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ce upon a Time in 무한도전 - 전2권 무한도전 사진집
무한도전(유재석, 박명수, 정준하, 정형돈, 노홍철, 전진, 길) 지음 / 로그인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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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회를 앞두고 있는 무한도전. 오락프로그램을 이렇게 애정하게 될 줄 알았을까. 토요일 저녁은 웬만큼 크고 중요하고 급한 일이 없는 한, 무한도전 보러 집에 일찍 가는 날이 된 지도 어언 몇 년이 흘렀구나. 부지런히 사진을 남긴 제작진들 역시 최고ㅜㅠ 

가로 약21cm 세로 약 30cm 두께 약 1cm 크기의 사진집 2권. 그 깨알 같은 시간들을 이 두 권에 담아넣기는 힘든 일이지만, 몇 개의 사진들이 옛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그저 시청자일뿐인데 '이거 보다 물먹고 뿜었는데' '이때 나 웃다가 사레들러서 고생했어' '빵 터져서 밥알 파편 작렬해 욕먹은 날이 요거네' 등 다소 드러운; 추억이 떠오르며 내 앨범을 보는 듯한 착ㅋ시ㅋ현ㅋ상ㅋ. 그들은 나를 알 턱이 없는데 나는 무도 멤버들이 잘 아는 오빠들 같다. 다들 그렇겠지만ㅋㅋㅋ 

각각 사진 목록은 이렇다.  

<1권> 유앤미콘서트/ 1월달력촬영/ 쪽대본특집/ 2월달력촬영/ 육남매/ 3월달력촬영/ 돌아온지못미/ 4월달력촬영/ 세계여행/ 춘향뎐/ 박장군기습공격/ 5월달력촬영/ 궁밀리어네어/ 여드름브레이크/ 6월달력촬영/ 듀엣가요제/ 해양구조대/ 7월달력/ 무한도전프로파일 (92쪽)

<2권> 여름방학/ 8월달력촬영/ 9월달력촬영/ 무한tv/ 벼농사/ 10월달력촬영/ 식객/ 11월달력촬영/ 악마는구리다를입는다/ 갱스오브뉴욕/ 12월달력촬영/ 복싱특집/ F1특집/ 스탭소개/ 무한도전 히스토리  (92쪽)

달력촬영 사진들은 2쪽 씩 들어가고, 나머지는 각각 다른 분량으로 들어가 있다. 개인적으로는 갱스오브뉴욕 때 전 멤버들이 다 멋지게 나온 거 같다. 엠씨유의 수트빨이란ㅋㅋㅋㅋ 깨알같은 스탭 소개와 연대기 정리한 것도 좋았다. 많은 분들이 함께 고생하는구나 생각하니 더 많이 사랑해줘야지 하고 새삼 팬심 급상승ㅋㅋ 정말 후회없는 지름이다. 

아 하나 아주아주 개인적으로 아쉬운 거 하나는, 사진전 때 팬들이 쓰다듬어서 하얗게 변했다는 박재범 사진이 혹시 있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역시 없었다는 거ㅎㅎㅎ; 사진전을 못가서 혹시 여기서 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는데ㅜㅠ '박장군습격사건' 때 박재범 머리카락, 정말 머리카락만 나온 사진이 있어서 아련한 마음과 웃음이 교차ㅋㅋㅋ   

언젠가는 종영이 되겠지만 상상하는 것만으로 마음이 이상해지는 무한도전. 그 오랜 시간 온갖 견제에도 꿋꿋하게 자리를 지켜준 무한도전이 앞으로도 쭉 계속되길. 나랑 같이 나이 먹어가는 프로그램이 있다는 게 참 좋다. 우리 같이 잘 늙어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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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람회 - 3집 졸업
전람회 노래 / 대영에이브이 / 199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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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람회의 마지막 앨범. 나온 지 한참이 지나서 들었고, 다시 한참이 지난 뒤에 노래에 깃든 마음을 이해하게 된 음반이다. 대학가요제로 데뷔한 밴드의 마지막 앨범이 '졸업'이라니 참 의미심장하면서도 아름다운 마무리라 생각했다. 노래 역시, 시간이 훌쩍 지난 지금 들어도 참 좋다. 시작보다 마무리가 더 어렵고 중한 일이란 것을 아는 나이가 된 지금, 이 앨범에서 느낀 수많은 감정들이 더욱 애틋하고 소중하게 다가온다. 타이틀곡인 '졸업'은 시간이 지날수록 그 느낌이 배가된다. 아마도 나이를 먹어가기 때문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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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정약용 지음, 박석무 엮음 / 창비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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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약용 하면 '목민심서'가 바로 떠오른다. 아마 많은 사람이 그러지 않을까 한다. 하지만 목민심서의 정약용은 양반 관료로서의 모습밖에 보여주지 못한다. 정약용은 목민심서뿐만 아니라 시와 산문을 포함한 다양한 저술활동을 했고, 수원화성을 축조하는 거중기를 설계했고, 자식을 잃은 슬픔에 의학을 공부하는 등 그의 활동 범위는 사실 놀라울만큼 넓었다. 정조의 총애 아래 명문가의 선비로서 넓게 닦인 입신양명의 길을 걸어갔어야 했는데, 인생이란 참 알 수 없고 때론 너무나 잔인하다. 그의 인생에 20년에 가까운 귀양이 예정되었을 줄 누가 알았을까.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를 엮은 것이다. 자식들과 둘째 형님 정약전, 그리고 제자들에게 길고 긴 편지들. 놀랍게도 정약용은 형님에게 보내는 편지에만 유배지 삶의 곤궁함에 대해 살짝 드러낼 뿐, 자식들과 제자들에게는 미안함, 염려, 당부만을 이야기하며 아버지로서 스승으로서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특히 하루아침에 폐족으로 전락해 절망한 자식들에게 보내는 편지는 엄하면서도 따스한 아버지의 사랑이 녹아 있다. 자신 때문에 출세의 길이 막힌 자식들에게 얼마나 미안했을까. 하지만 그 미안함을 내보이면서도 학문과 독서, 삶의 태도 등에 대해 써내려간다. 내가 가장 관심 있던 것은 둘째 형인 정약전에게 보낸 편지다. 형제로 지기로 평생 토론을 하며 우애를 닦아온 이 두 사람의 관계가 나에게는 그 무엇보다 흥미롭다. 정약용이 정도를 걷는 깔끔하고 꼿꼿한 선비였다면 정약전은 벼슬에 뜻을 버리고 신분에 상관없이 사람들과 어울리며 술도 좋아하는, 정약용과는 거의 대척점에 선 사람이었다. 그렇게 다른 둘이 서로를 가장 잘 이해하는 형제로서 친구로서 살았다는 것이 놀랍고 부럽다. 정약전의 편지는 실려 있지 않으니 다른 책을 찾아봐야 할 듯.  

앞날은 고사하고 당장 내일 일도 알 수 없는 게 우리네 인생이다. 정약용은 남부러울 것 없는 상태에서 나락으로 떨어졌다. 그 비참함과 절망이 얼마나 컸을지 누가 알 수 있을까. 하지만 그런 시련을 겪으면서도 학문과 독서에 대한 열망을 불태웠고, 고통받는 백성을 살폈으며, 끊임없는 붓을 잡아 책을 엮었다. 평범한 나는 그저 놀랍다고 밖에는 할 말이 떠오르지 않는다. 

하지만 정약용을 흠모하는 것은 그 위대함 때문만은 아니다. 유배시절, 부인이 혼례날 입은 활옷을 받은 그는 옷감을 잘 말려 책을 만들고, 남은 것에는 그림을 그려 자식들에게 물려줬다고 한다. 그 험난한 유배지의 삶 속에서 가족에 대한 애틋한 사랑과 낭만을 간직한 꼿꼿한 선비님. 알면 알수록 더 알고 싶고, 그럴수록 더 좋아할 수밖에 없다. 정약용에 대한 팬심만이 아니라 나의 삶을 돌아보게 하는 좋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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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miniscence
유키 구라모토 (Yuhki Kuramoto) 연주 / 씨앤엘뮤직 (C&L) / 199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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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숙사에 살던 그때. 한 살 어린 음대생과 방순이가 되었다. 음대생에 대한 환상 혹은 편견과 우연히 본 사진 속 예쁜 얼굴에 쫄아서; 얼마나 긴장했는지 모른다. 그 전 해에 있었던 음대생과 문대생의 혈투 때문이었는지도. 그런데 알고보니 그저 나와 비슷한 대학생이었다. 죽도 잘 맞아서 일 년 생활이 정말 즐거웠다. 그 어느날, 기숙사 방에 전자 피아노가 들어왔다. 헤드폰으로 연결하면 시끄럽지 않게 연습할 수 있다고 큰 결심하고 산 것. 때때로 나도 재미삼아 치고 놀았다. 그리고 어느 토요일 밤, 이런저런 수다를 떨다가 일요일 새벽에 들어섰을 때, 방순이가 이 앨범에 있는 meditation을 쳐주었다. 사감한테 걸리면 벌점에 잔소리 대박날 것이라는 생각은 어느새 사라지고 흐르는 피아노소리에 빠져들었다. 더운 여름, 창가로 하얀 달빛이 들어와 방을 환히 비추고, 그 속에서 연주가 끝났을 때 작은 행복을 느꼈다. 달빛 밝은 새벽의 시원했던 바람, 작게 흐르는 피아노 소리... 지금 생각해도 행복해지는 그 순간. 쑥스러워하는 방순이에게 소리 낮춘 환호를 보내며 결국 그날 밤을 꼴딱 샜다. 

그 기억 때문에 이 앨범은 나에게 아주아주 따뜻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그때의 일을 방순이는 기억하고 있을까. 오랜만에 연락해서 말해줘야겠다. 아름다운 기억을 남겨줘서 정말 고맙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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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라이트 비판 - 김기협의 역사 에세이
김기협 지음 / 돌베개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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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대로 뉴라이트를 비판하는 책이다. 그저 저쪽에서 했던 말과 행동들을 들어가며 비판하고 있을 뿐인데도 그 허약한 논리가 그대로 드러난다. 조목조목 따지고 들어가는 지은이에게 어떤 대답으로 반박할지 궁금한데 별 답이 없으신듯. 딱딱하고 짜증나는 내용일 수밖에 없는데 의외로 재미있게 읽힌다. 의도하신 건 아니 것 같은데 중간중간 나를 빵 터치게 한 부분들도 있었다. 허약한 지성은 곡필의 조건이라고 말하셨는데 지금 뉴라이트가 그짝이 아닐까 싶다. 무언가 주장하려면 먼저 내부, 적어도 그 자신의 철저한 검토가 있어야 하는 것 아닐까. 검토했는데도 그렇다면 답이 없고. 배울 만큼 배운 분들이 왜 그럴까 싶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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