ‘비빔밥’에서 볼 수 있듯이, 나물이 빠지지 않는 한식 밥상에서의 식물의 쓰임은 특히 무궁무진하다. 오죽하면 한국 사람들은 나물 비빔밥에 청국장만 먹어도 매일 비건을 실천할 수 있다는 밈이 생길 정도이다. 평소에 그런 식용 식물들이 궁금했던 독자, 식물 탐색이나 요리에 취미가 있는 독자, 식물에는 문외한이지만 도감 읽기를 좋아하는 독자 모두에게 자신있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nbsp;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nbsp;  #먹는식물도감 #윤주복 #진선북스 #공삼_북리뷰 #서평 #서평단 #북스타 #북스타그램 #책스타 #책리뷰 #책스타그램 #책추천 #식물 #식물도감 #생태 #채식 #비건 #도감&nbsp;]]></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251/52/cover150/k192138301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2515266</link></image></item><item><author>공삼</author><category>리뷰</category><title>위트, 유머, 노화. - [일본 센류 걸작선]</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4486110/17267234</link><pubDate>Sat, 09 May 2026 23:57: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4486110/1726723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32137352&TPaperId=1726723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117/65/coveroff/k832137352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32137352&TPaperId=1726723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일본 센류 걸작선</a><br/>공익사단법인 전국유료실버타운협회, 포푸라샤 편집부 지음, 이지수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6년 04월<br/></td></tr></table><br/><br><br>#도서제공  &nbsp;  p.18 여행 마니아 안 가본 곳이라곤 저승뿐이라네 (旅行好き　行ってないのは　冥土だけ。)&nbsp;<br>한때 ‘일본 노인 글짓기 당선작.jpg’ ‘흔한 열도의 작문’ 류의 제목을 달고 인터넷을 떠돌던 문장들이 있었다. ‘연상이 내 취향인데 이젠 없어’ ‘병원에서 3시간 기다렸다 들은 병명 노환입니다’ 등 재치있고 해학적인 문장들로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이 글들은, 단순한 작문이나 시가 아니라 ‘센류’라는 일본 시의 한 종류이다. 센류는 5·7·5의 운율을 가진 일본 정형시로, 운율이 정해져 있지 않은 시가 더 익숙한 현대 한국인의 관점에서는 일반인은 짓기 어려운 고전 순문학이라고 오해할 수 있지만 오히려 와카나 하이쿠에 비해 더 가볍고 풍속적인 느낌을 띤다. 요즘에는 ‘샐러리맨 센류’ ‘주부 센류’ 등의 여러 공모전이나 대회를 찾아볼 수 있으며 『일본 센류 걸작선』은 그 중에서도 노인들의 자조나 풍자를 담은 ‘실버 센류’ 모음집이다.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노화, 건망증, 노인 이슈 등을 담은 센류 100수를 통해 독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한다.  &nbsp;  책에 담긴 센류들은 하나같이 유쾌하다. ‘불만 있으면 개가 아니라 나한테 말해’ 나 ‘문화센터엔 선배티 풀풀 내는 아내가 있다’처럼 부부 사이의 일을 주제로 하는 센류부터 ‘옛날엔 주당 지금은 맨정신에 갈지자걸음’ ‘늙는다는 건 늘어가는 복용약 줄어드는 기억’과 같이 건강과 관련된 센류도 있다. 문장들을 하나하나 읽어나가고 있으면 처음에는 우스꽝스럽게 표현된 모습들에 마냥 웃음이 나지만, 두 번 세 번 다시 읽을 때는 어쩐지 마음 한편에 묘한 씁쓸함이 차오르기도 한다. 사람은 누구나 늙고 아파 병들게 되는데 과연 나는 그렇게 되었을 때, 이토록 유쾌하게 그걸 견뎌낼 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도 생긴다. 때로는 깊은 통찰에 감탄하며, 때로는 위트있는 풍자에 키득거리며 읽게 되는 책이다.  &nbsp;  p.124 이 나이 먹고 끊어서 무엇 하랴 술이랑 담배 (この歳で　上めてどうする　酒たばこ。)&nbsp;<br>『일본 센류 걸작선』은 수상 연도에 따라 3부로 나뉘어져 있는데, 각 부를 넘어갈 때 ‘센류 달인에게 묻는다’ 코너를 삽입해 분위기를 환기하는 동시에 센류에 대한 이런저런 궁금증도 풀어준다. 일본어 원문이 함께 실려 있어 일본어를 아는 독자라면 원문을 따라 읽으며 운율을 느낄 수도 있고 중간중간 삽입된 마치 동화같은 분위기의 삽화가 시의 여운을 오랫동안 가질 수 있도록 도와준다. 노년층에게는 공감을, 젊은 독자들에게는 웃음을 주는 책이다. 60대 어머니는 몇 번이고 다시 읽으며 깔깔 웃으시고 마음에 드는 페이지를 펼쳐 놓고는 한참 바라보며 이것 참 내 이야기 같다며 깊이 공감하시기도 했다.  &nbsp;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노인은 민폐’라는 이미지가 점점 강해져가는 씁쓸한 세상이다. 오로지 돈을 벌고 성공하는 방법만을 좇는 세대에서 시나 감성은 너무나도 쉽게 뒷전이 된다. 그러나 『일본 센류 걸작선』은 그런 사회에 지친 독자들에게 노인도 그저 유머를 즐기고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의 사회 구성원이라는 점을, 웃으며 인생의 이야기를 늘어놓는 것도 하나의 훌륭한 책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며 기운을 북돋아준다. 이 시리즈가 계속되면 좋겠다.  &nbsp;    &nbsp;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nbsp;  #일본센류걸작선 #포레스트북스 #이지수 #공삼_북리뷰 #서평 #서평단 #북리뷰 #북스타 #북스타그램 #책리뷰 #책스타 #책스타그램 #책추천 #도서추천 #에세이추천 #시집 #센류 #실버센류 #유머 #풍자]]></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117/65/cover150/k832137352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1176533</link></image></item><item><author>공삼</author><category>리뷰</category><title>망할 걸 알아서, 더 진실될 사랑. - [다정한 지옥]</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4486110/17245681</link><pubDate>Wed, 29 Apr 2026 11:35: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4486110/17245681</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262137636&TPaperId=17245681"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023/12/coveroff/k262137636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262137636&TPaperId=17245681"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다정한 지옥</a><br/>김인정 지음 / 아작 / 2026년 04월<br/></td></tr></table><br/><br><br>#도서제공  &nbsp;  p.150 그녀는 자신이 어떤 길을 택할지를 깨달았다. 이것은 예지인가 그렇지 않으면 들끓는 정염이 불러온 망집인가? 그녀 자신이 행할 죄악을 다만 조금 일찍 알았을 뿐인가, 아니면 그렇게 스스로를 속여 잠시 잠깐 죄책감을 잊고자 함인가?&nbsp;<br>오래전부터 창작물의 단골 소재였던 이어지지 못할 사랑, 사랑할수록 서로가 힘들어지는 애증 따위를 최근의 독자들은 ‘망한 사랑’ 이라고 부른다. 소위 말하는 ‘혐관’ 서사에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생각보다 이런 관계가 주는 드라마틱함이 있다 보니 특정 드라마나 장르 소설의 팬 커뮤니티에서는 일부 커플링을 두고 ‘망한 사랑이라 오히려 좋다’는 반응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김인정 작가의 신간 『다정한 지옥』은 그런 망한 사랑 중독인 독자들을 위한 책으로 동양풍 환상문학으로 오랫동안 독자의 사랑을 받아온 작가 특유의 화려한 작품세계가 아낌없이 담겨 있다. 장르 문법에 익숙한 독자들에게는 끝없는 도파민을 주는, 그리고 익숙하지 않은 독자들에게는 취향의 새로운 장이 열리게 만드는 책이다.  &nbsp;  작중의 어떤 사랑은 너무 순애보여서, 또 어떤 사랑은 시작부터 어긋나 있어서 망한 사랑이 된다. 작가가 섬세하게 설계한 세계에서 꿈과 현실 사이 저마다의 사랑을 품고 사는 인물들을 보고 있으면 어쩐지 지금까지 보아온 보통의 로맨스는 다 허상인 것만 같아진다. 당연한 이야기다. 사랑한다거나, 결혼하자거나, 하물며 내 모든 걸 전부 주겠다는 고백보다도 ‘내 목을 가져가라’는 말이 더 와 닿을 수밖에 없다. 목숨보다 사랑한다거나 널 위해 죽을 수도 있다는 말과는 그 무게나 느낌이 다르다. 대체로 행복해지기 위해 하는 게 사랑이라면 이 책 속의 인물들은 불행해지리라는 걸 알면서도 기껍게 사랑한다. 그 사랑이 자신을 파멸로 이끌더라도.  &nbsp;  p.324 어미의 목숨을 거둔 이를 죽이려고 검을 배웠다. 수행은 힘겨웠고 힘을 기르는 일은 지루하였으며 육신이 한시도 편안할 날이 없었다. 피를 흘리고 부딪치고 깨졌으며 비틀렸다. 베는 것은 찰나이건만 베려는 것은 장구하였다.&nbsp;<br>단편들은 얼핏 보기에는 별개의 이야기로 보이면서도 읽어나가다 보면 하나의 결을 갖는다는 걸 알 수 있다. 이들이 사랑을 위해 자기 자신 정도는 흔쾌히 버릴 수 있다는 점에서, 함께 있으면 지옥이 되는 줄 알면서도 누군가를 낙원 삼는 바람에 다정한 지옥에서 살게 된다는 점에서. 「화선」과 「그리고 낙원까지」를 나란히 두고 생각해보자. 거북이의 입을 빌려 설화처럼 쓰여진 정령의 이야기와 복수와 애증으로 점철된 무협 서사는 사뭇 분위기가 다른 것 같이 보이지만 해당화 아씨와 연교의 사랑은 어느 정도 닮아 있을지도 모른다. 종래에 자기를 기다리는 게 영원이 아닌 죽음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뛰어들 수 있는 사랑이란 얼마나 아름다운가, 마치 눈 위의 동백처럼.  &nbsp;  볼륨이 작고 후루룩 읽히는 단편과 과몰입을 이끌어내는 긴 작품이 섞여 있어서 차분히 읽어나가다 보면 어느새 이 책에 매료된다. 낙원을 부수거나, 낙원을 원하거나, 사람을 낙원 삼거나… …. 가장 깊게 몰입하고 서사가 근사하다고 느낀 글은 「그리고 낙원까지」였지만 어쩌면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짧은 단편 「화적」의 말미였다. 세상 무엇도(그게 설령 사랑일지라도) 영원한 것이 되어주지 아니하니 반드시 그 끝이 고단할 뿐이라는 자조. 이 부분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것은 아마도, 「화선」에서도 「화적」에서도 이토록 덧없는 사랑의 회의감을 날것으로 보여주었지만 「그리고 낙원까지」에서 결국 사랑이란 둘만의 것이라는 사실도 절절히 보여주어서가 아닐까 싶다. 꽃 정령들이 남자 보는 눈이 이렇게 없어서야, 하고 한탄하던 마음도 책을 모두 덮고 나면 조금은 덜해진다. 어쨌거나 자신의 사랑을 향해 모든 것을 쏟아내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근사하니까. 각기 다른 시기에 발표된 작품을 하나의 소설집으로 엮어 작품 바깥에서도 이런 서사를 만들어낸 편집이 놀랍도록 매력적이다.  &nbsp;    &nbsp;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nbsp;  #다정한지옥 #김인정 #아작 #공삼_북리뷰 #서평 #서평단 #책스타 #책리뷰 #책스타그램 #책추천 #북스타 #북리뷰 #북스타그램 #소설 #한국소설 #동양풍 #환상소설 #소설추천 #소설신간]]></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023/12/cover150/k262137636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0231271</link></image></item><item><author>공삼</author><category>리뷰</category><title>당신이 본 것, 정말로 ‘리얼‘일까? - [최후의 리얼리티]</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4486110/17238662</link><pubDate>Sat, 25 Apr 2026 23:47: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4486110/17238662</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12137017&TPaperId=1723866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947/91/coveroff/k512137017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12137017&TPaperId=17238662"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최후의 리얼리티</a><br/>고하나 지음 / 열림원 / 2026년 03월<br/></td></tr></table><br/><br>#도서제공  &nbsp;  p.48 굳이 왜 그래야 하냐는 거야. 무엇을 위해서? 시청률 중요하지. 거기에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어. 진짜를 짜내려고 가짜를 만드는 거잖아. 가장 최악이 뭔 줄 알아? 거기서는 피디의 가장 중요한 일이 진짜라는 이름으로 가짜의 판을 깔아야 한다는 거야.<br>영화나 드라마 이외의 영역, 특히 예능에서 사람들의 호응을 가장 쉽게 끌어내는 기믹이 바로 ‘리얼리티’이다. 저 사람이 정말로 다른 출연진을 좋아하는지, 게임에서 진 팀은 진짜로 밥을 못 먹고 굶었는지, 여행지에서 짐을 홀랑 잃어버린 큰 사건은 실제 상황인지. 그런 부분을 잘라낸 클립은 조회수도 높고 반응도 좋다. 예능신이 도왔다며 재미있어하는 시청자들의 반응 사이에 꼭 이런 댓글이 하나쯤 달린다. “이거 다 대본임.” 고하나 작가의 첫 장편소설 『최후의 리얼리티』는 그런 ‘리얼리티’ 방송에 커다란 의문을 던진다. ‘리얼’하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것일까? 보도 윤리와 리얼리티 중에는 무엇이 더 큰 무게를 가질까? 우리가 리얼하다고 믿어온 것들은, 과연 정말로 ‘리얼’일까?  &nbsp;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소랑과 카이의 귀여운 관계가 독자의 이목을 끈다. 소랑의 시점에서 진행되던 1부가 예상 밖의 상황으로 끝나고, 다시 카이의 시점으로 조금 무거워진 분위기와 함께 숨은 인연과 과거가 드러나며 2부가 진행된다. 그렇게 다른 삶을 살아왔음에도 결국 만나게 된 둘의 앞에 닥쳐오는 멸망을 3부가 그려낸다. 각자의 신념으로 방송을 만드는 두 주인공을 조명하며 차곡차곡 쌓아온 빌드업이 삐걱이는 부분 없이 결말로 힘차게 달려간다. 페이지를 넘기다 보면 독자는 자신도 모르게 이 여성들의 사랑과 연대, 성장과 신념에 푹 빠져들게 된다.  &nbsp;  p.156 멸망은 생각보다 스펙터클하지 않아. 마냥 빠르고 갑작스럽지도 않고. 오히려 느릿하고, 불가해하고, 처절하지. 더 최악인 건, 나도 아름답다고 느낀 멸망이 있었다는 거야.<br>코앞으로 멸망이 다가올 때, 소랑은 사실 이 멸망의 컷을 따서 인서트로 쓰기 위해 이곳에 왔었다는 걸 떠올리면 꽤나 흥미롭다. 우리는 때로 예상치 못한 곳에서 인생이 뒤바뀌고, 이렇게까지 할 마음이 없었던 일에 골몰하고, 내가 사랑하게 될 줄 몰랐던 사람이나 세계를 너무나도 사랑해버리게 되곤 하니까. 운명처럼 다채롭게 이어지는 시간선을 따라 달리다 3장의 ‘이 문장도 연결 지구 방송국의 피디가 편집한 자막일 수 있음을 잊지 마시길.’이라는 도입부를 보면 별안간 정신이 번쩍 드는 느낌이다. 끊임없이 리얼리티 방송에 대해서, 쪼고 컷을 바꾸고 리액션을 이어 붙인 게 과연 진실인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 그러나 이 책을 읽는 책 바깥의 독자들도 작가가 쓴 대로만 읽게 된다는 점에서 굉장히 아이러니하고 의아한 기분이 피어오른다.  &nbsp;  영상일을 해 보았다면 더 재미있게 몰입할 수 있겠지만, 방송에 대한 별다른 사전 지식이 없이도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다. 그저 지구 17호를 비추는 리얼리티 방송을 보고 있다는 생각으로, 나는 이 리얼리티에서 한 걸음 떨어져 액션-리액션에서 리액션을 맡은 독자라는 기분으로. 사랑스러운 두 방송쟁이를 계속해서 응원하면 어느새 결말부에 도달해 있다. 흡입력이 대단한 책이었다.  &nbsp;    &nbsp;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nbsp;    &nbsp;  #최후의 리얼리티 #고하나 #열림원 #공삼_북리뷰 #서평 #서평단 #책추천 #책스타 #책리뷰 #책스타그램 #북리뷰 #북스타 #북스타그램 #소설 #한국소설 #SF소설 #신간 #신간추천 #여성서사<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947/91/cover150/k512137017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9479174</link></image></item><item><author>공삼</author><category>리뷰</category><title>사라지는 것에 대한 연대, 고발, 어쩌면 안부. - [한 사람에게]</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4486110/17224988</link><pubDate>Sat, 18 Apr 2026 22:58: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4486110/17224988</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92136944&TPaperId=17224988"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733/19/coveroff/k392136944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92136944&TPaperId=17224988"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한 사람에게</a><br/>김멜라 외 지음 / 곳간 / 2026년 02월<br/></td></tr></table><br/><br><br>#도서제공  &nbsp;  p.48 안다고 다 드러내면 못 써. 쓸 줄 안다고 아무 데나 휘두르면 그 칼에 자기도 찔리는 거야. 제일 깊이 찔리지. 너는 이 동굴이 밉겠지만, 먹이가 되는 건 슬픈 게 아니야. 약한 것도 아니지. 먹지도 않을 거면서 죽이는 게 슬픈 거야. 인간은 그러기도 하니까.<br>문학은 언제나 사라지는 것의 편에 서 있다. 부수고 파괴하는 편에 서서 쓰는 것은 문학이 아니라 선전이 된다. 『한 사람에게』는 그렇게 ‘사라지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다섯 작가의 목소리를 담는다. 글자조차 없던 시대에서 시작되어 익숙한 현대를 지나 커피 한 잔의 일상마저도 과거의 산물이 된 시대까지 도달하는 모든 목소리들은 저마다 다른 모양새로 적혀 있다. 죽어가는 것을 조명하기도, 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남는 것을 그려내기도 한다. 이 목소리가 글로 남아 언젠가 애리와 재윤의 시대의 누군가에게까지 닿으리라 생각하다 보면, 그것만으로도 『한 사람에게』라는 제목값을 톡톡히 하지 않을까 싶어진다.  &nbsp;  사실 특정 주제를 갖고 쓰고자 하는 글은 그 주제부가 너무 강해서 종종 읽는 도중 버벅거리게 되곤 하는데, 『한 사람에게』에 실린 글들은 만약 배경 정보 없이 우연히 책을 구매해 읽었더라면 그린피스 협업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자연스러웠다. 그러나 주제부를 환기하는 목소리들 - 「축제」의 오염된 강과 둑으로 막힌 물길들, 기후 위기로 커피 재배가 어려워져 커피 대용 음료를 마시게 된 근미래를 그린 「까마귀에게」 등– 은 고스란히 담겨 있어 그들의 목소리의 독자의 연대도 기꺼이 보태고자 하는 의욕이 피어난다. 작품이 다다를 곳을 미리 정해두지 않고 협업이 갖는 의미에 작가들이 짓눌리지 않도록 이끄는 것을 중요시했다는 편집자(김대성 대표)의 관록이 상당히 돋보이는 부분이다.  &nbsp;  p.105 아니, 그것은 더 강이라 부를 수 없는 것이었다. 강은 아득했고 호수처럼 넓었다. 주검처럼 직선이었다. 바람 한 점 없다. 새소리 하나 없다. 벌레조차도 울지 않았다. 강은 물고기에게는 너무 깊었고 새가 머물며 쉬기에는 모래톱 한 뼘 없었다. 강은 주검에게 삼켜져 있었다.<br>『한 사람에게』는 직접적인 행동을 촉구하거나 독자의 환경파괴를 비난하지는 않는다. 단지 담담하게, 고요하게, 그곳에서 사라지고 있는(또는 이미 사라졌거나 앞으로 사라질)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편지처럼 독자에게 내보인다. 독자는 책을 읽으며 죽음과 애도와 다음 세대로의 순환에 대해, 인간이 파괴하고 입맛대로 재단한 환경에서 살아가는 다른 생명체들에 대해, 정착했음에도 거쳐가는 이로만 여겨지는 이주 노동자와 난민에 대해, 커피와 엽서가 과거의 산물이 되어버린 세상에 대해, 발전과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사라지는 지역들에 대해 사유하고 또 고뇌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재촉이나 지적이 없어도 『한 사람에게』는 그 자체로 충분한 연대이자 고발이 아닐까.  &nbsp;  단순한 빙산이라고 생각했던 표지의 그림이 접은 쪽지의 모양을 하고 있다는 걸 뒷날개를 보고서야 알았다. 줄레자크 느낌의 질감이 살아있는 표지를 오래 매만지다 보면 그 다섯 개의 쪽지가 빙산처럼 물 위를 흘러흘러 독자들에게까지 다다른 기분이 든다. 미디어에서 흔히 보여주는 유리병 속 구조 요청처럼. 지구에게, 기후에, 기후를 돌보는 단체들에게 빚을 지고 있는 모두가 한번쯤은 그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아도 좋을 듯싶다.  &nbsp;    &nbsp;  * 그린피스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nbsp;    &nbsp;  #한사람에게 #김멜라 #김보영 #김숨 #박솔뫼 #정연선 #곳간 #그린피스 #공삼_북리뷰 #서평 #서평단 #책리뷰 #책추천 #책스타 #책스타그램 #북리뷰 #북스타 #북스타그램 #환경 #기후 #기후위기 #소설 #소설집 #단편집 #한국소설<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733/19/cover150/k392136944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7331958</link></image></item><item><author>공삼</author><category>리뷰</category><title>죽음은 심판이 아닌 구원의 시작이다. - [죽음의 신비]</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4486110/17219497</link><pubDate>Wed, 15 Apr 2026 23:31: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4486110/17219497</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119848&TPaperId=17219497"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543/36/coveroff/8932119848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119848&TPaperId=17219497"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죽음의 신비</a><br/>아드리엔 폰 슈파이어 지음, 조규홍 옮김 / 가톨릭출판사 / 2026년 02월<br/></td></tr></table><br/><br><br>#도서제공  &nbsp;  p.230 이웃 사랑의 계명은 성자께서 친히 보여 주신 것처럼, 이제 영원한 생명을 함께 누리는 영광을 위한 것임이 자명해졌다. 그로부터 인간은 저 영원한 나라에 들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되었다.  &nbsp;  종교는 사람의 삶에서 많은 부분에 관여하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태어나고 죽는 일과 깊이 관련되어 있다. 가톨릭뿐만이 아니라 어느 신앙에서도 삶과 죽음은 신의 영역으로 간주되고 저마다 다른 죽음 이후의 세계를 이야기한다. 누군가는 사후에 벌을 받게 될까 두려워하기도 하고 누군가는 자신이 사랑한 신의 곁에서 영생을 얻으리라 기대한다. 이렇듯 종교적으로 말하는 ‘죽음’은 단지 인간의 몸이 생체기능을 잃는 것에 그치지 않고, 육체에 갇힌 삶을 마무리하고 그 너머의 영역으로 나아가는 일을 의미한다. 함께 사도 신경을 떠올려보자. 전례 중 신앙 고백의 말미에서 우리는 이렇게 말한다. ‘죄의 용서와 육신의 부활을 믿으며, 영원한 삶을 믿나이다.’ 그러나 이 기도를 매번 외우면서도 과연 죽음이란 무엇인지, 우리가 죽음과 심판을 두려워해야 할지 영생과 부활을 기대해야 할지 잘 알지 못한다. 이런 궁금증에 대한 해답을 저자 아드리엔 폰 슈파이어가 『죽음의 신비』를 통해 세상에 내놓았다.  &nbsp;  사실 『죽음의 신비』를 대강 몇 부분 펴서 읽었을 때, 다양한 대목의 성경 인용과 신앙에 대한 깊은 사유에 감탄하며 이 책의 저자가 오랫동안 신학에 몰두한 성직자일 것이라 생각했었다. 그래서 저자 슈파이어가 의사였으며 심지어는 지병으로 인해 대부분의 집필을 구술로 진행했다는 것을 알고는 굉장히 놀랄 수밖에 없었다. 책에서는 죽음을 두려워해야 할 처벌로만 보는 대신, 하느님을 상대로 자신이 둘러친 단단한 껍질을 ‘깨부수어야’ 하는 순간으로 보는 시선을 제시한다. 인간은 누구나 원죄를 가진다. 그러나 죽음을 처벌이나 심판으로만 생각해서는 하느님의 사랑을 제대로 볼 수가 없고, 인간을 사랑하시는 그분을 감히 두려워하고 피하게 된다. 그러나 죽음을 죄인으로서의 삶을 끝내고 주님의 자애 속에서 영원한 생명으로 인도받는 구원의 시작으로 본다면, 우리는 기꺼이 우리의 삶을 주님께 맡길 수 있을 것이다.  &nbsp;  p.155 사람은 누구나 하느님 아버지에 의해 창조되었고, 저마다 책임 있게 행동하도록 소명을 받았다. 더 나아가 사람은 다른 모든 이를 위한 연대책임도 져야 하는데, 그 때문에 당연히 인격적인 책임이란 것도 존재한다.  &nbsp;  책은 매 장마다 주제가 나뉘어져 있어 성경에서의 죽음은 어떠했는지, 또 성인들의 죽음은 어떠했으며 죽음 앞에서 병자성사가 가지는 의미는 무엇인지 등을 상세히 설명하고 저자의 고찰을 나눈다. 죽음이라는 내용 자체가 무겁기도 하고 저자의 신학적 고견이 많이 담겨 있어 약간은 교리와 신앙에 대한 이해도가 있어야 읽을 수 있는 책이라는 느낌이 있지만, 동시에 신앙심이 깊고 대중적인 교리 공부로는 부족하다고 느껴온 교우들에게는 무엇보다 좋은 성찰이자 사유의 폭을 넓혀 주는 일종의 발제문이 되어 주리라는 생각도 든다. 봄꽃이 피고 새잎이 나는 계절, 사순 시기가 끝나고 모든 성당에서 부활을 축하하는 소리가 드높이 울려퍼졌다. 우리의 죄를 짊어지고 돌아가신 예수님의 부활을 축하하는 동시에 우리는 죽음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영생을 얻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사람의 아들 안에서 영원한 생명을 얻는 ‘믿는 사람’이 되기 위해(요한 3:15)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한번쯤 깊이 생각해보아도 좋을 것 같다.  &nbsp;    &nbsp;  * 가톨릭출판사의 캐스리더스 활동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nbsp;  #죽음의신비 #아드리엔폰슈파이어 #가톨릭출판사 #공삼_북리뷰 #서평 #서평단 #캐스리더스 #캐스리더스9기 #책추천 #책리뷰 #책스타 #책스타그램 #북스타 #북리뷰 #북스타그램 #북리뷰그램 #신앙 #신앙서적 #영적독서 #종교 #가톨릭 #성당 #부활 #찬미예수님 #부활을축하합니다<br><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543/36/cover150/8932119848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5433606</link></image></item><item><author>공삼</author><category>리뷰</category><title>삶의 리듬을 찾는 여정 - [인디카]</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4486110/17213193</link><pubDate>Sun, 12 Apr 2026 23:45: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4486110/17213193</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447375X&TPaperId=1721319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896/91/coveroff/895447375x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447375X&TPaperId=17213193"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인디카</a><br/>강지구 지음 / 자음과모음 / 2026년 04월<br/></td></tr></table><br/>
<br><br>#도서제공  &nbsp;  p.94 기승전결은 이미 음악 안에 있기 때문에 리듬을 타오르게 할 수 있는 기폭제를 찾아야 했다. 절정을 지나 몸과 마음을 조금씩 가라앉혔다. 호흡과 스텝 안에 마무리를 위한 실마리가 있었다.  &nbsp;  “뭐 하시는 분이세요?” “탭댄서예요.” 소설의 도입에서 지나치게 되는 이 짧은 대화부터가 지금껏 읽어온 책들과 『인디카』는 무언가 다르다는 느낌을 준다. 그래도 어디 가서 취미로 독서를 한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는 책을 읽는 편인데, 그 많은 책들 중에서 주인공이 탭댄서인 작품이 있었는지 생각해내려 애를 써 봐도 딱히 떠오르지가 않았다(굳이 고르라면 영화 《스윙키즈》 정도일까?). 탭댄서라는 다소 낯선 직업을 가진 주인공 태일의 일상은 의외로 엄청나게 화려하거나 특별하지는 않다. 때로는 춤을 추고, 수시로 일을 하고, 돈이 생기면 위드를 피우고…… 오히려 지나치게 자유롭고 유유자적한 분위기에 가까워, 쉴 새 없이 사건이 몰아치는 기믹에 익숙한 독자에게는 단조롭다고 느껴질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자꾸 두근거리며 마음이 동한다.  &nbsp;  태일은 여러 도시를 오가며 여러 사람을 만난다. 이곳에 정착하는 건가, 싶으면 또 호스텔을 옮기고 이 사람이랑 깊어지는 건가, 예상하면 어느새 그는 떠나가고 없다. 폭발적인 사건이 일어나지는 않으면서도 태일의 발자취는 계속해서 이리저리 움직인다. 그러면 독자는 또 태일이 옮겨간 곳으로 허겁지겁 그를 따라가야 한다. 그런 주인공의 모습은 때로는 외로워 보이고 때로는 자유로워 보인다. 비선형적인 리듬과 어디로 갈지 모르는 방향성 속에서도 태일은 리듬의 완급을 조절할지언정 리듬을 잃어버리지는 않는다. 『인디카』는 이야기 전반에 걸쳐 결국 태일의 어떤 리듬도 틀리지는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빠른 리듬도, 느리거나 꼬인 리듬도, 모두 각자의 삶의 궤적일 뿐이다.<br> p.110 딱히 브롱크스가 궁금한 것은 아니었다. (중략) 누군가에게 이런 곳도 가봤다며 자랑하기 위함도 아니었지만 동시에 그 모든 것이었다. 또 그 모든 것이어야만 했다. 어떤 숨 막힘이나 불편함을 안은 채 그 지역을 계속 걸었다.  &nbsp;  이 책을 읽는 내가 이렇다 할 일탈 없이 틀에 박힌 듯 살아와서일까, 작중의 태일은 늘 덤덤하고 서술도 평온하고 고요한데 읽어나가는 나만 사건 하나하나에 일희일비 자꾸 불안해지곤 했다. 아니, 불법체류를 고민하면 어떡해! 지금 경찰에게서 전화 오잖아, 통장대여가 얼마나 큰일인데?! 그렇게 황당하게 마음을 졸이며 페이지를 넘겨도 태일은 조급해하거나 허둥지둥 돌아가는 대신 어딘가의 길거리에서 버스킹을 하고 있을 뿐이다. 어쩌면 독자들도 그의 리듬을 따라, 나무판을 두드리는 탭 슈즈의 금속음이 어디에선가 내 맥박에 맞춰 들려오는 기분으로 마음을 조금 내려놓아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태일은 댄서이기 때문에, 그가 길을 헤매느라 빙빙 돌며 발을 붙여댄 자리까지도 결국은 리듬이 되고 탭댄스가 될 테니까.  &nbsp;  박자를 따라 걷고, 여행하고, 마음껏 헤매는 것. 젊은 예술가만이 살 수 있는 삶이라고 느껴져 동경과 걱정이 동시에 차오른다. 괜히 선 자리에서 출 줄도 모르는 탭 댄스를 추듯 발을 굴러보게 되는 책이다. 내 삶의 리듬을 찾고 싶은 마음으로.<br>*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nbsp;  #인디카 #강지구 #자음과모음 #공삼_북리뷰 #서평 #서평단 #북리뷰 #북스타 #북스타그램 #책리뷰 #책추천 #책스타 #책스타그램 #도서추천 #소설추천 #한국소설 #자음과모음경장편소설상 #탭댄스 #탭댄서 #  &nbsp;    &nbsp;  ]]></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896/91/cover150/895447375x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8969159</link></image></item></channel></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