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 이야기 보림 창작 그림책
류재수 지음 / 보림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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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부터 매년 연말연시에는 육남매인 엄마형제 일가가 모두 모여 놀았다 
그때 외갓집에 놀러가면 맛있는 별미나 색다른 놀잇감도 좋았지만 큰 언니들이 들려주는 옛날이야기가 넘 재미나 외갓집 가는 즐거움이 컸다
언니 중에 누가 옛날이야기를 해주겠다 하면 올망졸망한 아이들이 우르르 이불 속으로 모여들고 모두가 귀를 기울여 주위는 조용해졌다
"옛날옛날~",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에~" 하고 시작되는 이야기들
참이지 거짓인지 몰라도 이야기에 흠뻑 빠져 우리 모두 때론 가슴 졸이고 때론 깔깔 웃어대고.. 아마도 공감이란 걸 그때 경험했지 싶다

'까마득히 먼 옛날, 세상이 처음 생겨날 때는' 하고 시작하는 옛날 이야기, 
[백두산 이야기]는 오래 전에 듣던 옛날 이야기처럼 구수하고 실제 그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진짜같은, 백두산 탄생 설화를 다룬 류재수 작가의 그림책이다

세상이 처음 생겨날 때는 하늘과 땅이 서로 맞닿아 어우둔 기운의 소용돌이만 가득했다
맑은 기운의 하늘과 탁하고 무거운 기운의 땅, 그리고 세상에는 짐승과 사람이 생겨나 마을을 이루어 살기 시작했는데, 너른 만주 벌판에 마을이 모여 세운 나라가 바로 조선이다
세상이 처음 생길 때는 해와 달도 두 개씩이어서 낮은 너무 덥고 밤은 또 너무 추워 농사를 짓기 어려워졌고 사람들은 하늘에 도와달라고 빈다. 
흑두거인이 나서서 해와 달을 하나씩 없애려고 했지만 실패하여 천지왕의 야단을 산다
결국 천지왕이 부른 백두거인이 천근 활과 화살로 해와 달 하나씩을 쏘아 바다로 떨어뜨리고.. 이를 계기로 흑두거인은 백두거인을 시기하게 되었다
세상은 살기 좋아지고 천지왕은 아들 환웅왕자를 내려보내 조선의 임금이 되도록 하였다. 그러나 백두거인을 시기한 흑두거인은 이웃나라까지 부추겨 조선을 침략해 전쟁을 벌인다
용으로 변한 흑두거인과 흰 호랑이로 변한 백두거인의 싸움은 백 일이나 이어지고 결국 흑두거인이 쓰 러진 곳이 넓은 사막이 되면서 싸움은 끝났다

"나는 영원히 너희 곁에서 너희를 지킬 것이다.
언젠가 커다란 재앙이 올 때 나는 다시 깨어날 것이다."
긴 싸움에서 기운이 빠진 백두거인은 조선 백성들에게 말했습니다
                                                                                               [본문 내용 중에서]

싸움에 지친 백두거인은 다시 재앙이 닥치면 돌아올거라 하며 깊은 잠에 빠진다. 그리고 세월이 흐르면서 거대한 산으로 변하는데 사람들은 그 산을 '백두산'이라고 불렀다
오랫동안 평화롭던 조선에 다시 가뭄과 흉년이라는 재앙이 닥쳤다
백두산의 전설을 생각한 사람들은 춤을 추고 노래를 하며 흥겨운 기우제를 지내게 되고 천둥과 번개가 백두산 꼭대기를 내리치더니 비가 퍼붓기 시작한다. 이때 백두산 꼭대기에는 커다란 호수가 생겼는데 이를 '천지'라 부르고 천지에서 넘친 물은 강이 되어 사방으로 흐르고 가뭄 걱정도 사라진다
그 후 사람들은 항상 백두산을 기억하게 되었고 재앙이 닥쳐 왔을 때 백두산이 다시 깨어나리라 믿게 되었다

백두산은 단군이 탄생한 산으로서도 성스러운 뜻을 담지만 백두산에서 지리산에 이르는 백두대간은 우리나라의 다른 산들의 근본이 되는 산줄기로 이어지기에 더 신성시된다
절대적인 힘을 가진 해와 달을 없애고, 전쟁으로부터 때론 극심한 가뭄과 기근에 시달리는 백성을 구해 살피는 백두거인과 백두산 이야기는 어려움이 닥칠 때마다 사람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검붉은 용암이 흐르는 것처럼 붉은 듯 하면서도 칠흙같이 까만 태초의 세상, 태양을 활로 쏘는 거인의 굳센 주먹, 호랑이와 용으로 변신해 싸우는 두 거인의 그림자, 잠든 거인의 모습등 류재수 작가의 그림은 책 속의 글을 다시 보여주는 듯하다
살기 좋고 평화로운 조선의 땅에서는 사람들이 사냥을 하거나 소를 몰아 농사를 짓고 나무아래서는 바둑을 두거나 고기잡이를 하는 사람들과 뛰노는 아이들도 보인다. 아이와 함께 숨은 그림찾기를 하듯 사람을 찾아봐도 될 만큼 그림이 간단한 듯 하면서도 다정하다. 그리고 책 표지에서처럼 호랑이 탈을 쓰고 흥겹게 노는 사람들의 모습에서는 민화처럼 익살스러움도 묻어난다
전체적으로 이 그림책은 강렬한 색채와 거칠고 투박한 질감, 거침없는 붓칠로 역동적인 힘이 느껴지는데 그건 아마도 백두산에 대한 우리의 자긍심이 그러한지도 모르겠다

 [단군신화]를 종종 읽던 터라, 이 책에 잠깐 나오는 천지왕과 환웅 왕자 부분에서 단군신화에서 읽었던 곰 이야기를 하며, 이때에 백두거인이 살았던거라 말해주었더니 호기심이 동한다
사람들이 강과 바다에 주로 모여 살게 되었을 때 그 강물이 백두산의 천지물에서 흐른 물이었다고 엄마표 구전설화를 만들었더니 믿는 눈치이기도 하다
아마 좀 더 자라면 (혹은 초등 중학년 이상이라면) 책을 보면서 고조선의 역사와 고조선 사람들의 삶을 보게 될지도 모르겠다 

'옛날옛날에~' 하고 들려주는 옛날이야기보다 더 오래된 옛날 이야기
우리 민족의 역사와 함께 시작된 백두산의 탄생설화가 아이들에게는 멋진 백두거인의 모습을 상상하게 하고 언제 한번쯤 만날지도 모른다는 기대감도 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오래 기억에 남는 옛날이야기 한 편이 될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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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돌이 전통문화 그림책 솔거나라 1
이종철 지음, 이춘길 그림 / 보림 / 199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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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주변에서 쉽게 접하고, 때론 함부로 낭비해가며 쓰는 종이..

종이의 소중함과 그 가치에 대해 아이들에게 일러줄 수 있는 아주 좋은 책을 만났다

우리 민족의 의식주, 신화와 신앙, 의례와 풍속, 예술과 놀이 등 전통 문화를 아이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재미난 이야기로 풀어 쓴 솔거나라 시리즈 중 첫 책, [한지돌이]가 그 주인공이다 

 

사실 얼마 전 [한지돌이]를 구입해서 아이들과 읽어보았는데 이번에 (2009년 8월 10일) 글, 그림이 살짝 바뀌어 개정판으로 다시 나왔다

집에 있던 책이라 아이들이 책을 펼쳐 놓고 같은 그림이 있는지부터 찾았다

우선 아이들이 보기 편하게 꼼꼼하면서도 선이 산뜻하고 지루하지 않게 즐거운 그림이 많다

그리고 한지돌이가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하면서 한지의 우수성을 전달하는 글 구성으로 좀 더 다정하고 알차졌다는 느낌이었다

글과 그림작가님은 그대로지만.. 한지돌이 책 속의 주인공 한지돌이가 새단장을 했고 오래 전 사람들의 기록방법과 종이를 발명하기까지의 과정을 더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돌돌 말린 종이 모습을 한 한지돌이가 친구들과 어깨동무를 하고 문방사우를 소개한다

그리고 멋 옛날 사람들이 왜 기록을 남기고 싶어 했는지, 바위와 동굴, 땅바닥, 나무토막, 옷감등 기록을 남겼던 재료와 그 쓰임새를 보여주며 종이를 발명하게 된 이유와 과정을 들려준다

닥나무를 베어 삶고 나무껍질을 벗겨내고, 속껍질을 삶아 잿물을 부어 다시 삶고 씻는 등의 한지 만드는 방법을 소개하면서 그림에서도 문방사우 친구들이 서로 분업해 한지 만드는 과정을 순서대로 보여 준다 

색이 들어간 한지를 만드는 방법, 그리고 자신의 쓰임새에 대해서도 여러가지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글씨를 그리고 그림을 그리는 기본적인 것 외에도 집단장을 위해 쓰는 창호지, 겹겹이 붙여 만든 옷장, 안경집, 벼룻집, 갓집, 반짇고리함을 만들 때에도 쓰인다 한다

종이로 만든 것들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계속 이어져, 요강에서 부터 아이들이 갖고 노는 제기, 연까지 아주 다양하고 다채롭기까지 하다 

 

실제로 작년 전주에서 개최되었던 '한지문화축제'에서 보았던 것이 생각났다

여러 산업체에서 내놓은 생산품들이 많았는데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건 학생들이 만든 하얀 한지의 조명과 닥종이 인형이었다
단순히 하얀 종이가 아니라 그것이 주는 따뜻함과 깨끗한 이미지를 담백하게 다 보여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그곳에서 아이가 종이로 만든 반닫이 문도 열어보고 보라색 경대와 종이항아리를 보고 무척 신기해 했는데.. 그때 찍었던 사진을 보여주니 기억을 더듬어 확인하듯 보았던 것을 이야기했다

 

책의 마지막 <엄마랑 아빠랑> 편에서는 우리 종이, 한지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실려있다

1. 옛날 사람들은 생각을 어떻게 표현하고 기록했을까? / 2. 종이는 언제부터 사용했을까?

3. 우리나라 한지가 발달하게 된 벼경은 무엇일까? / 4. 한지는 어떻게 만들까?

5. 천 년을 이어 온 우리종이, 한지 / 6. 한지 만져보기

 

문자가 없던 선사시대 사람들의 기록물, 문자의 사용, 한지가 발달하게된 배경, 종이를 사용한 시대까지 세세히 설명해준다. 그리고 벽화 속에 그려진 그림과 한지를 만드는 과정을 담은 사진도 흥미로웠다

천년의 역사를 살아온 종이..

책에서는 아이들이 직접 질감을 느끼며 만져보고 관찰해 볼 수 있도록 부드러운 한지를 넉 장 붙여 놓았는데 아이들이 '부드럽다', '매끈하다', '예쁘다' 하며 큰 관심을 보였다

이전 책에서는 그린톤의 차분한 색깔의 한지였는데, 이번에는 흰색, 노랑, 파랑, 빨강의 원색이어서 큰아이는 태극기가 생각난다고 한다

 

종이는 기록의 매체로 발명되어 옛 사람들이 그에 그치지 않고 다앙하게 활용해 써온 것처럼 현재를 사는 우리들에게도 새 문화와 문명을 가져다 줄 수 있을 것이다

오늘도 아이들이 종이를 이용해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고 낙서를 하기도 하며 지냈다

평소 우리가 쓰는 종이는 한지가 아니라 양지이지만 한지와 양지 모두 함부로 쓰는 종이가 아니라 우리에게 너무 소중하고 감사한 것임을 알아 좀 더 아껴줬으면 좋겠다

그리고 우리 아이들이 지금 당장은 이해하기 어렵더라도 차차 오래 전에 만들어진 우리의 전통문화가 현재에도 고스란히 쓰여지는 우수하고 독창적인 것임을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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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른과 아이가 함께 보는 그림책
아민 그레더 지음, 김경연 옮김 / 보림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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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란 책, 책표지에는 무거운 침묵을 지키고 있는 듯한 육중한 성벽이 어둡게 그려져 있다
아무도 접근할 수 없게 꽉 막힌 성벽.. 누군가 소리를 질러도 그 벽에 막혀 소리가 갖혀버릴 듯 하다
섬에 왜 이토록 커다란 성벽이 세워지게 되었을까?
아민그레더의 [섬]에서는 배타적인 섬 사람들의 불안과 편견이 한 인간을 어떻게 철저히 배제하는지 그리고 그들 스스로 고립의 장벽을 왜 쌓게되는지 그 과정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는 어디에서 온 누구일까? 파도와 운명이 이끄는대로 뗏목에 실려온 한 남자
어느 날 섬에 나타난 이 남자때문에 마을 사람들은 공포를 느끼고 그들의 나름 평화롭던 질서가 깨지고 만다
어떤 무기가 될 만한 것도 어떤 뜻도 갖지 않은 하물며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그였지만 섬 사람들은 그를 경계하여 염소 우리로 데려가 문에 못질을 하고 떠나버린다
그러던 어느 날, 남자가 마을에 나타났다. 며칠 굶주린 남자는 먹을 것을 찾았지만 당황한 사람들은 그를 향해 소리를 지르며 그들이 취할 수 있는 농기구를 무기삼아 높이 처든다
자기 섬으로 들어온 사람이니 함께 힘을 합해 남자를 도와주어야 하지 않겠느냐 제안을 하는 어부, 그러나 마을 사람들은 그가 식당일, 목수일, 짐꾼도 할 수 없을거라 단정지으며 꺼린다. 결국 식당주인이 돼지들에게 주던 남은 음식을 남자에게 주기로 하고 다시 염소우리에 가둔다

무력한 한 남자와 섬 마을 사람들..
그가 염소우리에 있는 동안에도 섬 사람들은 식사를 하면서 혹은 잠을 자면서 학교에서, 집에서 그의 존재를 불안해 한다. 신문에서도 낯선 자가 퍼뜨리는 공포라며 사람들의 불안감을 더 가중시키고 있다
마침내 섬 사람들은 그를 끌어내 그가 왔던 바다로 다시 떠밀어 버리고 그를 섬에 들이자고 제안했던 어부의 배를 불태우고.. 그가 온 바다의 물고기조차 먹지 않는 등 광적인 행동까지 서슴치 않는다
그리고 그들은 섬 둘레에 높은 장벽을 쌓아 탑을 세워 섬을 지나는 새들조차 쏘아 없앤다
아무도 그들의 소식을 들을 수 없게 말이다 

이 낯선 이방인의 입장에서라면 얼마나 부당하고 얼마나 가혹한 형벌인지 모르겠다
맨몸으로 검은 파도가 넘실대는 바다 속을 뗏목에 의지해 지나왔건만 그를 기다리는건 자유롭지 못한 염소우리와 돼지의 밥, 그리고 배고픈 표현조차 의심당하는 현실 뿐이다

평소 보아왔던 그림책과는 많이 다른 그림책이다
글의 주제도 무겁고 그림 속 사람들의 옷이나 표정도 아주 보수적이고 어둡다
하지만 먼저 이야기 꺼내기 어려운 화두겠지만 한 번쯤 꼭 되돌아 봐야할 우리 세상사를 다룬 듯 무척 솔직한 그림책이다

섬이라는 고립된 공간에서 인간의 생각이 집단적으로 철저히 고립되어가는 과정을 보인다
스스로를 지키고자 하는 사람들, 그러나 막연한 경계심과 선입견은 되레 사람들에게 공포감을 주었고.. 그들 스스로 더 큰 불안감과 광기어린 행동까지 서슴치 않게 되는데 그 과정은 아주 빠르고 집단적이었다
그리고 타인의 접근을 막으려고 만든 장벽에 스스로 갇혀버린 꼴이 되었다  

한 사람을 배려하려 했던 어부는 마을 사람들에 의해 생명줄 같은 배가 불태워졌고, 어부와 같은 생각을 했던 몇몇 사람들은 군중에 휩쓸려 자신의 주장을 표현하지 못하고 숨겨야했다
책 속의 낯선 이방인과 어부, 섬마을 사람들이 모두 불행해 보인다
무엇이 잘못되었을까?

우리도 일상에서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상생활에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려 할 때 내 의지와 상관없이 철저히 묵살당하거나 내몰리고 세상과의 벽이 너무 높아 소리쳐도 아무에게도 들리지 않는 외로운 이방인의 입장에 설 수도 있고 혹은 섬 마을 사람처럼 누군가의 주장을 이해못해 오해하거나 거부하면서 내 식대로들 휩쓸려 잘못된 물꼬를 터 나갈 수도 있다 

현실에 있는 나는 군중이 되었다가 소수의 몇몇 사람이 되어 살고 있는 듯 하다
눈에 보이지 않고 언제 들이닥칠지도 모르지만.. 그 남자가 왔던 검은 바다보다 더 무서운 파도와 싸워가면서 말이다   

2005년 볼로냐 라가치상 수상작가 아민그레더의 [섬]은 인간의 선입견과 편견이 얼마나 위험한가를 알게한다
아이와 어른이 함께 보는 그림책이니 아이와 선입견과 편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봐도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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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눈아 봄꽃들아 과학은 내친구 23
이제호 글.그림 / 한림출판사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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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흐흐. 왕마귀 가시 맛 좀 볼래?
그렇다고 너무 놀라지는 마
겉모습은 삐쭉빼쭉 무서워 보여도
새순은 말랑말랑 곱기만 한걸
그래도 새순이 맛있다고 욕심꾸러기 손이 가까이 다가오면 커다란 가시로 콕콕 찌를거야
                                                                                    [본문 내용 중에서]

추운 겨울동안, 겨울눈의 보호를 받고 자란 나무들은 봄이 오면 꽃이 먼저 피거나 잎이 먼저 피거나 또는 꽃과 잎이 같이 피어날 수 있대요
나무에 따라 다른 모습을 하고 있는 겨울눈은 잎과 꽃으로 또 열매를 맺어 나갑니다
나무가 우리에게 말을 건네는 듯 다정하고 잔잔히 쓰여진 글과 진짜처럼 세밀하게 그려진 그림을 보며 나무의 모습을 생각하고 보게 하는 그림책입니다

돌려보기 도서로 규현이가 유치원에서 골라온 그림책이예요
봄에 읽으면 더 좋겠더라는 생각을 하며 읽기 시작했는데 글이 재미있어서 맘에 드는 부분은 두어번 더 반복해 읽기도 했어요
규현이가 가장 인상깊은 나무는 커다란 뾰족이 가시를 달고 있는 음나무라 하네요^^


책 속의 등장인물은 '나무들'이라며 혼자 적어주기도 하고.. 책을 보며 그림을 따라그렸어요
뾰족한 모양의 가시를 그리면서는 무어라 말이 많아집니다
음나무의 잎이 단풍잎 비슷하게 생겼는데.. 규현이는 보고 그리면서도 때론 별모양으로 때론 엉성한 빗모양으로 그리네요
음나무를 다 그려놓고는 로켓처럼 생겼다 하길래, '로켓'을 쓰자 했어요


열 두가지 나무의 겨울눈과 줄기, 잎, 꽃, 열매등의 그림이 실제처럼 그려져 있어요
책의 뒷쪽에는 꽃이 먼저 피는 나무 (목련, 진달래, 벚나무, 오동나무) 잎이 먼저 피는 나무 (가죽나무, 감나무, 화살나무, 음나무) 꽃과 잎이 같이 피는 나무 (사과나무, 단풍나무, 호두나무, 버즘나무)가 설명되어져 있습니다


평소 그냥 지나치던 나무숲, 아파트 안의 나무들을 둘러보기로 했어요
여러 다양한 나무들 중에는 이름표를 달아 알게된 나무도 있고 그냥 흔히 알고 있던 나무도 있고.. 그중에 책에서 본 단풍나무, 목련나무, 벚나무, 단풍나무 네 가지를 찾았어요

목련에는 열매가 유주 손가락 크기만한 열매가 맺어 있는데 푸른 순이네요
철이 늦었는데 노란 민들레도 보이고, 아이들은 토끼풀꽃을 뜯어 후후 불어가며 놉니다
도라지꽃, 카사블랑카, 붉은 장미도 보았구요.. 이 많은 잎과 꽃이 어디에 숨어 있다 나왔는지 모르겠어요


집에 돌아와서 종이 위에 우리가 찾은 나무 이름을 써주고.. 이름 위에 해당하는 나뭇잎을 찾자 했는데 규현이 처음에는 다 틀리네요
그러면서 하나씩 다시 일러주고 다시 찾아주기를 했더니 그제서야 맞춥니다
단풍잎은 손가락처럼 쭈욱 펼쳐져 있고 벚나무 잎은 토끼귀같고, 목련과 감나무는 조금 비슷하지만 목련나무의 한쪽은 더 넓다 하네요
그러면서 목련은 프테라노돈이라고.. 요즘 관심 많은 공룡에 또 빗대기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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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물 에고, 짜다 동시야 놀자 7
함민복 지음, 염혜원 그림 / 비룡소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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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지구 신발

너 지구 신발 신어 봤니?

맨발로 뻘에 한 번 들어가 봐
말랑말랑한 뻘이 간질간질
발가락 사이로 스며들며
금방 발에 딱 맞는
신발 한 켤레가 된다

그게 지구 신발이야                         [본문 내용 중에서]

작년 여름, [말놀이동시집] 1. 2. 3권을 연거푸 읽으면서 동시의 편안함과 기발함을 맛보았는데.. 올 여름을 시작하면서 느낌이 비슷한 동시집을 읽게 되었어요
바다 속에 사는 생물들의 생김새나 특징, 습성에 대해 엉뚱하고도 기발하게 풀어놓은 시가 대부분이고 바다에 대해 알려주는 동시, 또 바다를 사랑하는 어부의 마음을 엿볼 수 있는 동시들이 담겨 있어요
그건 아마도 바다에 대한 사랑을 안고 있는 시인의 따뜻한 마음과 주의깊은 관찰이 담긴 글인 듯 싶습니다

아이들과 책을 보면서 그림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네요
바닷물 속이나 갯벌에 사는 생물체 중에 아는 것이 있으면 아이들이 아는 체도 하고 저도 쉬엄쉬엄 읽어주기 좋았어요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바다를 만들어보기로 했어요
규현이는 비닐 속에 바닷물을 만들어 그림을 그린 물고기를 띄우자고... (작년에 했던 것과 비슷한 발상을) 했는데 그때와 조금 다른 바다를 만들어보자 했어요

커다란 상자 속에 바다를 만들 작정으로 아이들이 파란 물감으로 '깊고 푸른 바다'를 칠해주었어요
간만의 붓질(?)에 서로 허허실실~ 상자의 안쪽 옆면을 칠하면서는 파도라 하며 열심히 칠합니다

바다에 사는 건 무얼까?
규현이가 제일 먼저 생각나는 건 '해파리' 라며 그림을 그리고.. 유주도 덩달아 해파리를 그려주었어요
계속해서 규현이는 불가사리와 미역, 꽃게, 노토사우루스(규현이가 요즘 공룡사랑인지라^^;;)를 그리고 유주는 아빠가 그려준 물고기와 문어, 꽃게를 색칠했어요
저는 규현이가 보던 [상상해봐/ 중앙출판사] 책에서 바다 물고기 그림을 보고 그리고.. 마침 물고기의 이름이 나와 있어 그 옆에 써준 다음 함께 보기도 했어요
규현이는 그사이에 우리 가족들을 그리고 색칠을 마쳐주었구요

(제가 그린 그림을 나눠 색칠을 하자 했더니 규현이 왈
"자기 일은 스스로 해야지! 엄마가 그렸으니까 엄마가 색칠하는거야. 그것도 몰라??" 하네요
규현이 말을 빌리자면 완전 '헐~'입니다 ㅋㅋ
그래서 제가 대부분 칠하고 유주는 몇 개 건성으로 칠했어요)


규현아빠가 종이배와 요트를 접어 주었더니 물고기를 바다에 붙이기 전 아이들이 뱃놀이를 즐기더라구요
각자 종이배에 '규현호'와 '유주호'를 써놓고.. 자기 그림을 태워줍니다
그런데 규현이가 엄마와 아빠를 넘 길게 그려 배를 탈 수도 서있기도 힘들어 아예 바다 속에서 수영을 즐기게 뒀네요^^

오려놓은 물고기들을 상자에 하나씩 붙여 보았어요
"왜 이렇게 물고기가 많은 거야??" 하면서도 남김없이 빈 공간에다 붙이더라구요^^
파도 속에도 물고기가 따라오고.. 백상아리, 톱가오리, 문어, 낙지, 거북이.. 바다가 아주 풍년입니다 


바다로 가자~♪ 얼렁뚱땅 지은 노래도 부르고.. 
책 속에 나왔던 바다 물고기를 찾아 보기도 했어요
규현이의 배는 뱃놀이를 하다가 하늘로 날아오르기도 한다 합니다

깊고 푸른 바다!를 만드느라 바다가 얼른 안마른다고 재촉도 하고 물고기가 많다고 볼멘 소리를 하면서도 놀 때는 바닷가에 진짜 놀라온거 마냥 가장 신나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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