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먼 자들의 도시
주제 사라마구 지음, 정영목 옮김 / 해냄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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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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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의 별 1
야마다 요시히로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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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의 끝을 찾아 걸었던 사람들은 바다에 막혔지만 배를 만들었고

배를 만들어 바다를 건넌 뒤에는 하늘을 보기 시작했다.
결국 지구가 허공에 떠 있는 별임을 확인한 사람들은 이웃을 찾아 다시 탐험을 시작했고,
창백한 푸른 점 지구의 이웃들에 발을 내딛기 시작했다.
새로운 대항해시대가 찾아온 것이다.
하지만 새로운 얼굴의 사람들이 서로 만났을 때 그들은 피를 흘리며 다투었고
그렇게 시작된 피의 역사가 지금까지 긴 오해와 불신을 낳으며 갈등하고 있다.
과연 우주에서는 어떻게 될까?
이 넓은 우주에서 지구인은 어떤 의미인지, 어떤 위치인지 나 역시 궁금하고 그래서 이런 만화나 책이나 영화 등등을 보는 것일 테다. 누구도 답을 줄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생각거리는 던져 주겠지.
<용기의 별>을 보며,
그 의도가 어떻든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들의 땀과 노력이 배어 있다는 것과
그럼에도 그 땀과 노력이 늘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예상보다 훨씬 진지하고 재미있는 이 만화의 결론은 어떤 것일까?
의도와 결과가 어떻든 결말이 궁금해지는 건 어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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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사와 리쿠 - 상
호시 요리코 지음, 박정임 옮김 / 이봄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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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지 못한 부분에서 내 마음에 훅 들어온 <인사이드 아웃>. 희노애락 어느 것이든, 네가 느끼는 감정은 모두 괜찮은 것이니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표현하라는 귀여운 이 작품은 내 마음 어느 곳에 숨어 있던 그 시절 나를 불러들였고 결국 울게 만들었다. 최근에는 이와 유사한 이야기를 하는 그림책도 살펴보았다. '울면 바보다. 울지 말고 웃어라' 같은 노랫말처럼, 과거 의도적이든 의도하지 않았든 부정적인 것으로 여겨지던 어두운 감정들을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고 이야기하는 작품들이 많아지고 있다. 자연스러운 일이고 한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란 생각이 든다.

그런 흐름 가운데 이 만화의 주인공 리쿠는 또다른 안쓰러움으로 다가왔다. 예민하고 영민하여 부모의 마음을 너무 잘 알아채는 이 아이는, 사람의 진심을 믿지 않는 외로운 존재다. 거짓 눈물과 냉소로 무장했지만, 그 깊은 마음속에서 혼자 울고 있었을 리쿠가 생각지 못한 공간에서 생각지 못한 자신을 깨달아가며 감정을 해방시키는 모습은 세상 어디에 정말로 존재하는 사춘기 소녀의 모습 같아 마음 아프면서도 대견했다. 그걸로 이 만화는 괜찮다는 생각이 든다. 

나이를 먹었지만 여전히 어설퍼서 거짓으로 무장하고, 힘으로 누르려는 어른들이 불쌍하고 안쓰러워도,

그걸 다 참아 주고 봐주고 맞춰 주지 않아도 괜찮다고,

그로 인해 때로 갈등하더라도 

너만의 생각을 갖고 너대로의 삶을 살면 된다고,

세상 모든 리쿠들에게 말해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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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P 개의 날 3
김보통 지음 / 씨네21북스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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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은 믿을 수가 없어. 몇 년 전 아빠에게 처음으로 지역차별적인 말을 들었던 순간이 생각난다. 그 전에도 그 뒤로도 그런 말을 하신 적이 없었기에 나는 적잖이 놀랐다. 그런 말씀 하시는 거 아니라고 화를 내려던 차 이어진 말에 입을 다물었다. 아빠가 군에 있을 때, 그 지역 출신 선임에게 무자비하게 맞았다는 것이다. 그때 상한 이 하나는 내가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늘 거무스름한 색을 띄고 있다. 뭐가 어떻게 된 건지는 알 수 없지만, 수십 년 전 폭력의 증거를 지금도 몸에 지니고 있는 것이다. 오래전 받은 상처와 그것을 치유할 기회를 얻지 못한 채 지나가 버린 시간 속에서 청년은 아버지가 되었고, 잊은 줄 알았던 그때의 상처가 뉴스 하나가 기폭제가 되어 흘러나왔다. 아빠가 드러낸 분노와 그 아래에 깔린 슬픔을 본 그 순간은 나에게도 아픔으로 남아 있다. 아빠는 입대한 지 얼마 안 되었을 때 아버지를 잃었다. 하지만 나라의 부름을 받았기에 그 마지막을 지키지 못했다. 나는 그저 아빠 정말 힘들었겠다고밖에 말할 수가 없었다. 그 한 사람 때문에 다른 사람들까지 미워하지는 않으시면 좋겠다고 덧붙이며.

이 작품을 보면서 아빠의 젊은 날을 함께 상상해 본다. 이제는 나보다 훨씬 어린 20대 청년의 모습을. 그러다 보니 만화 속, 현실 속 군복을 입은 청년들의 모습 하나하나가 더욱 친숙하게 다가온다. 동정은 아니지만 안쓰럽기도 하다. 큰 사건 큰 사고 겪지 않고 무사히 제대하기를 짧게 빌어 보기도 한다. 하지만 오랫동안 폐쇄적으로 유지된 공간 속에서 합리적이고 공정한 일보다는 그렇지 않은 일이 생길 확률은 훨씬 높을 테고, 슬프게도 현실 역시 그렇다. 수많은 미결 사건들같이 거대한 것뿐 아니라 더러워서 참았을 작은 폭력까지, 내가 가 보지 못한 시간을 수많은 청춘들이 감내했고 지금도 그럴 것이다. 그에 드리운 그늘은 그 현실을 목격하면서도 어쩌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죄책감이라는 무거운 짐을 안긴다. 작가의 말에서 밝힌 이 만화의 시작 역시 가벼운 마음은 아니었다. 창작자에게도 독자에게도 쉬운 소재가 아니지만, 그럼에도 나는 이 작품이 참 좋다. 
희망이 무엇이라 쉽게 보여 주지 못하고 주저하지만,
비루한 현실에 눈 돌리지 않고, 
그렇다고 사는 게 다 그런 거야 냉소하지도 않고,
사람한테 그러면 안 되는 거라고 담담하게 말하는 뚝심과 다정함이 
그 공간 그 시간을 경험해 보지 못한 나에게 와닿아 작은 위로가 된다.
좋은 작품이라도 외면받을 때가 있다. 생각보다 그런 일이 많다.
그래도 누군가에게는 기억에 남는, 의미 있는 무엇으로 남을 테니 이 작품도 지금처럼 쭉 잘 이어나가면 좋겠다. 주제가 주제이니만큼, 창작자에게도 쉬운 시간은 아닐 것이다. 그래도 그 시간이 그저 힘든 것으로만 남지 않기를 바란다. 이 만화의 결말이 어떻게 날지 응원하며 쭉 지켜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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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주의자 선언 - 판사 문유석의 일상유감
문유석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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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그렇듯이 한 사람의 말이나 행동에 동의한다는 것이 

곧 그의 전부에 동의한다는 뜻은 아닐 것이다.
이 책 역시 마찬가지였다. 크게 공감하며 고개를 끄덕인 대목도 있고,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걸 하며 갸우뚱거린 대목도 있었다. 그럼에도 이 책이 좋았던 건 지은이와 내 생각이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더라도, 꿈꾸는 사회의 모습이나 살아가는 방식에 대한 고민이 유사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서로 다른 생각도 존중과 조율이 가능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물론, 
성도 세대도 다르고
서로 살아온 시대와 환경이 다르고
현재 살고 있는 모습도 다르니 그것은 예상보다 쉽지 않은 일일지 모른다.
그러니 나와 전혀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들과의 조화는 더욱 힘들 일일 것이다.
그럼에도 인간에 대한 예의를 지킬 줄 알고
냉소보다는 담대한 낙천성에 희망을 두며 살아가고 싶다.
건강한 사회란 공통성을 갖되 서로의 영역을 인정하고 보호할 줄 아는 교집합 같은 것이라 생각한다. 내 자리를 지키며 건강하게 분노하는 방법에 대해 다시금 고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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