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ml version="1.0" encoding="utf-8"?><?xml-stylesheet href="https://blog.aladin.co.kr/blog/rss/rssUserXSL.aspx" type="text/xsl" media="screen"?><rss version="2.0"><channel><title>낡은 것만 좋아하는 고질병 (공삼 서재)</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4486110</link><language>ko-kr</language><description>인스타그램 @you_r1n0310</description><copyright /><generator>Aladdin RSS(Alss) v0.9</generator><lastBuildDate>Thu, 13 Aug 2026 01:40:44 +0900</lastBuildDate><image><title>공삼</title><url>https://image.aladin.co.kr/Community/myface/pt_7644861104232182.jpg</url><link>https://blog.aladin.co.kr/764486110</link><width>100</width><height>100</height><description>공삼</description></image><item><author>공삼</author><category>리뷰</category><title>평균연령 78세 깡촌 마을에 ‘레지들‘이 떴다! - [찌니주의보]</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4486110/17443306</link><pubDate>Mon, 10 Aug 2026 20:58: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4486110/17443306</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6439995&TPaperId=1744330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0013/75/coveroff/8936439995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6439995&TPaperId=17443306"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찌니주의보</a><br/>정지아 지음 / 창비 / 2026년 08월<br/></td></tr></table><br/> <br><br>#도서제공  &nbsp;<br>p.96 찌니들은 레즈비언이라는 말을, 퀴어 퍼레이드 외의 장소에서 이토록 공개적으로 말해본 적도 들어본 적도 없었다. 혜진은 자신을 칭칭 묶어놓은 쇠사슬이 툭 끊어지는 해방감을 느꼈다.&nbsp;<br>시골 마을 속에서 살아가는 젊은 레즈비언을 상상해본 적 있는가? 최근의 트렌디한 문학에서 퀴어 캐릭터는 더 이상 낯선 존재가 아니게 되었지만, 사실 그들의 대다수는 도시에서 살아가는 모습으로 그려진다. 그러나 정지아의 신작 『찌니주의보』는 ‘레즈비언’이 정확히 무엇인지도 몰라 다방 레지가 아니냐며 목청을 높이는, 평균 나이 78세의 깡시골 수평마을에 레즈비언 커플을 뚝 떨어트려 놓는다. 그곳에는 억척같이 살아온 윤 선생이 있고 목청 좋고 기세 좋은 월남 며느리 쑤언이 있다. 고된 시집살이를 겪으며 살아온 절골댁과 남편의 바람으로 가슴앓이를 했던 장씨댁도 있다.   &nbsp;  수평마을과 젊은 레즈비언 여성 찌니들은 나란히 놓고 보면 섞일래야 섞일 수 없는 존재처럼 느껴진다. 결혼을 하지 않거나 아이를 낳지 않는 여성을 보면 어르신들은 으레 혀를 차기 마련이다. 그런 시골 마을에 무려 ‘레즈비언 커플’의 등장이라니, 이 설정만으로 독자는 소설 속 그들의 행보가 궁금해지게 된다. 마을을 떠날까, 아니면 편견에 맞서 싸울까. 그들은 과연 수평마을에서 계속 살아갈 수 있을까. 찌니들이 걱정스러운 동시에 그들이 이 마을에 남아 모두에게 이해받는다는 다정한 미래를 괜히 기대해보게 된다. 어쩌면 우리는 모두 그런 것들을 기대하고 문학을 읽는지도 모른다.<br>  &nbsp;  p.165 그런 마음을 헤아리기라도 한 듯 절골댁이 혜진의 등허리를 천천히 쓸어내렸다. 늙으면 펭상 해오든 것도 첨인디끼 낯설 때가 많아야. 근디 잘 모리던 것을 워치케 냉큼 받아들이겄냐. 시간이 약이다. 시간이 약이여.&nbsp;<br>책의 구석구석이 유쾌하고 신선하다. 성소수자와 아웃팅이라는 다소 가볍지만은 않은 주제를 담고 있는데도 페이지가 쏜살같이 넘어간다. 데뷔한 지 30년이 넘은 작가의 나이가 소위 말하는 젊은 작가들보다는 기성세대에 더 가깝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그의 펜촉이 이토록 트렌디하고 사랑스러운 이야기를 써낸다는 게 때로 놀라워지기도 한다. 지역 방언을 그대로 옮겨 쓰고 시골 풍경을 고스란히 담아내면서 생겨나는 작가 특유의 유머가 이야기에 현실감을 불어넣는다. 수평마을도 찌니들도 윤 선생도 이장님도 어딘가에 존재할 것만 같아지고, 독자는 마치 하나의 시트콤을 보는 기분이 든다. 천지가 무너질 것 같던 이 갈등은 그들의 정체성이나 혐오를 파헤치는 쪽으로 흘러가지 않는다.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어져버린 마을에서 어느새 그들은 다시 한 밥상에 앉아 서로의 시간을 나눈다.  &nbsp;  정지아의 글에는 한 시대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렇게 아들 타령을 해도 아들 덕은 못 본 윤 선생, 남의 집 농작물에 손을 대는 장씨댁의 세대가 막걸리를 지고 와 그 좀도둑질을 수습하는 군청 과장 미자와 이장의 당찬 외국인 아내 쑤언의 세대로, 그리고 닭을 반려동물로 키우고 동성끼리 사랑하며 함께 사는 기희와 찌니들의 세대로 이어진다. 이 세대들을 서로 이어주는 건 거창한 가치관이나 논리가 아니라 뜨끈뜨끈한 호박전이고, 하나로마트 봉투에 담긴 반찬이고, 집집마다 맛이 다른 김장김치다. 누구 하나 미워할 수가 없는, 웃음과 눈물이 동시에 쏟아져나오는 글이다. ‘사람 사는 냄새’가 나는 정지아의 글이 좋다.  &nbsp;    &nbsp;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nbsp;  #찌니주의보 #창비 #정지아 #공삼_북리뷰 #서평 #서평단 #소설 #한국소설 #신작소설 #소설추천 #장편소설 #책리뷰 #책추천 #책스타 #책스타그램 #북리뷰 #북스타 #북스타그램 #읽었다그램&nbsp;]]></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0013/75/cover150/8936439995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00137507</link></image></item><item><author>공삼</author><category>리뷰</category><title>풋풋한 동시에 파격적인, 아침드라마급 첫사랑. - [첫사랑]</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4486110/17418088</link><pubDate>Tue, 28 Jul 2026 23:22: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4486110/17418088</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32130491&TPaperId=17418088"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702/5/coveroff/k832130491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32130491&TPaperId=17418088"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첫사랑</a><br/>이반 세르게예비치 투르게네프 지음, 박정은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6년 06월<br/></td></tr></table><br/><br><br>#도서제공  &nbsp;  p.56 내가 느끼고 있는 감정은 너무나도 새롭고, 너무도 달콤했다……. (중략) 그러다 떠오르는 기억에 문득문득 말없이 웃다가도, 내가 정말로 사랑에 빠졌다는 생각에, 그 상대가 그녀라는 사실에, 이게 바로 사랑이구 하는 깨달음에 가슴이 서늘해지기도 했다.&nbsp;<br>으레 첫사랑이라고 하면 풋풋하고 서투른 사랑을 떠올릴 것이다. 이반 투르게네프의 『첫사랑』에도 분명히 그런 애타는 첫사랑이 담겨 있지만 이 소설의 결말은 아마 대부분 독자가 예상하는 것과는 다소 다르게 흘러갈 것이다. 그들은 첫사랑을 성공해 결혼에 골인하지도 않고 보통의 첫사랑이 그렇듯 어설프게 흐지부지 잊어버린 채 어른이 되지도 않는다. 생애 처음으로 목숨까지 내어줄 수 있을 만큼 사랑한 여자가 사실은 아버지의 불륜 상대였다는 파격적인 결말은 마치 K-아침드라마를 떠올리게 만든다.  &nbsp;  고전임에도 이야기의 인물 하나하나가 흥미롭게 다가온다. 주인공 블라디미르의 내면 묘사는 전형적인 사랑에 빠진 소년의 모습을 하고 있다. 지나이다의 매력에 빠져 쉽게 질투하고 쩔쩔매는데다, 연상인 상대에게 어린 남자로 보이기 싫어 전전긍긍하는 모습은 독자에게도 설렘과 웃음을 불러일으킨다. 반면 그의 첫사랑 상대 지나이다는 상당히 평이 갈릴 캐릭터다. 그녀는 자신을 좋아하는 남자들을 쥐락펴락하며 군림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데, 이 소설이 1800년대에 쓰인 러시아 문학이라는 점을 고려해보면 당대에는 꽤나 특이한 여성상이 아니었을까 생각된다. 그러나 블라디미르의 아버지 표트르의 앞에서 그녀는 오히려 순종적이다 못해 피학적인 모습을 보인다. 이 대목에서 독자는 지나이다가 ‘나는 내가 내려다봐야 하는 사람은 사랑할 수 없어요, 나는 나를 꺾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해요’ 라고 말했던 것을 떠올리게 된다. 어쩌면 제목의 ‘첫사랑’은 블라디미르의 지고지순한 사랑인 동시에, 지나이다가 그의 아버지에게 느끼는 사랑을 뜻하는지도 모른다.<br><br>  &nbsp;  p.159 두 사람의 사랑은 마치 희미한 어둠 속에서 아무리 들여다보아도 끝내 또렷이 드러나지 않는, 낯설고 아름답지만 위협적인 얼굴 같았다. (중략) 그런 사랑 앞에서는 온갖 설렘과 고통으로 가득했던 내 사랑도 너무나 작고 유치하며 보잘것없는 것으로 느껴졌다.&nbsp;<br>애끓는 첫사랑을 소재로 하는 이 소설은 주인공 블라디미르가 소년에서 한 명의 남성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막을 내린다. 사랑은 사람을 기쁘게 하고, 또 좌절하게 하고, 또 성숙하게 만들어 준다는 시사점이 있으면서도 한편으로는 그 시사점을 고려해도 굉장히 파격적인 서사라는 생각도 든다. 사실상 노문학이라고 하면 도스토예프스키부터 떠올리는 한국 독자들에게 노문학의 최대 입문 장벽은 끊임없이 등장하는 어렵고 긴 이름들이나 작중 인물들이 보여주는 시대와 인간 내면에 대한 깊은 철학적 고뇌와 성찰일 것인데, 비교적 『첫사랑』에서는 그런 점이 덜하기 때문에 노문학의 입문작으로 좋지 않을까 싶다.  &nbsp;  언제 보아도 위픽 시리즈는 참 예쁜 책이다. 잘 만들어진 각양장 하드커버에 위픽 클래식 특유의 제목 박 부분이 시선을 끈다. 내지도 평량이 두꺼워 뒷장의 글씨가 비치거나 페이지를 넘기다 쉽게 손상되는 일이 없다. 헤드밴드의 컬러까지 표지 컬러와 맞춰져 있는 부분이 책장을 넘기기 전부터 출판사에서 이토록 사랑받은 책이라면 분명히 재미있을 것이라는 묘한 확신마저도 들게 한다. 풋풋한 사랑이 그리워지지만 흔한 러브스토리는 지겨워진 한여름, 매운맛 사랑이 궁금해진 사람들에게 『첫사랑』을 추천한다.  &nbsp;    &nbsp;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nbsp;  #첫사랑 #이반투르게네프 #위즈덤하우스 #위픽 #위픽클래식 #공삼_북리뷰 #서평 #서평단 #고전 #고전문학 #러시아문학 #노문학 #책리뷰 #책스타 #책스타그램 #책추천 #도서추천 #북리뷰 #북스타 #북스타그램 #소설 #고전소설 #러시아소설&nbsp;]]></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702/5/cover150/k832130491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7020530</link></image></item><item><author>공삼</author><category>리뷰</category><title>강렬하고 노골적이고 냉철하다 - [여름 (썸머 에디션)]</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4486110/17413894</link><pubDate>Sun, 26 Jul 2026 23:55: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4486110/1741389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792130190&TPaperId=1741389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656/80/coveroff/k792130190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792130190&TPaperId=1741389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여름 (썸머 에디션)</a><br/>이디스 워튼 지음, 민지현 옮김 / 머묾 / 2026년 07월<br/></td></tr></table><br/><br>#도서제공  &nbsp;  p.101 눈부신 햇살과 아침의 일부가 된 듯한 환희가 가슴 가득 차오르자, 지난밤의 비참했던 심정은 깨끗이 씻겨 내려갔다. 혈관 속에서 사랑이 춤추고, 길 아래쪽에서는 루시어스 하니가 그녀를 향해 걸어오고 있는데, 자신이 어디서 왔는지, 누구의 딸인지가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nbsp;  로맨스를 기대한다면 지나치게 현실적이고, 리얼리즘을 기대한다면 지나치게 낭만적이다. 이디스 워튼의 『여름』은 철없고 감정적인 소녀 채리티의 사랑을 통해 당대 여성의 삶과 소녀의 내밀한 속사정을 여과없이 보여준다. 마치 여름 초록의 생기처럼 피어나는 정열적인 사랑이 워튼 특유의 시적이고 낭만적인 문장을 만나 더욱 불타오르며 그들의 젊음을 돋보이게 만든다. 불꽃처럼 끓어올랐다가 증오와 절망으로 참담해지기를 반복하는 내면에 대한 고찰, 그가 품은 사랑에 대한 솔직하곧 대담한 묘사는 독자에게 탄식과 설렘을 동시에 선사한다.   &nbsp;  사실 21세기의 시선으로 읽으면 다소 당황스러운 구석이 있는 책이다. 대부분의 젊은 여성 독자가 로열의 청혼에 여러 번 질색하며 채리티가 하니와의 사랑의 도피에 성공하기를, 또는 채리티가 모든 것을 버리고 떠나 자신의 삶을 살아가기를 기대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글이 100여년 전 전쟁 중에 쓰여졌다는 걸 떠올려보면 『여름』이야말로 그간 누구도 조명하지 않았던 어린 여성의 성과 사랑, 개인의 삶, 자유의지에 대해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글이다. 누구도 채리티의 선택을 비난할 수 없다. 그는 그 시대의 여성으로서 원하는 만큼 하니를 사랑했고, 종래에는 자신과 아이를 지켜줄 로열이라는 현실적 결단을 내렸다.   &nbsp;  p.125 익숙한 솜씨로 정확하게 움직이는 두 손을 보는 순간 채리티는 꿈에서 깨어난 것 같았다. 자신이 느꼈던 불안한 감정과 그 근원이 되었던 사람 사이에 놓인 불균형이 비로소 보이는 것 같았다.  &nbsp;  이디스 워튼이 상당히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났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그가 채리티 로열이라는, 이토록 입체적인 캐릭터를 만들어냈다는 점이 새삼 놀랍게 느껴진다. 채리티는 당시 사회가 요구했던 여성성과는 사뭇 거리가 있어 보인다. 당돌하고, 자유롭고, 가감없이 자신의 감정을 드러낸다. 때로 어쩔 수 없이 여성이라는 틀 안에서 수치스러워하곤 하면서도 그 굳센 심지가 꺾이지는 않는다. 시골, 산 위의 야만적인 빈민 집단 출신, 경제적으로 자유롭지 못한 여성의 삶이 워튼의 펜촉을 만나 강렬한 여름 햇살같은 한 편의 소설이 되었다. 뉴욕의 상류층을 사정없이 파헤쳐 오던 날카로움이 주제부가 다소 다른 『여름』에서도 가감없이 드러난다. 여름의 정열적 사랑을 묘사하는 순간은 너무나도 아름답고 낭만적이어서 독자마저도 함께 설레고, 여름이 끝나고 현실로 돌아오는 순간에는 복잡한 감정이 몰아치게 된다.  &nbsp;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채리티 로열이다. 하니도, 로열도, 리프도 남자 주인공이라고 느껴지지는 않는다. 오직 채리티만이 자신의 삶을, 자신의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현대의 시각으로 채리티의 삶을 평가하기보다 1900년대라는 시대적 배경 속에서 워튼이 말하고자 했던 여성의 자유로운 사랑, 미혼모, 계층적 한계에 대한 고발에 주목해 읽으면 글 속으로 더 깊게 다다르지 않을까 싶어진다. 여름 햇빛의 조각같은 표지 홀로그램의 무지개를 자꾸 매만지게 되는 책이다.  &nbsp;    &nbsp;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nbsp;  #여름 #이디스워튼 #머묾 #머묾출판사 #공삼_북리뷰 #서평 #서평단 #북스타 #북리뷰 #북스타그램 #<br>책리뷰 #책추천 #책스타 #책스타그램 #소설 #소설추천 #고전 #워튼 #여성서사&nbsp;]]></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656/80/cover150/k792130190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6568091</link></image></item><item><author>공삼</author><category>리뷰</category><title>식물에 대한 편견을 완전히 뒤집는 책! - [식물은 어떻게 느끼고 행동하고 기억하는가 - 지구 끝에서도 살아남는 작고 여린 잎에 숨은 강인함에 대하여]</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4486110/17377490</link><pubDate>Mon, 06 Jul 2026 21:41: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4486110/17377490</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92130976&TPaperId=1737749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615/77/coveroff/k492130976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92130976&TPaperId=17377490"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식물은 어떻게 느끼고 행동하고 기억하는가 - 지구 끝에서도 살아남는 작고 여린 잎에 숨은 강인함에 대하여</a><br/>곽준명 지음 / 현대지성 / 2026년 06월<br/></td></tr></table><br/><br><br><br>#도서제공  &nbsp;  p.182 생존을 위해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과 성장을 위해 잊어야 할 것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일은 식물과 인간 모두에게 중요한 일이다. 결국 기억만큼 망각도 지혜로운 선택인 셈이다.  &nbsp;  우리는 대개 동물은 능동적으로 움직이고 잡아먹고 가족이나 무리, 사회를 형성하는 존재로, 식물을 수동적이고 잡아먹히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존재로만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제목부터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식물은 어떻게 ‘느끼고’ ‘행동하고’ ‘기억하는가.’ 가만히 그 자리에서 광합성이라는 화학적 반응을 반복하는 것으로만 보였던 식물이 사실 무언가를 느끼고 행동하고 있었다니, 식물에는 눈이나 귀 같은 감각기관도 뇌처럼 생각하고 명령하는 기관도 없는데 어떻게 그럴 수 있다는 것일까. 게다가 기억력이 나쁜 사람을 놀릴 때 일부 동물에 빗댈 정도로 ‘기억’이란 사람과 같은 고등 동물만의 특별한 능력으로 여겨져 왔다. 도대체 식물이 어떻게 이 많은 능력을 가진다는 것일까? 하는 의문 속, 식물에 대한 이야기란 곧 그들이 포함된 자연과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까지도 돌아보게 하는 이야기라는 추천사로 책의 포문이 열린다.<br><br>  &nbsp;  살면서 상상하지도 못했던 부분에 대해 새로운 지식을 알게 될 때 뇌가 트이는 경험을 한다. 단언컨대, 이 책은 모든 페이지가 그런 경험으로 독자를 이끈다. 사람이 조치를 취해주지 않으면 병충해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줄만 알았던 식물이 사실 화합물을 스스로 만들어내 세균의 침입으로부터 자신을 지킨다니. 심지어 가뭄이 들면 스스로 기공을 닫고 저장해둔 물을 지켜낸다니. 지금껏 식물에 대해 알고 있던 모든 상식이 뒤바뀌는 순간이었다. 페이지를 넘기면 넘길수록 의문과 놀라움에 빠져 종래에는 혼자 중얼거리며 책을 읽었다. 식물이 위험에 처하면 주변의 다른 식물들에게 그걸 알려준다고요? 중금속 환경에서도 생존하는 해바라기를 심어 방사능에 오염된 토양을 복구할 수 있다고요...? 실로 식물이 가진 강인한 생존력, 그들이 서로 공생하며 자연을 지켜내고 다음 세대로 그 경험을 전달하는 과정에 쉴 새 없이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nbsp;  p.262 하지만 환경에 적응하고 생존하려는 식물의 지혜와 전략을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다면 지금보다 더욱 심각한 기후위기의 순간에도 인류와 지구를 지킬 방법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nbsp;  총 4장에 거쳐 책은 식물이 살아가는 기본적 원리와 식물의 능력, 식물의 공생 생태계, 자연 회복력, 그리고 식물의 이러한 지혜가 인간이 살아가는 데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이야기한다. 인간 중심적 시선에서 관상용으로, 식용으로만 생각되던 식물이 기후위기나 환경오염이라는 현대의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희망이 된다는 점에서 식물의 가치를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br><br>  &nbsp;  과학책을 리뷰할 때마다 쓰는 말이지만 나는 문과-보건계 루트를 탄 사람인지라, 생명과학이라면 모를까 자연과학에 대해서는 문외한이다(!) 『식물은 어떻게 느끼고 행동하고 기억하는가』는 우선 설명이 상냥하고, 그림이나 챕터 요약을 통해 관련 지식이 없는 독자더라도 쉽게 읽을 수 있었다. 심지어는 종이책이라는 매체의 특성상 싣기 힘든 영상 자료는 각주에 QR코드로 첨부한 센스가 굉장히 좋아서, 페이지를 넘기다 QR코드를 만날 때마다 내용을 이해하려 골몰하던 기분이 조금 환기되기도 하고 여러모로 반가워졌다. 상냥하고, 재밌고, 유익한 과학책이다. 이 책을 읽은 모두가 식물과 함께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기를 꿈꾸게 될 것이다.  &nbsp;    &nbsp;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nbsp;  #식물은어떻게느끼고행동하고기억하는가 #곽준명 #현대지성 #공삼_북리뷰 #서평 #서평단 #책추천 #책리뷰 #책스타 #책스타그램 #북리뷰 #북스타 #북스타그램 #도서추천 #과학책 #교양과학 #식물 #식물책]]></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615/77/cover150/k492130976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6157752</link></image></item><item><author>공삼</author><category>리뷰</category><title>이소호가 또 사람 미치는 글을 들고 왔다... - [이자만큼 성실하게 - 교유서가 소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4486110/17372656</link><pubDate>Fri, 03 Jul 2026 23:51: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4486110/17372656</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62130176&TPaperId=1737265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640/80/coveroff/k562130176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62130176&TPaperId=17372656"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이자만큼 성실하게 - 교유서가 소설</a><br/>이소호 지음 / 교유서가 / 2026년 06월<br/></td></tr></table><br/><br><br>#도서제공  &nbsp;  p.91 나의 중독은 누군가에겐 배부른 투정이자, 재수없는 돈 자랑이었고, 의지가 부족한 여자의 철없는 소동일 뿐이었다. 쇼핑 중독은 동정조차 ‘가성비’가 안 나오는 병이었다.&nbsp;<br>허구와 현실 사이 돈 없는 예술가를 상냥하게 위로하는 대신 발가벗겨 세상에 내던져 놓는다. 『캣콜링』 『홈 스위트 홈』의 이소호가 다시 한 번 독자를 미치게 만들고 있다. 『이자만큼 성실하게』를 다 읽고 가장 먼저 든 감상은 바로 이것이었다. 이런 글을 이소호 말고 누가 쓸 수 있을까. 수진의 목소리를 따라가고 있으면 정제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불쾌감이 자꾸만 치밀어오른다. 비난이 목끝까지 차오른다. 수진아, 글을 때려쳐. 그리고 나가서 쿠팡 뛰어. 그러나 그렇게 비난할 수 없는 것은, 이 책을 읽고 있는 나부터가 그 가난한 작가들이 가난과 체면과 삶을 박박 갈아넣어 쓴 빚조각 글들을 너무 사랑하기 때문일 것이다(그러나 사랑이 밥 먹여주지 않는다...). 여기까지 쓰면 다시금 수진의 논문이 떠오른다. 예술은 공공의 것이 되는데 예술가는 알아서 밥을 먹어야 한다(이 논리가 너무나 대단해서 예술가도 공무원처럼 나랏밥 먹여 주라는 주장마저 하고 싶어진다).  &nbsp;  너무 현실적이어서 너무 무섭다. 여름에 읽어본 그 어떤 공포소설보다도 두려운 글이다. 귀신은 허상이고 빚은 현실이니까. 결국 수진의 사치는 병이었고 성실하게 모은 돈은 믿었던 친구에게 등쳐먹혔고 예술을 알아줄 것만 같던 남자친구는 막상 그 예술이 자신의 삶 안으로 성큼성큼 들어와 현실이 되자 계산기를 두드린다. 분명 수진의 상황은 안타까운데, 때로는 수진보다도 가기 싫다고 울면서까지 호주로 떠나가 수진에게 20만원을 따박따박 빌려주는 은진이 더 안타깝다고 느껴지기도 한다. 시인이 수치심을 팔 때 가족은 건물을 판다. 독자가 그의 존엄과 가족의 현물 간 무게를 달아 보는 중에도 수진이 미안함이나 비참함보다 ‘아직 비빌 언덕이 있다’는 안도감을 느끼는 작태에는 잠시 책을 덮고 쉬고 싶어질 만큼 마음이 힘들어진다. <br><br>  &nbsp;  p.192 시는 나였다. 내 숨이고 내 침묵이고 내 행간이었다. 끝이 보였다. 내가 멈추면 시도 멈췄다. 근데 소설은 달랐다. 소설은 남이었다. 내가 아닌 사람을 만들어서 걷게 하고 말하게 하고 몇백 페이지를 살게 해야 했다. 그게 무서웠다.<br>이소호의 시들이 대체로 자전과 허구가 어울려 있다는 점과 서울예대 문창과, 광고회사 경력, 호주에서 일하는 동생, 등단 12년차 등 이소호와 주인공 수진의 공통되는 키워드를 생각해 보면 『이자만큼 성실하게』에도 어느정도 자전적 요소가 스며있다고 느껴지는데, 그런 부분에서 수진을 이토록 날것으로 묘사하는 기세가 대단하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변호의 욕망이 있지 않은가. 그러나 수진은 지독하게 현실적으로 빚어진 듯한 캐릭터다. 동생이나 가족에게 쉽게 손을 벌리고, 그러면서도 수치심 대신 합리화만 반복한다. 실존이니 쇼펜하우어니 거창하게 떠들지만 현실에서 손에 떨어지는 건 캐시워크 100원. 돈이 없어 사치를 그만두었을 뿐이지 시인의 껍데기를 쓰기 위해 울 코트를 사던 순간에서 별로 변하지 않았다고 느껴지는 지경이다. 몇 번이고 책을 다시 읽어도 계속해서 감탄하게 된다. 이걸 이소호 말고 누가 쓰겠나.  &nbsp;  이 글은 빚에 허덕여 본 적도 빚을 진 가족을 건사해본 적도 없는 이들에게는 마음껏 수진을 헐뜯을 수 있는 블랙코미디고, 단 한 번이라도 그렇게 살아본 적 있는 이들에게는 다큐멘터리다. 거지방이나 탄원서, 논문의 디자인을 살려 넣은 부분이 소설의 글맛을 더욱 살려준다. 에세이인지 소설인지, 고발인지 유머인지 끝까지 읽고도 알 수 없는 괴롭고 맵고 쓰고 짠 책이다. 감사하게도 작가님이 남겨주신 사인 속 ‘흑야의 빛’이라는 표현을 되새겨본다. 그런데 제가 빛이 되는 거 맞나요, 이 책을 출판사에서 무료로 받았는데. 어쩐지 서점에 가서 한 권을 더 카드로 긁어야만 할 것 같은 기분이다.  &nbsp;    &nbsp;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nbsp;  #이자만큼성실하게 #이소호 #교유서가 #공삼_북리뷰 #서평 #서평단 #책리뷰 #책추천 #책스타 #책스타그램 #북리뷰 #북스타 #북스타그램 #소설 #소설추천 #한국소설 #장편소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640/80/cover150/k562130176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6408036</link></image></item><item><author>공삼</author><category>리뷰</category><title>한, 복수, 그리고 애도. - [그리고 강은 그녀를 끌어내린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4486110/17361146</link><pubDate>Sun, 28 Jun 2026 23:4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4486110/17361146</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82139519&TPaperId=1736114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496/31/coveroff/k982139519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82139519&TPaperId=17361146"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그리고 강은 그녀를 끌어내린다</a><br/>윤지현 지음, 박지선 옮김 / 휴머니스트 / 2026년 06월<br/></td></tr></table><br/><br>#도서제공  &nbsp;  p.284 사람들은 귀신이 되는 걸 너무 거창하게 생각해. (중략) 그 마음 때문에 죽고 만 거야. 마크, 그게 전부란다. 귀신이 되는 건 단 하나, 놓지 못하는 마음 때문이야. 우리를 괴롭히는 건 우리가 놓아 줘야 떠나는 거야.  &nbsp;  굉장히 그리워했던 죽은 사람이 돌아온다면, 그것이 과연 살아 있는 자들에게 행운일까? 『그리고 강은 그녀를 끌어내린다』는 수진이 기르던 쥐 ‘밀키스’를 되살리는 것을 통해 수진의 집안 여자들이 공유하는 특별한 ‘능력’을 보여주며 시작된다. 수진이 능력을 마크에게 들킨 후 마크가 그녀의 죽은 언니 ‘미래’도 그 능력으로 되살릴 것이냐고 물었을 때 수진은 강하게 부정하지만, 이 작품이 자매 관계를 중심으로 흘러간다는 소개를 생각하면 이미 독자는 그녀가 언니를 되살리리라는 것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다. 그리고 예상대로 수진에 의해 살아난 미래는 차츰차츰 복수를 해나가며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수진의 가족이 한국계라는 설정에 걸맞게 이야기 곳곳에 한국을 떠올리게 하는 장치들이 보이고, 수진이 그곳의 경찰서장에 의해 인종차별을 겪는 모습도 드러난다. 작가가 한국계 미국인이라는 점에서 어느 정도 본인이 겪어 온 이야기가 포함되어 있지 않을까 싶다.  &nbsp;  미래가 어머니의 죽음에 얽힌 자들을 차례차례 죽음에 이르게 하는 것은 마치 한국의 주된 귀신 소재인 ‘처녀귀신’과 ‘한’을 떠올리게 한다. 수진이 죽음을 거슬러 미래를 되살린 것이 잘못이라고 생각되면서도 너무나 애틋한 이 자매를 바라보고 있으면, 미래가 건강히 잘 살아가기만 한다면 이대로도 괜찮지 않나 하는 착각에 독자도 수진과 함께 사로잡히고 만다. 그러나 마크도, 수진도, 그리고 이야기 밖의 독자도 알고 있다. 자신이 누구인지 모르게 된 미래는 완전히 살아난 것이 아니며 앞으로 완전하게 살아갈 수도 없다는 것을. 그래서 독자는 불안한 마음으로 페이지를 넘긴다. 과연 미래는 어떻게 될지, 그리고 미래를 다시 잃을지도 모르는 수진은 어떻게 될지, 마크는 끝까지 그녀의 편이 되어 줄지.  &nbsp;  p.420 복수의 끝에 무엇이 남는단 말인가? 미래가 증오하는 이들이 모두 익사하고 나면, 이미 제 이름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망령 같은 존재가 되어버린 미래가 도저히 알아볼 수 없는 존재로 변하고 나면 앞으로 나아가는 게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nbsp;  수진은 미래를 절대 죽음으로 되돌려보내지 못할 것처럼 굴지만 작가는 주변인의 입을 빌려 수없이 메시지를 던진다. 마크의 어머니가 ‘우리를 괴롭히는 건 우리가 놓아 줘야 떠난다’고 말하는 것처럼, 이야기는 수진이 어머니를, 미래를, 밀키스를 놓아줘야만 한다고 소리친다. 그래서 종래에는 수진도 미래가 원하는 복수를 모두 실행해도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는다고, 그래서는 미래도 자신도 과거를 두고 ‘미래’로 나아갈 수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으스스한 스릴러 속에서 독자는 수진의 모습을 통해 은연중에 미래의 애도를 함께하면서 이야기가 완성된다.  &nbsp;  흡입력이 굉장한 소설이다. 400페이지를 훌쩍 넘기는 두꺼운 책인데도 지루하거나 답답한 부분이 전혀 없다. 독자를 글 속으로 순식간에 빨아들여서는 수진의 성장을, 미래의 애도를, 마크의 풋풋한 사랑을 함께하게 만든다. 단지 스릴러에 그치지 않고 미래가 K-장녀로서 짊어져야 했던 짐을 보여준다는 것이, 그리고 이 이야기를 시작하는 것과 끝내는 것이 모두 수진이라는 점이 굉장히 좋았다. 가장 가까운 연대자이자 가장 아픈 덧니같은 이 자매가 끝난 페이지 속 각자의 자리에서 영원히 행복하기를 바라게 된다.  &nbsp;    &nbsp;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nbsp;  #그리고강은그녀를끌어내린다 #윤지현 #휴머니스트 #공삼_북리뷰 #서평 #서평단 #북스타 #북리뷰 #북스타그램 #책리뷰 #책스타 #책스타그램 #도서추천 #소설추천 #장편소설 #스릴러 #호러 #추리 #스릴러소설추천 #여성서사   &nbsp;    &nbsp;  <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496/31/cover150/k982139519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4963115</link></image></item><item><author>공삼</author><category>리뷰</category><title>귀신보다 사람이 무서운 세상 - [태양 공포]</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4486110/17352023</link><pubDate>Tue, 23 Jun 2026 23:51: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4486110/17352023</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72139399&TPaperId=1735202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423/97/coveroff/k672139399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72139399&TPaperId=17352023"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태양 공포</a><br/>이종산.정보라.허진희 지음 / 스프링 / 2026년 06월<br/></td></tr></table><br/><br><br>#도서제공  &nbsp;  p.43 사람이 죽어 나간 베이글 가게. 빵집에서 일하다 죽는 사람들. 공사 현장에서도 사람들이 일하다 죽었고, 창문을 닦거나 엘리베이터를 수리하다가 죽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중에는 대학이나 고등학교를 갓 졸업하거나 아직 고등학생인 사회 초년생도 많았다.&nbsp;<br>친구들과 종종 우스갯소리로 귀신보다 사람이, 사람보다 벌레가 무섭다는 이야기를 한다. 우리는 ‘호러’라고 하면 귀신부터 떠올리기 쉽지만, 혼자 사는 집에 귀가했을 때 누군가가 있다고 생각해보자. 벌레, 귀신, 사람 중에서 아마 가장 안 무서운 것이 귀신이다. 『태양 공포』는 그런 우스갯소리를 떠올리게 하는 앤솔로지다. 도시 괴담을 소재로 하는 호러 앤솔로지지만 급박한 귀신 출몰 에피소드나 심한 텍스트고어는 등장하지 않는다. 대신 사람들(약간은 사람이 아닐 주현 포함)이 등장해 자신의 이야기를 꾸려나간다.  &nbsp;  글을 빌려 사회를 말하는 작가가 좋다. 표제작인 이종산의 「태양 공포」는 주인공 주현이 부모를 잃으면서 시작된다. 어른이라고 불릴 나이가 되기도 전에 일하다 죽는 아이들, 그리고 부모 없이 사회에 덜렁 내쫓겨 어디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모르는 청년들. 주현은 흡혈귀 혼혈이라는 특이한 설정을 가지지만 그의 모습은 마치 가정 밖 청소년이나 보호종료아동의 힘겨움을 떠올리게 한다. 「탈출기」는 몸을 던져서까지 공포에서 벗어나려고 했던 피해자가 도리어 가해자 취급을 받는 안타까운 현실을, 「피터와 모」는 가정 내의 남아선호, 외로움이 사람을 좀먹는 과정을 여실히 보여준다. 어쩌면 이것들이야말로 귀신이나 저주보다도 우리 사회에 더 깊게 뿌리박힌, 실체 없는 공포이자 호러일 것이다.  &nbsp;  p.101 그녀의 인생은 여전히 엉망이었다. 그녀는 아무것도 잘못하지 않았다. 자신이 잘하고 좋아하는 것을 하며 열심히 살았을 뿐이었다. 그런데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어떤 사람이 화면 뒤에 숨은 채 ‘잼있으니까’ 자신의 삶을 망쳐 놓았다.<br>『태양 공포』에 실린 세 편의 글들은 도시 속의 절실한 고독을 조명한다. 주현과 그녀, 남지우는 모두 어느 섬의 골짜기 외딴 집 따위가 아닌 사람들이 오가는 도시 속에서 살고 있지만 저마다의 고독을 갖고 있다. 남들과 다른 존재여서, 국가와 사회가 충분히 보호해주지 않아서, 자신만이 불쌍하다고 생각하는 가족들 속에서 살아와서. 마지막 단편 「피터와 모」를 읽고 나면, 만약 지우가 주현과 그녀를 보았더라면 아마 그들의 어깨에도 어두운 덩어리가 붙어있는 것이 보이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각 단편들은 저마다 공포스럽게 연출된 장면을 가지지만 글 속에는 더한 공포들이 숨어있다. 주현이 피를 빠는 장면보다는 사람을 죽이고도 돌아가는 공장이 더 끔찍하다. 그녀가 징그러운 환각 속을 헤매는 것보다 사이버 성범죄에 아무런 대처조차 되지 않는 현실이 더 기괴하다. 피터와 모가 몸을 자르는 것보다 어린 딸에게 어깨의 어둠을 만들어 준 하란이 죽음을 목전에 둔 순간까지도 그 어둠을 볼 수 없다는 것이 독자를 괴롭게 한다.   &nbsp;  그러나 주현은 살아갈 것이다. 그녀는 살아남았고, 지우는 그 집에서 자신의 세계를 구축하기로 한다. 우리는 이 도시 속에서 살아가면서 주현을, 그녀를, 지우를 만나게 될 것이다. 『태양 공포』는 그렇게 우리 사이를 살아가는 이들이 겪어야 했던 공포를 조명한다는 점이 가장 도시괴담스러운 부분이었지 않나, 싶어진다. 차분하고, 고요하고, 스산하게.  &nbsp;    &nbsp;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nbsp;  #태양공포 #이종산 #정보라 #허진희 #스프링 #스프링출판사 #공삼_북리뷰 #서평 #서평단 #앤솔로지 #단편 #한국소설 #젊은작가 #호러소설 #도시괴담 #공포 #미스터리 #책추천 #책리뷰 #책스타 #책스타그램 #소설추천 #단편소설추천 #북스타 #북리뷰 #북스타그램&nbsp;<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423/97/cover150/k672139399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4239731</link></image></item><item><author>공삼</author><category>리뷰</category><title>˝가서 복음을 실천합시다˝ - [복음의 힘 - 복음을 여는 레오 14세 교황의 10가지 단어]</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4486110/17337164</link><pubDate>Mon, 15 Jun 2026 23:28: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4486110/1733716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119910&TPaperId=1733716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254/69/coveroff/8932119910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119910&TPaperId=1733716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복음의 힘 - 복음을 여는 레오 14세 교황의 10가지 단어</a><br/>레오 14세 지음, 로렌조 파치니 엮음, 이재협 옮김 / 가톨릭출판사 / 2026년 05월<br/></td></tr></table><br/><br><br>#도서제공  &nbsp;  p.82 그리스도인의 삶은 머릿속이나 마음속에만 머무는 단순한 지적 탐구나 감정의 동요에 그치지 않습니다. 그것은 자신 안에 갇혀 고립된 삶이 아닙니다. 그리스도인의 삶은 다른 이들과 함께, 한 모임 안에서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가는 삶입니다.  &nbsp;  “미사가 끝났으니 가서 복음을 실천합시다(전합시다).” 모든 신자들이 매주 파견 때 이 말을 듣는다. 우리는 당연하게도 “하느님 감사합니다.” 하고 대답하지만, 정말로 복음을 실천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잘 모른다. 그도 그럴 것이 ‘복음’이라는 개념은 굉장히 모호하고 일상에서 동떨어진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복음의 힘』은 그렇게 낯설기만 한 ‘복음’을 교황 레오 14세의 언어로 일상 속에 가져다주는 책이다. 일일이 찾아 읽지 않으면 일상에서 마주치기 힘든 강론을 그리스도, 마음, 교회, 선교, 친교, 평화, 가난한 이, 연약함, 정의, 희망이라는 열 개의 주제로 나누어 10개 장에 걸쳐 편집하였다. 독자는 자신이 원하는 주제의 말씀을 골라 읽을 수 있으며, 인용된 복음 구절도 장과 절이 모두 쓰여 있어 하나하나 검색해보지 않고도 언급된 연관 구절을 쉽게 찾을 수 있다.  &nbsp;  서문에서 레오 14세 교황은 아우구스티노 성인의 말을 인용하며 책의 포문을 연다. “우리 시대는 우리 자신입니다.” 이 말과 함께 우리가 폭력을 목격하여도 낙담하지 않을 것을, 성령의 힘을 내려 주실 것을 하느님 아버지께 청할 것을 촉구하며 서문이 마무리된다. 이 서문을 통해 독자는 레오 14세가 이 책을 통하여 하고자 하는 말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다. 신자들이 ‘나’와 ‘시대’를 분리하지 않는 것, 시대의 폭력이나 가난, 불의, 괴로움을 나와 동떨어진 것이라 치부하거나 내가 해결할 수 없는 것이라 낙담하지 않고 그 시대 속에 평화가 꽃피기를 기도하며 작은 것부터 실천하는 것. 복음의 ‘힘’이란 바로 그런 것이지 않을까 생각된다.   &nbsp;  p.58 이처럼 다양성을 존중하며 친교를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것은 중요합니다. 참된 친교는 서로 다른 은사들이 하나의 신앙 고백 안에서 조화를 이루어 복음 선포에 기여하는 것입니다.  &nbsp;  특히 개인적으로 깊이 와닿은 챕터는 3장 「시대의 도전에 응답하는 교회」였는데, 평소 젊은 여성 신자로서 앞으로 가톨릭이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해 여러 가지 많은 생각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혐오’의 근거로 성경을 제시한다. 성경에서 그것을 금지하였으니 내가 너를 혐오하여도 타당하다, 는 목소리가 수시로 들려온다. 그러나 &lt;신임 대주교 팔리움 수여 미사&gt; 강론에서 레오 14세는 베드로와 바오로 사도의 이야기로 예를 들어 다양성에 대해 신자들에게 이야기한다. 평신도와 사제가, 교회와 세상이 맺어나가는 형제애와 같은 우정의 관계로 참된 친교에 기여할 수 있다고 말한다. 어쩌면 이런 친교야말로 서울세계청년대회 기도문에서 언급되는 ‘시노드 교회’로 가는 지름길이 아닐까 싶다. 시대가 변하면서 사람들이 종교에 요구하는 것도 많이 달라졌다. 그리고 레오 14세 교황의 교회는, 그 요구와 부름에 친교로서, 다양성을 존중함으로서 모든 이가 선교사가 되는 시대의, 모든 하느님 백성이 함께 걷는 시노드 교회로 나아가겠다고 기꺼이 응답하였다.   &nbsp;  6장 「무장을 내려놓게 하는 평화」나 7장 「가난한 이들에게 먼저 전해지는 복음」을 통해서 가톨릭교회가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을 충분히 엿볼 수 있었다. 도움이 필요한 이들, 소외된 자들의 곁에 있는 교회, 전쟁이 아닌 평화가 사람을 일으켜 세우게 하는 교회. 빈곤과 전쟁으로 병들어가고 있는 시대를 조명하는 챕터가 아니었나 싶다. 특히 6장에 실린 &lt;이탈리아 주교 회의 주교들에게 한 연설&gt;에서 레오 14세는 각 교구가 비폭력 교육의 길을 마련하고 갈증을 중재하며 타인을 환대하는 활동을 추진할 것을 요구한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가톨릭교회가 단지 관념적인 위로자의 역할에 그치는 대신 ‘실제로 행동하는 공동체’로서 평화에 기여한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고, 이것을 느껴 보는 경험이 많은 신자들에게 좋은 메시지가 되어 주지 않을까 생각한다. 가톨릭이 걸어온 길에 대해, 그리고 앞으로 나아갈 길에 대해 상냥하고 다정한 메시지로 알려주는 책이었다.  &nbsp;    &nbsp;  * 캐스리더스 활동으로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nbsp;  #복음의힘 #레오14세 #가톨릭출판사 #공삼_북리뷰 #서평 #서평단 #캐스리더스 #캐스리더스9기 #책스타 #책리뷰 #책스타그램 #북리뷰 #북스타 #북스타그램 #신앙 #찬미예수님 #영적독서 #교황 #popeleo14 #PopeLeoXIV #시노드교회<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254/69/cover150/8932119910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2546901</link></image></item><item><author>공삼</author><category>리뷰</category><title>가장 가깝고 가장 괴로운. - [림 : 기념]</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4486110/17320996</link><pubDate>Sun, 07 Jun 2026 00:42: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4486110/17320996</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792139974&TPaperId=1732099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402/21/coveroff/k792139974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792139974&TPaperId=17320996"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림 : 기념</a><br/>고수경 외 지음, 조연정 해설 / 열림원 / 2026년 05월<br/></td></tr></table><br/><br><br><br>#도서제공  &nbsp;  p.29 그냥 시간을 보낸 거예요. 어떤 아이들한테는, 누군가한테는 그런 곳이 필요하다고요. 그렇게 말하고 싶었지만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이곳이 그럴 만한 공간이었는지 확신할 수 없어서.<br> 가족이라는 단어가 주는 뉘앙스는 대체로 친밀감을 내포한다. 혈연으로 이어진 가장 친밀한 관계, 나를 보호해주는 울타리, 든든한 우군이자 따뜻한 지원군. 그러나 정말로 모든 ‘가족’이 그러한가? 일곱 번째 림 소설집인 『림 : 기념』은 가족을 소재로 하는 여섯 편의 글을 통해 독자에게 묻는다. 가족이란 반드시 아름다운, 필수불가결한 존재일까? 책을 읽는 내내 마음이 미묘하게 불편했다. 불편함은 글에서부터 출발하지 않는다. 한 번도 가족이 불편해본 적 없는 누군가는 이 글들에 영원히 공감하지 못하리라는 사실이 자꾸만 글 밖의 나를 좀먹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족에 대한 이 신선한 글들을 기쁘게 읽고, 때로는 분노하고, 때로는 울고 때로는 공감할 수밖에 없는 것은, 결국 ‘가족’이라는 정서는 각기 다른 모양일지언정 세상에 존재하는 인간이라면 누구나가 갖는 정서이기 때문일 것이다. 심지어는 가족이 없는 사람마저도 ‘가족이 없다’라는 사실 자체가 하나의 정서가 된다.   &nbsp;  『림 : 기념』에 등장하는 가족들은 대체로 지금까지 우리 사회에서 보편적이었던 가족, 즉 부모와 자녀 둘 정도로 구성된 가정을 전제로 하지 않는다. 어느 부부에게는 아이가 없다. 어느 글에서는 ‘나’와 ‘여동생’밖에 등장하지 않는다. 어느 부부 슬하의 일남일녀, 굉장히 흔한 가족의 형태로 보이는 이 가족은 별거 중이다. 이들이 서로 형태가 다르다고 해서 누구 하나 가족이 아니라고 할 수는 없다. 저마다 다른 모양으로 존재하고, 그들이 때로는 서로를 갉아먹고, 옮아매고, 또 지지했다가, 또 괴롭게 하는 것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것. 어쩌면 이것이 『림 : 기념』의 첫 번째 의의가 아닐까 생각한다. <br>  &nbsp;  <br><br>p.142 나와 의견이 다른 이를 굴복시키려는 호승지심이 2할이라면 나머지 8할은 선도에 가까웠다. 상대가 좋은 쪽으로 나아갔으면 하는 바람. 그 믿음은 아집이 강한 아버지와 사는 동안, 기분파에 다혈질인 엄마와 소통하는 동안 서서히 깎여 나간 것 같다.  &nbsp;  표제작 「기념祈念」이 굉장히 사랑하는 작가 성해나의 작품인지라 이 책이 더 반가웠을지도 모르겠다. 성해나의 글은 때로 너무 현실적이어서 사람을 소름 돋게 만들었다가, 때로는 너무 나와 동떨어져 보여서 자꾸만 내 스스로 그 속으로 빨려들어가게 된다. 「기념祈念」은 전자였다. 굳이 병기된 한자를 한참이나 들여다보다가 문득 깨달은 것은, 이 ‘기념’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결혼기념일’ ‘기념 촬영’ 따위의 ‘기념紀念’과는 다른 한자를 사용한다는 것이었다. 빌 기祈 자에 생각 념念 자를 쓰는 기념祈念. 글 속의 ‘나’는 무엇을 빌고 싶었을까. 글의 말미에서는 별다른 큰일이 일어나지 않는다. 상상도 못 할 사고를 쳐 버린 자성의 호적을 파거나, 이번에야말로 기어이 이 부부가 이혼하거나, ‘나’가 절연을 선언하고 집을 박차고 나가지도 않는다. 어쩔 수 없다. 그것이 가족이니까. 그러나 독자는 이 결말에 자꾸만 의문이 남는다. 가족이라는 게, 평온한 방조와 회피를 이어 가며(p.156) 반드시 유지해야만 하는 것인지.  &nbsp;  갈 곳 없는 아이들에게 숨 돌릴 곳을 제공해 주던 이선이, 금붕어를 놓치지 않으려 애쓰던 진주가 책을 덮고도 오래 기억에 남는다. 어쩌면 요한에게 더 부모 같은 이는 이선이 아니었을까, 진주의 가족은 기석이 아니라 그 금붕어이지 않았을까. 비교적 글의 맵시나 관록이 덜함에도 젊은 문학을 읽는 까닭은 바로 이런 글들을 위해서가 아닐까 싶다. 기성 문단이 쉽사리 조명하지 않는 예민하고 까다로운 소재들을 거침없이 사용해 적나라하게 고발하거나 독자를 위로하는 것. 사실상 이쪽이 문학의 본질에 가까울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한다. 언제나 이토록 날것인 젊은 작가들의 글을 선보여주는 열림원에 깊이 감사드린다.  &nbsp;    &nbsp;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nbsp;  #림소설집 #림기념 #열림원 #고수경 #고하나 #김은 #박규민 #성해나 #전지영 #공삼_북리뷰 #서평 #서평단 #소설 #소설집 #한국소설 #젊은작가 #단편 #단편소설 #북리뷰 #북스타 #북스타그램 #책리뷰 #책추천 #책스타 #책스타그램]]></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402/21/cover150/k792139974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4022191</link></image></item><item><author>공삼</author><category>리뷰</category><title>먹는 식물, 어디까지 알고 계세요? - [먹는 식물 도감 - 전 세계 760여 종 식용 식물 총망라!]</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4486110/17306804</link><pubDate>Sat, 30 May 2026 23:58: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4486110/1730680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92138301&TPaperId=1730680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251/52/coveroff/k192138301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92138301&TPaperId=1730680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먹는 식물 도감 - 전 세계 760여 종 식용 식물 총망라!</a><br/>윤주복 지음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26년 05월<br/></td></tr></table><br/><br><br><br>#도서제공  &nbsp;  p.2 맛있는 음식을 만들기 위해서는 음식의 재료로 널리 이용되는 식용 식물에 대해 잘 알아야 합니다. 식물은 잎, 줄기, 꽃, 뿌리, 열매 등 다양한 부위를 이용하는데, 각각의 부위는 저마다 고유한 맛과 향, 색깔을 지니고 있으며, 가지고 있는 영양 성분도 제각기 다릅니다.<br>인간의 의식주는 모두 식물과 역사를 함께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많은 신소재나 금속 제련 기술이 생겨난 현대까지도 나무는 가구 등의 훌륭한 소재로 쓰이고 있으며, 면, 린넨, 모시 등 식물성 섬유에 대한 수요가 꾸준한 것은 물론이고 쌀과 밀 등의 곡물은 수천 년이 지나도 인간의 주식으로 굳건히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식용으로의 쓰임새는 굉장히 다양한데, 주식이 되는 곡류부터 시작해 채소나 열매를 먹는 식물들, 꽃이나 뿌리처럼 흔치 않은 부위를 먹는 식물들도 우리 식탁에 다양하게 존재한다. 심지어는 독이 있는 식물을 익히거나 삭혀 독을 제거하고 먹거나 독이 생기기 전에 채취해 섭취하기도 한다.   &nbsp;  이렇게 먹을 수 있는 식물에는 무엇이 있을까? 우리가 흔히 식탁에서 볼 수 있는 채소나 과일을 생각해보자, 몇 개까지 떠올릴 수 있는가? 적으면 수십 개, 많아도 백여 개 정도가 겨우 떠오를 것이다. 식물생태연구가 윤주복의 『먹는 식물 도감』은 무려 760여종의 식용 식물을 정리한 도감으로, 한국에서 주로 먹는 식물뿐만이 아니라 해외 식문화에서 볼 수 있는 식물들도 모두 담겨 있어 식용식물 도감으로는 최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또한 열매채소, 잎줄기채소, 버섯, 당분을 얻는 식물, 약용식물 등 카테고리가 잘 분류되어 있어 특별히 관심 있는 종류의 식물을 상세히 찾아보기도 좋다.<br><br>  &nbsp;  p.331 이외에도 식물의 여러 부분으로 차를 끓여 마시거나 음료를 만들어 마신다. 식물은 약으로도 널리 이용하는데, 약용 식물의 일부는 음식을 만드는 데 넣기도 한다. 이처럼 식물 중에는 다양한 방법으로 식용하는 것이 많다.<br>사실 시중에는 ‘OO도감’ 이라는 제목을 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단순히 저자의 연구 일화를 담은 에세이나 해당 분야에 대한 설명글의 형식을 한 책이 굉장히 많은데, 『먹는 식물 도감』은 그야말로 정말 ‘도감’이다. 풀컬러로 인쇄된 사진에 식물의 이름, 학명, 디테일한 설명이 빼곡하게 덧붙여져 있어 식물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하루 종일도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760여종이나 되는 식물이 실려 있다 보니 평소에 익히 알고 있고 자주 먹어 본 식물도 많이 실려 있었지만, 한 번도 들어본 적조차 없고 이걸 먹는다고?! 하고 놀라워하게 되는 식물도 꽤 많이 있었다. 특히 익숙한 식용꽃인 팬지나 베고니아 외에도 우리가 일상에서 접하는 많은 꽃이 식용이라는 사실에 상당히 놀랐다(다들 카네이션이 식용꽃이라는 거 아셨어요...? 저는 몰랐어요...).   &nbsp;  K-푸드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음식들 중 하나인 ‘비빔밥’에서 볼 수 있듯이, 나물이 빠지지 않는 한식 밥상에서의 식물의 쓰임은 특히 무궁무진하다. 오죽하면 한국 사람들은 나물 비빔밥에 청국장만 먹어도 매일 비건을 실천할 수 있다는 밈이 생길 정도이다. 평소에 그런 식용 식물들이 궁금했던 독자, 식물 탐색이나 요리에 취미가 있는 독자, 식물에는 문외한이지만 도감 읽기를 좋아하는 독자 모두에게 자신있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nbsp;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nbsp;  #먹는식물도감 #윤주복 #진선북스 #공삼_북리뷰 #서평 #서평단 #북스타 #북스타그램 #책스타 #책리뷰 #책스타그램 #책추천 #식물 #식물도감 #생태 #채식 #비건 #도감&nbsp;]]></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251/52/cover150/k192138301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2515266</link></image></item></channel></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