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를 책의 바다로 이끄는 법
임사라 지음 / 비룡소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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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말을 시작하면서, 아니 그보다 좀 빠르게 뒹굴뒹굴 배밀이를 할 때 그림책을 보여주기 시작한거 같아요

글자를 모르는 어린 아이이지만 아이에게 알려주고 싶고 보여주고 싶은 예쁜 말과 그림이 가득한 그림책은 저에겐 어떤 장난감보다도 매력적인 놀잇감이었거든요. 그리고 어떻게 하면 어려서부터 그림책에 흥미를 가질까 하는 생각에 자주 책을 보여주고 때론 책읽기를 하면서도 책 속의 등장인물들이 되어 1인다역의 목소리극을 서슴치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 아이들이 지금 여섯 살과 네 살!

책읽기도 좋아하고 심심할 때는 먼저 '독후활동을 하자'며 책놀이를 즐겨하지만.. 저는 저 스스로 아이들과 책읽기를 잘 하고 있는가, 앞으로도 우리 아이들이 성장하면서도 꾸준히 책과 친하게 지낼것인가.. 하는 걱정이 들기도 합니다

아마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우리 아이, 책과 친해지려면 어떻게 책읽기를 시작하고 어떻게 읽혀주면 좋을까?"

저와 비슷한 고민이나 기대를 모두 갖고 있을 듯 하지만요^^

 

2006년부터 2008년까지 임사라 작가가 매주 '중앙일보'에 연재했던  [임사라의 KISS A BOOK] 어린이 독서지도 칼럼이 작가가 제시하는 연령별 독서지도 요령 등과 함께 새롭게 엮어져 [내 아이를 책의 바다로 이끄는 법]이란 책으로 출판되었습니다

'내 아이, 책과 친해지려면 어떻게 책읽기를 시작하고 어떻게 읽혀주면 좋을지..' 그 질문은 이 책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을거 같아요 

 

이 책에서는 아이들이 책에 대해 흥미를 갖고 접근해 나가면 책이 주는 지식(Knowledge)과 지성(Intelligence),  그리고 전문성과 특별성(Specialty) 거기에 탁월성(Superiority)까지 얻게 될거라는 이야기를 해줍니다. 그러나 그것은 무작정 얻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하네요. 독서지도를 담당하는 엄마의 지성과 전략적인 접근, 그리고 아이의 책읽기 실천과 깊은 이해를 통해 상상력과 창의력, 사고력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키워 나가느냐에 따라 그 승패가 다르다고 조언하고 있어요

 

3세 이상부터 13세 이상까지의 어린이를 위한 독서지도 칼럼인 이책은 아이들이 책에 접근하도록 하는 기준을 아이들의 성장이나 심리, 그리고 옆에 있는 엄마를 재미나게 표현하여 독자대상을 갈라주고 칼럼의 내용에 따라 다양한 주제를 다루는 그림책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독서지도를 시작하는 엄마에게' 쓴 임사라작가의 글은 어떤 양육에 관한 육아서처럼 독서지도에 관해서 친절하고도 상세하게 나침반같은 정확한 방향을 제시합니다 



가령 첫 4세~7세 아이는 책과 친밀감을 쌓는게 중요해요 라는 글에서는..

엄마의 언행을 고스란히 모방하는 유아기의 특징상 유아들은 엄마가 읽어 주는 그림책보다 그 책을 읽어주는 엄마를 먼저 읽으며 자란다고.. 책읽기를 담당하는 엄마가 독서지도 교사로서의 자질을 갖췄는가, 스스로 자기확인을 하는 시간을 먼저 가져야 한다 말합니다. 아이가 책과 친밀해지기 위해 먼저 아이의 책꽂이를 마련해주고 자주 서점과 도서관을 다니면서 아이 스스로 책을 고를 수 있는 것이 좋다 합니다. 그리고 자기주도적인 책선택이 이루어지면 아이의 독서능력에 맞는 책을 고르고 책과 관련한 이야기를 나누며 아이가 상상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해주라는 등의 간단하면서도 효과적인 비결을 일러주고 있어요 
 

초등학교 입학 전까지는 많은 량의 책읽기보다 한 권을 읽더라도 책의 구석구석을 즐길 수 있는 책놀이 시간을 갖도록 하고 아이의 수준을 고려한 맞춤별 독서지도, 독서토론을 통해 아이의 사고력과 창의력을 신장시키는 요령, 깊이있는 독서를 통한 글쓰기 등을 권하는데.. 칼럼 글을 읽다보니 독서지도에 관해 어려운 숙제를 안고 있는 듯한 마음에 친절한 참고서를 얻은 듯 했습니다
 

'아이가 고른 책이 좋은 책', '다독과 정독 사이' , '군침도는 이야기' , '독서워밍업', ' 어디 재미난 이야기 없나?", '두 번 읽게 되는 책', '책으로 떠나는 세계여행', ' 학교가 서먹한 아이' , '엄마 노릇에 지칠 때' , ' 엄마가 빚는 대로 자라는 아이' , '최고의 개구쟁이를 찾아라!', ' 엄마도 외로워', '가족의 진화',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아빠', ' 지혜로운 돼지들'

제목만으로도 재미있는 상상과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칼럼들이 98편 실려있고 칼럼마다에는 두 세권정도의 책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책에서 사귀는 친구, 상상력을 키워주는 책들, 학교생활과 관련된 이야기, 아이의 다양한 심리와 성장을 다룬 이야기, 가족이 등장하는 책, 삶의 지혜를 주는 책과 주인공들로 분류된 임사라작가의 칼럼을 읽으면서 술술술 책에 대해 이런저런 궁금증과 걱정에 대해 솔직담백하게 이야기를 나누는거 같았어요

 
베스트셀러보다는 다양한 주제를 다룬  숨은 작품들을 소개한다는 작가의 말처럼 생소한 책 제목도 있었고 알고 있던, 또는 이미 읽어본 책도 있었는데 책에 대한 새로운 해석과 깊은 내용 설명글을 읽으면서 책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꼈습니다. 작가가 소개한 연령별 도서 분류는 인터넷에서 보는 판매순위 보다 유익하고.. 그래서 한권한권 보물찾기를 하듯 읽어보고 싶어졌어요.

 
독서는 아이일 때  청소년일 때만 하는 것이 아니라 성인이 되고 늙어서도 하는..  또 언제 어디서 하던지 인간이 하는 일중에 가장 아름다운 일인거 같아요
세 살 버릇 여든 간다고.. 우리 아이들에 맞는 독서지도를 찾아 책의 바다로 이끌어 지치지 않고 즐겁게 긴 항해를 함께 해나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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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열 형민우 초한지 1 : 떠오르는 태양 이문열 형민우 초한지 1
이문열 원작, 형민우 그림 / 고릴라박스(비룡소)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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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가을,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삼국지 특별전 관람을 하면서 삼국지와 관련한 다양한 옛서적류와 소설책,  전쟁도나 지도 등의 그림과 함께 고우영 화백의 친근한 삼국지 만화를 보았던 기억이 납니다
'삼국지 소설이나 그 내용을 꽤뚫고 있었더라면 전시회를 찾았던 발걸음이 더 값졌을터인데..' 하고 혼자 아쉬워하고 작은 만화 그림과 인물의 입체 그림을 한참 들여다보며 자칫 무겁고 어려울지도 모를 전시회에 아이들이 좋아할 구성으로 산뜻하고 즐거운 시간을 주는구나 싶었는데 이번에는 만화로 보는 초한지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삼국지], [수호지]와 더불어 중국의 역사 소설로 꼽히는 [초한지]
동양최고의 고전 사마천의 [사기]를 원전으로 소설적 재미를 더해 이문열 작가가 2007년 발표한 소설 [초한지]를 원작으로 [초한지]① 떠오르는 태양 은 아이들을 위한  만화 고전으로 각색, 형민우 만화가의 섬세하고도 깔끔한 만화 그림과 만나 초한지가 만화소설로 재탄생 되었어요 

 

 

[초한지]① 떠오르는 태양

강하고 위대한 통일 제국을 세운 진시황제의 시대.. 그도 사람들도 모두 그의 제국이 영원할 것이라 믿었지만 그의 시대는 오래가지 못합니다

그의 강하고 위대한 꿈은 그를 포악하고 잔인한 왕으로 만들었고 그런 혼란한 세상을 내려다보며 선인 세상의 선사는 두 제자 수와 목에게 다음의 새로운 제국의 주인공이 될 이들의 '시작과 끝'을 지켜보고 그들과 인간의 꿈에 대해 배워오라 합니다

새로운 주인공중 한 사람인 '항우'
진나라에 멸망한 초나라의 항량은 조카 항우만 데리고 옛 초나라 땅인 회계로 들어가 초나라를 다시 세울 꿈을 꿉니다. 자라면서 무예에 능한 항우는 " 칼은 한 사람만 대적할 수 있을 뿐이니 오래 배울만한 것이 못된다 하며 만인에 맞서 싸울 수 있는 법을 배우고자 하며 숙부에게 자신의 뜻을 이야기 하고 스스로 자신의 꿈을 이루겠노라 다짐합니다

평범한 농사꾼의 아들로 대단할 것도 없고 하는 일 없이 지내는 '유방'도 목이 찾아간 한 사람입니다  
묘하고 엉뚱한 인간미를 지닌 그에게는 신분과 나이를 떠나 많은 사람들이 친구로 따르는데 '소하'와 '하우영', '번쾌'등이 그들입니다

한나라 왕실의 자손으로 전술과 병법에 대해 연구하는 '한신', 진시황제를 죽이기 위해 자객을 찾아 다니는 천재 지략가 '장량' 등 초한지 1편에서는 새로운 시대를 열어갈 주인공과 그들을 보필하게 될 다른 사람들을 소개하고 있어요

한 페이지에도 여러개의 네모가 들어 있는 만화그림 - 형민우 만화가의 그림은 차분하면서도 강한
힘과 생생하고 재미난 표정이 살아 있는 듯 합니다
동양화적인 배경그림에다가 굵직한 선으로 시원스레 그려진 인물들이 모두 제각각의 개성을 갖고 있어요
너무 무겁거나 어렵지 않고 말풍선 외에 이야기글이 있기도 하고 유머까지 곁들여져 책을 읽기 시작해서 끝까지 바로 읽게할 만큼 즐거움을 주기도 합니다



우리 나라 역사도 아니고 중국의 역사인지라,, 
책 뒤편의 '아는 만큼 재미있는 초한지'를 읽고 만화를 다시 보니 그 시대나 인물에 대해 이해하기가 쉽더라구요
초한지가 어떤 책인지, 진시황제에 대해서, 또 진나라의 통일 배경과 당시의 통치제도, 만리장성과 한신에 관련한 고사성어까지 초한지와 역사적 배경을 설명하는 글들이 아이들에게도 쉽게 이 책을 이해할 수 있게 할 듯 했어요
그리고 번외편으로 다섯 페이지 분량의 그림은 간략히 인물의 성격과 제목과 반전되는 상황으로 그려져 형민우 작가의 유머와 재치를 엿볼 수 있었어요^^

진나라 말기의 시대적인 상황과 중국 진나라의 대륙, 천하를 두고 패권을 다투는 항우와 유방 두 영웅의 출발을 보는 초한지 1 떠오르는 태양편에 이어 이제 2권은 어떤 내용으로 그들의 활약과 영웅기가 펼쳐질지 벌써부터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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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리노 리춘신 - 중국의 시골소년, 발레로 세계를 누비다 지식 다다익선 28
리춘신 지음, 앤 스퍼드빌러스 그림, 고정아 옮김 / 비룡소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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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드라마 같은 삶, 소설같은 이야기..
제가 어릴 적에 저희 아버지는 거나하게 약주를 드시면 당신의 이야기를 책으로 쓰면 열 권이 넘을거라 하셨었지요
그때는 그 말이 너무너무 싫었어요
평소에는 아주 과묵하시다가 왜 약주를 드시면 그런 말씀을 하시는건지.. 그것이 못마땅하고 싫어서 옆에 앉아 " 왜요?" 하고 다정하게 한 번도 여쭤 본 적이 없었습니다
듣고 싶지 않아도 저편으로 들리는 아버지의 한 숨 섞인 이야기에는 가난하고 어렵던 어린 시절에 대한 원망과 배고픈 기억들이 담겨 있었습니다
이 책을 읽고나니 저희 아버지가 생각났습니다
리춘신이 겪었던 가난 속에 저희 아버지의 모습이 보였기 때문입니다

[발레리노 리춘신]은 가난한 시골 소년 리춘신이 미국 휴스턴 발레단에서 주역 발레리노로 성장하기까지의 드라마같은 삶을 리춘신이 직접 기억하는 이야기들로 들려주는 그림책입니다 
 

 

-. 어린 시절, 꿈을 준 아버지와 어머니 

중국 칭다오 도시 근처의 가난한 시골마을에 사는 리춘신은 여섯 형제와 부모님까지 아홉식구였습니다
굶어 죽지 않고 살아남게 해달라고 어머니는 밤마다 기도했고 좁은 방에서 머리와 다리를 엇갈려 잠을 자야 할 만큼 가난에 허덕이는 집이었지만 가난 대신 리춘신에게 꿈을 주고 용기를 준 것은 그의 부모님이었어요
그는 아버지가 만들어준 연에 소원을 쓴 종이를 매달아 아버지와 연을 날리기도 하고 아버지가 들려주는 '우물안 개구리' 이야기를 들으면서, 우물처럼 높고 깊은 가난한 현실을 벗어나고 싶었고 바깥 세상이 궁금해 그곳을 벗어나고 싶은 바램을 꿈꾸었습니다
겨우 열한 살인 그가 발레리노가 되기 위해 집을 떠날 때 어머니는 한 번 뿐인 기회를 놓치지 말고 꿈이 이루어질 때까지 그 꿈을 쫓아가라며 그의 두려움에 격려와 용기를 줍니다.

-. 그리움과 외로움을 연습과 노력으로 맞선 리춘신  

어느 날,  발레를 배울 어린이를 찾아 학교에 온 정부관리에게 추천받은 리춘신은 시험에 통과하면 ' '가족이 좀 더 잘 살 수 있고 보탬이 될까' 싶은 바람으로 아프다고 소리지르지 않고 참아가며 다리를 높이 들어올리고 몸을 늘여 결국 베이징 무용학교에 들어가게 됩니다

낯선 곳에서의 두려움과 가족에 대한 그리움, 그리고 뒤떨어지는 실력으로 그는 어려운 시기를 보내다가 이 년이 지난 후에야 친구가 생기고 샤오 선생님이 들려주는 궁수의 이야기를 들으며 이야기 속 그들처럼 용기와 희망을 가지고 밤마다 연습을 시작합니다
그리운 마음은 춤에 대한 열정으로 바뀌어 몇 년간의 피나는 연습과 노력 끝에 샤오선생님은 그를 최고라 격려하고 그는 자신의 모습을 부모님께 보여드리고 싶었지만 가난한 살림에는 어림도 없었어요
학교를 방문한 벤 선생의 제안으로 미국 유학을 결심하고 그는 중국 첫 발레 유학생이 되어 발레에 집중합니다
그리고 스물한 살이 되었을 때 그는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공연하는 세계적인 발레리노로 성장했습니다. 그런 그에게 채워지지 않는 빈자리.. 바로 꿈에도 그리는 부모님과 형제입니다

-. 꿈을 이룬 발레리노 리춘신 

열 한 살에 집을 떠나온 그가 스물 한 살이 되고 난 다음에서야 부모님을 만나게 되었어요
중국 땅이 아닌 미국에 까지 오신 부모님, 바로 그가 춤추고 있는 무대 아래의 객석에 앉아 그를 지켜보는 부모님을 보며 그는 두분이 하시는 말씀을 듣는 듯 합니다
"아들아, 네가 해냈구나, 꿈을 놓치지 않고 이루었구나"
영원히 잊지 못할거 같은 그날 밤, 그는 자기 인생 최고의 춤을 추었다 말합니다

그는 행복으로 춤을 추는 사람입니다
꿈을 이뤘다는 것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처음 우물 이야기로 꿈을 키우고 세상에 불가능이란 없다고 가르쳐준 스승의 이야기를 쫓아 자신의 꿈에 희망과 노력을 다한 사람이라... 그의 그리움과 고달픔까지 느껴져 그의 춤추는 무대를 생각하니 가슴 뭉클했습니다

-. 리춘신과 마오쩌둥의 시대 중국 이야기

우물 안 개구리는 세상 밖으로 나왔지만 그가 태어난 곳을 한 순간도 잊지 않았습니다
칭다오의 매운 바람을 맞으며 연을 날리던 어린 소년, 그 소년은 세계적인 발레리노가 된 청년의 가슴 속에서 언제나 숨쉬고 있었다 회상합니다

그가 태어나 자란 1960년대 중국은 마오쩌둥이란 지도자가 이끌던 공산당의 시대였습니다
사람들에게 자유는 없었고 그래서 외국사람이 중국에 들어오기도 또 중국 사람이 외국에 나가기도 어렵던 시절이었죠
그래서 부모님의 그의 공연을 보러 오는 데에도 또 그가 고향의 부모님을 찾아가기 까지는 십 년 넘는 오랜 시간이 흐른 후 였어요
또한 그가 자유의 땅 미국에서 자신이 지향하는 춤을 마음껏 펼쳐 보고 싶어 할 때 중국은 그의 자유를 쉽게 허락하지 않았을 겁니다
그런 시대에 리춘신이 미국에 가서 발레를 공부할 수 있었던 것은 엄청난 행운이었고
또 그가 세계적인 발레리노로 인정받을 만큼 자신의 꿈을 놓치지 않기 위해 말조차 통하지 않는 타국에서 얼마나 성실히 노력했을지.. 그의 의지와 열정이 느껴지는 부분입니다

-. 은은한 동양화처럼.. 그림이 전해주는 잔잔한 감동 

차분한 색감으로 그의 어린시절이 은은한 동양화처럼 그려져 있습니다
먼 기억을 더듬는 그의 이야기처럼 흐릿하고, 또 번진 듯 하면서도 단정한 느낌이 나는 그림들이예요
책의 마지막에는 연을 날리며 천진하게 웃는 어린 리춘신이 있습니다
그리고 책 표지에는 눈내리는 날, 나뭇가지에 앉은 새를 바라보며 살며시 미소짓는 리춘신이 보이구요,,
자신의 꿈을 이룬 리춘신의 성공이 따뜻하게 다가오는 것도 아마 그림 속에 보이는 그의 표정들이지 싶습니다

중국의 어린 소년이 세계적인 발레리노로 성공하기까지 그는 담담히 기억하고 들려줍니다
그가 어릴 때 아버지로부터 들었던 우물안 개구리 이야기, 무용학교의 샤오 선생님에게 들었던 궁수이야기처럼.. 그의 이야기도 우리에게 희망을 말하고, 꿈에 대한 한 사람의 아름다운 열정을 보게 합니다
발레리노 리춘신,, 그를 만나고 그의 이야기를 듣게 되어 
자신의 인생을 사랑하는 사람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하고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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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뻐꾸기다 일공일삼 52
김혜연 지음, 장연주 그림 / 비룡소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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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미 뻐꾸기가 다른 새 둥지에 알을 낳고 사라지는 것처럼 동재엄마도 여섯 살 동재를 외삼촌 집에 맡겨놓고 사라졌어요

열한 살이 된 동재는 사촌형 건이와 동생 연이와 사이좋게 지내고 외삼촌과 외숙모 말씀도 잘 듣는데다 학교 공부까지 잘해서 부반장이기도 해요. 그리고 씩씩하고 바른 데가 있어 모나지 않은 애어른같은 아이이지요

그런 동재에게 아주 큰 어른친구가 생겼어요. 바로 옆집에 새로 이사 온 902호 아저씨

소변 실수를 한 동재의 비밀도 감싸주고 운동화까지 깨끗이 빨아 슬며시 건네준 자상한 데가 많은 아저씨는 두 아들과 아내가 외국으로 유학나가 혼자 사는데 집안 청소며 살림은 별로이지만 동재에게 양파가 들어간 샌드위치도 만들어주고 동재가 실컷 컴퓨터를 할 수 있게 자기집 비밀번호까지도 알려주지요

 

엄마가 떠나버린 뻐꾸기 동재

가족이 떠나버린 기러기 아저씨

밝으면서도 연락이 없는 엄마에게 서운함이 있는 동재의 외로움

자상하면서도 가족이 떠난 외로움을 술로 달래는 아저씨.. 세상 누구에게도  자신의 이야기를 표현 안하는 이들이 점점 서로에게 연민의 대상으로, 정을 나누는 존재로 변하게 되지요

 

'아저씨 언제와요? 어디로 출장 간 거예요? 저, 아저씨가 쪼금 보고 싶어요

왜냐하면...., 제가 지금 좀 슬프거든요. 아저씨를 보면 괜찮을거 같은데..'

갈 곳이 없는 동재에게 아저씨의 902호는 동재의 쉼터가 되고 자신의 그런 심정을 솔직히 털어놓은 것도 아저씨에게 보낸 이메일이고 엄마를 찾아 나설 때 옆에 있어준 이도 902호 아저씨였어요

 

갑작스런 가출로 외삼촌과 외숙모를 놀라게 했던 건이형, 엄마가 아무말도 없이 외국사람과 결혼해 따로 사는 친구 유희... 이들은 동재와는 다르지만 또 비슷한 슬픔을 경험하고 있어요

글 속에 나온 '검은 연기'의 아픔처럼 말이죠

동재는 자신이 갖고 있는 상황을 슬프게만 받아들이지 않고 무척 담대하게 어느땐 놀랄만큼 슬기롭게 스스로를 다독이며 대처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동재엄마가 동재를 찾아왔을 땐 눈물이 났어요

우선 당장은 함께 살 수 없지만 뻐꾸기가 아니라는 말에 소리를 내지를 만큼 기분이 좋아 이제 스스로 당당하게 나는 뻐꾸기가 아니라고 말을 하는 동재가 된 기분이었구요

동재에게는 다시 만나게 된 엄마가 아저씨에게는 미국유학을 포기하고 되돌아온 둘째 아들이 있어

각자 들어가는 집이 (그들이 사는 아파트 이름처럼) 이제 따뜻한 '둥지'일거란 생각이 들었어요  

 

글에서 느껴지는 안정감, 편안한 문체 그리고 동재의 마음 속을 꿰뚫는 표현과 사건들이 책을 덮지 못하고 앉은 자리서 모두 읽게 할 만큼 재미를 주더라구요 

또 바로 옆집의 이야기 같은 상황, 인물들의 성격, 그리고 적절한 갈등구조가 잘 짜맞춰져 수십 조각의 퍼즐그림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책을 다 읽고 난 뒤의 제 마음이 어려운 퍼즐을 다 맞추고 기지개를 켠 듯 후련하고 그러면서 또 아주 뿌듯했거든요

 

며칠 전, [나는 뻐꾸기다]의 김혜연 작가님과의 만남이 있었는데 작품이 생겨난 동기와 이 책에 대한 소개가 있었어요

그동안 양파 넣은 샌드위치를 안먹던 동재가 아저씨의 양파 샌드위치를 맛있게 먹는데,, 김혜연 작가님은 동재의 그런 모습은 어려운 상황을 씩씩하게 이겨내고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 혹은 정신적인 성장을 상징하는 거라 하시더군요

그리고 동재의 용기와 아저씨의 지혜가 세대를 초월하더라도 서로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하셨어요.

 

[나는 뻐꾸기다]는 1013 초등학교 상학년을 위한 청소년 동화이지만 어른이 읽어도 아주 멋진 책이었어요

아이와 어른 사이의 우정, 동재와 기러기 아저씨의 비밀스러우면서도 달콤한 이야기들을 진솔히 표현한 이 작품은 비룡소의 2009년도 제 15회 황금도깨비상 장편동화부문 수상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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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덕 여왕 새싹 인물전 17
남찬숙 지음, 한지선 그림 / 비룡소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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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나라에서 유일하게 여왕이 있었던 나라, 신라
왕의 딸로서 유일한 성골로 첫 여왕이 된 선덕여왕, 아버지 진평왕이 닦아놓은 강력한 왕권에 김춘추와 김유신의 지지로 왕이 되었다는 두 어줄의 이해밖에 없던 저에게 요즘 선덕여왕은 재미난 관심사입니다

요즘 텔레비젼 드라마에 나오는 선덕여왕을 보면서 그 시대의 대립, 어린 덕만의 모습과 성장기를 지나는 과정을 보고 국사공부 할 때의 기억을 더듬어 보는데.. 마침 비룡소의 위인전 <선덕여왕>을 읽게 되었어요

보통 위인전에서는 그 인물의 출생과 성장일화, 업적, 그리고 사후의 이야기등을 보는데
이 책에서는 출생에 대한 부분은 없고 당찬 덕만의 일화에서부터 전개됩니다
골품제도 탓에 우리나라 최초의 여왕이 되기까지 그녀의 유년시절은 남다릅니다
우선 <선덕 여왕>은 왕 위에 오를 아들이 없어 한숨을 쉬는 마야부인의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하지만 어린 선덕은 어머니와 다르게 ’여자라서 왕이 될 수 없다니, 말도 안돼.나는 여자지만 얼마든지 훌륭한 왕이 될 수 있어’ 하며 자신 있는 모습을 보여요
그리고 당나라에서 보내온 씨앗과 모란꽃그림을 보고 "그림의 꽃 주변에 나비가 없지 않습니까, 나비가 오지 않는 꽃이니 향기가 없는 것이 당연하지요" 했던 일화를 통해 총명했던 그녀를 소개하고 있어요 

여왕이 된 자신과 왕권 다툼을 하던 김용춘의 아들 김춘추를 등용, 과감하게 외교를 맡기고 금관가야 출신이라는 이유로 대신들이 반대하던 김서현의 아들 김유신에게 군대를 맡기는 등 그녀는 차별하지 않는 정책을 펼치고

왕을 바꾸라는 당나라에 자신의 자존심보다는 나라의 안위를 중시해 친당정책을 펼치는 등 실리 외교를 하는 등 전략적인 리더였어요
그리고 잦은 전쟁으로 힘들어하는 백성들을 위해 분황사, 첨성대, 황룡사 구층 목탑 등을 세워 백성에게 노력하는 여왕이었다고 말합니다  

마지막 부록 페이지에서는 신라시대의 신분제인 <골품제도>와 귀족 대표들의 의사회의인 <화백회의>의 기능에 대해 알려주고 선덕여왕 때 세워진 신라의 건축물들을  사진과 소개글로 볼 수 있어요
그리고 선덕여왕의 생애와 삼국통일의 역사도 연대표로 간단히 정리되어져 선덕여왕이 겪었을 시대상을 가늠해 볼 수 있게 합니다

이 책은 아이들이 읽기 적당한 문체와 쉬운 문장구성으로 위인전을 처음 접하는 어린 아이들에게도 읽히기 좋은 책이예요
저희 아이도 책 제목을 보고 관심을 보이더니 (아직 내용이해는 못하고) 책 속의 장군그림에는 더 큰 관심을 보이더군요
솔직히 선덕여왕의 모습은 조금 예쁘지 않아요, 하지만 아이 눈에는 또 그렇지 않은거 같았어요

앞으로는 그녀가 최초의 여왕이었기 때문이 아니라 그녀가 왕위에 있는 16년 동안 삼국의 가장 치열했던 전쟁 속에서 그녀의 외교적인 정책과 고뇌, 그리고 삼국을 통일하는데 가장 중요한 기반을 닦은 전략적인 여왕이었음을 기억할 수 있겠어요

내 아이가 긍정적이고 도전적이었으면 하는 바램은 모든 엄마들의 공통 분모이겠지요
왕위에 오를 아들이 없어 한숨 섞인 고민을 하던 마야부인도 요즘 엄마들과 같은 바램을 갖고 있었을 거란 생각이 들어요. 
선덕여왕이 된 덕만 공주의 위인동화 <선덕여왕>을 읽고 그녀의 지혜와 용기 더불어 그녀의 쉽게 포기하지 않는 긍정적이고도 진취적인 모습을 만날 수 있었어요. 
우리 아이들도 앞으로 선덕여왕의 그런 모습을 보았음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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