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 100번 작은 곰자리 12
무라카미 시코 지음, 우지영 옮김, 오시마 다에코 그림 / 책읽는곰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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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사랑해 100번] 
엄마의 품에 안겨 아주 행복해 하는 아이.. 이 여자아이의 기분이 그대로 전해오는 듯 합니다
화장품 냄새보다 향긋하고, 보드라운 이불자락보다 따숩고 포근한 엄마의 품.. 두근두근 뛰는 엄마의 심장소리는 아이에게 가장 편한 음악이 될테지요
책 표지를 보는 순간 네 살 먹은 우리 둘째 딸이 생각났어요
밤이 되어 잠자리에 들때 엄마품을 오빠에게 내주기 싫어 시샘하는 아이
오빠 좀 안아줄라치면 "엄마! 나는 사랑안해?? 나는 안안아주고 오빠만 안아주고 힝~~"
콧소리를 하고 돌아누워 "엄마, 나도 안아주면 좋겠다" 하는 우리 딸내미처럼
[사랑해 100번]의 귀여운 여자아이 하나도 엄마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싶습니다

 



캄캄한 밤
동생도 잠들었으니 어서 잠자리에 들자는 엄마의 말에 하나는 수수께끼 놀이를 하자 합니다
"하나가 자기 전에 가는 곳은 어디일까요?" 하고요



 

목욕탕, 창가, 문단속이랑 불끄기, 화장실..
엄마가 맞추는 답은 모두 틀렸다고 말하는 하나^^
목욕탕에 가서 이를 다 닦았고 창가 달님한테 잘 자라고 인사를 했고 별님한테는 친구와 친해지게 해달라고 소원을 빌었다고 하네요
문단속도 마쳤고 화장실에 가서 벌써 오줌도 누고 왔다는 하나는..



 

답을 못찾은 엄마품에 뛰어들며 하나는 자기 전에 갈곳이 바로 엄마품이라 말해요 그리고는 답을 못맞춘 벌로 "사랑해" 백 번을 해달라고 합니다
사랑해 한 번, 사랑해 두 번, 사랑해 세 번...
하나를 꼬옥 껴안고 "사랑해" 속삭이는 엄마와 엄마의 품에서 행복한 잠에 빠져드는 하나의 모습이 넘 사랑스러워요
세상에서 가장 편안하고 다정한 모습입니다

엄마는 하나의 수수께끼를 귀찮아하지 않아요
오히려 하나의 수수께끼를 맞추기 어렵다 하며 아이를 우쭐하게 하고 하나의 평소 말이나 일상적인 생활에 관한 답으로 알콩달콩 하나와의 대화가 즐겁기만 하구요
기분 좋은 때 아니고는 평소 아이가 잠자리에서 뒤척이면 어서 자라고 그래야 내일 일찍 일어날 수 있고 키도 크는 거라 말하며 짧은 대화를 나누는 제 모습과는 다르네요
그래서 하나와 하나엄마의 모습을 보며 우리 아이들과 이런 달콤한 대화시간을 갖어보기도 했어요

책 제목에서처럼 그리고 하나가 엄마에게 내린 벌칙처럼.. 
’사랑해 100번’은 하나가 엄마에게 사랑받고 싶은 커다란 마음이랍니다  
아마 우리 어릴 적에 두 팔을 크게 벌려 "하늘만큼 땅맘큼" 하던 것처럼
우리집 아이들도 그렇고 하나 또래의 아이들에게 100이란 숫자는 어마어마하게 큰 수에요
이 책은 엄마를 몽땅 독차지하고싶은 아이의 마음, 사랑받고 싶은 마음을 따뜻하게 보여주는 그림책이에요

’동생 두나가 자니까 언니가 떠들면 안된다’는 엄마 말에 하나는
"아니야, 언니 아니야, 하나는 하나야" 하고 말합니다
내 마음껏 엄마랑 놀고 싶고 엄마를 독차지 하고 싶은 하나는 언니는 안하고 하나만 하고 싶습니다 
저희 둘째도 어느땐 자기가 언니랬다,, 또 어느땐 아기라고.. 경우를 봐가며 자기에게 유리한 상황으로 말을 하곤 해요
어느땐 언니로 어느땐 아기로 대우받고 싶은 그 마음.. 
언니 아니고 하나만 할거라는 아이다운 하나의 말이, 하나의 생각이 많이 공감가더라구요 
저희집에서도 큰 아이에게 "넌 오빠니까.." 하고 말할 때가 많은데
, 하나입장에서처럼 그말이 우리 아이에게는 많이 서운하겠단 생각도 들었어요 

우락부락 못생긴 충치 도깨비, 치카치카하는 곰순이와 악돌이, 오줌싸개 하나괴물 등은 아이의 상상력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 기발합니다
동글동글한 얼굴에 생글생글 웃고 있는 하나의 표정, 파스텔과 색연필로 그려진 그림들은 전체적으로 밝고 따스한 느낌이 나구요 
그리고 마지막 장에 잠든 하나를 안고 밤하늘을 바라보며 "사랑해 백 번! 내일도 실컷 놀자" 하는 엄마의 모습은 좋은엄마이고 싶은 우리들 엄마의 모습으로 보이더군요^^ 

외동 아이일 경우도 그렇지만 아이가 여럿일 경우에는 부모의 사랑이 아이에게 부족하게 느껴질지도 모르겠어요
동생이 없으면 내가 받을 수 있는 사랑은 더 클거라 생각도 할테고요
그 부족함을 채우는 것은 아이를 품에 안고 사랑해 라고 많이 말해주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세상에서 가장 달콤한 사랑해라는 말과 엄마나 아빠의 따뜻한 품에서 안아준다면 아이의 서운한 마음을 보듬어주고 자신이 다른 사람들로부터 사랑받는 사람이라는 기쁨과 확신을 갖게 해줄거에요
스르르 잠든 하나의 행복한 표정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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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가 들려주는 아기돼지 삼형제 이야기 - 3~8세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29
존 셰스카 글, 레인 스미스 그림, 황의방 옮김 / 보림 / 199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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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셰스카 글 / 레인 스미스 그림 / 황의방 옮김 / 보림

'아기돼지 삼형제' 이야기는 누구나 알고 있고 아니면 알고 있다고 생각할거야
하지만 진짜 이야기는 아무도 몰라. 늑대 입장에서 하는 이야기는 아무도 들어본 적이 없어서 말야
내 이름은 알렉산더 울프. 그냥 알이라 부르지
할머니 생일케잌을 만들다가 설탕이 떨어져서 옆집에 사는 돼지네 집에 설탕을 얻으러 갔어
돼지가 없어서 돌아나오려는데 요란한 재채기가 나오지 뭐야. 난 심한 감기에 걸려 있었거든
지푸라기로 만들어진 돼지네 집은 몽땅 무너지고 그 한복판에는 글쎄 아기돼지가 죽어 있었어
짚더미 속에 있는 햄을 보고 내 본성상 그냥 나올 수 없어서 난 돼지를 먹어 버렸어
다시 설탕을 구하러 옆집에 사는 둘째 돼지의 집에 갔어. 또 재채기가 터지는 바람에 나뭇가지로 만든 집도 무너지고 면도를 하던 돼지도 죽어버렸지
음식을 그냥 두면 상하기 때문에 난 먹어 치울 수 밖에 없었어
세번째 돼지네 벽돌집 문을 두드렸는데 이 돼지는 나오지도 않고 욕만 하는거야
할머니에게까지 욕하는걸 듣고 난 너무 화가 나서 집을 부수려고 야단법석을 떨었어
그때 경찰과 신문기자가 쫓아오고..
감기에 걸린 늑대가 설탕 한 컵을 얻으러 왔다가 일어난 이야기는 독자의 흥미를 끌지 못할거라 생각한 신문기자들은 내가 집을 부수고 돼지 두 마리를 잡아 먹은 것이라는 이야기를 꾸며내 신문에 냈지 뭐야. 나는 누명을 쓴거라고!!!

[늑대가 들려주는 아기돼지 삼형제 이야기]는 원래 '아기돼지 삼형제' 이야기를 반대(늑대)의 입장에서 들려주는 반전동화, '아기돼지 삼형제'의 패러디 그림책이에요
이 책에 나오는 늑대는 나비넥타이를 매고 할머니를 위해 생일케잌을 만드는 단정하고 착한 모습이에요. 오히려 돼지형제들이 누가 불러도 내다보지 않고 욕설을 퍼붓는 험상궂은 얼굴을 하고 있습니다
원래 이야기와 다르게 지푸라기 집에 살던 돼지는 막내돼지이고. 늑대의 괴롭힘으로 도망다니는 돼지들이 아니라 거친말과 찡그린 얼굴로 늑대와 맞서기도 하고요..
늑대는 설탕 한 컵이 필요해서 이웃집을 찾았고 단지 자의가 아닌 재채기로, 그리고 무엇보다  죽은 돼지를 음식으로  볼 수 밖에 없는 자신의 본능상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음을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늑대의 입장에서 들려주는 이야기.. 늑대의 말이 옳고.. 늑대만이 억울한가요?
늑대의 이야기가 과연 설득력이 있을까요?^^
그림이  익살스럽고 재미있는데.. 유심히 보면 아주 풍자적이기도 해요
늑대의 입장에서는 돼지형제들때문에 억울하기만 한데.. 경찰과 신문기자 그리고 감옥의 교도관까지 모두 돼지에요
'아기돼지 삼형제 이야기'와 '늑대가 들려주는 아기돼지 삼형제 이야기' 모두 늑대와 돼지 서로에게는 악연중의 악연이지요?!^^  

아이들의 그림책이지만 상대의 입장에서 볼 때 그럴 수 있겠다 싶게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하는 <입장동화>에요
그리고 과정은 보지 않고 결론만으로 치부되는 세상도 풍자하는 듯 하고요..
신문기자들에 의해 커다랗고 고약한 늑대가 되어버린 이 늑대는 끝까지 자기에게 설탕 한 컵쯤 꾸어줄 수 있는거 아니냐고 물어요
설탕 한 컵으로 일어난 일 치고는 넘 엄청나고 황당한 결과를 맞이하게 됐는데 말에요..

규현이와 함께 읽으면서 아직 규현이가 이해하기는 좀 어렵겠다는 생각도 들더라구요
하지만 다른 입장동화도 읽어보았고.. 살짜기 설명을 보태줬더니 고개를 끄덕이네요

유주가 자는 동안, 규현이와 함께 신문지를 활용해 늑대를 만들어보기로 했어요
(아마 늑대는 신문지로 만든 옷을 싫어할지도 모르지만요^^)
규현이는 책에 그려진 신문과 늑대 모습을.. 신문지로 표현한다 하니 시작부터 흥미로와했어요

그림책을 그리고 쓴 이가 외국인이라 그림책 속 신문도 영자신문이에요^^
커다란 늑대 한 마리를 그려주고.. 규현이와 신문지에서 영어글자를 찾아 보았어요
종종 보이는 영자들.. 아는 글자가 나오면 크게 아는 체도 하고 모르는 것은 알려주고..
그림책에서 늑대가 '울프'로 쓰여져 있는 걸 일러주고 해당 영자를 찾았어요
그러다 'W'가 없어서 'M '을 뒤집어 쓰기로 하고요.. 규현이 글자를 오려 붙여 놓고 무척 흡족해 합니다

개를 닮았다고 한 마디 하더니 신문지를 찢어 붙입니다
종이를 찢어주기도 하고 거들어 붙이기도 하면서 이야기를 나누는데
'빨간모자' 공연에 나오는 늑대도 나쁜 늑대였다면서.. 그림책이야기도 합니다

커다란 개미 그림을 보고 그걸 오려 붙이고 싶다 하더라구요
개미를 붙이고.. 개미가 무슨 말을 할까? 했더니 (늑대 발에 밟히지 않게) "제발 살려주세요" 한다 합니다
말풍선을 만들어 쓰고.. 다른 그림을 또 붙이고 싶다 하다가, 작긴해도 반가운 돼지 그림을 찾았어요
돼지는 늑대 다리를 물고 있다고 늑대 옆에 붙인다 합니다
그런데 "너를 물어버리겠다"를 써주고 싶다더니 글자는 좀 틀리게 썼어요
틀린걸 지적하다가 의욕상실이 될까봐 ㅋㅋ
'재밌다 잘한다' 박자 맞췄더니.. 신문지를 꼼꼼히 잘 붙였어요
(얼굴은 많이 도와주고.. 카메라 사진에서 렌즈그림을 오려 줬더니, 눈이라고 붙이며 재밌다고 합니다)


규현이 말처럼 개를 닮은거 같기도 하고 화가 난 늑대가 아니라 춤을 추는 듯한 늑대같기도 합니다
오랫만에 신문지로 독후활동을 하면서 신문에 나온 그림을 활용해 늑대 뿐만 아니라 개미와 돼지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것까지 표현하게 되었어요
규현이 아주 흡족해서는 스케치북에서 절~대 떼지 말라 합니다
그림을 볼 때마다 그림책의 이야기와 즐거운 이 시간이 생각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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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말 (양장)
최정선 글, 안윤모 그림 / 보림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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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선 글 / 안윤모 그림 / 보림

창밖에는 둥근 보름달이 떠 있습니다. 책상 위에 펼쳐져 있는 책 한 권과 새의 깃털..
서로 닮은 하얀 올빼미 두 마리가 노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책으로 놀고 있어요
한 마리가 꽃가지에 닿은 책 위를 오르면 다른 올빼미는 책을 읽어요.
한 마리가 두꺼운 책 뒤에 숨어 있는가 하면 다른 하나는 숨박꼭질하듯 책사이에 끼어 있어요
책으로 집을 만들어 한 마리는 누웠고 한 마리는 책 위에 걸터앉아 있기도 해요
하나가 책을 높게 쌓아 탑을 만드는 동안 한 마리는 조용히 턱을 괴고 있어요 
바다 위에 둥둥 떠 있는 커다란 책 위에 누워 있기도 하고 다른 올빼미는 책이 작아 서 있기도 해요
책으로 놀던 올빼미들은 책더미를 뒤에서 밀고 앞에서 끌고 가다가, 한 마리는 재미나게 읽고 다른 올빼미는 꾸벅꾸벅 졸고 있어요. 어느새 창밖에는 맑은 하늘이 보입니다

하얀 올빼미 두 마리가 책상 위의 책 속에서 노는 것인지 책 밖인지,, 보름달이 뜬 밤에 책으로 놀기 시작해 아침을 맞이합니다
그런데 이 올빼미들은 책으로 놀기도 하고 책을 보기도 하고, 책과 함께 있으면서 서로 다른 반대의 행동을 하면서 그림으로 반대말을 일러줍니다

책 제목 그대로, 책 앞표지에서 부터 책의 뒷표지까지 그림도 반대, 책 속의 낱말도 반대예요^^
크다-작다, 두껍다-얇다, 무겁다-가볍다, 뒤-앞, 위-아래, 안-밖, 넓다-좁다, 많다-적다, 높다-낮다, 밀다-끌다, 재미있다-재미없다 모두 11가지!
긴 글이 없어도 선명한 색들이 화려하면서도 깔끔하게 그려져 책읽는 즐거움과 그림을 보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그리고 유심히 보면 모나리자, 피노키오 등을 패러디한 장면도 있고 올빼미의 표정은 마치 소리 없는 마임을 하는 듯 재미있어서 보면 볼수록 새로운 것을 찾아볼 수 있는 책이예요 
아이들이 자라면서 말을 배우고 그러면서 자연스레 접하게 되는 반대의 의미들... 그 말을 그림으로 보여줍니다

올빼미 두 마리가 마치 밤잠없는 저희 아이들 같더라구요
그래서 한 마리는 규현이, 한 마리는 유주라 하면서.. 유주와 그림책을 보았어요^^
전에도 규현이랑 올빼미들처럼 책으로 반대말 놀이를 했는데, 그때 유주는 규현이 하는거 옆에서 따라하고 놀다가 옆길로 샜거든요 ㅋㅋ
그래서 규현이가 유치원 가고 없는 동안, 유주랑 책으로여러가지 반대말놀이를 해보았어요
공부상 위에 책을 펴놓고 올빼미가 했던 대로 할거라는 유주,
무에 급한지 두어장 건너뛰기도 하고 팔랑팔랑 부산하게 움직입니다^^


책장으로 달려가 책을 고르는 유주, 이것 짚을까 저것 짚을까 하는 듯 하더니
"크다 - 작다" 라며 골라왔어요
'두껍다와 얇다도 고르자' 하니까.. 큰 책이 두껍고 작은 책이 얇다고.. '크다 작다'로 해결해버리네요 (요즘은 말로 못당합니다. 지지 않으려니 하루하루 제 목소리만 커져요 ㅠ.ㅠ)

책을 여러 권 펼쳐놓고 '넓다'를 만들고.. 다른 책 위에 기우뚱 서서 올빼미하고 똑같다며 즐거워하네요
그래서 "올빼미가 넓은 책에서는 어떻게 있었어?" 물으니 넙죽 누워서 팔을 흔들기도 하고 배를 탔다고.. 우리집이 바다라고 합니다

책을 꺼내 높게 탑을 쌓다가.. 낮다를 만든다며 높은 탑에 쓰인 책을 다시 몇 권 놓아두네요
책을 여러권 들면 무겁고, 한 권은 가볍고..
전에 했던 반대말놀이가 생각났는지 오빠가 올렸다 내렸다 했다며 흉내를 내보였어요

유주에게 출판사 이름을 불러주며 같은걸 찾아보라 했더니 어렵다 하네요
그래서 책장에 꽂혀 있는 책 옆면의 '솔거나라'를 찾으라 하니까 곧바로 찾아서는 손가락으로 짚으며 읽고 있어요
그래서 책에는 없지만 '같다와 다르다'를 해보기도 했어요
솔거나라 라고 똑같이 쓰여진 책들, 솔거나라가 없는 책들로 구분도 해보고

유주가 제일 재미있는 책을 고르자고 했더니.. 주섬주섬 꺼내며 책 제목을 말합니다
그래서 오전에는 책으로 반대말 놀이도 하고.. 유주가 재밌다고 고른 책들로 책읽기를 했어요
기분 좋게 책읽기를 시작! 두 권 넘기면서부터는 목이 아프고 연거푸 다섯 권을 모두 읽으니 지치더라구요 ㅋㅋ
엄마가 그러거나 말거나 유주는 아주 흡족한 표정으로 생글거리며 반대말놀이가 재밌다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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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고할미 - 개정판 전통문화 그림책 솔거나라 3
정근 지음, 조선경 그림 / 보림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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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근 글 / 조선경 그림 / 보림

아주 먼 옛날의 세상은 하늘과 땅이 붙어 있는 데다 해와 달이 없어 어두웠어
잠들어 있던 거인 마고할미가 숨을 내쉴 때 마다 하늘과 땅이 들썩거리고 사람들은 무서워 소리를 질러댔지. 그 소리에 깬 마고할미가 기지개를 켜자 하늘이 높이 올라가고 이때 해와 달이 생겨났단다
오색구름이 피어나 큰비를 내리고 땅에서는 높은 산이 솟아났어
그런데 그 높은 산은 오줌을 누려고 일어난 마고할미의 무릎이었어. 마고할미가 눈 오줌은 강줄기가 되었고 할미가 둑을 쌓아주었지. 그때 떨어진 돌덩이는 섬이 되었어
지친 마고할미는 한라산을 베고 드러누웠다가 뒤통수를 찌르는 뾰족한 산봉우리를 뚝 떼어 던졌는데 한라산 꼭대기는 그래서 움푹 패인거래
마고할미가 다리를 뻗은 곳은 동해와 서해바다였어. 물장구를 치자 이세상은 물바다가 되었고 파도를 피하는 사람들을 위해 마고할미가 손가락으로 긁은 곳은 골짜기가 되었대
마고할미의 한숨에 북쪽에 있던 산과 언덕이 모두 날아갔는데 그곳이 바로 만주벌판이야
배고픈 할미가 흙이고 나무고 가리지 않고 모두 집어 먹고는 탈이 났어
마고할미가 토한 것이 백두산이 되었고 뒤로 쏟아 낸것은 태백산백이 된거야
우리의 산과 들, 우리 강과 바다는 모두 이 거인 할머니가 만드신거란다

얼마 전에 읽은 [백두산 이야기]책에서도 이 세상이 처음에는 하늘과 땅이 맞닿아 어둠만이 가득했다고.. 사람들이 여러 마을을 만들어 만주벌판에 조선을 만들고 백두거인이 잠들어 백두산이 생겨난 거라고 나와 있어요
[백두산 이야기]에서도 그렇고 대개 탄생 설화를 보면 남자들이 이 세상을 만들었다 하는데 신기하게도 [마고할미]에서는 여성, 그리고 할머니인 거인 마고할미가 잠에서 깨어나 기지개를 펴면서부터 이 땅을 만들었다고 해요 
오줌을 눈 것이 강물이 되고 한숨을 쉬어도 산과 강이 날아가고 치마폭에 산을 주워 담을 수 있는 할머니.. 이 거인 할머니가 얼마나 거인인지 보여주기 위해 표지그림에서는 할머니가 달을 엄지와 검지로 들고 있고 책에서도 낱장이 아니라 여러장을 겹쳐 거인 할머니의 키를 보여줍니다

요즘 솔거나라 책읽기를 즐기는 규현이
[백두산 이야기]를 읽은 후라, 연계도서로 [마고할미]를 슬쩍 권해 보았어요
아이들은 말을 타고 날아다니는 그림 속 아이와 오줌을 싸는 할머니 이야기를 제일 재밌어 하더군요
그리고 어제는 이 마고할미의 이야기를 극으로 엮은 <할망> 공연을 보고 왔어요



보통의 공연과 다르게 <할망>은 눈으로 공연을 보면서 아이들이 직접 무대 위에서 배우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체험연극이에요 
공연이 시작되기 전 아이들과 엄마까지 모두 무대 위로 올라가 천 바깥쪽에 그려진 선에 모두 앉았어요. 무대 위에는 기다란 천이 X자 모양으로 깔려 있고 그 위에 다석 개의 북이 놓여 있는데.. 극에 출연하는 배우들의 옷에 있는 무늬색으로 꾸며져 있었어요

이 세상을 누가 만들었는지.. 제주도와 우리나라를 누가 만들었는지 들려준다는 목소리와 함께
징이 울리고 신나는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로 배우인 아이들이 자기 소개를 하고.. 마고할미의 이야기는 시작되었어요

손으로 이마 위에 주름을 그리듯 하고 약속할 때처럼 깨끼손가락을 펴면 수화로 '할머니'라는 군요
이 연극에서는 소리를 듣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해 중간중간 수화를 섞어 공연을 합니다
그리고 쉬운 것은 아이들이 따라해볼 수 있게 알려주시기도 하고요

아주 커다랗고 동그란 얼굴과 큰 천을 이용해 어떤 모양인지 아이들이 맞추기를 합니다
애벌레, 뱀, 코끼리.. 아이들이 맞출 때마다 함께 박수를 치고 함께 어울리면서 아이들도 흥이 나서는 재밌게 공연에 참여하더라구요

멋진 할망이 나와 소리로써 이 세상을 만듭니다
아이들이 직접 나무딱딱이와 대나무통, 피리, 빨래판으로 소리를 내어 연주하고 그 소리가 어떤 소리를 닮았는지 큰 소리로 이야기 나눴어요
나무딱딱이는 말발굽소리, 대나무통은 빗소리, 피리는 새소리, 빨래판은 개구리소리..
악기를 연주한 후 모두 한 소리를 연상하고.. 그 후로 아이들이 공연에 함께 한다는 것이 더 느껴지더라구요
무대가 어울림의 마당이 되었으니까요  

예쁜 할망이 나와 해님 달님을 만들고 할망이 오줌을 누워 강과 바다가 생겨났어요
머리 위를 가로지르는 푸른 물결의 천을 따라 아이들의 어깨와 엉덩이가 들썩이고 강에 사는 물고기는 함께 물에 띄워보기도 했어요

아름다운 세상, 모든것이 갖춰진 세상이 만들어졌는가 했는데.. 친구들의 다툼으로 푸른 강물이 검붉은 색으로 바뀌더니 할망은 다시 일어나지 못한 채 쓰러지고 말았어요
그리고 모든것이 죽거나 사라지고 해와 달은 어두운 악으로 덮여 암흑이 되었습니다
할망이 처음 세상을 만들 때처럼 다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아이들이 배우들과 함께 열심히 소리를 만들었어요
자연악기들을 연주해 소리를 만들고 산을 만들고 강을 만들고.. 모든 아이들이 일어나 처음 할망이 만들었던 세상을 만들고나서 자기 자리로 돌아오는데 아이들 모두 표정이 으쓱해 합니다
마치 극에 나오는 할망의 똥그랗고 미소띤 얼굴처럼요^^



아이들 뿐만 아니라 엄마들도 배우의 손짓 몸짓에 몰입해 함께 흥겨우면 어깨를 들썩이고 손뼉을 치고 연주를 하고 우리 악기 소리를 들으며.. 오랫만에 즐기며 본 공연이었어요
그리고 극장 내부, 객석에서 보이는 극중의 물고기나 말의 모습, 공연에 준비된 다른 소품들이 대부분 천이나 우리것의 모양들이라 정겹고 따스하게 잘 만들어져서 눈도 즐겁습니다
  
눈앞에서 생동감 있는 공연을 함께 만들어주신 다섯 분의 배우분들이세요
아이들에게 자리 안내며 관람예절 일러주시고... 여태 보았던 공연 중 최고의 친절함을 보았어요
집에 오는 길에는 마고할미가 거인이었다고 누워 있을 때 팔을 머리 위로 뻗었더라고.. 별걸 다 기억해 말합니다
유주는 거인 할머니가 할망인데 할머니가 오줌을 싸서 바다가 생겼다고 한 마디 더 거들고요^^




** 공연 안내 **

공연기간 : 2009. 9. 8 (화) ~ 9. 27 (일) 
공연장소 : 대학로 원더스페이스 세모극장
공연시간 : 화~금 11시, 3시 / 토, 일 1시, 3시 / 월요일 쉼
공연요금 : 어린이 20,000원  성인 10,000원 
                만 4세(48개월이상) 입장 가능
홈페이지   www.sadari.org
교통안내  지하철 4호선 혜화역 1번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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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순 보림창작그림책공모전 수상작 2
심미아 글 그림 / 보림 / 200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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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미아 글. 그림 / 보림

어항에 든 금붕어 잡아먹기가 취미인 '고양순'은 한 살 먹은 숫고양이에요
게으르고 엉큼한 고양순은 하는거라고는 늘어지게 낮잠을 자거나 심술을 부리는 것 뿐!  주인 아주머니가 주는 밥을 남기지 않고 다 먹으면서도 항성 투덜대죠
어느 날, 고양순은 하늘 위에 있는 커다란 물고기를 보았어요. 
어떻게 먹으면 좋을지 이궁리 저궁리를 하고, 누가 볼까 시치미를 뚝 떼고.. 물고기가 어디로 갈까봐 걱정이 되어 밤이 깊도록 잠을 이루지 못하다 아주머니가 다 먹어버리는 악몽까지 꿉니다
날이 밝기 무섭게 물고기를 잡으러 가는 고양순은 높다란 건물과 자동차가 씽씽 달리는 도시로 가게 되었어요
옥상에 올라가 밧줄에 매달린 고양순은 맛있게 먹고 싶은 생각에 물고기를 향해 뾰족한 포크를 갖다대지만.. 에드벌룬은 '뻥' 하고 터져 버립니다
고양순은 여전히 게으르고 엉큼하지만 밥 먹을 때 투덜거리는 버릇은 고쳤다나요?!^^

고양순의 장래희망이 뭘까요? 어부, 낚시꾼, 양어장 주인, 생선가게 주인이랍니다
아주 야무진 꿈을 가진 고양순은 일자 눈썹에 초록색 몸을 가졌는데 생김새만 봐도 능첩스럽고 시치미대장 같습니다
고양이의 특징과 습성을 익살스럽게 글과 그림으로 표현했는데 읽으면서 저절로 웃음지어지는, 만화책보다 더 재밌는 그림책이에요
밝은 색깔의 고양이 그림, 때론 능청스럽고 때론 엉큼한 고양순의 표정이 아주 생생하게 살아 있어요

규현이랑 깔깔 웃어대며 읽고 독후활동으로 꼭 고양순을 만들어보자 약속했었어요
'무얼로 만들까?' 생각하다가..


가볍고 구하기 쉬운 우유팩이 오늘의 주재료입니다
우유팩의 밑부분 모서리를 잘라 귀를 내고 얼굴 모양을 오린 후 유주랑 미리 색칠을 해뒀어요

색종이를 잘라 고양이의 얼굴을 꾸미기로 하고 규현이는 노랑색, 유주는 파랑색을 골라 가졌어요
각자 자기의 고양순을 만들면서.. 눈을 잘라내라, 수염을 잘라내라, 코를 잘라내라.. 요구사항이 많더라구요
대부분 제가 오려주고.. 구성은 아이들이 해보는 것으로 합의(?)~^^

책 속의 고양순은 눈동자가 물고기 모양인데, 규현이는 뱅글이 눈이라고 띠옹하는 눈으로 만들었어요
유주는 양쪽 모두 한가닥 수염으로 두껍게 오려 붙이고 입술도 직접 오려준다 하더라구요
줄무늬도 색종이를 오려붙이면 좋겠다 했는데... 많이 했다고 사양합니다
그래도 엉큼하고! 엉뚱하고! 능청스런! 고양순이 두 마리 완성되었어요 ㅋㅋ


자기 고양이를 팔에 끼고 고양이처럼 목소리를 가늘게 해서 이야기를 나누며 놀더라구요
규현이가 유주 고양이는 무얼 좋아하느냐 물으니 고기를 좋아한다 하고
규현이 고양이는 우유를 좋아한다고 말합니다
물고기 중에서도 조기, 멸치, 고등어, 새우를 좋아한다고.. 물고기 이름이 몇 개 나오고요

유주가 잠들고 나니, 규현이 혼자 양쪽 팔에 끼우고 퍽퍽! 선덕여왕의 비제를 흉내내다
노랑 고양순의 수염 하나가 떨어졌어요
맞아도 능청스런 표정을 잃지않는 두 마리 고양순.. 엉큼하지만 그다지 얄밉지 않은 개구쟁이 고양이예요
텔레비젼에 나온 수염고래를 보면서 눈이 튀어나오고 군침을 삼키는 고양순이 생각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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