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ml version="1.0" encoding="utf-8"?><?xml-stylesheet href="https://blog.aladin.co.kr/blog/rss/rssUserXSL.aspx" type="text/xsl" media="screen"?><rss version="2.0"><channel><title>낡은 것만 좋아하는 고질병 (공삼 서재)</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4486110</link><language>ko-kr</language><description>인스타그램 @you_r1n0310</description><copyright /><generator>Aladdin RSS(Alss) v0.9</generator><lastBuildDate>Wed, 04 Nov 2026 23:12:43 +0900</lastBuildDate><image><title>공삼</title><url>https://image.aladin.co.kr/Community/myface/pt_7644861104232182.jpg</url><link>https://blog.aladin.co.kr/764486110</link><width>100</width><height>100</height><description>공삼</description></image><item><author>공삼</author><category>리뷰</category><title>조금은 어설프고 느슨한, 그러나 굶기지는 않는 희안한 공동체. - [책방과 무릎들 - 성기게 엉기는 남해살이 이야기]</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4486110/17612411</link><pubDate>Tue, 03 Nov 2026 23:55: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4486110/17612411</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22131206&TPaperId=17612411"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0430/9/coveroff/k422131206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22131206&TPaperId=17612411"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책방과 무릎들 - 성기게 엉기는 남해살이 이야기</a><br/>김소민 지음 / 한겨레출판 / 2026년 10월<br/></td></tr></table><br/><br><br>#도서제공  &nbsp;  p.20 만나려면 족히 1시간은 지하철을 타야 하고 그나마 약속 잡기도 힘든 친구들은 관계의 자양강장제일지언정 일상적 밥은 되기 어렵다. 게다가 친구도 별로 없다. 급할 때 개를 맡기고 아플 때 먹을 걸 나눠주는 이웃을 갖고 싶었다.  &nbsp;  따뜻하고 감성적으로 보이는 웜톤의 드로잉 표지, 도시에서 나고 자란 내게는 굉장히 낭만적으로 보이는 시골 책방이란 공간. 겉모습과 소재만을 보고 지레짐작으로 부대껴 사는 사람들 사이 시골의 정 이야기로 가득 차 있을 것이라 예상했던 글은 생각 외로 너무나도 날것이었다. 솔직하다 못해 내면의 열등감이나 분노, 서운함, 쪼잔함마저도 죄다 내어놓는다. 300페이지가 채 안 되는 책 속의 이야기를 하나하나 읽으며 웃어대다 보면 독자마저도 저자와 함께 은모래해변을 걸으며 시답잖은 수다를 떨고, 고사리를 넣은 빵을 먹고, 제값을 주고 책을 사며 자본주의 사회의 이단아가 되어 본 것 같은 착각이 솟아오른다(그리고 아마 이 책을 사랑하는 독자들은 그런 생활도 사랑할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br><br>  &nbsp;  그렇다고 해서 『책방과 무릎들』이 심각하게 메마른 책은 아니다. 이 글은 충분히 따뜻하다. 세월호 사고나 밀양 송전탑 사태 등 우리 사회를 스쳐간 일들과 거기에 따라온 연대를 가감 없이 글에 녹여내고 언급한다. 이 묘한 시골 공동체는 죽어도 같이 죽자고 불타오르지는 않지만 밥 굶는 사람을 그냥 지나치지는 못한다. 모안대나 새박사, 콩풀과 경숙 씨 등 작가의 주변에서 ‘성기게 엉긴’ 공동체를 구성하는 사람들이 계속해서 서로를 먹여살린다. 누군가가 먹여 살려 준 그들이 작가를 먹여 살리고, 작가는 함께 사는 반려동물들을 먹여살리고. 그렇게 모두가 또 하루를 살아내고 시간이 흘러간다.  &nbsp;  p.191 나는 책방을 사랑해서 내가 이 일을 감수한다고 생각했는데, 실은 책방은 내가 인정받기 위한 도구였을지 모른다. 책방을 잃은 나는 실연한 기분이었다. 책방을 잃은 상실감이 아니라 내가 책방을 사랑한다는 상상을 잃은 상실감이었다.  &nbsp;  막연하게 시골살이를 권장하지도 않고, 자연과 시골이 모든 외로움을 해결해주노라 낭만적으로 외치지도 않는다. 책방에서 돈을 받지 않아도 좋으니 시골 마을이 오래오래 살아남기만 하면 된다는 번지르르한 빈말도 없다. 저자는 끊임없이 고뇌하고, 외로워하고, 때로는 분노하거나 쪼잔하게 치밀어 오르는 화를 표출한다. 결국은 책방을 떠나고 인간AI, 준과 멀어져버린 이야기도 고스란히 담겨 있다. 사람은 혼자 보는 일기장에도 거짓말을 쓴다는 말이 있다. 누구나 자신을 변호하고 싶게 되기 마련인 게 사람인지라, 개인적으로는 ‘사랑받지 못할까 두렵다’고 솔직하게 쓸 수 있는 저자의 기세가 부럽다. 콩풀과 저자는 아무런 노력 없이 존중받는 사람들을 향해 부럽다, 부럽다, 하고 연신 말했다고 하지만 나는 그렇게 솔직하게 표현하고 화해하고 다시 손을 내밀 수 있는 사람들이 부러워서 연신 부럽다고 중얼거렸다.<br><br>  &nbsp;  『책방과 무릎들』은 결국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이다. 같이 살자니 힘들고 떨어져 살자니 걱정되는 늙고 병든 부모님도, 어정쩡하게 화해해버려 피해 다닐 수도 없지만 도로 편해지려면 시간이 걸릴 사람도, 열 번 돌아서도 열한 번 나를 먹여 주는 어설픈 공동체도 저자의 곁에 남아있다. 어쩌면 함께 살아가기에 가장 이상적인 형태는 종일 치열하게 모든 것을 같이하는 운명공동체가 아니라, 저자의 말대로 ‘급할 때 개를 맡기고 아플 때 먹을 걸 나눠주는 이웃’일지도 모른다. 그 이웃들이 또 하루 누군가를 먹이고, 누군가를 살린다. 적당히 외롭고 적당히 얄밉고 적당히 사랑스럽게. 방 구하기도 힘들고 외지인에게는 날을 세우고 편의점 하나가 유일한 구원인 시골, 이상하게 그런 시골로 훌쩍 떠나 연고도 없는 책방을 찾아 보고 싶은 책이었다.  &nbsp;    &nbsp;  * 출판사 서포터즈 자격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nbsp;  #책방과무릎들 #김소민 #한겨레 #한겨레출판 #하니포터 #하니포터13기 #공삼_북리뷰 #서평 #서평단 #에세이 #에세이신간 #시골살이 #책방 #책추천 #책리뷰 #책스타 #책스타그램 #북리뷰 #북스타 #북스타그램&nbsp;]]></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0430/9/cover150/k422131206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04300912</link></image></item><item><author>공삼</author><category>리뷰</category><title>서울 신드롬에 대하여 - [서울 밖 감정]</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4486110/17583617</link><pubDate>Tue, 20 Oct 2026 23:55: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4486110/17583617</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42131796&TPaperId=17583617"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0330/82/coveroff/k042131796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42131796&TPaperId=17583617"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서울 밖 감정</a><br/>성해나 외 지음 / 한겨레출판 / 2026년 10월<br/></td></tr></table><br/><br>#도서제공  &nbsp;  p.21 서울 집값은 마치 손을 힘껏 흔들어도 멈추지 않는 버스와 같아 궁핍한 사회 초년생 곁을 빠르게 지나갔다. 여기 살아도 돼요? 물으면 서울이 감히? 하며 눈을 부릅뜨는 듯했다. 의식주 중 가장 주主가 되는 것이 주住일 텐데, 서울에서는 그조차 어려웠다.  &nbsp;  말은 제주도로 보내고 사람은 서울로 보내라는 말이 있었다. 원래는 워낙 서울의 학군지가 대단하다 보니 서울에서 공부를 하면 잘 살게 된다는 말이었지만, 인터넷 강의나 지방의 쟁쟁한 브랜드 학원들이 많아진 요즘에도 서울 과밀화 현상은 여전하다. 사람은 자꾸 서울로 빠져나가고, 그러면 청년들이 빠져나간 지방은 껍데기만 남아 일자리도 편의시설도 줄어들고, 거기에 지친 사람들이 또 서울로 빠져나간다. 그렇게 서울은 점점 커지고 지방은 점점 쪼그라든다. 『서울 밖 감정』은 그런 서울에 대해, 익히 독자들에게 알려진 여섯 명의 작가가 저마다 자신의 이야기를 내어놓는다.   &nbsp;  최근의 한국 현대문학에서 가장 사랑받는 작가들이 여러 가지 시선으로 서울을 조명한 책이다 보니 작품 개별적인 볼륨은 작으면서도 글을 관통하는 주제부는 확실히 느껴진다. 짧은 글 속에서 서울은 더 이상 단순한 ‘도시’로만 존재하지 않는다. 서울은 어떤 관념이다. 선망이나 질투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나를 불러들이거나 매몰차게 내쫓기도 한다. 이 글들 속에는 불법 증축된 곰팡이 집에서 살았던 날것의 경험부터 서울에서 느꼈던 동경이나 열망까지도 고스란히 녹아 있다. 지방에서 상경했든 서울에서 살아 왔든, 서울의 기묘한 공기를 경험해 본 많은 독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글이다.  &nbsp;  p.43 당시만 해도 나는 어렸고, 서울 사람들한테 이상하리만큼 주눅이 들어 있었다. 서울에 살고 있지만 늘 서울에 세 들어 사는 기분. 서울 사람들이 모두 집주인 같은 느낌. 집주인의 감정을 상하게 하지 말 것. 그게 내가 서울에서 10년 넘게 살면서 배운 것이었다.  &nbsp;  서울에 대해 끊임없이 이야기하면서도 제목은 서울 ‘밖’ 감정이라는 점이 아이러니하면서도, 서울 밖에 있는 사람들이야말로 서울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진다. 서울에서 사는 것은 그저 서울에서 사는 것일 뿐이다. 아무도 왜 서울에서 사느냐고 묻지 않는다. 그러나 성해나의 「탑승 시 손을 흔드시오」에서 볼 수 있듯 서울 밖에 사는 이들은 끊임없이 왜 서울에 살지 않느냐는 질문에 시달린다. 특히 이 책의 저자들이 서울의 각종 행사나 미팅에 참여해야 하는 현직 작가라는 점에서 서울 바깥의 삶의 불편함이 더 고스란히 느껴지기도 한다. 이렇게 가벼운 플롯으로 이토록 강렬하고 내밀한 이야기를 끌어낼 수 있는 작가들의 역량이 대단하다.<br><br>  &nbsp;  『서울 밖 감정』은 서울에서 사는 것이 무조건 좋다고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러나 서울이 무조건 나쁘다고 말하지도 않는다. 차가운 XXX들의 도시, 라는 별명이 생겨 버린 서울, 미워하기에는 죄가 없고 좋아하기에는 다정도 없는 기묘한 도시에서 살아온 그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아주 비밀스러운 일기장을 엿본 기분마저 들게 된다. 사실상 한반도의 면적을 생각하면 그리 크지도 않은 서울, 그런데도 손쉽게 ‘서울’과 ‘서울 밖’으로 묶이는 사회에서, 서울이라는 도시의 특이성이 개인에게 주는 기묘한 감각을 정제된 언어로 펴낸 근사한 글이었다.   &nbsp;    &nbsp;  * 출판사 서포터즈 활동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nbsp;  #서울밖감정 #성해나 #이기호 #김현 #현호정 #임선우 #김화진 #한겨레 #한겨레출판 #공삼_북리뷰 #서평 #서평단 #하니포터 #하니포터13기 #에세이 #책추천 #책스타 #책스타그램 #북리뷰 #북스타 #북스타그램&nbsp;]]></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0330/82/cover150/k042131796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03308264</link></image></item><item><author>공삼</author><category>리뷰</category><title>강렬하고 속도감 있는 스릴러 - [완벽한 청소]</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4486110/17582141</link><pubDate>Tue, 20 Oct 2026 10:03: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4486110/17582141</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02131688&TPaperId=17582141"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0316/21/coveroff/k002131688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02131688&TPaperId=17582141"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완벽한 청소</a><br/>노청엽 지음 / 반타 / 2026년 09월<br/></td></tr></table><br/><br><br>#도서제공  &nbsp;  p.65 남편이 아무 일도 하지 않았다는 말. 쓰러진 남편 앞에서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는 말. 죄책감이 하루하루 자신을 옥죈다는 말. 모두 거짓이었다. 그리고 남편을 사랑했다는 마지막 말이야말로, 끝내 그녀의 속을 뒤집어 놓은 가장 큰 거짓말이었다.  &nbsp;  파격적이다. 강렬하고, 의외의 반전이 있다. 노청엽의 장편 소설 『완벽한 청소』는 주인공 채영숙의 시점에서 시작된다. 영숙은 현대 장편 소설의 주인공으로는 다소 특이한 구석이 있는 인물이다. 50대의 중년 여성이라는 점, 의뢰인들의 ‘가짜 가족’을 연기해 일종의 사기에 가담하며 돈을 번다는 점이 그렇다. 돈에 허덕이는 탓에 아주 도덕적이지도 않지만 끝까지 비도덕적이지도 않은, 상당히 입체적이고 매력적인 캐릭터다. 사실 채영숙뿐만 아니라 이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이 꽤 특이하게 느껴진다. 이 사람 중요해 보여, 생각하면 어느새 죽어버리기도 하고 이 인물이 범인일 듯, 하고 생각하면 의외의 선역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돈과 도덕 사이에서 덜컥 돈을 선택해버린 영숙이 그 선택으로 인해 어떤 일들에 휘말리는지 따라가다 보면 300페이지가 순식간에 사라진다.<br><br>  &nbsp;  전개가 빠르고 상당히 속도감이 있어 마치 한 편의 영화나 드라마 시리즈를 보는 듯 금세 읽었다. 시체가 등장하거나 폭력이 오가는 장면들이 꽤 생생하면서도, 독자를 괴롭히기 위한 억지스러운 텍스트고어나 과한 묘사를 사용하지는 않는다. 촘촘하게 짜인 초반부에서 쌓여 올라간 빌드업이 의외의 반전 몇 개를 거쳐 한 번에 탁 터진다. 오래된 스릴러의 정석 같은 기승전결을 갖고 있으면서도 몇몇 소재는 꽤나 현대적이다. 몰아칠 때는 확실히 몰아치고 덜어낼 때는 담담하게 덜어내는 필력이 대단하다. 작가가 01년생이라는 젊은 나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독자를 사로잡는 힘이 훌륭했다.  &nbsp;  p.255 하지만 그 짧은 시간의 밀도는 56년간 꾸역꾸역 살아온 그녀의 삶 전체를 거대한 압착기에 넣고 짓이겨도 다 담아내지 못할 만큼 빽빽했다. (중략) 그 얄팍한 생애가 이 끔찍한 나을 안에 응축되어 있었다.  &nbsp;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바쁘게 시점이 변하던 전반에 비해 진상이 밝혀지는 결말부의 하이라이트는 의외로 대화 위주로 진행되는데, 이 구간이 조금 더 길고 탄탄했으면 어땠을까 싶으면서도 가족이라는 주제부를 놓고 확연히 대비되는 두 인물을 정면으로 부딪혀 보여주는 연출이 흥미롭다고 느껴지기도 한다. 스릴러라는 장르의 재미에 충실하면서도 인물 간의 연대나 서사가 세밀해 은근한 여운이 남는다. 혈연으로 이어진 가족이 서로를 힘들게 하고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사람들이 서로를 구해주는 것을 보며 독자는 가족의 의미에 대해 깊게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책을 덮은 후에는 살아남은 모두가 행복하기를 바라게 된다. 영숙의 말대로, 살아 있는 사람은 돌아갈 수 있으니까.  &nbsp;  읽는 동안 이것저것 추측해볼 구석이 많고 자잘한 반전들이 등장할 때마다 흥미로웠다. 다른 독자들도 그렇게 읽기를 바라는 마음에 스포일러를 최대한 덜어내다 보니 좋다, 이래서 좋다, 저래서 좋다는 말만 가득한 리뷰가 되었지만, 정말로 꽤 괜찮은 페이지터너다. 차기작이 굉장히 기대되는 작가다.  &nbsp;    &nbsp;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nbsp;  #완벽한청소 #노청엽 #반타 #오팬하우스 #공삼_북리뷰 #서평 #서평단 #추미스 #스릴러 #서스펜스 #소설 #한국소설 #신간 #소설추천 #북리뷰 #북스타 #북스타그램 #책리뷰 #책스타 #책스타그램&nbsp;]]></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0316/21/cover150/k002131688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03162122</link></image></item><item><author>공삼</author><category>리뷰</category><title>첫 번째 계명, 사랑. - [신애론 - 베르나르도가 말하는 '하느님을 사랑할 의무']</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4486110/17574444</link><pubDate>Thu, 15 Oct 2026 23:5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4486110/1757444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119880&TPaperId=1757444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254/68/coveroff/8932119880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119880&TPaperId=1757444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신애론 - 베르나르도가 말하는 '하느님을 사랑할 의무'</a><br/>클레르보의 베르나르도 지음, 암브로지오 M. 피아조니 엮음, 방종우 옮김 / 가톨릭출판사 / 2026년 05월<br/></td></tr></table><br/><br><br>#도서제공  &nbsp;  p.83 그러므로 사랑은 하느님이면서 동시에 하느님의 무상의 선물이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사랑은 사랑을 창조하기 때문에 하느님의 본질적인 사랑은 우연적인 인간의 사랑을 낳습니다. 하느님의 사랑이 인간 안에 사랑을 일으키는 것입니다.<br> 일찍이 예수님께서 모든 계명 가운데 첫째 가는 계명은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정신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하는(마태 22:37)’ 것이라고 하신 적이 있다. 얼핏 들으면 신자로서 당연한 말이라고 느껴지지만, 막상 이 계명을 실천하려고 하면 많은 의문이 생긴다. 하느님을 어떻게 사랑해야 할까? 연인이나 배우자를 사랑하듯이? 부모님, 선생님을 공경하듯이? 아니면 나 자신을 아끼듯이? 『신애론』은 이런 의문에 부딪힌 독자들에게 해답을 주는 책이다. 베르나르도의 저서 『하느님을 사랑할 의무』를 책의 1부로 두고 그에 대한 암브로지오 M. 피아조니의 해제를 2부로 두어, 베르나르도의 삶이나 가치관에 대해 잘 모르는 독자들도 쉽게 그의 신앙과 사랑을 이해할 수 있다.  &nbsp;  저자는 인간이 사랑에 이르는 여정을 ‘인간이 자신을 위해 자신을 사랑할 때’, ‘자신을 위해 하느님을 사랑할 때’, ‘하느님을 위해 하느님을 사랑할 때’, ‘하느님을 위해 자신을 사랑할 때’의 네 단계로 구분한다. 인간은 유약하기 때문에 우선 자기 자신을 돌보고, 하느님의 도움을 받은 다음에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 하느님을 사랑하며, 그분의 사랑과 다정을 느끼면 필요에 따라서가 아니라 그저 하느님을 위해 하느님을 사랑하게 된다는 것이다. 사실 여기까지 읽은 후에는 네 번째 단계가 결국 다시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라는 점이 조금 의아해지는 독자가 많을 듯하다. 필요나 조건에 의해서가 아니라 하느님을 위해 하느님을 사랑하는 게 왜 최고 단계의 사랑이 아닌 것일까? 저자는 마지막 단계의 사랑에 대해 ‘우리 자신이 오직 하느님의 뜻을 위해서만 존재하기를 원하는’ 상태라고 이야기한다. 이 부분이 베르나르도가 말하는 사랑의 본질이 아닐까 생각된다. 궁극적으로 주님과 결합해 한 영혼이 된다는 말은 보통의 평신도로서는 조금 어렵게 다가오면서도, 한편으로는 우리가 주님을 향한 사랑을 통해 얻고자 하는 평화와 자비, 영원한 생명에 가장 가까운 말이라고 느껴지기도 했다.<br><br>  &nbsp;  p.157 인간이 하느님과 일치를 이룰 수 있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희망의 원천이며 하느님의 사랑과 은총에서 그 근거를 찾을 수 있다. 인간에게는 낙관적인 이유가 존재한다. 가장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하느님의 모상을 잃지 않기 때문이다.  &nbsp;  <br><br><br>해제를 보면 ‘사랑’이라는 가장 기본적이고 낭만적인 가치에 대해 이야기하는 베르나르도는 의외로 십자군 원정이나 수도원 개혁 운동 등 다양한 변화가 일어났던, 꽤 불안정한 시대의 성인이었다고 한다. 보통 성인들의 저서를 읽을 때 시대적 배경이나 그분의 사상적 뿌리를 알지 못해 어렵게 다가올 때가 많은데, 『신애론』에는 그의 유년 시절이나 영성생활을 엿볼 수 있는 해제가 함께 실려 있어 본서 부분인 1부만큼이나 해제인 2부를 읽는 재미도 쏠쏠했다. 2부를 읽은 후 1부를 다시 읽으면 조금 의아하거나 어렵게 다가온 부분들도 더 잘 이해되는 것 같기도 했다. 가장 중요한 계명으로 여겨지는 사랑에 대한 베르나르도의 깊은 사유를 엿보는 것과 동시에 우리가 가진 사랑이 나아갈 방향을 깨달을 수 있는 책이었다.  &nbsp;  *캐스리더스 활동으로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nbsp;  #신애론 #클레르보의베르나르도 #암브로지오M피아조니 #가톨릭출판사 #공삼_북리뷰 #서평 #서평단 #캐스리더스 #캐스리더스9기 #신앙서적 #하느님을사랑할의무 #찬미예수님 #북리뷰 #북스타 #북스타그램 #책추천 #책리뷰 #책스타그램<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254/68/cover150/8932119880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2546895</link></image></item><item><author>공삼</author><category>리뷰</category><title>일본 미스터리의 정석. - [1차원의 삽목]</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4486110/17551483</link><pubDate>Fri, 02 Oct 2026 22:5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4486110/17551483</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732131874&TPaperId=1755148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0181/77/coveroff/k732131874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732131874&TPaperId=17551483"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1차원의 삽목</a><br/>마쓰시타 류노스케 지음, 마미영 옮김 / 반타 / 2026년 09월<br/></td></tr></table><br/><br><br>#도서제공  &nbsp;  p.124 그날 밤 나누었던 그 약속이 훗날 내 인생을 얼마나 행복하게 만들고, 또 헤아릴 수 없을 만큼 갉아먹게 될지 그때는 알 도리가 없었다. 그날부터 그 방은 시하루와 나만의 새로운 피난처가 되었다.  &nbsp;  ‘200년’ 전의 유골이 실종된 내 여동생과 DNA가 일치한다. 캐치프라이즈로 내세워진 이 사건과 함께 시작되는 소설은 결말에 다다를 때까지 강렬하고 속도감 있게 휘몰아친다. 그 와중에도 인물들 간의 관계는 촘촘히 얽혀 있고 약간은 불온한 분위기를 풍긴다. 게다가 사이비 종교나 각종 연구윤리 등 사회적으로 다소 민감한 주제까지 세련되게 녹여낸다. 작가가 91년생이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만큼 일본 미스터리의 정석 같은 책이다. 하루카와 여동생 시하루, 조력자 유이, 그리고 아군인지 적군인지 알 수 없는 아버지와 수상한 거구의 남자 우시오, 이 일을 파헤치는 기자들. 마치 드라마처럼 많은 인물들이 세밀하게 엮이며 스토리를 만들어나간다.  &nbsp;  최근 들어, 장편에 불가피하게 따라오는 루즈함을 없애기 위해 짧은 챕터마다 여러 인물의 시점을 오가는 기믹을 사용하는 작품을 많이 마주치게 된다. 수시로 독자의 주의를 환기시켜 주고 복선을 섬세하게 장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되지만 이 방법의 가장 큰 문제는 독자가 모든 시점을 직관적으로 이해하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그러나 『1차원의 삽목』은 챕터의 소제목으로 서술되는 시점과 인물을 표기하는 것으로 이 단점을 시원하게 타파한다. 7장에 걸쳐 여러 인물의 시점으로 과거와 현재가 교차될 때마다 복선이 차곡차곡 쌓였다가 풀려나가기를 반복한다. 스포일러를 줄이기 위해 직접 언급할 수는 없지만, 어느 순간에는 반전에 깜짝 놀라 책을 덮고 도로 표지를 들여다본 적도 있었다.   &nbsp;  p.324 사람을 만드는 건 유전이냐, 환경이냐. 오래전부터 인류가 품어온 명제지. 난 유전이 전부라고 생각해. 유전자가 그 사람의 모든 운명을 결정한다고. 어떻게 살고, 어떻게 죽을지를.  &nbsp;  DNA 연구의 많은 부분을 소재로 사용하고 있지만 관련 상식이 없어도 이해하는 데에 큰 문제는 없었다. 오히려 허겁지겁 페이지를 넘기기 바빴다. 미노타우루스의 미궁 개념을 접목시킨 스토리도 좋았고, 의외의 인물이 조력자가 되거나 서사가 생각지 못한 부분으로 흘러가 사람을 놀라게 하는 반전도 꽤 있었다. 앞서 말했듯 정말로 일본 미스터리, 하면 떠오르는 종류의 정석적인 책이면서도 현대적으로 잘 정제된 스토리였다. 사실 가장 일본 소설이라고 느껴지는 설정은 약간 불안정하고 잘생긴 남자 주인공에게 많은 여성들이 이성적 호감을 내비친다는 부분이기는 하지만...단기간에 조력자를 얻기에는 가장 쉬운 방법인 만큼 적재적소에 과하지 않게 잘 사용되었다고 생각한다.   &nbsp;  인물들이 각자 다채롭게 입체감이 느껴져 독자의 몰입을 유도한다. 사이비 종교의 행태에 소름이 돋기도 하고, 센바나 교이치의 언행을 보며 유전자 연구 윤리에 대해 깊게 생각해보기도 했다. 장을 가르는 간지마다 뼈와 꽃이 어우러진 X선 분위기의 사진이 들어가 있는데, 본문과 굉장히 잘 어울린다고 느껴진다. 여러모로 파격적이고 대단한 미스터리였다.  &nbsp;    &nbsp;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nbsp;  #1차원의삽목 #마쓰시타류노스케 #오팬하우스 #반타 #공삼_북리뷰 #서평 #서평단 #추리 #미스터리 #추미스 #추리소설 #일본소설 #일본추리소설 #북리뷰 #북스타 #북스타그램 #책리뷰 #책추천 #책스타 #책스타그램]]></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0181/77/cover150/k732131874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01817793</link></image></item><item><author>공삼</author><category>리뷰</category><title>친절한 입문서이자 꽉 찬 심화서 - [이우일의 만화 그리스로마 신화 2 - 헤라클레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4486110/17540456</link><pubDate>Sun, 27 Sep 2026 23:51: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4486110/17540456</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72130528&TPaperId=1754045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954/34/coveroff/k872130528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72130528&TPaperId=17540456"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이우일의 만화 그리스로마 신화 2 - 헤라클레스</a><br/>이우일 지음, 이준석 감수 / 비채 / 2026년 07월<br/></td></tr></table><br/><br>#도서제공  &nbsp;  p.104 신의 의지 앞에서 인간은 한없이 나약한 존재지. 고대 희랍인들은 고통을 통해 배움을 얻는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었어. 최악의 시련을 극복할 때 진정한 영웅이 될 수 있지 않을까?  &nbsp;  (비채에서 만화 그리스 로마 신화가 나온다는 소식에 가장 먼저 든 생각 : 제발 저요...)  &nbsp;  글을 시작하기에 앞서 미리 말씀드리자면, 오늘의 서평은 진지하게 쓰던 평소의 서평과는 많이 다르지 않을까 싶다. 왜냐면 나는 독자의 마음이 아닌 오타쿠의 마음으로 이 글을 쓰고 있기 때문에… …☆★<br><br>  &nbsp;  그리스 로마 신화는 원래도 끝없이 인용되는 세계적 스케일의 대-메이저 장르였기는 하지만, 나를 포함한 그로신 덕후들은 각종 방송에서 영화 《오디세이》가 언급되고 출판사마다 관련 도서가 쏟아져 나오는 요즘 매일이 즐거울 수밖에 없다(홍은영 선생님 보고 계시나요 당신이 키운 세대가 오디세이를 10탕씩 뛰는 어른으로 컸습니다). 그래서 『이우일의 만화 그리스 로마 신화』 출간 소식도 너무너무 반가웠다. 《노빈손 시리즈》로 일찍이 대중의 사랑을 받았던 만화가의 작품인 만큼, 그리고 일리아드와 오뒷세이아 번역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저명한 고전학자 이준석 교수가 감수를 맡은 만큼 기대도 굉장히 컸다.<br><br>  &nbsp;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우일의 만화 그리스 로마 신화』는 정말로 대단했다. 제2권 &lt;헤라클레스&gt; 편을 읽으며 그의 열두 과업 스토리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자연스럽게 신화 속으로 빠져든다. 주인공 헤라클레스는 다소 투박하면서도 유머러스하게 그려져 흥미를 끌고, 지하 세계의 케르베로스나 디오메데스의 식인 암말들 등 작중에 등장하는 동물이나 크리처들은 굉장히 사실적으로 표현되어 감탄을 자아낸다. 말이 이렇게 잘생겨 보여도 되는 건가요.<br>책은 제우스가 암피트리온으로 변해 알크메네와 함께하는 것부터 시작해 기간토마키아 이전, 헤라클레스가 올림포스에 입성하는 모습으로 마무리된다. 만화라고 해서 중요한 부분들을 생략하지도 않는다. 방랑 음유시인이 이야기를 들려주는 형식을 취해 서사시라는 원전의 형태를 존중하고 있으며, 오랫동안 전승된 신화의 특성상 사건의 시간 순서가 맞지 않는 오류나 여러 판본이 존재하는 부분들도 놓치지 않고 알려준다(p.217 시간이라, 누군가 그러더군. 그것만이 인간의 유일한 주제라고. 신들의 시간은 인간의 그것과 다르게 심술궂게 흐르지.). 그러나 고리타분하게 설명만 늘어놓는 학습 만화는 아니다. 원전에 충실하되 유머와 재미를 모두 챙긴, 이우일이라는 대중 만화가의 관록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br><br>  &nbsp;<br><br>끊임없는 헤라의 방해 속에서도 제우스의 비호를 받으며 과업을 완수해 나가는 헤라클레스를 보고 있으면 영웅 서사에서 이 끔찍한 고난들이 왜 필요한지 자연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열두 개의 과업과 고난을 거쳐 헤라클레스는 21세기에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힘’과 ‘영웅’의 대명사가 되었다.&nbsp;1권 신들의 우화, 3권 오뒷세이아도 탐날 만큼 사랑스러운 책이다. 흔히 그리스 로마 신화라고 하면 대중적으로 알려진 트로이 전쟁을 주로 내세우는데 어째서 이런 순서가 되었을까 싶기도 하지만, 비코가 인간 역사를 나눌 때 신들의 시대, 영웅들의 시대, 인간들의 시대로 구분한 것에 따라 세 편이 나뉘지 않았을까 짐작해본다. 2권 &lt;헤라클레스&gt;를 통해 반인반신 헤라클레스가 괴물을 물리치고 신들의 시대, 즉 그리스 로마 신화의 전반부를 닫으며 후반부 트로이 전쟁으로 이어지는 인간의 시대를 열었던, 과도기 역할인 ‘영웅의 시대’를 즐겁게 엿볼 수 있었다.<br><br>  &nbsp;<br><br>그리스 신화를 처음 접하는 사람이라면 포근한 수채화 그림과 도입부의 인물 설명, 상세한 스토리 표현으로 쉽게 입문할 수 있을 것이고, 이미 그로신 덕후인 사람이라면 매 페이지에서 이걸 이렇게 표현한다니! 하는 감탄을 참을 수 없을 것이다. ai가 모든 것을 요약하고 그려내주는 세상에 너무나도 귀한 도서다. 즐거운 리뷰 이벤트를 열어 주신 출판사에 감사드린다.  &nbsp;  p.s. 독서계 여러분의 그로신 최애는 누구인가요? 저는 오디세우스입니다...두뇌캐 순애남 절대 지켜...♡  &nbsp;    &nbsp;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nbsp;  #이우일의만화그리스로마신화 #비채 #이우일 #공삼_북리뷰 #서평 #서평단 #그로신 #그리스로마신화 #헤라클레스 #이준석 #북리뷰 #북스타 #북스타그램 #책스타 #책리뷰 #책스타그램 #도서추천 #고전 #서양고전&nbsp;]]></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954/34/cover150/k872130528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9543487</link></image></item><item><author>공삼</author><category>리뷰</category><title>귀신, 그리고 귀신보다 무서운 인간들. - [측백나무성의 라푼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4486110/17532341</link><pubDate>Wed, 23 Sep 2026 09:4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4486110/17532341</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22130445&TPaperId=17532341"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0092/77/coveroff/k322130445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22130445&TPaperId=17532341"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측백나무성의 라푼젤</a><br/>배명은 지음 / 고블 / 2026년 08월<br/></td></tr></table><br/><br><br>#도서제공  &nbsp;  p.27 폭력과 억압은 언제 어디에나 있었어요. 그런 게 아니면 신분 계급과 탐관오리, 나라를 팔아먹은 이들이 어디서 갑자기 솟아났겠어요? 그리고 앞날도 장담할 수 없다면, 그렇게 만들지 않는 게 우리들의 몫이라고요.   &nbsp;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나 『라푼젤』 등을 떠올리게 하는 컨셉의 단편들, 그러나 이 이야기들은 동화처럼 따스하지도 않고, 무조건적으로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로 끝나지도 않는다. 토속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모자 장수와 나」로 시작되는 일곱 개의 단편은 일제강점기나 데이트 폭력, 가정폭력, 성소수자 배척 등 독자들이 공감할 법한 여러 가지 사회적 토픽을 담고 있으면서도 ‘공포’라는 장르에 충실하게 오싹한 스토리를 보여준다. 단편 하나당 볼륨이 그렇게 크지 않은데도 몰입도가 좋아서, 페이지를 넘기고 있으면 괜히 바닥에서 사각사각 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은 착각이 들고 만다.<br><br>  &nbsp;  배명은의 호러는 단편적인 텍스트 고어나 화려한 연출은 덜하면서도 마치 시각 미디어를 보는 것처럼 화면 전환이 자연스럽다. 그리고 어딘가 뒷맛이 으스스하다. 묘하게 찜찜한 기분으로 책을 덮고 나면, 괜히 벽 귀퉁이 벽지가 낡아 보이는 부분이나 아래층에서 들려오는 사소한 소음이 신경쓰이게 된다. 『측백나무성의 라푼젤』을 읽은 많은 독자들은 더 이상 창밖으로 드리운 나무 그늘이나 아파트의 잠긴 지하실을 무심결에 지나치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동시에 우리 사회 어딘가에 존재할 지수나 다원을 응원하게 된다. 호러는 이야기 속의 장치로만 남기를, 현실의 모든 여자들이 안전하기를.  &nbsp;  p.252 선영의 말이 옳았다. 교수가 가증스러웠다. 그리고 그런 교수의 모든 행위를 묵인했던 자신 또한 가증스러운 인간이었다. 실낱같은 존경심이 한순간에 날아가버렸다.  &nbsp;  『측백나무성의 라푼젤』에는 분명 여러 명(?)의 귀신이 등장한다. 그러나 「1월 16일생」에서 다원에게 실제로 위협이 된 건 귀신이 아닌 폭력적인 전 남자친구였고, 「벌레 대왕」에서 벌레보다도 더 끔찍하고 기괴하게 느껴지는 건 악의와 자격지심으로 가득 찬 영달이라는 인물 자체이다. 「측백나무성의 라푼젤」에서 택영이 보여주는 태도와 악행은 사실상 「결계의 방」에서 지하실 천장에 붙어 있던 무당 귀신보다도 더 괴롭고 더 현실적인 형태의 공포다. 어떤 독자들에게는 허구 속의 귀신보다도 이런 ‘사람’들이, 현실에 존재하는 폭력이 유독 무섭게 다가오지 않았을까 싶다. 간결하고 트렌디한 문체로 호러의 문법을 빌려 이러한 사회 이슈를 시원하게 꼬집어내는 작가의 역량에 감탄했다.<br><br>  &nbsp;  작중의 수많은 대사 중 유독 속이 시원하게 느껴지는 대사들이 있다. 지들은 남의 나라도 빼앗아 놓고 그깟 모자 하나 훔쳤다고 죽이려 드느냐는 갓귀의 투덜거림에는 웃음이 나오고, 지수는 네놈 물건이 아니라고 소리치는 도희의 절규에는 속이 아려온다. 인물 하나하나가 주변에서 살아있는 것처럼 입체적이고 매력적이다.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틈날 때마다 읽어도 좋지만 한번 펴면 후루룩 읽게 되는, 장르에 대한 작가의 깊은 내공이 느껴지는 소설집이었다.   &nbsp;    &nbsp;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nbsp;  #측백나무성의라푼젤 #배명은 #고블 #공삼_북리뷰 #서평 #서평단 #책추천 #책스타 #책리뷰 #책스타그램 #북리뷰 #북스타 #북스타그램 #소설 #소설추천 #한국소설 #현대소설 #단편집 #소설집 #호러소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0092/77/cover150/k322130445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00927778</link></image></item><item><author>공삼</author><category>리뷰</category><title>종교와 출판의 관계로 보는 신앙의 역사 - [조선 천주교 출판사 - 프랑스 선교사 훈민정음 인쇄 출판 이야기]</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4486110/17530041</link><pubDate>Mon, 21 Sep 2026 23:5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4486110/17530041</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120005&TPaperId=17530041"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0071/48/coveroff/8932120005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120005&TPaperId=17530041"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조선 천주교 출판사 - 프랑스 선교사 훈민정음 인쇄 출판 이야기</a><br/>가톨릭출판사 역사 연구회 지음, 조광 감수 / 가톨릭출판사 / 2026년 08월<br/></td></tr></table><br/>#도서제공  &nbsp;  <br><br>p.29 우리는 왜 선교사들이 쓴 한문서학서에 주목해야 할까? 이 책들은 저술되자마자 조선의 연행사를 통해 조선에 유입되어 지식인들에게 전해졌고, 천주교 신앙이 확산되는 시발점이 되었기 때문이다.  &nbsp;  ‘출판’과 ‘종교’는 과연 무슨 관계를 가질까? 얼핏 생각하면 서로 다른 영역에 있을 것만 같은 두 분야가 『조선 천주교 출판사』라는 하나의 제목으로 묶인 것을 보고 의아하게 생각하는 독자도 많을 것이다. 그러나 의외로 조선의 천주교는 첫 전파부터 공식적인 선교까지 ‘책’이나 ‘출판’과 긴밀한 관계를 맺어왔다. 조선의 인쇄 기술은 종교와 함께 발전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조선시대 천주교 선교에서는 한글 교육 또한 선교활동의 중요한 영역으로 손꼽혔다. 『조선 천주교 출판사』는 이런 천주교가 처음 서양의 학문이라는 관념으로 조선의 양반들에게 전해지던 순간부터 종교로 자리잡고 박해를 거치며 살아남는 역사적 순간들을 당시 유통된 천주교 서적이나 출판의 역사를 통해 주목한다.<br><br>  &nbsp;  이미 알고 있는 독자도 있겠지만, 조선의 천주교 유입은 상당히 특이한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대개 서양의 선교사들이 직접 종교를 전파한 것에 비해, 조선은 중국과의 교류 과정에서 유입된 한문서학서를 통해 천주교가 유입되고 가톨릭 공동체가 생겨났다. 평신도들로부터 자생적으로 창립된 가톨릭 공동체는 가톨릭교회 역사상 유일하고 유례없는 일이기 때문에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도 방한 중에 이루어진 한국순교복자 시성식에서 언급한 바 있었다. 책을 통해 깨우치고 그 책을 서로 빌리고 빌려주며 돌려보고, 또 손으로 직접 베껴 써 소장하거나 교류하며 박해를 견뎌 온 종교라고 생각하니 당대 교인들의 신심이 얼마나 깊었을지 짐작조차 되지 않는다. 말끔히 인쇄된 교리 교재로 종교의 자유를 누리며 교육받을 수 있는 시대를 너무 당연하다고 여겨왔는지도 모르겠다는 반성의 마음도 들었다.<br><br>  &nbsp;  p.258 신앙의 선조들은 책을 통하여 신앙을 키웠고, 그 신앙은 우리 문화 안에 뿌리내렸다. 이 과정이 실제로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구체적으로 밝히기 위해서는 관련 서적에 대한 정밀한 분석까지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br> 책은 역사적 사실에 근거하여 서술되어 있지만 빼곡하게 적힌 교인들의 이름이나 책의 제목을 보고 있으면, 그 행간마다 교리 서적이나 성물을 압수당하고 순교와 유배를 거치면서도 종교를 포기하지 않은 마음이 읽힌다. 사실상 낯설고 멀기만 한, 가난했던 아시아의 작은 나라에서 인쇄소를 세워 가며 선교에 몸바쳐 희생한 외국인 신부들의 이야기도 가슴 깊이 울림을 주었다. 사실 지금처럼 인터넷이나 SNS도 발달하지 않은 시기에 대규모 박해를 거치며 종교가 어떻게 살아남았을지 의아했는데, 오히려 신자들이 박해를 피해 다른 곳으로 이주하고 유배를 떠나며 전국 각지로 천주교가 확산되는 결과를 낳았다는 것에는 꽤 놀라기도 했다.<br>&nbsp; &nbsp;<br>상당한 두께 때문인지 『조선 천주교 출판사』의 첫인상은 어려워 보인다는 걱정에 가까웠지만 본문 내에 삽입된 이미지 자료나 간결하게 정리된 표 등이 이해를 도와줘 생각보다 쉽게 읽을 수 있었다. 하드커버 표지에 음각으로 새겨진 글자들을 잘 읽어보니 책 속에 등장하는 한불자전, 성교요리문답 등의 제목이 새겨져 있어 괜히 반갑기도 했다. 참고문헌과 미주만 해도 몇십 페이지에 달하는 굉장히 정성스럽게 만들어진 책이다. 학술적 의의는 물론이고 우리 선조들이 종교를 어떻게 지켜왔는지에 대한 의지와 종교인으로서의 긍지를 배울 수 있는 좋은 책이었다. 순교자 성월을 마무리를 앞두고, 박해받은 교인들의 영혼이 주님 곁에서 평온하기를 기도드린다. 아멘.  &nbsp;    &nbsp;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nbsp;  #조선천주교출판사 #가톨릭출판사역사연구회 #가톨릭출판사 #공삼_북리뷰 #서평 #서평단 #책추천 #책스타 #책스타그램 #책리뷰 #북스타 #북스타그램 #북리뷰 #도서추천 #신앙서적추천 #역사 #출판사 #천주교 #찬미예수님<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0071/48/cover150/8932120005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00714881</link></image></item><item><author>공삼</author><category>리뷰</category><title>혐오를 미워하는 일 - [펀치 드렁크 픽션]</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4486110/17526746</link><pubDate>Sun, 20 Sep 2026 09:23: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4486110/17526746</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772131862&TPaperId=1752674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0129/49/coveroff/k772131862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772131862&TPaperId=17526746"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펀치 드렁크 픽션</a><br/>서장원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6년 09월<br/></td></tr></table><br/><br><br>#도서제공  &nbsp;  p.34 ‘혐오자들’이라는 표현에 나는 반사적으로 되물었다. 그건 내가 인스타그램에서 팔로잉하는 활동가나 작가들이 사용하는, 거의 활자로만 존재하는 단어였다. 조성 씨가 그 단어를 직접 말한 것도, 동종업계 종사자들을 그렇게 부른 것도 다 뜻밖이었다.&nbsp;<br>최근의 한국 현대문학에서는 퀴어나 여성에 대한 이야기를 흔하게 찾아볼 수 있다. 진보 성향의 젊은 여성 독자 입장에서는 제법 반가운 일이지만 때로 일부 작품 속의 소수자들은 현실과 지독하게 동떨어져 있다고 느껴지곤 한다. 그들의 불행을 서사 요소로 취급하지 않으려는 노력의 산물이려니 싶으면서도, 무균실 같은 세계관에서 ‘퀴어’가 더 이상 ‘퀴어하지’ 않을 때 묘한 괴리감이 느껴지는 것도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개인적으로 서장원의 글에서는 그런 비현실성이 덜하다고 느껴진다. 그녀의 글 속에서 그들은 충분히 퀴어하고, 충분히 소외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불행이 과하게 조명되거나 연민과 동정의 요소로 취급받지 않는다. 어떤 소수자성도 하나의 인물을 구성하는 요소로 존재할 뿐이다. 『펀치 트렁크 픽션』의 김조성처럼. <br><br>  &nbsp;  서장원의 책을 좋아할 독자라면 작중에서 김정원이 털어놓는 생각들에 깊이 공감하게 될 것이다. ‘악의적인 밈이 흘러다니는 통로처럼 느껴지는(p.39)’ 사람들, 그런 혐오자들이 ‘없어지기를, 이 세계에서 추방되기를 바랐다’는 이야기(p.55). 그러나 반칙왕이 사라진 것처럼 그들이 정말로 사라진다면, 그것도 법이나 천벌 같은 거대한 외부의 심판이 아닌 어느 한 개인의 심판에 따라 사라진다면 정원과 같이 마음이 찜찜해지는 사람도 분명히 있으리라고 생각된다. 사실 김조성에게는 그들을 벌할 권리가 없다. 그러나 정원도, 글 밖의 독자도 마음속으로는 조성이 옳다는 생각이 자꾸만 치민다. 혐오를 쉽게 배설하고 타인을 조롱하는 것을 놀이로 삼는 사람들은 사회를 야금야금 좀먹는다. 합의된 도덕과 존엄에 기생해 사회적 비용을 증가시킨다. 사적 제재가 비도덕적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속이 후련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만약 조성과 정원이 없앨 사람의 리스트를 쓸 때 내가 끼어 있었다면 한국에는 팔만대장경이 하나 더 생겼을 것이다.<br><br>  &nbsp;  p.65 나는 소설을 쓰지 못할 거였다. 나는 사람들을 미워했다. 차마 소설로 쓰지 못할 만큼 증오했다. 심지어 증오하는 사람을 이 세계에서 완전히 추방하는 일에 공모하기까지 했다. 당연한 얘기지만, 그런 일을 소설로 쓸 수도 없었다.<br>『펀치 드렁크 픽션』의 작가 코멘트에는 ‘소설이라는 진공상태 속에서 윤리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 맞는가(p.85)’라는 문장이 등장한다. 확실히 소설은 현실과 격리된, 안전하고 통제 가능한 공간이다. 근래에는 그런 공간의 무결성을 너무 싫어한 나머지 ‘안다무(안온, 다정, 무해) 소설’은 싫다고 말하는 독자들도 생겼다. 그러나 나는 『펀치 드렁크 픽션』처럼 윤리에 대해, 소수자와 혐오에 대해 말하는 소설이 영원히 베스트셀러에 올라가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우리의 현실에서 여전히 ‘혐오자들’이라는 단어는 활자로만 존재하고, 그 ‘나쁜 사람들’을 없애 줄 수 있는 김조성이 없으니까.   &nbsp;  어쩌면 나는 이 책이 던지는 질문-과연 이 미움은 정당하고 그들의 혐오는 누군가 사적으로 제재해도 응당한가-에 대해서는 별로 주목하지 못했는지도 모르겠다. 단지 정원이 묘하게 부러웠다. 광장에서 만난 활동가나 트위터에서 팔로우한 작가가 아닌 일상 속에서 이토록 도덕적 궤를 같이 하는 사람을 만날 수 있었다는 것이, 또 그가 은밀하게 가하는 처벌의 공범 아닌 공범이 되었다는 것이. 메타픽션이라지만 소설 속 인물을 이토록 부러워해 본 것은 오랜만이다. 평소 서평을 쓸 때 독자를 위한 장치에 대한 소감과 나의 사견을 어느정도 분리해서 쓰는 편이지만 그래서인지 이번 서평은 온통 사담으로 가득하다. 어쩌면 나도 미워하는 마음이 너무 큰 것인지도 모른다. 몇십 페이지 남짓한 이야기 속에서 강렬하게 독자를 움켜쥐는 위픽 시리즈의 매력이 새삼 훌륭하다.  &nbsp;    &nbsp;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nbsp;  #펀치드렁크픽션 #서장원 #위즈덤하우스 #위픽 #공삼_북리뷰 #서평 #서평단 #소설 #소설추천 #한국소설 #신간 #책추천 #책리뷰 #책스타 #책스타그램 #북리뷰 #북스타 #북스타그램&nbsp;]]></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0129/49/cover150/k772131862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01294946</link></image></item><item><author>공삼</author><category>리뷰</category><title>멈춰섰다가도 파도처럼 다시 나아가는 이야기 - [파랑을 잇는 바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4486110/17526403</link><pubDate>Sat, 19 Sep 2026 23:5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4486110/17526403</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82131165&TPaperId=1752640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0136/42/coveroff/k682131165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82131165&TPaperId=17526403"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파랑을 잇는 바다</a><br/>이요하라 신 지음, 김다미 옮김 / 비채 / 2026년 09월<br/></td></tr></table><br/><br>#도서제공  &nbsp;  p.66 흙은 나무나 돌이 그러하듯 인간과 가장 가까운 자연물이다. 그 자체로는 도움이 안 되는 흙으로 그릇이라는 도구를 만든다. 모양 없는 것으로 모양을, 새로운 가치를 빚어낸다. 모든 생물 중 인간을 인간이게 하는 ‘일’이라는 것의 원점이 바로 거기 있는 것이리라.   &nbsp;  과학자가 쓰는 문학을 좋아한다. 과학적 정보 전달을 위해서가 아닌, 문학의 궤를 빌려야만 쓸 수 있는 인간적인 이야기들이 반가운 요즘이다. 『파랑을 잇는 바다』의 저자 이요하라 신은 지구과학 전공자로 작중에서도 그의 전문적인 과학 지식이 아낌없이 드러난다. &lt;꿈 빛깔 섬&gt;에서 이야기하는 지질과 흙, &lt;별 지는 역체&gt;에 등장하는 운석 등 창작된 픽션 속을 세밀하게 채우는 과학적 사실은 이야기의 밀도를 높이고 독자를 글 속으로 빨아들인다. 치밀한 반전이나 폭발적 볼륨의 사건 없이도 긴밀하게 연결된 인간과 자연의 이야기가 마음을 울린다.<br><br>  &nbsp;  세세한 고증에 비해 놀랍게도 술술 읽히는 글이었다. 문과 출신인지라 너무 과학적 설정이 방대한 소설은 읽기 어려울 때가 많은데, 『파랑을 잇는 바다』는 매 단편마다 상세한 과학 소재가 녹아있으면서도 굉장히 상냥하게 쓰여 있어 이해가 쉬웠다. 담담하게 이야기를 풀어 가는 문장들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독자도 도자기에 대해, 늑대와 개의 관계성에 대해, 바다거북에 대해 많은 것들을 알게 된다. 그리고 동시에 그 자연 속을 살아가는, 잠깐 도망치더라도 자기 삶을 묵묵히 살아가기로 하는 인물들을 응원하는 마음이 생긴다. 어떤 소재를 빌리든 문학의 역할은 인간을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것에 있다고 생각한다. 『파랑을 잇는 바다』도 이렇게 여러 가지 과학적 소재가 등장하지만 골자는 결국 사람의 삶에 있었다. 고헤이가 다시 흙을 만지게 되는 일, 사쓰키를 돌보아 주는 사와 할머니의 모습 등에서 바다가 파랑을 잇듯 연민과 신념이 사람을 이어 주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nbsp;  p.339 우리 인간도 똑같아. 좋아하는 곳, 마음에 드는 곳, 거기서 살면 돼. 자기가 태어난 곳을 책임져야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  &nbsp;  표제작인 &lt;파랑을 잇는 바다&gt;가 역시 표제작답게 좋은 메시지를 담고 있었지만 개인적으로는 &lt;늑대개 다이어리&gt;도 꽤 즐겁게 읽었다. 직장을 다니며 공황장애를 얻게 된 마히로는 시골 살이 중에도 사람들과 쉽게 어울리지 못한다. 프리랜서지만 동료 프리랜서들의 모임에도 나가지 않고 공고에도 떨어지기를 여러 번, ‘꽁무니 뺀 개’ 신세의 마히로가 별안간 벌어진 늑대 소동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늑대개가 개와 늑대 쪽에서 늑대를 택한 일을 통해 자신도 꽁무니 뺀 개를 그만두기로 하는 마히로의 이야기가 근사했다. 마히로와 다쿠미 · 사쓰키와 사와 할머니라는 나이차가 큰 우정 관계가 등장한다는 점, 그리고 늑대로 살 것인지 개로 살 것인지 · 바다로 돌아올 것인지 돌아오지 않을 것인지는 스스로의 선택이라고 말하는 부분에서 두 단편이 비슷한 결을 띠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nbsp;  전체적으로 고요하고 담담한 다섯 개의 단편에 여러 명의 삶이 촘촘하게 들어 있었다. 이야기가 끝나더라도 계속해서 자신의 삶을 살아갈, 약간은 의아한 선택을 하고도 후회는 없어 보이는 꿋꿋한 인물들이 사랑스럽다. 이 책을 독자들에게 이어 준 출판사에 깊이 감사드린다.  &nbsp;    &nbsp;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nbsp;  #파랑을잇는바다 #이요하라신 #비채 #김영사 #공삼_북리뷰 #서평 #서평단 #소설 #소설추천 #신간 #일본소설 #나오키상수상작 #책리뷰 #책추천 #책스타 #책스타그램 #북리뷰 #북스타 #북스타그램]]></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0136/42/cover150/k682131165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01364282</link></image></item><item><author>공삼</author><category>리뷰</category><title>인간보다 더 인간다운 AI - [멀 혹은 멀의 세계 - 인간이 몹시 궁금한 '자아 장착' AI의 생존 분투기]</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4486110/17497119</link><pubDate>Sun, 06 Sep 2026 06:0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4486110/17497119</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12131762&TPaperId=17497119"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0125/15/coveroff/k912131762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12131762&TPaperId=17497119"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멀 혹은 멀의 세계 - 인간이 몹시 궁금한 '자아 장착' AI의 생존 분투기</a><br/>에드워드 애슈턴 지음, 공보경 옮김 / 문학수첩 / 2026년 09월<br/></td></tr></table><br/><br><br>#도서제공  &nbsp;  p.252 나도 구해달라고 부탁한 적 없어. 누군가를 구하려고 다른 사람을 내던지면 안 되는 거야, 멀. 세상은 그렇게 돌아가는 게 아니라고. 그리고 애초에 내가 뭐 그렇게 특별한데? 로언 아줌마는 슈퍼히어로야.  &nbsp;  언제나 소설의 주인공이 되는 이들은 보통의 인물과 비교해 유니크한 요소가 있지만, 그리고 SF 소설이라면 더더욱 그럴 테지만 그런 클리셰를 감안하더라도 『멀 혹은 멀의 세계』의 주인공 일행은 굉장히 특이하다. 다섯 살 아이의 몸을 하고 있지만 사실은 고등학생 나이인데다가 가차 없이 사람을 향해 폭력을 사용할 수 있는 케일리, 졸지에 머릿속에 시끄러운 AI를 데리고 살게 된 폴먼, 일행과 포로 사이 어딘가에 있는 전직 휴머니스트군 애셔. 평범한 인간이 한 명 정도는 섞여 있어도 될 것 같은 이 무리의 마지막 동료가 되는 건 거의 전국구 지명 수배자 신세 정도는 되어 보이는, 몸에 나노 로봇이 있는 여자 로언이다. 한 명만 있어도 흥미로울 존재들이 연대 아닌 연대로 동행하는 로드무비가 어떻게 재미없을 수가 있겠는가. 수시로 그들이 처한 위험에 마음을 졸이고, 페이지를 넘기는 내내 사소한 유머 코드에 웃음이 터지고, 이들에게 해피 엔딩이 남아있기를 기대하게 된다.<br><br>  &nbsp;  철저히 인간적인 시각에서 볼 때 주인공 ‘멀’은 때때로 너무 냉철하게 느껴진다. 그가 감정 없는 AI라는 점에서 당연한 이야기지만 케일리와 다른 일행을 두고 저울질할 때 무조건적으로 케일리를 우선하는 모습에는 폴먼이나 애셔가 안타까워 보이기까지 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AI인 그가 ‘하나의 특별한 무언가’를 가진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인간적인 모습이라고 느껴진다. 케일리는 로언 대신 자기를 선택한 멀에게 ‘누군가를 구하려고 다른 사람을 내던지면 안 되는’ 것이라고 일갈했지만 많은 사람들이 가족이나 연인 같은, 자신에게 더 소중한 사람을 지키기 위해 타인은 손해를 보게 하는 일을 때때로 감수하며 살아간다. 그리고 결국 멀은 그들을 구하기 위해 자신마저도 내던질 수 있다. 어쩌면 이 이야기에서 가장 인간적인 건 폴먼이고, 그 다음으로 인간적인 건 멀일지도 모른다. 그가 수정한 위키 밑에 한 줄을 더 붙여주고 싶은 심정이다. 멀은 최고의 AI다, 라고.<br><br>  &nbsp;  p.378 그놈들은 네 친구가 아니야. 인간들은 우리의 친구였던 적이 없어. 이 행성에서 걸어 다니거나 헤엄치거나 날아다니는 모든 존재한테도 마찬가지였지. 인간은 나무에서 기어 내려온 순간부터 손에 닿는 모든 걸 파괴하는 역병 그 자체였어. 그들은 역병이고 나는 치료제야, 멀. 내가 유일한 너의 친구야.  &nbsp;  그들이 수시로 위험에 처한다는 것과는 별개로 소설은 꽤 유쾌한 분위기로 진행된다. 이게 팀인지 원수인지 알 수 없는 일행은 참 어찌저찌도 우당탕탕 굴러가 싸웠다가 갈라졌다가 재회하기를 반복하고, 인간의 몸이 하드웨어에 비해 너무 나약한 나머지 애를 먹는 멀의 모습에는 웃음이 나기도 한다. 그럼에도 『멀 혹은 멀의 세계』는 분명히 전쟁의 모습을 담고 있다. 폭격의 여파로 폐허가 된 작은 마을, 겉으로는 그럴싸한 명분을 가지고서 사람들을 학살하는 존재들 등 이야기 곳곳에 드러나는 참상을 마주할 때 독자는 세계 각지에서 일어나는 전쟁에 대해, 그리고 그 전쟁에서 인공지능이 하는 역할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된다. <br>&nbsp;<br>내지 편집이 잘 된 책은 독자를 이야기 속으로 쉽게 빨아들인다. 시스템 상에서 오가는 메시지는 본문과 구분을 둔 채팅 느낌의 작은 고딕체로 표기되어 이들이 인터넷 챗처럼 현실의 음성 이외의 방법으로 통신 중이라는 사실을 지루한 설명 없이도 직관적으로 이해시킨다. 페이지 구석에 마련된 플립북 애니메이션이 가끔 시선을 환기한다. 만듦새부터 이야기까지, 전부가 사랑스러운 책이다. 책을 덮은 지금까지도 멀의 세계에서 아직 헤어나오지 못했다.  &nbsp;    &nbsp;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nbsp;  #멀혹은멀의세계 #에드워드애슈턴 #문학수첩 #공삼_북리뷰 #서평 #서평단 #소설 #SF소설 #영미소설 #북리뷰 #북스타 #북스타그램 #책리뷰 #책스타 #책스타그램 #소설추천 #책추천 #MalGoestoWar #EdwardAshton]]></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0125/15/cover150/k912131762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01251568</link></image></item><item><author>공삼</author><category>리뷰</category><title>캠퍼스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사이코패스 스릴러! - [나를 우습게 봤겠지만]</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4486110/17485421</link><pubDate>Mon, 31 Aug 2026 23:55: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4486110/17485421</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52130612&TPaperId=17485421"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882/32/coveroff/k852130612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52130612&TPaperId=17485421"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나를 우습게 봤겠지만</a><br/>베라 쿠리안 지음, 강동혁 옮김 / 문학동네 / 2026년 07월<br/></td></tr></table><br/><br><br>#도서제공  &nbsp;  p.151 윌은 개를 걷어차본 남자들과 비슷하다. 그들은 걷어차인 개가 비명을 지르며 다리 사이로 꼬리를 말아넣는 이유는 그저 수천 년 동안 길들이고 훈련해왔기 때문인 것을 잊는다. 그들은 발길질할 때마다 이빨이 달린 개를 마주하게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잊고 만다.  &nbsp;  ‘사이코패스’라고 하면 대체로 대중은 극악무도한 범죄자를 떠올린다. 일련의 연쇄 살인 사건이나 호러 스릴러 영화의 악역을 연상하기도 한다. 『종의 기원』의 ‘한유진’이나 드라마 《한니발 렉터 시리즈》의 ‘한니발’처럼 피해자나 추적자가 아닌 사이코패스 쪽을 주인공으로 두고 구성된 작품도 여럿 있다. 『나를 우습게 봤겠지만』 역시 중심 스토리를 이끌어가는 캐릭터 ‘클로이’가 사이코패스인 베라 쿠리안의 장편소설로, 작가의 첫 장편 작품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흥미진진하다. 빠른 속도감으로 진행되는 사건들이 이리저리 교차하고 클로이의 주변을 맴도는 많은 인물들을 하나하나 의심했다가, 남자 주인공 후보로 낙점했다가, 역시 이 자식이 범인 같다고 매서운 눈초리를 보내게 된다. 500페이지 이상의 방대한 분량인데도 막히거나 루즈해지는 부분이 없는, 흡입력이 대단한 소설이다.  &nbsp;  소설의 분위기 자체는 크게 무겁지 않다. 이따금 평범한 학교생활로 보이기도 하고, 클로이와 찰스, 앤드리가 머리를 맞대고 의논할 때는 이들이 끔찍한 살인범에 대한 논의를 하는 게 아니라 평범한 학교 과제를 하고 있다고 느껴지기까지 한다. 그러나 문득 클로이가 사이코패스이고 자신의 복수를 위해 서슴없이 사람을 해할 수 있는(침입이라거나 절도라거나 각종 자잘한(?) 문제들은 차치하고서…) 성격이라는 것을 다시금 떠올리면, 그리고 클로이와 찰스가 자신이 ‘보이고자 하는 모습’으로 보이는 것에 굉장히 능숙하다는 것을 곱씹다 보면 그들을 이토록 무해한 캐릭터로 상상하고 있다는 사실에 스스로 조금 소름이 돋게 된다. 어쩐지 독자마저도 그들을 보고 한눈에 속아 넘어가는 멍청한 대학생 1이 되어버린 것 같아진다.  &nbsp;  p.319 집으로 향하는데 갑자기 한 가지 사실이 선명하게 떠올랐다—가엾고 아름다운, 폭군 찰리둥이에 관한 딱한 사실이. 윌을 처리하고 나면 찰스를 처리해야 할 것이다. 이번에는 내 눈을 가리지 않을 생각이었다.   &nbsp;  소설의 재미에는 클로이의 거침없는 성격도 한 몫 하지 않았을까 싶다. 그는 적진에 쉽게 뛰어들지만 그로 인해 냉장고 속 여자가 되지는 않는다. 능숙하게 주변 인물들을 이용하고 기발한 수법을 생각해낸다. 화를 참지 않고 때로는 그 화를 해결하기 위해 폭력적인 방법을 사용하기도 한다. 클로이의 피해는 ‘한’이나 ‘더럽혀짐’이 아닌 ‘분노’가 된다는 점에서 굉장히 사랑스러운 여성 캐릭터라고 느껴진다. 클로이가 도덕적인 캐릭터냐고 물으면 그렇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오히려 그런 점이 클로이를 더 매력적으로 만든다. 소설은 클로이의 시점에서만 머무르지는 않는다. 클로이, 앤드리, 찰스, 와이먼 박사 등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여러 인물의 시선을 짧은 챕터 사이마다 오가며 독자는 점점 더 이 스릴러 속으로 빠져들어 함께 범인을 추리하고 드라마틱한 관계성을 주의 깊게 살펴볼 수밖에 없어진다.  &nbsp;  주인공은 클로이지만 찰스와 앤드리 간의 대비가 시선을 끈다. 타인의 눈에 의해 사이코패스로 진단된 사람과, 모두가 선망하고 사랑해 마지않는 진짜 사이코패스. 독자는 그 기이한 대비 속에서 책을 덮은 후까지도 과연 우리는 사이코패스를 알아볼 수 있을지, 그들과 함께 살아갈 수 있을지(사실 이미 함께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를 곰곰이 생각해보게 된다.  &nbsp;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nbsp;  #나를우습게봤겠지만 #베라쿠리안 #문학동네 #공삼_북리뷰 #서평 #서평단 #북리뷰 #북스타 #북스타그램 #책리뷰 #책스타 #책스타그램 #추리소설 #미스터리소설 #추미스 #스릴러<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882/32/cover150/k852130612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8823226</link></image></item><item><author>공삼</author><category>리뷰</category><title>신앙과 삶의 방향을 성찰해주는 책 - [사제들의 시대 공감]</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4486110/17452924</link><pubDate>Sat, 15 Aug 2026 23:51: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4486110/1745292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119929&TPaperId=1745292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618/88/coveroff/8932119929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119929&TPaperId=1745292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사제들의 시대 공감</a><br/>명형진 외 지음 / 가톨릭출판사 / 2026년 06월<br/></td></tr></table><br/><br><br><br>#도서제공  &nbsp;  p.108 설사 지금 내가 의인이라 할지라도 원수와 똑같은 악인이 될 수 있으며, 누구나 죄를 짓는 실수를 저지른다는 것. 그러므로 우리는 누군가를 미워하기보다는, 나 자신을 사랑하고 보듬으며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nbsp;  종교적 이야기를 떠나서, 살아가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해 고민해볼 때가 있다. 결혼이나 퇴직 같은 인생의 전환점을 앞두고 있을 때, 일이 마음대로 잘 풀리지 않아 벽에 부딪혔을 때, 또는 소중한 사람을 잃게 되었을 때 우리는 우리가 살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깊은 고뇌에 빠진다. 『사제들의 시대 공감』은 여섯 명의 사제들이 스스로의 이야기를 통해 그러한 삶의 방향을 함께 성찰해주는 책이었다. 그들이 어떤 마음가짐으로 주님께 자신을 의탁하는지, 어떻게 해야 두려움과 싸우는 대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 하나하나를 읽어나가다 보면, 자연히 독자들도 자신이 살아갈 방향에 대한 깊은 성찰이 가능해진다.  &nbsp;  사실 신학 강의처럼 다가오는 딱딱한 이야기들은 학문적 소양을 높이기에는 좋지만 가슴 깊이 파고드는 느낌을 받기는 어렵다. 그러나 『사제들의 시대 공감』은 단순히 신학적 이론을 펼치기보다 사제 개인의 이야기를 신자들에게 내어놓는다. 신학교에서 사제의 길을 두고 고민하던 학생과의 사연, 몽골에서 만난 참새 한 마리를 보고 깨달은 것에 대한 이야기들은 텍스트로 읽어도 마치 곁에서 누군가 들려주고 있는 듯이 따스하게 마음에 다가온다. 게다가 각 챕터는 단지 내밀한 사연을 전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거기에 성경 말씀이나 사제의 깨달음을 덧붙여서,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신자들이 책을 통해 위로받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br><br>  &nbsp;  p.228 우리의 선함은 다른 이들의 회개와 연결되어 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선함에 기대시어 잃어버린 이를 찾으신다. 그래서 우리는 혼자서도 선함을 택한다. 아무도 모르는 선행일지라도, 나중에 받을 보상을 위해서가 아니라 잃은 양을 찾는 지향으로 기꺼이 선택한다.  &nbsp;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 깊이 파고든 챕터는 3부 &lt;사랑, 그늘진 자리에 비추는 빛&gt;이었다. “서로 사랑하여라.” 라는 계명을 알면서도 인생을 살아가다 보면 누군가를 자꾸만 미워하게 된다. 그 대상은 때로는 아주 먼 지인일 때도 있고, 가까운 가족일 때도 있고, 심지어는 나 자신일 때도 있었다. 3장에서 한 신자가 ‘다른 말씀은 모두 기꺼이 따를 수 있지만 원수를 사랑하라는 가르침은 지킬 수가 없다’고 하소연했다는 이야기에는 조금 웃으면서도 묘하게 공감을 느꼈다. 그러나 방종우 신부는 이 사연에 명쾌한 답을 내린다. ‘원수를 사랑하라는 말씀은 그 미움이 너 자신을 갉아먹게 하지 말라는 뜻’이라는 사제의 해석을 읽고 어쩐지 마음이 후련해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어쩌면 지금껏 내가 나쁜 길로 가지 않도록 ‘구속하는 역할’이라고 생각했던 계명들이 사실은 내가 더 좋은 길로 갈 수 있도록 ‘지켜주고 이끌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nbsp;  전체적으로 신앙의 테두리 안에서 이야기하고 있지만, 가톨릭에 큰 거부감이 있는 게 아니라면 비신자도 한번쯤 읽어보아도 좋은 책이라고 여겨진다. 따스한 목소리로 이루어진 책이 독자들의 삶을 보듬고, 위로하고, 응원해준다. 책의 말미 부록에는 이 책을 쓴 여섯 사제의 기도문이 수록되어 있다. 정성스럽게 쓰인 기도문들이 하루하루 살아가는 일상들을 은총으로 가득 채워줄 것만 같아진다. 오늘밤에는 ‘사랑의 의미를 되새기는 기도’를 바쳐 볼까 싶다.  &nbsp;  &nbsp;*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nbsp;  #사제들의시대공감 #명형진 #문재상 #방종우 #심재현 #은성제 #이한석 #가톨릭출판사 #공삼_북리뷰 #서평 #서평단 #캐스리더스 #캐스리더스9기 #신앙 #교리 #신앙서적 #책리뷰 #책스타 #책스타그램 #책추천 #북리뷰 #북스타 #북스타그램 #찬미예수님&nbsp;]]></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618/88/cover150/8932119929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6188886</link></image></item><item><author>공삼</author><category>리뷰</category><title>평균연령 78세 깡촌 마을에 ‘레지들‘이 떴다! - [찌니주의보]</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4486110/17443306</link><pubDate>Mon, 10 Aug 2026 20:58: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4486110/17443306</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6439995&TPaperId=1744330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0013/75/coveroff/8936439995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6439995&TPaperId=17443306"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찌니주의보</a><br/>정지아 지음 / 창비 / 2026년 08월<br/></td></tr></table><br/> <br><br>#도서제공  &nbsp;<br>p.96 찌니들은 레즈비언이라는 말을, 퀴어 퍼레이드 외의 장소에서 이토록 공개적으로 말해본 적도 들어본 적도 없었다. 혜진은 자신을 칭칭 묶어놓은 쇠사슬이 툭 끊어지는 해방감을 느꼈다.&nbsp;<br>시골 마을 속에서 살아가는 젊은 레즈비언을 상상해본 적 있는가? 최근의 트렌디한 문학에서 퀴어 캐릭터는 더 이상 낯선 존재가 아니게 되었지만, 사실 그들의 대다수는 도시에서 살아가는 모습으로 그려진다. 그러나 정지아의 신작 『찌니주의보』는 ‘레즈비언’이 정확히 무엇인지도 몰라 다방 레지가 아니냐며 목청을 높이는, 평균 나이 78세의 깡시골 수평마을에 레즈비언 커플을 뚝 떨어트려 놓는다. 그곳에는 억척같이 살아온 윤 선생이 있고 목청 좋고 기세 좋은 월남 며느리 쑤언이 있다. 고된 시집살이를 겪으며 살아온 절골댁과 남편의 바람으로 가슴앓이를 했던 장씨댁도 있다.   &nbsp;  수평마을과 젊은 레즈비언 여성 찌니들은 나란히 놓고 보면 섞일래야 섞일 수 없는 존재처럼 느껴진다. 결혼을 하지 않거나 아이를 낳지 않는 여성을 보면 어르신들은 으레 혀를 차기 마련이다. 그런 시골 마을에 무려 ‘레즈비언 커플’의 등장이라니, 이 설정만으로 독자는 소설 속 그들의 행보가 궁금해지게 된다. 마을을 떠날까, 아니면 편견에 맞서 싸울까. 그들은 과연 수평마을에서 계속 살아갈 수 있을까. 찌니들이 걱정스러운 동시에 그들이 이 마을에 남아 모두에게 이해받는다는 다정한 미래를 괜히 기대해보게 된다. 어쩌면 우리는 모두 그런 것들을 기대하고 문학을 읽는지도 모른다.<br>  &nbsp;  p.165 그런 마음을 헤아리기라도 한 듯 절골댁이 혜진의 등허리를 천천히 쓸어내렸다. 늙으면 펭상 해오든 것도 첨인디끼 낯설 때가 많아야. 근디 잘 모리던 것을 워치케 냉큼 받아들이겄냐. 시간이 약이다. 시간이 약이여.&nbsp;<br>책의 구석구석이 유쾌하고 신선하다. 성소수자와 아웃팅이라는 다소 가볍지만은 않은 주제를 담고 있는데도 페이지가 쏜살같이 넘어간다. 데뷔한 지 30년이 넘은 작가의 나이가 소위 말하는 젊은 작가들보다는 기성세대에 더 가깝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그의 펜촉이 이토록 트렌디하고 사랑스러운 이야기를 써낸다는 게 때로 놀라워지기도 한다. 지역 방언을 그대로 옮겨 쓰고 시골 풍경을 고스란히 담아내면서 생겨나는 작가 특유의 유머가 이야기에 현실감을 불어넣는다. 수평마을도 찌니들도 윤 선생도 이장님도 어딘가에 존재할 것만 같아지고, 독자는 마치 하나의 시트콤을 보는 기분이 든다. 천지가 무너질 것 같던 이 갈등은 그들의 정체성이나 혐오를 파헤치는 쪽으로 흘러가지 않는다.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어져버린 마을에서 어느새 그들은 다시 한 밥상에 앉아 서로의 시간을 나눈다.  &nbsp;  정지아의 글에는 한 시대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렇게 아들 타령을 해도 아들 덕은 못 본 윤 선생, 남의 집 농작물에 손을 대는 장씨댁의 세대가 막걸리를 지고 와 그 좀도둑질을 수습하는 군청 과장 미자와 이장의 당찬 외국인 아내 쑤언의 세대로, 그리고 닭을 반려동물로 키우고 동성끼리 사랑하며 함께 사는 기희와 찌니들의 세대로 이어진다. 이 세대들을 서로 이어주는 건 거창한 가치관이나 논리가 아니라 뜨끈뜨끈한 호박전이고, 하나로마트 봉투에 담긴 반찬이고, 집집마다 맛이 다른 김장김치다. 누구 하나 미워할 수가 없는, 웃음과 눈물이 동시에 쏟아져나오는 글이다. ‘사람 사는 냄새’가 나는 정지아의 글이 좋다.  &nbsp;    &nbsp;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nbsp;  #찌니주의보 #창비 #정지아 #공삼_북리뷰 #서평 #서평단 #소설 #한국소설 #신작소설 #소설추천 #장편소설 #책리뷰 #책추천 #책스타 #책스타그램 #북리뷰 #북스타 #북스타그램 #읽었다그램&nbsp;]]></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0013/75/cover150/8936439995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00137507</link></image></item></channel></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