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에서 봤어! 과학 상상, 어떻게 하지? 3
김성화.권수진 지음, 이광익 그림 / 토토북 / 2018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을 읽고 어른이 되면 달에 가고 싶다며 아이의 꿈이 또 하나 추가되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매일 의존하며 살아갑니다 - 일상이 괴로워진 당신을 위한 의존과 돌봄의 심리학
도하타 가이토 지음, 김영현 옮김 / 다다서재 / 2019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무책임하지 않은 긍정과 과장 없는 위로. 유쾌하지만 가볍지 않고 따뜻하지만 본질을 놓치지 않는다. 인간을 사랑하는 학자의 균형 잡힌 심리학 에세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매일 의존하며 살아갑니다 - 일상이 괴로워진 당신을 위한 의존과 돌봄의 심리학
도하타 가이토 지음, 김영현 옮김 / 다다서재 / 2019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고향집 앞에는 넓은 논이 펼쳐져 있었고, 그 사이로 모눈종이처럼 길이 나 있었다. 그 논들의 한가운데에 서 있으면 양옆으로 끝이 보이지 않는 길들이 이어져 있었다. 그리고 그 위를 자전거를 타고 흐르는 남자가 있었다. 옆옆 동네 산다는 그는 우리 동네는 물론 더 멀리까지 유명해진 동네 바보였다. 어릴 적 사고를 당했다거나 보약을 잘못 먹었다거나 아빠한테 맞아서라거나 확실하지 않은 소문들이 무성했다. 그를 본 가장 오래된 기억이 유치원 무렵이었고, 가장 최근에 본 것은 아이를 낳고 친정으로 요양갔을 때였으니 내가 알기로만 30년 동안 그는 그 길을 자전거로 달리고 있던 것이다. 

그를 처음 보았을 무렵 나는 막연한 두려움을 느꼈다. 하지만 그는 나는 물론 함께 다니던 아이들 누구에게도 말을 걸지 않았고 해코지를 당한 아이도 없었다. 그러자 두려움은 사라지고 그는 어느새 그 풍경의 일부가 되었다. 우리가 학교에 갈 때도 집에 오는 길이나 길에서 놀며 시간을 보낼 때도 날이 맑을 때도 비가 올 때도 눈이 올 때도 해가 뜰 때도 해가 질 때도 그의 자전거는 늘 거기에 있었다. 비가 오던 어느 날에 아빠 차를 타고 지나가는데 맞은편에서 자전거를 타고 달리며 신나게 웃는 얼굴을 본 적이 있다. 나는 이제 그 길에 오를 일이 거의 없는 외부인이 되어 그를 못 본 지도 몇 년이지만, 이 책을 다 읽은 뒤 가장 먼저 떠오른 사람이 그때 그 얼굴이라는 게 신기했다. 하지만 이상한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는 완벽히 그곳에 있었다. 내 기억에 오롯이 새겨질 정도로.

아이를 낳고 얼마 뒤부터 나는 '민폐'라는 말에 사로잡혔다. 그 전에는 별로 생각해 본 적도 말해본 적도 없는 말이었다.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 시기에 읽었던 기사 댓글에서, 지가 좋아서 낳아놓고 민폐짓이냐는 말을 읽은 뒤였다. 맞아 이건 내가 원한 거였지. 누가 시키지 않은 내 선택이었지. 그런데 난 왜 이렇게 힘들고 우울하고 화가 날까 하는 생각과 그 감정을 여기 저기 풀어낸 뒤 자책하며 스스로를 민폐대마왕, 민폐의 아이콘이라고 말하곤 했다. 

그래서였을까. 아이가 아프기 시작하면서 나는 더욱 많은 일을 했다. 내 삶을 온전히 아이의 회복에 쏟아부은 시간이었다. 이 책에 나오는 준코씨마냥 힘겨워하면서도 몸을 움직였다. 울면서 이유식을 만들었고 절망하며 집안을 쓸고 닦고 했다. 몸과 마음이 다 바닥나 지쳐 떨어져나갈 때까지. 사는 게 무서웠고 그걸 넘어 피곤하고 너무 힘에 겨웠다. 하지만 내 선택으로 태어난 생명에게, 내 주변 사람들에게 민폐를 끼치고 싶지 않았다. 내 삶에서 가장 열심히 치열하게 살았다고 생각한다. 할 수 있는 모든 걸 했고 아플 만큼 아팠다. 그리고 아이가 나았는데 나는 여전히 그 그늘에서 머무는 느낌이었다.

관성처럼 몸은 움직이고 있는데 머리는 아무 생각이 나지 않았다. 한동안 그랬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그 사이 많은 일이 있었고, 그 중에는 좋은 일도 슬픈 일도 화나는 일도 있었다. 삶의 어느 시간이 텅 빈 것 같은 허무함 속에서 나는 나를 다그치는 중이었다. 무언가를 해야만 할 것 같은데 그게 뭔지 알 수 없었고 그럴 에너지도 없던 나는 그렇게라도 해야 마음이 편했다. 그래야 뭔가를 하는 것 같았고 사는 것 같았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 같았으니까.

그 시간 속에서 오랜 인연을 잃어버렸다. 제삼자가 끼어 더 복잡했던 이유도 있었지만, 나를 다그치던 나는 그 친구에게도 너그러울 수 없었다. 그래서 지금껏 호의로 보인 마음을 순식간에 되받고 싶어했다. 내가 너한테 한 게 얼만데 고작 미안하단 말도 못해주냐는 했던 그때를 돌아보면, 여전히 마음이 아프다. 그 친구는 내게 받은 게 많다며 고마워했었다. 나는 나도 받은 게 많다고 주기만 하지 않았다고 생각하면서도 그걸 말로 풀어내지는 못했다. 뭔가 있다는 걸 알았지만 그걸 명확히 정의하지 못했다. 그래서 인생 최악의 시기에 가장 약해진 순간 원망의 말을 뱉어냈다. 내가 나에게 괜찮다고 말할 수 있었다면, 아니 말로 정의할 수 없던 그것을 말할 수 있었더라면 조금 달랐을지 모르겠다. 책을 다 읽고 든 생각이 그거였다. 좀 더 빨리 보았다면 좋았을 텐데.


무거운 이야기로 글을 이어나갔지만, 무엇보다 이 책은 재미있다. 손에서 놓지 못하고 울고 웃으며 단숨에 읽어갔다. 여러 학문을 아우르면서도 어렵지 않게 이야기하는 그는 동시에 덕후의 기질도 보인다. 그가 쓴 순정만화 분석에서는 배를 잡고 웃었다. 학자로서의 진지함을 잃지 않으면서 유쾌하고 힘 있게 글을 이끌어가는 모습이 노련하다. 특히 정말 사람을 좋아하는구나, 그런 생각이 들게 만들면서도 현실을 윤색하지 않는 균형잡힌 작가다.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되었다는데 다음 책이 궁금해질 정도로.

한때는 책이 사람도 세상도 바꿀 수 있다고 믿었다. 나이를 먹은 지금 그건 환상이었다는 걸 안다. 순진하고 안쓰러운 환상. 세상도 사람도 내가 아는 것보다 훨씬 복잡하여 심지어 자신조차 다 알 수 없다는 걸 기운 넘치던 어린 나는 미처 깨닫지 못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책은 여전히 어떤 순간을 만들어 줄 수 있다. 생각의 전환 또는 성찰의 계기처럼. 그것이 인생 전체를 바꾸는 거대한 일은 아닐지라도 분명 거기서 시작되는 변화는 작은 일이 아닐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더욱 소중하다. 에세이가 쏟아져나오는 지금, 위로의 무게가 어쩐지 가벼워진 것같은 시대. 작가는 유쾌하면서도 날카롭고, 따뜻하면서도 본질을 놓치지 않는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작가가 겪었을 고민과 그럼에도 현실에서 눈돌리지 않는 뚝심과 용기를 느낄 수 있었다. 그것이 그 어떤 달콤한 말보다 위로가 되었다. 그 친구에게 부디 앞으로는 좋은 일이 더 많기를 진심으로 바라게 될 만큼. 

평생 그 자전거가 달리던 길은 이제 사라졌다. 넓었던 논 위로는 큰 도로가 올라가고 모눈종이처럼 가지런했던 길은 조각이 나고 그 위로 크고 작은 차들이 달리고 있다. 세상은 변한다. 하지만 내 기억 속에 그 길은 여전하다. 빗속에서 웃고 있던 그의 얼굴도 선명하다. 그러니까 괜찮다.

나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앞으로 같은 실수를 하고 같은 감정으로 때론 절망하겠지만 지금 이 순간의 어떤 것은 내 삶에 새겨질 테니까. 그건 마치 이정표처럼 앞으로도 묵묵히 방향을 일러 줄 것이다. 그래서 이 다음 또 어떤 순간에 비슷한 일이 일어난다면, 그때는 나의 말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냥 지금 그대로 괜찮다고. 네가 있어서, 우리가 여기 함께 있어 나도 다행이라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고양이와 책을 달콤한 그림책 3
안토니오 벤투라 지음, 알레한드라 에스트라다 그림, 김정하 옮김 / 딸기책방 / 2019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군더더기없이 부드럽고 따뜻한 그림책. 아이들 모습은 어디나 똑같은지 주인공 아이가 딸이 책읽는 평소 모습과 닮아 있어 놀랐어요. 화가의 관찰력과 표현력이 돋보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빨강머리 앤 2 - 만화로 보는 세계명작 애니메이션 빨강머리 앤 2
루시 모드 몽고메리 원작, 학산문화사 편집부 지음 / 학산문화사(단행본) / 2018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만세! 2권 나왔다! 완결까지 부탁해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