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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 한달째 아이가 밤잠을 뒤척인다. 아이가 깨지는 않고 자서 다행인데 나와 남편의 퓨즈가 나가지 않을까 걱정. 방학 앞두고 너무 추워졌는데 방학이 곧이니까 좀만 참아 보자. 아침에 푹 자게 하면 좀 낫지 않을까. 어제 저녁 뒤로 책은 한 장도 못 봤다. 최소한 이번주는 그럴듯. 아둥바둥하는 삶이지만 모처럼 찾아온 좋은 기회고 한시적인 일이니까 열심히 해보자!!
...이러고 한 시간 지나서 아이한테 화를 냈다.... 오늘은 밤에 일하지 말고 일찍 자자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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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을 팔기는 싫으니 대신 남은 수명과 거래해서 궁금한 것들을 해소할 수 있다면 얼마나 팔 수 있을까. 절대적인 존재가 나타가 그런 거래에 응해 준다면 몇 년 며칠 몇 시간까지 넘길 수 있을까 그런 상상을 하던 십 년도 더 전의 내가 닥터후를 보고 뿅 간 건 당연했다. 타디스라는 만능 우주선을 타고(심지어 이쁨) 시간과 공간을 넘나드는 닥터의 이야기는 어설픈 cg를 넘어갈 만큼 매력적이었다. 거기다 배우 교체까지 재생성이라는 듣도보도 못한 설정으로 영리하게 넘어가서 더 빠져든듯. 물론 보다 보면 다 영국타ㅋ령ㅋ이라 거북할 때도 있었는데 서양인의 무ㅋ식ㅋ으로 생각하며 넘어갔던 내게 크리스토퍼 에클리스턴의 9대 닥터와 데이비트 테넌트의 10대 닥터, 그들의 컴패니언 로즈, 마사, 도나가 만들어낸 러셀후는 꽤나 애특했다. 드라마 셜록을 대표작으로 9대 10대 닥터후 개별 에피를 감독했던 모팻의 11대 닥터로는 결국 넘어가지 못했던 것을 보면. 
5주년 에피소드가 크게 와닿지는 않았는데 그것도 그 때문이었을까. 60주년은 러셀이 감독한다고 했지만 큰 기대는 없었는데 젤 웃으면서 봤던 컴패니언 도나가 나와서 너무너무 반가웠다. 물론 늘 그렇듯 끝은 눈물이었지만. 아무튼  그들의 이야기를 처음 보았을 때 내게는 중력보다 강력한 건 없어서 타디스 정도면 쉽게 뚫고 나갈 수 있었는데, 그 사이 그걸로도 불가능한 강력한 존재가 생겼다. 딸이 아장아장 걷기 시작할 무렵 문득, 나는 이제 타디스에 타고 싶어도 못 타겠군 하며 혼자 작별 인사를 했었다. 그런데 이번 결말을 보며 나도 닥터도 도나도 나이를 먹었구나 싶으면서도 미소가 지어지며 정말로 안녕을 고하는 느낌이었다. 덕분에 행복했어요. 고마워요. 그리고 계속 나아가길. 여기서 끝이지만 또 끝은 아닌, 남은 삶이라는 또다른 모험을 향해. 알롱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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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행사로 제주 여행 중 첫날.
유명하진 않지만 머물고 간 사람들의 후기가 좋고 가격도 좋아서 예약한 숙소는 한적한 곳에 있었다. 밤 9시가 넘어가자 고요한 사방에 어둠이 내려앉았다. 남편이 아이를 재우다 함께 잠들어 가만히 밖을 보니 수묵화 속에 들어온 것만 같았다. 손재주 좋은, 푸근한 인상의 주인 분이 밤이 깊어지면 다락방에 난 창으로 달을 보라고 권한 게 생각나서 올라갔다. 멀리서 시가지의 노란 불빛이 반짝였지만 이 어둠을 흐트리지는 못하였고, 은빛으로 환한 달빛에 커다란 나무는 검디검은 모습이었지만 차가워 보이지 않았다. 여행을 오기 전, 물감의 모든 색을 섞으면 검정색이 된다는 걸 아직 모르는 딸은 검정색은 아무 색깔도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건 아니라고 설명하려다 언젠가 제 스스로 알게 될 테니 그렇구나 대꾸하고 넘어갔는데 굳이 내가 말해 줄 필요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살씩 나이를 먹어가며 만나게 될 밤의 어둠이 새로운 발견으로 아이를 이끌 것이니. 감당 못할 일을 저질렀다 자책하며 깊은 우울의 늪으로 빠진 적도 있지만, 내가 원해서 선택한 삶은 다시 내게 기회를 주었다. 시행착오는 늘 함께하겠지만 스스로에게 솔직하다면 다시 길이 보일 것이다. 언제든 상관없다. 스스로에게 솔직하다면. 
평화로운 이 밤이 참으로 감사하다.
이 기쁨을 타인과 나눌 길에 대해 고민하고 실천하며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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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디스 휴먼이 세상을 떠났다.
하지만 사라지지 않을 그의 외침은
분리되지만 평등하다는 모순된 세상을 헤치고
장애인을 시민으로 인정하지 않는 사회를 이겨내고
당연한 상식으로 세상에 뿌리내릴 것이다.
한평생 힘차게 나아간 그 삶에 감사해하며
이 땅에서도 계속되는 장애인들의 투쟁에 작은 힘이라도 계속 함께하겠다고 다짐한다.
편히 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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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학식에 참석하기 직전인데도 여전히 믿기지 않는다.
그 작았던 아이가 이렇게 자라고
우리가 같이 울던 시간도 저만큼 지나가다니.
남편과 이제 또 시작이지만 지금까지 서로 고생했다며 웃었다.
시간이 있는지 없는지 흘러가는지 아닌지 모르지만
내 안에서는 분명 흐르고 있다.
그 시간 속 나와 우리 가족, 수많은 이들을 잊지 않을 것이다.
서로 자라나기 위해 우리가 겪은 희로애락과
그럼에도 삶으로 확인하게 된 것을.
새로운 시작에 들어선 모든 어린이들에게 축복이 함께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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